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81)
새롬이와 결혼을 약속한 후, 한동안 작품 활동에 집중했다.
이제 가장이 될 책임감까지 어깨 위에 얹어졌으니.
타닥, 타다닥─
「맨 vs 스페이스 8부」
‘결국 대본도 다 썼네.’
의외로 최원준 배우가 숨겨진 빌런이었다.
끝나기 직전까지 드레인 존슨이 악역인 것처럼 묘사했지만.
사실 잘생기고 착한 남성이 최종 빌런이었던 반전 결말.
그렇다고 무지성 악역은 아니었다
지구에서부터 중년 남성에게 복수의 칼을 갈고 온 캐릭터니까.
“저는 오늘 밤 새우려구요.”
내 말을 듣고, 랜덤 스튜디오 직원들의 표정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저, 저도요. 하하.”
“오랜만에 야근이나 해볼까?”
“저도 밤 새려고 했어요!”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듣고, 속으로 웃음이 나올 뻔했지만.
‘우주 다녀오면서 시간을 너무 빼앗겼어.’
내가 우주인으로 활동하는 동안 잭 감독님은 직접 주도해서 촬영 준비를 마쳤다.
벌써 메인 세트장도 만들었으니, 언제 촬영에 들어가도 어색하지 않았다.
“곧바로 대본리딩 일정 잡으시죠.”
“네. 작가님.”
심주원 감독 메인에, 유재혁 조감독이 서브.
그 외, 배우진은 할리우드에서도 주목받을 만큼 빵빵했다.
특히, 이번 우주여행으로 에바의 인지도는 로다주와 드레인 존슨 이상으로 올랐으니까.
‘대본도 다 썼고, 할리우드에서도 벌써 두 번째 작품으로….’
띠리리링─
그때, 익숙한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아….!”
스페이스 EX 연구원들에게 건강 관리 전화를 받긴 하지만.
오늘처럼 멜론 머스크 회장님께 직접 통화가 걸려오는 경우는 흔치 않았다.
“여보세요.”
-김진우 작가님, 잘 지내시나?
“네. 회장님.”
-아직 계산이 안 끝나서 말이야.
아, 기부를 아직 안 했구나.
우주 왕복 티켓값으로 지불하기로 약속한 600억.
마법소녀랑 SF 드라마 홍보했다고 생각하면 손해도 아니었다.
“오늘 중으로 유니세프에 입금하겠습니다.”
-그래요. 어차피 저도 맨 대 스페이스에 투자했으니까 너무 아까워하지 마시고.
“전혀 안 아깝습니다. 우주여행은 그만큼 특별했으니까요.”
-하하하. 역시 우리는 마음이 잘 맞네.
“앞으로도 자주 연락 드리겠습니다.”
-그러시죠. 아, 저는 곧 회의가 있어서….
“네. 회장님!”
뚝.
우주여행, 작품 홍보, 시스템 승급.
이런 걸 보고 일타삼피라고 하는 걸까.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 인터넷 뱅킹을 시도했다.
【※ 레전드리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600억 원 / 600억 원】
한 번에 600억을 입금할 일이 앞으로 또 있을까.
세계적인 거부는 천억쯤 하는 집이랑 크루즈를 살 수 있으려나.
띵동─
【레전드리 등급으로 승급하셨습니다.】
【시스템의 마지막 단계에 돌입했습니다.】
【오늘부터 주간 미션 기능을 오픈합니다.】
“최종 단계라….”
【주간 미션 : 일주일에 한 번 시스템이 임의로 미션을 부여합니다.】
이제 고정적으로 베네핏 포인트를 얻을 수 있겠구나.
시스템 상점이 있는 이상, 이보다 더 좋은 기능은 없겠지.
* * *
우주여행에서 복귀한 김진우 작가.
이미 그는 한국에서 최고의 자랑거리 중 하나가 되었다.
빌보드 10주 연속 1등을 찍은 아이돌 그룹.
칸 영화제와 오스카상을 동시에 거머쥔 거장.
한국인으로서 전 세계 정점을 찍은 축구선수.
이미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국뽕의 대명사로 손에 꼽혔다.
한편, 그런 사람의 여동생은 한 예능 방송에 나와서 개고생을 하고 있었다.
“으악!”
생크림을 얼굴에 정면으로 받으며 짜증 나는 듯한 표정을 지었는데.
“희정아, 너무 귀여웠어.”
“거짓말.”
“진짜야! 방금 볼 빵빵, 그거 무조건 뜬다!”
“진짜?”
은근 맹한 구석이 있어서 런닝 메이트 멤버들이 조금만 띄어줘도 금세 기분이 풀렸다.
제작진도 희정의 순수한 매력을 정확히 캐치하고 편집했으니.
팬들은 그런 진솔한 모습의 김희정 배우를 진심으로 좋아했다.
“자, 다음 촬영은 머드 풀장에서 깃발 뽑기입니다!”
“으앙. 또!?”
오늘따라 제작진이 너무 가혹한데.
“오빠한테 이를 거야.”
“너 오빠랑 안 친하잖아.”
강준은 천천히 다가와서 희정에게 수건을 건넸다.
“요즘 자주 안 봐서 친해!”
“…. 보통은 자주 보면 친하지 않나.”
“우리는 달라.”
“그래서, 최근에 언제 연락했는데?”
“우주 갔다 와서.”
“난 오늘도 했는데?”
“…. 니가 이상한 거 아닐까?”
최근 런닝 메이트는 최고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출연료는 비싸지만, 현재 가장 핫한 두 명의 배우를 멤버로 받았으니.
“오오, 우리 신참들이 여기에 있었네?”
국민 MC도 띄어줄 만큼 두 명의 공로가 대단했는데.
특히, 김희정은 마법소녀 이후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근데 둘이 조금 수상한데?”
“네?”
“거의 매일 붙어 다니고….”
“가, 같은 소속사잖아요!”
희정이는 얼굴을 붉히고 급하게 변명을 이어갔다.
“정말 둘이 아무 사이도 아닌 거야?”
“당연하요!”
“그럼 방송상에서 러브라인으로 밀어도 괜찮겠네?”
“에이, 신입 둘이 들어와서 그런 거 하면….”
“저는 좋아요!”
순간, 옆에서 잠자코 지켜보던 강준은 냉큼 긍정을 표했다.
“정말?”
“네! 원래 러브라인은 런닝 메이트의 근본 아닙니까?”
“그럼그럼, 초창기 때부터 월요커플로 재미 좀 봤다고.”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나만 믿어. 하하.”
강준은 돌아서는 국민 MC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크으, 형님께서 눈치가 빠르시구나.’
안 그래도 요즘 희정이와 진전이 없어서 답답하던 참이었다.
마법소녀를 찍기 전에 분명히 썸을 타고 있었는데 흐름이 끊겼으니.
“어? 희정아?”
“죽을래? 왜 네 마음대로 정해.”
“음…. 미안.”
강준은 희정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빠, 빨리 가서 무를까?”
“됐어! 벌써 말했잖아!”
“아냐, 아직 안 늦었….”
“오늘 술이나 사!”
“으응.”
아무래도 강준은 희정에게 잡혀 살 것 같다.
‘오히려 친구였을 때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
그의 상념은 희정의 외침에 의해 가볍게 묻혀버렸다.
“야, 빨리 안 와?”
“가고 있잖아요.”
* * *
할리우드에서 경험하는 두 번째 대본리딩.
랜덤 스튜디오 직원들은 모두 참여해서 배우들의 연기를 직관했다.
“드뤠인 배우님!”
“오, 작가님.”
얼마 전에 있던 미팅 이후, 두 번째 만남.
한국인은 아무리 운동을 열심히 해도 저런 몸을 만들 수 없겠지.
“우리 잘해봅시다.”
“물론이죠. 하하하.”
전형적인 마초스타일의 배우.
드레인 존슨은 반갑다는 듯이 내 어깨를 툭.
“억.”
“앗, 그냥 인사한 건데.”
“괘, 괜찮습니다.”
“그래요? 하하하.”
전혀 안 괜찮아.
허벅지만 한 팔뚝이 흉기라는 것을 모르는가.
그냥 가볍게 건들지만 했는데 탈골될 것 같다.
다음에 또 때리면 새롬이한테 일러야지.
뒤후려차기 헤드샷 맞으면 너도나도 한방이라고.
이어서, 에바와 최원준 배우님이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형님, 오셨어요?”
“음.”
미국에서도 여전히 과묵한 원준 형님과 인사를 나누고.
“에바 씨, 요즘 지부장님이랑 자주 보시나 봐요.”
“네! 요즘 언니랑 친해졌어요!”
“정말?”
“그럼요! 한국에 가기 전에는 매일 구박했는데!”
찜질방에서 처음 만났던가.
그때 너무 예뻐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했다.
“이번 작품도 잘 부탁드려요.”
“네, 작가님!”
세 작품으로 공백기 없이 단숨에 탑스타가 됐지만.
그래도 에바 정도면 스타병이랑 정말 거리가 멀었다.
특히, SNS 관종병 걸린 김희정이랑 비교하면 훨씬 낫지.
“배우분들, 바로 대본리딩 시작하겠습니다!”
학교 선배, 유재혁은 듬직한 목소리로 배우들을 통솔했다.
얼마 전까지 대학교 조교로 일하다가 인생역전했다고 인터뷰도 하던데.
시선을 마주치자 고개를 끄덕이며 눈빛을 반짝였다.
‘이번 작품만 끝나면….’
유 선배도 한국에서 괜찮은 작품을 맡아도 될 것 같은데.
“안녕하십니까, 심주원 감독입니다. 이렇게 헐리웃에서 유명한 배우분들과 작업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앞으로….”
심 감독은 유창한 영어로 소감을 발표했다.
전작 「맨 vs 네이쳐」에 이어서 SF 드라마까지 섭렵하면.
‘벌써 할리우드 감독이 두 명인가.’
이번 우주 다큐를 찍으면, 커리어의 정점을 찍지 않을까.
나를 비롯한 배우들의 자기소개를 마치고, 대본리딩을 시작했다.
“씬 16, 우주로 가기 직전의 대화입니다. 로다주 배우님 슬픈 듯한 표정으로….”
대본리딩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과연, 할리우드의 배우들은 다른 건가.
에바까지 상향 평준화된 기분인데.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배우 평가(Lv 1)를 사용합니다.】
‘역시….’
에바는 아직 꾸준히 성장하고 있었다.
저런 외모에 노력까지 겸비했으니까.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작품 제작으로 가는 마지막 길목.
대본리딩까지 마무리하고, 후련한 마음이 들었다.
조연출을 맡았던 마법소녀 때와는 달리, 이번엔 오직 대본만 취급했으니까.
“이제 슬슬 결혼 준비를….”
띠리리링─
그때, 한국에서 국제전화가 걸려왔다.
“변 팀장님?”
평소에 새롬 씨를 통하기 때문에 직접 전화하는 경우는 없었는데.
“여보세요.”
-작가님, 건강하신가요?
“네. 효주는 건강해요.”
-네? 아….
일 처리가 새롬이를 닮아서 똑 부러지는 성격이지만.
의외로 연애에 관해서는 민망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름이 아니라, 각색가를 구하는 영화감독님이 계셔서요.
“각색이요?”
-네. 작가님.
시스템은 작품을 통째로 물어다 주니까, 딱히 각색을 필요로 하지는 않는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거절….”
-봉진호 감독님입니다.
“…. 너무 영광이라고 전달해 주세요.”
-그, 그럼 하시는 겁니까?
못해도 해야죠.
나랑은 달리 진짜 천재 감독님이 아닌가.
그분의 작품에 이름을 올릴 수만 있다면.
‘베네핏 포인트라도 쓰면 어떻게든 되겠지.’
* * *
며칠 뒤.
스페이스 EX는 김진우 작가의 기부 소식을 언론에 공개했다.
《유니세프에 600억 원을 기부한 김진우 작가와 스페이스 EX! 그의 선행은 각종 SNS에서 챌린지처럼 퍼지며….》
처음부터 우주여행을 다녀오면 기부하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몇몇 이들은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지었지만.
“진짜 재벌보다 훨씬 사회에 기여를 많이 하는군.”
“대표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글쎄.”
천성 일가의 장남이자 천성 증권의 사장.
정영준은 비서의 보고를 받으며 표정을 굳혔다.
“정조준이 새롬이랑 친한 건 모르는 사람이 없을 텐데?”
“비즈니스는 다르지 않겠습니까?”
“고작 연예인에게 고개를 숙이라고?”
“나중에 정새롬 님께 몫을 떼어준다고 하면….”
“흠. 아까운데.”
“당연히 다 끝나면 다시 회수해야지요.”
“하하. 그래, 그러면 되겠지.”
어차피 승자가 모든 걸 갖는 게임이 아닌가.
그런 레이스에 김진우를 등에 업으면 얼마나 든든할까.
“정조준, 바보 같은 놈.”
우주에 다녀온 지금, 김진우 작가의 브랜드 가치는 누구보다 대단했다.
자신이 김진우와 친분이 있었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이용했을 텐데.
똑, 똑─
그때, 밖에서 또 다른 비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천성 전자 정조준 부사장님이 방문하셨습니다”
“뭐?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정영준은 속으로 분을 삭이고, 정조준의 방문을 허가했다.
“네가 여긴 웬일이야?”
“그냥, 어떻게 지내나 해서.”
“…. 죽고 싶냐?”
정조준은 피식 미소를 짓고는 큰형을 바라봤다.
“기분 좋네.”
“뭐?”
“얼마 전까진 나를 경쟁상대로 보지도 않았잖아.”
“….”
“이렇게 날을 세우는 거 보면 내가 잘하고 있는 것 같아서.”
“너, 이 자식이….”
순간, 조준은 눈빛을 싸늘하게 굳히고 입을 열었다.
“오늘 김진우가 한국에 들어오는 건 알고 있겠지?”
“…. 그게 무슨 소리야.”
시치미를 떼도 소용없었다.
“김진우, 정새롬은 건드리지 마.”
“네가 뭔데?”
“보호자.”
“….”
“오늘은 경고하러 온 거야.”
“건방진 놈. 내가 뭐 해코지라도 할까 봐서?”
“아니.”
조준은 비웃음을 흘리고 말을 이어갔다.
“어설프게 접근하면 형만 다칠 거야.”
* * *
한국에서 슈퍼스타급의 대우를 받으며 귀국했다.
인천국제공항에 발 디딜 공간 하나 없이 팬들도 가득했다.
언제부터 작가가 이렇게 많은 팬을 보유하게 됐는지는 모르겠….
“새롬 언니!!!”
“눈나 나 주거!”
“언니 사랑해!!!”
내 팬은 어디….?
“진우야!!!”
“오.”
시끄러운 와중에도 내 이름은 명확하게 들렸다.
소중하고 고마운 팬분을 향해 고개를 돌렸는데.
“비켜봐! 새롬이 안 보이잖아!!!”
“…. 안 비켜.”
이 자슥아, 니가 왜 내 여친을 봐.
그리고 새롬이가 당신 친구는 아니잖아.
“아 좀 비켜, 비키라고!!!!”
일부러 놈과 새롬이 사이에 서서 열심히 시야를 가렸다.
“물병 던진다!!!”
저 쉑, 얼굴 기억했다.
던지기만 해 봐라. 바로 고소미 먹인다.
드르르륵─
경호원의 안내에 따라, 벤에 올라타고 나서야 먹먹한 귀가 돌아왔다.
“와아, 우리 진우 씨눈 팬이 엄청 많네요.”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요?”
“그럼요. 앞으로 내가 남친 관리 잘해야겠네. 다른 여자한테 안 빼앗기려면.”
“…. 기만자.”
“네?”
“아니여요.”
템페스트 엔터로 향하는 길에도, 새롬은 스마트폰에서 손을 떼지 않았다.
“네. 변 팀장님, 그럼 그 투자 건은 보류하시고….”
“…. 바쁘네.”
이렇게 바쁘면 언제 결혼하려나.
한국과 미국을 왔다 갔다 하며 일을 해서 그런가.
시즌 비시즌을 가리지 않고 일에 파묻혀 살았다.
“진우 씨, 지금 김채은 배우님이 회사에 있다네요.”
“네?”
“그쪽 소속사를 템페스트가 흡수하기로 결정했어요.”
“JKS 엔터?”
“네.”
성 상담소의 히로인이자, 마법소녀에서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준 여배우.
JKS에 김채은 말고 별다른 인재가 없다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김채은 씨 한 명만 있어도 먹고살 만할 텐데요?”
“JKS 사장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고요.”
“음, 그래요?”
“네. 두 작품 모두 진우 씨 덕분에 떴으니까요.”
그런 캐릭터를 어디서 또 찾으랴.
한국에서 보기 드문 섹시한 컨셉의 여배우.
시청자들의 수요는 분명히 있을 테니까.
“잘됐네요.”
앞으로도 템페스트와 랜덤 스튜디오는 탄탄대로를 걷겠구만.
“그리고….”
“네?”
“지금 회사에 다른 손님도 오셨어요.”
“누구….?”
“봉진호 감독님이요.”
“….”
아직 약속 시간까지 5시간 남았는데요.
“그만큼 이번 작품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계신 것 같네요.”
“빨리 가죠.”
잠시 후,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에 도착하자마자 그분을 마주했다.
시스템도 없이 시스템이 있는 나보다 대단한 업적을 세운 인물.
“안녕하십니까, 봉진호 감독님!”
“하하, 반갑네요.”
일전에 아카데미 수상 소감에도 마법소녀를 언급해 주실 만큼 인정이 많으셨다.
“잘 지내셨죠?”
“그럼요.”
새삼스레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때 마법소녀 파트 1으로 아카데미에서 미술상을 탔는데.
지금은 벌써 파트 2가 개봉하고 흥행 신화를 이어가고 있었으니.
“일전에 말씀드린 시나리오입니다.”
“오, 이 작품이….”
봉진호 감독님이 쓰신 판타지 대작.
한 사람의 팬이자 관객으로서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번 읽어봐도 될까요?”
“그럼요. 천천히 읽어주세요.”
스르륵─
다섯 부족 간의 전쟁을 다룬 시나리오.
완성본을 기대했는데, 가벼운 설정만 남겨둔 작품이었다.
그 와중에 디테일한 설정을 신경 쓴 캐릭터와 플롯도 존재했다.
“뭔가…. 채워 넣을 부분이 상당히 많네요?”
아니, 사실상 거의 백지 상태로 다시 써야할 것 같다.
“쓰면서도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수정했지요.”
“아, 그렇군요.”
“좋은 장면만 보여드리고 싶어서 절반을 넘게 삭제했습니다.”
“음….”
확실히, 평소에 쓰는 작품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몇몇 장면에서 봉 감독님 특유의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이건 계급 간의 투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거죠?”
“역시, 바로 알아보시는구나.”
“하하. 팬이니까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시스템의 도움도 없이 각색을 맡으려면.
띵동─
【‘최고의 감독’ 주간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미션 : 한국 최고의 감독과 협업하세요.】
【보상 : 베네핏 강화 포인트 5pt】
【수락하시겠습니까? (Y/N)】
‘보상이 쌔네?’
일단, 급한 대로 시스템 상점을 열어서 구매할 베네핏을 확인했다.
【작품 커스텀 】
【다음 작품의 모든 배우와 세부 장르를 직접 선택할 수 있습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24개월)】
베네핏을 확인하고, 장고의 고민 끝에 입을 열었다.
“감독님.”
“네. 작가님.”
“이 작품, 많이 바뀌어도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