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Artist's Random Studio RAW novel - Chapter (96)
나는 노트북 타이핑을 멈추고 다가오는 인물을 지긋이 응시했다.
‘6시간 제한 시간….’
우연일 리는 없고.
시스템은 배우가 어딨는지 위치까지 아는구나.
내 생각을 읽는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용만 배우님, 안녕하세요!”
“흠, 여긴 어쩐 일로….?”
조용만 배우는 의문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아, 그, 소채담 배우님 덕분에 들어오긴 했는데….”
“이 시간에요?”
“음, 여기 공기가 좋네요. 로비에 공기 청정기가 설치됐나. 하하.”
“….”
그때, 우리 사이에 개입하는 인물이 있었다.
중후한 음성이 귓가에 윙윙 울려 퍼졌다.
“채담이는 가끔 밤에 혼자 출근해서 회사에서 잘 때도 있다던데.”
“???”
소채담 실화냐.
이내, 고개를 돌려 목소리의 주인을 찾았다.
“어….? 헙.”
갑자기 등장한 거물급 배우를 보고 헛바람을 들이켰다.
「눈의 용물」에서 조선을 건국한 왕의 모습을 보여주신 유동건 선생님.
지금까지 만났던 배우분들 중에 비견될 인물은 최만호 배우님이 유일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젊은 작가분을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네. 반갑구만.”
“가, 감사합니다. 하하….”
초면인데도 격의 없이 어깨를 가볍게 툭 치며 말씀하시는 모습.
평소에 호탕한 성격으로 유명했는데, 소문이 사실인 듯했다.
현재의 골드 등급으로는 시스템에 등록이 불가능.
하지만, 베네핏을 쓰면 일치율을 확인하는 건 가능했다.
【사용자의 의지에 따라 사전 조사(Lv 2)를 사용합니다.】
【해당 배우는 ‘이순신’ 역할과 97% 만큼 일치합니다.】
【해당 배우는 ‘선조’ 역할과 94% 만큼 일치합니다.】
【해당 배우는 ‘류성룡’ 역할과 90% 만큼 일치합니다.】
‘세상에….’
너무 놀라서 나도 모르게 육성으로 감탄사를 뱉을 뻔했다.
띵동─
【‘트리플 크라운 90 UP!’ 임무를 달성했습니다.】
【히든 미션을 완료하여, 특전이 주어집니다.】
【베네핏 강화 포인트를 2pt 만큼 획득합니다.】
내 마음을 아시는지, 유동건 배우님은 씨익 미소를 짓고 말했다.
“그럼 다음에 또 보는 걸로….”
“아….!”
‘거의 집에만 있으신다던데.’
다음에 또 뵐 수 있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지금 아니면 도저히 말할 수 없을 것 같았기에.
“선생님….!”
“응?”
“혹시 괜찮으시면 정식으로 캐스팅을 제안해도 될까요?”
“흠….?”
의아한 표정은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다.
“얼마 안 있어서 KBC 국진현 감독님과 미팅이 있습니다.”
“오, 그럼 사극?”
“네!”
이미 국 감독님과는 작품을 한 적이 있었으니 반응이 쉽게 왔다.
“내가 안 그래도 작품을 찾고 있던 차이긴 한데….”
“그, 그럼….”
“나는 아무 작품이나 안 하거든. 껄껄.”
장난스러운 말투와 달리, 진지한 눈빛은 내 눈을 꿰뚫어 봤다.
“괜찮으시면 사측에서 정식으로 대본 보내겠습니다. 두 분께.”
“응? 두 분이라는 건….”
“두 분 모두 꼭 섭외하고 싶습니다.”
옆에서 멀뚱멀뚱 서 있는 조용만 배우님을 쳐다보며 말했다.
“….”
두 명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었다.
이내, 유동건 배우님은 진중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긍정적으로 검토하지.”
* * *
얼마 후, KBC 주태홍 국장님과의 미팅 날.
정새롬 실장은 진우와 함께 약속 장소로 향했다.
보통은 변 팀장도 함께 가지만 요즘 워낙 일이 몰렸다.
당장 잡힌 미팅만 해도 디지니 플레이 측, 송권수 감독님, CG 디렉터 구성락 등 셀 수도 없었으니.
“대나무 엔터 측에는 오늘 미팅 후에 대본 전달할 예정입니다”
“네. 사실 오늘만 해도 대본 언제 주냐고 갠톡 오셨어요.”
“설마, 유동건 선생님께서요?”
“네. 여기 보시면….”
정새롬은 그가 보여주는 스마트폰을 대신해서 김진우를 뚫어지게 응시했다.
‘대체 무슨 수로….’
유동건 배우는 평소에 집과 회사만 왔다 갔다 하시는 걸로 유명했다.
관계자를 통하지 않고 우연히 만날 수 있는 인물은 절대 아닐 텐데.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네.’
사실, 김진우를 상식선에서 판단하는 건 진작에 포기했다.
잠시 후,
두 명은 약속 시각에 맞춰 KBC 근처 음식점으로 이동했다.
일전에 ‘기억을 지우는 회귀자’ 미팅 때와 정확히 똑같은 한정식집.
“오, 김진우 작가 왔는가?”
“안녕하십니까. 주 국장님. 국 감독님.”
형식적인 인사를 마치고, 음식을 시키고, 일상을 묻는 자연스러운 대화로 이어졌다.
모든 작가 지망생이 꿈꾸는 스타급 작가.
그런 작가가 되면 가장 좋은 점이 뭐가 있을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대본? 하하. 뭐, 볼 필요 있나? 김진우 작품인데!”
“에이, 그래도 한 번 보시죠.”
대본을 보기도 전에 편성부터 박아버리는 관계자의 믿음이 아닐까.
심지어 회귀자 때도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백업해준 주태홍 국장이었으니.
“흠…. 사극이네?”
“네. 국장님.”
“키야, 내 맘 어떻게 알고 사극 대본을….”
“제가 아니면 누가 주 국장님 마음을 헤아릴까요.”
“하하. 말도 잘하는구만.”
순간, 주 국장은 눈빛을 반짝이며 말했다.
“요즘 수신료 올린다고 말이 많아.”
“네?”
“KBC 상황이 좋지 않단 말이지.”
“아….”
솔직히, 수신료를 낼 바에게 넥플렉스나 디지니 플레이를 결재하는 게 이득이다.
시청자들의 눈은 높아졌고, 좋은 작품으로 기대에 부흥해야만 한다는 의미.
“이번 작품이 그만큼 중요해. 내 맘 알지?”
“그, 그럼요. 하하.”
옆에서 잠자코 앉아있던 국진현 감독은 조용히 대본을 펼쳐보았다.
“일단 우리 한잔할까?”
“낮인데요?”
“에이, 술에 밤낮이 어딨나?”
“….”
이미 작품을 같이 하는 건 당연한 분위기.
곧바로 캐스팅에 대한 대화로 이어졌다.
“유동건, 조용만, 백윤 배우까지?”
“네!”
“허허, 역시 김진우 작가는 스케일이 남달라.”
“음, 조금 욕심이 크죠?.”
“아니, 그 정도는 돼야지. 김진우 작가의 야심작인데! 하하.”
“…. 그쵸.”
김진우와 주 국장과 대화를 나누던 사이, 국진현 감독은 나직하게 입을 열었다.
“신선하군요. 김성일 빙의라니.”
최근, 역사물 이상으로 대체역사물의 인기도 좋았다.
특유의 가벼운 분위기로 인해 젊은 시청자층을 잡을 수 있다는 장점 덕분에.
“역사적으로 이견이 갈리는 부분은 교묘하게 편한 식으로 편집하셨네요.”
“네?”
“류승룡이 명나라에 서신을 보내자고 주장하는 부분….”
“아….”
“징비전을 따르셨군요.”
“네. 제 작품에선 재상을 무조건 유능한 캐릭터로 표현했으니까요.”
“흠….”
실제, 류승룡이 작성한 징비록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적었다는 역사학자들도 다수 존재한다.
예를 들면, 재상이 따로 김성일을 찾아가 왜나라가 침략하면 어쩔 거냐고 물었다는 내용이 있는데.
실제로는 김성일의 의견에 동조한 자신의 부끄러운 행적을 실드치기 위해 썼을지도 모른다는 해석도 있었으니.
“주어진 근거하에 역사를 해석하는 건 작가의 몫이니까요.”
“네! 그렇죠.”
기본적으로 시스템이 역사보다도 우선시하는 건 따로 있었다.
“굉장히 상업적이에요. 좋은 의미로.”
“그런가요.”
시청자들의 국뽕을 자극하는 장면을 극대화하고.
전개가 루즈하거나 불필요한 내용을 제거한다.
“흠, 사극을 아주 많이 보셨군요.”
“아…. 네. 뭐. 하하.”
“그럼 혹시 제 전작 중에서….”
아, 진짜 왜 그러세요.
“감독님, 술! 술 마셔야죠!”
“아, 그럴까요. 그럼 전화로 다시 말씀하시죠.”
“…. 네.”
잘못 걸렸다.
그냥 역사 관심 없다고 할걸.
* * *
한편, 김진우와 마찬가지로 모 방송국에서 드라마 편성 미팅을 잡은 인물이 또 있었다.
‘내가 진짜 이번엔 칼을 갈고 썼다.’
이민주 작가는 TVM 방송국으로 향하면서 생각했다.
아예 드라마 들어가기 전부터 전부 써놓은 16부 대본.
물론, 중간에 대본 수정을 하는 건 당연하겠지만.
‘내 평생의 역작이 될 거야.’
최근 이민주의 성적은 많이 아쉬웠다.
SBC 방송국에서 두 번 연속 말아먹었으니.
특히, 전전작은 중간에 미끄러져서 아쉬움이 남달랐다.
초반부 대본의 절반을 집필한 김진우가 증발해 버렸기에.
“내가 다 키웠는데. 은혜도 모르는 놈.”
“네?”
운전 중인 보조 작가 오현식이 되물었다.
“아니야. 아직 멀었나?”
“아, 도착했습니다.”
곧이어, 이민주는 약속 장소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는, 미리 도착한 TVM의 한기성 감독과 인사했다.
“공모전 심사위원 때 이후로 처음이군요.”
한때는 SBC의 여왕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둥지를 찾은 이민주.
처음부터 그럴 생각으로 TVM 공모전 심사위원까지 맡았으니.
작년에 백상예술대상을 차지한 작품, 「하늘빛」의 감독.
최근에 황효주 작품 단막극 4부작 촬영을 마쳤다고 하던데.
“원래 단막극은 두 작품을 하기도 되지 않았나요?”
“아, 밍쁨이란 친구는 아직 본인이 많이 부족하다고 해서 스스로 제작을 포기했습니다.”
“…. 효주만 노났네요.”
“흠, 황효주 작가를 아세요? 성을 떼고 부르실 만큼 친한….”
“네? 아, 음…. 제가 심사했잖아요.”
공모전 성적 1, 2등은 포기하고 3등 작품만 제작되다니.
누가 보면 TVM 입장에서는 눈물이 나는 상황이라고 하겠지만.
김진우 작가, 이민주 작가와 친분을 만든 것만으로도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이미 편성까지 확정하고 잡은 미팅이었으니.
한기성과 이민주는 곧바로 캐스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
“이주희 배우 어떠세요?”
“글쎄요.”
사실, 이민주는 얼마 전부터 점 찍어 둔 배우가 따로 있었다.
솔직히 처음에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봤지만.
아무리 봐도 작품이랑 이미지가 딱 들어 맞았으니.
“김희정.”
“네?”
“템페스트 엔터 김희정 배우요.”
“….”
얼마 전에 김진우와 함께 출연한 다큐를 보고 눈여겨 봤던 배우였다.
“신인 배우를요?”
“대본 보시면 아시잖아요.”
“…. 천방지축 말광량이 캐릭터.”
“네.”
최근 「글 쓰러 어디까지 가봤니!?」의 화제성과 인기는 급속도로 치솟았다.
톱스타들이 줄줄이 참여한 SNS 릴레이 이후, 다큐의 탈을 벗은 프로그램.
특히, 김희정 배우가 나온 회차에서 김진우 작가와 케미가 폭발했으니.
진우가 나오는 회차와 나오지 않는 회차의 시청률 차이는 극명하게 드러났다.
“그래도 어떻게 주연을 신인으로….”
“감독님, 저랑 김진우 작가 사이 아시죠?”
“….”
“솔직히 템페스트 엔터 마음에 안 들어요.”
한 감독도 바보가 아닌 이상 둘 사이가 좋지 않을 거라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녀가 공모전 때 김진우와 기싸움을 하다가 사라졌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
“근데 요즘 그쪽이 핫하니까 어쩔수가 없잖아요..”
김진우가 싫다고 템페스트 엔터 배우를 전부 거부하는 건 멍청한 걸 넘어 어리석은 판단이다.
“흠, 그래요. 모니터링 한번 하죠.”
“오류동 팔남매 첫 회 장면이예요.”
처음엔 시큰둥한 표정으로 희정을 쳐다보던 한기성 감독.
그의 표정이 묘하게 바뀌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음….”
이런 배우가 어디서 튀어나왔나.
가난하지만 씩씩한 말괄량이, 재벌 로맨스 판타지.
이러한 장르에서 어두운 성격의 여주는 매력이 떨어진다.
“주인공 이미지랑 겹치네요.”
“네. 끝없이 가벼운 캐릭터.”
이민주는 날카로운 눈으로 희정을 바라봤다.
‘김진우랑 친하면 얼마나 친하겠어?’
같이 다큐 찍은 거 말고 서로 연관도 없고 그냥 같은 소속사일 뿐인데.
차라리 더 친해지기 전에 템페스트 엔터에 끄나풀 하나 심는 셈치는 게 낫지.
“미팅 한 번 잡죠.”
* * *
영화 사전제작도 거의 끝나가고, 드라마 편성까지 받았으니.
‘조만간 고사도 지내고….’
이제는 대본리딩인가.
그 후로는 드디어 첫 영화 크랭크인!
감격쓰.
“매일 요즘만 같았으면 좋겠네.”
“저도요.”
요즘 하는 일은 내가 쓴 대본과 시스템을 비교하며 공부하는 게 전부였다.
특히, 4층 휴게실의 ‘마법소녀’는 제한 시간도 없어서 좋은 공부 자료였다.
“효주야, 단막극 드라마 촬영 끝났겠네? 축하네.”
“감사해요. 헤헤.”
“방송은 언제더라?”
“아직 멀었어요.”
“…. 힘내라.”
“넵!”
효주와 밍쁨을 뒤로한 채 휴게실로 향했다.
-4층입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휴게실 문을 열었는데, 선객이 있었다.
“아, 폰 놓고 왔다.”
“…. 뭐죠?”
마법소녀 대본을 보던 여민서는 뚱한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걸었다.
“작업실에 폰을 놓고 왔네요.”
“…. 저를 피하는 건 아니죠?”
“에이, 설마요.”
“음….”
최근 여민서 배우는 나를 만날 때마다 고충을 토로했다.
그냥 대충 둘러대면 툴툴거리면서 알겠다고 말을 하는 식이지만.
‘대본 수정은 절대 안 돼!’
오늘도 내게 할 말이 아주 많은 표정이다.
아니나 다를까 떠나려는 나를 붙잡고서 하는 말은.
“작가님. 저 요즘 힘들어요.”
“네?”
패턴이 바뀌었네.
조금 신박한데?
“제 연기 인생에 터닝포인트라고요.”
“???”
우리가 언제부터 이런 말 하는 사이였던가.
순도 100% 비즈니스 오브 비즈니스 아닌가.
“쫄쫄이 복장이 너무 두꺼워요.”
“….”
“그래서 너무 더워요.”
복장 불만은 처음이구나.
이게 왜 안 나오나 했지.
“그래요. 복장이 마음에 안 드시는군요.”
“마음에 안 드는 게 아니라….”
원래 할리우드 쫄쫄이 액션 히어로도 그런 고충이 있다.
덥고 짜증나고 힘들고 귀찮은 과정을 거쳐 코스프레를 하니까.
“민서 씨, 스파이더맨 아시죠?”
“네? 갑자기요?”
“눈으로 물 마신대요. 빨대 꽂아서.”
“….”
“그냥 그렇다고요. 하하.”
화이팅.
띵동─
또 대본 바꿔 달라고 할까 봐 휴게실을 벗어나려고 하는데.
【두 편 연속 집필이 발동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두서없이 시스템이 발동했다.
오랜만에 연속 집필이 떠서 감사할 따름이다.
【내용 : 임진년, 반격의 칼날 5-6부】
【장르 : 퓨전 사극, 대체역사, 현대인 빙의, 전쟁】
【장소 : 충주 탄금대공원】
【제한 시간 : 7일】
【※ 플래티넘 승급 : 110-110101-1011(가상 계좌, W Bank)】
【※ 입금 금액 : 0원 / 30억 원】
충주 탄금대공원.
역시나 이번에도 임진왜란과 관련된 명소.
톡, 토톡─
이제는 익숙한 마음으로 길 PD님께 톡을 보냈다.
[피디님, 다음 촬영 장소는 충주 탄금대공원 어떠세요?]
야외 촬영이라 따로 장소 섭외도 필요 없겠네.
최대한 스케줄을 빨리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때, 뒤에서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즈기요, 작가님?”
“네?”
톡을 보내다가 여민서 배우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폰 없으시다면서요.”
“…. 없었는데 있었습니다.”
“잘됐네. 여기 앉아봐요.”
“녜.”
이내, 여민서의 한탄은 한참 동안 이어졌다.
귀에서 낯선 이명소리가 들릴 때까지.
‘어? 방금 삐 소리 난 것 같은데?’
여민서는 내 부상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귓방맹이를 착취했다.
“작가님, 듣고 있어요?”
“음, 아마도?”
“…. 그니까, 우리 엄마가요….”
어머니를 얘기를 왜 저한테 하셔요.
* * *
한편, 같은 시각.
정새롬 실장은 정식으로 두 부의 대본을 발송했다.
대나무 엔터의 공덕환 대표는 흥미로운 눈으로 대본을 확인했다.
《유동건 배우님 (이순신 役)》
《조용만 배우님 (김성일 役)》
대나무 엔터의 간판급 배우 두 명을 동시에 원하는 템페스트.
아무리 요즘 핫한 작가라지만, 공 대표도 쉽게 결정할 사안은 아니었다.
“김진우 작가의 신작이라….”
이미 대나무 엔터의 소채담과 함께 작업한 전적이 있는 작가.
다만, 아직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는 선보이지도 않았으니.
“이제 곧 디지니에 채담이 차기작도 뜨겠네.”
한국에 런칭한지 고작 1년을 조금 넘겼을 뿐인 대형 영상 플랫폼.
가격이 넥플렉스의 반값이지만, 영화는 IPTV처럼 추가 요금을 받는다.
“아마 코리안 호러 스트리머는….”
고작 며칠만 지나면 디지니 측에서 ‘호러 스트리머’를 내놓을 터.
두 배우의 출연 결정은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겠지.
“이거 참 궁금하구만.”
과연 넥플렉스와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그리고 채담의 차기작이 얼마나 성공할지.
“흠, 대본부터 전달해야겠어.”
공 대표는 유선 전화를 이용해 유동건, 조용만 배우의 매니저들을 호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