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2화(12/312)
전설 클래스 제안 (2)
교관 렐슨은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그가 눈을 감았다 떴다를 반복했다.
그러나 허공에 흩어지고 있는 잿더미를 보며 지금 눈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 사실임을 자각했다.
“이, 이 무슨……?”
이건 불가능한 일이다.
25억 인구가 플레이하는 게임.
교관 렐슨을 지나친 유저들의 숫자가 몇 명이던가?
자그마치 수만 명은 족히 넘는다.
또 주변 교관들의 이야기를 들어서도 단 한 번에 죽인 이는 없었다.
한울 같은 천재도 2회.
굉장히 잘 가격해도 3회.
보통은 5~6회를 가격해야 약화된 고블린이 죽는다.
그런데 단 한 번에 잿빛으로 고블린이 산화하고 있다.
“이젠 안 웃으시네요?”
교관 렐슨의 동공이 흔들렸다. 현수는 굳이 다음 말은 뱉지 않았다.
띠링!
[히든피스. 한 방에 한 놈.] [힘 2를 획득합니다.] [초보존의 몬스터 사냥 시련을 도전하실 자격 조건을 충족하셨습니다.] [2~4단계까지 몬스터 사냥을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 [한 단계를 끝낼 때마다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단계를 끝낼 때마다 보상을 받지 않고 누적시킬 수 있습니다.] [단 누적시킨 후 다음 시련 도전 실패 시 보상은 사라집니다.]누적 보상 시스템은 보통 하나하나 보상을 받는 것보다 훨씬 좋아지는 편이다.
“시련을 받을 수 있는데…… 받겠는가?”
목소리마저 떠는 렐슨의 말에 현수는 고개를 주억였다.
‘저 검이 좋은 건가? 그래, 검이 좋은 거다. 그리고 치명적인 일격이 들어간 거지.’
치명적 일격.
바로 치명타 데미지다.
그렇지 않고선 현실적으로 말이 안 된다.
레벨 1짜리가 남들은 다섯 대, 여섯 대를 때려야 죽이는 고블린을 한 번에 죽인다는 걸.
렐슨이 가슴을 추슬렀다.
곧바로 다음 몬스터가 소환되었다.
[고블린 Lv.5]이번엔 진짜 고블린이었다.
방금 전의 그 약화된 고블린보다 조금 더 컸다.
더불어 레벨 1의 유저에게 3레벨의 몬스터와 5레벨의 몬스터는 하늘과 땅 차이였다.
당장에 3레벨 약화된 고블린 사냥도 처음엔 교관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매우 힘든 수준이었다.
“키헤헤헤헥!”
고블린이 빠르게 움직였다.
또 한 가지 알아야 할 것도 있다.
‘검만 좋잖아?’
현수는 검만 특별해 보였고 입고 있는 것은 초보존에서 주는 티셔츠와 반팔이 전부였다.
그렇기 때문에 Lv.5의 고블린의 공격 한두 번이면 강제 로그아웃될 수도 있다.
‘역시 빨라.’
렐슨이 쓴웃음을 지었다.
빠르게 움직이는 고블린의 속도.
단검을 앞으로 내지르는 녀석.
1레벨의 유저들에겐 너무도 빠른 속도일 것이다.
그런데, 현수에겐 아니었다.
동체시력이란 스텟이 아레스에 존재하는 건 아니었다.
그러나 스텟 민첩이 올라갈수록 적의 움직임이 미미하게나마 보이기 시작한다.
현수에겐 고블린의 움직임이 너무 느리게 보였다.
몸을 옆으로 틀어 피한 현수가 또 한 번 베었다.
푸확-!
[고블린을 사냥하셨습니다.]“……!!?”
이번에도 한 방이었다.
렐슨은 너무 놀라 한 걸음 뒤로 물러났다.
자신의 검. 광명을 내려다보는 현수는 깨달았다.
‘역시 게임은 템빨…….’
물론 자신의 노력으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현수가 간만에 자신의 상태창도 열람했다.
(현수)
레벨: 1
직업: 무직
힘: 35 민첩: 37 체력: 33 지혜: 19 지력: 19 손재주: 353
1레벨은 모든 스텟 5로 통일되어 시작한다.
또 1레벨의 유저들은 목각인형 훈련소, 사냥 훈련소를 30분도 걸리지 않고 나간다.
게임에서 가장 지루한 튜토리얼이었으니까.
그러나 현수는 아니었다.
제련과 정제.
담금질과 매질.
그를 반복하며 오른 스텟.
비상식적인 어떠한 일에 대한 보상.
목각인형 부수기 성공에 따른 보상.
에픽 검 광명에 의한 스텟 상승.
초보 유저들이 드는 철검의 공격력 5배에 해당하는 광명의 공격력.
놀면서 얻지 않았다.
용광로의 온도는 1,500도 이상까지 올라가기까지 하며 그 어떤 것보다 더운 그 안에서 부단히 반복했다.
그 반복에 의한 힘 스텟과 체력 스텟에 대한 상승.
그리고 손재주 스텟에 대한 상승까지.
그가 운이 좋아서가 아니다.
받을 만했기 때문이다.
지금 자신의 상태를 체크한 현수가 들려오는 알림에 귀 기울였다.
[2단계 시련 완료.] [3단계를 도전하실 수 있습니다.] [보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보상을 누적하실 수 있습니다.]현수는 이 게임 안에서 다시 어떤 것을 제작한다는 것이 좋았다.
그런데, 오늘 이 렐슨을 계기로 지난날을 돌아봤다.
렐슨 같은 자는 세상에 넘쳐흐른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것만 믿는 자들투성이다.
‘언젠간 우리들이 인정받는 때가 오려나.’
땀에 젖어 하늘을 올려다보던 아버지의 모습이 스친다.
현수는 작게 웃었다.
이제 세상에 알려 줘 볼까 한다.
망치를 쥐는 대장장이가 결코 무시 받을 필요가 없다는 걸.
검도 천재에 견줄지도 모른다는 걸.
그 첫 번째 단추는 렐슨의 저 고정관념을 부수는 것.
그리고 이 첫 단추는 과감하고 용맹하다.
또 자신감 있었기에 할 수 있었다.
“3단계, 4단계.”
지금의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현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어리석지 않은 자.
무모하지 않은 자.
누구보다 계산적인 자.
“동시에 시작.”
[본인의 레벨에서 상식을 벗어난 일을 하고 있습니다.]이번엔 대장장이와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
“자네, 제정신인가……?”
말을 하던 렐슨의 목이 턱 하니 막혔다.
어떠한 굳은 다짐을 한 사내의 눈은 강하다.
또 자신감 있었고 결코 무모하지 않은 도전임을 알린다.
처음이었다.
그 누구도 하지 않은 3단계, 4단계 동시.
그 어떤 천재도 하지 않은 과감한 일.
그 눈빛을 본 렐슨은 그 첫 단추 끼우기에 동참한다.
따아아아악-!
그의 손가락이 퉁겨지자 세 마리의 몬스터가 소환되었다.
***
[레벨과 맞지 않는 비상식적인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현수 유저가 또다시 울리게 한 알림은 대장장이와는 무관했다.
1레벨치고 너무도 강했기에 들려온 알림.
김태석과 이지희의 눈이 파르르 떨렸다.
“티, 팀장님……?”
그녀가 목소리를 떨며 굳은 표정의 태석을 바라봤다.
“원래 3단계를 깨면 에픽 클래스 보상을 받잖아요? 근데 4단계를 깨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김태석이 할 수 있는 대답은 없었다.
그저 예측하는 것밖엔.
아레스는 더 대단하게 할수록, 뛰어날수록 보상이 주어지는 바.
마른침을 삼킨 김태석이 말했다.
“어쩌면 에픽 클래스 광기사보다 더 좋은 클래스를 얻게 되겠지.”
***
[재빠른 고블린 Lv.6] [미치광이 고블린 Lv.15]현수가 소환된 세 마리의 고블린을 바라봤다.
3단계는 재빠른 고블린 두 마리를 상대하는 것.
4단계는 미치광이 고블린을 상대하는 것.
한울은 4단계를 깨다 중단했다.
거의 죽일 수 있는 수준까지 갔었지만 자신의 한계를 누구보다 빠르게 파악한 거다.
재빠른 고블린.
일반 고블린보다 두 배는 빠른 놈들이 양쪽에서 덤벼든다.
한 녀석은 있는 힘을 다해 뛰어올라 단검을 휘둘렀다.
현수는 결코 화려한 움직임을 보이진 못했다.
그는 대장장이였지, 검사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양손으로 쥔 광명으로 단검을 맞추어 후려쳤다.
까아앙-!
콰드득-!
[고블린의 검이 부서집니다.]고블린의 단검이 산산조각 나 주변에 흩뿌려진다.
렐슨은 그 모습을 직접 보며 믿을 수 없었다. 바닥에 흐트러진 단검조각들.
‘검으로, 검을 부순다……?’
어떻게 저런 검을 만들었지?
어떻게?
그 순간.
키이이잉-
현수의 광명이 더 날카로운 예기를 머금는다.
[강인한 검] [물리 공격력 12%, 물리 방어력 8%를 40초간 상승시킵니다.]곧바로 고블린을 베고 지나쳤다.
“캬하아아악!”
[재빠른 고블린을 사냥하셨습니다.]그 순간 또 다른 재빠른 고블린이 현수의 옆구리를 찔렀다.
푸욱-!
‘끝났…….’
렐슨은 장담했다.
1레벨 초보들은 6레벨의 재빠른 고블린의 단검 한 번이 치명적…….
“앗, 따가라.”
‘따, 따갑다고!?’
[HP가 8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현수는 멀쩡했다.
높은 체력 스텟에 의해 상승해 비약적으로 상승한 HP량 덕분이었다.
콰지이이익-
그리고 역시 한 방.
[재빠른 고블린을 사냥하셨습니다.]현수가 몸을 틀어 미치광이 고블린을 바라보고 있었다.
검사가 최고다!
말해 대던 렐슨이 극찬한 한울도 죽이지 못한 존재.
퍼어어억-
순식간에 쇄도한 녀석이 현수의 복부에 단검을 박고 물러났다.
[HP가 6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그리고 현수가 자신의 배를 짚으려는 찰나.
푹-
미치광이 고블린이 쏘아 낸 독침이 현수의 가슴팍에 박혔다
[HP가 4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상태이상 어지러움에 걸리셨습니다.] [시야가 흔들립니다.]현수의 시야가 격하게 흔들린다.
또 이 독침에 의해 한울이 당했었다.
곧바로 기회를 엿본 미치광이 고블린이 괴성을 지르며 접근했다.
“키헤헤헤!”
그러곤 힘차게 도약해 올랐다.
놈의 어깨가 뒤로 젖혀진다.
목적지는 현수의 목.
렐슨은 그 찰나의 순간, 현수가 목이 베여 강제 로그아웃당할 것임을 확신했다.
‘저건 피할 수 없다.’
현수의 공격 속도와 현재 자세를 계산했을 때 불가능해 보였다.
이방인 현수가 자만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리라.
그때, 현수가 피식 하고 웃음 지었다.
2% 확률로 발동되는 패시브 스킬.
현수의 검에 푸른빛이 맺혔다.
놈이 현수를 베는 것보다 빠르게.
푸화아아아악-
현수가 허공에서 놈을 먼저 베어 냈다.
“키헥!”
그리고 비명을 내지르는 그놈이 추락하기 전에.
푸화아아악-
또 한 번 아래에서 위로 베어 냈다.
미치광이 고블린이 두 쪽으로 양단되어 잿빛으로 산화했다.
[미치광이 고블린을 사냥하셨습니다.]그 순간 현수가 뒤로 쓰러졌다.
상태이상 어지러움에 의해 몸을 가누기 힘들었다.
“허억허억.”
현수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한참을 누워 있다가 어지러움이 진정되자 몸을 일으켰다.
그런 그를 보는 렐슨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렐슨은 사냥소 교관이었지만 검의 높은 경지를 꿈꾸는 이다.
또 매번 전쟁의 영웅이 되는 기사들을 동경해 왔다.
그랬기에 검을 휘두르는 자만이 최고라 믿어왔다.
그런데 그의 고정관념이 깨져 나간다.
현수의 움직임은 분명 조잡하다. 딱 초보자 수준이었다.
그런데 그의 검과 몸은 아니었다.
‘너무 대단한 아티팩트를 만들어 냈기 때문일까?’
이방인들이 ‘겜은 템빨이지!’라고 외치던 것이 생각났다.
그러다 곧 자신을 마주 보고 서서 거친 숨을 쉬는 현수를 보며 렐슨이 한참이나 말을 잇지 못했다.
“…….”
이제야 발견했다.
이 아레스는 가상현실 게임이었지만 현실적인 것들이 많았다.
마주 보고 선 현수의 오른팔과 왼팔의 두께가 달랐다.
물론 원체 강골인 현수는 두 팔 모두 큰 편이었다.
그러나 이렇게 눈대중으로만 봐도 근육의 양이 달라 보였다.
그의 왼팔보다 훨씬 비대한 오른팔.
한참 그를 바라보던 렐슨이 쓰게 웃었다.
“몇 번인가?”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살면서 몇 번쯤 망치를 휘둘렀기에 팔이 그렇게 되지?”
기사들 중에도 저런 자들이 아주 간혹 있었다.
그들 대부분은 이 대륙에서 강자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현수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안 세 봐서 모릅니다.”
그래, 셀 필요 없는 일이다.
이미 그의 팔이 증명하고 있던 것이니.
그를 바라보던 렐슨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미안하네, 이건 진심일세. 내 자네를. 대장장이라는 직업을 무시했어.”
[렐슨이 새로운 것을 깨닫습니다.] [렐슨과의 친밀도가 상승합니다.]“자네는 정말 멋진 사람일세. 그리고 자네의 대장장이 기술도 아주 멋지겠지.”
한참이나 고개를 숙이고 있던 렐슨이 고개를 들어 말했다.
“앞으로 난 이방인들에게 이리 말할 것 같네.”
현수는 흥분에 차 말하는 그를 바라봤다.
“자네, 대장장이란 직업을 아는가? 정말 멋지고 대단한 직업이네, 라고!”
현수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하나둘 사람들의 생각을 바꿔 나가고 싶었다.
대장장이는 결코 무시받을 직업이 아니라는 걸.
그리고 그때.
“그래서 자네에게 한 가지를 제안하고 싶네.”
“제안요?”
현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본래는 광기사라는 것을 제안해야 함이 맞을 테지만 자네는 더 높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아.”
렐슨의 목소리가 고조되었다.
“물론 대장장이지만 이 정도 무력이면 충분하지. 스스로 무기를 만들면서도 강하기도 한 기사! 아니, 그 기사들을 이끄는 자!”
“……?”
현수는 무언가 이상하게 흘러감을 감지했다.
“자네, 광군주가 되어 볼 생각 없는가?”
띠링!
[전설 클래스 중 하나. 광군주 전직 퀘스트를 진행하실 수 있습니다.]‘전설 클래스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