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226)
외전
[26] 대문호의 길(2)「죽은자들의 도시」 드라마 첫 촬영 현장.
메인 캐릭터인 여민서는 편한 복장을 입고 몸을 풀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자연스럽게 그 녀석이 떠올랐다.
저쪽 세계에서 마법소녀 미미로 각성한 윤혜진.
‘잘 지내고 있겠지?’
힘 좀 생겼다고 여기저기 깡패짓하고 다니는 거 아닌가 몰라.
“작가님.”
“아, 민서 씨.”
여민서는 천천히 다가오며 인사를 건넸다.
윤혜진을 처음 봤을 때 입고 있었던 츄리닝.
깔끔하게 묶은 포니테일 머리가 잘 어울렸다.
“대본 내용 중에서 물어볼 게 있어서요.”
“뭔데요?”
“여기 다음 주 촬영할 분량인데요.”
“음.”
확실히, 여민서도 처음 봤을 때랑 많이 달라졌다.
여전히 가끔은 매니저나 코디한테 까칠하게 굴지만.
‘그래도 이젠 사람 됐지.’
이렇게 작가한테 질문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김나연’ 때만 해도 자존심 상해서 절대 안 했는데.
“…. 저기요, 작가님?”
“네.”
“방금 눈빛 뭐예요.”
“뭐가요.”
“약간 작가님이 희정이 바라볼 때의 시선이었는데.”
“….”
못난 여동생을 보는 느낌인가.
그랬으면 내가 큰 실수 한 거지.
“작가님, 이제 와서 말하는 건데요.”
“네?”
“제가 원래 자존심이 좀 세요. 지기 싫어하고.”
“…. 갑자기요?”
“그냥 그렇다구요.”
보통 지는 건 누구나 싫어하지 않나.
“만약 제가 탑스타가 안 됐으면….”
“안 됐으면….?”
“질투심 때문에 크게 사고 쳤을 지도 몰라요.”
“….”
“그래서 고마워요.”
어느새 고개를 푹 숙이고 우물쭈물하는 여민서.
마법소녀 복장을 한 것도 아닌데 얼굴을 붉히고 있었다.
“잠깐만 있어 봐요.”
이내, 여민서는 톡으로 내게 무언가 선물을 보냈다.
“이거 선물이에요.”
“웬 기저귀? 저보고 입으라고요?”
“…. 주은이 생일이잖아요.”
“아, 그쵸.”
돌잔치가 얼마 안 남았지.
아내가 장소 예약할 때 구경만 했는데.
“고마워요. 잘 쓸게요.”
잠시 후,
좀비 분장을 한 단역 배우들이 함께 세트장에 들어섰다.
이어서, 촬영 준비를 마친 강준까지 입장하며 모든 준비를 마쳤다.
“나 감독님, 촬영 잘하시고…. 저는 그만 들어가 볼게요.”
“아, 네. 작가님.”
강준의 꼬질꼬질한 복장을 보고, 과거의 내 모습을 투영했다.
처음 아포칼립스 세계에 떨어졌을 때를 회상해 보니.
‘나름 재밌었어.’
윤혜진을 처음 만나고, 폭주족들에게 붙잡혔던 순간.
무한 회귀 능력으로 수없이 되돌려가며 반복했던 과거.
아무래도, 오랜 시간을 머무른 만큼 감회가 남달랐다.
그쪽 세계에 있는 동안에는 현실의 시간이 흐르지 않았으니.
“레디, 액션!”
* * *
촬영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기 전에 마트에 들었다.
‘오늘은 내가 요리해줘야지.’
마침, 오늘 새롬이도 칼퇴근한다고 하니까.
백 선생님 제자의 실력을 보여줄 때가 되지 않았나.
‘나도 김치찌개 정도는 눈 감고도 만들지.’
베이비 시터 분께 인사를 드리고, 팔자 좋게 누워서 그르릉거리는 로미오를 발견했다.
“미오야, 집사 봤으면 인사 좀 하자.”
야옹─
귀찮은 듯 대충 대답하는 냥주인.
머리를 쓰다듬고 부엌으로 향했다.
“작가님, 뭐 필요한 거 있으세요?”
“아, 제가 요리 좀 하려구요.”
“도와드릴까요?”
“아뇨, 제가 할게요.”
아주머니께선 집안일도 종종 도와주셨다.
근데, 오늘은 내 힘으로 요리를 해주고 싶어서.
“저기, 주은이 목욕 좀 시켜주세요. 새롬이 오기 전에.”
“아, 네. 작가님. 혹시 도움이 필요하면 말씀하세요.”
“넵.”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고 어플에 접속했다.
[새콤달콤상큼 맛 좋은 백’s 김치찌개!]
“여윽시 우리 스승님.”
언제 한번 인사드려야 하는데 기회가 안 나네.
김치찌개가 언제부터 상큼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음…. 케첩 두 스푼.”
어플에 쓰여진 레시피에 맞춰 요리를 시작했다.
오래지 않아, 도어락 비밀번호 푸는 소리가 들려왔다.
“벌써 퇴근했나보네.”
노력을 어필을 위해 앞치마를 두른 채로 아내를 맞았는데.
새롬이 옆에서 어색하게 서 있는 김희정이 나를 바라봤다.
“뭐야. 김희정, 너는 왜 왔냐?”
“언니가 불러서 왔거든.”
“맞아요. 제가 불렀어요.”
“흠….”
새롬이는 한숨을 폭 내쉬고 입을 열었다.
“두 사람 아직도 꽁해있잖아요.”
“내가 그랬나?”
“네. 주은이 돌잔치 때 양가 부모님들 다 오실 텐데. 다 큰 어른들이 싸우는 모습이나 보여주면 되겠어요?”
“…. 내 잘못은 아닌 듯함.”
그냥 일방적으로 희정이가 삐쳐서 안 푸는 거지.
막말로, 내가 언제 지누 작가 팬 해달라고 부탁했나.
“김복만이, 확 그냥 대본으로 복수할까보다.”
“뭬야?”
“너 혼자 지누 좋다고 난리 쳤으면서.”
“그게 작가가 팬한테 할 말이야!? 그리고, 중간부턴 알면서도 속였잖아!”
“응. 속인 게 아니라 니가 속은 거야.”
남매 사이에 정답게 우애를 다지고 있었는데.
아내는 머리를 꾹꾹 누르며 대화에 끼어들었다.
“그만들 좀 하시고.”
“나는 안 싸웠는데.”
“진우 씨가 오빠니까 먼저 사과할··· 아니, 내가 엄마예요?”
“….”
거참, 이러다가 새롬이랑도 싸우게 생겼잖아.
여동생 때문에 부부싸움까지 하면 나만 손해지.
“오케! 내가 김치찌개 했으니까 이거 먹고 화해, 콜?”
“흥.”
하여간, 뒤끝이 무슨 태평양이야.
다음에 생존물 대본 쓸 때 무인도로 납치해야지.
‘…. 취소취소 퉤퉤퉤.’
못된 생각을 취소하고, 음식을 준비했다.
정성스럽게 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
“와, 맛있겠다. 어서 먹어봐요.”
“맛있게 먹어.”
희정이는 관심 없고, 아내만 맛있게 먹어주면 성공이다.
후르릅─
잔뜩 기대하고, 천천히 두 사람의 맛 평가를 기다렸는데.
“이거 김치찌개 맞죠?”
“음, 그걸 왜 물어보지? 누가 봐도 김치찌갠데?”
“…. 혹시 김치찌개에 케첩 넣었어요?”
“이거 백 선생님 레시피.”
“거짓말!”
“진짠데.”
이상하다. 맛이 없을 리가 없을 텐데.
혹시 혓바닥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와, 오빠 장난 아니다. 이딴 거 먹고 어케 화해함?”
“…. 싸울래?”
“덤벼 보쉴?”
내가 김복만은 못 이겨도 김희정은 이긴다.
“지가 진짜 마법소녀인 줄 아나. 나는 여자랑 싸워서 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야.”
“그게 자랑이야?”
그때, 어깨를 톡톡 두드리는 와이프가 한마디를 꺼냈다.
“진우 씨, 저한테 졌잖아요.”
“…. 밥 묵자.”
솔직히 케첩찌개도 내 입맛에는 나쁘지 않았다.
띠리리링─
그때, 새롬의 스마트폰에 전화가 걸려왔다.
“할아버지네요.”
“회장님?”
“네.”
요즘 심심하신가, 연락을 자주 하셨다.
아내는 전화를 끊더니, 민망한 표정으로 말했다.
“주은이 돌잔치….”
“네?”
“규모를 좀 키워야겠네요.”
“???”
* * *
원래는 가족 친지들만 모아서 가볍게 식사 자리를 만들었는데.
각종 연예계, 정재계 인사들을 전부 초청하게 될 줄이야.
《김주은 양의 첫 번째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겨우 돌잔치에 너무 유난인 것 같은데….”
“회장님이 원하셨으니까요.”
사실, 회장님께서 주은이를 아껴주시면 감사할 따름이다.
명함만으로도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니까.
“형님, 촬영 때문에 늦었습니다!”
“어, 강준이 왔냐.”
“넵.”
“희정이는.”
“지금 밖에서 친구랑 얘기하고 있어요.”
“그래, 안 오는 게 도와주는 거지.”
템페스트 소속 배우들에겐 당연히 초대장을 발송했다.
아마 스케줄이 있어도 취소하고 방문할 확률이 높았다.
그때, 호텔 직원이 내게 다가와 정중하게 말을 걸었다.
“아버님, 한복 입으러 갈 시간입니다.”
“아, 네.”
강준에게 하객맞이를 맡기고, 옷을 갈아입으러 대기실로 향했다.
다시 돌아왔을 때, 하객들은 정신없이 밀려들었다.
내 입장에선 얼굴 한번 본 재벌들보단 연예인이 친숙했다.
마침, 템페스트 가족들이 단체로 입장했는데.
“오빠!”
“어, 효주 왔냐.”
“네!”
남편 변혁주 팀장의 손을 잡고 나타는 황효주.
유모차에 새근새근 자고 있는 남자아이가 눈에 띄었다.
“변지석이 많이 컸네.”
“벌써 세 살이잖아요.”
“어라….?”
안 본 사이에 이목구비가 자리를 잡았다.
어린데도 잘생긴 외모가 인상적이었다.
“뭐지, 왜 어디서 본 것 같지?”
“네? 그동안 여러 번 봤으니까요.”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진짜로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지.
안 좋은 기억력을 쥐어 짜내고 있던 찰나.
“진우 씨, 아버지 오셨어요.”
“아, 오키.”
부회장님께 인사를 드리러 움직이는 와중에도 계속 떠올랐다.
“아!!! 기억났다!”
“뭐, 뭐예요?”
문득, 내가 열심히 그렸던 사내를 떠올렸다.
미래를 보는 시스템이 알려준 주은이의 미래 남편.
“우리 딸래미 훔쳐 가는 도동놈!”
“…. 네?”
“효주 아들이었어!?”
새롬이는 내 이마에 딱콩을 때리며 대화를 이어갔다.
“아기한테 놈은 너무 했죠!”
“아니, 근데 진짜 도동놈이라니까.”
“빨리 가요.”
아직 세 살짜리 아기라서 확신할 수는 없었다.
게다가 유모차에 타고 있어서 정확히 못 본 것 같아.
‘좀 이따 얼굴 한번 다시 제대로 봐야겠네.’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하더니, 적이 너무 가까운 곳에 있었어.
그냥 내버려 두면, 귀한 딸래미를 홀라당 데려갈지도 모른다고.
그때, 새롬이 내 옆구리를 톡 건드리며 신호를 보냈다.
“아, 장인어른! 안녕하십니까.”
“자네, 요즘 드라마 찍느라 바쁘지?”
“아닙니다.”
“소설도 쓸 줄은 몰랐는데…. 우리 사위 정도면 국제 문학상이라도 하나 타야겠네.”
“네? 아…. 하하.”
덕담인지, 압박인지 잘 모르겠다.
“우리 귀한 딸래미를 홀라당 데려갔으니까. 그 정돈 할 수 있잖아, 그치?”
“….”
거울 치료 받았다.
이분, 최소 명의셨구나.
* * *
최근, 도준배 대표는 꿈 같은 나날을 누리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는 그냥 작은 웹소설 매니지에 불과했는데.
이제는 무려 김진우 작가가 믿고 맡기는 회사로 불렸다.
그냥 귀찮아서 매니지를 안 옮기는 거겠지만.
“대표님, 저 무서워요.”
“쫄지마. 정식으로 초대받은 거야.”
“그러기엔….”
도 대표 역시 민지처럼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이곳에서는 발에 치이는 사람이 유명 배우고, 재벌이었다.
과연, 괜히 팬들이 김진우를 찬양하는 게 아니었다.
작은 친분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초대장을 보냈으니.
“대박, 저기 최원준이다!”
“조용히 말해. 쪽팔리잖아.”
“사인받고 싶은데….”
“참아, 좀 참아!”
곧이어, 김진우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 기회를 노리고 접근했다.
“오, 대표님 오셨어요?”
“네, 작가님. 축하드립니다. 하하.”
“축하는요.”
마침, 김진우 작가의 앞에 유모차 안의 아이는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자식의 외모 칭찬은 그 어떤 부모도 마다하지 않는 치트키 아닌가.
“따님이 정말 예쁘시네요.”
“네?”
“완전 공주님 같아요!”
“음….”
그때, 황효주가 쪼르르 달려와 진우에게 감사를 표했다.
“오빠, 맡아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어, 그래. 니 딸 예쁘대.”
“네?”
도 대표는 자기 아들을 데리고 사라진 효주를 멍하니 바라봤다.
“모쪼록, 식사도 하시고 가세요. 대표님.”
“넵”
김진우가 사라지고, 민지는 한심하다는 눈으로 도 대표를 바라봤다.
“아찔하네요. 성별 바뀌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뭐?”
“딸한테 장군감이라고 했으면 초상 치를 뻔.”
“…. 여장군 메타로 가면 된다.”
“됐고, 빨리 안에 들어가요. 늦게 가면 자리 없어요.”
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셀럽들의 자식이라서 그런지.
돌잔치 행사는 마치 연예인의 결혼식처럼 화려했다.
“무쳤다. 사회자가 강준이네.”
“…. 그러게요.”
돌잔치의 꽃, 대망의 돌잡이 시간.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거물들은 아이가 뭘 집을지 주목했다.
“저게 뭐라고 긴장되냐.”
“주인공이 김주은이잖아요.”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갓난아기.
좋든 싫든, 아마 죽을 때까지 주목받는 삶을 살지 않을까.
“태어났는데 아빠가 김진우면 무슨 기분일까요?”
“연예인 하면 개꿀이겠지.”
“그러기엔 외가 쪽이 너무….”
천성 그룹의 직계.
내놓은 자식도 아닌데, 과연 연예인을 하도록 내버려 둘까.
“아무튼 부럽다. 진짜.”
“너무 다른 세상 사람이라, 별로 안 부러운데.”
“음, 지누 작가일 때는 상상도 못 했죠.”
“그러게.”
그냥 평범한 가정의 아버지에, 남편인 줄 알았다.
“오, 지폐 잡았네.”
“돈 엄청 벌겠네요.”
“숨만 쉬어도 건물 몇 채는 물려받을 텐데.”
지이잉─
그때, 진동으로 맞춰놓은 스마트폰에 문자가 도착했다.
“뭐지.”
레이블 미디어 직원들이 마구잡이로 문자를 발송했다.
오늘 어디 가는지 뻔히 알면서 왜 그러는 건가 싶었는데.
“대, 대표님. 지금 실검에….”
“???”
도 대표는 편집자가 보여주는 뉴스를 확인하고 눈을 치켜떴다.
《김진우 작가, 올해의 부커 국제상 후보에 올랐다! 지금까지 영어 번역본으로 부커상을 수상한 기록은….》
영국에서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부커상.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혔다.
“영어권 소설가만 받을 수 있는 게 아니었어?”
“국제상은 번역도 포함이에요. 영어로 읽힐 수만 있으면.”
“아니, 그래도 그렇지….”
돌잔치는 순식간에 김진우 축하 파티로 바뀌었다.
* * *
돌잔치를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
얼떨떨한 기분으로 다시 한번 뉴스 기사를 확인했다.
심사위원 존슨이라는 사람이 1차 후보에 올렸다고 하는데.
“어쩌다 이렇게 됐나.”
“저도 상상만 했었는데.”
“….”
새롬이는 내 손을 붙잡고 미소를 지었다.
“축하해요.”
부커상은 다른 문학상과 달리 독자 의견을 반영한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독자 의견을 반영해 2차 후보와 최종 수상으로 이어졌으니.
“그럼 인기투표네?”
“대중 소설이라서 현재 수상 가능성이 정말 높아요.”
“흠, 운이 좋군.”
“아마 소설 판매량이 100배는 오를걸요. 마법소녀 프로모션에도 도움이 되고.”
“….”
역시 우리 새롬이는 워커 홀릭인가.
축하하면서도 마케팅으로 이어지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진우 씨가 잘한 거죠.”
오랜만에 아내 칭찬을 들어서 기분이 좋다.
“새롬이 내조 덕분이야.”
“에이, 저는 그냥….”
“둘째, 콜?”
“…. 우리 남편, 무드 좀 어떻게 안 되나?”
이 정도 노력해서 하늘이 탄복한 걸까.
새롬은 고민 끝에 알겠다고 대답했다.
“대박! 빨리 가자. 빨리.”
“천천히 가요.”
“아니야, 빨리 가야 해. 우리를 방해하는 악의 무리가 있으니까.”
“방해요?”
“응. 있어. 시스템이라고….”
“….”
“저기요. 새롬 씨? 새롬아? 대답해. 제발….”
띵동─
내가 이럴 줄 알았어.
이 쉑, 일부러 기다렸네.
“괜찮아, 돌아가서 둘째 만들기 쌉가능.”
와이프 마음만 안 바뀌면 되는 거 아닌가.
【내용 : 죽은자들의 도시 7권】
【장르 : 현대, 아포칼립스, 헌터, 레이드】
【장소 : 미국 기간트 본부, 클로이의 저택】
【제한 시간 : 12일】
“클로이…. 미래의 마법소녀잖아.”
이제 슬슬 마법소녀 4인조가 모일 때가 된 건가.
이번 집필 장소까지 찾으면 마지막 한 권만 남겠구나.
“아니, 근데….”
지금 내가 왜 감옥에 갇혀있는 거야?
마법소년이라고 추켜세울 때는 언제고.
“뭐야 이거.”
끼이익─
소름 끼치는 마찰음이 들리고, 멀리서 누군가 걸어왔다.
한쪽 눈에 안대를 차고 있는 걸 보면 악당이 분명했다.
시스템은 클리셰를 좋아하니까.
“흐흐, 한국에서 영웅이라던데 별것도 아니잖아?”
“여긴 어딘데.”
“그것도 몰라? 제온 공화국이잖아!”
“….”
애꾸눈은 애먼 부하에게 신경질을 부렸다.
“뭐, 이런 띨빵한 놈을 잡겠다고 기간트를 출동시킨 거야!”
“그, 그게…. 마법소녀 미미는 정말 위험합니다.”
“흥. 그래 봐야 헌터도 인간이지, 기간트 앞에선 어린아이에 불과하다고!”
“…. 그건 아닐 텐데.”
마법소녀 세계관은 당연히 머릿속에서 꿰고 있었다.
테러 국가, 제온 공화국.
기갑 로봇을 불법으로 사고파는 위험 단체였다.
최종 빌런은 아니고, 마법소녀 미미의 가벼운 손짓으로 전멸하는 허접한 집단.
‘이거, 좀 위험한 거 아닌가.’
판타지나 무협 때와 달리, 이번 주인공은 정말 약한 편이다.
이곳 세계관에서 주인공이 마법소녀보다 강할 수는 없겠지.
현재 포인트는 대략 30pt.
어떤 베네핏을 써야 가장 효율이 뛰어날까.
단순 텔레포트를 구매해 봐야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상대의 말처럼, 기간트를 상대로 도망칠 수는 없다.
“자, 이제 곧 네놈의 처형식이 시작될 것이다.”
“뭐 이 새끼야?”
“욕을 해? 이게 덜 맞았나. 얘들아, 몽둥이 가져와.”
“형님, 제가 뭐를 그렇게 잘못했나요.”
“그냥 재수가 없었다고 생각해.”
“….”
지금 효율 찾을 때가 아닌 것 같은데.
당장 시스템 상점을 열어 적당한 물건을 찾기 시작했다.
【호출 】
【동료 한 명에게 현재 위치와 상태를 전송합니다. (재사용 대기시간 30일)】
“이 정도면 충분하겠네.”
“아까부터 혼자 무슨 말은 하는 거야!”
“형님, 정정당당하게 한판 붙어보시죠.”
“뭐? 미쳤어?”
마법소녀 미미가 올 때까지만 시간을 끌면 이기는 싸움이다.
“애꾸야, 쫄?”
“…. 건방진 놈.”
잠시 후, 애꾸눈은 기간트를 타고 경기장에 등장했다.
수십 m 크기의 로봇의 압도적인 거체.
놈은 들고 있던 거대한 롱소드를 어깨에 걸치고 말했다.
-인공아, 쫄!?
정정당당이 뭔지 모르냐고.
이러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