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79)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꼭대기 층.
정새롬 실장은 비서의 안내에 따라 사장실로 이동했다.
“새롬아, 요즘 여기 너무 안 올라오는 거 아니냐?”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 어, 그래요. 정 실장.”
아무도 없다고는 하나, 여긴 회사였다.
항상 선을 유지해야 하는 곳.
새롬은 대표의 책상에 서류 하나를 조심스레 올려놓았다.
“김진우 작가에게 수익 쉐어를 제안하는 계약서입니다.”
“…. 수익 쉐어?”
보고서에는 임재준이나 이진호, 김현지 등 김진우 작가가 추천한 배우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 이상, 아티스트들에 대한 수익의 5%를 김진우 작가와 공유한다. 이는, 아티스트의 수익이 아닌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의 수익 중 일부를….]
김진우 작가와의 수익 쉐어.
요점은, 몇몇 배우들이 버는 수익의 일부를 회사 측에서 떼어주는 셈이었다.
“이 정도 선에서 계약하고, 배우들 계약 끝나면 재계약 때 비율을 조정하는 걸로 하면 어떨까요?”
“…. 이미 계약된 조건까지 바꿔가면서?”
“네. 대표님.”
정기태 대표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새롬을 쳐다봤다.
그 역시 김진우가 대단하다는 사실을 인정하긴 하지만.
“그 정도야?”
“예. 그 정도입니다.”
“….”
1년 만에 세 편의 드라마를 연속으로 히트시킨 사람.
스타작가의 희소성은 말할 것도 없는데, 그 중에서도 김진우 작가는 누구보다 특별했다.
“집필 속도, 흡입력, 스토리 라인, 대본의 연출력, 캐스팅 디렉팅, 또 기복 없이 뽑아내는….”
“그만. 알았어.”
“….”
“오케이! 정 실장이 그렇다면 그런 거지.”
원래도 그녀의 실력을 믿었는데, 최근에 보여주는 퍼포먼스는 한창 물이 올랐다.
김진우 작가와 작업을 하게 된 후부터, 수익이나 실적이 두 배 이상으로 뛰었기에.
‘김 작가….’
앞으로 성장할 여지가 더 있다는 말인가.
새롬의 흔들리지 않는 눈빛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얼마나 그를 믿고 있는지 확실하게 알 수 있었으니.
“요즘 네 아버지께서도 관심을 가진다고 하시더라.”
“네?”
“템페스트 주가가 두 배 이상 올랐으니까 당연하지.”
“…. 반갑지만은 않네요.”
“그냥 잘하고 있다고, 좋은 말씀해 주신 게 전부야.”
새롬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는 정 대표에게 한 장의 보고서를 더 내밀었다.
“이건….?”
“템페스트 엔터 전체 휴가 일정입니다.”
“???”
“가지 말까요?”
“아, 아니. 휴가 좋지. 가야지, 그럼.”
보고서에 적힌, 첫 번째 순서로 여행가는 인원은 대략 10명 안팎.
그들이 한 달만 사라져도 회사가 휘청거릴지도 몰랐다.
“하와이네?”
“네.”
“나도 안 가봤는데.”
“….”
이번에 회사의 수익이 크게 늘면서, 채용을 대폭 확대하긴 했지만.
그래도, 정새롬 실장과 변혁주 팀장이 둘 다 사라지면….
“…. 보름은 너무 길지 않나?”
“그쵸? 역시 한 달 정도는 갔어야 하는데….”
“음, 다시 보니까 보름이 적당하네.”
“대표님, 제가 없는 동안 작가랑 배우들 관리 좀 잘 부탁드려요.”
“부탁은 무슨. 편하게 다녀와.”
“네.”
“원래 나도 일 잘하는데, 그동안 너한테 일을 다 몰아주는 바람에…. 하핫.”
“….”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곧이어, 새롬은 꾸벅 인사를 하고 나서 대표실을 벗어났다.
“그러고 보니 요즘 희정이가….”
문득, 김 작가의 여동생이 떠올랐다.
김진우한테 속아서 월곡산에 갔다고 하소연을 많이 하던데.
반쯤은 그를 위한 여행이니까, 남매 관계를 개선해 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닐까.
뚜루루루─
곧바로 스마트폰을 들어 희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언니?
“희정아, 기분은 어때?”
-…. 싱숭생숭해요.
울면서 자신에게 전화했던 모습이 떠올라서 웃음이 나왔다.
-아, 언니! 저번에 오디션 합격 선물은 잘 받았어요!
“별 거 아닌데, 뭐.”
-태블릿이 어떻게 별 거 아니에요! 누구는 공동묘지에 데려가고 엿이나 사줬는데!
“엿….?”
“진짜 엿! 먹는 엿!”
곧이어, 새롬은 본론을 꺼냈다.
“흠흠, 일단은 희정아. 오류동 팔남매 드라마 스케줄이 어떻게 돼?”
-아마 두 달 후 정도부터 본격적으로 촬영 들어갈 것 같아요.
“그래? 그럼 잠깐 여행이라도 같이 갈까?”
-네?
“2주 후에 갈 것 같은데. 같이 갈래?”
-음…. 미팅이 몇 개 있을 것 같긴 한데….
“아, 그래? 그럼 다음에….”
-아뇨! 중간에 혼자 돌아와도 괜찮아요. 같이 갈래요!
보름 정도로 잡은 여행 스케줄이었으나.
희정이 먼저 귀국해도 큰 문제는 없었다.
“그럼 스케줄 어떻게 되는지 톡으로 보내줘.”
-네, 언니!
뚝.
새롬은 전화를 끊고 희정을 생각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런 동생 있으면 좋을 텐데.”
김진우가 들었으면 경악할 말을 하는 정새롬 실장.
그러고 보니, 희정의 소속사가 아직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친하다고 막 계약할 순 없지만….’
연기도 상당히 괜찮다는 생각했으니까.
일단 감 팀장님한테 프로필 넘겨야겠어.
하와이에 가기 전에 결정하고, 같이 있을 때 천천히 이야기해봐야 할 것 같다.
* *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내 작업실.
최근에 김나연 촬영장에 들를 일이 많아서 바쁘게 살긴 했지만….
“아, 시스템 어디갔어.”
언제나 이맘때쯤 작품을 물어다 주는 배우가 나타났었는데.
벌써 제법 오랫동안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나만의 작품을 쓰기 시작한 지도 꽤 됐으니.
“이대로 평생 시스템이 안 뜨는 건 아니겠지?”
TVM 공모전까지 남은 기간은 고작 석 달.
원래는 내 실력을 증명받고자하는 마음이 컸다.
그냥 공모전에 한번 던져나 보겠다는 생각이었으나.
이렇게 되면, 이거 진짜 목숨 걸고 작품을 써야만 할지도 모르겠다.
타다닥─
머릿속으로 가볍게 구상했던 작품을 타이핑했다.
시간날 때마다 틈틈이 끄적거렸던 새 작품.
이민주 작가 밑에서도 대본을 많이 썼지만, 시스템을 얻고 나서는 혼자 쓰는 첫 드라마 대본.
“TVM 공모전이면 괴물 같은 신인들이 득실거리겠지….”
하지만 해볼 만 했다.
그동안 초월적인 능력으로 대본을 쓰면서 많이 노력했잖아.
연출이나 대사, 전개 방식에 대한 공부는 충분히 했으니.
“석 달 정도….”
그동안 네 편을 써야 했으니,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분량이다.
물론, 시스템만 있으면 하루에 한 편도 뚝딱이겠으나.
타닥, 타다닥─
「나쁜 남자의 사랑법(가제) 시놉시스」
조폭과 여배우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대충 구상한 내용으로는 총 4부작 대본이었다.
“흔하다면 흔한 내용이긴 한데.”
뻔한 내용을 재밌게 써야 프로 아닐까.
로맨스를 어떻게 풀어가는지가 관건일 터.
그래도 공중파보다는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는 방송국이라.
내가 쓰고 싶었던 장르인 만큼, 새로운 도전을 해보고 싶다.
화려한 액션이든, 조폭의 생리를 현실적으로 묘사하든.
“음….”
일단 시놉시스니까 줄거리나 캐릭터만.
타닥, 타닥─
특히, 초반부에서는 양쪽 캐릭터의 서사에 집중했다.
어렸을 때 우연한 만남으로 기본적인 빌드업을 쌓고 헤어진다.
남자아이가 개에게 물릴 뻔한 여자아이를 구해주는 어린 시절의 장면.
이후, 어두운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이 성장해서 조폭이 되는 과정.
순수하고 티 없는 여자아이 어느새 아역배우를 거쳐 여배우로 성장한다.
대형견에 트라우마가 있지만, 그때마다 남자아이를 떠올린다.
그리고 성인이 되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는 두 사람.
남자 조직의 부하가 가벼운 트러블을 일으키며 안 좋게 만나게 되는데.
이내, 남주가 행패를 부리는 다른 남자의 손목을 거칠게 꺾어서 막아주는 클리셰.
두 사람이 만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감정선이 가장 중요했다.
초반부에서 재미가 없으면 보던 드라마도 끄는 게 시청자니까.
“일단 여기까진 괜찮은데?”
더 써봐야 알겠지만, 시스템으로 높아진 눈높이로 봐도 아직까진 나쁘지 않다.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시스템이랑 비교하면 멜로 파트에서 뭔가….
“…. 요즘 로맨스가 부족해.”
옆에 놓여있는 시집을 슬쩍 펼쳤다.
“크으, 여윽시 유설아!”
주석처럼 달아놓은 해석을 보며 감탄하기를 수차례.
없던 멜로 감성도 생길 것 같아.
드르륵─
그때, 효주가 작업실에 들어오면서 반갑게 인사했다.
“오빠 좋은 점심!”
“김나연 촬영장 갔다 왔어?”
“네! 근데….”
의아한 표정으로 내가 들고 있는 책을 바라보는 그녀.
“시집? 그런 것도 보세요?”
“응. 새벽에 보면 갬성 터짐.”
“아하.”
“너 요즘 공모전 준비는 잘하고 있지?”
“그럼요.”
효주에게 공모전 나간다는 말은 비밀로 해야겠네.
상식적으로 스타작가가 뭐가 아쉬워서 공모전을 도전해.
“저기, 오빠!”
“응?”
“실장님이 회사 단체여행 준비하고 있다던데요.”
“단체 여행?”
“네! 변 팀장님한테 들었어요.”
“누구누구?”
“오빠도 가고, 실장님도 가고, 변 팀장님도 가고…. 아마 곧 공지하실걸요?”
“…. 그래?”
단체 여행이라.
‘잘 됐네.’
얼마 전에 실장님께 여행 가고 싶다고 말하긴 했는데.
“너도 가는 거야?”
“네! 김나연 촬영 끝나고 간대요.”
“아, 그러면 같이 갈 수 있겠네.”
그래, 얘도 쉴 때는 쉬어야지.
내 작품들이 잘 된 데에는 분명이 효주의 도움도 컸으니까.
띠링─
[김진우 님이 300,000 원을 입금하셨습니다.]
“어….?”
곧바로 효주에게 소소하게 성과금을 입금해주었다.
“오빠 이거 뭐예요?”
“용돈.”
“와아, 30만 원!!!”
생각해 보니까 그동안 효주를 너무 안 챙겨준 것 같다.
아무리 회사에서 관리한다고는 하지만 내 하나뿐인 보조 작가인데.
“오빠, 저 정말 눈물 날 것 같아요. 고마워요.”
너무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왠지 코끝이 찡했다.
‘자주 좀 챙겨줘야겠….’
“변 팀장님이랑 데이트할 때 써야지, 헤헤.”
…. 취소 안 되나, 이거?
* * *
시간이 흘러, 마지막 촬영 날.
「해외영업 3팀 김나연」 MBS 세트장.
김영식 국장님은 촬영장에 도착한 나를 보자마자 호들갑을 떨었다.
“김 자까 왔는가?”
“김 국짱님 오셨씁니까?”
아예 촬영장에서 사시는구나.
확실히 그동안 다른 국장님들이랑 달라.
“하하하. 오늘 기분도 좋은데 한 잔해야지?”
“아, 음…. 제가 내일 비행기를 타야 해서.”
“아아, 나도 들었는데. 김나연 출연 배우들도 간다고.”
“네. 아마 스케줄 없는 분들만 갈 것 같아요. 진호랑 여민…. 음, 여튼.”
“그, 그래도 회식에는 참여하는 거지….?”
국장이 무슨 장화 신은 고양이처럼 불쌍하게 얘기해.
마지막 촬영 회식 자리에 빠지긴 좀 그렇고.
“그럼요. 참석해야죠.”
“하하. 여행 갔다가 돌아오면 MBS에 잠깐 들를 수 있겠는가?”
“무슨 일 있나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요즘 예능국에서 김 작가를 찾아서 말이야.”
“예능국이요?”
“김진우 작가라는 인물을 알아보자는 취지의 특별 예능을 준비 중이라고….”
“특별 예능….?”
“다큐 형식인데, 제목이 뭐더라…. 였던 것 같아.”
“….”
“하하. 요즘 방송가에 특이한 작가가 있다는 소문이 돌아서.”
“아…. 네.”
“물론 내가 소문 낸 건 아니야.”
잡았다, 범인.
“…. 일단 연락처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시 후,
나는 국장님이 직접 운전해 주는 차에 타서 회식 자리로 이동했다.
곧이어 도착한 강남의 모 소고기집.
잠깐 얼굴만 비추고 얼른 집에 가야겠다.
“어! 형님, 안녕하십니까!”
그때, 한 근육질의 남자가 나를 보고 큰 소리로 인사했다.
“진호 왔냐.”
“네! 오늘 마지막 촬영지에서 촬영 끝나자마자 바로 왔습니다.”
“너도 여행 간다며?”
“네! 그렇게 됐습니다!”
일단, 임재준이나 지성호는 바쁜 스케줄 때문에 여행이 불가능했다.
그나마 여민서는 신비주의 컨셉이라 CF나 화보를 제외하면 스케줄이 없다시피 했으니.
“그래. 이왕 가는 거….”
띵동─
그 순간 발동한 시스템 알림음.
그와 동시에, 이진호의 정수리에서 새하얀 빛이 새어 나왔다.
【‘인정받기, 1단계!’ 임무를 발견했습니다.】
【미션 : 당신이 직접 쓴 대본을 ‘해외영업 3팀 김나연’에 등록된 배우에게 인정받으세요. (0/2)】
【제한 시간 : 7일】
【수락하시겠습니까? (Y/N)】
이걸 시스템이….?
“미션….”
그것도 1단계 미션이라.
여태까지 패턴으로 보면, 분명히 보상도 있을 텐데.
그것도 내가 직접 쓴 대본을 인정받으라고 힌다면.
“설마…. 나를 도와주려는 건가?”
그때였다.
또각, 또각─
하이힐 소리를 내며 천천히 다가오는 ‘김나연’의 또 다른 주역.
“작가님, 문 앞에 서서 뭐 하세요?”
“…. 여민서 씨.”
“안녕하세요.”
그녀의 정수리에도 이진호와 같은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정수리가 예쁘시네요.”
“???”
“정수리 미인이시네. 빛이 나요.”
“….”
“…. 진짠데.”
시비 거는 거 아니에요.
* * *
다음 날 아침, 인천국제공항.
나는 동생과 함께 캐리어를 끌고 게이트로 향했다.
“희정아. 이게 얼마 만에 여행이냐?”
“글쎄. 기억도 안 남.”
공동묘지 건으로 최근까지 삐쳐있던 여동생.
정 실장님 덕분에 의절할 뻔한 사이를 가까스로 회복했다.
“응? 저기….”
우리는 템페스트 엔터 사람들을 발견하고 손을 흔들었다.
정 실장님, 변 팀장님, 효주를 비롯한 몇몇 직원들이 기다리고 있었는데.
그중에서도, 매니저의 케어를 받으며 가장 먼저 게이트로 이동하는 두 배우.
이진호와 여민서는 선글라스와 모자를 이용해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이야, 우리 장그래 극단의 이진호가 많이도 컸네.”
“….?”
“내가 키웠거든.”
“음….”
옆에서 꼰대짓하는 희정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나뿐인 남매간에 배울점이 참 많다.
터벅, 터벅─
“작가님, 오셨어요?”
“네.”
정새롬 실장님은 나를 보더니 반갑게 인사했다.
여행 가고 싶다는 한마디에 이렇게 판을 벌여주시니 감읍할 따름이다.
평소에는 절대 입지 않는 원피스를 입고 있는 모습.
기본적인 화장만 했는데도 여민서 못지않게 피부에서 빛이 났으니.
주변 사람들이 지나치면서 꼭 고개를 두 번 세 번씩 돌리는 이유가 있었다.
‘여배우보다도 더 여배우 같네.’
진짜 이러다 언젠가는 시스템이 여자 주인공으로 삼을지도.
“실장님, 오늘 좀….”
“네?”
예쁘시네요-, 라고 말할 뻔했다. 나도 모르게.
함께 갔던 클럽이나 일본에서 시간을 보냈던 추억.
그때도 이렇게까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는데.
역시 여행은 혼자 가는 것보단 같이 가는 게 좋아.
“저…. 이상해요?”
“아뇨. 그런 게 아니라….”
빤히 쳐다보는 나에게 질문을 건네는 정 실장님.
곧이어, 옆에서 희정이가 방정맞게 입을 열었다.
“오빠가 오늘 언니 예쁘대요.”
“내가 언제….!”
“왜애? 아니야?”
“….”
희정이는 장난스러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꿀밤 마렵다.’
공동묘지 이후로, 어떻게든 복수를 하겠다고 장난 스택을 쌓고 있는데.
나중에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시즌 투 나오면 두고 보자.
“정 실장님, 생각보다 인원이 조촐하네요?”
“업무 공백을 고려해서 조를 짰어요.”
“아….”
“다른 직원들도 다음 달이나 그다음에 여행을 갈 수 있을 겁니다.”
“크으, 배려심이….!”
“…. 가시죠.”
정 실장은 다른 직원들을 이끌고 탑승 게이트로 움직였다.
“희정아.”
“응?”
“여기는 황효주, 작업실에서 일 도와주는 분이야.”
하루 사이에 효주의 머리색이 금발로 바뀌었다.
여행 간다고 그새 머리카락을 물들인 모양이다.
“오오, 오빠 보조 작가분!?”
“응.”
나이대도 비슷하고 성격도 둘 다 똘끼가 있어서 금방 친해질 것 같다.
“안녕하세요! 김희정입니다.”
“와아, 오류동 팔남매!”
“오, 아시는구나!”
“그럼요! JTBS 기대작!”
“이야….! 나도 많이 컸구나!!!”
응. 아니야.
“여동생분, 제가 오빠한테 많이 들었어요!”
“그럼 저희끼리 같이 오빠 욕이라도 하쉴….?”
“저는 욕할 게 없긴 한데….”
“없으면 찾으면 되죠!”
없는 걸 왜 굳이 찾아서 욕해.
“그, 그런가?”
“네! 여행이 길어서 다행이에요. 사실 2주도 부족하지만.”
“헤헤.”
효주야, 너는 그러면 안 되지.
“….”
왠지 둘이 괜히 만나게 한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