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05)
외전
[5] 이상한 세계의 김진우(5)엘레이나는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존을 바라봤다.
“성녀님, 신성 마법으로 두 사람을 막을 수는 없을까요?”
“불가능해요.”
“으으….”
“어떡하죠?”
“어떡하긴요.”
사실, 두 여인은 이 대결의 결과를 뻔히 알고 있었다.
드래곤이나 수천의 기사도 가볍게 제압하는 실력이 아닌가.
“완전 큰일 났죠.“
“저 진짜 어떡해요.“
자신들의 처지를 걱정하는 엘프 공주와 달리, 성녀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우리 존 님, 너무 멋있어서 어떡해요!”
“…. 이런 미친.”
“저는 성녀 은퇴하면 존한테 시집갈래요.”
“아니, 왜 그러는데.”
신성 왕국에서 암살자로부터 구해준 이후, 성녀는 항상 이런 식으로 존을 바라봤다.
‘제발 살살하라고….’
제국의 수도, 범의 아가리에 들어온 격이었다.
일개 무인이 아무리 강해도 제국을 상대로 이길 수는 없었다.
“그대가 진정 사내라면 칼을 뽑아라!”
“아, 이거 그냥 장식품인데.”
“…. 또 나를 능멸하는 것이냐!”
“어휴, 귀찮게 하네. 진짜.”
존은 대꾸하기도 귀찮다는 듯 성녀에게 선물 받은 검을 뽑아 들었다.
갑작스럽게 펼쳐진 대결.
제국의 구경꾼들은 당연히 로널드 백작의 압승을 예상했다.
“대륙 10강에게 덤비다니!”
“겁을 상실했군.”
“지금이라도 무릎을 꿇을 것이지.”
곧이어, 로널드는 크고 화려한 검을 들고 존을 뚫어지게 응시했다.
“목숨만은 살려주지, 팔 한 짝만….”
“그래?”
후우웅─
백작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진우는 그의 턱 앞에 접근했다.
“로널드 아재요. 느리시네요.”
“아, 아니….”
“그냥 꿀밤.”
이어서, 가볍게 주먹으로 백작의 머리를 찍어버리는 존.
굳이 한 손에 검을 들고 반대 손으로 공격하는 이유는 뭘까.
“커억.”
대륙 10강을 고작 한 주먹에 제압하는 존.
제국의 시민들 앞에서 단숨에 존재감을 과시했다.
“배, 백작님을 호위하라!!!”
“당장 도주로를 차단해야….”
기사들은 당연하다는 듯이 신성한 대결에 개입했다.
“됐어, 우리는 바로 입궁할 테니.”
“뭐, 뭐라고?”
“평화 사절단으로 왔잖아.”
“…. 그걸 아는 사람이 이랬다고?”
이럴 거면 평화라는 단어를 떼고 오던가!
잠시 후,
두 여인은 똥 씹은 표정으로 진우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갔다.
당연히 수백 명의 기사들은 그들의 주위를 철통같이 포위했다.
“아오, 이렇게 될 것 같더라니!”
“존 님! 너무 멋있었어요!”
“나도 알아.”
진우의 걸음은 더할 나위 없이 위풍당당했다.
한편, 그 소식은 머지않아 황제의 귀에 들어갔으니.
알렉산드로는 부하의 황당한 보고를 듣고 눈살을 찌푸렸다.
“사실인가?”
“예. 폐하.”
자신과 같은 대륙 10강의 일인이자, 전쟁 영웅 로널드가 아닌가.
안 그래도 드래곤의 지시를 받고 어떻게 사절단을 죽여야 할지 고민하던 차였는데.
“…. 놈들을 끌고 와라.”
“그, 그게…. 이미 입궁했사옵니다.”
“허허….”
제국의 귀족을 쓰러뜨리고 제 발로 사지에 들어오다니.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아무리 로널드 백작을 쓰러뜨렸다고 한들 이곳은 제국의 수도.
대륙 10강 중 최약체를 이겼다고 기고만장하는 꼴이 같잖았다.
“백작은 누구에게 당했지?”
“그, 그게…. 성녀와 엘프의 호위로 함께 온 사내에게 꿀밤을 맞고….”
“꿀밤? 화이트 실드 기사단장이 직접 왔단 말인가.”
신성 왕국 로엔에도 초인이 한 명 있으니까.
그의 권법은 대륙에서도 알아주지 않는가.
“처음 보는 사내였습니다. 놈의 일격을 받고 쓰러졌다고 하옵니다.”
“허, 무명 소졸의 일격에 당했다고….?”
“예. 폐하.”
“…. 편전으로 가겠다.”
곧이어, 알렉산드로는 편전으로 걸음을 옮기며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 이거였어.’
역시, 그린 드래곤이 굳이 직접 나서서 죽이고자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상대가 얼마나 강한 존재인지는 모르겠지만, 드래곤을 자극할 정도라면.
“황제 폐하께서 드십니다!”
자랑스러운 기사들의 흉흉한 기세가 편전을 가득 채웠다.
당장 모을 수 있는 최강의 전력이 한자리에 모였을뿐더러.
‘그린 드래곤….’
초록빛 머리칼의 사내는 날카로운 살기를 풀풀 풍겼다.
게다가, 온갖 디버프와 저주로 중첩한 마법진을 설치했으니.
‘나조차도 살아남지 못하겠군.’
드래곤 고유의 9서클 용언 마법, 네거티브 필드.
자신조차 각종 마법 무구들로 무장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었다.
“폐하, 어전 회의에 어찌 외부인을 들이시옵니까?”
“아, 오늘은 특별한 날이라서 친히 초청했노라.”
“특별한 날이라면….”
“거사를 도모하는 날이지.”
“….”
신하들은 불안한 표정으로 황제의 눈치를 살피고 있었는데.
마침내, 황궁에 입성한 사신단이 느린 걸음으로 편전에 들어섰다.
“어서 오시오. 성녀, 엘프여. 그리고….”
황제는 심드렁한 표정을 짓는 한 사내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어차피 백작을 해친 순간, 그를 용서할 마음 따위는 전혀 없었다.
“존이라고 했나.”
“맞아.”
“…. 미치광이였군.”
“그건 잘 모르겠고…. 찾았네.”
“흠?”
* * *
귀찮게 황궁을 돌아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황제가 앉아있는 옥좌에서 반짝거리는 시스템의 빛.
걸어서 올라갈 순 없을 테니, 결국엔 깽판만이 답이었다.
‘아니, 근데….’
몸이 왜 이렇게 무겁지?
내부에 들어서는 순간, 온몸을 짓누르는 묘한 기운이 심장을 자극했다.
주변 인물들을 천천히 둘러보니, 황제보다 신경 쓰이는 인물이 있었다.
“초록 대가리….?”
“크아, 네놈!”
“…. 너였구나 도마뱀.”
“내 오늘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나한테 복수하게?”
“당연하지! 감히 내 꼬리를….”
“그래서 내가 사과했잖아.”
어쩐지, 분위기가 더럽게 싸늘하다 싶더라니.
렙업 해서 복수하러 돌아온 드래곤이었구나.
‘함정인가.’
절대자의 육감은 당장 이곳에서 벗어나라고 아우성쳤다.
물론, 시스템의 빛을 두고 도망칠 생각은 추호도 없었지만.
“드래곤 만렙 찍었네. 저거 누가 키웠냐.”
“뭐?”
그동안 힘만 믿고 날뛰어도 이렇게 당한 적이 없었거늘.
‘이거 진짜 좆되는 거 아냐?’
더이상 들을 필요도 없다는 듯 기사들을 시켜 압박하는 황제.
칼집에서 검을 뽑을 때 내는 금속음이 사방에서 들려왔다.
나 역시 한 손에 검을 뽑아들고, 전방을 주시했다.
쉬이익─!
곧이어, 겁도 없이 내게 선빵을 날리는 젊은 기사.
검을 쓰지 않고, 나머지 한 손으로 기사들을 상대했다.
퍼억─
주먹에 맞은 기사는 땅바닥에 패대기 처진 채 나를 노려봤다.
평소였다면 먼지를 털어내듯 가볍게 쓰러트렸을 상대였는데.
“와, 엑스트라가 한 방 컷이 아니라니.”
“존시나! 검을 안 쓸 거면 왜 꺼낸 거냐고!”
“못 쓰는 거야.”
“아니 분명히 잘 썼잖아!”
“쓰는 법 까먹음.”
“으아악, 이러다 다 죽어어….”
밀려드는 기사들을 이용해 힘을 빼놓으려는 속셈.
아까부터 몸이 너무 무거워서 힘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빌어먹을.”
결국에는 시스템이 나를 사지에 몰아넣는구나.
띵동─
그때, 알림음이 울리며 경고문을 공지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작품 내에 위험 인자를 감지했습니다. 위험 요소를 탐색합니다.】
【생존 관련 베네핏 구매를 추천합니다.】
“이런 sheep 쉑.”
시스템 놈, 장사를 이딴 식으로 해?
【디버프 면역 】
【이세계에서 저주와 디버프에 면역 상태가 됩니다(재사용 대기시간 없음)】
기사들 뒤에서 존버하는 도마뱀과 황제.
적진 한복판에서 다른 생각할 여유는 없었다.
띵동─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디버프 면역을 구입했습니다.】
쌔애액─!
순간, 눈앞에서 스쳐 지나가는 날카로운 검격.
방금 전까지 무거웠던 몸이 솜털처럼 가벼워졌다.
퍼억─!
이어서, 가볍게 휘두른 주먹에 기사 한 명이 뒤편의 기둥에 처박혔다.
“마, 마법진에서 어떻게….?”
시선을 돌려, 나를 노려보는 초록 머리를 바라봤다.
“꼬리 없는 도마뱀, 넌 뒤졌다.”
“…. 젠장.”
“꼬리 말고 머리도 잘라줄게.”
내 피 같은 베네핏을 갈취해?
“인간, 바뀌는 건 없다!”
“응. 아니야.”
“이 자리에서 너를 죽여 버…. 커억!”
가볍게 도약하는 순간, 놈과의 거리가 순식간에 압축되었다.
물리적인 힘과 속도에서, 절대자의 신체는 무적이었으니까.
“이 자식을 어떻게 조지지?”
“바, 반드시 복수를….!”
“응. 한 대 더 맞….”
슈슈숭─
순간, 드래곤은 텔레포트를 이용해 자리에서 벗어나 버렸다.
저번에도 오늘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는데.
아무리 강해도 마법이 존재하는 이상 이기는 건 불가능하다.
“와 씨, 포인트 좀만 더 모으고 다시 보자.”
“존 님!”
“존시나!”
그때, 성녀와 엘프는 숨을 헐떡이며 내 옆으로 다가왔다.
“오, 니들 아직 살아 있었구나?”
“죽게 내버려 두려고 했어!?”
“뭐, 살면 더 좋고.”
“….”
드래곤 도주 문제는 성녀 덕분에 쉽게 해결했다.
“제가 추적 마법을 걸어놨어요!”
“오, 그래?”
“네! 신성 마법이라 드래곤도 못 풀어요!”
“크으, 성녀 나이스!”
“저 잘했죠?”
“응. 최고야.”
“헤헤.”
초록 대가리, 다음에 만나면 진짜 뒤지는 거야.
소설 속 세계일지라도 인간을 죽일 마음은 전혀 없었지만.
‘걔는 사람이 아니라 도마뱀이니까.’
곧이어, 시선을 돌려 황제와 눈을 마주쳤다.
“…. 대장군을 북방에 두고 온 게 한이로군.”
“걔 있어도 너는 나 못 이겨.”
“놈! 예를 갖춰라. 짐은 제국의….!”
“지랄.”
나를 죽이려고 판 다 짜놓고서 무슨.
놈은 이 땅에 떨어지고 만난 인간들 중 최고였다.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는 다른 상대와 달랐으니까.
“자, 내 검을 받아보….”
“핵꿀밤.”
퍼억─
핵 맛을 보고 땅바닥에 처박혀 무릎을 꿇는 황제.
“…. 쿨럭.”
“폐, 폐하를 지켜라!!!”
기사들은 마치 병정개미들처럼 그를 지키기 위해 사방을 에워쌌다.
터벅, 터벅─
그들을 가볍게 무시하고, 곧장 옥좌를 향해 걸어갔다.
당장 이 거지 같은 판타지 세계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 * *
며칠 뒤.
아내가 끓여주는 김치찌개를 먹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진우 씨, 천천히 드세요. 누가 따라와요?”
“맛있드아….”
“뭐야, 새삼스럽게….”
김치찌개가 아니라 개밥을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며칠 동안 노숙하면서 간도 안 된 음식만 먹었으니까.
“진우 씨, 요즘 건강이 허한 것 같네요.”
“…. 티가 나요?”
“네. 결혼기념일 때 식사하고 나서부터 혈색이 안 좋아요.”
“후우….”
저쪽 세계에선 숨 쉬는 것도 에너지가 드는 기분이다.
‘포인트가 너무 아까워.’
판타지 세상에 가서 포인트 날린 게 너무 컸다.
심지어, 이번 주 미션은 1pt 짜리 팔굽혀펴기로 꽝이었다.
‘무조건 유료 구매수 1만 찍고 10포인트 벌어야지.’
식사를 마치고, 새근새근 자고 있는 주은이를 보러 방문을 열었는데.
그 옆에서 아이에게 그루밍을 하고 있던 로미오가 슬쩍 고개를 들었다.
“야, 주은이 자고 있는데 할짝거리지 마라.”
미야옹─
야옹이 쉑, 이제는 누가 봐도 성묘로 보이는데.
누가 보면 한입에 먹기 아까워서 핥아먹는 줄.
“주은이는 아직 자고 있네요.”
“네, 맞아요.”
어느새 옆으로 다가온 새롬이 내 손을 붙잡고 대화를 이어갔다.
“새롬 씨, 제가 베이비시터 두 분 고용했어요.”
“네? 그냥 제가 알아서….”
“이건 제 말 들어요.”
신생아 티도 슬슬 벗어나고 있는데 언제까지 고생시킬 순 없지.
“식사 준비도 도와주신다고 하네요.”
“그래요?”
“네. 두 분이 교대로 매일 6시간씩은 있을 거예요.”
“알겠어요.”
새롬이 표정이 뭔가 오묘했다.
시원섭섭하면서도 일 욕심이 생기는 건지.
“이제 슬슬 업무 복귀해도….”
“하아, 일이 뭐라고.”
“주은이 기저귓값 벌어야죠.”
“…. 기저귀 황금으로 만들겠네.”
역시 너무 워커 홀릭이라서 탈이야.
“아무튼, 저는 글 쓰러 다시….”
“진우 씨.”
“네?”
“며칠 뒤에 네이바 웹툰팀에 방문하기로 했다면서요?”
“아, 강철중 아저씨가 그래요?”
“변 팀장님한테 들었어요. 그날 제가 직접 같이 갈 거예요.”
“음, 근야 가벼운 미팅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가서 사업 이야기 좀 하고 와야 해요.”
“???”
새롬이는 본인 작업실 방에 들어가서 서류를 가져왔다.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웹툰화 진행해야죠.”
“아, 그거였구나.”
“그 외에도, 지금 랜덤 스튜디오에서 웹툰화할만한 다양한 IP를 확보하고 있어요.”
“그래요?”
“혹시 웹피아라고…. 알아요?”
뜨금─
갑자기 새롬이 입에서 웹피아 이야기가 나와서 깜짝 놀랐다.
“조만간 네이바 웹소설에서 인수한다고 하네요.”
“그래요?”
“네. 지금 밍쁨 작가가 웹툰화하기 좋은 작품을 찾고 있어요.”
“음….”
새롬이는 집에서도 사업 생각만 하면서 보내는 것 같아.
‘내 작품도 언젠가 웹툰화하려나….’
이내, 새롬이를 뒤로한 채 내 방에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았다.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는 당연히 은빈이가 맡을 줄 알았는데.
밍쁨 작가 외에도 좋은 그림 작가를 많이 확보했다는 뜻이겠지.
확실히, 그 영화 이후로 회사 규모가 많이 커진 것 같다.
스타급 작가와 감독님들을 계속해서 모셔오고 있으니까.
“됐고, 소설이나 쓰자.”
노트북을 펼쳐, 판타지에서 겪은 3권 내용을 차근차근 풀어냈다.
타닥, 타다닥─
[절대자는 힘을 숨기고 싶다 51화]그동안 소설 내용과 내가 겪은 상황이 100% 일치한 건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내용이 전혀 다르네.”
소설 속에서 주인공 존은 황제의 함정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드래곤이 설치한 마법진 함정에 정통으로 걸려서 애를 먹었다.
‘그러고 보니까….’
존시나, 이 새끼 나보다 좁밥이었잖아?
나는 황제든, 드래곤이든 쉽게 이겼잖아.
이러면 내가 절대자보다 강한 거 아닌가.
“이거, 시스템 끼고 싸우면 내가 이기는 거 아냐?”
역시 포인트 현질이 개사기였어.
타닥, 타다닥─
황제와 드래곤을 간신히 쓰러트리고 옥좌에 앉아서 눈을 번뜩이는 존.
겉보기에는 멀쩡했지만, 실상은 치명상을 입은 채 눈 뜨고 기절한 상태였다.
절대자가 황제의 앞에서 당당하게 힘을 드러내는 전개.
성녀와 엘프는 존을 구해서 도망치며 대화를 나누었다.
-존, 힘을 숨기려는 게 아니었어요?
-숨기고 있다.
-네? 그런 거 치고….
-나중에 찾아가서 다 죽일 거야 -아, 전부 다 죽여서 숨기는 거였어?
-물론이지.
제국의 천라지망이 집요하게 이어지면서 3권이 종료된다.
‘음…. 오늘은 두 편만 쓰고 조회수나 볼까.’
대충 내용을 정리하고, 웹피아에 접속해 성장세를 살폈다.
레이블 미디어에서 받은 프로모션 덕분인지 조회수가 상당했다.
‘골든 베스트 3위라….’
무료작 중 내 위에 알박한 작품은 고작 두 개.
시간대에 따라 종종 무료 투베 1위에도 올랐다.
딸깍─
[절대자는 힘을 숨기고 싶다 36화]최근에 올린 화에 들어가서 댓글을 확인했다.
[Comment ’ 59]
-desrato : 왜 요즘엔 세 편씩 안 올려요 ㅠㅠ-듀라임 : 벽돌체만 빼고 완벽한 글-ssas10 : 이거 몰카임? 나만 노잼이야?
-야합과세태 : 먼치킨 쥬아
-글희저아 : 다시 차단하면 뒤진다 ㅡㅡ글희저아, 아직도 보고 있나 보네.
“…. 다시 차단할까.”
최근 며칠 동안에는 하루에 한 편씩만 올렸다.
돈은 썩어 넘칠 만큼 많았지만, 매니저 입장도 생각해야지.
어쨌든, 유료 구매수 1만을 찍으려면 조회수 3만은 필요할 텐데.
“지금 2만이니까….”
뚜루루루─
그때, 매니지 측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작가님.
“아, 네. 도 사장님.”
-이제는 매일 한 편씩만 올리시네요.
“네. 그러라고 하셨잖아요.”
-감사합니다!
게다가, 어차피 세 편을 올리든 한 편만 올리든 조회수가 똑같이 오르더라고.
“도 사장님.”
-네?
“웹피아, 이거 버그예요?”
-아 프로모션이요? 그거 버그 아니고 스끼린데.
“아뇨, 그거 말고.”
-그럼….?
“매일 세 편씩 올려도 조회수가 잘 안 오르던데요.”
원래 연참하면 조회수 빨리 오른다는데.
왜 나만 몇 편을 올리든 성장세가 똑같은 걸까.
-작가님, 일부러 한 번에 전부 올렸던 게 아니었나요?
“네?”
-조회수를 위해서면 8시간마다 한 편씩 올리셨어야죠!
“…. 그거 왜 안 얄랴줌.”
-당연히 아실 줄 알고….
아오, 나도 이제 모르겠다.
앞으로는 다시 세 편씩 올려야지.
“1만 가즈아!!!”
-가즈아!!!
“이제 다시 매일 세 편씩 올릴게요!”
-앗, 그건 좀….
뚝.
아 실수로 끊어서 못 들었다.
* * *
얼마 후, 레이블 미디어.
도준배 대표는 피곤한 기색으로 방상구 작가와 대화를 나눴다.
오늘따라 회사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더니 결국 사고를 쳤다.
“방 작가님, 그렇게 남의 전화번호를 훔쳐보시면 어떡해요.”
“우리가 남이가?”
“…. 그런 말이 아니라.”
사실, 방상구 작가도 처음부터 안하무인은 아니었다.
세 작품을 연달아 히트치면서 어깨뽕이 올라갔을 뿐.
“도 대표, 레이블 미디어 키운 사람이 나야.”
“아휴, 저도 알죠.”
“근데 내 프로모션을 홀라당 뺏어서 신인한테 넘겨?”
“그건 원래 방 작가님 배너가 아니었던….”
“됐고! 이런 식이면 나 다음 작품부터는 여기서 못 해.”
“…. 죄송합니다.”
“잘 좀 하자고.”
“네. 작가님.”
수많은 오타의 교정 교열과 심층 피드백, 프로모션 푸시는 생각도 안 했다.
그 정도로 밀어주면 평범한 작가도 상위권 작가가 될 수 있을 텐데.
뭐, 어쩌겠는가.
방 작가는 자신에게 슈퍼갑인 것을.
‘후우, 지누 작가님한테 죄송하네.’
일단 모르는 번호를 차단하라고 말씀드려야겠다.
어쩌면 방상구가 귀찮게 할지도 모르니까.
“도 대표, 근데 웹툰화 진행은 어떻게 되고 있어?”
“아, 네이바 측에서 올스탑했어요. 대작이 들어가야 한다고….”
“아니, 내 작품 먼저 논의했잖아.”
“그 작품이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예요.”
“….”
상대가 너무 강해서 불평을 터트릴 엄두도 안 났다.
체급차를 굳이 비유하자면 고래와 플랑크톤 정도일까.
“그 작품 먼저 날짜 픽스하기 전까진 아무 작품도 못 들어가요.”
“참나.”
사실, 방상구의 작품들은 웹툰화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시선을 끌어당기는 장면은 없고, 설명 위주의 전개가 이어졌으니.
“원래 네이바 기준이 좀 빡세잖습니까.”
“그게 다 매니지 능력이야.”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래, 좀 더 노력하라고.”
도 대표는 인사를 하고 사라지는 방상구를 천천히 바라봤다.
“이래서 작가풀을 늘려야지.”
웹툰화 못 하는 게 매니지 탓은 아니잖아.
저쪽에서 승인을 안 해주는데 어떡하냐고.
딸깍─
도 대표는 시선을 돌려 웹피아에 접속했다.
요즘 자신을 웃고 울게 만드는 ‘지누’의 작품.
어느새 골든 베스트란에서 정상에 오른 소설.
「절대자는 힘을 숨기고 싶다」
단순한 제목의 먼치킨 사이다물.
그런데, 오늘따라 댓글창이 불타올랐다.
“…. 뭐지, 불안한데.”
불길한 예상은 빗나가는 법이 없었다.
[Comment ’ 316]
-無名劍 : 매니지가 일을 안 하나-내이름은조난 : 먼치킨물에서 함정에 빠지는 게 말이 됨?
-wwwlaa2010 : 사이다패스들이 또…. ㅋㅋㅋ-고멘 : 황제랑 드래곤 뚝배기 못 깨고 살아남았네 ㅡㅡ-존시나 : 절대자 아니고 절대로 못이기자 -dmfmwl : 나는 재밌는데…?
-군만두드실 : 어휴 빌드업 모르냐고 -게임의왕 : 황좌에 앉을 때 분위기 개쩐다 ㄷㄷ-글희저아 : 빨리 다음화 제발 ㅠㅠ댓글창은 불타올랐지만 조회수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오히려 절대자에게 작은 시련을 줌으로써 긴장감을 일으켰으니.
다음 화가 너무 궁금해서 도저히 안 눌러볼 수 없게 만들었다.
“지금 조회수 3만 4천….”
도준배 대표는 직감적으로 유료화 타이밍을 캐치했다.
지누 작가가 말했던 유료 전환 1만.
다음 화를 기점으로 성장세는 꺾일 수도 있을 터.
“신인작가라는 점을 고려해야지.”
지금 유료로 전환하면 무조건 1만 찍는다.
전환율 30프로라는 높은 장벽을 넘어야겠지만.
토, 토토톡─
[지누 작가님, 드디어 때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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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뒤, 유료 전환 당일.
지누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