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1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14화(114/312)
마지막 기사 (1)
현수는 진섭의 차를 타고 병원으로 돌아왔다.
보호 장갑 제작을 위해 오른팔의 본을 뜬 후 진섭과 마주 앉았다.
“보호 장갑은 약 1억 정도 들 거예요.”
현수가 놀랄 정도로 비싼 금액이었다.
“오른손은 보조하는 역할밖에 하지 않지만 보조도 중요하니까요, 최대한 얇으면서 충격 흡수를 하는 장갑이어서 그렇습니다. 미국에서 맞춤제작 될 겁니다.”
진섭은 자신이 생각하는 핵심을 말했다.
“과거의 오른손 대비 왼손이 발할 수 있는 힘은 50% 정도로 추정됩니다. 느리지만 익숙해질 수 있게 계속 그를 올리죠, 오른손도 일상적으로 더 완벽할 수 있게 재활을 하긴 할 거예요.”
다른 중요한 내용도 있었다.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그 치료법은 가격이 얼마나 할까요?”
현수는 이 치료법이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를 최근에 들었다.
‘그럴 수밖에 없으셨겠지.’
가뜩이나 현수는 병원비에 허덕이고 있었다.
그 상황에서 또 다른 치료법과 병원비를 제시할 수 없으셨던 걸 거다.
“이 의학계라는 곳이 처음 나온 치료법은 굉장히 비싸기 마련입니다. 해당 치료법은 주사를 주입해, 마비된 신경을 되살리고 망가진 근육을 천천히 회복시키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주사 한 번에 한 1억 원 정도는 생각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이를 말한 진섭조차도 너무 과하단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현수는 힘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받겠습니다.”
진섭은 조금 놀랐다.
‘많이 달라지셨구나.’
진섭은 몇만 원의 약값을 듣고 데스크에서 허둥지둥했던 현수의 모습을 기억한다.
매번 병원에 올 때마다 그는 축 처져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병원비는 언제든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였고 확신의 표정은 알 수 없는 아우라를 풍겼다.
“다음에 뵙죠.”
현수는 곧장 집으로 향했다.
돌아가면서 걱정했을 광명 길드 단톡방 사람들에게 그간의 일을 설명해 줬다.
[강현수: 걱정 끼쳐서 죄송해요.] [김혜인: 괜찮아요, 모든 게 잘 풀렸다니 다행입니다.] [강혁수: 그럴 수 있지^^ 축하한다.]모두의 축하를 받는 현수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어느새 집에 돌아와 캡슐 앞에 선 현수는 생각을 정리했다.
사실 현수는 바라드가 자신을 후임으로 생각한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의아했다.
그가 자신을 너무 과대평가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아라함 영지를 다녀온 후에는 확신 하나가 생겼다.
‘나는 더 높은 곳에 설 자격이 있다.’
자신은 약자였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비록 소수정예이지만 길드 광명도 서서히 자리를 잡아 가고 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넬을 통해 들었던 화랑길드의 거대함.
그를 충분히 쫓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가?
‘더 높은 작위와 영토이다.’
아직도 현수는 넬이 말했던 유저가 영토를 얻어 영주직에 오를 수 있다는 말을 잊은 적 없다.
자신이 계속 나아가기 위해선 더 높은 작위와 영토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야드 왕국에서의 자신의 활약 역시 필요했다.
하지만 그는 차차 풀어 나가야 할 문제라 생각했다.
일단 현수가 캡슐에 들어갔다.
[아레스에 접속합니다.]그리고 접속과 함께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데려온 기사 룩크가 안절부절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오셨군요.”
“무슨 일이지?”
현수의 말에 룩크는 한 서신을 건네줬다.
룩부르크 후작이 보낸 서신이었다.
게임상에서 불과 며칠 전 헤어진 그가 다급히 날린 서신을 읽어 내려가는 현수.
그는 직감했다.
‘이거다.’
현수는 나라를 위한 큰 공을 세워야 한다고 판단한다.
이 일이 제격이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서신에 적혀 있는 내용을 읽을수록 현수의 가슴은 차갑게 식어 갔다.
“지금 국경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맞습니다.”
“룩부르크 후작님께 서신을 띄워라, 그 요청에 응하겠다고.”
“예!”
현수는 국경지로 떠날 채비를 시작했다.
***
스가아악-!
거친 파공성과 함께 고야드 왕국 기사가 1분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졌다.
“별것 아니구나!”
프라함 왕국 측 진영을 보며 자신만만하게 웃는 프락을 보며 창천이 작은 미소를 지었다.
“우와아아아아아!”
아군의 승리에 프라함 왕국 병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반대로 연속 세 번 패배한 고야드 왕국 측은 사기가 크게 하락해 보였다.
프라함 왕국과 고야드 왕국이 국경지에서 신경전을 벌이는 일은 꽤 자주 있던 일.
그러나 두 국가 모두 전쟁은 원치 않았고 아주 작은 전쟁을 치르곤 했다.
7년째 이어진 이 작은 전쟁.
각 국가에서 준남작이 된 지 1년이 되지 않는 기사들을 뽑아 각 다섯 명씩 겨룬다.
이는 토너먼트 식으로 진행된다.
‘오늘을 기다렸다, 바라드.’
3 : 3.
6년 동안 두 국가는 비슷한 힘겨루기를 했다.
그리고 7년째인 오늘을 위해 창천은 많은 준비를 했다.
그들 측에서 출전한 자는 다름 아닌 창천의 후예 프락이다.
즉, 창천이 키운 제자라는 사실이다.
창천의 후예는 이미 훨씬 높은 작위에 오른 자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이 소문은 창천 벤이 낸 소문이다.
더불어 프라함 왕국은 대장장이의 국가로도 불린다.
한없이 많은 광산과 대장장이 재료들이 즐비한 곳!
또 그만큼 많은 이방인 길드가 프라함 왕국에 있었고 창천의 후예에게 전설과 가장 가까운 아티팩트를 도배해 입혔다.
물론 고야드 왕국 측도 첫 번째 기사로 왕국 5인의 인재 중 한 명을 출전시켰었다.
하나 그는 허무하리만치 패배했고 연달아 세 번 졌다.
“괘씸한 놈.”
그는 멀지 않은 곳에 앉은 바라드를 노려봤다.
평화?
자신도 그를 원한다.
그러나 그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는 중요하다.
한데, 그 과정에서 내민 것인 고작 대장장이 한 명이라고?
물론 자신도 아티팩트를 좋아한다.
당장 창천과 바라드가 싸우면 현재는 바라드가 승리한다.
왜? 현이 제작해 준 그 검 때문에.
그러나 아티팩트라는 것은 역작이란 것이 존재하고 그것은 현의 역작이었을 확률이 높은 바.
그때.
뿌우우우우우-
그간 창천이 준비했던 두 번째의 것.
그 뿔나팔 소리를 들으며 창천은 희열했다.
창천이 불러들인 귀족이 병사들을 이끌고 당도하는 소리다.
본래 양측 진영은 그렇게 많은 병사를 이끌고 오진 않는다.
그저 신경전을 벌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뿔나팔의 주인들 역시 약 100~300여 명의 병사들만을 이끌고 온다.
그러나 숫자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들은 프라함 왕국의 어떠한 귀족 가문을 상징하는 문양의 깃발을 치켜세우고 나타나고 있다.
바라드에게 보여 주는 거다.
‘고야드 왕국은 더 이상 힘을 규합할 수 없다.’
좌천된 왕국 제일 귀족들이 그에게 힘을 빌려줄 리가 있는가?
물론 심복과 대화했듯 바라드와 룩부르크의 관계라는 것이 작은 연결 고리로나마 연결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연결 고리가 존재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뿌우우우우우-
또 한 번 먼 곳에서 들리는 뿔나팔 소리.
그리고 벤은 의자에 앉은 바라드를 눈에 담았다.
바라드.
그는 한숨 섞인 표정으로 그저 눈을 감아 버리고야 말았다.
의자 팔걸이에 올라간 오른손이 꽈악 하고 움켜쥐어지는 것이 보인다.
‘오늘, 주도권은 내가 가진다.’
즉, 이는 창천이 언제든 전쟁을 발발시킬 수 있다는 암시였다.
그때.
뿌우우우우우우-
또 한 번 들리는 소리.
그런데 그 발소리가 예사롭지 않았다.
심복이 흥분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전하, 거대한 대군들이 오고 있나보옵니다.”
“루와드 후작인가?”
프라함 왕국의 제일 귀족 루와드. 그는 무수히 많은 귀족을 휘하에 둔 사내였다.
“그런 것으로 보여집니다. 오늘 전하의 기를 한껏 살려 주고 싶나 봅니다.”
“……내 최소한의 병력만 보내라 일렀거늘.”
그리 말하는 창천은 웃었다.
왕을 생각해 주는 신하의 마음이 나쁘진 않다는 듯.
그때 또다시 울려 퍼지는 뿔나팔 소리.
뿌우우우우우-
그를 듣던 창천은 곧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히히히힝-
지평선 너머.
그의 날카로운 기감이 고작 한 마리의 말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곧 그 지평선으로 말 위에 오른 한 명의 사내가 등장했다.
‘저자는 누구지?’
그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야드 왕국의 사람으로 추정된다.
전속력으로 달리는 그는 갈색 코트가 인상적이었다.
코트를 펄럭이며 빠르게 당도하는 그가 어느새 고야드 왕국 측 진영에 당도하고 있었다.
***
의자에 앉아 있는 바라드는 눈을 감아 버렸다.
콰지이익-
“네 번째 기사도 끝이구나, 이제 마지막 기사만 잡으면 되겠어!”
창천의 후예. 프락이란 자의 목소리가 자신을 비웃는 듯하다.
갈수록 높아지는 적들의 사기와 갈수록 꺾이는 아군의 사기.
뿌우우우우우우-
뿔나팔 소리와 함께 등장하는 프라함 왕국의 귀족들.
모두가 하나같이 창천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바라드는 왕좌를 지켜야만 했다.
그랬기에 룩부르크와 귀족들을 쳐냈다.
그를 따르던 무수히 많은 백성들은 바라드에 대한 야유를 퍼붓고 있다.
‘그렇다 해도 나의 명백한 잘못이다.’
그들을 규합하지 못했던 것, 결국에 모두가 뿔뿔이 흩어지게 한 것.
그것이 나의 잘못이 아니라면 누구의 잘못이겠는가?
뿌우우우우우우-
또다시 프라함 왕국의 귀족들이 당도했다.
그 귀족들의 이름을 울부짖으며 프라함 왕국 진영의 사기가 더 오른다.
결국 바라드는 천천히 자신의 청각을 닫아 버렸다.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적막한 고요.
그 고요 속에서 생각을 정리해 나간다.
양측 국가는 평화를 원한다.
그리고 주도권.
그 주도권을 프라함 왕국에 넘겨야 한다.
어떻게?
바라드가 먼저 가서 작은 예의를 차리고 평화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역사에 기록될 일이다.
하나 바라드가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그러다 문득 생각했다.
‘결국 혼자구나.’
15년 전엔 자식과 아내, 룩부르크 후작과 귀족들이 있었다.
그런데 결국 이렇듯 혼자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때.
“ㅈ……하.”
알 수 없는 웅웅거림이 들린다.
청각을 닫고 생각 정리를 끝낸 바라드는 서서히 그 어둠 속에서 깨어난다.
“전하.”
익숙한 목소리였다.
비로소 닫혔던 그의 청각과 모든 감각이 동시에 타악, 하고 깨어났다.
그 순간.
“와아아아아아아!”
“바라드 전하, 만세!”
알 수 없는 소리가 들려왔다.
총 여덟 곳에서 나타난 대군들.
프라함 왕국의 귀족들이라 생각했던 자들.
그들이 모두 고야드 왕국을 상징하는 갑옷을 입고 있었고 각 왕국 제일 귀족을 상징하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앞에 말 위에 오른 왕국 제일 귀족들이 보였다.
룩부르크를 맨 앞에 둔 왕국 귀족들!
룩부르크 후작이 작은 미소를 그리며 천천히 고개를 주억였다.
바라드가 주변을 둘러봤다.
지평선을 가득히 채운 고야드 왕국군.
프라함 왕국군을 포위하듯 둘러싸 버린 자들.
바라드는 좌천된 그들이 이곳에 온 이유를 알지 못했다.
그러다 자신의 앞에 있는 현수를 발견했다.
작게 목례한 그가 자신 어린 미소로 말했다.
“가겠습니다.”
바라드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작게 목례한 후 검을 늘어트리고 걸어가는 현수.
펄러억-
코트의 밑단을 흩날리며 계속 걸음을 옮기는 그의 종착지.
그가 창천의 후예 앞에 서서 말했다.
“마지막 기사. 준남작 현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