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ard's music broadcast RAW novel - Chapter (199)
천재 음유시인의 음악방송-199화(199/200)
천재 음유시인의 음악방송 199화
새해.
새로운 한 해를 맞은 사람들의 최대 목표는 무엇일까?
이런 질문에 혹자는 다이어트라고 할 수도 있고.
금연이라고 할 수도 있으며.
금주라고 할 수도 있다.
전부 다 옳은 말이다.
새해라고 하면 언제나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하는 새해 다짐들.
이것은 사람들의 새해 최대 관심사가 되기에는 충분했다.
다만 올해 새롭게 떠오르는 새해 최대 목표가 있었으니.
다이어트도, 금연도, 금주도 아닌, 바로 유인의 콘서트 참석이라고 볼 수 있었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에 나타난 불세출의 천재가 1년간 남긴 업적들이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안 그래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가수가 이번에 월드 투어를 선언하며 첫 번째 지점으로 대한민국의 서울을 꼽았다.
심지어 그 관객만 5만 명.
듣기로는 수용 인원을 늘리기 위해 콘서트장을 개조까지 했다는데, 어찌 관심이 안 갈 수 있을까.
평소 콘서트는 물론, 연예계에 관심을 주지 않았던 사람들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현재 한국의 최고 가수가 대규모의 공연을 하는데, 자연스레 관심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여, 콘서트 당일 인산인해를 이룰 거라는 건 예측이 가능한 선이었다.
애초에 이곳에 도착한 이들은 이미 인산인해를 뚫고 지나가리라, 마음을 먹고 있지 않았는가.
이미 소울들은 전장에 출두하는 장군과도 같은 심정이었다.
다만, 그런 그들이 예측하지 못한 것이 한 가지 있다면.
그것은 바로 수많은 기부 단체가 자발적으로 콘서트장 앞에 휴게 공간을 설치해 놨다는 사실이었다.
“와, 이게 뭐야?”
“다들 기부 단체들 아니야?”
“기부 단체들이 이런 것도 하나?”
“몰라? 원래는 안 하지 않나?”
“신기하네. 이건 다 유인이가 부른 걸까?”
콘서트장을 들어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던 사람들은 처음 보는 상황에 저마다의 의문을 꺼냈다.
다른 기업들도 아니고, 기부 단체들이 이렇게 몰려와서 부스를 만드는 것은 처음 보는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다.
솔직히 그 누가 이런 일을 예상했겠는가.
기부 단체들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
더 정확히는 기부 단체들은 실제로 소울들이 그렇게 많은 기부를 할 줄 몰랐다.
<12월 한 달 동안 모인 기부금이 저번 달 대비 500% 상승>
크리스마스와 연말이 껴있는 12월이라고 해도, 저번 달보다 기부금이 500%가 상승한 것은 상상 이상의 일이다.
근데, 그 상상 이상의 일을 소울들이 해낸 것이다.
무엇 때문에?
선행을 하면 콘서트 티켓을 응모할 수 있다는 미신 때문에 말이다.
하여, 이 모든 것은 이한의 선한 영향력으로 일어난 기부 릴레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었다.
“진짜, 현실에서조차 유인이를 찬양해야 돼?”
“아니 이건 진짜 찬양할 만하지 않나?”
“기부금이 그렇게 많이 올랐다니…….”
“난 나만 한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
“그러게.”
“장난이 아니라, 500%가 늘어난 거면 진짜 엄청 많이 늘어난 거니까 사실상 웬만한 유인 팬들이 다 했다고 하는 게 좋지 않나?”
“맞는 것 같은데?”
“미쳤네.”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기부 단체에게 직접 문의한 사람들은 왜 이런 상황이 일어났는지 파악하곤 너털웃음을 흘렸다.
진짜 이런 식으로 부스가 세워질 줄은 몰랐던 탓이다.
아마, 오늘 이곳에서 눈도장을 찍으면 기부금이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저렇게 자의로 부스를 만든 것이겠지.
어찌 보면 영리한 것이고.
어찌 보면 영악한 것이었다.
“뭐, 근데 결국 우리한테는 이득이지.”
“그렇지.”
“너 저기 가 봤냐? 저기는 엉덩이 아프지 마라고 방석도 주더라.”
“와 진짜? 콘서트를 연구한 티가 나네.”
“스읍……, 이참에 꾸준히 기부 한번 해 볼까?”
“자신의 생활에 부담 가는 수준이 아니라면 좋지.”
사람들은 부스에서 나눠 준 여러 가지 용품들을 받으며 기부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다.
기부 단체들의 의도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었다.
“이야, 근데 사람이 생각 이상으로 많네……. 엄마 잃어버리면 큰일 나니까 손 놓치지 말고 꽉 잡고 있어. 알겠지?”
“응.”
한쪽에서 사람들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와중 콘서트장에 도착한 두 모자.
그들은 이런 곳은 처음이라는 듯이 주변을 둘러보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실제로 이런 곳은 처음 와 본 탓이다.
솔직히 달동네에 사는 사람들의 형편이 좋은 건 아니지 않은가.
이건 모두 새하얀 피크 하나가 만들어 낸 기적이었다.
“……이쪽으로 들어가면 되는 건가?”
“응, 그런 것 같아.”
도대체 얼마나 구경을 하고, 얼마나 기다린 것일까.
두 모자는 사람들의 안내에 따라 거대한 콘서트장 안으로 들어갔다.
참고로 그들의 손에는 유인 쪽에서 챙겨준 기프트와 여러 부스에서 준 용품들로 가득했다.
어째 내는 것보다 받는 게 훨씬 많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도 그러했고 말이다.
“읭? 우리 자리는 여긴가 본데? 너무 좋지 않나?”
“응, 엄청 좋아!”
모자는 딱 봐도 비싸 보이는 자리를 보며 감탄을 멈추지 않았다.
VIP석이다보니, 무대에서 굉장히 가까웠던 것이다.
애초에 먼저 선입장이 가능했던 것도 VIP석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 아닌가.
두 사람은 이한의 선물에 감사함을 느끼며 자리에 착석했다.
지금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이 감사함 마음을 담아 콘서트를 열심히 구경하는 것 뿐인 만큼, 최선을 다해 공연을 즐길 생각이었다.
아마, 이한도 그걸 바라고 있겠지.
* * *
어둑한 저녁 하늘.
모든 것이 꺼진 조명 아래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올라온다.
루카스 밴드.
현재 한국을.
아니, 세계를 가장 떠들썩하게 만들어 주고 있는 이들이었다.
장난이 아니라, 유인의 곡은 아직도 빌보드 차트 1위에서 내려갈 생각을 안 하고 있지 않은가.
그를 향한 관심은 더욱 올라갔으면 올라갔지,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리고 그것을 방증하는 것이 바로 5만 관객석을 가득 채운 사람들.
이한이 직접 생각해낸 푸른색 형광 타월을 든 사람들이 어두운 콘서트장에 별을 수놓았다.
아직 콘서트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어느 순간부턴 노래를 안 불러도 세상이 회색빛으로 안 보이네.’
이한은 일상을 살아가다 보니 자연스럽게 사라진 회색빛의 세계를 떠올렸다.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키가 크는 아이가 자신의 눈높이가 높아진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처럼 이한의 세계 역시 어느새 조금씩 원래의 색으로 물들어갔다.
하여, 만들어진 것이 작금의 상황.
‘진짜 예쁘다.’
이한은 이젠 신경 쓰지 않아도 잘 보이는 세계를 둘러봤다.
아직 조명이 켜지지 않아 보이는 것은 반짝이는 푸른색 타월뿐이었지만, 그럼에도 옛날보다는 훨씬 밝지 않은가.
낭만이 죽고, 밝고 아름다운 것이 사치가 된 세상.
이한은 결국 그 세상을 바꾼 것이다.
‘……드디어 여기까지 온 건가.’
이한은 주먹을 꽉 쥐었다.
One again.
이한이라는 인간으로 다시 시작해서.
Let’s laugh.
사람들에게 함께 웃자고 말도 해보고.
Sing.
노래도 같이 불렀으며.
Hope.
혼자서 희망이 무엇인가 고찰도 해보고.
Together.
함께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알아가기도 했다.
그리고.
Every time.
결국 그 모든 시간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기록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결과.
Once again, Let’s laugh sing. hope together every time.
우리는 다시 한번 웃고 노래할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함께 꿈을 꾸겠지.
이건 이한이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었던 말일 수도.
자기 자신에게 하고 싶었던 말일 수도 있었다.
‘아니, 어쩌면 둘 다 일 수도 있겠네.’
이한은 자기 자신의 생각임에도 잘 알지 못하겠는 마음에 피식 웃음을 삼켰다.
솔직히 이제 와서 누구에게 저 말을 하고 싶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결국 저 말은 자신에게도, 사람들에게도 전해졌을 테니까.
지금 중요한 것은 오늘 이 무대를 얼마나 완벽하게 해내냐는 것.
현재는 그것에만 집중하면 됐다.
‘근데, 그때는 지금보다 조금 더 늦은 시간이었나?’
아직 반주가 시작되기 전.
이한은 마치 별빛 같이 빛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저번에 아이를 만났던 공원을 떠올렸다.
이곳에 왔던 첫날.
그날의 연주자는 심장이었으나.
오늘의 연주자는 루카스 밴드고.
그날의 방청객은 희미한 불빛이었으나.
오늘의 방청객은 이곳을 가득 채운 관객들이지 않은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참으로 많은 것이 바뀌었다.
다만,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것 한 가지.
그날도.
오늘도.
아마 다음에도.
이한의 인생에 있어 주인공은 계속 이한일 것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으면 했다.
그들의 인생에 있어 주인공은 그 사람뿐일 테니 말이다.
‘이제 시작인가.’
이한은 머릿속에 있는 알람이 울리는 듯한 기분에 숨을 들이마셨다.
그리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들리는 소리.
────!
언제나처럼 강렬한 드럼이 사람들의 정신을 일깨워주며 스타트를 끊었다.
하여, 자신의 빛을 내기 시작하는 조명들.
“Everyone dreams of a happy future.”
누구든 행복한 미래를 꿈꿔.
이한은 그 빛을 받으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첫 곡은 이 모든 여정의 시작인 Wish.
아름다운 선율이 콘서트장을 가득 채운다.
이젠 정말 질리도록 많이 부른 노래지만, 그렇기에 더욱 뜻깊은 곡이다.
아마, 가장 애정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러니까, 언제나처럼 최선을 다하자.’
그리 마음을 먹은 이한은 마이크를 고쳐 잡았다.
지금 주어진 시간은 오롯이 자신의 것이었으니까.
백일몽(白日夢).
비록 한낮은 아니었지만, 이날 이한은 정말 눈을 뜬 채로 꿈을 꿀 수 있었다.
이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일이었고.
환상적인 상황이었다.
-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