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06)
외전
[6] 이상한 세계의 김진우(6)웹소설 작가 데뷔작, 「절대자는 힘을 숨기고 싶다」
작품은 유료 전환 10시간 만에 구매수 1만을 돌파했다.
예상 구매수는 약 1만 4천 정도.
최근 웹피아에서 가장 핫한 작품답게 훌륭한 성적이었다.
【‘유료화 가즈아!’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주간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10pt 만큼 획득합니다.】
“크으, 보상 달달하고.”
이 정도면 이세계에서 목숨줄 하나 벌었다고 봐야지.
타닥, 타다닥─
비축분을 전부 털어내서 당분간 집필에 전념해야만 했다.
‘장르 소설 쓰는 게 더 어렵네.’
판타지 세계에는 시스템의 빛에서 머무를 수가 없었으니까.
현실에서는 시스템 빛 아래에서 느긋하게 시나리오 대본을 쓸 수 있었는데.
아쉽게도 장르 소설은 세세한 장면들을 까먹기 싫으면 최대한 빨리 써야만 했다.
지이이잉─
그때, 진동으로 맞춰놓은 스마트폰에 불이 들어왔다.
“아, 네. 도 대표님.”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축하는요.”
-지누 작가님, 이제 부자 될 일만 남았네요. 하하.
“…. 그래요.”
이미 돈은 썩어 넘칠 만큼 많았지만.
“저도 1만 전환 찍어서 기분 좋네요.”
-하하, 이제 비축분은 없으신 거죠?
“네. 계속 쓰고 있어요.”
솔직히, 나에게 1pt의 가치는 현금 1억 원 이상이었다.
돈은 통장에 계속해서 쌓이지만 포인트는 안 모이니까.
-그래도 주 6회는 유지하시는 게 좋아요.
“네? 매일 세 편씩 올릴 건데요.”
-그, 그게 가능하세요?
“네. 여태까지도 그랬잖아요.”
-아…. 혹시 미리 다 써놓으신 게 아니라….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오해하는 것 같은데.
미리 100편쯤 써놓고 비축을 풀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네. 매일 그렇게 쓰고 있어요. 가끔 다섯 편도 씁니다.”
-와아…. 세상에.
“하여튼, 저는 글 쓰러….”
-저기, 작가님!
“네?”
도 대표는 불안한 음성으로 사과를 전했다.
-방상구 작가가 좀 귀찮게 할 수도 있어요.
“무슨 말이에요?”
-얼마 전부터 자꾸 전화번호 알려달라고….
“그래요? 그럼 그냥 알려주세요.”
-네?
레이블 미디어의 간판 작가.
최근 1년 동안 성적은 별로지만 그동안 쌓은 커리어가 제법이었다.
“귀찮게 하면 차단하면 되죠. 상관없어요.”
-네? 아….
“저도 차단하는 게 마음 편해요.”
-감사합니다!
분야는 많이 다르지만, 굳이 나랑 비교하면 손색이 있었다.
할리우드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스타작가랑 같은 순 없지.
“그럼 다음에 또 연락드릴게요.”
-네, 작가님!
* * *
김희정은 스케줄에 가는 길에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누, 20연참 어케했누.”
하루에 서너 편씩 모아서 한 번에 올렸겠지.
매일 그렇게 글을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닐 터.
“아싸, 오늘은 하루종일 이거만 봐야지.”
“…. 그게 그렇게 재밌어?”
“응, 이런 작가 거의 없는데. 헤헤.”
“흐음….”
강준은 운전대에서 잠깐 시선을 돌려 여자친구를 바라봤다.
“희정아, 우리 오늘 저녁에 데이트하기로 약속했잖아.”
“데이트? 이거 보면서 하면 되지. 너도 봐.”
“….”
원래 하나에 빠지면 뒤도 안 돌아보는 희정이 아닌가.
요즘 그 소설에 푹 빠진 여친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깡준, 내가 이 작품 얼마나 팬인지 말했잖아.”
“나도 알지.”
“재미에 분량까지 지키는 작가가 얼마나 소중한데.”
“음, 혹시 나는 안 소중하니?”
“너도 소중한 편이지.”
“…. 고마워. 소중한 편이라고 해줘서.”
이러다가 지누 작가가 사귀자고 하면 바로 넘어가는 거 아닌지 몰라.
“필명도 왜 하필 지누야. 형님 생각나게.”
“나는 오빠보다 지누가 더 좋아.”
“후우, 그 작가분은 알까?”
“응? 뭐를.”
“너처럼 탑 여배우가 자기 팬이라는 거.”
“그거 알면 아주 그냥 난리 났겠지.”
“….”
오늘도 희정의 자존감은 하늘 위를 둥둥 떠다녔다.
“내가 누군지 알았으면 감히 나를 차단했겠어?”
“어, 음…. 그래, 우리 여친. 나는 네가 이렇게 당당한 모습이 너무 좋아.”
“정말?”
“응. 진심이야.”
잠시 후에 도착한 소속사,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이미 몇몇 배우들은 현장에서 너튜브 촬영을 준비하고 있었다.
강준과 김희정 외에 함께 출연할 두 배우가 인사를 건넸다.
“오, 희정아 오랜만이네.”
“앗, 선배님들 안녕하세요!”
“안녕~!”
지성호와 소채담은 활짝 웃는 얼굴로 두 사람을 반겼다.
“두 사람 사이가 좋네?”
“네. 요즘 예쁘게 사랑하고 있어요.”
지성호는 부럽다는 듯이 그들을 바라보더니 채담에게 넌지시 말을 건넸다.
“우리도 썸 탔잖아.”
“…. 제가요?”
“응. 아냐?”
“글쎄요오….”
“내가 막 여자랑 전화하면 질투했잖아!”
“그냥 물어본 거죠.”
띠링─
그때, 누군가 톡을 보내 지성호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뭐야, 여자야?”
“아, 우리 할머니께서 연락을….”
“여자네.”
“…. 지울게.”
김희정은 두 배우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둘이 썸을 타는 게 맞는 것 같다.
“자자, 다들 오셨으니까 오늘 홍보 촬영 컨셉 말씀드릴게요.”
판타지 대작,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세 번째 시리즈.
조만간 개봉할 영화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은 굉장히 뜨거웠다.
“오늘 영화 홍보 너튜브 채널에 올릴 거니까….”
천만 너튜브 채널의 힘은 어느 정도일까.
적어도 한국에서 대외적인 영향력은 누구보다 높겠지.
“희정 씨, 듣고 있어요?”
“네? 아, 네네.”
만약 이 채널에 소설 홍보를 해주면.
‘그’ 작가도 자신의 팬이 되지 않으려나.
‘우리 지누 작가님. 내가 한 번 밀어줄까.’
이거 참, 남친도 있어서 너무 좋아하면 곤란한데.
그래도 사인이나 사진 찍어주는 정도는 쌉가능이지.
* * *
며칠 뒤.
나는 오랜만에 와이프와 함께 회사에 출근했다.
조수석 문을 여는 아내를 보고 조심스럽게 질문을 건넸다.
“새롬 씨, 괜찮겠어요?”
“그럼요.”
보통 사람들은 출산하고 나서 1년쯤은 쉰다던데.
새롬인 베이비시터 구하자마자 일할 생각부터 하는구나.
“그냥 집에서 쉬어도 내가 일할 텐데.”
“드라마 대본 쓰실 거예요?”
“….”
아하, 나 지금 장르 소설 쓰고 있지.
게다가 필명도 숨겨서 대외적으로는 백수잖아.
“오늘 네이바 웹툰팀 미팅 있는 날이에요. 아시죠?”
“알아요.”
백수 남편은 그냥 조용히 있어야겠다.
띠링─
그때, 스마트폰은 또 한 번 ‘그’ 녀석의 연락으로 불이 들어왔다.
“아니, 이 사람이 또….”
“네? 누구….”
“있어요. 상구라고.”
“상구요?”
차단하면 다른 번호로 귀찮게 한다.
전화번호가 대체 몇 개인지 모르겠네.
끼이익─
회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각자 사무실로 움직였다.
템페스트 엔터 내 작업실.
오늘도 평소처럼 다른 작가들이 인사를 건넸다.
“효주야, 오늘부터 변 팀장님 일 좀 풀리겠다.”
“네?”
“새롬 씨 출근했거든.”
“대박! 드디어!!!”
“…. 나보다 네가 더 좋아하는 것 같네?”
“당연하죠!”
그동안 자기 남편이 얼마나 고생했는지 열변을 토하는 황효주.
“…. 그래서 제가 데이트도 못 하고, 또….”
“응. 알겠어. 그만해.”
“흐흐, 오늘 밤에 밤바다 구경하러 가야징.”
“네 아들은 어쩌고, 변지석이.”
“엄마가 봐주신대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효주가 편집 중인 영상물을 확인했다.
“이거 그거지? 너튜브 홍보물.”
“네. 지성호, 소채담, 강준, 김희정 배우님.”
“캐스팅 좋네.”
“그쵸, 공중파에 나가도 시청률 독식하는 조합이죠.”
이제 슬슬 부족의 전설 마지막편 개봉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 작품 이후로, 한동안 드라마나 영화랑은 멀어지겠네.
“영상 편집 끝났어? 나도 한번 보자.”
“네? 아, 네.”
앞에서부터 천천히 보면서 배우들을 지켜봤다.
김희정도 이제 진짜 여배우 느낌이 나는 것 같다.
아직도 집구석에 처박혀서 부모님 등골 빨아먹는 동생이었지만.
“이젠 나도 인정…. 응?”
뜬금없이 내 작품을 언급해서 당황했다.
-웹피아의 지누 작가님! 제가 너무너무 팬이에요! 절대자는 힘을….
갑자기 급발진하는 김희정이.
너무 갑작스러워서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효주야, 얘 뭐냐.”
“네?”
“갑자기 왜 홍보질이야.”
“아, 그거 희정이가 편집하지 말고 꼭 넣으래요.”
“…. 놀고 있네.”
마법소녀가 언급하면 전 세계 해외팬들이 몰려들겠지.
구매수가 두세 배쯤 폭발적으로 뛰는 건 불 보듯 뻔했다.
‘그럼 미션 난이도는….’
시스템이 주는 주간미션을 클리어하는 수준.
그 이상의 인기를 얻을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갑자기 유명해진다고 한들 뭐가 그리 좋을까, 미션 난이도만 올라가지.
‘근데 김희정도 내 팬이었어?’
효주는 불안한 표정으로 내게 질문을 건넸다.
“그…. 웹소설 홍보하는 부분은 편집할까요?”
“응. 잘라버려.”
“희정이가 화낼 텐데, 괜찮으세요?”
“너 누구 보조 작가야.”
“그야, 당연히….”
“편집해.”
“넵.”
그럼 저번에 효주랑 밍쁨이 추천한 작품이.
“그때 웹소설, 지누 작가 작품이었냐?”
“네. 이거 재밌어요. 한 번 보세요.”
“….”
보고 있어.
아니, 쓰고 있어.
‘일단 재밌게 봐주는 건 고마운데.’
우리 희정이는 일생에 도움이 안 되네.
내 작품 재밌게 봐달라고 할 때는 욕하더니.
이제는 쓸데없이 홍보해서 발목을 잡냐.
“김희정한테 말해. 다시는 그 작품 홍보하지 말라고.”
“네? 아…. 알겠어요. 오빠.”
“절대 하지 말라고 해. 내 채널이 아니라 어디에서도.”
“네에….”
효주 역시 대답하면서도 살짝 의아한 표정이었다.
굳이 내가 희정이 취미를 간섭할 이유는 없었으니까.
“희정이 요즘 스케줄도 별로 없잖아.”
“그렇죠.”
“집구석에서 게임만 하고, 덕질하고, 웹소설 읽는 여배우가 신비롭니?”
“…. 아뇨.”
“그거야.”
효주와 대화를 마치고, 내 자리에 앉아 웹피아에 접속했다.
다시 댓글을 읽거나 구매수를 확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띠링─
그때, 방상구 아재가 또다시 기분 나쁜 문자를 보냈다.
[내 번호 차단했냐? 어린 친구가 버릇이 없네][이 바닥에 선배가 없다지만 그러는 게 아니지][내가 프로모션 훔쳐 갔다고 이러는 줄 알아?]
“어휴, 뒤끝도 길고 집요한 인간이야.”
다시 차단하려고 했는데, 상대의 말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뭐야 읽었네? 또 차단하게?][응. 다른 번호로 또 지랄할 거야]
뚜루루루─
곧바로 전화를 걸고 녹음 기능을 활성화했다.
“상구야.”
-뭐, 뭐라고?
“당신 그러다 진짜 혼나요.”
-목소리만 들어도 어린놈이, 내가 좋게 넘어가려고 했건만….!
“적당히 합시다.”
좋은 게 좋은 거 아니겠냐.
-이 자식이, 작품 하나 뜨더니 건방이 하늘을 찌르네?
“어휴, 그냥 끊을게요.”
-너는 이제 끝이야! 내가 니 작품 따라가서 망쳐놓을 거야, 알겠어!?
“하아…. 그 말에 책임질 수 있겠어요?”
진짜 어질어질하다.
또라이 불변의 법칙은 어디에나 있구나.
-내가 못할 줄 알아? 당장 웹피아에 게시글 하나만 올려도 내 팬들이….
“그래요, 마음껏 하세요.”
뚝.
“와, 사람이 아니었구나.”
처음 도 대표한테 들었을 땐 그래도 말이 통할 줄 알았는데.
똑, 똑─
이내, 새롬이가 방문을 두드리고 스케줄을 알렸다.
“네이바, 바로 가시죠.”
“아, 그래요.”
“저기…. 방금 누구랑 싸운 건….”
“들었어요?”
“그냥 얼핏 들었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요?”
“응.”
새롬이는 내 눈을 지긋이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 남편, 요즘 비밀이 늘었네.”
“….”
“가요, 진우 씨.”
* * *
네이바 웹툰 대표이사, 장기훈은 긴장된 표정으로 손님을 기다렸다.
“대표님, 왜 이렇게 떠세요?”
“지금 안 떨게 생겼냐?”
드라마든 영화든, 작품을 냈다 하면 성공하는 히트작 메이커.
상대는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하는 헐리웃 스타작가였으니.
“김진우 작가님이 직접 방문하시는데, 당연히 떨리지.”
“에이, 다 같은 사람이에요.”
“그럼 니가 미팅 진행할래?”
“아뇨, 그건 좀….”
랜덤 스튜디오에서 시작한 웹툰 사업.
마법소녀의 인기는 한동안 네이바 웹툰 지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게다가, 조만간 개봉하는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3부작까지.
“오늘 중요한 날인데 대표님이 직접 하셔야죠.”
“그치. 부족의 전설.”
두 작품으로 무려 3,800만 관객을 동원한 전설적인 영화의 웹툰화를 결정하는 자리.
아무리 대기업의 임원이라도 해도 국민 작가 앞에서는 평범한 샐러리맨에 불과했다.
잠시 후,
장 대표는 예정대로 모습을 드러낸 김진우를 버선발로 마중 나왔다.
“안녕하십니까! 네이바 웹툰 대표이사 장기훈입니다!”
“안녕하세요. 김진우입니다.”
“와아, 김 작가님을 보다니! 가문의 영광입니다!”
“에이, 무슨 영광씩이나….”
“그럼 사업 이야기를 먼저 하실까요?”
“네. 대표님.”
디지니 플레이까지 이권이 겹친 중대한 사업 이야기.
장 대표와 정 실장 사이에 오랫동안 논의가 이어졌다.
“당장 확답은 어렵고, 충분한 회의 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
“예, 예. 아무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디지니 고유 캐릭터를 네이바 웹툰에서 재탄생시키는 사업.
엄청난 액수가 오가는 만큼, 신중하게 진행할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부족의 전설 웹툰을 하게 된다면 언제쯤 들어갈까요?”
“아, 마침 월요일 웹툰에 자리가 났거든요.”
“그래요?”
“네. 월요 웹툰이 주로 2차 컨텐츠로 많이 제작하는 자리예요. 웹소설이라던가….”
“웹소설이요?”
장 대표는 내가 관심을 보이자 기쁜 듯이 말을 늘어놓았다.
“아, 웹소설 원작 후보들 보여드릴까요? 꽤 유명한 작품이 많아요. 하하.”
“그래요?”
“네. 김진우 작가님만큼은 절대 아니지만….”
나중에 내 작품이 웹툰화 된다면 경쟁작이 될…. 어라?
“이 작품 뭐예요.”
“아, 이건 방상구 작가라고 웹소설 작가 작품인데….”
“…. 혹시 이거 웹툰화되는 거예요?”
“음, 아뇨. 거의 안 하는 쪽으로….”
“그래요?”
원래 웹툰화 안 되는 작품이라는 건가.
“혹시 관심 있으시면….”
“아뇨, 그런 건 아니고.”
원래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더 아픈 법이잖아.
‘에이, 유치하게….’
나쁜 생각이 드는 걸 간신히 참아냈다.
미팅을 마치고, 회사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생각에 잠겼다.
언제부터 내가 그렇게 성인군자였나 싶은 얄팍한 마음에.
“진우 씨.”
“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요?”
“아, 음….”
“아까부터 표정이 안 좋네요.”
우리 새롬이는 은근히 눈치가 빠르구나.
나랑 같이 살다 보니까 눈치가 늘었나.
“미운 친구를 괴롭힐 기회가 생겨서요.”
“…. 그래서 어떻게 했는데요?”
“아무것도 안 했어요.”
옛날 같았으면 조져버렸죠.
“진우 씨답네요.”
“네?”
“저는 진우 씨가 성공하고, 변하는 과정을 옆에서 지켜봤잖아요.”
“그런데요?”
“그동안 많이 바꼈어요.”
“제가요….?”
“그럼요. 옛날 같았으면 그 친구 고생 좀 했겠네.”
“….”
여유가 생기면 사람 마음도 바뀌는 게 당연한 거지.
성공하기 전이랑 지금이 똑같으면 그게 더 이상하지.
“고마워요.”
“뭐가요?”
“그냥….”
띵동─
【두 권 연속 집필이 발동했습니다.】
‘이거 장르 소설에도 적용되는 거였나.’
나머지 말은 판타지 세계에서 돌아오면 해야겠네.
시스템은 어쩜 이렇게 기막힌 타이밍만 노리는지.
스윽─
주변을 슬쩍 둘러보니, 이미 내 몸은 신성 왕국 로엔.
어떤 회의실에 앉아서 늙은 아저씨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존 경, 그대의 의견을 말씀해 보시오.”
어떡게 사람 이름이 존경이지.
“…. 뭐가요.”
“조르덴 제국의 황제가 선전포고를 늦게 하는 이유 말이오.”
“아, 지 맘이겠죠.”
“???”
좌중을 둘러보니 성녀나 엘프 공주도 앉아있었다.
“음, 존 님이 많이 피곤한 모양이에요!”
“그러게요, 일단 우리끼리 회의를 진행하시죠.”
“….”
대충 눈치껏 말을 돌리는 두 여인네들.
아직도 이중인격인가 뭔가로 생각하는 건가.
“전쟁이 안 나면 오히려 다행이지요.”
“그렇게 속단할 순 없소!”
“일단 척후를 두고, 당분간 두고 봅시다.”
조르덴 제국과 전쟁을 대비하자는 회의 내용.
예상과 달리, 적국의 반응이 심심한 모양이다.
잠시 후, 사람들이 사라지고 성녀가 다가와 말을 걸었다.
“존 님, 돌아오셨군요!”
“…. 너는 복장이 왜 그러냐.”
“네? 이런 거 좋아하세요?”
“아니.”
새하얀 갑주를 입고 얼굴을 붉히는 성녀.
다른 이들의 반응도 그렇고, 진짜 전쟁을 준비하는 모양이다.
“제가 원래 성녀가 되기 전에는 군인이었거든요!”
“여자도 군대를 가?”
“그럼요! 로엔 왕국은 남녀 구분이 없어요!”
“…. 너 지금 몇 살인데.”
“열여덟 살이요!”
“말로만 듣던 군필 여고생?”
“???”
판타지 세계도 이제 나름 적응했지만 돌아갈 생각부터 해야겠다.
“갓테창.”
【주간미션 클리어 후에 현실로 복귀할 수 있습니다.】
【제한 시간 : 14일】
뭐지, 패턴이 바뀐 것 같은데.
“아, 빨리 4권, 5권 집필 장소 내놔.”
띵동─
【‘전개 바로 잡기’ 주간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미션 : 조르덴 제국의 황제가 전쟁 의지를 잃었습니다.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으세요.】
【보상 : 베네핏 강화 포인트 12pt】
【수락하시겠습니까? (Y/N)】
“…. 설마 나 때문에 쫄았냐.”
원래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