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83)
시스템 알림이 뜨는 동시에.
휴게실 한쪽 구석에 새하얀 빛이 존재감을 드러냈다.
“작가님, 왜 그러세요?”
나를 부르는 여민서 배우를 멍하니 쳐다보다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여민서 배우님.”
“네?”
“…. 혹시 덕질 좋아하세요?”
“네?”
“그, 아이돌 말고….”
“???”
“아니에요.”
일단, 다중 집필을 쓴 거라 시간제한은 없으니까.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겠네.
‘장기 프로젝트인가….’
터벅, 터벅─
곧바로 새 작품을 확인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이내, 새하얀 빛무리에 내 몸을 맡겨 작품을 확인했는데.
화아악─
결국 SF 장르까지 손을 뻗는구나.
급속도로 머릿속에 파고드는 일련의 영상물.
“공룡에 기갑이라….”
무슨 이런 끔찍한 혼종이 다 있나.
─────────────
마법소녀.
이 족같은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할까.
돈만 많이 벌면 장땡 아니냐고?
당신이 핑크색 붙임 머리를 하고 이런 짓 하고 있으면 절대 그런 말 못 할걸?
지이이잉─
여인의 기계팔 ‘코드네임 030’에 마력이 급속도로 충전된다.
곧이어, 한 점으로 응축된 에너지 구체는 단숨에 폭사 되었다.
“프로톤 캐논.”
콰아아앙─!!!
이내, 전방에 거대한 크레이터가 펼쳐졌다.
그녀의 눈앞에 산처럼 쌓여있는 공룡의 사체들.
아니, 죽었을 수도 있고 아직 살아있을지도 모른다.
생존 여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을 터였으니.
그녀도 처음부터 마법소녀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이쪽 업계도 진작부터 포화상태인걸.
단 한 번만 마법소녀 분장으로 킹룡 사냥을 해달라는 소속사의 간곡한 부탁.
조만간 2차 각성을 할 줄 알았으면, 그딴 제안을 수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대중들의 엄청난 호응과 함께 마법소녀로 데뷔하자마자, 특수 양자계 능력을 각성해버렸으니.
전 세계 유일한 마법(물리학) 소녀가 되어버렸다.
소속사 놈들의 벗어날 수 없는 함정에 빠진 느낌이다.
“하하하. 미미양, 오늘도 엄청나군요. 저의 A급 기간트, 헤비테일로도 그 정도의 출력을 내려면….”
“꺼져.”
“하하…. 하, 오늘도 미미양은 까칠하시네요. 그래서 더 매력적인….”
감히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리는 이름 모를 기간트 라이더.
치이이이─!
“아아악!”
그의 한쪽 팔에서 타는 냄새가 스멀스멀 올라왔다.
“씹새야, 한 번만 더 내 몸에 손대면 대가리를 플랭크 단위로 쪼개버린다.”
“끄으으….”
단신으로 기간트급 출력을 낼 수 있는 S급 헌터.
그녀의 이름은 미미, 마법소녀다.
“개 같은 거.”
─────────────
터벅, 터벅─
빛무리에서 천천히 벗어나 휴게실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흠…. 내가 지금 뭘 본 거지?”
욕지거리를 뱉는 여민서의 대사가 머릿속에 생생하게 맴돌았다.
방금 본 영상물.
영화의 도입부를 시작으로 마법소녀의 화려한 액션이 펼쳐진다.
각종 공룡형 괴수가 기어 다니거나, 걸어 다니거나, 날아다녔으며.
헌터라는 이름의 각성자와 기갑 라이더들이 공룡을 사냥한다.
“로봇이라….”
물론, 할리우드에서도 유치하지 않은 로봇 장르가 존재하기는 한다.
「트랜스포밍」이나 「터미네이트」 같은 거대 기갑물.
근데 그건 시나리오뿐만 아니라, 연출이나 묘사도 엄청 중요하잖아.
게다가 공룡과 기갑이 섞여졌으니, 아무리 봐도 보통 일은 아니다.
스윽─
주변을 둘러보니 여민서와 강준은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는데.
나 혼자 있는 휴게실 한쪽에는 시스템의 빛무리가 고고한 자태를 뽐냈다.
“으으, 약 오르네.”
애초에 시스템 능력은 대본이 아니라 영상을 보여주는 거니까.
오늘 본 영상을 전부 그대로 옮기려면 한두 번 보는 정도로는 안 될 터.
보고 따라 적는 것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번 기회에 뼈저리게 느낀다.
물론, 빛무리에 있으면 어느 정도 묘사력이 늘긴 하겠지만.
지금의 실력으로 저 영상물을 온전하게 표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
“…. 꽤 오래 걸리겠어. 공부도 해야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제작비.
500억? 1,000억? 1,500억?
얼마나 들지 도무지 감이 안 잡히네.
얼핏 봐도 빵빵 터트리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작품보다 심한 것 같은데.
“정 실장님…..”
…. 한테 욕 많이 먹으려나.
마지막으로,
대본을 제대로 써도 연출자의 실력이 떨어지면 말짱 도루묵이다.
딱 보니까 CG 전문가도 웬만한 수준으로는 절대 안 될 것 같고.
“어지럽다, 어지러워.”
수많은 어려움이 산재한 이 작품.
이거 장르를 뭐라고 불러야 하나.
“양자, 기갑, 공룡…. 소녀?”
잠시 후,
다시 내 작업실에 돌아왔을 때.
효주는 걱정스러운 어조로 물었다.
“오빠, 전화를 왜 이렇게 안 받으세요!”
“아하, 전화했었네. 왜?”
“오늘 첫 촬영이잖아요!”
“…. 맞다.”
생각지도 못한 작품의 등장에 잠깐 정신을 놓은 것 같다.
“아직 안 늦었지?”
“네! 지금 가면 돼요!”
곧바로 효주와 함께 통곡 초등학교로 이동했다.
* * *
한밤중에 도착한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 첫 촬영 현장.
내가 도착했을 때, 이미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었는데.
“으악! 쥐, 쥐가 나왔어요!”
파랗게 질린 채 폐교에서 뛰쳐나오는 지성호.
그 모습에 많은 스탭들이 이마를 탁 치고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효주야.”
“네, 오빠.”
“…. 우리 주연배우 잘 뽑은 거 맞겠지?”
“그럼요. 오빠가 쓴 대본에 겁먹고 도망치는 장면 엄청 많아요. 메소드 연기 쌉가능.”
“….”
“저는 볼일 있어서 어디 좀 다녀올게요.”
“무서워서 도망가는 거 아니고?”
“에이, 아시잖아요. 저는 살면서 공포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 그래.”
시선을 다시 지성호에게 돌렸다.
하필이면 스마트폰 카메라로 홀로 자신을 찍는 씬이라 더 무서워하는 듯 했다.
폐교 내부에서 그를 반겨주는 건 설치된 카메라와 조명뿐이었으니까.
곧이어, 조셉 감독이 말했다.
“성호 씨, 이 다음 장면부터는 스탭들이랑 같이 찍을 겁니다. 조금만 힘내 주세요!”
“…. 네.”
어깨가 축 늘어진 지성호는 다시 한 손에 든 스마트폰으로 본인을 촬영했다.
“자자! 스탠바이-, 액션!”
“흠흠, 여러분~ 제가 지금 어디서 촬영하는지 아세요?”
지성호는 다시 스트리머가 되어 자신의 시청자들에게 폐교 내부를 보여주었다.
“고통 초등학교!!!! 여기 음악실에서 귀신이 나온다고 하거든요. 하하.”
이 자리에는 없지만, 극 중 소채담은 인방을 통해 흥미로운 눈으로 보고 있겠지.
“저는 그런 거 안 믿…. 으악! 음…. 가, 갑자기 뭔 소리 못 들으셨어요?”
잘하고 있네.
연기인지, 실제인지 구분이 안 되는 거 보니까.
“작가님!”
“으아, 깜짝이야!”
귓가에 나직하게 속삭이는 소리에 뒷골에서부터 소름이 쫘악 올라왔다.
“채, 채담 씨?”
“네. 헤헤.”
여기는 왜 오신 거지.
오늘 촬영도 없을 텐데.
내 마음을 아는지, 채담은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 야식 밥차 배달 왔어요. 소속사 측에서.”
“아, 그래요?”
“이번 작품 잘 될 것 같아요.”
“그러면 좋겠네요, 하하.”
“잘 돼야 해요.”
‘음?’
소채담 정도면 드라마 한번 망한다고 무너질 급은 아니지 않나.
“그래야 회사에서 다음 작품도 공포물 잡아주죠!”
“….”
이제 아예 노선을 정했구나.
아주 입가에 웃음이 걸렸네.
입 찢어지겠어, 아주.
“저기, 작가님.”
“네.”
“요즘 바쁘세요?”
“…. 네?”
“취미 생활을 너무 안 하시고 계신 거 아녜요?”
“취미?”
내 말을 듣고 채담은 충격을 받은 사람처럼 눈을 크게 떴다.
“으음…. 우리의 뜨거웠던 여름밤을 잊으신 건 아니죠?”
“….”
미친 소리 하지 마세요.
뜨겁기는커녕 소름 돋을 정도로 싸늘했다고.
“그동안 저 데리고 노신 거 아니죠?”
“….”
개소리가 참신한데?
혹시나 싶어서 주위를 둘러봤으니.
다행히 아무도 듣는 사람이 없었다.
“나중에 다음 시즌-, 아니, 그런 곳 갈 일 있으면 연락 드릴게요. 요즘 너무 바빠서요.”
“…. 작가님, 근데요오….”
“또 왜요.”
“이거 어쩌죠?”
이제는 무슨 말을 할지 내가 다 무섭다.
“학교 안에 실수로 뭐 놓고 왔어요. 힝.”
“…. 실수로?”
“네에…. 완전 소중한 물건인데.”
“뭔데요.”
“있어요, 그런 게.”
그럴 수가 있나?
일부러 놓고 온 거 아니고?
“촬영 끝나면 같이 들어가 주시면 안 돼요?
“???”
되겠냐?
“엄청 중요한 물건이란 말이에요.”
“얼씨구.”
채담은 얼마나 중요한 물건인지 보여주기 위해 스마트폰을 꺼냈다.
“여기 사진이요.”
“음, 곰인형이네요?”
“네, 제 애착인형!”
“…. 눈깔이 하나 없는데요?”
“그게 매력 포인트예요!”
“….”
정신 나갈 거 같애.
* * *
TBM 방송국.
몇몇 심사위원들은 쏟아지는 작품을 선별했다.
말도 안 되게 허접한 작품을 거르고 걸러서 올라온 작품만 해도 100여 개.
“한 감독님, 이 작품은 어때요?”
“대중성이 많이 떨어져요. 이건 너튜브도 감당 못 할 겁니다.”
“…. 그럼 이건 어떤가요?”
“그건….”
심사위원들의 손에 들어오기 직전, 가장 압도적인 찬사를 받은 작품.
「멜로디를 만들어 주세요」
열정적인 무명 작곡가와 탑급 여가수의 일과 로맨스를 그린 작품.
연예계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사건들을 바탕으로 스토리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이내, 작품을 천천히 보던 한기성 감독이 입을 열었다.
“…. 대사가 생생하게 살아있군요.”
“그렇죠? 아무리 봐도 대상급인데요?”
“음, 저는 이것도 나쁘지 않았는데요.”
주상 미디어에서 나온 실장급 인물이 한 작품을 내밀었다.
「로맨스가 너무해」
네 커플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결혼 과정을 현실적으로 그렸다.
딱 케이블에서 자주 다루는 B급 감성을 제대로 건드렸다.
한기성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작품이 많네요.”
그런데, 한쪽 구석에서 오직 하나의 작품만을 되새김질하듯 보는 인물이 있었으니.
“이민주 작가님?”
“네, 네?”
“뭐를 그렇게 열심히 보시는지….”
“아, 음…. 이 작품.”
이민주는 한 감독의 물음에 보던 작품을 내밀면서 말했다.
“나쁜 남자의 사랑법.”
“…. 저는 아직 안 읽어보긴 했는데. 어떠세요?”
“개인적으로 무거운 분위기에, 너무 제 취향이라서요.”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대본.
너무 튀는 대사조차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내 안목은 정확해.’
이민주는 어느새 진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이 친구…. 내가 밀어주면 어떨까.’
자신 덕분에 수상권에 오르면 은혜를 잊을 수는 없겠지.
안 그래도 보조 작가 풀이 심각하게 부족하다고 느끼던 참이었다.
‘가능하면 최대한 밀어줘서 제작까지 추진하면….’
단막극까지 제작하고 나서 보조 작가로 채용하고 싶었다.
어차피 단막극 제작된다고 16부작을 바로 찍을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
메인 작가 옆에 있으면 커리어도 쌓고, 입봉도 도와줄 수 있을 테니.
‘누구처럼 싸가지 없는 성격만 아니면야.’
이 사람에게도 분명 좋은 기회가 아닐까.
“저는 이 작품이 좋은데요?”
“흠….”
“개인적으로는 대상 후보까지도 생각하고 있어요.”
“!!!”
이민주의 발언에 사람들은 대본을 쳐다봤다.
본선까지 올라온 작품이 100개도 넘었으니.
이렇게 심사위원들의 주목을 받기도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제가 한번 읽어보죠.”
한 감독은 신중한 표정을 짓고 천천히 대본을 확인했다.
잠시 후.
“…. 좋네요.”
“그렇죠?”
이민주는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제 안목은 정확하다니까요?”
“인정합니다. 김진우 작가님을 직접 발굴한 실력이니까요.”
“….”
* * *
의 촬영은 큰 차질 없이 빠르게 진행되었다.
지성호 배우 역시 이제 오히려 공포물에 푹 빠져 있다는 소문도 들려왔다.
게다가, 조만간 열릴 시상식에서 상이 우수수 쏟아지기를 기대하고 있었으니.
“매일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네요.”
“네, 실장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새롬 실장은 변 팀장이 건넨 보고서를 넘기며 말했다.
“오늘이죠? TVM 공모전 발표.”
“네? 아, 네. 그렇습니다.”
오늘따라 변 팀장은 뭐 마려운 개처럼 안절부절 못했다.
“…. 걱정되세요?”
“네? 어떤….”
“효주 씨요. 공모전에 작품 냈다던데요?”
“아, 아뇨! 절대 아닙니다!”
“강한 부정은 뭐다?”
“….”
하와이 여행을 다녀오고부터 부쩍 가까워진 것 같은데.
‘연애를 하더라도 꼭 비밀로 하기를….’
두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지만.
직장 상사로서 회사에서 커플이 탄생하는 건 조심스러웠다.
똑, 똑─
그때, 누군가 실장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웬일로 약속 시각에 맞춰 등장한 김진우 작가.
이내, 변 팀장은 꾸벅 인사를 하고는 실장실을 벗어났다.
“작가님, 요즘 바쁘시네요?”
“네. 좀 그렇네요. 휴게실에서 살고 있어요.”
“…. 거기서 매일 대본을 쓰신다면서요?”
“하하, 네, 뭐….”
새롬은 천천히 걸음을 옮겨, 진우의 맞은편 소파에 자리를 잡았다.
“새 작품인가요?”
“네, 준비 중이에요.”
진우는 헛기침을 몇 번 하고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정 실장님.”
“네?”
“저 조만간 영화 도전해 보려고요.”
“….”
새롬은 진우의 눈을 빤히 쳐다보며 말했다.
“진심이세요?”
“네.”
이론상, 영화판이 드라마판보다 돈 벌기는 쉬웠다.
영화 배우들이 드라마를 잘 찍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보통, 영화배우는 드라마 16부작 수준의 개런티를 한 번에 받으니까.
게다가, 성공했을 때의 대우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가고.
쪽대본으로 고생하는 드라마 제작 환경과 비교할 수도 없었으니.
“성공하면 드라마보다 좋을 수도 있죠.”
당연하게도 흥행에 성공했을 때의 이야기.
“음, 아직 대본이 반의 반도 완성이 안 돼서 보여드릴 정도는 아니고….”
“그래요? 마침 잘 됐네요.”
“네? 뭐가요?”
“송권수 감독님이 영화 시나리오를 구한다는 말을 들었거든요.”
“오오, 그래요? 안 그래도 실력 좋은 감독님 찾고 있었는데.”
“연락 드려볼게요.”
“아닙니다. 제가 직접 하죠, 뭐.”
새롬은 싱글벙글 웃는 진우의 모습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올해는 드라마 작가로 드높은 명성을 쌓았다면.
내년에는 영화 극본가로 이름을 떨치지 않을까.
‘내년에도 일이 잘 풀리려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상상만으로도 새롬 역시 기분이 좋아지는 듯했다.
“아, 근데요. 실장님.”
“네?”
“이게 제작비가 좀….”
“???”
“돈이 많이 들 것 같거든요.”
“…. 얼마나 들길래요?”
“글쎄요. 한…. 이 정도?”
새롬은 진우의 손가락 10개가 전부 펼쳐진 모습을 보고서 입술을 떼었다.
“10억?”
“하하. 왜 이러실까.”
“….”
“좀만 더 쓰시죠.”
“…. 100억?”
“흠, 그보다 한 칸만….”
띠링─
진우가 뺨따귀를 맞기 직전에 새롬의 휴대폰이 먼저 울렸다.
새롬은 진우를 지긋이 쳐다보고는 스마트폰을 들어 올렸다.
“잠시만요.”
곧바로 변 팀장이 보낸 메시지를 확인했는데.
“…. 3등이군요.”
“뭐가요?”
“TVM 공모전 우수상.”
“네?”
진우의 이마에서 땀 한 방울이 흘러내렸다.
“어, 어떻게 아시고….”
“축하드려요! 효주 씨 우수상이에요!”
“아…. 효주요.”
…. 괜히 김칫국 마셨네.
“그럼 1등, 2등은 뭐예요?”
새롬은 말 없이 핸드폰을 건넸고.
진우는 스마트폰을 들어 공모전 결과를 확인했다.
《대상 : 「나쁜 남자의 사랑법」》
《최우수상 : 「멜로디를 만들어 주세요」》
《우수상 : 「로맨스가 너무해」》
“…. 실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