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82)
한국의 템페스트 작업실에서 시스템 상점을 확인했다.
“작품 커스텀….”
한국말과 영어의 끔찍한 혼종이지만 성능은 확실했다.
배우와 세부 장르를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
거기에, 추가로 자유 편집까지 잘만 활용한다면.
‘봉 감독님이 원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 것도 같은데?’
얼마 전에 있었던 봉진호 감독님과의 첫 미팅.
며칠 뒤에 송강우 배우님과 다시 한번 미팅을 잡기로 약속하고 헤어졌다.
‘작품 커스텀까지 샀더니 진짜 거지 됐네.’
주간 미션을 클리어하고, 내 수중의 베네핏 포인트는 정확히 10pt.
틈틈이 미션을 깨면서 얻은 포인트를 전부 소진했다.
다행히 매주 임무가 생길 테니까 금방 채울 수 있겠지만.
‘일단 판타지 대작은 진짜 제대로 써야겠어.’
나 역시 봉 감독님과 같은 마음이었다.
한국에서도 「반지의 용왕」이나 「왕좌의 플레이」 같은 작품이 나온다면.
그런 작품이 내 손끝에서 탄생하면, 죽어서도 내 이름을 남길 수 있겠지.
게다가, 봉진호 감독님을 영입할 절호의 기회가 아닌가.
랜덤 스튜디오에 유능한 감독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았기에.
‘그런 감독님들과 함께할 작가들은….’
일단, 내가 쓰는 집필 속도가 빠른 편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나 혼자서 다 할 순 없고, 놀고먹으면서 밥만 축내는….
“황효주, 밍쁨 앞으로.”
“?????”
두 여인들은 갑자기 호명을 받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니들 본업이 뭐니?”
“음, 저는 보조 작가요.”
“저는 그림 작가요.”
그래, 이 친구들은 본분을 잊고 있다.
“황효주, 너 메인 작가야.”
“제가….?”
“장난해? JTBS에서 시청률도 잘 나왔잖아. 이젠 기억도 안 나?”
“아, 그랬지.”
“….”
암세포도 암 걸리겠어.
호랑이를 동물원에서 키우면 이런 느낌인가.
지가 고양인 줄 알고 뛰어다닐 생각도 안 해.
“이제부터 둘 중 한 명씩 번갈아 가면서 작품 들어가.”
“헐, 갑자기 무섭게 왜 그러세여.”
송권수, 나지수 감독님들도 조만간 작품을 끝낼 테니까.
그분들이 외주를 맡아주면 공중파에 들어가는 건 일도 아니었다.
“자, 누구 먼저 할래?”
그때, 효주가 조심스럽게 손을 들고 말했다.
“음…. 저 써놓은 게 있긴 한데.”
“그래?”
“네. 어차피 밍쁨인 마법소녀 파트 2 웹툰 그려야죠.”
“그러네. 그럼 너는 나한테 대본 검수받아.”
“넵! 좀만 다듬고 보여드릴게요.”
“그래.”
이왕이면 보조 작가 모집 공고도 올려야겠어.
재능 있는 친구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황효주, 네가 보조작가 한두 명만 뽑아.”
“제가요?”
“응. 이 짬에 내가 하리?”
“저 이인자….”
“까라면 까.”
“넹.”
딸깍, 딸깍─
효주는 곧바로 랜덤 스튜디오 너튜브 채널에 접속했다.
“오빠, 600억 기부하고 나서 댓글창이 엄청 클린해졌어요.”
“다행이네.”
“그리고 이제 마법소녀 제로투 영상도 다 내려갔어요.”
“…. 그거 아직도 살아있냐?”
“당연하죠. 음지에는 아직도 짤이 막 돌아다니고 있….!”
“어, 그만 말해.”
그때, 인터넷을 뒤지던 효주는 어떤 기사를 발견하고 급하게 고개를 돌렸다.
“오빠, 맨 대 스페이스…. 사고 터졌어요.”
“뭐?”
냉큼 노트북을 돌려 뉴스 기사를 확인했다.
《맨 대 스페이스의 단역배우 잭슨, 촬영 중 돌연 잠적! 과연, 촬영 지연은 얼마나….》
“난 또, 뭐라고.”
단역 배우는 금방 바꿀 수 있는 시스템.
한국에서 워낙 내 작품에 관심이 많아서 이런 내용도 크게 보도가 됐다.
“아니지, 잠깐만….”
순간, 갑자기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시스템은 이런 변수를 절대 허용하지 않아.
이번 사건도 외부의 변수가 만든 사건이 아닐까.
뚜루루루─
곧바로 미국에 있는 심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네, 작가님.
“뉴스 기사 봤습니다. 무슨 일인가요?”
-아, 그냥 바로 다른 단역 배우로 교체하면 되는….
“아뇨, 교체한 배우는 단역이라도 전부 제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네? 아, 알겠습니다!
“영상통화로 얼굴이라도 보겠습니다.”
-넵. 그럼 그렇게 하겠습니다.
잭 니콜슨 감독님이었으면 이렇게 내 멋대로 말할 수는 없었겠지.
메인 연출이 단역배우 한 명도 마음대로 못 꽂을 위치는 아니니까.
보통의 감독이었으면 분명히 기분 나빴을 텐데.
다행히 100% 내 사람이라서 아무런 문제 없이 넘어갔다.
“오빠, 괜찮아요?”
“응.”
“표정이 심각해 보여서….”
“아냐.”
만약 이번 사건이 누군가 악의적으로 개입한 거라면.
현재로서 이런 일을 꾸밀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유니버스 스튜디오…. 톰 스미스.’
질 나쁜 악연으로 계속해서 엮인다.
띠링─
그때, 새롬이에게 톡이 날라왔다.
“그래, 새롬이 만나서 눈 정화나 해야…. 응?”
[어쩌죠? 오늘 큰 오빠가 만나자고 해서 조금 늦을 것 같네요]
큰 오빠면, 천성 증권의 정영준 사장.
별로 안 친한 사이로 알고 있었는데.
* * *
한편, 같은 시각.
정새롬은 큰오빠의 요구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미안하지만 그렇게는 못 하겠는데.”
“뭐?”
“오빠, 우리가 그런 부탁을 할 사이는 아니지. 잘 알잖아?”
“….”
정영준은 새롬에게 큰 모욕이라도 당했다는 듯이 눈을 치켜떴다.
“정조준 믿고 까부는 것 같은데.”
“아니, 나는 처음부터 후계 구도에 관심도 없었어. 잘 알고 있을 텐데?”
“네 남친 불러서 광고 한번 찍는 게 그렇게 어려운 부탁이냐?”
“너무 어려운 부탁인데?”
지금까지 진우가 광고 대본은 써도, 직접 광고를 찍은 적이 없었다.
굳이 묻지는 않았지만, 당연히 작가로서 자존심 때문이겠지.
600억 원대의 기부도 전혀 아까워하지 않는 남친이 아닌가.
친하지도 않은 가족의 부탁으로 남친의 신념을 깰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진우 씨는 연예인이 아니야. 돈도 밝히지 않고.”
“하아,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도….”
“됐고, 더 할 말 없으면 일어나야겠네.”
“…. 새롬이, 많이 컸구나.”
새롬은 영준의 말을 듣고 피식 웃음을 지었다.
“키는 원래 컸지.”
자신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정영준을 뒤로한 채 자리에서 일어났다.
곧이어, 진우에게 전화를 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는데.
“응?”
누군가와 영상통화를 하며 깊은 생각에 빠져있는 남친.
새롬은 옆자리에 앉아 그의 모습을 조심스럽게 지켜봤다.
“하아, 심 감독님. 다른 배우분들은 더 없나요?”
-네. 다들 단역치고는 현지에서도 유명한 분들인데….
“근데 어떻게 일치율이 30프로도 안 되죠?”
-…. 일치율이요?
“아, 제가 생각하는 배역과 배우분의 일치율 말입니다.”
-음….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네. 죄송하지만 좀만 더 고생해주세요.”
-넵!
뚝.
새롬은 작품 활동에 열중하는 진우를 빤히 바라봤다.
“새롬 씨 왔어요?”
“우리 남친, 일할 때 너무 멋있네.”
“응?”
결혼을 약속한 남자친구.
그동안 얼마나 칭찬을 안 해줬으면 이 말을 듣고 감격할까.
“진짜 멋있어요?”
“그럼요.”
이내, 진우는 무언가 결심한 듯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오늘 밤 콜?”
“…. 그 생각밖에 안 해?”
“콜!?”
“작게 말해!”
둘 다 선글라스와 모자를 쓰고 있지만 언제라도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새롬은 주변을 슬쩍 둘러보고 헛기침을 했다.
다행히 너무 큰 관심을 끌지는 않은 것 같다.
“근데, 이미 캐스팅 단계는 끝난 거 아니에요?”
“조연에 가까운 단역 자리 하나가 비었네요.”
“그래요?”
“네. 급하게 채우려니까 어려워요. 그것도 한국에서.”
문득, 새롬은 우주로 떠나기 전 누군가와 나눴던 대화를 회상했다.
“음…. 제가 아는 분이 까메오 출연에 관심이 있긴 한데.”
“네?”
“저번에 만났던 투자자들 중 한 명인데, 진우 씨도 아는 분이에요.”
“그래요?”
“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번 드라마에 자리 있으면 말해달라고 하셨는데요.”
“누구….?”
“우리를 우주로 보낸 사람이요.”
“….”
새롬이 말하는 사람은 명백했다.
테솔라와 스페이스 EX의 주인은 한 명이니까.
“멜론 머스크!?”
“네.”
* * *
성공적인 민간 우주 비행을 마친 스페이스 EX.
멜론 머스크는 진우의 연락을 받고 싱글벙글 미소를 지었다.
“회장님, 기분 좋은 일 있으십니까?”
“물론.”
“무슨….?”
스페이스 EX의 이름으로 우주 사업도 성공하고 600억 기부까지 했으니.
“기분 나쁠 이유가 전혀 없지. 하하.”
“아, 그럼 오늘 스케줄을 말씀드리….”
“중요한 일 아니면 미루지. 오늘은 촬영장에 방문할 거야.”
“네?”
이미 로다주의 대표작 영화에 출연한 경험이 있었는데.
이번엔 자신이 직접 투자 하는 드라마에 단역으로 섭외 요청을 받았다.
“내가 연기에 재능이 있는가 봐.”
“….”
“이렇게 매번 출연 요청을 받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말이지, 하하하.”
“그런 것 같습니다.”
그것도 우주인들이 화성에서 생존하는 이야기.
이렇게라도 대중들이 SF와 화성에 관심을 두면 고마울 따름이다.
“화성 갈끄니까!!!!”
“…. 모시겠습니다.”
잠시 후,
멜론 머스크는 비서와 함께 「맨 vs 스페이스」 촬영장에 방문했다.
거액의 투자자로서, 그리고…. 한 사람의 단역 배우로서.
“오, 로다주 배우님! 또 뵙는군요.”
“회장님?”
로다주의 놀란 표정을 보니 아직 소식을 못 들은 모양이다.
“잭슨 배우의 공백을 제가 채우기로 했습니다. 하하!”
“아, 직접 출연하시는….”
“그렇죠.”
벌써 로다주와 함께 출연하는 두 번째 작품.
오늘은 출연 분량이 없었지만, 구경하러 방문했다.
“오, 에바 배우까지….! 근데 그 옆에 아름다운 여성분은 누구신지?”
멜론 머시크는 비서에게 넌지시 그녀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이미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겪고, 퓨어한 상태가 아닌가.
“안젤라 지부장입니다.”
“안젤라?”
“디지니 플레이 아시아지부장인데, 에바 배우의 친언니라고 합니다.”
“음, 그래?”
과연, 에바라는 여배우와 자매 사이라면 저 정도 미모는 되는구나.
“…. 관심 있으십니까?”
“크흠, 사람은 뭐로 보고.”
“….”
사실, 멜론도 사람인지라 눈길이 자꾸만 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주변을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다 그녀에게 살며시 다가가 말을 걸었는데.
“저기…. 안젤라 지부장님?”
“네. 투자자님.”
“혹시 저녁에 시간 되시면….”
“바쁩니다.”
“…. 단호하구만.”
연애를 어떻게 하는 거였더라.
보통 돈 많으면 다 넘어오던데.
“그럼, 저는 이만.”
“….”
멜론 머스크는 천천히 다가와 손수건을 건네는 비서에게 말을 걸었다.
“나는 내가 은근 로맨티스트라고 생각했는데.”
“…. 놉.”
“너 해고.”
“아, 그러고 보니 로맨티스트가 맞는 것 같네요.”
“너 재취업.”
* * *
멜론 머스크가 내 드라마에 나오면 화제성은 떼놓은 당상이다.
고마운 분들이 한 명씩 늘어간다.
이러다 전 세계 대기업 회장님들 전부 섭외하겠네.
‘오랜만에 정덕수 회장님께 연락이나 드릴까.’
새롬이랑 결혼하면 나한테도 가족이잖아.
정 회장님은 ‘성 상담소’ 이후, 아직도 김채은, 백윤 배우랑 연락하신다고 들었다.
그 두 명은 대기업 회장님이랑 깐부도 맺었으니까 완전 개이득 아닌가.
똑, 똑─
그때, 작업실 문을 두드리며 누군가 얼굴을 비췄다.
“김채은 배우님?”
“안녕하세요, 작가님!”
이미 한국의 마릴린 먼로 대접을 받는 섹시 컨셉 배우의 아이콘.
성 상담소와 마법소녀, 단 두 작품으로 탑스타의 반열에 올랐으니.
“저 이제 템페스트 엔터 소속이에요!”
“축하드려요.”
“헤헤. JKS 시절에 정말 힘들었는데….”
“그래요?”
음, 안 그래도 차기작에 주인공이 많이 필요할 것 같았는데.
“당분간 CF나 화보만 찍고 작품 활동은 쉬세요.”
“네?”
“제가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으니까요.”
“오오, 감사합니다!”
“감사는요.”
김채은 씨는 내 어깨에 찰싹 달라붙어서 고마움을 표했다.
“저번에 오토바이 소매치기도 잡아주셨잖아요! 제가 어떻게 고마움을….”
“알겠으니까 떨어져, 제발.”
드르륵─
그때, 문이 열리고 김희정이 들어왔다.
“…. 아니라고.”
“뭐가?”
아씨, 왜 하필이면 김희정이야.
“…. 그냥 둘 다 나가요.”
“흐흐흐.”
내 말을 듣고, 김채은은 꾸벅 인사를 하고 나갔지만.
“너는 안 가냐?”
“오빠, 언니랑 결혼 약속했다며.”
“…. 근데.”
“여자한테 인기 많네?”
“뒤진다.”
이 자식이 용돈 떨어졌나.
이제 수입도 장난 아니게 들어올 텐데.
“새 작품 쓸 거야. 나가.”
“벌써 새 작품? 이제 겨우 촬영 시작했잖아.”
“오히려 늦은 거지.”
오히려 작년에 비하면 템포가 굉장히 느린 편이었다.
올해는 마법소녀 파트 2와 맨 대 스페이스가 끝이었으니까.
“나도 캐스팅하는 거야?”
“글쎄. 네 자리가 있을지는 모르겠네.”
띠링─
그때, 봉진호 감독님께 톡 하나가 날아왔다.
[오늘 송강우 배우랑 미팅 한번 하시겠어요?]
“송강우 배우님….”
개인적으로 디테일한 연기력은 한국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배우.
가벼운 캐릭터부터 무거운 조폭이나 왕 역할까지 커버하는 실력자.
“새 작품 확인하러 간다.”
“무슨 말이야, 그게?”
“있어, 그런 게.”
새 작품의 메인 주인공은 송강우 배우님.
아마, 주인공은 한 명이 아니겠지.
내가 그렇게 커스터마이징 할 거니까
내 모든 작품을 통틀어서 가장 큰 스케일의 영화가 되지 않을까.
* * *
미국 로스앤젤레스, 유니버스 스튜디오.
톰 스미스는 자신이 어렵게 설계한 함정을 가볍게 파훼한 진우에게 이를 갈았다.
“대체 어떻게?”
잭슨이라는 배우를 하차시키는데 수천만 원이 들었다.
그리고, 단역 배우 후보를 ‘전부’ 포섭하는데 수억 원이 들었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테솔라의 멜론 머스크 회장, 맨 vs 스페이스에 출연 확정! 잭슨 배우의 뒤를 이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테솔라의 회장이다.
이제 건드리고 싶어도 건드릴 자신이 없었다.
아니, 이미 벌여놓은 일들을 수습하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었다.
혹시라도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입을 열게 된다면.
“…. 젠장.”
톰은 침을 꿀꺽 삼키고 멜론 머스크의 사진을 바라봤다.
저 괴짜 재벌 공학자가 알게 되면 유니버스 스튜디오가 날아갈지도.
“아니, 아니지.”
어떻게 쌓은 거성인데 이렇게 무너질까.
배우들도 유니버스의 적이 되고 싶지 않다면 함부로 입을 놀리지 못하겠지.
벌써 SNS로 자신을 저격하고 나서 신세 망친 배우들도 한둘이 아니었으니.
‘내 작품이나 신경 써야지.’
톰 스미스는 자신이 수년간 공들인 시나리오를 확인했다.
“마법소녀든 맨 대 스페이스든 신경 쓸 필요도 없지.”
이번 작품으로 유니버스의 건재함을 과시할 생각이었다.
랜덤 스튜디오라는 이상한 이름의 회사가 할리우드에 설 자리는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야지.
「베히모스」
거대한 괴수와 인간의 전쟁을 다룬 블록버스터.
세상에 없던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최고의 작품이었다.
“실력으로 증명하겠어. 누가 최고인지.”
뚜루루루─
톰은 스마트폰을 들고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대표님, 투자사부터 구하시죠.”
-오, 드디어 그 작품을 제작할 마음이 생겼나?
“네.”
* * *
우리는 강남의 프라이빗 술집에서 미팅을 가졌다.
봉진호 감독님과 송강우 배우님.
한국에서, 이 두 사람의 조합은 가히 무적이다.
“안녕하십니까.”
“오, 또 보네요. 하하.”
송강우 배우님은 넉살 좋은 웃음을 보이며 자리를 권했다.
“우리 봉 감독님 작품을 함께 하시는 거 맞지요?”
“그럼요.”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작품 커스텀(Lv Max)을 사용합니다.】
생각해 볼 것도 없이, 곧바로 새 작품의 설정을 짜기 시작했다.
‘메인 배우는 송강우 배우님.’
급하게 당장 모든 배역을 정할 필요는 없었다.
어차피 나중에라도 배역을 내 마음대로 고를 수 있어서.
【새 작품의 커스텀을 마쳤습니다.】
【같은 작품에 한해서, 중간에 작품을 얼마든지 재수정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작가님. 작품 생각은 좀 하셨습니까?”
“네. 감독님.”
“오, 어떤 내용인지….”
띵동─
최종 등급인 레전드리에 오르고 처음으로 발동한 작품.
베네핏을 이용한 작품 특성상, 어김없이 제한 시간이 무제한이었다.
【내용 :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 전설의 시작】
【장르 : 영화, 판타지, 부족전쟁, 마법, 검, 몬스터】
【장소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1층 카페】
【제한 시간 : 무제한】
왕국을 세우기 위한 부족들의 전쟁.
봉 감독님의 의도와 내가 설계한 장르가 정확히 일치했다.
“각자 개성을 가진 다섯 개의 부족이 전쟁하는 내용입니다.”
“흠, 그렇군요.”
시스템이 만든 작품이지만, 동시에 내가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
영화의 모든 설정이 내 머릿속에 들어있었으니까.
시스템이 내 의도대로 작품을 영상화해서 보여준다면.
“내일까지 시놉시스를 완성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
“기대가 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