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198)
작품성과 흥행성을 두루 갖춘 완성형 판타지 영화.
첫 번째 편에 이어, 한 달 뒤에 개봉한 두 번째 영화까지.
두 편의 시리즈물은 순식간에 각국의 극장가를 점령했다.
그야말로 의 시대.
연일 기록을 갈아치우며 전 세계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역시 봉 감독님 작품에 메시지가 빠지면 섭섭하지.’
수많은 관객들은 영화 속에 숨겨진 메시지를 찾으려 재차 영화관을 방문했다.
너튜버들의 해석을 보지 않으면, 세 번은 봐야 이해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았기에.
‘어느 정도 성공을 예상하긴 했지만….’
한국은 물론, 유럽이나 북미의 아이들은 유치한 거적때기를 입고 다녔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이 입고 다니는 가죽이나 뼈로 장식한 원시 부족민의 복장이었는데.
“현실감이 떨어지네요.”
“그러게요.”
결혼식에 앞서, 새롬이랑 실내 데이트를 즐기며 뉴스를 시청했다.
-할리우드 스타들 사이에서 ‘더 트라이브’ 복장을 입고 SNS에 인증하는 챌린지가 유행입니다. 저도 한 번 입어봤는데요?
앵커는 부끄러움도 모르고 거적때기를 입고 뉴스를 진행했다.
공중파 뉴스에서 저런 복장으로 진행하는 날이 올 줄이야.
“세계가 망하려고 그러나.”
“….”
이게 시스템이 바라는 미래일까.
현재 최고의 래퍼라고 평가받는 인물도 미국의 토요일 밤을 책임지는 예능에 출연해 패러디했다.
뉴스에서 보여주는 원시인 복장의 패러디물을 보고 있노라니, 시스템의 참뜻을 깨우치기에는 충분했다.
‘혹시 공산주의….?’
승급 비용이나, 주간미션으로 기부하라고 종용하는 것도 그렇고.
시스템이 바라는 사회는 재화의 재분배가 이뤄지는 평등사회인가.
유명한 가수든, 전설적인 락밴드 멤버든, 탑급 모델이든.
그냥 맨몸으로는 똑같이 죽창 한 방에 죽는다는 사실.
-현재 각국의 의류 공장에서는 수요에 맞춰 수제 가죽옷을 제작하고 있습니다. 국제 동물 보호 단체는 야생동물 불법 포획 방지법 강화를 요구하며….
시대에 뒤떨어지기 싫어하는 인플루언서들은 앞다투어 가죽옷을 구입했다.
밖에서 입지는 않고, 당연히 SNS에 인증샷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겠지만.
“돌았네. 21세기에 가죽 빤쓰를 입고 다니다니….”
“그만큼 영화가 성공했다는 증거죠.”
“이거 잘하면 나뭇잎만 입고 돌아다니겠는데? 마지막 편에서 한 번 츄라이….?”
“….”
한편, 영화에 출연한 김채은 배우도 섹시한 가죽옷을 입고 인증샷을….
“오우야….”
“죽을래?”
“오우, 야는 왜 이렇게 춥게 입고 다녀. 감기 걸릴 듯.”
“….”
우리 새롬이는 질투하는 모습도 예쁘네.
옆에서 토라진 여친을 그윽하게 쳐다봤다.
“새롬 씨.”
“네.”
“사흘 후면 우리 진짜 결혼하네요.”
“그러게요.”
“결혼 준비 혼자 하게 만들어서 미안해요.”
“바빴잖아요. 이해해요.”
사실 바쁜 건 새롬이도 마찬가지였다.
랜덤 스튜디오에 배급 업무를 확장하는 작업을 혼자 도맡아서 처리했으니.
“다음 작품도 봉 감독님께서 수락하셨어요.”
“그쵸. 3부작이니까.”
“세 번째 작품의 배급권은 100퍼센트 전부 랜덤 스튜디오가 독식할 거예요.”
“배 터져 죽겠네.”
“아뇨, 충분히 가능해요. 지금까지처럼 진우 씨가 대본만 잘 써주면.”
“…. 부담 돼요.”
몰디브 근처 심해에 있다는 난파선.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 몇 군데에 유명한 관광지가 존재했다.
‘찾아봐야지.’
일단, 스킨 스쿠버 다이빙으로 해 보고, 못 찾으면 잠수함이라도 타야지.
“진우 씨, 요즘 다른 영화 관계자들 곡소리가 여기까지 들려오네요.”
“뭐, 시기를 잘 못 탔죠. 더 트라이브에 베히모스까지….”
“네. 특히 우리 작품이 극장가 티켓을 전부 쓸어 담아서.”
“아….”
베히모스도 한국에서는 처참하게 망했다지.
미국에선 그나마 톰 스미스 감독의 이름값을 보전했다던데.
“베히모스는 아마 우리 작품을 안 만났으면 두 배는 성공했을걸요.”
“상대가 나빴네.”
“어쩌겠어요.”
평소에 영화를 자주 보는 관객은 둘 다 보겠지만.
오랜만에 영화관에 들르는 사람은 보통 1등만 보니까.
“정영준 사장님도 속 좀 쓰리겠어요.”
“네. 투자금을 절반이라도 회수하면 다행이죠.”
“…. 회삿돈으로 투자했다던데.”
주주들이나 부회장님한테 제대로 까일 일만 남았겠어.
띠링─
그때, 새롬이 스마트폰에 톡이 도착했다.
‘근데 왜 사과폰….?’
우리 새롬이, 천성 전자 스마트폰을 안 쓰는구나.
같이 광고도 찍었으면서 너무하네, 나도 바꿔야지.
“희정이한테 연락 왔어요.”
“왜요?”
“음, 오늘 밤에 희정이랑 약속 있어서요.”
“아, 그래요?”
“네. 결혼 전에 여자들끼리 하는 그런 게 있어요.”
“….”
뭐지, 파자마 파티 그런 건가.
“제가 아는 친구들이에요?”
“그럼요. 그때 봤었죠? 주영지라고.”
“아, 기억난다. 현신차 상무였나.”
“네. 그리고 효주도 같이 보기로 했어요.”
“나도 껴줘.”
“….”
“농담이에요.”
어쩐지, 희정이가 나한테 숨기는 게 있더라고.
엄청 음흉하게 웃으면서 얼레리 꼴레리 이 지랄.
“사실 저도 오늘 저녁에 조준 형님이 술 한잔하자고 했어요.”
“정말요?”
“네. 다녀올게요.”
새롬이는 내게 가볍게 포옹하더니 슬쩍 입을 열었다.
“술 너무 많이 먹지는 말고.”
“네. 우리 헤어지기 전에 키스나 한번 조질까요?”
“…. 우리 사흘 뒤면 신혼여행 갈 거잖아요.”
“음, 그럼 몰디브에서….”
“알겠어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내 볼을 쓰다듬으며 말을 잇는 여친님.
“거기서 대본 마음껏 쓰고 3부작 마무리 잘….”
“아뇨, 그거 말고.”
“네?”
아기 낳아야죠.
내가 그날만을 손 꼽아 기다렸는데.
“???”
* * *
브라이덜 샤워.
외국에서 건너온 문화였지만, 한국에서도 제법 정착이 된 결혼 전 파티.
김희정은 남친을 기다리는 동안에도 오늘 밤 파티를 즐길 생각으로 가득했다.
“흐흐흥. 마법소녀 웹툰 개꿀잼.”
웹툰 작가 밍쁨의 마법소녀 파트 2.
아무리 몰아봐도 한 시간을 넘길 수 없었다.
“으으, 웹툰은 다 좋은데 너무 짧은 게 흠이야.”
일주일에 한 편이 올라오니까 당연했다.
최근에 장르 소설로 영화화도 된다던데.
“웹소설이나 볼까.”
김희정은 웹소설 사이트 에 접속해서 목록을 살폈다.
“음, 뭐가 재밌으려나….”
재밌어 보이는 작품들을 하나씩 훑어보고 있었는데.
드르륵─
그때, 사무실의 문이 열리고 강준이 들어왔다.
“깡준, 시킨 일은 잘 처리했어?”
브라이덜 샤워 파자마 파티 장소 대관.
희정이는 직접 처리하겠다더니 남친에게 일을 떠넘겼다.
“응. 영화 광팬이라고 꽁짜로 해주신다는 거 겨우 말렸어.”
“우리 남친, 요즘 잘 나가네.”
“당연하지. 누구 남친인데.”
템페스트 엔터 소속 배우들은 하나 같이 전부 핫했지만.
그중에서도 ‘더 트라이브’ 멤버들의 인기는 독보적이었다.
대표적으로는 임재준, 강준, 지성호.
전부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을 만큼 대단했지만.
“파티 준비물은?”
“샴페인이랑 화관은 샀는데, 맞춤 제작 케이크는 오래 걸린다고 해서….”
“후우, 제일 중요한 걸 빠트렸네.”
“미안.”
마치, 남친이 아니라 노예가 아닌가.
역시 연인 관계에서는 더 사랑하는 쪽이 을이었다.
“그래도 깡준이니까 봐줄게.”
“고마워.”
“에이, 뭘 이런 걸로 고마워.”
“아냐, 진심으로 고마워.”
강준은 슬쩍 미소를 지으면서 희정이를 바라봤다.
자신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만들어준 작가의 친동생.
처음 연기 학원에서 친구로 만났을 때도 이런 관계가 될 줄은 몰랐는데.
“희정아, 우리도 결혼 생각해 볼까….?”
“아니, 나는 3년 이상 연애하고 결혼할 건데?”
“알겠오.”
아마 황효주, 변혁주 커플처럼 속도위반은 절대 불가능할 터다.
‘걸리면 뒤지겠지?’
김진우 작가한테 찍히면 모가지 뎅겅 하고 템페스트 사옥 앞에 효수당할지도.
제아무리 잘 나가는 탑스타지만, 그분 앞에서는 태양 앞에 반딧불이 아닌가.
띠링─
그때, 희정의 스마트폰에 새롬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깡준, 나 지금 바로 언니 보러 갈게.”
“응. 나도 스케줄 가야 해.”
“그럼 모레 결혼식 때 봐!”
“내가 태워줄까?”
“아냐. 언니가 주차장에서 기다리고 계신대.”
“응.”
오늘 새언니와 함께 쇼핑을 가기로 약속했다.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가리겠지만, 그래도 매니저 두어 명은 필수였다.
“아, 깡준! 결혼식 날 네가 로미오 좀 챙겨.”
“내가?”
“응. 나는 언니 들러리 설 거라서. 로미오도 우리 가족인데 당연히 같이 와야지.”
“알겠어.”
“그럼 모래 봐.”
“으… 응?”
쪽─
희정은 남친의 볼에 뽀뽀를 갈기고 현관문을 나섰다.
“짜식, 되게 부끄러워하네. 은근 귀엽단 말이야.”
“희정아?”
“아, 새롬 언니!”
오늘 밤 브라이덜 샤워의 주인공.
새롬이 운전하는 스포츠카의 보조석에 탑승했다.
“언니, 우리 오늘 완전 바빠요.”
“뭐 사러 가게?”
“룸 장식이랑, 베일이랑, 촬영 용품으로….”
희정이는 파티 준비물을 하나씩 읊더니, 이내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먼저 속옷부터 사러 가요.”
“뭐….?”
“신혼여행 때 입을 속옷이요.”
“…. 뭐가 이렇게 노골적이야.”
남매가 쌍으로 닮긴 닮았구나.
“일단 심세계 백화점으로 가요. 검정색 카터벨트 속옷 세트 파는 곳 알아봤어요.”
“내가 그런 걸 왜….”
“그냥 나만 믿고 따라와요. 헤헿.”
“….”
새롬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못 이기는 척 희정의 손에 이끌렸다.
* * *
며칠 뒤, 세기의 결혼식이 열리는 바로 그날.
전 세계 영화 팬들은 SNS를 통해 두 사람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부사장님, 바로 가시겠습니까?”
“그래야지.”
정조준은 비서에게 결재 서류를 건네며 넥타이를 바로잡았다.
‘하객들이 어마어마하네.’
로다주 배우, 잭 니콜슨 감독이나 안젤라 총괄이사.
할리우드에서 목소리 높은 인물들이 한국을 찾았다.
결혼식에 초청받은 외국인들은 진작에 내한해서 호텔에 머물렀는데.
“멜론 머스크 회장….”
특히, 테솔라의 주인의 방한은 언론의 집중 관심을 받았다.
하필이면 안젤라 이사와 함께 방문한 이유가 무엇인지를 포함해서.
‘테솔라에서 태양광 에너지 사업권만 따내면 게임 셋인데.’
다른 형제들은 진작에 리타이어하고, 마지막 남은 정영준과의 후계 다툼.
“꽤 질긴 싸움이야.”
썩어도 준치라고, 정영준이 심어둔 사람은 천성 그룹 도처에 널려있었다.
벌써 실적으로는 답이 없어서 그런지, 정치질로 후계 자리를 노리는 모양인데.
‘비리만 폭로하면….’
사실 이런 식으로 지저분하게 정리할 마음은 없었지만.
상대방이 먼저 더럽게 나오니까 이제는 어쩔 수가 없었다.
‘한동안 시끄러워지겠어.’
결혼식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한 달 뒤쯤에 터트릴 준비를….
띠리리링─
그때, 조준의 사적인 스마트폰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지인들만 알고 있는 번호라서 낯선 전화가 걸려올 일은 없을 텐데.
“전화번호가…. 한국 사람이 아니잖아?”
-여보시요.
목소리를 들어보니, 상대는 미국식 영어 발음의 중년 남성이었다
“누구….?”
-멜론 머스크라는 사람인데, 테솔라를 경영하고 있습니다.
“회, 회장님….?”
-김진우 작가의 추천으로 전화했는데.
“네?”
-괜찮은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서요, 아닌가?
“아, 그게….”
며칠 전 술자리에서 진우에게 농담 식으로 던진 말.
그때 진우는 그게 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마, 맞습니다! 꼭 만나 뵙고 인사드리고 싶습니다!”
-흠, 결혼식 끝나고 30분 정도 있는데.
“넵! 결혼식에서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래요.
뚝.
조준은 전화를 끊고, 한동안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말도 안 되는 엄청난 기회를 황당할 만큼 쉽게 잡았으니까.
“이거 꿈인가?”
“네….?”
“하…. 하하. 하하하하!”
“부, 부사장님….?”
“끝났어.”
“네?”
“이 지루한 싸움도 다 끝났다고!”
조준은 급하게 나가면서 비서에게 지시를 내렸다.
“지금 내 컴퓨터 세 번째 폴더에 있는 사업계획서 나한테 보내. 사명은 테솔라로 편집하고.”
“아…. 네! 근데 운전은….”
“결혼식장은 내가 알아서 갈 거야.”
“네. 알겠습니다.”
김진우에게는 항상 도움을 받는 입장이었으니.
그때마다 미안하면서도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앞으로 내가 더 잘해야지.”
진우한테도, 새롬이한테도.
* * *
오늘 사회를 보기로 한 강준이 직접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했다.
불편한 턱시도를 입었어도, 입가에 걸린 미소는 지워지지 않았다.
“오늘 형님 엄청 행복해 보이시네요.”
“당연하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근데 메이크업 스튜디오랑 거리가 좀 있네.”
“네. 코너만 돌면 결혼식장이에요.”
진짜 오늘 결혼하는구나.
시야에 결혼식장이 들어오니 실감이 들었다.
“너도 희정이 있을 때 잘해.”
“네! 하하.”
“걔가 성격이 좀 까탈스럽고, 싸가지 없고, 재수 없어서 그렇지, 그것만 빼면 괜찮아.”
“…. 그 정도예요?”
“아, 그리고 가끔 미친 사람처럼 정신줄 놓을 때도 있는데, 어릴 때 나랑 맞짱 뜨다가 내 어깨 탈구될 뻔….”
“….”
“…. 뻥이야.”
말하다 보니 너무 솔직했다.
끼이이익─
결혼식장에 도착하고, 내리기 전에 다시 말을 걸었다.
“너는 안 내려?”
“아뇨, 저는 형님 집에 들러서 로미오 데려올게요.”
“응? 우리 집 고양이는 왜?”
“희정이가 시켰어요. 가족이라고.”
“…. 하여튼, 유난이야.”
강준을 뒤로한 채 차에서 내려 결혼식장에 들어갔다.
“기, 김진우다!!!”
“작가님! 한 말씀만 해주세요!”
“여기 좀 봐주세요!”
현장에서 대기 중이던 템페스트 직원들이 재빨리 달려와 주위를 물리쳤다.
“잠시 지나가겠습니다!”
“비켜주세요!”
“밀지 마시고….!”
결혼식장에 들고, 부모님의 평온한 표정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졌다.
‘결혼하기 잘했네.’
이제는 회사도 정리하고, 매일 산 타는 낙으로 사는 두 분.
행복한 가정에서 자라서 작가의 꿈도 꿀 수 있지 않았을까.
당장 먹고 살 걱정부터 했으면 어디든 취업할 생각부터 했겠지.
“진우 왔니?”
“네. 어머니.”
“한 번만 안아보자.”
“네.”
세상에서 제일 따뜻한 어머니의 품.
그동안 글만 쓴다고 제대로 효도도 못 한 것 같다.
“용돈 올려드릴게요.”
“됐어. 지금도 충분해.”
“근데 김희정은 집에 얹혀살면서 용돈도 안 드려요?”
“우리가 일부러 안 받지. 몇 푼이나 번다고.”
“….”
마법소녀가 고작 몇 푼밖에 안 벌겠어?
‘김희정, 이런 불효자식이.’
아마 지금쯤 신부 대기실에 같이 있을 텐데.
“내가 한번 보러….”
“아니, 신랑은 가는 거 아냐.”
“네?”
고개를 슬쩍 젓는 어머니 표정을 보고 아쉬움에 신부 대기실을 힐끔 쳐다봤다.
“작가님!!!”
“꺄아아아!”
“와, 대박.”
그때, 뒤쪽에서 들려오는 밝고 쾌활한 목소리들.
날다람쥐 춤으로 수많은 짤을 탄생시킨 걸그룹.
“어서 오세요.”
퍼플걸스 뿐만이 아니라, 유설아 씨도 함께 현장에 도착했다.
“오늘 완전 멋있어요!”
“감사해요. 하하.”
멋쩍게 웃음을 흘리고, 다음 하객들을 맞이했다.
템페스트 배우들만 해도 한 트럭이니까.
인사만 하다가 결혼식 다 끝날 것 같다.
일반인 중에는 인재대학교 지도교수님이나 동아리 친구들도 식장에 찾았다.
그 밖에도, 새롬이나 천성 그룹과 연관된 화려한 인맥들이 줄을 이었다.
‘와아, 정신없네.’
그때, 신부대기실에서 나오는 김희정을 발견했는데.
여동생은 로미오를 결혼식장 직원에게 맡기고 있었다.
‘쟤는 지금 뭐 하는….?’
다가가서 물어보려고 했지만, 밀려오는 하객들이 먼저였다.
그중에서도, 유난히 눈에 띄는 인물 중에서 한 명은 바로.
“회장님,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화성 갈끄니까!”
“…. 갈끄니까!”
안젤라 이사님과 함께 다가오는 멜론 머스크 회장님.
언제 가까워졌는지, 두 사람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흘렀다.
‘두 분 나이 차이가….’
에바를 닮아서 여배우 소리를 들을 만큼 아름다운 미인이랑 만나고.
‘멜론 회장님, 인생 성공하셨네.’
* * *
엄숙한 분위기 속, 사회를 맡은 강준이 마이크를 통해 입을 열었다.
“오늘 사회를 맡은 배우 강준입니다. 지금부터 신랑 김진우 군과 신부 정새롬 양의 결혼식을 시작하겠습니다.”
짝짝짝짝─
강준은 박수갈채가 끝나자마자 말을 이어갔다.
“오늘 축하하기 위하여 참석해주신 내빈 여러분께 양가를 대신하여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도 세상에서 제일 존경하는 두 분의 결혼식이라 많이 떨리네요.”
강준은 지체 없이 식을 거행했다.
이어서, 양가 부모님의 입장 및 화촉 점화.
주례를 봐주실 잭 니콜슨 감독을 소개하고.
“신랑 입장!”
잔뜩 긴장한 와중에도 당당하게 발걸음을 옮기는 김진우.
수많은 유명인들의 축하 속에서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았다.
“멋있다!!”
“잘 생겼다!!!”
몇몇 하객들의 장난스러운 말소리를 뒤로한 채 주례 선생님의 앞에 선 신랑.
“자, 다음은 오늘의 주인공이죠? 신부 입장!”
이어지는 순서, 강준의 외침과 함께 신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성 그룹 부회장의 팔짱을 끼고 한 걸음씩 움직이는 여인.
순백의 드레스와 너무 잘 어울리는 정새롬은 사뿐사뿐 걸어왔다.
신랑 김진우와 신부 정새롬.
두 사람은 아무 말 없이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이 입장을 마치고, 하객 여러분 앞에 섰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맞절을 해주시기 바랍니다.”
출입을 허가받은 기자들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았다.
영어로 마이웨이 주례를 보는 잭 니콜슨 감독.
마침내, 혼인 서약을 마치고 예물 교환의 시간이 찾아왔다.
찰칵─
순간, 불이꺼지고 새하얀 조명이 입구를 비췄다.
“로미오….?”
집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고양이.
로미오를 따라 조명이 따라서 움직였다.
“와아, 메로로다!”
“너무 귀엽잖아!?”
“나만 없어, 고양이!”
고양이의 목에는 두 사람의 사랑의 징표가 걸려있었다.
‘결혼반지를 왜 니가 가지고 와!?’
김진우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다가온 고양이를 바라봤다.
야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