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82)
내가 하와이에 있는 동안 방영된 ‘김나연’의 마지막회.
이런 게 바로 유종의 미가 아닐까.
마지막 순간까지 한 차례도 무너지지 않았으니.
“시청률 32프로….”
이제는 시스템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어야 할 판이다.
보통의 작가는…. 아니, 특출난 작가도 평생 그런 시청률의 언저리에도 가볼 수 없을 테지.
《대한민국은 지금 김나연 앓이….! 과연 제작사는 김나연의 판권을 어디에….》
《역시 유설아가 유설아 했다! 탑스타 유설아 덕분에 오른 로템 엔터의 주가는….》
《김진우 작가의 차기작,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는 작년에 국내 런칭한 플랫폼인 디지니….》
“연말 시상식도 이제 얼마 안 남았잖아.”
이거 진짜 대상각인데?
올해 MBS에서 성공한 작품이 제법 있긴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늦게 성공할수록 유리한 게 팩트니까.
각종 연예계 뉴스를 확인해도 ‘김나연’ 관련 소식이 주를 이뤘다.
“어라, 세미 소식도 있네?”
《봉진호 감독의 영화 ‘기생벌레’ 크랭크 인! 그중에서 여주인공 세미의 역할은….》
“와아…. 봉진호 감독님 영화 촬영 들어갔구나.”
곧바로 스마트폰을 꺼내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세미 씨 축하드려요! 화이팅!]
[영화 끝나면 얼굴 한번 봬요!]
당연히 엄청 바쁠 테니, 답장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지이이잉─
예상외로 곧바로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세미 씨?”
-작가님! 너무 오랜만이에요!
“그러게요. 바쁘실 텐데.”
-아뇨. 마침 쉬는 시간이었어요. 헤헤.
“정말요?”
-네에!
오랜만에 목소리 들으니까 좋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재잘재잘 이야기를 이어가는 세미.
그동안 말 상대 해주는 사람이 얼마나 없었길래.
-그래서, 감독님이…. 아.
“네.”
-으으, 너무 제 얘기만 했죠.
“아뇨. 저도 재밌었어요.”
솔직히, 전설적인 감독님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들으니까 신기했다.
-저 오늘 연기할 대사가 엄청 특이한데, 한번 들어보실래요?
“뭔데요?”
-제시카 외동딸, 일리노이 시카고, 과 선배는 김진모, 그는 니 사촌─♬
“….”
리듬감이 살아있네.
이 대사, 왠지 뜰 것 같아.
“…. 이거 뜬다.”
-정말요?
“네. 아마도?”
-헤헤, 스타작가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겠죠.
“하하.”
시스템을 처음 발견하게 해준 세미에게 스타작가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앗, 저 지금 촬영 가봐야 될 것 같아요!
“아, 네. 세미 씨, 다음에 또 연락해요.
-네! 작가님 화이팅!
“세미 씨도요.”
뚝.
미술 전공한 심리치료사 역할이라는데.
일리노이 대학교를 졸업한 엘리트 역인가.
“영화 잘 됐으면 좋겠네.”
뚝.
전화를 끊고 책상에 앉았다.
“나도 일해야지.”
내 첫 드라마 주연이었던 배우가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까 열정이 불타올랐다.
그동안 내 대본의 가장 큰 약점이었던, 너무 ‘튀는’ 대사.
시스템이라면 어떤 대사를 어떻게 활용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타닥, 타닥─
곧이어, 노트북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최대한 일찍 4부를 써놓고 계속 수정할 필요가 있었으니.
타닥, 타다닥─
두어 시간이 흘렀을 때쯤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엥? 부재중 전화?”
템페스트 정기태 대표님.
왜 전화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뚜루루루─
곧바로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아, 작가님. 안녕하십니까.
“대표님, 오랜만입니다.”
-김 작가님. 한번 뵙죠. 드릴 말씀도 있고요.
“아, 그럼 제가 찾아가겠습니다. 어차피 회사 들를 생각이라서요.
-잘됐군요. 시간과 장소는 정해서 따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대표님.
무슨 일로 부르셨나.
정 실장을 통하지 않고 부른 걸 보면,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은데.
* * *
강남의 모 프라이빗 룸카페.
학원에서 가장 친한 세 명의 멤버들은 오랜만에 만남을 가졌다.
“선배, 대본 보시는 거죠?”
“응.”
“엄청 열심히 하시네요.”
“놀다 왔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지.”
드르륵─
그때, 강준이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강준 선배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깡준 왔냐?”
이제는 어엿한 탑스타로 성장한 강준.
일본에서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한국에서의 인기도 같이 올랐다.
“여기, 선물.”
“응?”
강준은 쇼핑백을 건네며 무심한 듯 툭 내뱉었다.
“오디션 합격 축하를 너무 늦게 했네.”
“이게 뭔데?”
“가방. 여배우가 백 하나는 있어야지.”
“엥….?”
“벼, 별로야?”
“아니, 고마워. 잘 쓸게, 헤헤.”
사실, 강준은 스케줄 때문에 하와이에 함께 가지 못해서 못내 아쉬웠다.
최근에 희정이가 템페스트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기뻤지만.
“여행은 어땠어?”
“엄청 재밌었어.”
“…. 좋겠네. 다음에 여행 갈 때는 나도 같이 가고 싶다.”
“당연하지! 같이 가자.”
강준은 의자에 풀썩 앉고는 질문을 던졌다.
“오류동 팔남매 촬영 일정은 어떻게 돼?”
“두 달 뒤에.”
“어, 김진우 작가님 차기작도 그쯤부터 촬영 들어가신다던데.”
“맞아. 오빠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되는 게 아니라 다행이지.”
“응?”
“화제성이든 인기든 독식했을 테니까.”
“아, 뭐 그렇긴 하지.”
아닌 척해도, 희정 역시 진우의 작품을 인정하고 있었다.
“내가 너 촬영 들어가면 다음에 커피차라도 쏠게.”
“됐어. 오빠도 안 사줄 텐데 니가 왜 사.”
“…. 그래도.”
“밥차라면 모를까.”
“….”
* *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나는 정기태 대표님이 건네는 계약서를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무슨….”
그동안 체결하지 않은 전속 계약서.
그런데, 계약서에 말도 안 되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었다.
주요 아티스트들의 수익에서 회사의 지분 5%를 떼어준다는 파격적인 조건.
그중에서도 강준은 당연히 기존의 17%를 유지했으니.
이쯤 되면 30억을 버는 것도 그리 큰 무리가 아닌 것 같다.
‘…. 이래도 되나?’
작가한테 이런 조건을 준다고?
이 정도면 그냥 회사 주주급인데?
임재준, 김현지, 신조훈, 강준, 이진호, 김희정까지.
이제 보니 희정이를 제외하면 전부 내가 추천해 준 배우들이었다.
“이거…. 괜찮겠습니까?”
“정 실장이 강력하게 추진한 계약서입니다.”
“네?”
“그만큼 작가님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의지겠죠.”
“아….”
“계약 기간이 끝나면 비율은 조정될 수 있습니다.”
계약은 1년마다 갱신된다.
파기할지, 유지할지 선택할 수도 있으니.
“어떻습니까?”
어떻긴.
매년 갱신할 수 있는 계약서치고 조건이 좋아도 너무 좋았다.
템페스트 엔터는 지금 이 순간에도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으니.
한창 주가가 오른 회사에 한 발…. 아니, 두 발쯤 걸쳐서 나쁠 게 없지.
‘게다가….’
어차피 희정이가 묶여있는 동안에 나가기도 좀 그렇잖아.
원래 남매는 하나니까.
대본 좀 끄적거린다고 내 회사를 금방 차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큰돈 벌기 위해서는 지금처럼 템페스트 규모를 키우는 게 낫지.
잠시 후,
쿨하게 계약서에 사인한 나는 작업실로 이동했다.
“효주는 아직 안 왔네.”
곧이어, 화이트보드에 적혀있는 스케줄표를 확인했다.
1.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스케줄 (대본리딩, 타이틀 촬영….)
2. MBS 다큐
3. (황효주!) TVM 공모전 극본 준비
효주가 적어놓은 일정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케줄.
“…. 저 다큐는 일단 좀 미루자.”
지금 촬영 스케줄이랑 TVM 공모전만 해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
드르륵─
그때, 효주가 들어오며 인사했다.
“오빠, 오셨어요?”
“응? 일찍 출근했네?”
“네! 변 팀장님한테 드라마 일정 듣고 왔어요.”
“아, 그래?”
“우리 작품, 디지니에는 겨울이 끝날 때 쯤에 올라갈 것 같아요!”
“오, 적당하네.”
내년 초에는 플랫폼 시장에 제법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디지니 플레이 아시아지부장, 안젤라가 슬쩍 귀띔해 주기를.
“조만간 넥플렉스랑 한판 제대로 붙는다는데.”
“네. 아마 그럴 거예요.”
현재 제작 중인 고퀄리티 작품들이 내년 출시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막대한 자본을 퍼부은 히어로물과 유명한 애니메이션들이 투입될 테니.
“누가 이기려나.”
“이기는 팀 우리 팀!”
“…. 아니야, 디지니가 우리 팀이야.”
“그럼 디지니 화이팅!”
다들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로 영상을 보는 시대가 아닌가.
한국은 물론, 미국 본토에서도 마찬가지.
런칭한지 얼마 안 된 지금은 숨 고르는 기간일 뿐이다.
넥플렉스와 디지니는 곧 본격적인 경쟁 체제에 돌입할 터였다.
“넥플렉스는 완전 긴장해야 할걸요!?”
“그치. 한국처럼 영상 컨텐츠 좋아하는 나라가 어딨겠어.”
“그럼요! 좀비물 하나 히트친 걸로는 한국 시장도 다 못 먹죠.”
결국 재밌으면 장땡이니까.
시청자들에게 충성심을 바랄 수는 없는 법이다.
“오빠, 근데 그거 아세요?”
“뭐를?”
“TVM 공모전, 블라인드로 열린다고 공지 뜨긴 했는데….”
“오, 그래?”
“네. 근데 심사위원 중에 이민주 작가님이 있대요.”
“뭐….?”
너무 뜬금없는 이름이 나와서 잠깐 할 말을 잊었다.
‘이민주 작가라….’
내 20대의 6년을 착취하고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바꾸는 그 사람.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마주친 기분이다.
“열심히 해야겠네.”
“네?”
“TVM 공모전 말이야.”
“아, 네! 저 진짜 노력할 거예요!”
너 말고 나 말한 거긴 한데.
“블라인드 극본 공모전이라고 했지?”
“네!”
“열심히 하자.”
“넵!”
필명으로 쓴 작품을 이민주에게 인정받을 기회가 또 언제 오겠어.
어차피 이번 작품은 제작에 욕심도 없다.
내 작품으로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는지 알고 싶을 뿐.
‘두 달 정도 남았으니까.’
총 4부작짜리 단막극 대본.
남은 기간 목숨 걸고 열심히 써야겠다.
* * *
강남의 한 카페.
송권수는 지인을 기다리며 들어온 시나리오를 살펴봤다.
“하아…. 무슨 영화 시나리오가 드라마 대본보다 못하네.”
다른 건 몰라도 각 장면에서 드러나는 함축적인 메시지는 있어야 할 게 아닌가.
기억을 지우는 회귀자나 해외영업 3팀 김나연 수준의 대본을 바라는 건 욕심일까.
“아무리 그래도 영환데, 그 절반 정도는 돼야지.”
영화 시나리오는 태생부터 드라마 대본과 달랐다.
대사 중심의 서사가 아닌 장면 중심의 서사.
모든 씬에 감독의 ‘의도’를 품어야만 했으니.
아무리 드라마 작품이 대단해도 영화로 찍으면 어색해질 수밖에 없었다.
“차라리 김진우 작가님 작품 영화화를 제안해 볼까.”
성공 사례는 없지만, 충분히 가능성 있었다.
딸랑, 딸랑─
그때, 카페의 문이 열리며 후배가 들어왔다.
“형님!”
“어, 왔어?”
“네.”
CG 전문가 구성락.
할리우드에서 자신만의 위치를 구축한 대단한 실력자.
예술과 기술을 넘나드는 솜씨를 보면 그 누구라도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었다.
“이제 한국에 정착하는 거냐?”
“네. 형님.”
“…. 재능이 아깝네.”
“어쩔 수 없죠.”
마블과 DC.
양쪽에서 서로 데려가고 싶어 했을 만큼 대단한 실력의 컴퓨터 그래픽 디자이너.
신은 그에게 한 가지 재능을 주고 언어 능력을 빼앗았다.
“요즘 애들 실력은 다 좋으니까 영어 못하면 뽑지도 않아요.”
“헛소리! 언어는 통역사를 쓰면 그만이지.”
“에이, 그것도 하루 이틀이죠. 제가 불편해서 못하겠어요.”
결국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다.
말이 안 통하면 인간관계를 쌓을 수가 없는 법.
“그래도 한국에서 일거리 하나 들어왔어요.”
“그래?”
“아, 형님도 아는 작품일걸요?”
“뭔데.”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 좋은 작품이지.”
특히, 작가는 익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할리우드 전문가를 데려다가 귀신이나 유령 CG를 맡긴다니.
재능 낭비도 이런 재능 낭비가 또 있을까.
할리우드와 한국 CG 시장의 규모는 최소 10배 이상.
“어휴, 한국에서 이 정도 대우면 넙죽 절하고 해줘야죠.”
“…. 디지니가 돈 아끼는 타입은 아니겠지.”
“그럼요.”
송권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다음에 내가 영화 찍으면 니가 도와줘라.”
“저 몸값 비싸요.”
“알아. 인마.”
언제 영화를 찍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친구와 함께 기가 막힌 블록버스터 한번 찍으면.
‘한국의 영화판을 뒤집을 수도.’
물론, 시나리오가 좋을 때의 이야기였다.
* * *
두 달 뒤.
시간은 쏘아진 화살처럼 빠르게 흘렀다.
“이제 더 고칠 게 없다.”
딸칵─
《TVM 블라인드 극본 공모전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문의 사항은….》
한동안 새 작품 집필에만 집중했다.
거의 두 달이라는 시간 동안 쭉.
드디어 시스템 없이 쓴 대본을 타인에게 평가받을 시간이 온 것이다.
그뿐인가.
급물살을 타고 진행된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일정.
대본리딩, 타이틀 사진 촬영, 성공 기원 고사까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
“오늘이 대망의 첫 촬영인가.”
바쁘게 사는 와중에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동안 여러 배우를 만났지만,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
“음…. 이제 일할 때가 된 것 같은데.”
베네핏 중에서 ‘다중 집필’을 이용하지 않는 이상, 강제로 발동시키는 방법은 없었으니.
드르륵─
그때, 마침 효주가 작업실에 들어왔다.
“오빠, 오늘 드디어 첫 촬영이네요!”
“그러네, 첫 촬영 장소가 아마….”
“통곡 초등학교요!”
“…. 거길 또 가게 될 줄이야.”
“시간 진짜 빨라요. 그때가 여름이었는데.”
“그러네. 8월인가 그랬으니까.”
그새 시간이 흘러 벌써 12월 중순.
“연말 시상식 때 상을 얼마나 많이 탈까요?”
“글쎄.”
“벌써 MBS 측에서는 극본상 시상 제안 들어왔어요.”
“…. 거절해.”
“아, 그럴까요?”
“응. 저번에 해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어.”
“넵”
특히, 시간의 흐름이 빠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한 가지 더 있었다.
「캠커사 시즌 2」 이후 반년이라는 재사용 대기시간이 리셋되었기에.
‘다중 집필도 이제 쓸 수 있겠네.’
워낙 쿨타임이 길어서 안 쓰면 아까운 스킬처럼 느껴진다.
안 쓰고 내버려 두는 기간 동안 손해를 보는 식이니까.
“저기, 오빠. 그러고보니….”
“응?”
“강준 배우님이 오빠 찾으시던데요? 4층 휴게실에서.”
“나를? 왜?”
“김희정 배우에 대해 여쭤볼 게 있으시다고….”
“그래? 금방 갔다 올게.”
드르륵─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를 타서 휴게실에 도착했다.
“강준이냐?”
“형님, 오랜만에 뵙습니다!”
“어, 오랜만이네. 잘 지냈어?”
“네, 저야 잘 지냈죠.”
“찾았다며.”
“아, 별 건 아니고….”
잠시 후, 나는 머리를 긁적이며 되물어야 했다.
“…. 밥차?”
희정이 밥차 선물하는데 왜 나한테 허락을 맡지.
“허락할게.”
“감사합니다. 형님!”
“일본 스케줄은 끝난 거야?”
“이제 한동안 한국에만 있을 겁니다! 다음 작품 알아보고 있어요. 하하.”
“…. 그래, 그럼 요즘 스케줄 없나 보네?”
“네? 오늘 여민서 배우님이랑 같이 화보 촬영이 있긴 한데.”
“아니, 오늘 말고 요즘 말야. 할 거 없으면 내 작품이나 할래?”
“네? 무슨 작품….”
“글쎄.”
그동안 강준이 벌어다 준 돈은 원고료 이상이었다.
그중 캠커사 효과도 절대 무시 못 할 수준이라고 확신했으니.
‘캠커사 시즌 쓰리가 또 나오려나?’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다중 집필(Lv 2)을 사용합니다.】
톡, 톡─
그때, 등 뒤에서 누군가 내 어깨를 건드렸다.
“작가님, 저 좀 지나갈게요.”
“???”
…. 여민서?
당신이 왜 거기서 나와?
그리고.
띵동─
“자, 잠깐만!”
그녀를 보는 순간 시스템이 작품을 선정했다.
【내용 : 코드네임 030 : 마법소녀 Part. 1】
【장르 : 영화, 블록버스터, 헌터, 레이드, 기갑, 공룡】
【장소 : 템페스트 엔터테인먼트 4층 휴게실】
【제한 시간 : 무기한】
【※ 플래티넘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30억 원】
‘이, 이게 뭐여, 시벌.’
내 인생 첫 영화, 장르의 상태가….?
시스템.
드디어 미쳤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