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88)
부산광역시 동래읍성.
타닥, 타다닥─
나는 노트북을 두드리며 시스템의 정보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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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파 간의 갈등이 극심한 시기의 조선.
선조 24년, 왕세자 책봉을 둘러싼 ‘건저의’ 사건을 기점으로 동인이 집권한다.
1590년 3월, 조선통신사로 파견된 서인 황윤길과 동인 김성일.
두 사람은 일본에서부터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김성일은 뿌리 깊은 유교 사상에 빠져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인물이었으니.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국왕이 아니지 않소! 어찌 왕과 동일한 예를 취하는 게요!”
“외교 회담 중에 어린 아들을 데려와? 왜의 실권자는 외교의 기본도 모르는군.”
“관백의 눈은 쥐의 그것과 같다. 이런 자가 침략한다고 한들, 어찌 위협이 되겠는가?”
왜나라의 전투력을 고려하지 않고, 유교적 예법을 기반으로 판단한 성리학자의 어리석은 실책.
이듬해, 두 사람이 조선으로 복귀한 뒤에 보고한 상이한 내용은 조선의 운명을 뒤흔들었다.
황윤길이 말하길, “반드시 왜군의 침입이 있을 테니 조기에 방비하여 침략에 대비해야만 합니다.”
반면, 김성일이 말하길, “그러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하였는데, 황윤길이 장황하게 아뢰어 민심을 어지럽히고 있사옵니다.”
재상 류성룡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동인의 거두.
김성일의 발언권은 황윤길의 그것을 아득히 넘어섰다.
드르륵─
모 대학 교수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오늘 수업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첫 수업이니까 과제는 없어요.”
대학교 강의실, 교양 수업을 듣던 김인수.
열이 받았다.
이미 알고 있던 역사적 지식이었음에도, 다시 들으니까 또 새롭게 빡친다.
‘김성일….’
그 사람으로부터 시작한 나비효과가 어디까지 이어진 걸까.
“인수야, 오늘 술 마시러 가는 거지?”
“아니. 그런데 안 가.”
“아, 왜! 너 안 가면 여자애들 절반은 빠진다고!”
“오늘 더 중요하게 할 일이 있어.”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병신.”
김인수는 집에 돌아가서 임진왜란의 시작과 끝을 밤새도록 공부하기 시작했다.
“아씨, 고구마 오지네.”
선조, 원균, 신립 등 바둑판을 엎어버리는 트롤링의 향연.
마지막 노량해전에서 적의 총탄에 맞은 이순신 장군까지.
역사에 만약은 없다고 하지만, 아주 작은 사건만으로도 미래를 바꿀 수 있었을 것만 같았으니.
“생각해 보니까 이게 다….”
전부 김성일 스노우볼 때문이잖아.
1년 동안 방비만 제대로 했어도….!
“어휴, 내가 그 사람 몸에 들어가면 어떻게든 역사 바꿨다.”
그런 말을 했으면 반드시 ‘취소취소 퉤퉤퉤’를 하고 잤어야 하거늘.
어리석은 인수는 잠에서 깨자마자 기이한 경험을 했다.
“???????”
갑자기 변한 주변 환경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주변 풍경으로 보아하니 꽤나 비싼 집인 것 같은데.
“…. 한옥마을인가?”
어떤 미친놈이 자신을 납치해서 저고리를 입히고 한옥마을에 던져놓은 건지.
시간이 흐르고,
인수가 본인의 처치를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내가 김성일이라고?”
하인이나 가족들은 그의 상태가 이상하다고 여겼지만, 그냥 딱 그 정도.
“서방님, 며칠만 지나면 곧 조정에 드실 시간입니다.”
“아줌마, 저한테 왜 그러세요. 진짜.”
“???”
가벼운 말투는 기본에, 온갖 기행을 저지르는 인수.
그렇게, 하룻밤 지나고 나서 다시 현대로 돌아왔으니.
“허어어억.”
이, 이게 뭐야.
무슨 꿈이 하루 종일 이어지냐.
조선 시대라니!?
그것도 전쟁이 터지기 1년 전?
“그래. 다 꿈이야. 하하하하하.”
그날, 인수는 강의 시간에도 집중을 못 하고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였다.
집에 돌아와서 김성일의 생애를 연구했다.
하루쯤 그의 몸으로 살아봤으니 궁금한 마음이 드는 게 당연했다.
피곤한 정신으로 잠에 빠져들었을 때.
하루를 건너뛰고 다시 김성일의 몸으로 빙의했다.
“…. 젠장.”
분명히 꿈이었잖아.
꿈인데, 왜 또 이러냐고.
“서방님, 어제는 괜찮으시더니 오늘은 왜 또 그러시는지….”
“그러니까요. 오늘은 왜 또 이럴까요.”
“아니, 오늘 조정에 드실 분께서 이리 경거망동을 하오시면….”
“네?”
조선통신사 업무를 주상께 보고하는 날.
근정전에 대소신료들이 모여서 싸바싸바하는 날.
‘바로 오늘을 기점으로….’
조선의 역사가 바뀌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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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마지막 내용까지 드라마를 정리하고 노트북을 덮었다.
“…. 이렇게 끝난다고?”
원래 혼자 쓰는 연습을 기본으로 생각하지만.
여기 언제 또 올까 싶어서 마무리까지 지었다.
당분간은 아무래도 좀 바쁠 것 같아서.
띠링─
그때, 정새롬 실장에게 연락이 왔다.
[마법소녀는 최대한 일찍 제작 들어가시죠]
“크으, 속도 빠른 거 보소.”
나도 영화 촬영을 서둘러 진행해야 편하게 사극 대본을 쓸 테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바로 서울행 KTX 티켓을 끊고, 그녀에게 톡을 보냈다.
“그냥 오늘 보면 더 좋지.”
일주일 동안 못 봤잖아. 섭섭하게.
* * *
새롬은 영화 대본을 보며 진우를 기다렸다.
책상에 쌓인 수많은 대본과 시나리오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조만간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거나 쓰레기통으로 들어갈 터였다.
제작사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작가는 얼마나 행복한 걸까.
첫 작품 이래로 무패가도를 달리는 진우에게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다행히 제작까지 순탄하게 흘러가겠네.’
영화가 엎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세 가지였다.
배우, 감독, 투자.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투자사들의 ‘투자 심사’.
당연하게도, 돈이 없으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천성 그룹과 디지니 플레이, 양쪽에서 적극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혔기에.
“이제 남은 건….”
주연 배우 캐스팅.
투자사 세 군데는 캐스팅을 보고 판단할 것 같았다.
또한, 촬영 스탭들은 디지니에서 알아보고 있을 테니.
똑, 똑─
그때, 김진우가 실장실 문을 두드렸다.
“들어오세요.”
곧이어 김진우 작가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작품은 유난히 투자사 찾기가 어렵더군요.”
“….”
“그래서 일단 캐스팅이 중요할 것 같은데.”
“네.”
사실, 최대 투자사인 디지니 플레이와 천성 그룹이 아니었다면.
이번 영화는 처음부터 제작할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각색이 많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투자사 측이 원하면 수정해야 해요.”
“네? 아, 네.”
“김진우 작가님이 직접 각색을 맡아주세요.”
영화는 드라마와 태생부터가 달랐다.
4부 정도만 보고 제작이 결정되는 드라마와 달리 완성본 시나리오가 필수였기에.
보통, 영화 시나리오는 일단 팔리고 나면 작가의 손을 완전히 어난다.
그 후에 계약 기간 동안 제작사가 각색을 하든 편집을 하든 자유였으니.
“그렇게 할게요.”
“아마 수정 내용이 많지는 않을 거예요.”
양자 물리학, 로봇, 공룡, 마법소녀.
정말 이 소재로 영화가 제작될 줄이야.
‘다 뜯어고쳐야 되는 게 아니고?’
진우의 표정을 읽었는지, 방긋 웃으며 그의 걱정을 덜어주는 새롬.
“이미 알고 투자를 결정한 거니까요.”
“음….”
“아, 여기 스케줄 비는 배우들 알아봤는데 확인해 보시겠어요?”
“오, 이 분 좋네. 이미지도 괜찮고.”
“천천히 보세요.”
마법소녀에서 여민서 다음으로 중요한 배역, A급 헌터 고든.
최후의 던전의 리더격인 변종 티라노와 혈투를 벌이는 기간트 라이더였다.
진우는 사진을 하나씩 훑어보면서 말을 흐렸다.
“흠, 사실 이 배역도 이미 정해져 있긴 한데….”
“아, 정말요? 누구예요?”
“…. 있어요, 그런 사람이.”
“네….?”
“아마도 배우 지망생이겠죠. 대한민국 어딘가에서 숨 쉬고 있을….”
“….”
새롬은 진우의 헛소리를 사뿐히 즈려밟고 사진 한 장을 건넸다
“제가 추천해 드리는 분은 이 분이에요.”
“누구요?”
인성 파탄 마법소녀의 진면목을 알고 있는 유일한 존재.
미법소녀와 쌈으로 시작해서 썸으로 끝나는 남자 주인공.
“백윤 배우님이요.”
“…. 안 돼요.”
“음, 왜죠? 남자 주인공 후보 1순위로 생각하고 있는데요.”
“절대 안 돼요.”
“….”
진우는 잠깐 망설이더니 한숨을 폭 내쉬고 말했다.
“사실, 백윤 배우님은 제 다음 드라마 주연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사극인데요. KBC에서 제작하면 좋을 듯.”
“음…. 제가 요즘 귀가 안 좋아서 잘 안 들리네요.”
“사극인데요. KBC에서….”
눈치 없이 같은 말을 이어가던 진우는 슬쩍 새롬의 눈치를 살피고 급히 변명했다.
“그, 그렇게 됐네요. 하하.”
“…. 그냥 나를 죽여.”
“에이, 오래 사셔야죠.”
오늘따라 김진우 작가가 얄미워 보이는 건 착각일까.
* * *
“마법소녀 미미가 바로 너야.”
여민서는 매니저의 말을 듣고 어떤 리액션을 보여야 할지 고민했다.
“와아….”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다?”
“와아─!!!”
“….”
여민서는 무표정으로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핑크 머리를 하고 공룡 좀 때려잡으면 어때.
미사일 쏘는 로봇이랑 투닥거리는 마법소녀면 또 어때.
‘천억짜리 영화 주인공은 아무나 하나?’
심지어 이번 영화에서 성공할 경우, 다음 시리즈 제작도 거의 보장이라고 볼 수 있다.
대본에 파트 1이라고 대놓고 쓰여 있었으니, 김진우 작가의 특성상 2부 제작은 따라올 터.
하지만, 이번 작품을 말아먹으면?
2부 제작은커녕, 연기 인생까지 위태로울지도 모른다.
평생 너튜브에 박제되고, 조카들에게 놀림받는 건 덤이다.
“씹어 먹어버리겠어.”
원래 배우는 연기로 말하는 법.
연기를 기가 막히게 잘하면 그만이다.
극 중에서 마법소녀는 컨셉에 빠져 허우적대는 병…. 너드가 아니잖아.
소속사의 욕심으로, 대중의 인기를 위해, 먹고 살려고 연기하는 거니까.
“그래. 잘 생각했어. 그래야 여민서지!”
“남주가 누구래?”
“아, 처음엔 백윤 배우가 유력했는데.”
“응?”
“…. 지금 상황으로는 아마 임재준 배우님이 하지 않을까 싶어.”
“재준이가?”
“응. 마침 사전 제작 드라마 촬영도 끝나셔서.”
“그으래….?”
케바케긴 하지만, 어떤 작가와 여러 작품을 같이 하는 배우들이 있다.
김진우 작가가 ‘순정마초’의 임재준과 지성호를 둘 다 다시 쓴다는 의미는.
‘이제 진짜 김진우 사단을 만들려는 건가.’
그러고 보니까 자신도 김나연 이후 마법소녀로 캐스팅되었으니.
나쁜 첫인상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김진우 작가와 함께하고 있었다.
“흠흠.”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에는 마약처럼 달콤한 성분이 들어있다.
심지어, 마법소녀조차 매력적으로 느껴질 만큼.
그래서 자신도 헤어나오지 못하고 빠져버리지 않았는가.
“민서야, 네 집에 택배 하나가 갈 거야.”
“택배?”
“응. 영화 소품인데.”
“???”
“핑크색 가발이랑, 마법소녀 복장.”
“….”
이제 이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게 받아들여야 하는데.
“개같네.”
“어?”
“…. 개좋네.”
* * *
【배우 변경 Lv 1 : 다른 배우로 캐스팅을 작품당 ‘1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서브 작품에도 적용되려나….”
휴게실 한쪽에는 여전히 시스템이 만든 빛이 머물렀다.
‘다중 집필’로 얻은 작품은 제한 시간이 무제한이라서.
드르륵─
그때, 임재준이 웃는 얼굴로 휴게실에 들어왔다.
“형님,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극본상 축하드립니다!”
“어, 그래. 너도 작품 하나 끝났다며. 축하한다.”
“감사합니다! 형님 덕분에 이렇게 큰 행운도 찾아오네요.”
“행운은 무슨.”
“두 번째 작품 하면서도 순정마초 때가 그리웠어요.”
“그때가 왜 그리워?”
“그게…. 순정마초 찍을 때는 진짜 맞춤 정장을 입은 것처럼 배역이랑 딱 맞는 느낌이라….”
“아하, 무슨 말인지 나도 잘 알지.”
머릿속으로 ‘마법소녀’의 어떤 배역을 떠올렸다.
이번 작품에서도 그럴 수 있기를 희망하며.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배우 변경(Lv 1)을 사용합니다.】
【해당 배우를 ‘고든’ 역할에 등록하시겠습니까? (Y/N)】
“…. 됐다!”
“네?”
“재준아, 너는 진짜 복덩이야.”
“???”
곧바로 시스템의 빛을 받아서 바뀐 영상을 확인했다.
‘고든 뿐만이 아니라….’
그와 상호작용하는 캐릭터들의 모든 대사와 억양이 바뀌었다.
미묘한 표정이나 손짓까지도 전부 내 방식대로 적어놨기에.
“하아…. 한동안 또 죽치고 앉아서 편집해야겠네.”
“네?”
“아냐. 지금 네 손에 들린 대본은 수거할 거야. 전면 수정할 거라.”
“네에? 이렇게 좋은 대본에 고칠 게 있으세요….?”
“응.”
어차피 촬영 현장에서 감독 지시로 바뀔지도 모른다.
작가가 무슨 재주로 표정이나 손짓까지 지시하겠어.
어쩌면….
‘자기만족 같은 거지.’
나는 나름대로 이렇게나 최선을 다했다고.
그러니까 내 손을 떠난 대본을 맛있게 요리해 달라고.
앞으로 수고해 줄 감독에게 바치는 헌정 대본이라고 해야 할까.
* * *
며칠 뒤.
한동안 씻지도 못한 채 터덜터덜 내 작업실로 걸음을 옮겼다.
“오랫동안 빡시게 일했네.”
내 예상보다 고칠 부분이 많았어.
드르륵─
같은 건물에 있으면서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효주가 인사했다.
“오빠! 오셨어요?”
“어, 그래.”
“…. 많이 초췌해 보이시네요.”
“그러냐.”
“넵. 홍삼이라도 하나 드셔요. 이번에 PPL 들어왔어요.”
“고맙…. 응? 블록버스터 영화에 홍삼 PPL이 들어왔다고?”
“아뇨, 제 TVM 단막극 드라마요!”
“아하.”
효주는 아까부터 뭔가 할 말이 있는 듯한 표정이었다.
“저기, 오빠. MBS 방송국 글 쓰러 어디까지…. 그거 다큐 기억하세요?”
“아, 기억하지. 김영식 국장님이 추천해 주신.”
“거기 다큐 감독님이 연락하셨거든요.”
“…. 거절해.”
안 그래도 영화에 대하드라마까지 바빠 죽겠….
‘잠깐, 이거 플래그 세우는 거 아니야?’
띵동─
…. 젠장.
거봐, 내가 바쁘다고 생각하면 더 바쁘게 만들어주는 착한 친구라고.
【내용 : 임진년, 반격의 칼날 2부】
【장르 : 퓨전 사극, 대체역사, 현대인 빙의, 전쟁】
【장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경복궁 근정전】
【제한 시간 : 15일】
【※ 플래티넘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30억 원】
대충 시간은 좀 넉넉하게 준 것 같은데.
“…. 경복궁 근정전?”
“네?”
조선의 대소신료들이 모여 어전회의를 열어 국정을 논하는 자리.
“거기 아무나 막 들어갈 수 있는 건가?”
“갑자기요?”
“응. 갑자기 궁금하네.”
효주는 스마트폰을 들어 정보를 확인했다.
“오, 사전 예약하면 10명씩 단체로 관람할 수 있대요.”
“그래? 신청해야겠네.”
“아! 지금은 신청 기간 아니에요.”
“…. 언젠데, 그럼.”
“한…. 반년 후쯤? 매년 열흘 정도만 출입할 수 있어요. 헤헤.”
“이런 미친.”
나도 모르게 입에서 욕이 튀어나왔다.
아무리 엿을 멕이고 싶어도 그렇지.
‘아예 그냥 경찰서에서 쓰라고 하시지?’
국보 N호에 불법으로 무단 침입이라도 하라는 건가.
시스템 이 쉑, 이러다 여배우 숙소도 들어가라고 하는 거 아냐?
‘아니지, 잠깐만.’
이상한 생각 하면 진짜 좆될 지도 몰라.
그냥 존나 가만히 있자.
“오빠! 검색해 보니까 촬영팀은 한 번씩 그냥 허락받기도 하네요.”
“응?”
“작년에 MBS에서 촬영 허가받았대요.”
“어디라고….?”
효주가 건네주는 스마트폰을 받아서 작년에 뜬 모 인터넷 기사를 확인했다.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어!? 경복궁 편! 여행작가 김나비와 함께하는….》
“효주야.”
“네?”
“연락해. 하겠다고.”
“어디요?”
“MBS 다큐팀.”
글 쓰러 근정전까지 가봤어!?
“아니, 그냥 내가 전화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