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etr (312.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
진짜 검이란 (1)
화랑 길드는 대아틀라스전이 시작되기 전에 한국에서 가장 큰 영토와 길드원을 보유했던 명실공히 한국 1위 길드였다.
하지만 현의 대장간과 아틀라스가 만천하에 공개된 후, 사실상 2인자의 자리에 머물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 랭킹 1위 이환을 모시고 있는 벤저스와 그 길드원들은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특히, 한 길드의 마스터가.
그것도 현 대한민국 랭킹 1위가 한낱 거북선 따위나 제작하려고 참여하다니?
물론 결과적으로 마스터에게 이득이 되긴 했다.
20여 일 만에 모든 스텟 1을 올렸고 1레벨 업을 해냈으니까.
하지만 그를 목격한 사람들의 입이 문제다.
-이환 벽돌 나르는 거 본 사람?
-내가 예전에는 랭킹 1위였고…… 화랑 길드라는 곳의 마스터였는데…….
-어이, 이 씨, 헛소리하지 말고 벽돌이나 날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람들의 조롱거리가 된 것이다.
또 벤저스와 화랑의 간부진들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깟 검 한 자루가 뭐길래.
물론 뛰어나긴 했으며, 그를 통해 이환이 대륙전쟁에서 활약했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인가?
또 그는 이 거북선 제작을 끝내고 오더니 말했다.
‘그는 내게 거북선의 진짜 의미를 알려 줬고 나는 숭고한 마음으로 임했다. 심지어 현수는 거북선 제작자들을 가장 먼저 거북선에 입장시켜 버프를 받게 해 줬다.’
현수는 그들에게 그만큼 보답했음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결과가 좋았기 때문이며 벤저스는 얄팍한 현수의 속셈을 알아챘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이환 님을 원할 것이네.”
“그럴 수밖에 없겠죠, 현의 대장간은 지금 화랑의 힘을 크게 필요로 할 겁니다.”
현의 대장간은 독립 영토임을 선포했다.
즉, 이제 현의 대장간은 고야드 왕국에 속해 있지 않은 작은 국가다.
그리고 진짜 국가가 되기 위해.
또 현재 가장 위태로운 현의 대장간을 살리기 위해 화랑의 힘을 전적으로 필요로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들이 버티고 있는 이상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또.
“그 정도로 이환 님을 만족시킬 만한 아티팩트는 절대 나타나지 않을걸세. 자네들도 알지 않나.”
간부진들만이 아는 이환의 비밀이 하나 있었다.
그건 바로 이환의 클래스에 존재하는 페널티다.
그 페널티로 인해, 이환은 사실 영원히 자신이 만족할 만한 아티팩트를 얻지 못한다.
그러던 때.
간부진들이 우려를 토했다.
“근데 혹시라도…….”
“현은 수리 불가 아티팩트도 수리하는 자이지 않습니까?”
노인 벤저스는 자신했다.
“어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데도!?”
그런데도 간부진들이 우려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내 20년 전 유행했던 제로투를 현의 대장간에 가서 추겠네!!!”
그 말에 간부진들이 흠칫했다.
벤저스는 60대의 자기관리 잘한 근육질 노인이었다.
그런 노인이 제로투를 춘다니?
‘컥…… 상상해 버렸어……!’
또 그 정도로 벤저스는 확신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만큼 이환의 페널티는 굉장한 것이었기에…….
간부진들이 모두 나선 후.
제로투를 춘다고 했던 벤저스는 창밖을 바라봤다.
‘사실 현의 대장간의 편에 서도 괜찮다.’
벤저스는 진심으로 이환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사실 바라 본다.
‘내가 현의 대장간에 가서 제로투를 춰도 된다.’
그 정도로 그 역시 바란다.
클래스의 페널티로 인해, 이제 이환에게 남은 것은 추락밖에 없었기 때문이었다.
***
현수는 사실 아쉬웠다.
‘내 꿀단지…….’
마치 이환이란 남자는 꿀이 필요할 때마다 꺼내 먹는 공짜 꿀과 같은 자였다.
한번씩 돈이 떨어질 때마다 이환은 하루에 천만 원 이상씩 대여료가 필요한 쌍룡검을 대여해 갔지 않은가?
‘내 손으로 내 꿀단지를 치워야 하다니…….’
물론 그렇다고 해도 현수는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화랑 길드는, 어마어마한 길드원 숫자와 랭커들을 보유한 곳이다.
또, 현수가 백작에 오른 후 많은 사람들이 백작위에 올랐다.
그중 한 명이 바로 이환이었다.
하여 화랑 길드의 힘이 현수에겐 너무도 필요하다고 할 수 있었다.
‘되도록 초월 등급을…….’
만들어 줘야겠다란 다짐이 5분 만에 무너졌다.
“제 클래스 발도의 귀재는 초반에 그 어떤 클래스보다 뛰어난 힘을 발합니다. 어지간한 전설 클래스들보다 혜택을 많이 얻죠.”
이환이 랭킹 1위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이다.
“문제는 페널티로 존재하는 ‘전설 등급을 넘는 아티팩트를 착용할 수 없음’입니다.”
“……?”
‘이런 페널티가 있을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최악의 페널티였다.
‘아, 이래서…….’
어째서 이환이 그토록 전설 등급 쌍룡검에 목매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초월 쌍룡검에 비하지는 못하나 전설 쌍룡검도 현존하는 전설 등급 아티팩트 중에서는 굉장히 뛰어난 편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제가 초월 등급 아티팩트를 만들어 줘도…….”
“저한텐 쓸모가 없다는 겁니다.”
애초에 착용하지 못하는데 있어 봤자 뭐 하겠는가?
이게 말로만 듣던 그림의 떡인 것이다.
그리고 이환의 얼굴에 드리워지는 그림자를 현수는 볼 수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화려한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이 시사되는 것 같았다.
‘그럴 수밖에 없다…….’
전설 등급 아티팩트까지만 풀렸던 제1의 아레스에서 이환은 초반에 더 특출해지는 발도의 귀재란 클래스를 이용해 한국 랭킹 1위가 되었다.
문제는 제2의 아레스에서다.
이제부터 초월 등급 아티팩트는 계속 풀리기 시작할 것이다.
유저 간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환은 그것을 사고 싶어도 살 수가 없다.
그렇게 되면 실력 문제가 아니라, 템빨 문제로 이환은 세계 랭킹 100위권을 지키기 어려워질 거다.
사실 한국을 대표하는 랭커는 현수와 이환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현수는 알림을 통해 알고 있었다.
[당신에 대한 신앙심이 매우 높습니다.]‘……?’
이환이란 사내.
자신의 열렬한 신자였던 것!
또 현수는 그가 거북선 제작 때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 알았다.
‘썩은 동아줄이라도 잡는 심정이었을 것이다.’
애초에 좋은 아티팩트가 있어도 쥐지 못하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나은 법!
그런 정신을 가진 이환이 좋았다.
또 현수는 솔직하게 말했다.
“사실 좋은 아티팩트를 만들어 주는 대신, ‘초월’ 등급이 나오면 현의 대장간을 지켜 달라고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러실 것 같았습니다.”
이환은 너털웃음을 흘렸다.
현수는 조금이라도 이득을 더 취하는 자인 바.
또 현수가 그런 제안을 하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적으로 돌아서면 무서운 것이 화랑이다.’
사람의 일이라는 건 모르는 법이다.
그 무기로 현의 대장간을 겨눌 수 있다.
허나 제작을 대가로 확약을 받아 내면 이야기는 다르긴 하다.
“전설 위의 전설 착용도 불가능합니까?”
“예.”
현수는 골머리가 아픈 느낌이었다.
“최선은 전설 중에서도 최상급에 속하는 녀석이겠군요.”
이환이 고개를 주억였다.
현수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맞춤제작을 통해 그에게 가장 최적화된 무기를 만들어 주는 것밖에 없다.
‘신앙심이란 무엇인가.’
현수는 생각해 본다.
그는, 누군가를 우러러보게 함을 뜻한다.
사실 아티팩트만 좋게 만들어 줘도 이환은 자발적으로 현수의 광신도로 남겨 둘 수 있건만.
그런 것 자체가 굉장히 힘든 상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수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이것밖에 없었다.
“감사합니다!”
이환은 전설 안에서의 최상급만이라도 감지덕지하겠다는 표정이었다.
“재료비는 따로 청구하겠습니다. 물론 제작품에 대한 값도 별도고요.”
“물론이죠, 곧 저희 길드원들이 아틀라스에 올 것인데, 괜찮나요?”
“이제 아틀라스를 개방하고 있으니 괜찮습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현수에게 악수 청한 그의 손이 미미하게 떨렸다.
곧 몸을 돌려 걸어가는 이환의 뒷모습 한없이 처량해 보인다.
여기서 최상급 전설이 떠도 이환은 고작 몇 개월 더 추락을 면하는 것에 불과할 뿐이니까.
‘일단 최선을 다한다.’
현수가 먼저 어떤 검을 제작할지 종이에 그려 나간다.
‘가장 완벽한 한국형 도검이다.’
흘러내리는 쇳물을 보며 제작을 시작했다.
그런데 누군가 방문했다.
벤저스라는 노인이었다.
“사실 난 자네가 싫다네.”
“갑자기요?”
“……그래도 자네가 이환 님을 위해 훌륭한 제작을 해 줬으면 좋겠네. 현의 대장간을 지켜 달란 부탁이든 뭐든…… 그렇게만 된다면 내 무엇이든 힘껏 추진할 것을 약속하네. 그러니 부디…….”
눈시울마저 붉힌 벤저스라는 노인.
사실 화랑은 과거 이안에게 실수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그것은 길드의 이익을 위한 최선이었던 것.
“일단 나가 계세요.”
그런데 또다시 누군가 방문했다.
그 역시 화랑의 간부진이었다.
“전 현수 님이 싫습니다.”
“또?”
“그래도 우리 길마님에게 부디 좋은 검을…….”
잠시 후.
“나는 현이 싫어요! 하지만…… 우리 길마님에겐……!”
그렇게 드나드는 사람들을 보다 현수가 푯말을 걸었다.
[화랑 길드 출입 금지]그러다 웃음이 났다.
“내 생각보다 더 화랑이 가치 있었구나.”
현수는 생각한다.
그들의 방문 목적은 화랑의 유지 또는 이환의 유지가 아니다.
한마음 한뜻으로, 이환이란 마스터가 슬럼프와 페널티를 딛고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그것은 즉, 훌륭한 제작품을 주면 저들 모두가 자신에게 ‘은혜’를 느낀다는 것.
문제는 인간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이 존재한다는 거였다.
바로 지금처럼.
띠링!
제작된 도검은 무척 훌륭했다.
과연 ‘명검’이라고 하기 손색이 없었다.
또 일부러 현수는 ‘환도의 주인’이라는 액티브 스킬도 넣었다.
환도의 주인이라는 액티브 스킬은 이환의 단점을 그나마 보완해 준다.
몇십 초나마 검의 공격력과 특수 능력들이 전설 위의 전설 등급까지 올라간다.
문제는 초월 등급은 그저 착용만 하고 있어도 그 정도 힘을 발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아니라는 거였다.
그리고 현수는 그것을 이환에게 건네주었다.
“……명검이군요, 중급 정도 전설이지만 지금의 제가 찬다면 이 자리를 더 오래 지킬 수 있겠어요, 감사합니다. 현수 님.”
신앙심이 더 올랐다거나 내려갔다거나 하는 알림은 없었다.
“의뢰비는 곧 바로 입금드리겠습니다.”
그가 슬프게 웃는다는 걸 느꼈다.
“…….”
현수가 더 이상 해 줄 수 있는 게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도 현수는 머릿속으로 계속 생각하고 있었다.
‘초월 등급을 착용하지 못하는데, 그를 해결할 방법…….’
곧 이환이 빛이 되어 사라졌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현수도 그 방법은 생각나지 않았다.
이로써 이환의 제작 의뢰가 끝났다.
‘우울해.’
결국 의뢰자가 현수의 제작품을 만족하지 못한 첫 사례다.
또 어이없기도 했다.
‘애초에 난 저 도검을 초월로 만들지도 못했을 거면서, 이환 님의 페널티나 탓하고 있네?’
현수는 머리가 아파지는 느낌이었다.
그는, 이 푸념을 들어줄 이는 한 사람밖에 없음을 알았다.
그가 로그아웃하고 다카시를 만나기 위해 국밥집으로 갔다.
현수는 국밥집에서 고기만 국밥을 시켰고, 다카시는 순대만 국밥을 놓았다.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국밥 두 그릇!
“……해서 기분이 우울해요, 어르신.”
한데, 다카시는 먹기만 했다.
“국물이 기가 막히구나.”
우물우물-
“이 고기만 국밥이라는 것과 순대만 국밥이라는 메뉴는 참 신기하지 않느냐?”
아삭아삭-
깍두기를 입에 넣고 씹는 다카시.
갑자기 웬 국밥 이야기란 말인가?
“사람들의 기호에 맞게 순대만 넣는 국밥과 살코기만 넣는 국밥이 있다는 것이.”
쩝쩝쩝쩝-!
현수는 그가 얄미워졌다.
곧 다카시가 뚝배기째 들고 마지막 국물마저 마시고 말했다.
“크하! 궁극은 역시 그냥 ‘순대국밥’일 것이다.”
“순대국밥요?”
“따로 들어가 있지 않아서 순대도 먹을 수 있고 내장과 살코기도 먹을 수 있으니, 이처럼 완벽한 국밥이 어딨겠느냐?”
“……?”
곧 티슈로 입을 닦은 다카시가 허허 웃었고, 현수가 자신도 모르게 벌떡 일어섰다.
“허허, 못난 놈. 네놈을 국밥 하루 세 끼, 한 달 형에 처한다!”
듣기만 해도 끔찍한 형벌이었다.
하지만 현수는 환영이었다.
“좋습니다, 어르신, 저 이만 가 볼게요!”
그리고 후다닥 뛰어가는 현수를 보며 다카시는 작은 미소를 그렸다.
자신의 작은 제자가, 성장하는 모습이 그를 기쁘게 한 것이다.
그때.
“저 총각 계산 안 했는디……?”
다카시의 월급이 까였다.
***
아레스에 접속한 현수의 눈이 빛났다.
황당하게도 그는 고기만 국밥, 순대만 국밥에서 정답을 얻었다.
‘검이란…….’
그러나 그 영감은 너무도 큰 것이었으며 하나만 생각하던 자신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검집이 있어야 비로소 하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