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14)
외전
[14] 무와 협의 세계(6)레이블 미디어 본사.
도준배 대표는 희정의 SNS를 보며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세상에 이런 분들만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게요.”
아무런 조건도 없이 SNS에 홍보해주는 탑스타라니.
레이블 미디어의 입장에선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띠리리링─
“대표님! 웹피아 사장님께서 연락하셨어요!”
“뭐?”
편집자 민지의 말을 듣고, 도 대표는 급하게 전화를 넘겨받았다.
‘괜히 연예인이 아니구나.’
새삼스레 김희정 배우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웹소설 3대 플랫폼의 대표 중 한 명이 곧바로 전화를 때릴 정도였던가.
방상구 작가가 세 번째 1만 작품을 냈을 때도 직접 연락하시진 않았는데.
“네네, 대표님. 전화 바꿨습니다.”
-도 대표, 축하하네.
“아휴, 축하는요. 하하.”
-우리 식사 한번 해야지?
“그럼요, 언제든지요.”
-혹시 지누 작가님도 함께 식사 괜찮으려나?
“아, 음. 그건 좀….”
심지어 자신조차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었다.
“대인기피 증세가 조금 있으셔서요.”
-그, 그래? 현대인치고 가벼운 정신병 하나쯤 없는 사람이 어딨겠나? 하하.
“물론이죠! 저도 가끔 화날 때마다 인형한테 쌍욕하고 그래요!”
-…. 나는 그 정도는 아닌데.
“….”
짧은 침묵 후, 웹피아 사장은 다시 대화를 이어갔다.
-아무튼, 웹소설 작가가 글만 잘 쓰면 그만이지. 하하하.
“동감입니다.”
-그럼 조만간 봅세.
“넵! 들어가십쇼!”
뚝.
도 대표는 전화를 끊자마자 「화산협객」의 조회수를 확인했다.
근래에 이렇게까지 급속도로 성장하는 작품은 본 적이 없었다.
[화산협객 48화 / 16시간 전 / 21,503]24시간 1만가량의 소설은 순식간에 2만을 돌파했다.
그것도 김희정 SNS에 게시물이 올라온지 얼마나 됐다고.
“다음 주쯤에나 1등 할 줄 알았는데….”
벌써 골든베스트 1위를 찍어버렸구나.
웹소설에 전혀 관심 없던 사람들도 찾아오게 만드는 마술.
과연, 한국에서 연예인의 인기는 일반인의 상상을 초월했다.
“대표님! 역시 김희정이네요. SNS 파급력이 진짜 장난 아니에요.”
“그러게. 이게 되네.”
“이 정도면 장르 소설계에 새로운 업적을 세운 것 같은데요?”
“아직 그 정도는 오바 아닌가?”
“에이, 지금 유입된 독자들은 아예 새로운 독자층이에요! 웹피아 대표님이 왜 직접 전화하셨겠어요?”
“…. 그건 맞지.”
편집자와 대화를 나누다 보니, 얼마나 대단한 성과인지 새삼스레 실감했다.
얼마 전에 강준 배우가 직접 다녀갔을 때만 해도 그냥 신기한 정도였는데.
“네이바 웹툰팀에 푸시해도 될 것 같아요.”
“그치?”
“네. 지금이 기회죠.”
“…. 음, 근데 또 거절하시는 거 아냐?”
“완전 좋은 조건으로 해드리면 되죠.”
“그렇겠지?”
“당연하죠.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은 없어요.”
지누가 김진우라는 사실을 몰랐기에 핀트를 잘못 잡았지만.
사실, 평범한 사람들의 생각은 당연히 이 정도가 한계였다.
“그 김진우 작가님도 인터뷰에서 돈 엄청 좋아한다고 했다니까요?”
“이야, 그분 솔직하시네.”
“그게 매력이잖아요.”
문득, 레이블 미디어를 먹여 살린 방상구 작가를 떠올렸다.
그가 그토록 원하던 웹툰이었는데.
그래서 무협을 쓰겠다고 하지 않았던가.
“웹툰…. 방 작가님한테 조금 미안하네.”
“비즈니스잖아요. 이해해 주실 거예요.”
“….”
방상구 작가의 작품도 얼마 전까진 성적이 나쁘진 않았다.
연참대전 때 무리하게 지누 작가를 따라잡으려다 뇌절을 치기 전까진.
“지누 작가 말이야. 우리가 대어 중의 대어를 낚았구나.”
“네. 글 쓰는 속도도 1티어잖아요.”
“어디서 이런 작가가….”
물론, 그의 말과 행동은 확실히 특이했다.
직접 만나는 건 죽어도 싫어하는 성격이라던가.
“게다가….”
“네?”
“유명해지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더라고.”
“그래요?”
“아니, 오히려 김희정 배우님한테 짜증 내던데.”
“…. 뭐지.”
김희정 배우에게 엎드려 절해도 부족하지 않을까.
아무런 대가도 안 받고 돈방석에 앉게 해줬는데.
“일단 우리 할 일이나 하자고.”
“넵.”
“네이바 웹툰팀이랑 바로 미팅 잡아봐.”
“네. 대표님.”
* * *
시스템이 던져주는 주간 미션의 기본적인 대전제.
업계에서 성공하면 성공할수록 미션은 어려워지고 보상은 줄어든다.
덕분에, 시나리오 관련 미션은 한계가 명확했다.
보통은 1pt, 클리어하기 어려운 미션이면 2pt 정도.
상식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판정이지만, 원래 이런 건 개발자 마음이니까.
‘어쩌겠어. 이미 일은 벌어졌는데.’
당장 이번 미션을 깨서 3pt라도 받아야지.
여기서 더 어려워지지만 않으면 나쁘지 않다.
“…. 라고 생각하자고.”
그럴 일은 없어야겠지만, 혹시라도 김희정한테 내가 쓰고 있다는 사실을 들킨다면.
그 값싼 주둥이를 막을 자신이 없었다.
한 번 들키면 필명을 갈아도 큰 의미가 없겠지.
조만간 전 세계 사람들은 김진우가 웹소설 쓴다는 걸 알게 될 테고.
그다음엔 대충 조회수 10만 찍어야 베네핏 포인트는 하나쯤 주려나.
톡, 토톡─
곧장 SNS에 접속해 희정이가 홍보한 게시물을 확인했다.
“와 어지럽다, 어지러워.”
조회수 5만은 아마 숨만 쉬어도 오를 것 같다.
천만 단위의 팔로워를 보유했으니까.
수십만 좋아요와 수만의 댓글이 이를 증명했다.
촤아악─
그때, 수영을 마친 아내가 천천히 걸어오며 내게 말을 걸었다.
“왜 이렇게 표정이 심각해요?”
“아, 그게….”
사실대로는 죽어도 말할 수 없지.
아직 장르 소설 쓰는 것도 모르는데.
“새롬 씨, 여기 수건이요.”
“고마워요.”
활짝 웃으면서 내 손을 꼭 잡는 새롬이.
그래도 우리 와이프 때문에 내가 산다.
“요즘 희정이가 걱정이라서요.”
“네? 왜요?”
“SNS를 너무 많이 해요.”
“…. 하루 이틀도 아닐 텐데요?”
“정 실장님, 그게 문제예요.”
“음….”
드라마도 영화도 안 찍으니까 얘가 서브 컬쳐에 빠지는 거지.
다른 배우들은 웹소설은커녕 잠자는 시간도 부족하다고 난린데.
“우리 희정이, 일 좀 시키시죠.”
“음, 그래요. 뭐 하나 찍을 때 됐죠.”
“굿.”
내 말을 듣고, 새롬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언제부터 그렇게 동생을 아끼셨어요?”
“이제 좀 아끼려구요.”
그런데, 새롬은 스마트폰을 확인하더니 대화를 이어갔다.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어…. 그거 들어가게 됐는데요?”
“김희정이?”
“네.”
당연히 안 할 줄 알았는데 웬일이래.
* * *
얼마 후.
내 짧은 웹소설 인생의 두 번째 작품, 「화산협객」
작품의 조회수는 눈에 보일 만큼 급속도로 성장했다.
타닥, 타다닥─
[화산협객 72화]
웹피아에서 새로운 역사를 새로 써 내려가는 신무협.
외부의 강력한 서포트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성적만 보면 초대박작이 분명했다.
“김희정, 이제는 다큐에서도 홍보하네.”
SNS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큐에서도 앵무새처럼 떠들어대는 김희정.
누가 보면 레이블 미디어 도준배 대표한테 뒷돈이라도 받을 줄 알겠다.
“나도 연예계 종사자 중 하나지만….”
과연, 연예인의 파급력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당연히 목표했던 24시간 조회수는 순식간에 채울 수 있었다.
【‘오늘도 빡글’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주간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3pt 만큼 획득합니다.】
“이제 진짜 포인트 아껴 써야지.”
현재 보유 포인트는 정확히 26pt.
김희정 때문에 올라간 난이도를 생각하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10포인트쯤 사용하면 판타지 세계에서 0티어급 베네핏을 얻으니까.
다음부터는 펑펑 쓰지 말고 눈을 조금 낮춰야겠네.
‘아마 다음은 마교랑 전쟁….’
벌써부터 쫄려서 가고 싶지가 않았다.
이제 3권 분량도 다 써가니까 슬슬 무협에 떨어지려나.
“진짜 얼마 안 남았어.”
이번 작품도 이전처럼 6권, 150화 분량이잖아.
띠리리링─
그때, 뜬금없이 강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어, 강준아.”
-형님, 잠깐 상담 좀 받고 싶은데…. 시간 괜찮으세요?
“무슨 상담?”
-희정이 때문에요.
얘가 갑자기 전화해서 이런 말을 하다니.
평소와 달리 목소리도 착 가라앉아서 심란해 보였다.
“무슨 일인데 그래?”
-희정이가 지누 작가를 너무 좋아하는 것 같아요.
“…. 나?”
-아뇨, 웹소설 작가 지누요. 요즘 SNS에 매일 홍보히는 거 아세요?
“음, 대충 알지.”
회사에서도 터치를 안 하니까 완전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행동했다.
아직 새롬이는 크게 관심이 없는 것 같은데, 조만간 알게 될 것 같아.
-사실, 제가 지누 작가님 직접 만나자고 말했는데 거절당했어요.
“…. 만나서 뭐 하려고.”
-너무 질투가 나서요.
“아니, 무슨 개소리…. 그래. 그래서, 지누 작가 번호는 있겠네?”
-네. 저번에 매니지에 들러서 저장했어요.
“나한테 전화번호 넘겨. 내가 알아서 해결할게.”
-네? 형님이 직접이요!?
“어. 희정이는 니 여친이기 이전에 내 동생이잖아.”
-와, 감사합니다! 지누 작가가 깜짝 놀라겠네요. 하하하.
“그래. 끊을게.”
-넵! 바로 보낼게요!
강준과의 통화를 마치고, 어이가 없어서 헛웃음이 튀어나왔다.
띠링─
[지누 작가 연락처 010-51….]내 전화번호를 나에게 알려주는 황당한 상황.
강준한테는 지누의 번호를 지우라고 톡을 보냈다.
톡, 토톡─
[지금 전화해 봤는데 곧 만나기로 했어][다행히 지누 작가님도 내 팬이신가봐]내가 이렇게 거짓말까지 하면서 살아야 하나.
현타가 씨게 찾아와서 한동안 허공을 응시했다.
“와아, 내가 살다 살다….”
* * *
템페스트 엔터 4층 휴게실.
강준은 진우의 톡을 받고 감탄사를 터트렸다.
“크으, 역시 형님은 넘사벽이구나.”
확실히, 김진우 작가의 대중적인 인지도는 천상계에 있었다.
방구석에서 절대 안 나올 것 같던 지누 작가를 전화 한 방에!
같은 작가라는 직군에 있어서 그런가.
두 사람이 통하는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다.
“일단 말씀하신 대로 번호는 지우고….”
“응. 뭐야?”
“으아, 깜짝이야!”
“뭔데뭔데?”
강준은 침을 꿀꺽 삼키고 희정이를 바라봤다.
“희, 희정아….?”
“뭐야뭐야? 나 지금 촉이 빡! 왔어.”
“아, 뭐가….”
“지금 바람 피우는 거 맞지? 하아, 이래서 오빠가 남자 믿지 말라고….”
“아니거든!”
“그럼 핸드폰 줘봐.”
“진짜 안 되는데….”
“…. 돼!”
연인 간에는 더 사랑하는 쪽이 언제나 을이었다.
이 연애의 시작 또한 희정의 선택이었으니까.
“흠, 우리 오빠가 지누 작가랑 만나기로 했다는 거지?”
“…. 형님한테 말씀드릴 거야?”
“당연하지.”
너무 당당해서 할 말이 없었다.
“…. 김희정스럽네.”
“칭찬이지?”
“비슷해.”
사실, 김희정은 자신이 홍보해주면 당연히 지누 작가도 반응할 줄 알았다.
SNS와 방송에서 그렇게 무료 홍보도 해주는데 공지 하나 안 올릴 줄이야.
“내가 진짜 얼굴 한 번 봐야겠어.”
“꼭 그래야겠어?”
“궁금하잖아.”
김희정 역시 배우로서 팬 문화를 잘 알고 있었다.
원래 팬이라는 게 다 그렇다.
받는 거 없이 퍼주기만 하는 게 일상이니까.
그날 저녁,
희정은 스케줄을 마치고 오빠의 집에 방문했다.
조카 얼굴도 보고 로미오 츄르도 챙겨줄 겸.
‘지누 작가님 선물도 챙겨왔지롱.’
현관문 앞에서 새롬 언니가 활짝 웃으며 자신을 반겨줬다.
“희정이 왔니?”
“오빠 안에 있어요?”
“응. 들어와.”
희정은 진우를 발견하는 순간, 눈빛을 반짝이고 말을 걸었다.
“오빠, 지누 작가님 만나기로 했다며?”
“강준이 그래? 하여튼 걔도 너처럼 입이 싸.”
“언제 볼 건데?”
“아, 니가 뭔 상관이야.”
“뭔 상관이긴, 내가 1호 팬일걸?”
“어휴, 그걸 고마워할 것 같아?”
“당연히 고맙겠지!”
“응. 아니야. 너 기억도 못 해. 나랑 세 시간 통화했어.”
“우씨.”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뭔가 억울했다.
‘홍보는 내가 다 해주는데 왜 전화는 오빠랑만 해?’
원래 팬심이라는 게 항상 일방적이라고는 하지만.
이 정도 노력하면, 악수도 하고 사인도 해주는 게 정상 아닌가.
“나도 번호 줘.”
“응. 꺼져.”
“이이잉. 이건 불공평해!”
“원래 인생은 불공평해. 배우 지망생이 보면 너 실력에 탑배우가 된 게 불공평할걸?”
“…. 광역딜 보소.”
그래도 작가라고, 오빠와의 말싸움은 언제나 자신의 패배로 이어졌다.
“희정아, 그 작가 너무 좋아하지 마라.”
“왜?”
“이번에도 6권 150화 칼완결이거든.”
“뭐?”
“내가 세 시간 통화했다고 말했잖아.”
“아니, 이런….”
작품을 띄워주면 뭐 하냐고!
매번 이렇게 조기 완결하는데.
“아 진짜 왜 그러는 거야?”
남들은 그런 작품 쓰면 500화까지 잘만 늘려 쓰지 않는가.
“아주 바람직하지. 16부 드라마를 일부러 늘리면 재밌겠냐?”
“…. 혹시 드라마화가 된다면 어떨까.”
“응?”
“지누 작가 웹소설! 드라마로 만들자!”
“어지럽다, 진짜.”
혹시 지누 작가는 알고 있을까?
김희정이라는 사람이 얼마나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지.
“너 그거 민폐야.”
“응?”
“지누한테 물어봤어? 홍보해주길 원하는지.”
“그게 무슨….”
“얼굴을 숨기는 이유가 있으면 어쩔래? 얼굴에 화상이라도 있으면?”
“아….”
“세상에 다들 너처럼 유명해지고 싶은 사람만 있는 건 아니야.”
“…. 그러네.”
김진우는 평생 정체를 숨겨야겠다고 다짐했다.
이렇게까지 말했는데 만약 자신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
‘의절하는 거 아니겠지?’
희정이는 눈물을 깨달음을 얻은 듯 자신이 준비한 선물을 내놓았다
“이거, 지누 작가님한테 줄 선물인데. 대신 전달해줘.”
“선물?”
“응. 귀한 돌이야.”
“…. 돌멩이네?”
“응 관상용 돌.”
“선물 꼬라지…. 아니, 나한테 그런 선물을 좀 해봐라.”
“오빠는 오빠고.”
“어휴, 너 혹시 내 생일이 언젠 줄은 아니?”
“지났잖아.”
진우는 어쩔 수 없이 희정의 선물을 받으며 고민했다.
‘버릴 수도 없고….’
나중에 김희정한테 되팔아야겠다.
* * *
김희정을 돌려보내고, 이너피스를 외며 마음의 평안을 찾았다.
‘이제 세 권 남았나.’
혹시 판타지 때와 거의 비슷한 전개라면.
어쩌면, 마교나 사파 세력과의 전쟁일까.
“흐읍.”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시스템의 빛 생성기(Lv 1)를 사용합니다.】
크게 심호흡한 뒤, 베네핏을 활용해 무협으로 장소를 이동했다.
띵동─
【내용 : 화산협객 4권】
【장르 : 무협, 정도, 모험, 기연, 성장물】
【장소 : 남궁세가 본가, 남궁미의 처소】
【제한 시간 : 1일】
눈을 감았다가 떠보니 남궁세가에 있었다.
처음에는 지금 내가 어디에 있는 줄도 몰랐지만.
잠시 후에 들어온 시비 덕분에 쉽게 알 수 있었다.
“도련님, 혼례까지 아가씨와 만남을 자제하라는 가주님의 명이 있었습니다.”
“…. 혼례? 누구랑?”
“네? 그야, 당연히….”
남궁세가니까 당연히 남궁미겠지.
‘무협 세계에서 결혼을 또 하라고?’
압도적 감사… 가 아니라, 새롬이한테 미안하게.
마음은 걸리는 거 하나 없이 100% 떳떳하거늘.
“당장 안내해. 남궁미 처소에 갈 거야.”
“네? 그, 가주님께서….”
“어서.”
“네. 도련님.”
일단 내가 현실로 복귀하고 나서는 내 알바가 아니지.
철무진이 남궁미랑 치고받고 싸우든, 깨를 볶고 살든.
터벅, 터벅─
걸어가면서 내 몸 상태를 확인했다.
그런데, 이전과는 확실히 달라진 변화가 있었으니.
‘몸이 가벼워.’
마치 판타지 세계에서 절대자로 태어났을 때와 같았다.
설마 철무진이 신비문의 무공을 익혀서!?
그게 아니라면 내가 강해진 게 설명이 안 되는데.
“이놈! 어딜 가느냐!”
“뭐야.”
“가, 가주님!”
“내 딸을 훔쳐 간 것도 모자라서 쥐새끼처럼 방에 잠입하려고!?”
“….”
여기서도 생판 처음 보는 사람한테 장인어른 대접을 해줘야 하는 건가.
“남이사.”
“뭐 이 새끼야?”
“…. 가 아니라 장인어른. 제가 지금 좀 급합니다.”
“검을 들어라!”
아니, 진짜 무슨 원시인들의 세계냐고.
뭐만 하면 일단 칼부터 들고 시작이야.
“아버지!!!”
“어? 미, 미아야….”
그때, 구세주가 등장하며 나와 남궁 가주의 사이를 가로막았다.
“자꾸 우리 무진이한테 왜 그래요!”
“아니, 그런 게 아니라….”
“실망이에요!”
“우리 공주님, 그런 게 아니라….”
딸래미한테 쩔쩔매는 남궁 가주를 한심한 눈으로 쳐다보고 남궁미 방으로 직진했다.
“와, 최단 시간 클리어!”
매번 이렇게 개꿀이면 굳이 포인트 벌려고 노력할 필요도 없을 텐데.
오히려 용돈이라도 한 푼 더 벌겠다고 웹툰도 찍고 드라마화도 했겠지.
“으아아아아앙.”
그때, 거실에서 딸래미가 우렁한 함성을 발사했다.
“어이구, 우리 공주님 왜 울어요?”
“응애애.”
“그래쪄요? 엄마가 때찌 해쪄요?”
“애 앞에서 그게 무슨 소리예요!”
정새롬이 말을 가볍게 무시하고, 주은이에게 젖병을 물렸다.
“엄마 말고, 아빠 해봐. 아빠.”
“…. 응애.”
* * *
네이바 웹툰팀 본사.
최근, 초대박작의 성공적인 런칭과 함께 웹툰팀은 큰 성과를 거두었다.
본사에서 전 직원들에게 상여금과 포상 휴가를 내려줄 정도였으니.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는…. 진짜 레전드네요.”
“워낙 성공이 보장된 작품이었잖아.”
“아뇨, 지금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어요.”
네이바 웹툰 대표이사, 장기훈은 직원들 앞에서 회식 일정을 알렸다.
“오늘 단체 회식이에요.”
“아….”
“출장 뷔페니까 먹고 싶은 사람만 드세요.”
“와!!!!”
장 대표는 피식 웃으면서 본인의 사무실에 들어갔다.
“김 비서, 자네도 오늘 식사하고 가지.”
“네. 대표님.”
김 비서는 따라 들어오며 추가 서류를 건넸다.
“오늘치 마지막 서류입니다.”
“그래?”
“네. 레이블 미디어에서 푸시하는 작품인데.”
“흠, 레이블 미디어라…. 방 작가 원툴 아닌가?”
“아닙니다. 지누라는 필명을 쓰는 작가의 작품입니다.”
“지누….? 이름 재밌네.”
“이번에 레이블 측에서 정말 괜찮은 작품을 내놓은 것 같습니다.”
“그래?”
장 대표는 습관처럼 턱을 매만지며 결재 서류를 펼쳤다.
“화산협객이라…. 무협이구만.”
무협 작품의 웹툰화는 이미 포화 상태.
웹툰화하기 좋다는 소문이 났는지
“요즘 온갖 무협 작품이 쏟아져나오네.”
“네. 대표님.”
당연히 웹툰화 기준은 덩달아 올라갔다.
“그런데 이 작품은 요즘 정말 핫합니다.”
“그래?”
“네. 템페스트 엔터 김희정 배우님이 광팬이라고 SNS에 인증하면서….”
“기, 김희정 배우님? 김진우 작가님 친동생?”
“네. 대표님.”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에서 가장 인기 있는 캐릭터 중 한 명.
그뿐만이 아니라, 마법소녀로서 그녀의 인지도는 대한민국 최상이 아닌가.
“이 작품 성적이 어떻게 돼?”
“아, 얼마 전에 웹피아에서 골베 1등 찍고 유료화 갔습니다.”
“그럼 바로 웹툰화 진행시켜.”
“좀 더 지켜보지도 않고요?”
“그럴 필요 있나.”
아무리 탑스타가 홍보를 해도 망할 작품을 살릴 순 없는 법.
김희정쯤 되는 사람을 홀렸으면 반드시 이유가 있지 않을까.
“이 작품, 무조건 웹툰화 진행하자고.”
“네. 알겠습니다.”
장 대표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