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16)
외전
[16] 무와 협의 세계(8)화산파가 키운 초신성, 철무진은 단숨에 영웅으로 날아올랐다.
천마를 보필하는 마교의 거두 광명좌사를 단칼에 쓰러트렸으니.
“어이 어이, 어디까지 성장할 셈이냐고.”
“별 거 안 했는….”
“마교주의 오른팔을 쓰러트리다니!”
“광명좌사면 왼팔 아닌가.”
무림맹에 전서구를 보낸 게 이틀 전.
이제 슬슬 답장이 올 때가 되지 않았나.
다그닥, 다그닥─
마침, 정보병은 말을 타고 달려오며 맹주에게 받은 전서구를 건넸다.
“철 대협! 마교에 선발대를 파견하라는 맹주님의 명이오!”
“크으, 왔구나.”
그런데, 정보병과 함께 말을 타고 와서 폴짝 뛰어내리는 여인이 있었다.
“절대 안 됩니다!!!”
남궁미는 핏대를 빳빳하게 세우고 반대 의견을 냈다.
“뭐야, 갑자기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
“철 가가!”
“아, 누가 애 좀 데려가.”
평범한 연인 사이에서 있을 법한 당연한 반응이었다.
결혼한지 몇 달이나 됐다고, 벌써 과부가 되게 생겼으니.
“절대! 절대로 안 됩니다!”
“명령이잖아. 가야지.”
“꼭 가시려거든, 저를 즈려밟고 가세요!”
“…. 그럼 누워봐.”
“뭐 이 새끼야?”
“아, 니가 뭔데 난리야.”
“뭐긴 뭐예요! 마누라지!”
우리 히로인 남궁미 성격이 그새 많이 바뀌었다.
저번에 남궁세가에서 봤을 때는 이렇지 않았는데.
‘아 참, 원래 괄괄한 성격이었지.
첫 만남을 생각하면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무협이든, 판타지 세계든 처음 봤을 때부터 욕설이 패시브였던가.
“흠, 우리 새롬이는 안 그러는데. 무진이가 고생이 많네.”
“새롬이가 누구예요?”
“내 마누라.”
“저 말고 여자가 또 있어요!?”
“….”
소설 속 캐릭터한테 질투 어린 원망도 다 들어보고.
의도치 않았지만 어쩌다 보니 두 집 살림을 다 해보네.
“그동안 다른 여자 있다고 말씀하신 적 없잖아요!”
“없다고도 안 했잖아.”
옆에서 듣고 있던 마동탁이 슬쩍 끼어들었다.
“남궁 소저, 영웅은 삼처사첩이라는데.”
“입 닥쳐, 마교 따까리!”
“….”
약간 순수한데 더럽혀진 느낌이다.
딱 한 번만 쓴 뚫어뻥 정도일까.
“보면 볼수록 희정이를 닮았네.”
“희정이는 또 누구예요!?”
“여동생이야.”
“…. 동생도 있었어요? 이 정도면 위장 결혼이잖아요!”
“알겠으니까, 조용히 좀 하고.”
이대로는 진행이 안 될 것 같아서 분위기를 상기시켰다.
“어쨌든, 맹주님의 명이 있었으니 마교를 치겠소.”
“….”
정확히는, 집에 돌아가기 위한 여정.
어차피 이 소설을 끝내기 위해 천마와 전투는 필연적이다.
‘무림맹주의 명령은 정찰이지만….’
혼자서라도 천마신교 본단을 침입할 생각이다.
아마도, 천마라는 놈이 자주 가는 데가 목적지겠지.
“미리 말하는 건데…. 그동안 다들 고생 많았어.”
“네?”
친분을 쌓은 마동탁과 남궁미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번엔 판타지 때처럼 히로인이 두 명은 아닌 것 같다.
“다음 소설에서 또 볼 것 같으니까.”
“???”
멍한 표정의 동료들을 뒤로한 채 현재 재산을 확인했다.
‘지금 포인트가…. 32pt’
현재 전투와 관련해서 내가 가진 무기는 두 개였다.
상대의 내공을 통제하고, 도검불침이 되는 베네핏.
‘이 정도면 천마도 이길 수 있겠지?’
다음 소설을 모르는 상황에선 최대한 아끼는 게 최선이다.
요즘 주간미션 난이도가 올라서 포인트를 모으기 어려워서.
‘이게 다 김희정 때문이야.’
웹툰화 관련 소식이 풀렸는데, 그림 작가는 무려 마법소녀 웹툰을 맡았던 밍쁨 작가.
동생이 SNS에 홍보한 뒤로는 각종 커뮤니티 사이에서 서서히 입소문이 돌고 있었다.
‘이러니까 포인트 벌기가 어려워지지.’
게다가, 가장 최근에 주어진 미션은 보기 좋게 실패.
장르 소설과 관련된 미션을 실패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자자, 천마 목 따러 가자고.”
* * *
천마신교 본단.
마교주, 천마는 부하의 보고를 받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철무진이라….”
예상치 못한 걸림돌로 인해 무림 정벌에 제동이 걸렸다.
고작 후기지수를 주축으로 구성한 주둔군 따위.
단숨에 박살 내고 무림맹을 향해 돌진할 생각이었거늘.
황실까지 상대할 생각으로 전력을 아꼈더니 이런 부작용이 발생했다.
“광명우사, 어떻게 생각하나?”
“…. 놈이 소문처럼 도검불침의 경지라면 쉽지 않을 것이옵니다.”
“그럼 방법은?”
“배후를 공격하시지요.”
“배후라….”
천마에게 치사한 계략 따위는 어울리지 않았지만.
더이상 고집을 부릴 수가 없었다.
광명우사의 책략을 무시한 죗값을 톡톡히 치렀으니.
“지금 당장 전력을 다 해서 배후를 치겠다.”
“존명! 따르겠나이다!”
마교가 키운 최대 전력.
목숨을 걸고 키운 살인기계들은 개개인이 초절정의 고수.
무림맹의 무력대를 전부 모아도 그들을 당해낼 순 없을 터다.
“교주님, 그럼 무림맹의 주둔군 병력은….?”
“본좌가 직접 가서 쓰레기들을 정리하겠노라.”
“지, 직접 말씀이시옵니까?”
“철무진이라는 놈을 두 눈으로 확인해야겠다.”
“존명!”
천마는 그게 부하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고 생각했다.
자신을 보필하는 두 팔 중에 하나가 떨어져 나갔으니까.
‘화산의 철무진이라….’
더이상 하늘 아래 자신의 상대는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경험이었다.
무인으로서 호승심이 들끓는 게 대체 얼마 만인지.
자신 역시 놈과 마찬가지로 천외천의 경지.
하늘조차 깨트린다는 천마신공을 대성했거늘.
“도검불침이라…. 재밌군.”
며칠 뒤.
지엄한 천마의 명에 따라 마교의 주력 부대가 출격했다.
목표는 무림맹.
놈들 역시 주제도 모르고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으니.
“자, 그럼 본좌도 슬슬 준비를….”
“교, 교주님!!!”
광명우사는 다급한 목소리로 천마를 불렀다.
위급 상황에도 침착함을 잃지 않았거늘.
“무슨 일이냐?”
“본단에 침입자들이….!”
“뭐라? 무림맹의 기습인가!”
“기습이긴 하지만….”
철무진이 이끄는 주둔군 병력의 일부.
고작 100여 명의 무인들이 마교의 권역을 침범했다.
“미쳤군.”
아무리 주력 부대가 자리를 비웠다고 한들, 이곳은 천마신교.
그것도 마교주인 자신이 버젓이 자리를 지키고 있지 않은가.
이내, 천마는 경공을 사용해 적들을 맞이했다.
“네놈이 철무진이라는 놈이냐!”
과연, 화산파 역사상 최고의 기재라더니 보통이 아니었다.
얼마나 고결한 무공을 보여줄지 잔뜩 긴장하고 천마신공을 운용했는데.
“할배, 서요?”
“…. 커억.”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듣고, 기혈이 뒤틀렸다.
‘어, 어떻게 이런….?’
마치 내공이 금제 당한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
씨익─
천마 인생 최대의 위기였다.
활짝 웃으며 다가오는 놈의 미소가 왜 이렇게 두려운지.
“역시 천마한테도 먹히네? 드래곤이랑 다를 게 없구나?”
“아니, 무슨….”
“일단 맞고 시작할까?”
“가, 감히….!”
오늘, 김진우의 마음속에 내재된 흑염룡이 튀어나왔다.
* * *
현실에 돌아오고 다시 결혼식장에서 눈을 떴는데.
마침내, 먹고 있던 스테이크를 입속에 넣을 수 있었다.
‘시스템 쉑,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리는데.’
일부러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 보낸다니까.
이러니까 내가 베네핏을 써서라도 일부러 그쪽 세계로 넘어가지.
“와, 진짜 너무 맛있다.”
“그래요?”
“네. 눈물 날 것 같아요.”
말이 좋아서 무협 세계지, 그냥 비문명인들이 칼 들고 설치는 고대 중국.
그런 곳에서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었다.
“천천히 좀 드세요.”
“배고파서요.”
“뭐지, 누가 보면 며칠 굶은 줄 알겠네.”
“비슷해요.”
이내, 새롬이는 자신의 스테이크를 잘라서 내 그릇에 덜어주었다.
“감사.”
“괜찮아요. 먹고 운동하면 되니까.”
“….”
아침마다 수영을 너무 빡세게 시켜서 이제 안 가려고 했는데.
“일단 먹고 생각할게요.”
“그래요.”
잠시 후, 집에 돌아오자마자 노트북 앞에 앉았다.
‘솔직히 뒤는 생각하지도 않고 닥돌했는데.’
무협 세계도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었다.
사실, 소설 속 세계가 어떻게 되든 내 알바는 아니지만.
주변 인물들과 얼굴을 보고 직접 상대하다 보니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디스펠 컨트롤…. 개사기잖아?’
재사용 대기시간은 현실의 시간뿐만 아니라 무협 내의 기간도 포함이었다.
덕분에, 추가 포인트를 쓰지도 않고 손쉽게 꼰대 할아버지를 제압할 수 있었다.
다음 소설은 제발 현대 배경으로 가자.
재벌물 같은 거 하면 얼마나 좋겠냐고.
띠링─
그때, 밍쁨에게 웹툰의 3화까지 완성됐다며 톡이 날아왔다.
곧바로 노트북에 첨부파일을 저장하고 확인해 봤는데.
“흠, 좋네.”
내가 준 구도를 그대로 사용해줘서 훨씬 현실적이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경험을 토대로 초안을 그려줬으니까.
“철무진….”
방금 전까지 철무진으로 살다가 웹툰으로 보니 감회가 남달랐다.
띵동─
그때, 시스템의 주간미션이 새롭게 도착했다.
무협에서 왜 한동안 미션을 안 주나 걱정했는데.
【‘웹툰화 데뷔’ 주간 미션이 도착했습니다.】
【미션 : 3주 안에 네이바 월요일 웹툰 1위를 달성하세요.】
【보상 : 모든 소설 속 언어 무료 학습】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오, 보상 개꿀인데?”
모든 소설에 들어가면 기본적으로 5pt씩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적어도 언어는 배워야 진행을 하든, 인간관계를 형성하든 할 테니.
“아니, 근데….”
미쳤네, 월요일 웹툰 1위를 어떻게 찍냐.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랑 같은 날짜잖아!
* * *
랜덤 스튜디오.
이곳 회사 사장은 회삿일에 간섭하지 않는 걸로 유명했다.
거의 모든 일이 그의 아내, 정새롬 실장에 의해 굴러갔으니.
“대표님 지시?”
“이게 무슨….”
그런데, 오늘 특이하게도 김진우의 특별지시가 떨어졌다.
《밍쁨 작가의 신작 웹툰, 화산협객을 3주 안에 1위를 찍으세요. 단 1초라도 1위 웹툰에 머무르면 됩니다.》
“딱 1초 동안 하는 1위가 무슨 의미가 있지?”
“그냥 상징성 아닐까요?”
“이해가 안 되네.”
“그쵸.”
회사의 주 수입원은 누가 뭐라고 해도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니까.
이미 런칭해서 대박 난 웹툰을 억지로 2위로 끌어내리라는 지시를 내리다니.
“아니, 근데 애초에 가능한 거야?”
“어렵죠.”
화산협객도 어느 정도 홍보가 들어갔으니까.
상위권 돌파는 어떻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이거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를 2위로 내리는 게 더 어렵잖아.”
“3주 동안 아예 업로드를 안 하면 될지도 모르죠.”
“…. 굳이?”
그때, 강철중 팀장이 나타나서 솔루션을 제시했다.
“어휴, 그냥 화요일 웹툰으로 바꾸면 되는 거 아냐?”
“아하!”
직원들은 그저 김진우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가 황효주와 밍쁨 작가를 아끼는 건 알고 있었으니.
“그럼 일단 그렇게 결정하고, 정 실장님께 보고드리면 될까요?”
“그래. 그렇게 하자고.”
곧이어, 강철중 팀장은 보고서를 들고 실장실을 방문했다.
똑, 똑─
템페스트 엔터와 랜덤 스튜디오의 최고 실세.
연예계 큰손이자 최고의 작가와 결혼한 여인.
“강 팀장님, 두고 가시면 결재할게요.”
“네. 그, 작가님 특별지시도 포함입니다.”
“특별지시요?”
새롬은 처음 듣는 사람처럼 눈을 크게 치켜떴다.
“앗, 모르고 계셨습니까?”
“???”
곧바로 철중이 내려놓은 서류를 확인했는데.
“…. 뭐예요, 이거?”
“그게, 오늘 사내 공지에 올리셨는데.”
“제가 공지 확인을 안 했네요.”
아무리 웹툰이 주력 상품은 아니라지만.
“다른 것도 아니고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잖아요.”
“그쵸.”
“화산협객 때문에 화요일 웹툰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는 거죠?”
“음…. 그건 아니고.”
휴재하거나, 다른 요일로 바꾸라고 지시한 적은 없었다.
다만, 「화산협객」을 월요일 웹툰 1위로 만들라고 했을 뿐.
“그게 그거죠.”
“….”
“김진우 작가님께는 제가 말씀드릴게요.”
“아, 네. 실장님.”
정새롬은 진지한 표정으로 웹피아에 접속했다.
시누이가 난리 쳤을 때도 읽지 않았던 소설.
대체 이 소설이 뭐길래 그렇게까지 하는가.
딸깍─
새롬은 진지한 표정으로 소설을 읽기 시작했다.
한편, 같은 시각.
김진우는 웹툰 홍보용 영상을 촬영하기 위해 급하게 배우들을 모았다.
앞으로 3주 동안, 천만 너튜브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할 생각이었다.
“아주 그냥, 계획이 완벽한데?”
“에이, 저 황효주에요. 이 정도쯤은 별거 아니죠.”
“크으, 네가 무림맹 책사보다 낫다.”
“그래요? 헤헤.”
처음에는 부정적이던 효주랑 밍쁨도 이제는 적극적이었다.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도 중요하지만 화산협객도 중요하지.
“밍쁨아, 네 복귀작 1위 찍어줄게.”
“감사해요.”
* * *
오늘도 여민서는 스케줄을 마치고 회사로 향했다.
“민서야, 오늘 스케줄 끝났는데.”
“알아.”
“집으로 안 가고? 회사에는 왜 가는 거야?”
“오빠는 못 들었어?”
매니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누가 불렀어? 실장님?”
“아니, 작가님이 불렀는데.”
“김진우 작가님?”
“응.”
얼마 전, 마법소녀 예능 대전에서 김희정에게 가까스로 패배했다.
그 보상으로는 당연히 차기작이라고 생각했지만 다큐였으니.
“훗, 사실 작가님은 나를 주인공으로 할 생각이었던 거야.”
“응?”
“예상치 못하게 희정이가 이겼으니까. 급하게 다큐 예능이라고 둘러댄 거겠지.”
“…. 착각은 자유니까.”
“뭐라고?”
“아니, 아니야! 하하. 네 말이 맞네.”
김진우 작가가 이렇게 직접 부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작가가 배우를 부르는 이유가 뭐겠는가.
뭐긴, 당연히 차기작을 논의하는 자리겠지.
“다음 작품 뭘까? 까하하.”
“…. 실망할 것 같은데.”
곧이어, 여민서는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진우의 작업실로 달려갔다.
“하아, 하아, 작가님! 저 왔….”
각종 촬영 장비와 스탭들이 즐비했다.
마치 무슨 촬영이라도 하는 듯 책상들을 한쪽에 치워버렸다.
“????”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는데, 누군가 여민서에게 아는 체를 하며 말을 걸었다.
“아, 나지수 감독님.”
“민서 씨, 왔어요?”
“네. 그렇긴 한데….”
대체 무슨 촬영이길래 간판 감독까지 동원했을까.
“어서 촬영 준비해요. 복장부터 입으시고.”
“넹?”
이내, 여민서를 제외한 세 명의 마법소녀들은 정복을 입고 등장했다.
“뭐야, 너희도 왔어?”
“언니, 늦으셨네요.”
“….”
이 정도면 양치기 소년도 울고 갈 실력이다.
“…. 나 또 속았어!?”
김진우 작가는 잠깐 와줄 수 있냐고 물었고, 알겠다고 대답했다.
자신은 미안한 마음에 마법소녀 동생들에겐 말도 하지 않았는데.
곧이어, 여민서는 체념하는 표정으로 주변 스탭에게 질문을 건넸다.
“그래서, 대체 무슨 촬영이에요?”
“화산협객 웹툰 홍보에요.”
“…. 웹툰?”
“네. 작가님께서 인생이 걸린 중요한 홍보라고 하셨어요!”
“무슨 인생씩이나….”
웹요일 최고의 웹툰, 부족의 전설을 뛰어넘기 위한 계획.
“아니, 근데…. 마법소녀들이 왜 화산협객 편을 들어야 해?”
“네?”
“우리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에 출연했잖아.”
“그, 그쵸.”
“근데 왜 경쟁작 홍보를 해?”
“…. 밍쁨 작가님 때문 아닐까요?”
* * *
주간미션 클리어 제한 시간은 3주.
그 안에 1위를 한순간이라도 찍으려면.
마침, 나지수 감독에게 마법소녀의 홍보 촬영을 마쳤다는 톡을 받았다.
“이제 임재준이랑, 강준이랑….”
삐, 삐삐빅─
그때, 도어락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리고 아내가 들어왔다.
“진우 씨.”
“아, 새롬 씨 왔어요?”
아내는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말해봐요.”
“네?”
아내의 귀에도 소식이 들어간 모양이다.
일단 급하게 준비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우리 밍쁨 작가 차기작이잖아요.”
“…. 정말 그게 전부예요?”
“???”
와이프는 소파에 살포시 앉으며 나즈막이 ‘그’ 이름을 불렀다.
“지누 작가님. 소설 재밌게 읽고 있어요.”
“…. 언제 알았어요?”
“소설을 읽는 순간 바로.”
“음. 필명 때문에….”
“아뇨, 소설만 읽어도 알겠던데요?”
“천잰데?”
아내는 굳이 왜 숨겼냐고 캐묻지 않았다.
어차피 무얼 쓰든 이해한다고 말했으니까.
“이리 와요. 안아줄게.”
“아….”
“많이 힘들었죠?”
내 어깨를 토닥거리며 살포시 안아주는 그녀.
김희정 때처럼 괜한 걱정이 앞서지는 않았다.
누구처럼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닐 성격은 아니라서.
“웹툰으로 그렇게 1등하고 싶었어요?”
“뭐, 그렇죠.”
“진우 씨, 이런 면도 있었네.”
나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새롬이를 향해 중요한 말을 꺼냈다.
“그럼 우리 둘째….”
띵동─
“시스템 개새꺄!”
순간, 주변 배경이 스르르 변하면서 싸늘한 밤공기가 폐부에 들어왔다.
아니, 아직 무협도 다 못 썼는데 이건 진짜 상도덕이 없는 거 아닌가.
【내용 : 죽은자들의 도시 1권】
【장르 : 현대, 아포칼립스, 헌터, 레이드】
【장소 : 서울역 3번 출구】
【제한 시간 : 10일】
“흠, 아포칼립스?”
우리 시스템이 말은 참 잘 들어.
현대로 보내달라니까 진짜 서울에서 시작하네.
“그건 알겠는데….”
구워어어어─
뒤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