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74)
며칠 뒤.
한동안 시스템이 나에게 휴식기를 내려준 기분이다.
“평화롭다.”
이렇게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여유롭게 책을 읽는 게 얼마 만인가.
그래, 이 정도 했으면 한동안은 좀 쉬어야지.
이 평화가 얼마나 지속될 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너무 안 쉬고 달렸어.”
내 작업실에 앉아서 책장을 넘기기만 해도 이렇게 행복한 것을.
드르륵─
그때, 효주가 언제나처럼 밝게 인사하며 작업실에 들어왔다.
“오빠, 일찍 오셨네요?”
“응. 내가 어제 3부까지 보낸 건 확인했어?”
“네! 역시 장소에 직접 방문하셔서 그런지 현장감이 남다른데요?”
“…. 그래?”
“네. 1, 2부도 좋았는데 이번 회차는 완전 생생해요.”
하기야, 이번 회차는 머릿속에 빛이 저장된 채로 집필했으니.
남은 시간동안 대본을 끊임없이 고치고 또 고쳤다.
딱 내 수명이 줄어든 만큼 퀄리티가 올라간 거지.
“잘 됐네.”
이내, 작업실 한쪽에 걸려있는 화이트보드의 스케줄표를 확인했다.
1. 조셉 리 감독 및 주연급 배우 미팅.
2. 서지훈 음악감독 미팅.
3. 김나연 첫 방송. (MBS 방송국)
“오늘은 스케줄이 많네?”
“네. 오늘 좀 있어요.”
“…. 3번은 뭐야?”
“엥? 오늘 첫 방송인 거 잊으셨어요?”
아니, 그건 당연히 알지.
“MBS 방송국은 왜 쓰여 있냐고.”
“아하! 김영식 국장님이 꼭 와서 같이 보자고 하셨대요.”
“그래?”
특이하신 분이네.
“유설아 님은 스케줄 때문에 불참하시고, 다른 주연 배우분들은 다들 오실 거예요!”
“…. 김 국장님, 생각보다 으쌰으쌰 파였구나?”
“아마 비하인드 촬영 같은 것도 있을 거예요!”
하긴, 비싼 배우들 모아다가 드라마만 볼 리가 없지.
“그래서 점심 때 메이크업 샵도 예약해 놨어요.”
“됐어. 무슨 샵까지 가. 난 틈틈이 좀 쉬려고.”
“네? 오빠 말고 저요.”
“….”
“여튼, 오늘 가시는 거죠?”
“가야지. 촬영장에도 내가 직접 안 가고 너만 보내는데.”
사실, 초반부엔 사무실 촬영이 대부분이라 대본을 고칠 일이 거의 없었다.
조만간 해외 촬영 나갈 나지수 조감독이 고생을 좀 하겠지만.
“너는 먼저 촬영장 가 있어.”
“네, 오빠!”
효주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작업실을 나섰다.
띠링─
그때, 정새롬 실장님께 톡이 왔다.
[주연 배우 미팅 준비하시죠]
* * *
템페스트 엔터 근처 고급 레스토랑.
안젤라와 함께 조금 일찍 도착한 조셉 리는 준비된 자리에 앉았다.
“안젤라 지부장님.”
“네, 감독님.”
“그동안 김진우 작가를 그렇게까지 치켜세운 이유를 알겠네요.”
“…. 사실 저도 3부는 보고 깜짝 놀랐어요.”
할리우드 감독이 봐도 대단한 시나리오.
인물간의 서사가 탄탄하고 대사에 함축적인 의미를 내포한다.
그런데, 그가 감탄한 이유는 절대 내용 때문만이 아니었다.
‘공포물에서 제일 중요한….’
카메라 구도와 배우들의 동선.
심지어 스탭들이 서 있을 여유공간까지 신경 쓰다니.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가장 이상적인 대본.
설계자와 제작사 간에 간극은 언제가 존재하는 법이거늘.
기존의 상식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는 시나리오가 아닌가.
조셉은 굳은 표정으로 안젤라에게 말했다.
“분명해요. 김진우 작가는 연출을 공부한 적이 있습니다.”
“저도 그 생각을 한 적이 있는데, 아니더라구요. 그냥 재능이에요.”
“허, 참.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재능의 영역이 아니라….”
“감독님, 김 작가님은 천재예요. 평범한 인간의 잣대로 평가해서는 안 됩니다.”
“….”
할리우드의 스타 감독은 순식간에 범인(凡人)으로 전락했다.
허나, 그녀의 말대로 연출 공부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게 사실이라면.
‘나 같은 건 평범함의 축에도 끼지 못하겠지.’
어쩌면 100년에 한 번 나오는 재능이 아닐까.
‘기대되는군.’
꼭 이번 작품이 아니더라도, 머지않아 할리우드에서 볼 것만 같다.
“마침 저기 다들 오시네요.”
“아, 그렇군요.”
그 시선의 끝에는 약속 시각에 딱 맞춰 도착한 네 명의 남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정 실장과 김 작가, 그리고 두 명의 주연 배우들.
그들은 꾸벅 인사를 하며 각자 자리에 앉았다.
“일단 조연급 캐스팅부터 정리하시죠.”
안젤라가 화두를 던졌고, 정새롬 실장이 이어받았다.
“네, 저도 그게 좋겠네요.”
김진우 역시 고개를 끄덕이면서 생각했다.
‘음, 그나저나 이번에는 두 작품을 동시에 촬영하겠네.’
해외영업 3팀 김나연과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김나연 촬영장은 효주가 맡아주고 차기작은 자신이 담당할 것 같은데.
“에피소드 형식이라 캐스팅이 많이 필요하겠네요.”
“아마 그럴 겁니다. 매 편마다 새로운 얼굴이 필요해요.”
조셉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진우의 말에 응답했다.
“아마 고스트는 단역이나 CG로 전부 대체할 겁니다.”
“촬영 기간은 꽤 길어지겠죠?”
“네. 매편 에피소드를 영화처럼 찍을 예정이라.”
“그럼 배우분들도 현장에 오래 머무르겠네요.”
그것도 하필이면 죄다 공포 스팟.
김진우는 두 명의 주연 배우들을 슬쩍 쳐다봤는데.
두 남녀의 분위기가 극명하게 갈렸다.
딱딱하게 굳은 지성호와,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눈을 빛내는 소채담….?
‘뭐야, 이 사람?’
디지니 플레이에서 야심 차게 선보이는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그 첫 번째 단계는 한국의 작은 레스토랑에서 시작되었다.
한편, 소채담은 오직 김진우에게 질문할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작가님, 다음 공포체험 장소는 어디인가요!?’
* * *
「해외영업 3팀 김나연」 B팀 촬영 현장.
효주는 촬영장에 도착하자마자 스탭들에게 인사를 돌렸다.
“나 감독님! 안녕하세요.”
“효주 씨 왔어요?”
“네. 오늘 첫 방송이라 그런지 분위기가 심쿵하네요?”
“하하. 그러게요. 벌써 이 날이 왔네요.”
나지수에게도 의미 있는 날이었다.
조연출이라서 입봉작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이번 작품을 위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뛰어다녔기에.
김진우 작가의 작품은 언제나 그녀 스스로를 발전시켰다.
오늘만 해도 촬영 중에 감탄한 적이 몇 번이나 있었으니.
이내, 그녀는 촬영분을 확인하며 말했다.
‘대본에 적힌 그대로 찍었는데 이런 장면이 나오다니.’
어려운 숙제였던 캠커사 시즌 2에 대한 보상을 받는 느낌.
그때, 서지훈 음악감독이 다가왔다.
“감독님, 3번 트랙 넣을 타이밍이 조금 걸리네요.”
“아, 어제 말씀하신 그 부분이죠?”
“네.”
“음….”
지수는 잠깐 고민을 하더니 천천히 말을 꺼냈다.
“…. 혹시 김진우 작가님은 아실지도 몰라요.”
“네? 그 분이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신가요?”
“아뇨. 그건 아닌데, 아마 아실 거예요.”
“에이, 아무리 김 작가님이라도 그건 좀….”
“내기하실래요?”
이미 나지수의 눈은 광신도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 아, 아니. 그런 얘기가 아니라 이런 음향 쪽은 좀 전문적인….”
“순정마초 때 이야기 못 들으셨어요?”
“네?”
“JTBS 음악감독님도 작가님을 인정하셨다니까요.”
“그, 그래요?”
“마침 김진우 작가님이랑 미팅 잡았으니까. 오늘 촬영 끝나고 같이 가시죠.”
* * *
서지훈 음악감독의 작업실.
얼마 전에 효주가 잡은 음악감독과의 미팅이었다.
사실 일전에도 한 번 들르기로 약속한 적도 있었으니.
“안녕하세요, 작가님! 서지훈입니다.”
“네.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지수 조감독님이 왜 이 자리에 함께 계신지는 모르겠다.
“나 감독님? 저기, 어쩐 일로….”
“오랜만에 작가님 뵙고 좋은 말씀도 듣고 싶어서요.”
웬 좋은 말씀?
내가 무슨 성경이야?
잠깐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이내 곧바로 음악 작업에 들어간 서지훈 감독.
어리숙해 보이는 인상이었는데, 작업 중에는 진지한 표정으로 돌변했다.
곧이어, 나지수 조감독은 서 감독과 눈을 마주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작가님, 혹시 이거 둘 중에 어떤 게 좋은 것 같으세요?”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악보 읽는 법도 모르는데.
“일단 A는 서정적인 사운드에 힘 있는 멜로디고요. B는 대충 적당해요.”
“그럼 A가 낫겠….”
“역시 그렇죠? 와, 작가님은 저랑 정말 잘 맞으시네요!”
“….”
“그럼 이 파트는 어떠세요? A는 그냥저냥 평범하고, B는 모던한 얼터너티브 사운드에, 오히려 희미한 멜로디를 넣어서….”
“음…. B?”
“캬, 작가님 이제 보니 음악에도 조예가 깊으시군요!”
뭐야, 지금.
장난치는 거야?
그 밖에도, 서지훈 감독은 OST 삽입 타이밍에 대해 구체적으로 질문했다.
“그러면 이 OST는 어디에 넣으면 좋을까요?”
“음, 여기랑 여기 사이에. 이 쯤에 넣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어?”
“오, 확실히 전보다 자연스럽네요.”
호들갑을 떠는 나지수와 서지훈.
“작가님은 대체 이 음악 삽입 타이밍을 어떻게 그렇게 정확히 캐치하시는지….”
방금 그건 시스템이 알려줬으니까요.
미리 등록한 음악에 한정해서긴 하지만.
두 감독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나를 빤히 쳐다봤다.
특히, 나지수 감독은 정말 부담스러울 정도였고.
‘뭐지. 놀리는 건가.’
나는 이곳에 찾아온 또 다른 목적을 상기하고 슬쩍 운을 떼었다.
“저기, 서지훈 감독님.”
“네?”
“혹시 공포물 음악 작업은 경험이 있으세요?”
“공포물이요….?”
“네.”
서지훈 감독은 씩 웃으며 가슴을 쭉 폈다.
“그럼요! 제가 작업한 영화만 해도 고양이, 검은 눈, 블랙박스….”
“…. 그 작품들 전부요?”
뭐야, 이 사람.
전문가였네.
“몇 개 들려드릴까요?”
“네. 듣고 싶네요.”
서 감독은 곧바로 기계를 만지더니 음악을 틀었다.
끼기기기─
칠판을 긁는 듯한 느낌의 여자 목소리.
이런 사운드는 어떻게 구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 이런 걸 직접 만들어요?”
“이 정도는 기초 수준이고, 조금 더 깊이 들어가면….”
곧바로 직접 녹음한 소리를 들려주는 서지훈.
기괴하고 소름 돋으면서도,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사운드.
띵동─
【작품의 분위기와 98%만큼 어울리는 음악을 발견했습니다.】
【해당 음악을 작품에 추가하시겠습니까? (Y/N)】
흠칫─
심지어 어떤 사운드는 듣자마자 정신병동의 추억이 떠올랐다.
‘좀비 PTSD 올 뻔했네.’
뭐야, 무서워.
이 사람 뭐 하는 사람이야.
나도 모르게 시스템에 사운드를 등록할 뻔했다.
오싹─
‘실수로 등록했으면….’
사운드까지 들리면 그냥 VR 체험이잖아.
진짜 기절할지도 몰라.
“사실, 슬프고 감성적인 음악도 좋지만. 그쪽이 제 전문이거든요.”
“…. 다음에 조셉 리 감독님이랑 한번 미팅하시죠.”
“네?”
“제가 미리 말씀드려 볼게요.”
“…. 그 조셉 감독님이요? 할리우드 조셉 감독님!?”
“네.”
“가, 감사합니다!”
고개를 꾸벅 숙이는 그를 보고 옅게 웃음을 지었다.
“그냥 말이나 해보는 거니까요. 너무 부담 갖지 마세요.”
“그래도….”
일단 내가 보기에는 괜찮은 실력 같은데.
조셉 감독의 눈에는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다.
무엇보다,
나지수 조감독이 소개시켜준 사람이잖아.
유유상종이라더니, 재능 있는 사람끼리는 통하는 게 있나.
“참, 오늘 MBS에서 첫 방송 같이 보기로 했다면서요.”
“아, 네! 작가님도 가실 거죠?”
“그럼요. 같이 가시죠.”
“넵!”
나지수는 군인처럼 깍듯하게 대답하며 나를 안내했다.
“아니, 제가 운전해도….”
“아닙니다! 작가님은 쉬세요!”
“….”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보통 인싸들이 찐따들 놀릴 때 많이들 이러지 않나.
* * *
늦은 시각, MBS 방송국.
내가 도착했을 때, 제작진들은 빠짐없이 전부 모여있었다.
주연 배우 중에 가장 바쁜 유설아 배우 말고는 전원 참석.
메이킹 필름처럼, 따로 영상을 만들기 위해 열일하는 카메라 감독들이 보였다.
“오, 작가님 오셨어요?”
저 멀리서 허겁지겁 뛰어오는 김영식 국장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국장님.”
“하하. 어서 와요. 안 그래도 스탭들끼리 가벼운 내기를 하고 있었는데.”
“…. 내기요?”
김영식 국장의 주관하에 시청률을 맞추는 미니 게임.
가장 근접한 사람에게 남은 회식비 100만 원을 바로 쏘는 단순한 룰이었다.
“음….”
스탭들은 각자 단톡방에 소신껏 시청률을 적기 시작했다.
나도 가벼운 마음으로 숫자를 적었다.
이번에는 딱히 견제할만한 경쟁작도 없었으니까.
[25프로]
“…. 이거 될까?”
요즘 25프로로 스타트한 드라마가 뭐가 있더라.
그래도 저번 드라마에서 20프로는 찍었으니까 목표는 더 높아야지.
그런데, 단톡방에 대참사가 발생했다.
조명팀 막내가 5프로라고 톡을 올렸으니.
조명감독은 김영식 국장의 눈치를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5프로 나와. 엎드려뻗쳐.”
“오, 오타였습니다! 50프로라고 하려다가 그만….”
“장난해?”
50프로는 더 이상한데.
“너 나랑 얘기 좀 하자. 따라와.”
조명감독은 그를 데리고 어딘가로 사라졌다.
“…. 화이팅.”
모르는 얼굴들도 꽤 많아서 뻘쭘하게 서 있기가 조금 어색했다.
바로 효주를 찾으러 고개를 돌렸으나.
‘얘는 어디 갔냐. 진호는 아까 본 것 같…. 찾았다.’
곧이어, 이진호 배우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갔다.
“잘 지냈어?”
“아, 형님!”
무명 배우라 그런지 쭈구리처럼 혼자서 앉아 있었다.
모난 성격도 아닌데, 근육이 아깝네.
“저기, 작가님.”
“어.”
“희정 선배님 소식 들으셨죠?”
“무슨…. 아, 오디션?”
“네! 벌써 내일이에요!”
“뭐?”
“그, 혹시 모르셨어요?”
“응. 나한테 자세히는 말 안 해줘.”
“그거 JTBS 방송국 16부작이에요. 그것도 성기훈 감독님 차기작.”
“…. 그래?”
성 감독님이랑은 얼마 전에도 연락했었다.
순정마초 이후 JTBS 간판 드라마가 될 거라고 했던.
“오류동 팔남매?”
“네, 그거 맞아요!”
적당히 단막극 정도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큰물에서 노는구나.
“과연 김씨 가문의 후예답다.”
“???”
그렇지, 그 정도 배포는 있어야지.
“요즘 학원에서도 연기 엄청 잘 하세요.”
“알아. 나도 연극 봤으니까.”
붙을지 모르겠지만, 응원은 해줘야지.
엿이라도 사다가 멕일까.
“저희 드라마 시작 1분 전입니다!”
그때, 나지수 조감독이 주의를 환기했다.
“이제 시작한다.”
“으으, 떨리네요.”
곧이어, 유설아의 클로즈업 씬을 시작으로 드라마가 시작되었다.
템페스트 엔터에서 심혈을 기울여 제작한 작품.
동시에, 공중파에서 보기 드문 장르인 감성 오피스물.
어느새 드라마에 몰입했다.
주변 상황을 듣지 못하고 장면 장면에 집중하고 있었는데.
톡─
누군가 어깨를 살짝 건드리는 감촉에 고개를 돌렸다.
옆에서 진호가 눈을 크게 뜨고서 스마트폰을 내밀었다.
“형님!”
“응?”
“저희 시청률….”
나지수 조연출이 단톡방에 올린 첫 방송 시청률.
“…. 25프로네요.”
와우.
이걸 맞췄네.
25프로면 웬만한 대형 드라마보다 높은 수치였다.
괜히 얼떨떨하면서도 뿌듯한 기분인데, 일단.
‘100만 원 개이득?’
근데 왜 이렇게 찝찝하지.
사실 인생이 원래 그렇잖아.
좋은 일이 있으면 나쁜 일이 있는 법이라고.
띵동─
오늘은 그저 이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고 싶었는데.
“….”
【내용 :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4부 】
【장르 : 공포, 스릴러, 인터넷 방송, 에피소드】
【장소 : 경북 영진군, 영진 흉가 지하 1층】
【제한 시간 : 5일 】
【※ 플래티넘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30억 원】
영진 흉가 지하 1층.
이 정도면 던전 아니냐.
“저기…. 형님, 기분 안 좋으세요?”
“좋은 편이야.”
“전혀 안 웃고 계셔서.”
“내가 원래 좀 울상이야.”
그래도 입은 웃고 있을 텐데.
아마도.
‘잠깐만.’
순간, 내용 옆에 붙어있는 이 눈에 띠었다.
얼마 전에 여민서 배우 등록할 때도 미션을 받았었지.
‘그때는 그냥 등록만 해도 클리어했잖아.’
그 부분에 시선을 두자마자 다시 알림음이 들려왔다.
띵동─
【‘과묵한 작가!’ 임무를 발견했습니다.】
【미션 : 다른 사람에게 동행을 제안하지 마세요.】
흠, 개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