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76)
여친과 헤어지고, 오랜만에 한국의 본가에 방문했다.
부모님께 용돈도 드리고나서 내 방문을 열고 안에 들어갔는데.
“먼지 하나 없구나.”
새삼 어머니께 감사함을 느끼고 자리에 앉았다.
보조 작가가 되겠다며 샀던 낡고 해진 도서들이 눈에 띄었다.
그리고, 유설아가 내게 준 시집.
처음 그녀와 함께 ‘김나연’을 찍었을 때까지만 해도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는데.
끼이익─
“오빠, 뭐해?”
문이 열리고, 등 뒤에서 김희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너는 왜 자꾸 나타나? 무슨 좀비야?”
“뭐래, 출가외인이면서. 여기 우리 집이거든!?”
“….”
미국에서 한국까지, 저거는 진짜 어떻게 치울 수 있을까.
‘강준….!’
안 되겠어.
저거 치우려면 시집이라도 보내야지.
독립해도, 미국에 가도, 껌딱지처럼 따라다니잖아.
‘쟤도 연애는 할 수 있는 거니까.’
원래 배우 말고 일반인한테 보낼 생각이었는데.
그렇다고 아무나 데려올 수도 없는 거 아냐.
“모야, 모야. 시집이넹.”
“응. 너 그냥 시집가라.”
“뭐래. 나 시집 한 번만 읽어보자.”
“아씨, 건들지 마라. 뒤진다.”
“헤헤. 나도 은근 갬성이 있거든. 크으, 시구 좋코!”
“어휴, 좀 귀찮게 하지 말고 가라고. 나 이제 새 대본 쓸 거야.”
“오! 벌써 새 작품!?”
“….”
사실, 오늘만 해도 새롬 씨한테 SF 드라마 쓰는 걸 들켜서 골치가 아프더라고.
정말 우주에 가겠느냐고 물었지만, 아니라고 쉽게 대답을 할 수가 없잖아.
‘시스템은 정말 우주선을 태워서 보낼 것 같아.’
희정이를 내보내고, 노트북을 펼쳐 1부 대본을 확인했다.
타닥, 타다닥─
「맨 vs 스페이스 1부」
1부 내용은 대자연과 자연재해, 야생 동물을 상대로 살아남는 생존물이었다.
“이것도 비슷해.”
이번엔 자료 조사도 없이 웰 메이드 드라마 하나 쓰겠네.
우주 배경의 CG가 중요하겠지만, 그건 당연한 거고.
솔직히, SF 드라마치고 과학적인 사실은 가뿐하게 뭉개버렸다.
저번에 대체역사물에서도 역사적 사실을 어느 정도 무시하더니.
‘딱 어색하지 않을 만큼만 물리법칙을 스킵했어.’
시스템은 어디까지나 재미와 흥행을 위한 대본을 쓸 뿐.
과학이나 역사적 팩트에 그리 대단한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첫 방송의 마지막 장면.
로다주 형님은 에바를 비롯한 동료들과 함께 우주선에 탑승했다.
다음으로 어떤 내용이 이어질지 정확히는 알 수 없겠지만, 마지막 8회는.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마지막회 정보열람(Lv 2)을 사용합니다.】
“아니, 무슨 화성에서 살아남기야.”
이상하네.
처음 우주선을 탈 때는 6명이 가는 내용이었는데.
구조선을 타고 화성에서 탈출하는 사람은 단 한 명.
“로다주 형님뿐이구나.”
즉, 에바는 죽거나 버려진다는 뜻.
작품 특성상 로다주 형님이 배신했을 리는 없고.
“이 작품….”
그냥 단순한 우주 생존물이 아니었어.
6명의 동료들 사이에서도 생존해야 하는구나.
일단, 주연급 배우들을 네 명쯤은 더 구해야겠다.
* * *
진우가 본가에서 홀로 대본을 연구하는 그 시각.
정새롬 역시 형제들을 불러모은 아버지의 말에 따라 본가에 들었다.
익숙한 고용인들과 가볍게 인사를 주고받으며 거실에 들어섰다.
“새롬이 왔냐?”
“어, 오빠?”
그녀를 반갑게 맞이하는 사람은 정조준이 유일했다.
다른 형제들은 힐끔 쳐다보더니, 이내 관심을 끄고 스마트폰을 쳐다봤으니.
“아버지께서 찾으신다.”
“나를?”
“응. 형들이랑 나도 들렀어.”
“아….”
“곧 식사 시간이니까 그전에 빨리 가봐.”
“그래.”
이내, 새롬은 곧바로 아버지의 서재로 향했다.
정 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낡고 깔끔한 공간.
똑, 똑─
“들어오거라.”
부회장의 말을 듣고, 새롬이 서재에 들어섰다.
빼곡하게 꽂혀있는 책장들 사이, 작은 나무 책상 하나.
“아버지,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미국 생활은 어땠느냐?”
“그냥….”
모든 게 새로울 따름이다.
미국 생활이든, 동거 생활이든.
지금 이렇게 아버지와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것조차.
‘원래 불편했는데.’
MDN 방송국과 쉐어 하우스 이후로 분위기가 많이 풀어졌다.
결국, 이 또한 남자친구 덕분인 것 같아서 새삼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마법소녀 흥행 소식이 들려오더구나.”
“아, 네.”
지금 성장 속도로 계속 간다면 디지니 영화 부문 1위는 떼놓은 당상이었다.
현재 한국에서 넥플렉스도 더이상 디지니 보다 우위에 있다고 볼 수가 없었기에.
“지금처럼만 해.”
“네. 아버지.”
“그리고…. 김진우 작가 말이야.”
올 것이 왔구나.
그 말을 왜 안 하나 싶었는데.
“다음에 한번 나랑 같이 보자고 해라.”
“네? 아, 네.”
“그쪽 부모님 두 분도 함께.”
“….?”
그 말의 의도를 모를 수는 없었다.
아버지의 입에서 직접 상견례라는 단어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네!”
식사 시간이 될 때까지 새롬은 입가의 미소를 지울 수가 없었는데.
잠시 후,
식사 자리에서 부회장이 꺼낸 한마디는 순식간에 분위기를 싸늘하게 만들었다.
“다들, 식사하면서 들어라.”
“네. 아버지.”
장남 정영준은 대표라도 된다는 듯이 냉큼 대답했다.
“앞으로 1년 후에 후계자를 발표할 생각이야.”
“!!!”
아직 후계를 논하기엔 이르다고 생각했는데.
부회장은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가.
“당장 물려주겠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늦는 것보단 빠른 게 좋겠지.”
“….”
“일단 후계자가 정해지면 다른 형제들은 군소리 말고 내 말을 따르거라.”
“음….”
이내, 정영준은 표정을 굳히면서 입을 열었다.
“아버지, 저는 당연히 제가 물려받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능력은 되고?”
“네. 천성 건설, 전자, 금융까지 전부 돌아다니면서….”
“유부남이 정신 못 차리고 다른 여자 뒤꽁무니만 따라다니다가 이혼당했지.”
“…. 그건.”
조준은 영준의 모습을 보고 마음속으로 피식 웃음을 흘렸다.
‘본전도 못 찾지.’
장남과 차남 장녀에 이어, 정조준은 순서는 잘 해봐야 4순위.
아직 형들이나 누나와 어깨를 견줄 만큼 올라가려면 까마득했다.
‘새롬이는 신경도 안 쓰네.’
여동생은 후계 자리에는 관심도 없다는 듯이 깨작깨작 밥을 먹고 있었으니.
사실상 드라마 작가를 사위로 인정하는 순간, 이미 후계 구도에서는 멀어졌다.
스윽─
조준은 조용히 손을 들고 의견을 말했다.
“모두에게 공정한 경쟁인 거죠?”
형제들은 조준의 도발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솔직히, 견제 대상으로 보지도 않았기 때문에.
“물론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도 능력이야. 반칙따윈 없어.”
“….”
“내년 이맘때쯤, 실적과 성적으로 후계자를 정할 테니까.”
정대한 부회장의 말을 듣고, 형제들은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아버지의 마음에 들고, 실적을 올릴 생각으로 머리를 굴렸다.
그것도, 고작 1년 안에.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도 능력이라….’
그럼, 정덕수 회장님의 마음도 포함이겠구나.
정조준은 이번 레이스의 승리를 확신했다.
MDN 방송국 사장 때 쌓아온 연예계 인맥이라면.
할아버지, 회장님의 마음을 반드시 사로잡을 수 있다고 자신했기에.
짐승 같은 형제들로부터 가족의 평안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 * *
한국의 랜덤 스튜디오.
효주와 밍쁨, 제시는 힘을 합쳐 마법소녀 관련 컨텐츠를 제작했다.
특히, 마법소녀 출연진들이 자처해서 진우의 너튜브 채널에 출연했기에.
“우리 진짜 떼돈 버는 거 아냐?”
“역대급이야.”
확실히, 할리우드의 입김이 대단하긴 한 모양이다.
몇몇 한국어 대사를 제외하고 전부 영어로 제작해서 그런가.
아니면, 미국의 제작 시스템을 그대로 따라 해서 그런 건지.
“은빈아, 지금 촬영하는 거야?”
“네. 그냥 우리 대화하는 것도 가끔 컨텐츠로 쓰니까요.”
“…. 그래.”
“아, 근데 언니들! 이거 뉴스 기사 봤어요?”
밍쁨은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말을 이었다.
“잭 니콜슨 감독님이 2002년 월드컵 이후 최고의 외국인 감독이래요.”
“뭐야, 그게.”
“뭐, 저는 월드컵 때 갓난아기라서 잘 모르지만.”
“음….”
곧이어, 여인들은 촬영장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기 시작했다.
촬영이 전부 끝나고 얼마 전에 진우에게 직접 들은 소식이었다.
“오, 이거 나도 들었어.”
“그때 촬영장에 기름 냄새 때문에 장난 아니었지.”
“근데 그거 방화미수라는 소문이 있어요.”
“….”
은빈은 진우에게 직접 받은 사진을 카메라에 비추며 말했다.
“흐릿해서 안 보이긴 하는데. 이게 범죄자들 사진이래요.”
“누굴까 대체?”
“글쎄요.”
진우와 잭 니콜슨 감독 외에는 아무도 그의 정체를 의심하지 않았다.
괜히 할리우드 거장 감독의 이름을 꺼내서 쓸데없는 언플을 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충분히 작품이 순항 중인데, 흙탕물을 튀길 이유가 없지 않은가.
드르륵─
그때, 진우가 랜덤 스튜디오에 발을 들였다.
“오빠, 오셨어요?”
“다들 여기 있었네?”
그의 옷차림이 굉장히 화려했다.
바로 오늘, 백상예술대상에 참가할 예정이었으니.
“효주야, 너 요즘 얼굴 보기 힘들다?”
“저도 연애해야죠.”
“그래. 화이팅.”
효주는 진우의 옷차림을 보고 생글생글 웃으며 말을 이었다.
“진짜 오빠가 진짜 상 전부 휩쓸어 버리는 거 아니에요?”
“글쎄.”
“이따 갈 때 제가 운전할게요.”
“아니, 김채은 씨랑 같이 가기로 했어. 회사 차 타고.”
“그래요?”
“응. 근데 너네….”
진우는 카메라를 발견하고 밍쁨에게 의아한 눈빛을 보냈다.
“지금 녹화 중이야?”
“네. 너튜브에 브이로그나 일상 대화도 자주 올려요.”
“…. 나 없이도?”
“네. 그냥 작품 관련된 대화 내용 올리는 거죠.”
이미 세 여자는 500만 채널에 얼굴 다 팔리고 셀럽이 다 됐다.
이 기세를 몰아 개인 채널을 만들어도 100만쯤은 우스울 터.
“이거 봐요! 우리랑 관련된 댓글도 엄청 달리고 있어요.”
“무슨 내용인데.”
“그냥 예쁘다, 귀엽다. 그런 거죠.”
“사실만 말하라고 하자.”
“…. 지누킴 인성 논란.”
진우는 피식 웃으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지 물었다.
“…. 그 사진을 공개했다고?”
“아뇨, 아직 편집 과정에서 물릴 수 있어요. 그 내용은 뺄까요?”
“….”
사진을 보면, 아마 톰 스미스 감독도 어떤 식으로든 반응을 보이겠지.
어차피 상대는 자신의 존재를 알고 있을 확률이 높았다.
그 시각에 나타난 동양인 남성이 누군지는 뻔하니까.
“그냥 올려.”
“네. 헤헤.”
상대가 먼저 범죄로 시비를 걸었으니까, 그냥 당하고만 있으면 멍청이지.
‘인터넷에 톰 아저씨가 똑같은 옷 입은 사진도 몇 장 있던데.’
뭐라고 변명하나 들어나 보자.
아니면, 묵묵부답일 수도 있고.
* * *
올해, 백상의 밤은 유난히도 아름다웠다.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전부 표현할 수 없는 미모의 여배우들.
그리고, 별처럼 반짝이는 당대 퇴고의 탑스타들이 줄줄이 들어섰다.
내가 들어설 때에도, 기자들은 최고의 스타들 못지않게 격렬하게 반응했다.
“김진우 작가님! 이쪽을 좀 봐주세요!”
“오늘 어떤 수상을 기대하고 계신가요!?”
“한 말씀만 해주세요!”
한마디 꺼내는 순간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미소와 손 인사로 대신했다.
“채은 씨, 먼저 가시죠.”
“감사해요.”
성 상담소와 마법소녀 이후, 김채은은 최고의 섹시 컨셉 여배우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채은 씨, 얼마 전에 인터뷰 들었어요.”
“네?”
“소매치기범을 제가 잡아줬다고 하셨잖아요.”
“아…. 그때는 정말 감사했어요.”
괜히 소매치기나 트럭 사고 막은 것 때문에 곤란해질 뻔했다.
딱 그 정도에서 그쳐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진짜 미국 연구소에 끌려갔을지도.
시스템의 존재가 공개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으니까.
아니, 공개하면 그건 그거대로 연구 대상이 될 뿐이다.
“하여튼, 다음부터는 좀 더 조심해 주세요.”
“네, 작가님!”
막 건물에 들어가려는 그 순간, 뒤쪽에서 웅성거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어….?”
신인배우지만 어떤 원로 배우보다 영향력이 있는 인물.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의 친할아버지가 걸어오고 있었다.
“회장님!”
“오, 김 작가. 오랜만이군?”
“혹시 오실 때 불편함은 없으셨죠?”
“물론이지, 이렇게 건강한데. 허허.”
“모시겠습니다.”
“그래, 같이 가지.”
난처한 상황에 놓였다.
원래 「고양이 탐정 메로로」 자리에 앉을 생각이었지만.
할아버지 앞에서 감히 그렇게 말을 할 수는 없었기에.
“왜 그러나?”
“아뇨, 아닙니다. 하하.”
이민주 작가의 손에서 벗어나고, 이 바닥에서 구른 지도 벌써 4년째.
그런데, 나는 아직 영화판에서 최고의 상을 받은 기억이 없었다.
재작년 청룡영화제 때는 「기생벌레」에 밀릴 수밖에 없었으나.
‘이번에는 할 만하지.’
무려, 한류스타 퍼플걸스 완전체의 무대를 시작으로 백상의 막이 올랐다.
* * *
미국 캘리포니아.
멜론 머스크는 미국에서 한국의 방송을 시청했다.
최근에 그의 머릿속에는 마법소녀에 대한 흥미로 가득했으니.
이제 두더지 코인은 잊어버리고, 진우가 쓴 대본에 관심이 쏠렸다.
‘맨 대 스페이스….’
과학적 지식이 해박한 건 아닌데, 정말 대중적으로 잘 풀어냈어.
이런 작품을 쓰면 대중들이 과학이나 우주 분야에 관심을 갖겠지.
‘그럼 인류 화성 이주 계획에도 도움이 될 테고.’
자신의 대에서는 불가능할지라도 다음 대에서는 정말 가능하지 않겠는가.
“이 작품 띄어줘야겠어.”
“네?”
멜론 머스크는 비서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TV에 시선을 고정했다.
“흠, 오늘 지누킴이 상을 타는 건가.”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크으, 킴 작가는 뭔가 해낼 줄 알았다니까.”
“…. 원래 한국에서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래?”
“네.”
그냥 마법소녀만 뜬 줄 알았지.
아니, 맨 대 네이쳐까지 두 개.
비서는 조심스럽게 다과를 내려놓고 자리를 벗어나려고 했는데.
“혹시 지금 연구소장은 뭐 하고 있나?”
“연구소장들 중에 누구를….”
“당연히 스페이스 EX.”
“연락해 볼까요?”
“아니, 기다려 봐.”
처음, 민간인 우주 탐사 멤버는 600억을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로 채워서 우주선을 띄울 생각이었는데.
“생각이 바뀌었어.”
“네?”
“작가, 감독, 배우, 제작사 직원….”
“???”
누가 봐도, 전혀 다양하지 않고 특정 업계 사람들만 있잖아요.
“그 정도면 충분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아닐까?”
“아…. 그렇다고 봐야죠.”
“대본 써서 돈 몇 푼이나 번다고, 우주선 티켓값을 받기는 좀 그렇겠지?”
“…. 예, 써.”
멜론 머스크는 계속해서 쉬지 않고 답정너 화법을 구사했다.
“내가 김진우 작가에 대해 알아봤는데 말이야….”
“네. 회장님.”
“1,000만 달러를 기부한 기록이 있더라고.”
“아, 그렇습니까?”
“기부를 참 좋아하는 모양이야.”
“그런 것 같습니다.”
한국의 시상식 카메라는 김진우의 얼굴을 자주 비춰주었다.
특히, 그의 작품에서 수상자가 나올 때마다 필수적으로 그가 등장했다.
“벌써 상을 몇 개나 탄 거야.”
그때, TV 프로그램 부문 남자 신인상 후보들이 스크린에 띄어졌다.
“…. 뭐지? 내가 눈이 이상한 건가?”
“네?”
“정덕수 회장?”
“아, 맞습니다.”
“미쳤군.”
전 세계 스마트폰 업계 탑 2에 해당하는 천성 그룹.
그런 거대한 성을 맨손으로 쌓고 다진 사람이 왜 저 자리에 있는가.
“김진우 작가의 작품에 출연했습니다.”
“정덕수 회장이!?”
“네.”
“한국은 보수적인 사회라고 알고 있는데.”
“…. 그만큼 김진우 작가가 한국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겠죠.”
“흠, 저 친구는 보면 볼수록 더 재밌잖아?”
그래, 자신 역시 로다주 배우의 작품에 출연한 기억이 있었다.
그의 대표작, 「기계 인간」에 까메오로 출연하지 않았던가.
기계 인간의 모티브가 바로 멜론 머스크, 자신이라고 추켜세워줬으니.
“까메오라….”
-축하드립니다! 남자 신인상 수상자는 김 프로의 성 상담소, 정덕수 배우님!
한국말은 잘 모르지만, 정 회장의 이름은 똑똑히 들렸다.
“정말 재밌어.”
* * *
‘무슨 대통령이 연설하는 것 같네.’
정덕수 회장님의 수상소감은 뭔가 특이했다.
아니, 조금 특별하다고 해야 하나.
“우리나라 경제가 말입니다. 라떼는 지금이랑 다르게 산업화가 안 되어서 전부 맨 몸뚱어리로….”
사회자는 당황하며 끊어야 하나 말하야 하나 고민했다.
물론, 정 회장님의 말을 끊을 수 있는 용기는 없겠지만.
“하여튼! 김진우 작가님, 심주원 감독님 모두 수고하셨소! 하하.”
이후, 영화와 드라마는 번갈아 가면서 수상자의 이름이 올랐다.
남자 신인상에 이어, 예술상, 극본상, 남녀 최우수 연기상까지.
“진짜 상을 휩쓰는구나.”
드라마작품상을 타고, 눈물을 흘리며 내게 감사 인사를 올리는 심주원 감독님.
“어허헝, 아무것도 아닌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뭐 그렇다고 왜 울고 그러시나.
이제 곧 나랑 SF 영화도 찍으실 양반이.
마침내, 마지막 영화 부문 대상작 발표만을 앞두고.
‘우리가 탈 수 있으려나….’
올해 천만 찍은 영화도 있어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성적으로만 치면 ‘메로로’는 800만 관객수를 동원했기에.
“원준 형님, 고생하셨어요.”
“그래. 진우 너도.”
결국, 대상 시상자는 아주 천천히 올해 최고상의 수상자가 발표하기 시작했다.
“올해 대상작은 바로….”
제발, 고양이 탐정 메로로.
그 상만 타면 나도 마음 편하게 우주로 떠날 수 있을 것 같….
“고양이 탐장 메로로! 축하드립니다!”
취소 취소 퉤퉤퉤.
방금 생각은 없었던 걸로 하겠습니다.
띵동─
【내용 : 맨 vs 스페이스 2부】
【장르 : 생존술, SF, 야생, 우주, 탐사】
【장소 : 미국 캘리포니아, 스페이스 EX 연구소】
【제한 시간 : 20일】
【※ 레전드리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600억 원】
아니, 한국말 못 알아들어?
없었던 걸로 하겠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