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18)
외전
[18] 죽은자들의 도시(2)현재, 레이블 미디어는 창립 이래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웹소설 작가 지누를 영입한 이후로 줄곧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월요일 웹툰 1위!”
방상구 작가의 전성기 때를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성적.
커리어라고 해봤자, 고작 150화 분량의 두 작품이 전부인데.
“진짜 대박이에요!”
“이거 꿈 아니지?”
“저도 꿈만 같네요.”
네이바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등 웹툰 플랫폼이 아닌가.
거의 모든 국민이 메인 홈페이지로 설정하고, 수십만 독자들이 이용하는 사이트.
그런 곳에서 쟁쟁한 경쟁작들을 전부 제치고 월요일 웹툰 1위를 차지했으니.
“웹툰 보셨어요?”
“당연하지.”
“역시 마법소녀 웹툰 작가님.”
“레전드 오브 더 트라이브급이던데?”
“그러니까요.”
지누 작가가 150화가 아니라 300화 완결을 쳤으면 얼마나 좋을까.
지금이라도 「화산협객」을 늘여서 써달라고 애원해봤지만.
“절대 허락 안 해주시더라고.”
“그럼 수입이 두 배…. 아니, 세 배로 뛰었을 텐데요.”
“진짜 아깝네.”
어쩌면 평생 연금처럼 뽑아먹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웹툰화의 성공은 단순히 필력과 실력만으로 가질 수 없었다.
“작품성을 중시하시니까요.”
“뭐, 두 작품 다 150화 완결각이긴 했지.”
“어쨌든, 당분간 휴식기를 가지시겠죠?”
“글쎄. 아무래도….”
매일 세 편씩 쓰면서 미친 듯이 달렸으니.
글 쓰는 기계가 아닌 이상에야 쉴 때가 됐지.
웹툰의 성공 덕분에, 한동안은 수입이 끊길 일이 없을 터였다.
심지어 랜덤 스튜디오의 너튜브 채널에도 홍보 영상이 올라왔으니.
“아직도 신기해요. 천만 너튜브 채널에서 웹툰 홍보를 다 해주고….”
“어떻게 김진우 대표님이 직접 홍보를 다 해주시지?”
“모르셨어요? 밍쁨 작가님은 랜덤 스튜디오 창립멤버잖아요.”
“아, 그랬어?”
과연, 고민지는 김진우의 찐팬이었다.
남의 회사 내부의 디테일한 사정도 알고 있으니.
“그럼 너튜브에 마법소녀 분들이 홍보해주는 것도….?”
“네. 밍쁨 작가님이랑 다들 친하실걸요.”
“키야. 템페스트 의리 보소.”
지누 작가 한 명 덕분에 이렇게까지 일이 잘 풀리다니.
방상구 작가 때만 해도 이 정도로 와닿지는 않았는데.
“우리 지누 작가님이요. 요즘 그분이랑 친하게 지내신다던데….”
“그분? 김진우 작가님?”
“네! 두 분이 서로 만난 건 확실해요!”
“크으, 인맥 미쳤다.”
대한민국에서 김진우를 칭하는 별명이나 타이틀은 한두 개가 아니었다.
국뽕의 아이콘으로서, 국내 셀럽 호감도 랭킹 부동의 1위.
한국 연예계 최고의 이슈 메이커이자 천성 그룹의 사위.
“김진우 작가님이랑 깐부도 맺고, 진짜 부럽다.”
“저두요.”
웹소설 작가로 얼마나 성공하면 그분과 친해질 수 있을까.
랜덤 스튜디오의 밍쁨 작가가 웹툰을 그려줘서 가능했겠지만.
“하여튼, 오늘 웹피아 대표님이랑 식사하시는 거죠?”
“그렇게 됐어.”
“맛있는 거 사주시겠네요.”
“그러시겠지.”
현재 화산협객의 구매수는 미친 듯이 치솟고 있었다.
웹툰이 대박 났으니까, 웹소설의 동반 상승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지이이잉─
그때, 반갑지 않은 작가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음…. 또 뭐라고 하시려나.’
최근 지누 작가의 성공 이후로 심기가 불편한 사람.
평소라면 상관없겠지만, 오늘만큼은 받고 싶지 않았다.
“네! 방 작가님!”
-도 대표, 김진우 작가님 드라마화 계획 들었어?
“네?”
-뭐야, 지금 작가 커뮤니티에서 난리 났는데. 왜 이렇게 정보가 느려?
“???”
도준배는 뒤늦게나마 템페스트 엔터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기사를 확인했다.
“웹소설 드라마화….?”
현대판타지 웹소설 원작의 작품으로 드라마화.
각색을 맡을 사람이 무려 김진우 작가였으니.
“와아…. 이건 진짜 대박인데?”
그야말로 인생 역전의 기회.
이 정도면, 더이상 웹소설 작가들만의 판이 아니었다.
전국에서 얼마나 많은 글쟁이들이 웹소설 판에 몰려들까.
“민지야, 일단 나가볼게.”
“아, 벌써요?”
“웹피아 대표님 약속인데 늦으면 안 되지.”
* * *
웹툰에 이어서 드라마화까지 단번에 진행한다면.
“이제 진짜 위험한데.”
김희정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보다 너무 빨리 성공했다.
이대로 「죽은자들의 도시」를 업로드하고 드라마로 찍는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지누’가 김진우라고 의심하겠지.
“필명이라도 바꿔야 하나….?”
하필이면 필명을 비슷하게 지어서 더 위험했다.
한번 의심하기 시작하면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터.
“명분…. 명분이 필요해.”
내 작품을 내가 각색하는데에도 명분이 필요하다니.
문득, 얼마 전 결혼식 때 본 가수가 떠올랐다.
매미손처럼 내가 아니라고 말해도 아무도 안 믿을지도 몰라.
어쩌면 시나리오 때처럼 난이도가 오를지도 모른다.
그때는 포인트 1pt씩 받으면서 힘들게 살았으니까.
타닥, 타다닥─
「죽은자들의 도시 1화」
무협 소설을 완결까지 예약해놓고, 새 작품을 쓰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드라마화…. 포기할까.”
안 그래도 웹툰화 때문에 조회수 올라서 피곤한데.
지금 내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건 그냥 대놓고 공개하는 꼴이지.
띠리리링─
그때, 도준배 대표님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지누 작가님, 바쁘십니까?
“아뇨, 괜찮아요.”
-작가님도 드라마화 소식은 들었죠?
“아, 네. 랜덤 스튜디오에서.”
드라마화 작품 선정 방식에 대해 물어보는 도준배 대표.
밍쁨이랑 웹툰 작업하면서 들은 정보가 없는지 기웃거렸다.
-혹시 알고 계시는지 해서 여쭤봤어요.
“글쎄요.”
-제가 오늘 웹피아 대표님이랑 식사했거든요.
“그래요?”
-네. 혹시 공모전으로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구요. 하하.
“공모전….?”
생각지도 못한 전화 한 통으로 아이디어를 얻었다.
웹피아가 비록 웹소설 1위 플랫폼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공모전에서 언제나 최고의 실적을 거두었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스타가 탄생했고 수익을 창출했으니.
-랜덤 스튜디오에서 특정 작가나 작품을 노리고 기사를 발표한 것만 아니라면….
“그거 괜찮은데요?”
-그쵸? 하하하.
“…. 뭐, 김진우 작가님이 알아서 잘 선정하시겠죠.”
-그렇긴 하죠.
이내, 화산협객의 완결이나 새로운 작품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다.
-벌써 새 작품을 쓰셨어요?
“네. 어쩌다 보니….”
-정말 대단하시네요.
“아뇨, 그냥 쓰는 거죠.”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도, 머릿속에선 공모전이라는 단어가 떠나지 않았다.
공모전에서 성적으로 1등을 가려서 뽑으면 어떨까.
내가 대상을 탈 수만 있으면 의심받을 일은 없을 텐데.
‘구매수 성적으로 뽑는데 의심하는 게 더 이상하지.’
내 작품을 내가 드라마화하겠다는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지만.
빈털터리로 살아가는 저쪽 세계를 생각하면 포인트가 절실하니까.
뚜루루루─
곧이어, 강철중 팀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강 팀장님, 오늘 기사 나갔죠? 웹소설 원작 드라마화.
-네, 대표님.
“기사 하나만 더 내시죠.”
-네?
우리 새롬이한테는 선조치 후보고.
핑곗거리를 찾기 위해 두뇌를 풀가동했다.
드르륵─
내 방에서 한참 동안 고민하고 거실로 나왔는데.
로미오와 함께 TV를 보던 아내가 먼저 말을 걸었다.
“주은이는 자고 있어요?”
“네. 방에서 자요. 진우 씨는 지금까지 글 쓰고 있었어요?”
“뭐, 그렇죠.”
“과일이라도 깎아줄까요?”
“음, 그보다….”
얼마 전까지는 백수였는데, 순식간에 신분이 상승했다.
와이프 앞에서 당당하게 글 쓴다고 말하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가.
‘…. 매미손이네.’
마침, 텔레비전에서는 매미손이 랩을 하고 있었다.
나처럼 본인의 정체를 숨기려고 하는 사람이 아닌가.
“새롬 씨.”
“네?”
“드라마화 말이에요.”
“???”
이내, 당당한 표정으로 공모전에 대해 말을 꺼냈다.
“공모전 대상 작품으로 드라마화 진행하시죠.”
“…. 굳이?”
“물론, 저도 참가자로 참여할 생각이에요.”
“저는 진우 씨 작품을 드라마화하려고 했던 건데요.”
“알아요.”
그런데 내 소설을 드라마화할 때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지금 내 실수로 ‘죽은자들의 도시’ 주인공은 구르고 있을 텐데.
현실에서 포인트를 하나라도 더 모을 방법을 고민해 봐야지.
“제가 필명으로 정체도 숨기고 웹소설을 쓰는 이유가 뭐겠어요?”
“네?”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죠.”
“그렇…. 겠죠?”
“근데 그냥 제 소설을 드라마로 만들어 버리면 더이상 도전이 아니잖아요.”
“공모전에서 대상을 못 타면요?”
“다른 괜찮은 작품을 찾으면 오히려 좋죠.”
“…. 그런가.”
“그래도 이왕이면 제가 1등 할게요.”
지난 몇 년 동안 내가 대본을 몇 작품이나 썼는데.
드라마화했을 때 자연스러운 작품을 쓰라고 하면 자신 있었다.
“오빠 믿지?”
“…. 않이요.”
* * *
대한민국 지상 최대 웹소설 공모전.
이번에 있을 웹피아 공모전은 그야말로 역대급 보상이 걸려있었다.
대상작 혜택에 적힌 문구를 보면, 총상금 2억 원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다.
《공모전 대상 작품은 드라마 작가 김진우가 직접 각색가로 참여하는 드라마화를 추진합니다. ※단, 드라마화에 적합하지 않을 경우 혜택은 취소될 수 있습니다.》
웹소설 작가는 물론이고, 웹툰이나 극작가들 포함.
전국의 컨텐츠 개발자들에겐 엄청난 희소식이었다.
부와 명예를 동시에 얻을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
자신의 커리어에 김진우의 이름을 얹을 수 있다면.
앞으로 살아가면서 얼마나 유리한 위치에 오를 수 있을까.
게다가, 얼마나 귀한 인맥이 생길지 가늠도 안 됐다.
탑배우, 명감독, 연예계 인맥들, 마지막으로 김진우까지.
‘내가 1등 못 하면 어떡하지.’
사실 드라마화는 못 해도 상관없지만.
새롬이한테 말한 게 있어서 쪽팔릴 것 같다.
“허세도 적당히 부렸어야 하는데.”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내 작업실.
아침부터 회사에 출근해서 노트북을 두드렸다.
타다닥, 타닥─
공모전 기한까지 고작해야 한 달.
그 안에 비축을 충분히 쌓을 생각이었다.
시나리오와 달리, 장르 소설은 최대한 잘 쓰면 퀄리티가 올라간다.
시스템의 빛 아래에서 버프까지 받고 편하게 쓸 때와는 달랐기에.
드르륵─
곧이어, 보조 작가들이 하나둘씩 출근했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네네.”
그중, 밍쁨은 한걸음에 내 앞자리까지 달려왔다.
“작가님! 공모전 당선작으로 드라마 찍으신다고 하셨죠!?”
“응. 기사까지 냈잖아.”
“지금 작가 커뮤니티에서 난리예요.”
“음, 그래?”
“네! 웹소설 작가뿐만이 아니라 시나리오 작가들까지 지금 헬파티!”
이거 진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떨어지겠다.
“효주 언니도 공모전 참여한다는데요?”
“…. 출근도 안 하고?”
“한동안 집에서 글만 쓸 거래요.”
“….”
걔는 언제부터 웹소설을 썼다고.
드라마 대본이랑 같은 줄 아나.
“확실한 건, 최근에 웹소설 독자층이 두세 배는 뛰었어요.”
“잘됐네.”
“덕분에 우리 웹툰도 대박 났어요! 감사해요.”
“…. 어, 그래. 열심히 해.”
“넵! 헤헤.”
타닥, 타다닥─
주변 상황을 무시하고, 한동안 글에만 집중했다.
노트북과 몸이 하나가 되는 경지.
이럴 때 빡글하면 앉은 자리에서 세 편도 거뜬하다.
띵동─
시스템은 내가 잘되는 꼴을 보기가 싫은 것 같다.
갑자기 좀비가 나오는 세계에 나를 던져버릴 만큼.
【내용 : 죽은자들의 도시 2권】
【장르 : 현대, 아포칼립스, 헌터, 레이드】
【장소 : 여의도 대좀비 거점 기지】
【제한 시간 : 6일】
“아놔, 잘 쓰고 있었는데.”
주변을 스윽 둘러보니, 윤혜진과 함께 서울역 내부에 있었다.
“성녀야.”
“네?”
“별일 없었지?”
“별일이라면….?”
“아니, 됐다.”
나름대로 평화로운 분위기.
주변을 구경하며 상황을 지켜봤다.
‘진짜 헌터는 물 건너 간 것 같은데.’
헌터는 아니지만 시스템은 있으니까.
포인트로 최대 효율을 뽑을 수 있으려면.
【천리안 】
【5시간 동안 주변 1km 반경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의 위치를 파악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1주일)】
“그래, 이런 거.”
쿨타임도 준수하고, 모든 소설에서 유용한 베네핏.
맵핵 하나만 있어도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
시스템이 알아서 진행할 테니까.
일단 이거만 사고 생각해 보자고.
“자자, 다들 모여봐!”
그때, 어떤 덩치 큰 사내가 목을 빳빳히 세우고 소리쳤다.
“다들 모여! 이번에 식량을 구해올 조를 발표한다!”
“…. 뭐냐 저 사람.”
“뭐긴요, 리더잖아요.”
“….”
덩치 보고 뽑은 건가.
싸움 좀 하게 생겼는데.
“김인공, 윤혜진, 정혁수, 조유미….”
첫 번째 권에서 시스템이 내게 알려준 이름, 김인공.
윤혜진은 내 손목을 잡고 리더가 가리키는 곳으로 끌고 갔다.
“아저씨, 뭐해요. 호명됐잖아요.”
“…. 근데 저기 리더라는 사람도 식량 구해오냐?”
“그럼요. 나름 괜찮은 사람이에요.”
“흠….”
리더가 인성 파탄자인 클리셰는 아니구나.
아니면 누가 반란 일으켜서 싸우는 전개로 가려나.
곧이어, 생존자들은 다 함께 모여 서울역을 벗어났다.
‘딱 봐도 위험하겠네.’
원래 주인공이 돌아다닐 때가 제일 위험한 법이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곧바로 베네핏을 사용했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천리안(Lv 1)을 사용합니다.】
순간, 머릿속에 반경 1km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스킬은 무조건 Max치까지 강화해야겠네.
성능, 거리, 쿨타임 등 뭐를 강화하든 전부 다 좋아서.
“다들 저를 따라와요.”
“뭐야, 당신이 리더야?”
“???”
그때, 정혁수라는 인물이 내게 시비를 걸었다.
이거 사망 플래그 아니냐.
느낌이 쎄한데.
“니가 뭔데 따라오라 말라….”
“쉬잇!”
그때, 뒤쪽에서 좀비 무리의 기척이 느껴졌다.
아직 놈들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대략 5마리.
동료들은 심각한 분위기에 동조해 목소리를 낮췄다.
구워어어어─
정말 기가 막힌 타이밍으로 좀비 무리를 회피했다.
“대체, 어떻게….”
“그냥 내 말 들어요.”
“아, 알겠다고.”
이후, 편의점까지 무리 없이 평탄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는 돌아갈 준비를 하고 천리안으로 주변을 확인했는데.
“자, 이제 오른쪽으로 가면…. 어?”
뒤쪽에 이어서, 앞쪽에서도, 오른쪽에도, 왼쪽에서도.
모든 좀비들은 목적을 가지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었다.
마치 어떤 명령에 의해서 움직이는 꼭두각시들처럼.
“…. 성녀야.”
“아저씨, 자꾸 왜 성녀라고….”
“좀비가 빛이나 소리 외에 다른 자극에도 반응하나?”
“음, 아뇨.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게 끝이에요.”
이건 기회일까, 위기일까.
베네핏이 꺼지려면 아직도 세 시간은 남았으니까.
“가보자.”
“네?”
따라오지 않아도 상관없지.
혼자서라도 가봐야겠어.
“미쳤어? 나는 안 가.”
“저도 좀….”
“너무 위험해요.”
내 의견에 동조하는 인물은 오직 한 명뿐이었다.
“아저씨, 저는 따라갈게요.”
“그래, 인마. 너는 당연히 와야지”
“…. 갑자기 가기 싫은데.”
“응. 번복 없어.”
순간, 천리안은 수상한 무리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몇 명은 좀비가 아닌데?’
* * *
서울 도심의 높은 빌딩의 한 헬기 착륙장.
5명의 헌터들은 헬기에서 내리며 기지개를 켰다.
한국 최대의 전략 본부, 여의도에서 파견한 알파 707 대좀비 부대.
그중, 한 명의 여인은 인상을 찌푸리고 건물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 짜증 나네. 좀비 따위가 뭐라고 여기까지 와?”
“그 별거 아닌 좀비 때문에 우리가 이 고생하고 있는데.”
“흥, 그건 민간인들이나 고생이지.”
헌터가 되고 선민의식으로 가득한 화염술사, 예리.
상급자, 민식은 그녀를 가볍게 무시하고 레이더를 사용했다.
“찾았다.”
좀비 돌연변이 개체.
이번 임무는 백신 개발을 위해 그들의 샘플을 채집하는 것.
하지만, 민식은 이번 임무의 진짜 목표를 잘 알고 있었다.
‘헌터 각성제.’
몇몇 돌연변이 좀비의 심장은 각성제를 위한 재료였다.
특히, 이번 상대는 위험도 5급의 악마였으니.
아마 최상위 등급의 헌터가 탄생하지 않을까.
“위험하니까 조심하자고.”
“저는 먼저 갈게요.”
예리는 손과 발에서 강력한 불꽃을 뿜으며 날아올랐다.
“와아, 예리 선배는 볼수록 대단하네.”
“그러게. 저 정도 출력을 내는 화염계 능력자는 한국이 유일할걸?”
“나는 예리가 예뻐서 좋아. 히히.”
나사 빠진 사내들은 멀어지는 예리를 바라봤다.
“다들 헛소리 그만하고, 우리도 가자고.”
“예쓰, 리더.”
나머지 헌터들은 예리를 따라 목표 지점으로 움직였다.
그들 중, 누구도 미행자들의 기척을 감지하지 못했다.
한편, 윤헤진은 덜덜 떨면서도 용케 진우의 뒤를 따라왔는데.
“아저씨! 헌터를 따라가서 어쩌려고 그래!?”
“무협으로 치면 이게 기연이라니까.”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날 믿어. 그럼 콩고물이라도 떨어질 거야.”
이미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