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88)
「맨 vs 스페이스」 방송이 공개되고, 대중들의 반응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보통의 SF 장르, 여타 작품과는 확실히 달랐다.
대부분 영화로 제작하는데, 이번에는 드라마였으니.
고작 며칠 사이에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 드라마 부문 1위를 찍어버렸다.
“오빠, 시청자 반응 보셨어요?”
“어. 댓글 좀 읽어봤어.”
“아직도 계속 댓글 달리고 있어요!”
효주는 굳이 스마트폰을 들이대며 최신 댓글을 보여주었다.
-한편한편이 영화잖아 ㄷㄷ
ㄴ이런 게 작감배 삼위일체지
ㄴ캐스팅이 사기야 ㅋㅋㅋㅋ
ㄴ로다주는 믿고 본다
ㄴ김진우 아니고?
ㄴ나는 드레인 존슨 형님 ㅋㅋㅋ
ㄴ에반데?
-최원준이 이렇게 잘할 줄 몰랐음
ㄴ냥이 탐정 메로로 안 봄?
ㄴ원준이 형 템페스트로 옮기고 물오름
ㄴ이전에도 탑인데 이번 작품으로 찢었다
ㄴ국뽕각이자너 ㅋㅋㅋ
ㄴ주모 ㅋㅋㅋ
-에일리언 인베이젼은 쫄딱 망하지 않았냐
ㄴ같은 SF라서 비교됨 ㅋㅋㅋㅋ
ㄴ이거 드라마 한편 보다 못한듯 ;;;
ㄴ유니버스 스튜디오도 한물갔네
벌써 국뽕을 찾을 만큼 미국 현지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역시, 유니버스 얘기도 나오는구나.’
그쪽 반응이 궁금하네.
화가 많은 친구들도 몇몇 있을 텐데.
일단, 에바가 출연한 덕분에 마법소녀 파트 2도 다시 한번 재조명받았다.
남캐들 사이에서 멋진 여전사가 등장했으니, 눈길이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띠링─
그때, 새롬이에게 연락이 왔다.
[지금 안 바쁘시면 대표실로 와주세요]
드라마 반응이 예상보다 더 좋았기 때문이 아닐까.
곧바로, 발걸음을 옮겨 사옥의 최상층으로 움직였다.
똑, 똑─
“들어오세요.”
예상대로, 새롬이 대표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오오, 우리 회사 보물!”
“…. 보물이요?”
조카랑 결혼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보물이고 말고! 지금 할리우드에서 랜덤 스튜디오는 가장 핫한 제작사가 됐는데! 하하.”
“저는 체감이 잘….”
“미국 템페스트에서 지금 얼마나 많은 극본가들이 시나리오를 투고하는지 아십니까?”
“그래요?”
근데 그건 잭 니콜슨 감독님 덕분이지 않나.
“대표님, 지금 에바는 미국에서 활동하느라 한국에 못 오는 건가요?”
“그럼요.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아니면, 이제 쭉 할리우드에서 연기 활동해도….”
“아뇨. 에바는 어차피 김진우 작가님의 작품만 찍기를 원해요.”
“….”
정기태 대표는 눈빛을 빛내며 말을 이었다.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3부에도 마법소녀가 등장하지 않습니까?”
“…. 그렇죠.”
2부의 마지막 파트, 쿠키영상에서 마법소녀들이 등장을 예고하니까.
근데 기존의 등장인물들과 어떤 조화를 이루게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시스템만 알겠지.’
어차피 1부에 이어, 2부 영화 제작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내년 5월, 결혼하기 전까지 얼마나 찍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띠리리링─
대표의 스마트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아, 잠시만요.”
“네.”
전화를 받는 정기태 대표를 뒤로한 채 새롬이와 대화를 나눴다.
“지금 뉴욕에서 맨 대 스페이스 광고를 진행 중이에요.”
“그래요?”
“네. 아직 확정은 아니지만, 어쩌면….”
“???”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 광고를 넣을 수 있을지도 몰라요.”
“와…. 안젤라 지부장님 능력 보소.”
“아무리 능력이 좋아도 작품이 별로면 불가능해요.”
새롬이 눈빛이 초롱초롱해서 너무 기분 좋다.
능력 있는 서방님을 바라보는 것 같아서.
“이게 다 제작사가 잘나서 그렇죠. 새롬 씨 덕분이에요.”
“에이, 진우 씨가 다….”
“저기.”
그때, 대표님은 전화를 끊고 대화에 끼어들었다.
“급하게 일정이 생겼는데.”
“네. 대표님.”
순간, 정기태 대표의 입가에 묘한 미소가 걸렸다.
“조미 팰런쇼에 출연하기로 했네. 맨 대 스페이스 출연자들.”
“네?”
“에바랑 최원준 배우님도 포함해서.”
“오! 진짜 잘됐네요.”
“그리고.”
미국의 간판 토크쇼, 조미 팰런쇼.
출연진 전원 확정이면, 다시 한번 국뽕의 바람이….
“새롬이가 미국에 가서 에바랑 최 배우님 좀 케어해 주면 안 되나.”
“제가요?”
“그 스케줄만 끝나고 금방 돌아오면 돼.”
“알겠습니다.”
이렇게, 또 새롬이랑 찢어지는 건가.
“일단 미국행 티켓부터 끊죠.”
“저기요. 저는 왜 안 가요?”
대표님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내게 반문했다.
“아니, 작가님이 미국을 왜 가요.”
“부부는 일심동체니까요.”
“…. 인정.”
아직 결혼은 안 했지만, 이제 곧 할 거잖아.
* * *
랜덤 스튜디오 채널을 관리하는 사람은 여럿 있었지만.
그중, 황효주의 지분은 독보적이었다.
미국에 있는 편집자, 제시보다 더 많은 영상을 찍고, 올리고, 편집했기에.
“은빈아, 우리 채널 구독자 970만이야.”
“이제 곧 천만 찍겠네요.”
“맨 대 스페이스….! 존버는 승리한다.”
“존버는 승리한다!”
그동안 「맨 vs 스페이스」 관련 영상을 얼마나 많이 올렸는지 셀 수도 없었다.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출연 배우들과 김진우 작가에 대한 영상을 올렸으니.
“우리 좀만 있으면 다이아 버튼 받는 거예요?”
“아, 그게 있구나”
10만에 실버, 100만에 골드 버튼을 받는다.
백중원 선생님은 단숨에 100만 구독자를 찍고, 실버와 골드를 동시에 받았는데.
“실버, 골드, 다이아를 한 번에 리뷰하는 사람은 없겠지?”
“전 세계 최초 아닐까요?”
“작가님, 미국에서 돌아오시면 리뷰 영상 찍자고 해야겠네.”
“아, 근데 정 실장님도 같이 가신 거죠?”
“응.”
아무래도 데이트하기 좋은 환경은 미국이었다.
한국에선 두 사람의 얼굴을 모르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나마 미국에선 얼굴보다 작품으로 더 유명하지.”
“효주 언니도 요즘 유명하잖아요.”
“나는 그냥 셀럽 정도지.”
“왤케 겸손해요.”
효주의 개인 채널의 구독자도 100만을 넘어섰다.
에바와 함께, 우주에 갔다 온 멤버 중 하나였으니까.
“언니, 요즘 드라마 준비는 잘 되고 있어요?”
“아, 지금 방송국 알아보고 있어.”
“작가님이 도와주신다고 하던데.”
“언제까지 의존하기는 좀 그래서…. 직접 대본들고 방송국 돌아다녀.”
“와, 멋있어요!”
효주도 대본 외적으로는 인지도가 높은 편이었다.
“작품으로 인정받고 싶어.”
“잘될 거예요.”
이미 공중파에서도 슬슬 반응이 오고 있었다.
SBC에서는 드라마국 CP가 직접 만나자고 연락이 왔으니.
“근데, 제가 개인적으로 궁금한 게 있는데요.”
“응?”
“김진우 작가님, 첫인상이 어땠어요?”
“첫인상? 음, 그때가 이민주 작가님 보조 작가 시절이었는데….”
“잠깐만요!”
“???”
밍쁨은 촬영 장비를 설치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네. 그래서요?”
“…. 너도 방송인이 다 됐구나.”
“헤헤.”
무려 900만 너튜버의 삶.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고, 일상을 공유하며, 시청자와 소통하는 것.
김진우 작가와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은 컨텐츠가 될 수 있었다.
“작가님도 나랑 희정이 못지않게 관심 좋아하시니까.”
“음, 그러네.”
관종이 아니라면, 우주나 북극에 가는 걸 설명할 수가 없었다.
특히, 다큐 시청률을 올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템페스트 직원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이미 결혼 날짜까지 잡았잖아.’
미국에서 알콩달콩 시간을 보내지 않으려나.
* * *
조미 팰런쇼 촬영 일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잡혔다.
뉴욕의 NBS 방송국.
스탭의 허락을 구한 뒤, 새롬이와 함께 출연자들의 촬영 모습을 지켜봤다.
로다주, 드레인 존슨, 최원준, 에바.
가장 인기 많은 네 명의 캐릭터들.
그들은 현재 방송 중인 드라마 출연자들 중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조미 팰런 투니잇 토크쇼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로다주 배우님, 맨 대 스페이스에 대해 짧게 설명해 주실 수 있나요?”
“아, 네.”
새롬이와 함께 미국의 방송국에 방문했다.
멀리서 배우님들 인터뷰 장면은 지켜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내가 대본을 쓴 작품의 배우진이 이렇게 화려한 것도 놀라운데.
조미 팰런쇼 출연에,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광고까지.
3년 전에는 꿈처럼 생각했던 일들이 현실이 되었다.
“새롬 씨.”
“네.”
“에바가 말을 이렇게 잘했나요?”
“….”
한국말을 할 때와 영어를 할 때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김진우 작가님을 처음 본 건 한국의 찜질방이었어요.”
“췸질방?”
“아, 한국의 사우나 같은 곳인데….”
한국 찜질방도 홍보해 주고, 사장님들이 참 좋아하겠네.
“진우 씨, 내년 5월이 되기 전에.”
“네?”
“이번 영화 제작 끝낼 수 있겠어요?”
“음…. 어려울 것 같은데.”
“그럼 2부까지만이라도.”
“네. 어떻게든 해볼게요.”
전설의 시작, 1부 촬영 준비는 이미 끝났다.
이미 봉 감독님은 해외 로케 순방을 마치고, 내게 연락을 했으니까.
“한국에 돌아가면 대본리딩부터 하고, 바로 촬영 들어갈 수 있어요.”
“좋네요.”
“근데 저 얼마 전에 이민주 작가한테 톡이 왔어요.”
“이민주 작가님?”
“네.”
효주가 올린 동영상 조회수가 수백만을 찍으면서 이슈가 되었다.
“이민주 작가가 착취한 거 아니냐는 여론이 생겨서요.”
“…. 그래서요?”
“일단 제가 너튜브에 전부 오해라고 공지 올렸죠. 시청자들이 내 말을 동의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민주 작가, 아직도 미워해요?”
“글쎄요.”
마법소녀 이후로, 이민주 작가와 체급 차이가 크게 났다.
드라마든, 영화든 네임밸류로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벌어졌으니.
“사실, 오늘 아침에 이민주 작가님한테 톡이 하나 왔어요.”
“오, 정말요?”
“잠깐만요. 보여줄게요.”
[진우야 혹시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미안하다]
사실, 이민주 작가가 희정이를 주연 배우로 쓴 뒤로 복수심은 사그라들었다.
6년 동안 혹사당한 기억도 나를 단단하게 만든 시간으로 포장했으니까.
이민주 작가도 본인이 손해 볼까 봐 사과했겠지.
이제 나랑 각을 세우면 진짜 크게 다칠 수도 있잖아.
“그래도 답장은 뭐라고 했어요?”
“다 지난 일이니까 신경 쓰지 말라고 했죠.”
“….”
“과거는 과거니까요.”
“우리 진우, 많이 컸네.”
새롬이는 손바닥으로 머리를 슥슥 쓰다듬었다.
“이런 말도 할 줄 알아요?”
“당연하죠.”
“그럼 오늘 밤에 같이….”
“…. 분위기 좀 깨지 말고.”
“넵.”
지이이잉─
그때, 진동으로 맞춰놓은 스마트폰에 불이 들어왔다.
“멜론 형님?”
“회장님이요?”
“무슨 일이시지.”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전화를 받았다.
“네. 투자자님.”
-결혼 소식은 들었는데, 축하해요. 하하.
“감사합니다.”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잠깐 되시나?
“네?”
-미국에 왔으니까, 당연히 내가 대접해 드려야지.
“아, 죄송해서 어쩌죠? 선약이 있는데.”
-음…. 아깝게 됐구만.
얼마나 대접하고 싶었는지, 목소리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오늘 안젤라 지부장님이 저녁 식사에 초대하셨거든요.”
-아, 안젤라? 디지니 플레이?
“네.”
-그, 그럼 나도 같이 가면 안 되나? 숟가락만 얹으면 되는데.
“저희가 지금 뉴욕에 있어서요.”
-지금 당장 전세기 타고 가겠쏘!
“….”
멜론 회장님이 오늘따라 적극적이시구나.
그렇게나 나한테 대접하고 싶었던 건가.
“지부장님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오, 그래요.
* * *
안젤라는 진우와 새롬을 초대하고, 가장 먼저 레스토랑에 방문했다.
이제 에바는 다시 미국을 떠나 한국에서 활동할 테니.
여동생을 앞으로도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초대했는데.
“멜론 머스크 회장님이라….”
「맨 vs 스페이스」 최대 투자자님.
식사 자리에 함께 초대할 명분은 충분했다.
“지부장님!”
그때, 멀리서 진우가 아는 체를 했다.
그의 옆에 에바와 새롬이 동시에 들어왔다.
“빨리 오셨네요.”
“네. 근데 회장님은….?”
“알아서 오고 계시겠죠.”
“아….”
안젤라는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얼굴을 붉혔다.
“혹시 두 분….”
“아니요! 절대!”
“…. 두 분 만난 적 있냐고 여쭤본 건데.”
“아, 촬영장에서 뵀어요.”
“???”
김진우 작가가 또 이상한 소리를 하기 전에 웨이터를 불렀다.
“저는 라면에 소주.”
“…. 미슐랭 쓰리 스타에서?”
“농담이에요.”
그래. 김진우 작가는 이런 사람이야.
이렇게 농담이랑 장난하는 걸 좋아하는데.
혹시 회장님이랑 묘하게 엮어져 있다는 사실을 알면.
‘뉴스에 뜰지도 몰라. 조심해야겠어.’
잠시 후, 멜론 머스크 회장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오, 진우 동상!”
“회장님, 어떻게 지내셨어요?”
“나야 뭐, 화성에 가서 시멘트 바를 생각으로 가득하지.”
“아하.”
“언젠가 진우 동생 반드시 화성 보내줄게요.”
“…. 그런 말 하면 저 진짜로 가야 할지도 몰라요.”
“에이, 그럼 가면 되지!”
“안 돼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들의 대화가 왜 이럴까.
‘대화 수준 무엇.’
안젤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렸는데.
이미 정새롬 실장은 포기한 듯 진우를 무시하고 에바와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두 사람, 친해 보이네.”
“응! 친언니보다 더 언니 같다고!”
“…. 내가 널 어떻게 업어 키웠는데.”
솔직히, 에바는 이제 할리우드에서만 연기해도 될 만큼 많이 성장했다.
“오늘 조미 팰런쇼 촬영은 어땠어?”
“새 작품에 대해 슬쩍 흘렸지. 은근슬쩍 홍보하기.”
“무슨 작품?”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오, 잘했네.”
안젤라의 끝없는 설득 끝에, 디지니 플레이도 투자를 확정했다.
사실 그 전부터 해외 로케 장소 헌팅을 직접 도왔으니.
그런 노력이 없었다면 디지니 상부에서도 투자를 허락하지 않았을 터다.
“디지니 오리지널도 아닌데 투자했어요.”
“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배우들 캐스팅 명단을 보면 하나같이 톱스타뿐이었다.
판타지 대작인 만큼, 물 먹는 하마처럼 돈을 빨아먹겠지.
‘나도 궁금하네.’
김진우라는 단 한 명의 작가가 영화계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을까.
“미국에서도 동시 개봉할 수 있을 거예요.”
“오, 정말인가요?”
안젤라는 입가에 미소를 띠고 새롬과 대화를 이어갔다.
“네. LA 쪽에서는 제가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네요.”
“그럼 미국 동부는….”
“제가 왜 뉴욕에 왔겠어요?”
“아, 배급….!”
“역시, 정 실장님이랑은 말이 잘 통하네요.”
영화는 그 무엇보다도 배급이 가장 중요하다.
일단, 영화관에 걸려야 성적을 확인할 수도 있으니까.
“근데 아무래도 베히모스보다는 배급 파워에서 밀릴 수밖에 없어요.”
“그러겠죠. 유니버스 스튜디온데.”
“하지만…. 아시죠?”
“성적이 먼저죠.”
결국, 영화의 흥행은 배우와 시나리오, 연출에 의해 결정된다.
끄덕─
안젤라와 정새롬은 동시에 고개를 돌려 누군가를 쳐다봤다.
“???”
아무것도 모른다는 듯 멍청한 표정을 짓는 김진우 작가.
이 사람이 어떤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어떤 작품을 쓸지.
“작가님이 제일 중요하네요.”
“뭐가요?”
“…. 식사하시죠.”
“넵.”
* * *
한국에 돌아온 뒤에도 빡빡한 일정을 이어갔다.
마침내 다가온 대본리딩 날.
수많은 별들이 템페스트로 향했다.
대본리딩은 마치 연말 시상식을 하는 듯 화려했다.
효주와 밍쁨은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듯 카메라를 들이댔다.
그냥 대충 찍어서 올리기만 해도 조회수 수백만쯤 나오지 않을까.
“조연출까진 아니고, 연출팀으로 참여하기로 했어요.”
“잘했어요. 진우 씨.”
모든 작품이 그랬지만, 특히 이번 영화는 그 어떤 작품보다 중요했다.
이번 영화의 성공-, 특히 미국에서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템페스트와 랜덤 스튜디오의 미래가 달라지지 않을까.
‘실패하면….’
할리우드에서는 오직 디지니 빨로 성공하는 작가로 남겠지.
“저기 작가님.”
“아, 나지수 감독님.”
“안녕하세요.”
이번 영화에 조감독을 맡아줄 나지수 감독님.
원래 메인 감독급이지만, 영화의 중요성을 고려해 조감독 직을 흔쾌히 수락했다.
“고마워요.”
“고맙긴요, 오히려 감사하죠.”
“네?”
“저도 봉 감독님을 얼마나 존경하는데요.”
“아….”
나 역시 조연출 노릇을 해봐서 잘 알고 있다.
말이 좋아서 감독이지, 그냥 슈퍼 을에 불과하다는 걸.
메인 감독, 촬영 감독, 제작사, 투자사, 주연 배우.
누구 하나 귀찮게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심지어, 작가이자 조연감독일 때도 그랬는데.
그냥 평범한 조연출은 평소에 얼마나 굴러야 할까.
“근데, 작가님 작품은 조감독한테도 너무 좋아요.”
“그래요?”
“네. 갑질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
그러고 보니까 맞는 말이네.
시스템은 인성도 보고 배우를 뽑는 건가.
“나 감독님한테 누가 갑질을 하겠어요.”
“음….”
한국 엔터판에서 밥 빌어먹으려면 메인 감독은 건드릴 수가 없지.
아마, 이전에 몸담았던 MBS 방송국에서도 굽신굽신할 텐데.
아직까지 출연 배우들이 차례로 현장에 도착했다.
송강우 배우님을 필두로 속속들이 들어오는 슈퍼스타들.
한 명 한 명이 각자 드라마나 영화의 주연급 연기자들이었기에.
내 작품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배우들은 각자의 방송에서도 성공해서 돌아왔다.
“별님들이 오네요.”
“우리 친구들, 강해졌구나.”
“….”
벌써 최원준 배우님이 한국인 연기자로서 실력을 입증했으니.
이들과 함께면, 할리우드 배우들과 경쟁해도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번 영화로 커리어에 정점을 찍어야지.’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듯, 다들 눈빛이 예사롭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