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1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11화(111/312)
거인왕 사냥 (4)
현수는 유저였다.
중세 시대와 여러 판타지 배경이 섞인 아레스의 NPC들과 다른 사고 관념을 가졌다.
물론 현수 그 자체도 굉장히 올곧고 바른 성품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그의 상식에선 그저 당연했을 뿐이다. 기쁨을 나누는 것보다 애도가 먼저라는 게.
그런데 그것이 전혀 뜻밖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룩부르크 후작이 왕이 되는 길을 그 누구보다 지지할 것을 약속합니다.]현수는 룩부르크 후작의 깊은 눈을 바라봤다.
‘왕의 자리를 노렸던 자인 거치고 평판이 너무 좋은 사람이다.’
알현실에서 룩부르크 후작과 만난 이후 현수도, 또 넬도 개인적으로 그에 대해 알아봤다.
놀랍게도 백성들은 그를 좋아했고 좌천 소식을 듣자 많은 백성들이 슬퍼하고 있었다.
그런 룩부르크 후작이 자신을 지지한다니?
“그를 모시게.”
룩부르크가 부드러운 미소를 그리며 한 말에서 그 알림이 사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병사들이 다가와 현수를 부축하여 공손히 모셨다.
그리고 현수는 한 가지 알림을 기대하고 있었다.
‘안 울리나……?’
바로 주군의 은혜였다.
주군의 은혜의 효과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누군가 당신에게 평생 잊지 못할 은혜를 입었다 판단할 시 8% 확률로 발동됩니다.’
현수는 주군의 은혜의 힘을 톡톡히 봤다.
이 힘 덕분에 광부 반야와 장인 대장장이 페르를 사실상 섭렵했다고 할 수 있다.
현수는 이제 질풍단의 이들 전원을 데려갈 수 있긴 했다.
본래 이곳에서 평범한 레벨 220대의 병사 세 명을 데리고 가기로 했던 것보다 천문학적인 보상으로 변했다.
하지만 현수는 길드 광명의 마스터로서 목말랐다.
‘우리 길드는 소수정예다.’
한 명, 한 명 길드원들을 들여다보면 최강이다.
하지만 얼마 전 넬과의 대화를 통해 여전히 20위권 내의 길드들과 맞붙으면 질 것을 알게 되었다.
또 우리나라 1위 길드 화랑은 병력만 500명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유저가 아닌 NPC 병력 말이다.
기사가 자그마치 30명에 이르고 병사가 470명에 이른다.
그러나 아라함 영지에 도착하고 병사들이 안내해 준 호화스러운 방 안에 도착한 순간까지 알림은 들려오지 않았다.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8% 확률로 발동되는 거니 쉽진 않은 게 당연하지.’
조금의 아쉬움은 들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리라.
그러다 현수는 한 가지 알림을 상기했다.
거인왕을 사냥한 이후 정말이지 많은 알림이 강림했었다.
그중 다소 뒤늦게 들려온 알림 중엔 이것도 있었다.
[늑대의 알이 부화를 준비합니다.] [늑대의 알은 일정 기간 동안 당신을 통한 양분율을 먹고 성장합니다.] [양분율 31%를 획득합니다.] [늑대의 알이 크게 기뻐합니다.]현수가 늑대의 알을 꺼냈다.
‘어떤 양분율을 먹고 자라는 거지?’
현수는 몰랐으나 그 양분율은 바로 그가 귀족으로 세운 업적에서 비롯된다.
보통의 경우라고 가정했을 시 현수는 이번 토벌대장 퀘스트를 통해 약 7%~10% 정도를 올렸어야 맞다.
그러나 31%라는 엄청난 양분율을 얻은바.
하지만 그 사실을 모르는 현수조차도 알림을 통해 유추가 가능했다.
‘늑대의 알이 크게 기뻐한다라…….’
알이 기뻐한다는 것.
그만큼 알이 자신의 품에서 부화 준비를 하는 것에 만족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현수는 저 양분율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아레스는 무수히 많은 %식의 퀘스트가 존재한다.
%식의 퀘스트는 당연하게도 높게 기록할수록 좋은 보상이 나온다.
바보가 아니라면 알 수 있다.
‘양분율이 높을수록 좋은 늑대가 나오는 건가?’
현수는 이 늑대의 알을 드랍했던 잿빛늑대를 떠올렸다.
‘그 정도 녀석만 나와도 훌륭하겠는데.’
떠올려 본다.
현수의 대장간을 지키고 있는 멋들어진 털을 가진 잿빛늑대를!
그러다 현수는 갑자기 진동하는 알을 느꼈다.
[늑대의 알이 참 잘했다고 자랑스러워합니다.] [늑대의 알이 참 잘했으니 자신을 쓰다듬어 달라고 합니다.]“……?”
이상한 녀석이다.
“내가 잘했는데 왜 널 쓰다듬어 달래?”
현수는 헛웃음이 나왔다. 원래 반대로 돼야 하지 않나?
현수는 어이없는 표정으로 알을 쓰다듬어 줬다.
[늑대의 알이 편안해합니다.]그렇게 알을 쓰다듬어 주며 현수는 기대했다.
알림은 분명히 말해 줬다.
룩부르크 후작이 자신이 하사할 수 있는 최고의 보상을 하사할 것이라고.
아들 룩크와 함께 영지로 돌아온 룩부르크 후작은 그 보상에 대해 논의할 거다.
‘보상 측정까진 시간이 좀 걸리겠지.’
현수는 피로함을 느꼈다.
한숨 자고 오면 보상 논의가 끝났을 거라는 생각을 하며 로그아웃했다.
***
아라함 영지 사령관 필립.
그는 1,056명의 병사 모두가 거수한 것을 보며 감탄했다.
알 수 없는 전율이 그를 짜릿하게 했다.
드디어 자신이 키워낸 다섯 명의 질풍단 인원 전원이 주인을 찾았다는 것에 기뻤다.
그리고 아라함 영지의 주인 룩부르크 후작은 고작 이틀만에 현수에 대한 평가를 바꿨다.
“비로소 전하의 뜻을 이해하고 말았네, 그는 연극이었던 것도 아니었고 나를 쳐내기 위해 후임으로 지목하신 것도 아니었네, 진짜 그 자리에 걸맞았던 거지.”
필립은 감탄했다.
왕국 제일 귀족 룩부르크가 이 정도로 말할 줄은 몰랐던 까닥이다.
단순히 그가 아들 룩크를 구하고 거인왕을 사냥했기에 하는 평가가 아니다.
지금 룩부르크 후작은 진심으로 그를 지지하고자 했다.
“그자의 길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이어야 할 것일세, 필립 사령관. 자네는 어떠한 보상을 하사하는 것이 맞다 보는가?”
필립은 그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봤다.
그는 사실상 아라함 영지를 구했다.
거인왕이 모든 힘을 깨쳤다면 아라함 영지는 며칠 내로 함락되었을 터였다.
그에 대한 보상 역시 감안해야 한다.
더불어 그는 룩부르크 후작의 아들을 구해 줬다.
“룩크 경을 구해 준 것에 대한 답례는 역시 돈으로 하는 것이 옳다 봅니다. 준남작들은 추후 남작, 백작, 후작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자들이죠. 그렇기에 역시 필요한 것은 돈입니다.”
돈이 있어야 세력을 넓히니까.
“그는 나의 생각과 같군.”
다른 것은 생각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잠시 생각하던 룩부르크는 그 액수를 결정지었다.
“그에게 30만 골드를 하사하면 되겠어.”
한화 3억 원.
눈이 번뜩 뜨일 정도로 커다란 금액이었다.
하나 왕국에서 제일가는 부자 중 한 명인 룩부르크 후작에겐 얼마 안 되는 돈이다.
더불어 룩부르크 후작의 마음은 저기에 열 배를 더 얹어 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랬기에 그 마음을 앞으로를 위한 다른 보상으로 채울까 한다.
하지만 그는 쉽사리 결론 나지 않는 일이었다.
그때 전혀 뜻밖의 인물이 들어왔다.
그 인물에 의해 룩부르크는 세상에서 가장 뜻깊으며 현재 현수에게 가장 필요한 보답을 준비할 수 있었다.
***
넬은 어제 저녁 현수와 통화했다.
‘진짜 대단한 분이셔.’
거인왕 사냥, 룩부르크 후작의 마음, 질풍단.
모든 이야기가 일반적인 사람에겐 너무도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 이야기 속에서도 넬은 길드 광명에 필요한 부분을 찾아냈다.
[길드 마스터 현수 님이 접속하셨습니다.]알림이 들리자마자 넬은 현수에게 인사했다.
[넬: 하이요~] [현수: 네, 좋은 아침입니다.] [넬: 이제 보상 받으러 가시나요?] [현수: 넵, 룩부르크 후작 만난 다음에 거점지로 돌아가려고요. 어떤 보상을 줄지 기대되네요^^] [넬: 대단한 성과를 해내셨으니 그에 걸맞는 걸 받을 거예요.]현수는 눈치가 빨랐다.
[현수: 무슨 일 있나요?] [넬: 길드 광명에 필요할 것 같은 일이 있어서요.]넬은 어제 저녁 현수의 말을 듣고 곰곰이 생각했던 게 있다.
[넬: 실력 있는 기사를 한 명 고용할까 합니다.] [현수: 기사를요? 이번에 질풍단을 데려가는데 왜요?]현수는 신경 쓸 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랬기에 그가 모르는 부분을 생각해 주는 게 넬이었다.
그녀가 이유를 설명했다.
[넬: 질풍단은 병사이나 기사만큼의 힘을 가졌어요, 물론 우리 길드원들 레벨이 훨씬 높습니다. 문제는 그들을 지휘하고 통솔할 자들은 유저가 되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아무도 접속하지 않은 위급 상황에서 질풍단을 통제할 수 있는 강한 자가 필요합니다. 질풍단을 실제로 만나 보지 않았지만 그들은 굉장히 높은 자긍심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현수: 아…… 확실히 그렇긴 한 거 같아요.]현수는 이해가 빨랐다.
[넬: 그런 이들이기 때문에 때론 그들을 강하게 억누르고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자가 필요합니다. 문제는 일반 기사로는 힘들 것 같다는 거예요.] [현수: 그렇겠죠. 이미 기사만큼의 힘을 발하는 자들이니까요.]이제 가장 민감하고 중요한 이야기를 할 때다.
[현수: 실력 있는 기사의 고용은 얼마나 해요?] [넬: 한 달에 1만 골드 정도요^^;;]한화로 1천만 원에 이르는 거금이었다.
[현수: 그렇게 많이 드나요?]넬은 실력 있는 기사가 비싼 이유에 대해 차분히 설명해 줬다.
[넬: 길드가 NPC 기사들을 고용하는 데는 비싸요, 물론 평범한 기사들은 2천 골드면 되지만 중급 이상의 기사들의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해요, 또 고용되면 그들은 나라에서 매달 받는 돈을 못 받고 그걸 우리가 대리 지급해야 합니다.]기사도 급이 나눠진다.
지금의 현수 수준은 초급.
그다음 중급.
상급과 최상급.
그다음의 경우가 벨라의 급으로 이들은 보통 칭호 하나쯤 부여되어 있는 네임드 NPC들이다.
[현수: 네임드 기사들은 얼마 정도 들까요?]넬은 쓴웃음을 지었다.
[넬: 아쉽게도 네임드 기사들은 고용할 수 없어요, 우리처럼 작은 길드는요. 한데 만약 가치를 매긴다면 한 달에 5만 골드는 들 거예요.]칭호를 받는 기사는 극소수.
더불어 그들의 성장 가능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때, 현수가 말했다.
[현수: 방금 막 보상을 받았어요, 30만 골드요, 어, 잠시만요. 그, 기사를 하사한다는 거 같은데……] [넬: 네?]기사?
넬은 의아한 표정을 지으며 아라함 영지에 대해 떠올렸다.
아라함 영지는 워낙 변방에 위치해 실력 있는 기사가 있을 리 없다.
그런데 의아한 귓속말이 도착했다.
[현수: 기사 고용 굳이 안 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룩부르크에게 30만 골드를 하사받은 현수.
넬과 귓속말을 주고받았던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룩부르크 후작이 작은 웃음을 지었다.
“자네에게 한 명의 기사를 보낼까 하네.”
보통 보내겠다고 하는 것이 아닌, 하사하겠다고 하지 않던가?
또 방금 넬과의 귓말을 통해 현수는 좋은 기사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문이 열리며 대단한 풍채를 가진 기사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현수의 입술이 벌어진다.
“……내가 보내는 것이 아니네.”
룩부르크 후작의 부드러운 어조가 현수의 가슴을 지핀다.
“내게 찾아와 간청하였다네.”
천천히 자신의 앞에 부복하는 기사.
그의 눈에 깃든 맹목적 믿음의 눈빛.
“자네를 섬기는 것은 곧 나라의 안녕이요, 자네를 왕으로 만들고 자신은 사령관이 될 거라 하였다네.”
부복한 그 기사가 한쪽 팔을 가슴에 힘껏 올린다.
“부디 데려가 주시게.”
현수는 형용할 수 없는 가슴의 두근거림을 느끼며 충성하는 제스처를 취하는 그를 보았다.
[그는 고야드 왕국 5인의 인재 중 한 명으로 검성의 재목으로 불리고 있습니다.]그가 자처한 이유를 말한다.
“‘기뻐하기보다 애도가 먼저다’는 말을 듣고 깨달았습니다.”
주군의 은혜는 발동되지 않았다. 그렇기에 현수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는 거다.
“당신을 따라가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것을 말입니다.”
이것은 스킬에 의함도 아니고 특별한 시스템이 일구어 낸 것도 아니다.
‘오직 내 힘으로 만들어 낸 일.’
현수가 익숙한 얼굴의 그자를 눈에 담았고 그가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충성을 다하겠습니다.”
[왕국 5인의 인재 중 한 명. 룩크가 당신께 충성을 맹세합니다.]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검성의 재목 룩크.
그가 현수의 수하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