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77)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작을 발표하는 순간.
템페스트 엔터의 식구들은 다 함께 환호성을 질렀다.
“새롬 언니, 해냈어요!”
“그러게.”
평소에 티격태격하는 희정이도 오빠의 수상이 기쁘기 그지없었다.
배우들 사이에서 드라마보다는 영화의 수상 기록을 더 인정하지 않는가.
“진우 씨도 영화로 대상을 타는 건 처음이니까.”
새롬은 남친이 얼마나 이 상을 원했는지 잘 알고 있었다.
마법소녀로 아카데미에서 미술상을 수상했지만.
의외로 영화 쪽에서는 상복이 따라주지 않았기에.
-김진우 작가님을 만나서 이렇게 큰상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마침, TV 속에서는 최원준 배우가 대표로 수상 소감을 밝히고 있었다.
메인 주인공으로서 고양이와 함께 액션과 추리극을 펼친 주인공이었으니.
-…. 이 영광을 우리 작가님의 고양이, 로미오에게 돌립니다.
위트 있는 한마디와 함께 시상식장에 잔잔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최 배우님도 조만간 할리우드에 진출해도 되지 않을까.’
세상 혼자 사는 외모는 해외에서도 충분히 먹힐 것 같고.
영어 실력도 출중한데, 웬만한 액션은 대역 없이 혼자서도 수행하니까.
그야말로 사기 캐릭터.
템페스트에 들어오자마자 800만 영화로 출발했으니.
곧바로 김진우 작가의 차기작에 투입해도 괜찮을 것 같다.
‘제목이…. 맨 대 스페이스.’
굉장히 스펙타클한 제목의 드라마 속 주연급은 총 6명.
그중, 정체를 알 수 없는 미남자 역할에 딱 어울리지 않는가.
“어? 깡준!?”
“김희정, 오랜만!”
새롬은 자신에게 인사하고 사라지는 희정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저기, 실장님.”
“아, 변 팀장님.”
그때, 옆에서 조심스럽게 다가온 변혁주 팀장이 말을 걸었다.
“강준, 김희정 배우님. 두 분 예능 스케줄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요?”
“네. 런닝친구들, 이제 런닝 메이트로 이름 바꾼다네요.”
“출연하면 되죠.”
“그게….”
변 팀장은 의외의 말을 꺼냈다.
“두 사람 전부 고정입니다.”
“고정 출연이라고요? 멤버로?”
“네.”
최근에 제목과 멤버 개편을 예고한 SBC 간판 예능.
탑스타들도 종종 게스트로 섭외하는 프로그램이었으니.
“거절할까요?”
“음….”
거절하면 눈치 없는 희정이가 또 미국에 오려고 할 텐데.
“승낙하죠.”
“정말입니까!?”
“네. 배우들한테 물어보고.”
“알겠습니다”
새롬은 멀리서 강준과 정답게 대화를 나누는 희정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희정아, 언니도 이제 결혼 생각해야지.’
별을 봐야 소원을 빌지 않겠니.
“김희정, 강준…. 제가 직접 SBC에 방문해서 계약하죠.”
“네. 실장님.”
커플 간에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은 비단 김진우뿐만이 아니었다.
지이이잉─
그때, 새롬의 스마트폰에 정조준의 전화가 걸려왔다.
* * *
야옹─
이제 새끼라고 하기엔 너무 덩치가 커진 로미오.
어젯밤 시상식에서 대상 탈 줄 알았으면 데려갈 것 잘못했다.
“나 때문에 니가 고생이 많네.”
야옹─
미국과 한국을 자주 오가는 것도 야옹이한테는 스트레스겠지.
이제 그만 고생시키고, 희정이한테 맡길 생각이었다.
삐, 삐삐삑─
마침, 도어락을 열고 우리집에 들어오는 희정이에게 인사를 건넸다.
“왔냐?”
“오빠, 나 런닝 메이트!!! 고정될 것 같아!”
“어, 그래. 축하해.”
“그것도 깡준이랑 같이 같다니까!?”
움찔─
순간, 강준이라는 단어에 살짝 거부감이 생겼지만 체념했다.
솔직히 그 친구 말고 탑스타 중에 얘를 데려갈 사람이 없을 것 같아서.
‘그래, 니들 알아서 해라.’
남매간에 연애까지 간섭할 순 없잖아.
“희정아.”
“응?”
“나 다음 주에 미국 간다.”
“갔다 와.”
가서 언제 돌아올 줄 알고.
다음 대본 집필 장소는 스페이스 EX 연구소.
점점 그 날이 다가오는 것 같아서 두려워진다.
‘진짜 우주 가는 거 아니겠지?’
진짜 이건 말이 안 돼.
우주에서 대본을 쓸 수 있을리가 없잖아.
아니면, 혼자 집에서 쓰는 연습을 했다고 그러는 거냐.
킹받네.
“오빠, 어제 수상 소감 반응이 장난 아니야!”
“내가?”
“아니, 우리 정덕수 회장님!”
“….”
해외 언론에서도 언급할 만큼 쇼킹한 사건이었다.
할리우드에서도 정재계 인사가 카메오로 출연하긴 하지만.
이번 케이스처럼 신인상을 거머쥐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회장님은 두 편 분량을 출연해서, 까메오와 조연의 중간 그 어디쯤이니까.
“천성 전자 주식 좀 미리 사놓을걸. 지금 떡상하고 있는데.”
“그러게. 지금이라도 사라.”
“이제 고점일걸.”
“아니, 더 오를 수도 있지.”
띠리리링─
마침 그 이야기를 하고 있어서 그런가.
새롬이 형님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조준 형님!”
-잘 지냈어?
“그럼요!”
MDN 사장님 때도 까마득히 높았지만, 이쪽 업계를 벗어나니 봉황이 되어버렸다.
직급은 사장에서 부사장으로 떨어졌지만, 중소 방송국이랑 비교할 수는 없겠지.
‘내가 살면서 천성 전자 부사장 번호를 저장할 일이….’
시스템이 얻기 전에는 정말 상상도 못 했을 일이지.
천성 그룹 막내딸이랑 사귄 지도 벌써 1년이 넘었으니까.
-다시 미국 들어가기 전에 식사라도 한번 해야지.
“알겠습니다.”
-부모님께 말씀드려. 한번 뵙자고 하신다고….
“네?”
-우리 아버지께서.
상견례!?
침을 꿀꺽 삼키고 조준 형님의 말을 경청했다.
-부모님께서 불편하시면 어쩔 수 없고.
“한번 여쭤보겠습니다.”
-그래.
미국 스페이스 EX에 들러야 한다는 사실을 제외하면 모든 일이 순조로웠다.
마법소녀는 지금도 기록을 갈아치우며 디지니 플레이 영화 부문 탑 10을 진입했고.
너튜브 채널은 끊임없이 성장해서, 500만을 넘어 6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기에.
게다가 연애까지.
톡, 토톡─
곧바로 부모님께 톡을 보내고 있었는데.
옆에서 희정이는 내 속도 모르고 너튜브를 보고 있었다.
“오빠, 요즘 너튜브에 우리랑 새롬 언니 제로투 추는 거 돌아다니더라.”
“안 궁금해.”
“이거 한번 봐봐.”
희정이는 새삼스레 다시 한번 마법소녀 복장 제로투 영상을 보여주었다.
“이거 아직도 남아있냐? 다 삭제한 거 아니고?”
“응. 하꼬 채널은 저작권 신경도 안 쓰고 막 올려.”
“…. 싹 다 고소 때려야지.”
잼민이 뇨석들, 인생은 실전이라는 걸 알려주겠어.
“어? 오빠….”
“왜.”
“톰 스미스 감독 저격했어?”
“무슨 말이야.”
“지금 오빠 채널에 올라온 영상….”
눈을 동그랗게 뜬 희정이를 힐끔 쳐다보고 노트북에 시선을 옮겼다.
《마법소녀 촬영 중 방화미수 사건 범인, 정말 톰 스미스 감독일까?》
관련 영상에 톰 스미스가 같은 복장을 입은 영상이 수두룩했다.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명품 브랜드였기에 특정하기도 쉬웠으니.
“실루엣만 보고 추측하는 거 소름.”
“반응이 궁금하네.”
“당연히 대응 안 하겠지.”
* * *
미국의 한 유명 토크쇼.
잭 니콜슨 감독은 바쁜 스케줄을 쪼개서 예능 출연에 응했다.
랜덤 스튜디오 소속으로서, 템페스트 출신 매니저가 따라붙었다.
“잭 감독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요즘 마법소녀 열풍을 느끼고 계신가요? 스틸 파이터 이상이라는 평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글쎄요. 스탭들이 뛰어난 덕분이죠.”
MC는 마법소녀와 관련된 대화를 마치고, 조심스럽게 누군가를 언급했다.
“감독님, 혹시 세간에 떠도는 소문을 들으셨습니까?”
“무슨….?”
“스틸 파이터부터 직접 키운 제자였죠? 할리우드 거장, 톰 스미스 감독 말입니다.”
“….”
과연, 이 주제가 언제 나오나 정말 오래도 기다렸다.
오늘 예능 출연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이기도 했다.
“저는 톰이 그런 말도 안 되는 짓을 했다고 믿고 싶지 않군요.”
“음, 아직 믿고 계신다는 뜻인가요?”
“부디 톰은 아니길 바랍니다. 진심으로.”
긍정도 부정도 아닌, 애매한 답변만 내놓는 잭 니콜슨.
MC는 제작진의 사인을 받고 더이상 관련 질문을 이어가지 않았다.
“현재 에일리언 인베이젼과 비교되는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조회수는 거의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네. 맞습니다.”
하지만 두 작품 사이에는 가장 큰 차이점이 있었다.
디지니는 넥플렉스와 달리 8천 원의 추가 요즘을 받는다는 사실.
“이번 성적은 마법소녀가 조금 더 좋았지만, 유니버스의 작품도 아주 재밌게 봤습니다.”
“아, 그러십니까?”
잭 감독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마법소녀의 ‘승리’를 입에 담았다.
유니버스 스튜디오의 자존심 강한 감독들이 들으면 눈살을 찌푸릴 일이었다.
특히, 톰 스미스 감독은 지금쯤 속이 부글부글 끓고 있겠지.
“그럼 오늘 돌런쇼는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잭은 방송국을 빠져나오며 매니저에게 질문을 건넸다.
“오늘 스케줄은 더 없겠지?”
“아, 저녁에 랜덤 스튜디오 신임 감독들과 미팅이 있습니다.”
“신임 감독?”
“네. 곧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현재 템페스트 엔터는 랜덤 스튜디오에 많은 자본을 투자하면서 변화를 꾀하고 있었다.
배우 관리는 템페스트 엔터.
작품 제작은 랜덤 스튜디오.
현재, 랜덤 스튜디오는 템페스트 엔터의 제작진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었다.
전속 계약을 맺은 감독들은 미국으로 건너와 합류할 예정이었으니.
“현재 송권수 감독님, 나지수 감독님은 한국에서 작품 활동 중입니다.”
“그리고?”
“오늘 심주원 감독, 유재혁 감독이 할리우드로 건너올 예정입니다.”
“심주원 감독은 알고 있지.”
「맨 vs 네이쳐」와 「김 프로의 성 상담소」.
다큐 미식 영화로 오스카상까지 받은 인재가 아닌가.
“유재혁?”
“아, 나쁜 남자의 사랑법이라고…. 우리 채널에서 웹 드라마를 제작했습니다.”
“그래?”
“네. 차기작 SF 드라마에 조연출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SF 드라마라….”
보통 SF 장르는 영화로 차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드라마로 제작하기엔 제작비가 너무 많이 들었으니까.
잠시 후,
“심주원 감독, 유재혁 조감독님, 처음 뵙겠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감독님!”
잭은 약속 장소에서 두 감독을 만나자마자 입을 열었다.
“새 작품 제목이 맨 대 스페이스라고 했나요?”
“네, 감독님.”
“사전 제작 단계는 제가 돕는걸로 하죠.”
“저, 정말이십니까?”
“네. 이제 가족 아닙니까.”
유니버스를 할리우드 굴지의 대형 제작사에 올려놓은 인물.
잭 감독은 곧바로 샤인과 제이를 불러서 두 사람에게 소개시켰다.
“일단, 김진우 작가님이 미국에 오기 전에 1부 대본을 분석하죠.”
“아, 네! 우주선이 출발하기 이전의 내용이니까….”
“2부 이후로는 세트장이 필요하겠군요.”
“네. 감독님.”
잭 니콜슨이라는 주축 멤버 때문일까.
랜덤 스튜디오는 김진우의 대본만 있으면 알아서 굴러가기 시작했다.
밍쁨의 콘티 실력과 구성락 디렉터의 프리 비주얼 작업 실력은 나날이 올라갔고.
맥스 음악감독의 작업은 물론, 장소 헌팅과 대본 분석 작업도 착실하게 분업화되었다.
“오늘부터 다시 바빠지겠군.”
* * *
부모님 두 분께서 이렇게까지 긴장한 모습은 난생처음 봤다.
차를 타고 가면서도 조수석에 앉아있는 내게 연신 질문을 던졌다.
“무슨 말을 해야 할까?”
“글쎄요.”
“에이, 그래도 준비를 좀 하고 가야….”
“상견례가 아니라 그냥 편한 자리라고 하던데요.”
“편하긴!”
상대는 무려 천성 그룹 부회장.
정치나 경제 관련 뉴스가 나올 때면 꼭 TV에 모습을 비추는 사람이 아닌가.
“우리 아들도 어디서 안 꿀려.”
“당연하지! 가장 사랑받은 셀럽 1등도 찍었는데!”
“작품 내는 족족 승승장구하는 작가는 우리 아들 말고는 없지.”
“이번에 개봉한 마법소녀를 대체 몇 명이나 봤는지….”
그렇게 정신 승리 안 하셔도 돼요.
능력이나 재산이 어떤지는 재벌이라는 수식어 앞에서 무의미하지.
오히려 새롬 씨가 재벌이 아니었으면 훨씬 편하게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었을 것 같지만.
“오빠가 선택한 여친이잖아.”
운전석에서 벤츠를 몰던 희정이가 고개를 돌려 나를 쳐다봤다.
“악으로 깡으로 버텨라.”
“…. 그래. 고마워.”
잠시 후, 희정의 스무스한 코너링과 함께 네비가 목적지 도착을 알렸다.
천성 그룹에서 파생된 또 하나의 재벌가.
백제 호텔, 최고급 식당에 도착했는데.
“직원들이 왜 다 나와 계시지.”
“그러게.”
지배인으로 보이는 멀끔한 남자가 다가와 조수석 문 앞에 대기했다.
지이이잉─
창문을 내리고 말을 걸어보려고 했는데.
“안녕하십니까. 김진우 작가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 그렇군요.”
나는 일렬로 나열한 직원들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나야?’
이러면 졸라 부담되잖아.
“부회장님께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 아직 약속 시간 30분 남았는데요.”
“네. 원래 항상 30분씩 빨리 움직이십니다.”
“….”
창문 너머의 아름다운 조경은 잔잔한 분위기의 음악과 조화를 이루었다.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주변을 둘러봤는데 아무도 존재하지 않았다.
‘전세 낸 거야?’
호텔 레스토랑에 손님을 아무도 안 받으면 얼마나 손해를 보는 걸까.
“이쪽으로….”
“아, 네.”
지배인의 안내에 따라 조심스럽게 안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곧이어, VVIP를 위한 별관에 들어서 그분의 존안을 뵐 수 있었다.
“김진우 작가, 또 보는군.”
“안녕하십니까.”
새롬은 장인어른 옆에서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꾸벅─
일전에 한번 봐서 익숙하게 인사를 드렸다.
“음, 안녕하십니까. 진우 아버지 되는 사람입니다.”
“반가워요. 이쪽으로 앉으시죠.”
“아, 네.”
부회장님은 평소 이미지와 달리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술은 좀 하시는지요?”
“그럼요! 하하.”
그분의 눈빛을 받은 메인 쉐프는 냉큼 다가와서 귀를 기울였다.
“어떤 주류로 준비를 해드리면….”
“소주는 없습니까?”
“네? 바, 바로 준비하겠습니다!”
소주 없는 것 같은데.
주변에 편의점도 없잖아.
자리를 벗어나자마자 부리나케 달려 나갈 모습이 눈에 선했다.
* * *
며칠 뒤,
나는 새롬이 손을 잡고 당당하게 할리우드에 입성했다.
이곳에 내 자리도 하나쯤은 있다는 사실이 못내 뿌듯했다.
“우리 상견례 때 분위기 좋았던 거 맞죠?”
“그럼요.”
거머리 같은 김희정도 떼어놓고 왔겠다.
이제 여기서 새롬이랑 알콩달콩 살다가 결혼만 하면 되겠네.
“진우 씨, 근데 새 대본은 어떡하실 거예요?”
“네?”
“평소 때보다는 대본 집필 속도가 느리셔서요.”
“아….”
“다른 드라마 작가들이랑 비교하면 느린 게 아니지만….”
그래, 그동안 내가 너무 빨리 쓰긴 했지.
“사실 2부 대본은 어디서 쓸지 정해뒀어요.”
어떤 대본을 쓸지가 아니라, 어디서 쓸지 정해뒀다.
보통 사람들이 들으면 굉장히 어색한 말이었지만.
새롬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질문을 이어갔다.
“어디서 쓰시게요?”
“스페이스 EX 연구소.”
“???”
진짜 우주로 떠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대본을 거기서 써야 하는 건 확실했다.
안 그래도 미국에 건너오기 전에 멜론 머스크 회장님께 안부 메시지를 보냈는데.
“저보고 스페이스 EX 연구소에 들르라고 하시네요.”
“진우 씨보고 직접?”
“네. 새롬 씨도 같이 가셔도 될 것 같아요.”
“…. 불안한데.”
“뭐가 불안해요.”
새롬은 눈을 가늘게 뜨고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나도 우주로 갈까봐 걱정이….”
“에이, 그게 말이 돼요?”
.
.
.
.
.
말이 되네요.
“대중들이 스페이스 EX에 관심을 가지려면 어떤 방법이 좋을 것 같습니까?”
멜론 형님,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퍼포먼스! 제가 트위팅을 하는 이유가 바로 그거죠! 하하.”
“그러시군요.”
“아름다운 여자친구와 함께 낭만적인 우주여행! 벌써 제목이 자극적이지 않습니까? 하핫.”
“아니….”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아직 저도 간다고 말한 적 없는데요.
“지금 민간인 탐사선에 타려는 지원자는 수도 없이 많지만!”
“그러겠죠.”
“특별히, 김진우 작가님께 첫 번째 기회를 드릴 생각입니다.”
“….”
그냥 다른 사람 줘도 될 것 같은데.
그럼 시스템도 알아서 우주로 안 보낼 거 아냐.
이 친구도 누울 자리를 보고 발을 뻗으니까.
“스페이스 EX는 총 4명의 민간인 우주인들을 선별하고 있습니다.”
“음, 그렇군요.”
“저는 김진우 작가님이 그 주인공이 되었으면 합니다.”
“공짜예요?”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주의라….”
양아치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