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0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04화(104/312)
늑대의 알 (2)
군주의 명을 발동시켰던 현수는 감탄했다.
‘아직은 고작 주변 사물을 들어 올리고 멈추게 하는 게 끝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이에 익숙해질수록 현수는 꽤 넓은 범위로 이를 활용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다 문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던 현수는 넬이 와 있자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넬은 한참 자신을 바라보다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
“코트의 재창조가 훌륭하게 끝났나 봐요, 기존보다 한층 더 강해지신 거 같습니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수가 사인검을 휘둘러 잭을 죽였을 당시 180레벨대였었고 지금은 220대니까.
“귀족이 되신 거 축하해요.”
“다 길드원들 덕분이죠.”
넬이 본론으로 들어갔다.
“준남작은 귀족이지만 기사 정도에 그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귀족으로서의 장점은 명확히 존재해요.”
현수는 그녀의 말에 귀 기울였다.
“귀족이기 때문에 일반 유저들이 얻지 못할 걸 얻을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영토를 확보하고 영주가 된다는 것. 두 번째 영토가 없어도 개인 병사를 거느릴 수 있다는 것 등이 있어요.”
그 말을 들은 현수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영주가 된다고?’
현수는 여러 영주들을 만나 왔다.
제일 작았던 초보존의 영주 반스를 떠올린다.
아무리 초보존이었어도 그의 휘하에 수천에 이르는 영지민들이 있었다.
그러한 영지민들을 다스린다는 것.
물론 지금 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영주가 되면 좋은 점은 매달 세금을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에 있을 겁니다.”
새삼 현수는 준남작에 불과해도 귀족이 대단하다 생각이 든다.
그러다 기사인 준남작의 현실을 알고 물었다.
“준남작이 영주가 된 경우가 있긴 해요?”
“……있긴 합니다. 백 명 중 한 명 정도?”
그래, 현수는 김칫국을 항아리째 들이켠 거다.
“보통 나라와 백성들이 인정할 만한 공을 세우면 받죠, 차라리 작위를 올려 받는 게 더 편할 거예요.”
현수는 궁금한 게 생겼다.
“우리나라 1위 길드인 화랑과 지금의 우리를 비교하면 어때요?”
넬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사자와 하룻강아지 정도일 거예요.”
안타까운 말이지만 확실히 할 건 해야 했다.
“우리 광명은 최고의 소수정예로 구성됐어요. 각 분야 최고들이죠. 문제는 1위 화랑길드는 하이랭커들을 너무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약 25%의 하이랭커들이 한 길드에 속했으니까요.”
신음이 나올 법한 이야기였다.
“또 그곳의 길드 마스터는 우리나라에 두 명밖에 없는 백작 작위를 보유했고 이미 영토를 두 곳이나 가지고 있어요. 또 길드원의 숫자는 500명이 넘고 병력은 1천을 넘게 거느립니다.”
현의 대장간이 은밀히 크는 이유는 추후의 충돌에서 버티고 나아가 승리하기 위함인바.
현수는 아직은 지키기 부족한 힘을 가졌다는 생각을 했다.
‘길드 랭킹 20위권과 싸워도 질 정도야.’
하지만 넬은 빙긋 웃었다.
“그래도 제가 장담하는 건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면 자작과 백작, 후작을 합치면 천 명이 넘어요. 그런데 이렇게 빨리 올라오고 강한 전력을 보유한 곳은 광명이 최초일 겁니다.”
최초.
그러고 보면 현수는 아레스 오픈 후 바로 시작한 이들보다 3년 늦게 시작했다.
“대단한 사람이세요, 길마님은.”
넬의 말에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그럼 앞으로도 그 격차를 좁히면 되겠네요.”
결국 시간문제였다.
‘언젠간 화랑 길드와도 견줄 수 있게 키울 테다.’
곧 넬이 현수를 만나러 온 이유를 밝혔다.
“아마 준남작이 되시면서 왕국 퀘스트를 받았을 거예요, 토벌대장이라는.”
현수는 준남작이 됐을 시 얻은 퀘스트를 확인했다.
[왕국 퀘스트: 토벌대장]등급: A
제한: 준남작
보상: 3명의 병사.
실패 시 페널티: 작위 박탈.
설명: 고야드 왕국 가장 변방에 위치한 아라함 영지. 그곳의 사령관 필립을 만나라.
현수에게도 인상 깊은 퀘스트다.
‘병사 세 명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
불과 며칠 전 벨라의 마음을 얻어 냈던 현수다.
‘물론 유저들도 중요해.’
하지만 병사나 기사. 또는 그 외 유능한 NPC들도 있어야 했다.
“어쩌면 고작 세 명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성과에 따라 그 병사들의 급이 나눠진다고 합니다.”
병사라고 하여 다 같은 병사는 아니다.
“누군가는 기사가 될 재능일 수도 있겠죠.”
그 세 명이 굳건히 대장간을 지켜 줄 터.
“또 경험치도 쏠쏠히 주며 큰 공을 세우면 더 높은 귀족이 될 가능성도 열어 주니까요.”
넬이 어색하게 웃었다.
현수는 고개를 주억였고 문득 생각난 것이 있었다.
그가 인벤토리에 있던 알을 꺼냈다.
바로 잿빛늑대를 사냥하고 얻은 늑대의 알이다.
현수가 이를 꺼낸 이유는 이것 때문이었다.
[???이 기뻐합니다.] [어쩌면 한 계절이 가기 전 부화할지도 모릅니다.]이 알림은 현수가 준남작이 되자 들었던 바.
알이 기뻐하다니? 뭘 기뻐하는 건가?
“혹시 이런 알에 대해 알고 계신 게 있나요?”
“펫 알이네요. 잠깐만요.”
넬이 그를 확인했다.
(늑대의 알)
등급: ???
종류: ???
설명: 펜리르의 세 번째 자식 잿빛늑대가 가지고 있던 늑대의 알로 어떤 늑대가 나올지는 알 수 없으며, 언제 부화할지도 모른다.
넬이 놀랐다.
“펜리르의 세 번째 자식이 가지고 있던 알이에요?”
“네.”
펜리르는 여덟 몬스터 중 하나였으며 그 강함은 대륙 10대 전설과 견주거나 이상이라 알려진다.
“에픽급 펫을 얻을 수도 있겠네요. 더 좋으면 수호자로 지정해도 좋을 겁니다.”
수호자는 길드나 왕국, 더 넓게는 교를 상징하는 동물 혹은 몬스터다.
알이 자신에게 반응한다는 말에는 넬도 모르겠단 표정을 지었다.
넬은 알아보겠다고 한 후 걸음을 옮겼고 현수는 곧바로 아라함 영지로 출발했다.
***
[늑대의 알이 유저 현수의 품에서 부화를 준비합니다.]㈜푸름 대표실.
이세진 대표는 자신에게만 떠오른 알림을 보며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마치 대장장이의 신이 등장하기 전처럼. 이는 이세진 대표와 아주 극소수만 알고 있는 정보다.
잿빛늑대가 가지고 있던 알.
언뜻 보면 잿빛늑대의 새끼가 태어날 거라고 예측될 수도 있다.
하지만 전혀 아니다.
‘잿빛늑대보다 한참 못한 일반 늑대가 태어날 수도 있고.’
일반 늑대는 레벨 15다.
‘잿빛늑대는 비견될 수 없을 강한 늑대가 태어날 수도 있다.’
그래, 저 알의 기획 의도는 특별했다.
‘부화 준비가 시작된 순간 알은 자신을 품은 자의 업적을 양분으로 삼게 된다.’
알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부화한다.
한데 이것도 조건에 따라 다르다.
만약 작위도 없는 자, 혹은 자신을 따르는 이들도 없는 자라면 평범한 늑대가 태어난다.
한데 펜리르와 그의 자식들은 어떤 존재들인가?
적어도 자신의 구역의 왕이었고 펜리르는 모든 늑대의 왕이다.
‘왕이 어찌 평범한 유저를 섬기는가.’
그랬기에 일정 시간이 지나도 작위나 따르는 자 없다면 하찮은 늑대가 나오는 것.
그러나 현수가 작위를 얻은 순간 이는 달라졌다.
그래도 나름 알에 있는 존재로서 기대를 품을 만하게 된 거다.
그리고 부화 준비를 한 만큼 말 그대로 이제부터 현수가 지휘자, 혹은 귀족, 또는 기사로서 쌓은 것에 대한 양분을 먹는다.
[현재 양분율 0%.]양분율에 따라 어떤 늑대일지 결정된다. 작위를 가졌기에 좋은 늑대가 나오는 게 아니다.
양분율 30% 달성 시 준보스급 늑대.
양분율 50%는 보스급 늑대.
양분율 80%는 전설의 늑대가 깃든다.
이세진이 몸을 일으켰다.
그의 대표실의 벽면엔 국내를 비롯한 세계 아레스 서버의 지도가 그려져 있었다.
세계엔 총 열세 마리의 전설급 몬스터가 수호자로 지정되었다.
여러 국가들 위에 붙어 있는 전설 몬스터의 피규어들.
‘늑대의 알은 어디까지 가려나…….’
이세진은 전설 몬스터들의 피규어를 보다 가슴 두근거림을 느꼈다.
두 개의 가장 화려하고 멋진 피규어가 있다.
4대 신수의 피규어였다.
하나의 피규어는 바로 아레스교에 꽂혀 있다.
신수 피닉스.
또 다른 하나의 피규어는 재앙교에 꽂혀 있다.
신수 히드라.
이 둘이 끝이었다.
‘괜한 생각이야.’
이세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저 알은 양분율에 따라 등장할 녀석이 달라지긴 한다.
앞으로 얼마간 쌓아야 할 양분율.
사실 100%를 쌓아도 신수는 안 나올 수도 있다.
얼마를 쌓아야 나올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기에 이세진은 생각을 뒤로하기로 한다.
다만 이런 상상은 했다.
‘늑대의 신수라.’
녀석의 포효를 떠올리자 참으로 멋지겠단 생각을 말이다.
***
아라함 영지는 고야드 왕국 북방에 위치해 있으며 그 인근으로 몬스터들이 드글거리는 땅이다.
매일 끝없는 토벌이 진행되는 곳.
그리고 이 아라함 영지에는 특별한 것도 존재했다.
이제 막 기사가 된 이들이 병사들을 이끌고 토벌을 진행하고 오는 임무다.
그 외에도 기사들이 할 수 있는 다른 것들도 존재했으며 이곳은 병사 훈련소의 역할도 하고 있다.
이곳의 총사령관 필립은 옆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룩부르크 후작을 보았다.
“곧 현수란 놈이 이곳에 올 것이네, 내 다시 한번 말하지만 놈은 아주 영악한 자이고 생각보다 별 볼일 없는 자일세.”
룩부르크 후작과 귀족들이 좌천된 곳이 바로 이곳 아라함 영지기도 하다.
“자칫 모든 병사들을 잃을 수 있으니 조심하란 말일세.”
“알겠습니다.”
필립은 고개를 주억였다.
룩부르크 후작의 말에 어느 정도 동감하는 바가 있다.
사령관 필립은 차갑고 무서운 사람이지만 다른 면모를 가진 사람이기도 하다.
내 사람들이 가장 소중했다.
‘이방인 기사라…….’
그는 작위를 막 받은 이방인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들로 인해 많은 병사를 잃어서다.
‘대장장이라니…… 거기에 그 수준은…….’
평균 기사 작위를 받은 이방인들의 레벨이 약 290 정도였었다. 그런데 그보다 훨씬 낮다고 한다.
‘대장장이 기사가 이끄는 병사들이 토벌을 가야 한다.’
누굴 죽이려고?
또 병사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자칫 그에게 배정받아 죽게 될까 봐.
왕실은 인적 사항만 알려 줬지 정확한 건 말해 주지 않았다.
되레 이를 말해 준 건 룩부르크다.
“그가 귀족이 된 건 거짓된 일이었네, 성녀, 성기사들과 짜고 왕과 우리를 구한 척했지, 그는 그곳에서 자신의 무력을 증명하지도 않았네, 고작 대장장이지 않은가.”
모든 귀족들이 그의 무력을 한 번도 본 적 없다고 한다.
“잘 알겠습니다.”
필립은 고개를 주억이며 일단 걸음을 옮겼다.
곧 있을 몬스터 침공을 대비하기 위해서다.
그는 분주히 움직이는 병사들을 바라봤다.
전투준비를 위해 물자를 옮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상자 하나에서 작은 포탄이 굴러 떨어졌고 그의 미간이 일그러졌다.
포탄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불……량품?’
해당 포탄은 용화포란 것에 쓰이는 공성 무기 포탄이다.
폭발하는 순간 반경 10m를 잡아먹는다.
문제는 병사들이 옮기는 포탄 상자에는 열 발이 넘는 포탄이 있다는 것.
즉, 저게 터지면 연쇄 폭발이 일어나 다 죽는다.
필립은 다급히 외치려 했다.
‘모두 피해!!!!!’
내 새끼들이다.
미우나 고우나 내 병사들이다.
그 병사들 수십 명이 영문도 모르는 폭발에 휩싸여 죽게 생겼다.
그때 포탄을 옮기던 병사가 뜨겁게 달궈진 그것을 발견했다.
“히, 히이이이익……!”
팔팔 끓어오른 주전자의 물과 같은 포탄이 결국 폭발을 일으키려 한다.
퍼어어…….
시작된 소리와 함께 수십 조각의 파편이 비산하고 강한 화염이 뿜어져 나오며 폭발했다.
어어엉-!
그때 이상한 일이 펼쳐졌다.
폭발한 화염이 정체 모를 힘에 갇혔다.
수백 조각으로 비산해 흩뿌려지던 파편들이 한 곳에 응축되어 모였다.
그리고 하늘 위로 빠르게 솟구쳐 올라갔다.
필립의 시선이 함께 올라선다.
그리고 그 하늘 위에서.
퍼어어어엉-!
완전한 폭발을 일으켰고 뿌연 연기를 뿜어냈다.
가슴을 쓸은 필립은 곧 그 안으로 걸어오는 한 사내를 보았다.
별일 아니었다는 듯 코트를 입고 걷는 사내가 포탄 앞의 병사의 어깨를 두들겼다.
“괜찮나?”
“예……! 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데, 누구십니까?”
사내가 필립을 발견하곤 말했다.
“준남작 현수다. 사령관님을 뵈러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