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12)
외전
[12] 무와 협의 세계(4)마교의 살인기계 십팔호는 무진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철무진….!’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는 인간이었다.
자신을 상대로 마혈을 짚는 게 손바닥 뒤집는 것처럼 쉬운 고수.
고작 약관도 안 된 나이에 허공을 격하는 격공장을 통달하다니.
‘최소 절정…. 아니, 초절정의 경지인가.’
화산파에서는 성인군자였던 인물이 자신에겐 삼류 파락호가 따로 없었다.
올곧게 자란 정파의 후기지수가 ‘마교’라는 집단에 적개심을 품지 않을 수 있다니.
‘도무지 속을 알 수가 없군.’
신비문의 전대 고수가 안배했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연의 장소.
녀석은 대체 어떻게 알고 녹림도들의 입을 열었으며.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 아래로 떨어질 생각을 했을까.
“철무진, 피독주는 고맙다. 꼭 갚겠어.”
“그래. 평생 따까리 생활로 갚아.”
“…. 우리 친구 아니었나?”
“친구지, 그럼.”
천독불침의 귀한 장신구를 양보해준 건 고맙지만.
그간 살아온 환경 때문에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나한테 왜 이런 호의를….’
정말로 녀석은 마교라는 집단이 아무렇지도 않은 건가.
“그럼 저는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남궁미는 대화에 끼어들었다.
“엘프야, 낄끼빠빠 좀….”
“저는 남궁세가의 여식이라구요! 에르프가 아니라!”
“그래서 뭐.”
“저도 여기서 빈손으로 나갈 수는 없어요!”
이에, 철무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는 남자 둘이 있는데 안 무섭냐? 겁도 없이….”
“흥, 안휘성에서 남궁가의 여식에게 손을 대면….”
“내가 손을 왜 대. 이 자식아, 나 유부남이야.”
“응? 혹시 연세가….”
“서른은 넘었지.”
요즘 철무진은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다.
“그럼 내가 17살이니까 말 편하게 할게.”
“…. 17살이면 말 편하게 하시면 안 되죠.”
“됐고! 당신들이 끝까지 기연을 독식하겠다면….!”
“어휴, 기다려 봐. 내가 이 검은 너한테만 특별히 판다.”
“…. 네?”
이내, 십팔호는 눈을 크게 뜨고 철무진을 막아섰다.
“너 미쳤어!? 그 검은….!”
“괜찮아. 나한테 필요 없는 물건이야.”
“지금 무슨 짓을….”
이 공동은 신비문의 전대 고수가 절벽에 숨겨둔 기연의 공간.
검에 적혀있는 구결은 무공비급을 해석할 중요한 열쇠가 분명했다.
“동탁아, 이깟 수수께끼 같은 해석이 무슨 의미겠어?”
“뭐?”
“무공비급은 내가 알아서 다 해석할 건데.”
“…. 미친놈.”
허세도 적당히 부려야지.
무림 명숙들이 전부 달라붙어도 해석하지 못한 구결을 어찌.
천하의 기재라고 한들 수백 년 역사 속에 철무진 만큼 뛰어난 인재가 없었을까.
“현재 제갈세가의 가주도 해석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알고 있겠지?”
“그 인간보다 내가 똑똑한갑지.”
“참나, 천기자 어르신보다 네가 똑똑하다고?”
“아, 쫌 조용히 해봐.”
철무진은 자신을 무시하고 남궁미에게 검을 넘겼다.
“궁미야, 황금 열 냥.”
“남 씨가 아니라 남궁….. 아니, 어쨌든! 열 냥은 너무 비싸요!”
“기연이 아무렇게나 찾아오는 줄 알아? 이 정도면 싼 거야.”
“으으….”
평범한 고철 덩어리를 열 냥에 팔겠다니.
정말 이놈은 동네 파락호와 다를 게 없었다.
‘마교의 호법도 울고 가겠네.’
표면에 적힌 구결을 제외하면 그냥 단순한 청강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만.
표면에 음각된 구결의 가치를 생각하면 황금 열 냥이 아니라 백 냥으로도 부족했다.
“철무진, 차라리 품속의 영약을 황금 열 냥에 팔아라.”
“뭐래. 이건 존나 아껴먹을 건데.”
“…. 지금 그 검을 팔면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거야.”
남궁미는 세상 물정도 모르고 해맑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 검이 그렇게 가치가 있나요!?”
“그렇다기보단….”
“그럼 제가 살게요!!!”
“…. 호구.”
세상에, 뭐 이런 예쁜 흑우 새기가 다 있나.
무공비급이 없다면 쓰레기나 다름없는데.
‘둘 다 보통 또라이가 아니야.’
내공 한 줌 없이 초대 천마를 가뿐하게 쓰러트린 신비문주.
당시, 천하를 제패할 꿈에 부풀어 오른 마교인들은 충격에 빠졌다.
그만큼 신비문의 무공은 신묘하고 파괴적이었으니.
“우리 남궁이, 잘 생각했어.”
“헤헤. 이렇게라도 기연을 나눠줘서 고마워요!”
“고맙긴, 인마. 우리 사이에.”
“우리 사이….?”
“전작에서 엘프랑 내가 깐부 맺었거든.”
“…. 뭔 소린지 모르겠오요.”
“됐고, 궁미야. 돈이나 준비해와.”
“음, 지금은 돈이 없고. 집안에….”
“그래? 그럼 나한테 빚진 걸로 하자.”
“네에!”
십팔호는 두 사람의 대화에 정신이 나갈 지경이었다.
‘아니, 고작 황금 열 냥에 신비문의 무공을 버리다니.’
물론, 검에 적힌 구결을 해석하는 것 또한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 내용이 워낙 복잡하고 아리송하게 적혀 있었기에.
“멍청한 놈. 네 마음대로 해라!”
“응. 니 엄마 동탁 엄마.”
“뭐 이 새끼야?”
“맞잖아.”
“…. 맞네.”
만약 이곳 절벽 자체가 신비문이 남긴 기연이 맞는다면.
사실상, 무공비급의 소유자인 무진을 위해 안배된 장치가 아닐까.
“이제 나는 그만 현실로 돌아갈 테니….”
“응?”
철무진은 이해할 수 없는 말을 하고 어떤 방향으로 걸어갔다.
“거긴 아무것도 없….”
“아, 음.”
어떤 지점에서 잠깐 멈칫하는가 싶더니, 곧이어 돌아서서 미소를 짓는 철무진.
그는 마치 지금까지의 사건들이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갔다.
“남궁 소저, 아무리 생각해도 황금 열 냥은 너무했소.”
“네?”
“소저 역시 기연을 찾고자 이곳에 오지 않았소? 그냥 가지시오.”
“아니, 갑자기 그러시면….”
“나도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모르겠소. 하하.”
“갑자기 그러시면 저는 너무 좋아요! 헤헤.”
십팔호는 두 연놈들의 작태를 보며 배알이 꼴렸다.
“무진아, 너 지금 뭐 하는….”
“아 그럼 일단 나가자. 내가 앞장설게, 동탁아.”
“…. 아깐 십팔몬이라며.”
“음, 그땐 내가 왜 그랬더라? 잠깐 미쳤었나 봐. 하하하.”
“이런 미친놈이.”
가식적인 철무진의 표정을 보니 깊은 빡침이 밀려왔다.
지금까지 자신에게 하던 양아치 같은 모습은 어디 갔는지.
“철 소협, 너무 멋있어요!”
“소저도 아름답소.”
“어맛.”
이 자식, 계집 앞이라고 가면을 쓰는구나.
* * *
현실에 돌아오는 순간, 2권에 해당하는 스토리가 머릿속에 들어왔다.
산적들과 싸우거나, 남궁미랑 썸타거나.
대충 무림맹까지 가는 여정의 이야기.
“철무진, 이 병신 새끼는 줘도 못 처먹네.”
어쨌든, 절벽에서 가장 귀한 물건은 품속에 잘 챙겨뒀다.
다행히 비싼 영약까지 여자한테 갖다 바치는 스윗한 새끼는 아니었다.
멍청한 엘레이…. 아니, 남궁미는 쓰레기 청강검만 받아도 좋아했으니까.
타닥, 타다닥─
정신을 차리고, 곧바로 노트북을 두드렸다.
조만간 있을 연참대전을 생각해서 비축을 최대한 쌓을 생각이다.
[화산협객 26화]
“아니, 근데….”
요즘 호구 주인공 쓰면 쫄딱 망하지 않나.
협객이라는 컨셉 자체가 요즘 트렌드랑 안 맞지.
“어쩔 수 없다. 황금 열 냥은 다음에 만날 때 무조건 받아내겠어.”
나중으로 미루면 다시 철무진이 안 받는다고 할 테니까.
어떻게든 빚 독촉을 해서 싹 다 받아내고 전부 탕진해야지.
“그나저나….”
남궁미가 엘프랑 닮은 건 시스템 유니버스 같은 건가.
엘프 공주가 있다면 당연히 성녀도 있다는 의미일까.
반가운 마음에 아는 체를 했지만, 당연히 상대는 나를 알아보지 못했다.
쾌활하고 멍청한 성격도 그 엘프와 굉장히 유사했으니.
트롤이랑 싸웠던 옛기억이 떠올라서 피식 미소가 새어 나왔다.
“전직 엘프라 그런지, 거의 에바만큼 예쁘네.”
현대 기술로 화장하면 얼마나 예쁠까.
템페스트 캐스팅 디렉터가 바로 명함을….
“누가요?”
“네?”
뒤쪽에서 들려오는 아내의 싸늘한 목소리.
“엘프면….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 출연자 중 한 명?”
“음, 주은이는 자요?”
“네. 근데 말 돌리지 말고.”
“않이, 그런 게 아니라….”
“됐으니까 오늘은 소파에서 자요.”
“오해야.”
쿵.
일부러 방문을 세게 닫고 안방으로 향하는 새롬이.
따라 들어가고 싶은데 옆차기 맞고 내장 파열될까 봐 못 가겠다.
“와, 소설 속 캐릭터한테 질투하다니.”
그것도 하필이면 예쁜데 머가리 텅텅 빈 낭궁이.
하는 짓은 김희정을 쏙 빼닮아서 내 스타일도 아니구만.
“…. 너무 억울해.”
톡, 토톡─
직접 만나서 말하기는 무서워 스마트폰으로 톡을 날렸다.
[그런 거 아니야 ㅠㅠ]
읽었는데 답장이 없다.
“흠, 뭐라고 말하지.”
고작 이런 일로 시스템 얘기를 꺼낼 수도 없고.
아니, 말해도 무슨 의미일까.
오늘은 꼭 안아주고 내일 정신병동에 보내겠지.
띠링─
“오, 답장….! 아니네.”
스마트폰을 들고 누군가의 톡을 확인했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잘 지내시죠~?]MBS 방송국 다큐팀 길주창 PD.
정말 오랜만에 연락이라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오, 작가님 안 바쁘세요?
“바쁘진 않아요.”
새롬이한테 혼나서 그렇지.
-저기,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어…. 조만간 네 번째 시즌 런칭 준비 중이거든요.
“벌써 시즌 4?”
-네. 전부 작가님 덕분입니다. 하하.
길주창 PD는 곧바로 본론을 꺼냈다.
-마법소녀 배우분들 중에 한 명, 어떻게 좀 안 될까요?
“고정이요?”
-그, 고정이 어려우면 게스트도 좋고….
“흠, 제가 한번 말해볼게요.”
-정말요!?
“네. 근데 제가 말해도 어차피 본인이 원하면 하겠죠.”
문득, 마법소녀들과의 옛 추억들이 떠올랐다.
스탠리 호텔에서 여민서 배우한테 마법봉 처맞고 혹 생겼을 때.
아니면, 한 명씩 데리고 익스트림 스포츠를 하면서 우정을 다졌을 때.
“그럼 끊을게요.”
-넵! 감사합니다, 작가님!
“감사는요.”
한때 길 PD한테 진짜 신세 많이 졌지.
장소 섭외도 날짜 맞춰서 다 해주고.
.
.
.
.
며칠 뒤,
나는 웹피아 연참대전을 준비하면서 쌓은 비축분을 하나씩 풀기 시작했다.
방상구 작가 역시 마치 예상이나 한 듯 나와 함께 3연참으로 따라붙었다.
“어쭈.”
이틀 연속 3연참이라니.
시간대도 정확히 나와 같은 시간에 올려서 모를 수가 없었다.
“아재, 그러다 가랑이 찢어집니다.”
매일 8시간 간격으로 세 편씩.
쉬지 않고 연참할 자신이 있었다.
띠링─
그때, 쫄보 방상구 아저씨에게 문자 메시지가 날라왔다.
[지누야, 적당히 해라]
[나 지금 진지하다]
역시 나를 의식한 게 맞았구나.
조만간 조회수를 뛰어넘고 미션을 클리어할 수 있을 것 같다.
[ㅋ]
깔끔하게 자음 한 글자로 비웃음을 날려주고, 다시 비축분을 쌓기 시작했다.
* * *
작년에 대한민국 최고의 여배우로 뽑힌 탑스타.
마법소녀의 영원한 리더이자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의 히로인.
그 누구보다 ‘김진우 월드’ 최고의 수혜자로 꼽히는 인물은 바로.
“민서야, 오늘 스케줄이….”
“마법소녀 단체 예능 찍는 거지?”
“맞아.”
“음, 요즘 너무 바빠서 대본 볼 시간도 없어.”
“그래도 리얼 예능이라 괜찮아.”
“알겠어.”
“그래도 다음 주말에 하루는 비워볼게.”
“후우….”
최근 영화의 초대박으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정이 이어졌다.
‘마법소녀 킹룡로봇 피규어 사놓고 개봉도 못 했네.’
얼마나 바쁜지, 기본적인 워라밸이 없었다.
각종 예능에, 인터뷰, 화보 촬영으로 잠잘 시간이 부족할 지경이다.
“그냥 새 작품 들어갈까.”
“응?”
“작품 들어가면 다른 스케줄 안 잡잖아.”
“…. 그치.”
김진우 작가의 작품을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요즘 추세로 보면 언제 새 작품을 쓸지 예상할 수가 없었다.
“요즘 작가님 절필했다는 소문이 있어.”
“그게 말이 돼?”
“그, 그치?”
그냥 대충 써도 흥행이 보증되는 네임드 작가.
보조 작가가 이름만 빌려도 최고의 시청률이 보장될 터다.
“근데 진짜 소문이 그래. 요즘 대본은 안 쓴다는….”
“음. 이따 희정이 만나면 물어봐야겠다.”
그래도 작가님 친동생이니까 좀 더 잘 알지 않으려나.
띠링─
그때, 여민서의 스마트폰에 알림이 울렸다.
“어? 어!!!”
[민서 씨, 요즘 스케줄 많아요?]김진우 작가의 메시지.
그동안 스케줄을 묻는 경우는 한가지 뿐이었다.
“설마…. 캐스팅 제의!?”
여민서는 진우의 연락을 받고 반색을 표했다.
바빠도 바쁘다고 말할 수가 없지, 누구 연락인데.
톡, 토톡─
곧바로 김진우 작가에게 답장을 보냈다.
[아뇨! 하나도 안 바빠요 ㅎㅎ]잠시 후, 스케줄 장소에 도착하고 마법소녀들과 인사를 나눴다.
“언니! 오랜만!”
“어, 그래.”
어서 이 기쁜 소식을 동생들과 나누려고 했는데.
“진짜 너도 받았어?”
“네. 저도 저만 받은 줄 알았는데….”
“…. 뭐지.”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었다.
“그럼 네 명 다 연락을 받았다고?”
“…. 그런가 봐요.”
마법 자매들은 단숨에 적으로 돌변했다.
단 한 명만 살아남는 현실판 서바이벌.
“얘들아, 찬물도 위아래가 있지 않겠니?”
“민서 언니, 그 나이에 무리하면 큰일 나요. 마법소녀 36은 찍어야죠.”
“음, 36? 그게 무슨 뜻이야?”
“아 이전 시즌이 코드네임 32였잖아요. 서른 두 살이라.”
“이런.”
에바와 리코, 희정은 한 명 한 명이 강력한 경쟁자였다.
“너는 친동생이잖니. 앞으로도 기회가 많지 않겠어?”
“에이, 요즘 세상에 가족 찬스가 어딨어요.”
마침, 오늘 예능의 컨셉은 경쟁.
마법소녀들 중 우승자를 가리는 경기 방식이었다.
“잘됐네. 오늘 1등하는 사람이 작가님 차기작 가는 걸로.”
“저는 좋아요.”
“콜!”
“으음, 저는 피지컬이 딸려서 너무 불리….”
“오케이! 만장일치!”
소심한 리코의 말을 묵살하고 모두가 동의했다.
액션 연기를 하며 나름대로 운동을 한 그녀들이 아닌가.
“마법소녀 분들, 촬영 대기 하실게요!”
“네에!!!”
마법소녀들의 눈빛은 타오를 듯한 열정으로 가득했다.
* * *
누군가에게는 일상이지만 다른 이에겐 지옥이 될 수도 있는 법이다.
“이런, 미친 새끼….”
방상구 작가는 지누를 욕하며 노트북을 두드렸다.
최근 며칠간 잠도 제대로 못 자고 글만 쓴 것 같았다.
억지로 글을 쥐어 짜내다 보니, 생활 패턴은 망가진지 오래였다.
“…. 어떻게 열흘 동안 쉬지 않고 3연참을 하지?”
자존심 때문에라도 지누 작가에게는 지고 싶지 않았다.
실력이 없어서 대박작을 150화에 완결친 신인작가가 아닌가.
“그놈도 곧 밑천이 드러날 거야.”
조금만 더 참으면 기회는 반드시 올 터였다.
착한 독자분들이 달아주는 댓글이라도 보면서 버텨야지.
“오늘도 댓글이…. 어라?”
[Comment ’ 131]
평소보다 4배, 아니 5배 이상 많이 달린 댓글.
등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히는 기분이 들었다.
딸깍─
두려운 마음을 애써 눌러두고, 댓글을 확인했는데.
“젠장.”
온통 물음표로 도배된 댓글창.
갈고리 수집가라고 비웃는 댓글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Comment ’ 131]
-지룡이야 : 뇌절도 적당해야지 ㅉㅉ-無血劍 : 유료화 직전에 미끄러지셨네 -용비어첨가 : 혹시 비축분도 없이 연참대전 참여하심? ㅋㅋㅋㅋ-동이aa : 매일 3연참 라이브 연재면 ㅇㅈ-활자중독자 : 작가님 수정하시죠 ㅡㅡ-잼민쓰09 : 며칠 전부터 불안불안했음 ㅋㅋㅋ한편, 같은 시각.
절망에 빠진 방상구와 달리, 진우는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이거 웬만하면 오늘 따라잡겠는데?’
쾌속으로 성장하는 「화산협객」은 어느새 투베 1페 중위권에 안착했다.
최근에 폼이 떨어진 방상구 작품의 조회수와 비교해도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무료 웹소설 투데이 베스트》
[8위 마공무적 ]
[9위 화산협객 ]
남은 조회수는 기껏해야 300남짓.
드디어 상대의 턱 밑까지 따라잡았다.
‘아니, 지금 보니까 300도 아니고 거의….!’
드르륵─
그때, 작업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왔다.
승리자의 미소를 지으며 들어오는 김희정.
오늘도 또 무슨 미친짓을 하려고 저러는 걸까.
“오빠, 내가 이겼어.”
“…. 뭐를.”
“에바 재끼고, 리코 젖히고, 민서 언니까지!”
“아니, 뭐라는 거야.”
희정은 득의양양한 표정으로 대화를 이어갔다.
“얼마 전에 스케줄 있냐고 물어봤잖아!”
“아, 그랬지.”
“내가 하고 싶어서 경쟁자들 다 물리치고 왔다니까?”
“그래?”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어.
언제부터 그렇게 인기 프로였는지 모르겠네.
“그 작품이 그렇게 하고 싶었어?”
“당연하지!!! 역시, 오빠 요즘 차기작 준비하고 있었구나!”
“…. 차기작?”
“뭐가.”
“응?”
희정이 눈깔을 너무 희번덕거리게 치켜떠서 차마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자신의 작품 아니고 예능 다큐 MC 자리라고 말하면, 칼을 들고 찾아올 것 같아.
“음, 희정아.”
“왜 그래, 오빠?”
“혹시 뭐 먹고 싶은 거 없어?”
“갑자기 왜?”
“에이, 오빠가 돼서 동생한테 마싯다 돈까스 정도는 사줄 수 있지.”
“오! 완전 좋…. 잠깐만, 또 공동묘지 데려가려고?”
“니 오빠를 뭘로 보고.”
“…. 쓰렉, 아니, 우리 작가님이지.”
“….”
역시 금붕어에 버금가는 희정이.
말을 한 번만 돌려도 금세 대화 주제를 까먹었다.
어느새 효주 옆에 붙어서 수다를 떨고 있었으니.
“뭐야, 요즘은 무협지 읽는 거야?”
“응. 지누 작가님이 무협도 잘 쓰더라고.”
“무협은 처음 보는 거 아냐?”
“응. 근데 입문용으로 딱 좋아.”
“제목이….”
“화산협객!!!”
그래도 다른 마법소녀들보단 희정이가 시간이 많아 보였다.
한때 그 다큐 MC도 맡았으니까 거부감은 없겠지.
‘나중에 희정이 매니저 님한테 슬쩍 말해봐야….’
띵동─
순간, 머릿속에서 청량한 시스템 알림음이 울려 퍼졌다.
【‘경쟁자’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주간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10pt 만큼 획득합니다.】
“예쓰!!!”
회사에 있다는 사실도 잊고,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이상하게 전혀 반응이 없는 직원들.
“…. 얘들아?”
희정이도, 효주도 전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었으니.
“이거 몰카야?”
곧이어, 주변의 풍경이 물감으로 채색하듯 천천히 바뀌기 시작했다.
“아….”
띵동─
【내용 : 화산협객 3권】
【장르 : 무협, 정도, 모험, 기연, 성장물】
【장소 : 용봉관(龍鳳館) 랜덤 지정】
【제한 시간 : 30일】
“기간이 30일….?”
여태까지 중에 가장 많은 기간이 주어졌는데.
오히려 그보다도 장소가 더 신경 쓰였다.
시간이 많으면 반드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테니.
“십팔아.”
“…. 한동안 그렇게 안 불렀잖아.”
“그게 중요한 게 아냐.”
“와, 남궁 소저 없어졌다고 돌변하는 것 봐라.”
“조용히 하고. 용봉관이라는 데가 어딨어?”
“그야, 당연히 무림맹에 있지.”
“거기 아무나 막 들어가도 되나?”
“그럴리가 있겠냐? 오룡삼봉만 들어가는 곳이지.”
“…. 오룡삼봉은 어떻게 뽑히는데?”
십팔호는 그런 것도 모르냐는 듯이 나를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여인은 미모가 우선이고….”
“남자는?”
“당연히 비무해서 이겨야지. 적어도 상위 오인 안에는 들어야겠지.”
“몇 명 중에서?”
“글쎄. 올해 지원자가 삼백 명쯤 되려나.”
“….”
시스템, 적당히 해라.
나 지금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