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10)
외전
[10] 무와 협의 세계(2)화산파 문하생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수련. 식사. 취침.
그렇다고 맛있는 음식이 나올까?
도가 문파에서 금욕은 기본 중의 기본.
덜떨어진 친구들은 감자전 정도만 나와도 특식이라고 좋아했다.
그렇다고 잠자리가 편한가?
그러면 내가 시스템을 욕하지도 않지.
“자, 오늘도 고생했고 세 시진 후에 보자꾸나.”
“수고하셨습니다. 스승님!”
“….”
세 시진…. 먹고 놀고 자고 씻는 시간이 고작 6시간이라니.
스승이라는 작자의 미취학 아동 노동 착취 현장.
그런데 착해 빠진 아이들은 불평 한마디 할 생각도 없었다.
“무진아, 철무진!”
“어 왜.”
“요즘 너 성격이 좀 바뀐 거 같아.”
“지랄 노.”
“…. 원래 그런 말 안 했잖아.”
“내가 원래 어땠는데.”
“으음…. 엄청 착했는데. 정의롭고.”
“내가 정의 그 자체야.”
“….”
어젯밤까지 현실을 파악하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나흘.
그동안 장문인의 집무실에 들어갈 기회는 좀처럼 생기지 않았다.
이전 작품처럼 막무가내로 잠입하면 훨씬 귀찮아지겠지.
꼬인 전개를 바로 잡으라고 해도 이런 몸으로는 불가능.
‘이번 작품에선 몸 좀 사려야 해.’
베네핏 포인트에 여유가 있었으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봤을 테지만.
그나마 보유한 잔여 포인트는 고대 중국어를 익히는데 거의 다 소진했으니.
시선을 돌려, 소심한 친구에게 말을 걸었다.
“한수야.”
“으응?”
찐따학개론 권위자로서 이 아이는 주요 인물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대충 초반에 주인공 쫄래쫄래 따라다니면서 설명 셔틀하는 친구겠지.
“우리 동기들 중에 말 없는 친구 있잖아.”
“누구…. 아, 동탁이?”
“걔 이름이 동탁이라고!?”
“응. 몰랐어?”
“이런….”
홀로 구석에서 조용히 지내는 아이.
말 한마디 없이 묵묵히 할일만 하는 그 녀석.
“걔 실눈이잖아.”
“그게 왜?”
“안 이상해?”
“그냥 눈이 작은 거 같은데….”
“아오 답답하네.”
소설 속에서 실눈이면 흑막이던가 구린 구석이 있겠지.
그게 아니라면 사람 눈깔이 저렇게 쥐좆만할 수가 없어.
허허벌판에 떨어져도 살아남은 이전 작품과는 달랐다.
주변 상황과 인물을 끊임없이 의심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겠지.
만약에 이전처럼 내 멋대로 여기저기 쑤시고 다닌다면….
‘현실에서는 한 달쯤 기절할지도.’
그나마 이곳 세상에도 시스템 상점과 주간미션이 그대로 있어서 다행이다.
그게 아니었으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장소에 가야만 할 때 답이 안 보이겠지.
“철무진, 따라오거라.”
그때, 나를 콕 찍어서 부르며 어딘가로 향하는 선배.
법도가 엄격한 이곳에서 선배의 말은 하늘과 같았다.
“뭐지?”
“와, 드디어 가는구나.”
“뭐를.”
“용봉지회! 네가 꼭 이겨서 무림맹에 가야지!”
“….”
첫 번째 메인이벤트를 시작하는구나.
“어서 안 오고 무얼 하느냐!”
“아, 예.”
하늘 같은 선배의 호통 소리를 듣고, 발걸음을 옮겼는데.
그곳에서 마주친 장로는 짐짓 엄중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동기 다섯 명과 싸워서 이기면 네가 화산파를 대표하여 용봉지회에 나가는 것이다. 알겠느냐?”
“…. 제가요?”
“원래는 개인전이지만 다른 아이들은 전부 너만 견제하겠지.”
“아니, 장로님! 점프나 뛰십쇼.”
“응?”
“세상에 그렇게 불공평한 경기가 어딨습니까?”
“허허, 요즘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는 것이냐.”
“….”
사슴도 못 때려잡는데 5:1을 어떻게 이겨요.
아니, 사슴이 아니라 토끼도 못 잡을 것 같은데.
“넌 할 수 있다. 화산파 역사상 최고의 기재가 아니더냐.”
“…. 제가요?”
“그래, 네가.”
비무 일시는 5일 후.
마침, 시스템 제한 시간 마지막 날이었다.
“이기면, 장문인께서 특별히 귀한 무공비급을 수여 하실 게다.”
“…. 예.”
이겨서 장소에 들어가라는 뜻인가.
* * *
마교에서 키운 살인기계.
열 살의 나이에 납치당해 생존율 1%의 지옥 훈련을 견딘 18호.
얼마 전, 화산파에 잠입한 마동탁은 최근 신경 쓰이는 인물이 있었다.
‘철무진….!’
과연, 놈의 기감은 보통이 아니었다.
화산파 역사상 최고의 기재라고 하더니.
“야 너 이리 와봐.”
“…. 나?”
“어, 그래. 동탁 너 인마.”
“….”
정파의 대협 같던 인물이 꼭 자신에게는 악동처럼 행동했다.
최근에는 수련도 하는 둥 마는 둥 하면서 싸늘한 눈으로 자신을 노려봤으니.
“너 눈 한 번만 제대로 떠봐. 실눈 말고.”
“…. 무, 무슨 말이야.”
“거 봐, 이 새끼 흑막이라니까.”
“….”
얼마 전까지는 욕설을 알지도 못했던 인물이 아닌가.
왜 하필 자신에게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르겠다.
다른 동기들처럼 정상적인 루트로 입문했거늘.
‘아니, 눈치가 비상한 건가.’
스승이나 장문인도 눈치채지 못한 자신의 정체를 어찌 알고 있는가.
“무진아, 왜 자꾸 동탁이만 괴롭혀?”
“그러게. 진짜 너무하네.”
“…. 내가 언제 괴롭혔냐.”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화산파의 기재.
그의 존재가 있는 이상 ‘그’ 무공비급을 훔치는 임무는 실패할 터.
‘암살할까.’
솔직히 이길 자신이 없었다.
최근에 걸음걸이는 마치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인물처럼 평범했다.
마치, 당장 덤비라는 듯이 자신만만한 행동거지.
스승님께 혼나도 너스레를 떨며 어깨를 으쓱했으니.
‘나는 마동탁이 아니야.’
마교에서 파견한 살인기계 18호.
지옥 훈련으로 살아남은 5명 중 한 명.
‘용봉지회 참가자 선별전에서 불구로 만들어야겠어.’
다른 아이들과 대결 중 한눈을 팔 때.
실수를 가장해서 팔을 부러뜨리면.
장문인에게 ‘그’ 무공비급도 받고, 화산파 최고의 기재를 불구로 만들고, 당당하게 화산파를 벗어날 기회까지.
‘일석삼조로군.’
시간이 흐르고, 그날이 다가왔다.
용봉지회 참가자 선별전.
이번 기수에선 쟁쟁한 동기들이 넘쳐났다.
“철무진! 흙수저 주제에 재능만 믿고 까부는 게 아니꼬왔지!”
“…. 재능 없어요.”
“금상표국의 아들! 네놈을 꺾고 반드시 용봉지회에 나가겠다!”
“…. 돈 많아서 좋겠네요.”
마동탁은 그들의 뒤를 따라 조용히 경기장에 올랐다.
눈치를 살피며 적당한 때에 철가놈을 기습할 계획이었으나.
흠칫─
철무진은 오직 자신에게 시선을 줄 뿐이었다.
다른 이들은 무시하고 오직 자신만을 견제하겠다는 의미.
‘하아, 그래, 어울려주마.’
무인으로서 호승심이 들끓었다.
철무진, 네놈이 얼마나 실력에 자신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기습이 아니라 일대일로 네놈을 꺾고 무공비급을 취하겠노라.
쐐애액─
살인기계 18호는 철무진을 제외한 나머지 동기들을 한 명씩 제압하기 시작했다.
존재감이 하나도 없던 마동탁의 각성.
좌중은 그 모습을 보고 눈을 크게 치켜떴다.
* * *
‘호오미 시발 저 새끼 뭐야.’
실눈캐 새기, 존나 쌔잖아.
지금 보니까 눈도 번쩍 뜨고 있네.
저런 놈을 포함해서 5:1을 이기라고 한 거냐.
스승이고 시스템이고 양심도 없는 것들이네.
퍼억─
눈으로 따라갈 수도 없는 속도로 일 장을 날리는 마동탁.
일격에 쓰러지는 나머지 동기들이 마치 내 미래처럼 보였다.
‘좆됐다.’
이걸 어케 이기냐.
진짜 철무진이었으면 어떻게든 싸워서 이겼겠지?
만약에 여기서 내가 경기를 포기하면 어떻게 되는 걸까.
오만가지 생각으로 머릿속이 복잡했다.
“후우, 철무진. 이제 됐느냐?”
“아 뭐가요.”
“나와 일대일 대결을 위해 연기한 게 아니었느냐!”
“???”
또라이 실눈캐는 역시 흑막이었구나.
무슨 개소린지 모르겠지만 당장 기권해야겠다.
장문인 집무실까지만 어떻게든 들어가면 돼.
뒷일은 진짜 철무진이 알아서 어떻게든 하겠지.
“저는 항보…. 헙.”
놈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이빨이 덜덜 떨리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저번 작품에서는 절대자로 살면서 전혀 느껴보지 못한 두려움.
살육자의 날카로운 눈빛에 공포라는 감정이 스멀스멀 밀려왔다.
‘이, 입이 안 떨어져.’
이제 와서, 진짜 야만의 세계에 빙의했다는 사실이 실감 났다.
피와 살육이 난무하는 세계.
팔 하나쯤 잘려도 하소연할 수 없는 무림.
타다다닥─
놈이 달려오는 그 순간.
문득, 저번 작품에서 산 베네핏이 주마등처럼 뇌리에 떠올랐다.
드래곤의 어마어마한 마나도 가볍게 틀어막은 베네핏.
강화 포인트로 렙업하면 쿨타임을 초기화할 수 있으니까.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디스펠 컨트롤(Lv 2)을 사용합니다.】
일촉즉발의 상황, 놈의 신형이 흐릿해지나 싶더니.
놈은 바로 앞에서 스탭이 꼬이며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퍼억─
이내, 나와 몸이 뒤엉켜 바닥에 넘어지는 동탁.
가벼운 몸통 박치기만으로도 내게는 큰 타격이었다.
곧바로 상대를 밀쳐내고, 엉거주춤하게 일어났는데.
놈은 일어날 생각도 없이, 세상을 잃은 듯한 멍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어어….? 어떻게 내공이….!”
“…. 살았다. 시부엉.”
“그 사이에 마혈을 짚었다고!? 그 정도로 실력 차이가 났던 건가!”
“응?”
“네놈! 어찌 나를 농락하는 것이냐! 크흑.”
“….”
동탁은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흘리며 항복을 선언했다.
안쓰러운 마음에 어깨를 토닥거리니까 몸을 움찔거렸다.
“흐허헝. 목숨을 건 수련으로도 재능을 넘을 수는 없는 것인가.”
“…. 힘내.”
죽다 살아났다.
마나 없이 그냥 몽둥이로 때려도 나 정도는 이겼을 텐데.
그만큼 내공을 잃은 무인의 상실감이 거대한 게 아닐까.
“스, 승자는 철무진!”
* * *
화산파의 장로들은 두 아이의 실력을 보고 깜짝 놀랐다.
힘을 숨기고 있다가 네 명을 쓰러트린 동탁.
그런 실력자를 마혈 한 번에 제압한 철무진.
“허허, 화산파의 홍복이로다.”
다섯 해에 한 번씩 열리는 용봉지회.
둘 중 누가 무림맹에 가도 그 주인공이 될 수 있을 터다.
잠시 후,
화산파 장로 회의실.
장문인 태을진인은 장로들과 진지하게 회의를 이어갔다.
“이번 용봉지회는 아주 중요한 분기점이외다.”
“알고 있소.”
젊은 층의 후기지수들 중 최고의 인재라고 칭송받는 오룡삼봉.
그중, 작년에 화산파 출신 인재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소림과 무당을 제외하면 구파일방에서도 본파를 능가하는 문파는 없거늘.
“이거 참,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
“이번에는 반드시 오룡의 이름에 화산파의 후기지수를 채워 넣어야겠소.”
“철무진, 그 아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겠습니까?”
“흠….”
태을진인은 비무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아이를 떠올렸다.
혼자 네 사람을 쓰러트리는 동탁의 실력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동탁이라고 했던가, 그 아이의 실력이 보통은 아니던데.”
“차라리 함께 보내는 게 어떻겠소?”
“무림맹에 말이오?”
“그렇게 하면 이번에는 오룡삼봉 중 두 자리를 차지할 수도 있지 않겠소!”
“철무진, 그 아이가 납득할런지….”
“설득은 내게 맡겨주시오.”
곧이어, 장문인은 자신의 집무실로 두 사람을 불렀다.
“드디어….”
김진우는 드디어 장문인의 집무실에 입성했다.
집에 돌아갈 생각에 기쁜 마음으로 부름에 응했는데.
“저기, 저는 장문 어른 옆자리에 앉고 싶은데….”
“철무진 이놈! 뉘 앞이라고!”
“….”
진우는 장로의 호통을 듣고 나서 입술을 빼죽거렸다.
유교의 나라, 한국에서도 옆자리에 앉는 정도는 허락하는데.
“저기, 요즘 무진이가 많이 힘든가 봅니다.”
“허허. 괜찮소. 젊은이들의 패기 아니겠소?”
장문인은 비무의 우승자에게 무공비급을 선물했다.
“아직 절반밖에 해석하지 못한 비급이다. 받아서 펼쳐보거라.”
“네. 장문 어른.”
장문인은 어서 펼쳐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이게 무슨….’
진우의 눈앞에 화려한 글자들의 배열이 펼쳐졌다.
낡은 고서 위에 시스템이 강제로 해석한 하얀색 빛.
‘고대 중국어’를 마스터한 진우에게 해석하지 못할 글자는 없었다.
“이건….?”
“천 년 전에 멸문한 신비문을 알고 있느냐?”
“아…. 네.”
전혀 모르지만, 분위기상 안다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내공 한 줌 없이 강호를 제패한 전설적인 위인이 남긴 무공.”
“아, 그렇군요.”
“그런데 구결이 너무 복잡해서 아무도 해석할 수가 없었지. 무림맹의 그 어떤 문파에서도….”
“…. 그럼 쓰레기가 아닙니까?”
“철무진!”
태을진인은 장로를 막고 대답했다.
“화산파 최고의 기재인 너라면 익힐 수도 있지 않겠느냐? 허허.”
“…. 겸허한 마음으로 정진하겠습니다.”
이어서, 진우는 일어나는 척 자연스럽게 장문인의 옆자리로 이동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시스템의 빛이 바로 코앞이었다.
“무진아, 무림맹에 가는 동안 동탁이랑 잘 지내고….”
“네?”
아, 안 돼.
아직 기다려 봐.
* * *
다음 날.
오랜만에 글을 쓰기 위해 작업실로 향했다.
한동안 놀고먹으면서 꿀 빠는 삶이었는데.
‘포인트가 더 필요해.’
피지컬도, 퍼포먼스도 딸리지만 내게 주어진 치트키를 활용하면.
시스템과 상점만 있으면 무림에서도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을 테니.
‘아니, 근데 실눈 새끼랑 같이 무림맹에 가라고?’
내가 아닌 ‘진짜’ 철무진은 뇌가 없는 인간이 분명했다.
장문인이 분위기 잡고 둘이 다녀오라니까 냉큼 대답하는 꼬라지 보소.
‘내가 흑막이랑 왜 같이 다녀.’
화산파 인물들은 놈을 흑막이 아니라 그저 뛰어난 후기지수로 판단했다.
당장이라도 돌아가서 놈이랑 같이 갈 생각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데.
‘그쪽에선 시간이 흘러서 의미 없겠지.’
어쩌면, 이미 같이 무림맹으로 향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드르륵─
작업실 문을 열고, 보조 작가들과 인사를 나눴다.
“오빠 오셨어요?”
“안녕하세요오….”
“응. 근데…. 은빈이 너 무슨 일 있어?”
오늘따라 밍쁨이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마치 테이저건에 맞은 진상수처럼 축 늘어졌다.
“…. 저 차였어요.”
“아, 형식이? 걔는 너 좋다고 난리 칠 때는 언제고….”
“아뇨, 지누한테 차였어요.”
“…. 나?”
“아, 아뇨! 웹소설 작가 지누!”
그게 나잖아.
“지누 작가가 저랑 절대 작업 같이 못 하겠다고 했나 봐요.”
“…. 그 정돈 아닐 텐데?”
“맞아요. 힝.”
갑자기 내가 미안하다고 하면 좀 이상한가.
옆에서 듣고 있던 황효주가 대신해서 화를 냈다.
“지누 이 나쁜 자식, 좋게 거절할 수도 있었으면서!”
“…. 나쁜 자식은 너무했잖아.”
“네? 아, 오빠랑 이름이 비슷해서 좀 그렇죠?”
“…. 고만해라.”
효주는 멈추지 않고 내 앞에서 내 욕을 퍼부었다.
“그래도 지누 완전 나쁜놈이에요! 우리 은빈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 나쁜놈은 너무했잖아.”
우리 효주 머리가 너무 컸네.
“뒤질래? 너 일부러 그러는 거지.”
“아, 죄송.”
얘 혹시 뭐 알고 이러는 건 아니겠지?
‘그래도 웹툰은 안 돼.’
아직도 도준배 대표는 웹툰화하자고 톡을 보냈지만.
쓸데없이 유명해져서 시스템 주간미션 난이도를 올릴 생각은 전혀 없었다.
이제 저쪽 세상은 완전 살얼음판이라고.
갑자기 모가지 뎅강 잘리면 누굴 탓해.
이내, 내 자리에 앉아서 노트북을 펼쳤다.
구석 자리라 글을 쓴다고 누군가에게 들킬 위험은 없었다.
타닥, 타다닥─
[화산협객 1화]
초반부 성장하는 장면부터 동기들과 대결하는 내용까지.
스토리는 머릿속에 있지만, 글로 옮기는 건 또 다른 이야기였다.
‘오히려 더 어려워.’
소재와 플롯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글이 달라진다.
게다가 대사 하나하나까지 전부 기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었으니.
‘시나리오보다 오히려 더 어렵네.’
익숙하지도 않은 무협 장르를 쓰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저 특기를 살려 무협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편하게 쓰는 수밖에.
‘방상구 아재, 이기고 싶은데….’
현재 무협 장르로 5화 만에 투베 1페를 뚫은 기성작가.
익숙하지 않은 장르를 써서 그 아저씨를 이길 수 있으려나.
띠리리링─
호랑이도 제 말 하면 온다더니.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다.
“방 씨.”
-오, 이제는 바로 알아보네? 내 전화 기다렸냐?
“왜 자꾸 전화질이야, 글 써야 하는데.”
-크큭, 너 웹툰화 거절했다며?
“….”
-잘했어. 너 같은 인간한테 너무 과한 기회잖아? 그러다 배 터져 죽을….
“아저씨.”
이 사람, 진짜 열 받게 하는 재주가 있구나.
깐족거리는 스킬이 진짜 보통이 아니야.
띵동─
역시, 시스템은 내 생각을 읽을 수 있었다.
그 사실이 이렇게 좋은 쪽으로 작용할 줄이야.
【‘경쟁자’ 주간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미션 : 웹소설 작가 방상구의 조회수를 따라잡으세요. 작품 외적인 활동 수단을 이용할 수 없습니다.】
【보상 : 베네핏 강화 포인트 10pt】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주간미션의 유효 기간은 대략 3주.
그 안에 투베 1페 작품을 무조건 따라잡는다.
“아저씨, 내가 누군 줄 알아?”
-네가 누군데?
목소리가 너무 컸는지 주변 보조 작가들이 전부 나만 쳐다봤다.
“장첸이야!!”
-…. 음, 끊을게.
주간미션과 별개로, 무협 소설로 이 사람은 꼭 이겨야겠다.
‘곧바로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