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5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54화(154/312)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1)
300레벨은 진짜 시작이라고 불린다.
그 첫 번째 이유는 300레벨부터 고레벨의 척도라고 불리기 때문이며 레벨 업을 위한 필요 경험치량도 비상식적으로 증가해서다.
두 번째 이유는 300레벨이 되는 순간 대부분의 클래스가 새로운 직업 퀘스트를 열람하기 때문이다.
해당 직업 퀘스트를 깸으로써 직업 전용 템, 직업 전용 스킬 혹은 해당 직업에 꼭 필요한 것을 얻게 되는 거였다.
[아레스에 접속합니다.]아레스에 접속한 현수 역시 직업 퀘스트 알림이 떴던 걸 기억한다.
당시에는 상세 정보를 확인하진 않았다.
일부러였다.
당시 현수는 타임어택을 깨는 중이었고 그 과정에서 300레벨을 달성하여 얻게 되었으니까.
[직업 퀘스트: 현자 아르테가 생성됩니다.]현자 아르테.
대륙 10대 전설 중 하나인 현자 아르테는 굉장히 강하다거나 한 사람은 아니다.
다만, 그 이름처럼 아레스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아르테에게 얻는 대장장이의 신과 관련한 것이라니…….”
현수는 기대될 수밖에 없었다.
그가 해당 퀘스트 내용을 열람했다.
[직업 퀘스트: 현자 아르테]등급: S
제한: 대장장이의 신, 300레벨
보상: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것
실패 시 페널티: 신의 무위를 영원히 얻을 수 없음.
설명: 현자 아르테는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것들에 대해 알고 있는 인물이다. 현자 아르테를 만나라.
“신이 남긴 것……?”
현수는 감격했다.
대장장이의 신.
댕이 말하기로 이 클래스는 현존하는 최고의 클래스였다.
하지만 곰곰이 떠올려 보면 현수가 이 클래스를 통해 얻은 건 많지 않다.
‘맞춤제작과 긴급제작, 그리고 반과 아스늄.’
특히 해당 스킬들은 일반적인 유저들의 관점에서 보면 그리 좋아 보이는 스킬도 아니다.
만약 레어급이나 일반급의 아티팩트들만 주야장천 뽑아냈다면?
이딴 게 무슨 신의 스킬이냐며 다른 유저들은 욕지거리를 뱉었을 터다.
이때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것을 얻을 수 있는 퀘스트는 현수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다.
‘어쩌면 공격 스킬을 얻을 수도, 또 어쩌면 저번처럼 뛰어난 광물을 얻을 수도 있어.’
그리고 현수는 곧 닥칠 일들을 알았다.
‘얼마 남지 않았다.’
최근 구독자 랭킹 2위까지 올라갔다.
전 세계적인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기에 곧 현의 대장간을 사람들이 찾아낼 확률이 높다.
그랬기에 의아하기도 했다.
‘흐음…….’
현수는 넬과의 대화를 떠올렸다.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지금 현수 님의 영향력이면 정보꾼 카벨이 현수 님을 쫓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현수 님보다 더 귀한 정보를 쫓고 있나 봅니다.’
정보꾼 카벨은 돈이 되거나 이득이 되는 일이라면 뭐든 하는 인물이라고 들었다.
하지만 잠잠한 것을 보면 넬의 예측대로 다른 정보를 쫓는 게 아닐까 싶었다.
때마침 넬이 한 영지민과 들어왔다.
해당 영지민은 복덩이를 껴안고 있었다.
“영지민 라온입니다. 앞으로 복덩이를 담당하여 산책시키고 싶다고 하는데, 허락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넬과 현수는 몰랐지만 그가 바로 정보꾼 카벨이었다.
카벨은 위장이란 최고의 스킬이 존재했으며, 위장은 새로운 신분, 새로운 이름, 새로운 외모를 주어 전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또 현수에겐 좋은 일이었다.
사실상 복덩이는 내놓고 키우는 중이다.
그 뜻이 복덩이를 아끼지 않는다는 게 아니라 자유롭게 키운다는 거였다.
때문에 복덩이는 영지 곳곳에서 발견되곤 했다.
때론 대장간 근처.
또 때론 과일가게에서 사과를 물고 룰루랄라 걸어가는가 하면.
한 번씩은 영지 입구에서 대자로 뻗어 잠을 자곤 했다.
[복덩이가 라온을 좋아합니다.]심지어 복덩이도 저 라온이란 자를 마음에 들어 하는 듯했다.
“승인한다.”
곧 라온으로 위장한 카벨이 나선 후, 넬에게 이 이야기를 했다.
그녀 역시 좋은 반응이었다.
“현의 대장간을 지킬 수 있는 힘을 갖춰 주세요.”
현수는 곧장 현자 아르테를 만나기 위해 출발했다.
***
베레스 산맥은 끊임없이 눈이 내리는 곳으로 유명하다.
영하 20도를 웃도는 이곳에 현자의 탑이 있었다.
평소 발걸음이 뜸했던 이곳으로 사람들이 오고 있었다.
그 사람들은 놀랍게도 이 아스간 대륙 전체를 주름잡는 자들이다.
바로 10대 전설들이었다.
비록 공석의 자리가 있었지만 말이다.
원탁의 중앙에 현자 아르테가.
그리고 대마법사 루원과 절대방패 페야.
그리고 검왕 바라드가 앉아 있었다.
곧 가장 늦게 한 노인이 들어섰다.
“검쟁이, 먼저 와 있었군.”
“……창쟁이, 빨리빨리 좀 다녀라, 하여튼 창쟁이들이란 느리단 말이지.”
“……?”
자리에 앉은 전설들이 검쟁이라 불린 인물을 보았다. 검왕 바라드였다.
또 창쟁이는 창천 벤이었다.
그들이 놀란 건 그들의 호칭 때문이 아니다.
두 사람의 대화 흐름이 꽤 부드러웠고 친근해 보였기 때문이다.
본래 두 사람은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 나 있었다.
그런데 지금 꽤 친근감을 보였다.
그리고 이는 한 명의 대장장이에게서 비롯된다.
벤은 고야드 왕국에 선물을 보내며 이리 말한 적 있다.
내 친우 현수의 친우는 나의 친우이기도 하다.
대충 이런 식의 우정이었다.
‘얘, 내 친구 김개똥이인데, 얘랑 친하게 지내.’
‘니 친구면, 내 친구지. 반갑다!’
아무튼 둘은 현이라는 한 명의 연결 고리에 의해 꽤 친숙해진 거다.
모두 자리에 모이자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대마법사 루원이 말했다.
“……솔직히 난 납득하기 힘들군, 손쟁이가 전설이 된다?”
손쟁이는 대장장이, 조각사, 요리사 등 생산직들을 뜻하는 은어였다.
더불어 전설이 된다 한들, 이 자리의 이들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그 역시 큰 문제인 바.
절대방패 페야가 말했다.
“어차피 지금 당장 벌어질 일은 아니겠지.”
페야의 목소리엔 확신이 있었다.
그 이유를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전설이 되기 위해서 필요한 조건 중 하나를 대장장이 현이 충족하지 못해서다.
“그의 레벨이란 것은 아직 우리의 티끌에도 미치지 못하지.”
루원이 피식 웃음 지었다.
그래, 그 조건 중 하나는 시스템적으로 레벨 400을 달성해야 한다는 거였다.
“400을 달성하지 못했기에 그에겐 전설이 되는 방법이 알려지지 않았을 확률이 높겠지.”
대마법사 루원이 우아한 손짓으로 찻잔을 기울였다.
그리고 루원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현수가 받은 전설 퀘스트: 명장 현은 이런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전설 퀘스트: 10대 전설 명장]등급: SSS
제한: 여섯 개의 전설을 제작한 자
보상: 10대 전설
실패 시 페널티: 10대 전설에 이름을 올릴 수 없음.
설명: 당신은 여섯 개의 전설 아티팩트를 제작함으로써 대륙 10대 전설에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반절의 자격만 충족했다.
반절은 레벨 400을 달성하는 것.
이 내용만 보아도 알 수 있다.
정작 전설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안내되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곧 현자 아르테가 말했다.
“곧 그가 나를 만나러 올 거다.”
“……!”
그 자리의 이들이 꽤 놀랐다.
현자 아르테.
그는 현수가 대장장이의 신이기에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또.
“왜 그대를 만나러 오는 거지?”
다른 이들의 질문에도 답해 주진 않았다.
그저 만나러 올 것이라고만 말했다.
그리고 검왕 바라드와 벤은 알고 있었다.
‘이 자리의 이들의 증명이 진짜 전설의 증명일 테니.’
그중 아르테가 인정하면 도움이 될 터였다.
그리고 아르테가 모래시계를 뒤집었다.
“이 모래시계는 3일 동안 흐른다.”
아르테는 깍지를 꼈다.
그는 말하지 않았지만 대장장이의 신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다.
또 그와의 약속에 의해 후예가 오면 무위의 위치에 대해 알려 줘야 한다.
단.
쉽게 주지 않는다.
“그가 오르기 시작하면 모래시계는 흐를 것이다. 그런데 이 모든 모래가 쏟아지기 전에 도착하지 못한다면 나는 그를 만나 주지 않을 거다, 영원히.”
그 말에 루원은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즉, 그를 전설로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 산맥에 현자의 탑이 있는 이유는 하나이며, 현자는 만나기 절대 쉽지 않다.
오는 길이 너무 험난하고 강한 몬스터들이 있어서였으며 전설들만이 수월하게 오를 수 있었다.
이곳을 3일 안에 대장장이가 오른다니?
‘절대 불가능…… 응?’
그런데 곧 고개를 돌린 루원이 바라드와 벤을 보았다.
그들은 꽤 침착한 표정을 짓고 있었기 때문이다.
곧 회의가 끝났다.
3일 후에 다시 모이기로 하며 그들이 나선다.
바라드와 벤은 함께 걸음을 옮겼다.
“기대되는군.”
“나 역시 그렇다네.”
그러다 벤은 물었다.
“검쟁이, 자네는 아직 이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을 간파하지 못했군.”
바라드가 걸음을 멈추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소리지?”
두 사람은 현수가 대장장이의 신이라는 걸 알고 있다.
또 그 이유로 아르테와 만난다는 것도 예상한다.
“현자 아르테를 만나면 현수에겐 하나의 기회가 생기는 거다.”
기회라니?
바라드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고 벤은 혀를 찼다.
“끌끌, 이래서 검만 휘두르는 녀석들이란. 아르테는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녀석이다.”
“그렇지.”
“우리의 친우는 아직 400이란 레벨에 도달하지 못했어.”
그랬기에 바라드는 그것이 꽤 나중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벤이 재밌는 말을 했다.
“만약, 현수가 아르테에게 질문할 기회가 생겼을 때 이렇게 묻는다면 어떨 것 같은가?”
질문할 기회.
그것은 아르테가 내린 시련 혹은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해 달란 임무였다.
그것을 해내면 아르테는 원하는 질문에 답해 준다.
바라드는 아직 이해하지 못한 표정이었고 벤이 쐐기를 박았다.
“전설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 주십시오.”
“……!?”
바라드가 감탄했다.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현자 아르테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
비록 현수에게 전설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안내되지 않았다 한들, 이런 식으로 안내될 수 있다.
물론 둘은 이때 비슷한 생각을 했다.
“물론 어려울 거야.”
“그러겠지, 3일 내로 이곳에 오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하지만 두 사람의 입가에 묘한 웃음이 맺혔다.
그것은 자신들이 본 현이란 자의 무한한 가능성을 알기에 짓는 웃음이었다.
***
모두가 돌아가고 난 후.
현자 아르테는 모래시계를 보았다.
모래시계는 일종의 보이지 않는 시험이었다.
‘자그마치 대장장이의 신이 남긴 것들이다. 그것을 아무나 가져갈 순 없지.’
그처럼 3일 내로 오지 못하면 현은 결국 무위를 얻지 못할 터다.
더불어 아르테 본인도 알고 있었다.
“현, 나는 그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있다.”
만약 3일 내로 그가 당도한다면 아르테는 300년 평생 이루지 못한 염원 중 하나를 그에게 부탁할 것이다.
모두가 사라진 것을 본 후.
“답답해 죽을 뻔했군.”
아르테.
그가 자신이 쓰고 있던 가발을 벗었다.
그의 훤한 민머리가 드러났다.
그는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는 인물이었지만 300년 동안 머리가 자라게 하는 방법은 알아내지 못한 인물이었다.
그는 안 해 본 것이 없었다.
트롤의 피를 머리에도 발라 봤으며 온갖 진귀한 포션들을 덕지덕지 뿌려 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머리카락은 자라지 않았다.
“내 이루지 못한 염원을 이루어 준다면…….”
그가 원하는 것에 대한 정보를 줄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알고 있었다.
현이 전설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