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5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57화(157/312)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4)
“역으로 우릴 유인했다는 건가? 재밌군, 한데 혼자서 뭘 하겠다는 거지? 상대를 봐 가면서 유인해야 하는 거 아닌가?”
암살자 번스는 황당함을 감출 수 없었다.
현수란 이는 레벨 307의 대장장이라고 했다.
“만약 대장장이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우리는 아레스에서 꽤 알아주는 자들이다.”
그를 증명하듯 자신들을 묶어 놓은 정체 모를 상태이상에 대한 알림이 들려온다.
[당신의 높은 저항력이 2초 후 저항합니다.]실제로 현수도 놀랄 정도의 빠른 저항력이었다.
고작 5초 정도 만에 4인방을 잡은 군주의 명이 해지되려 하고 있었다.
특히 번스는 더 특별했다.
[암살자의 기지] [모든 상태이상을 단숨에 저항합니다.] [상태이상을 건 자의 스킬 사용 가능 시간을 10초 동안 통제합니다.]곧바로 그 힘을 풀어내며 번스가 움직였다.
“오히려 잘됐어, 그 검 딱 보기에도 아주 귀해 보이는군. 어디서 그런 검을 얻은 거지?”
번스는 뛰어난 암살자다.
보통의 300레벨대 유저들은 그의 공격에 반응조차 하지 못하기 마련이다.
심지어 스킬 사용 시간이 10초간 불가능할 때라면 더 그랬다.
‘검에 빨려 들어가던 검은 기류는 뭐였지?’
애석하게도 이미 발동한 스킬을 중단시킬 수는 없었지만 말이다.
현수의 옆구리를 파고들어 가는 번스는 웃었다.
‘겜은 컨트롤이다.’
실제로 그 컨트롤 하나만으로 암살자 랭킹 8위에 오른 게 바로 그였다.
탱-!
그런 번스의 표정이 곧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었다.
‘뭐야?’
검을 가볍게 들어 막아 낸 현수란 사내의 눈이 날카롭다.
번스가 자신의 시야각 안에서 세 개의 공격 지점을 만들고 그에게 움직인다.
좌좌, 우.
채, 채챙!
번스의 표정이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었다.
‘무슨……?’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번스는 현실에서도 무술 유단자였다.
한데, 현수는 현실의 무술을 익힌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움직임이 남달랐다.
‘나의 사활(死活)은 여러 번이었다.’
현수는 느꼈다.
물 흐르듯 번스의 공격을 막아 내기 전 사실 걱정도 있었다.
강자라 불리는 유저들과 제대로 겨뤄 보는 건 처음이었으니까.
그리고 알게 되었다.
‘나는 성장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그는 분명히 성장해 있었다.
그것은 일반 유저들은 알지 못하는 여러 번의 사활 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다섯 번째, 네 번째 재앙.
거인왕.
창천의 후예 프락과 작은 세계수.
‘그것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펄러억-
현수가 힘껏 검을 올려 쳤다.
스가악-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54,313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크하아아악!”
사선으로 베인 번스는 이제껏 단 한 번도 느껴 본 적 없는 알림을 보고 있었다.
‘데, 데미지가 5만대라고……!?’
번스는 이곳에서 정말이지 많은 강자들을 만나 왔다.
그중에는 국내 랭킹 40위권의 검사 역시 있었다.
그 검사의 딜량이 2만대였다.
[HP가 7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아무리 내가 암살자라지만 이건……!’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사실은 다른 3인의 상태이상도 해지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산지기 둔.
[산지기] [산에서 30% 더 강해집니다.]그는 산에서만큼은 어지간한 30위권 랭커들도 어쩌지 못하는 자였다.
특히 그가 산에서 위험한 이유는 스킬 ‘산지기’에 포함되어 있는 이 효과 때문이었다.
[산지기의 힘이 주변에 있는 몬스터를 단숨에 끌어당깁니다.]그것은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축복지의 모든 몬스터들이 끌려오듯 둔의 앞에 당겨져 왔다.
물론 자유자재로 몬스터들을 다스릴 순 없었다.
그렇지만 최소한 한 타깃을 지정하여 그만을 공격하게 할 순 있었다.
[타깃을 지정합니다.] [설원의 에티 Lv.331] [설원의 오크 Lv.325] [설원의 오우거 Lv.339]자그마치 60여 마리에 이르는 놈들이었다.
그것도 그 레벨이 앞에 있는 현수보다 월등히 높았다.
물론 현수란 자를 죽이고 나면 자신들에게도 위험한 악수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둔은 산지기로서 그 악수를 피해 갈 능력이 충분했다.
쿠쿠쿵, 쿠쿠쿠쿵-
그리고 현수의 표정도 당혹스러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무렴 네가 괴물 같은 딜량을 가졌다고 한들, 이 많은 숫자를 어쩌진 못하겠지!”
둔은 하이랭커다.
일반적인 사람들과 생각을 달리하기에 그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번스를 베어 낼 때의 상식을 불허하는 딜량을 둔은 보았다.
그것이 일시적인 힘이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더불어, 검의 공격력이 강화되었다 한들 300레벨의 육체 방어력이 강화된 건 아니었다.
이윽고.
“쿠호오오!”
“쿠아아아!”
“크하하하하!”
“캬하하하하!”
60여 마리에 이르는 몬스터 떼가 현수를 둘러쌌다.
체고 약 2~4m 사이의 놈들이 그를 가운데에 두고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하고 있었다.
그리고 원과 번스, 본과 둔이 그 사이에 있는 현수를 향해 스킬을 사용했다.
[찢어발기기] [무차별 가르기] [표창의 묘리]제각각의 스킬들을 사용한 그들은 현수의 HP가 고작 3초 사이에 25% 미만으로 하락한 것을 볼 수 있었다.
3m.
어느새 몬스터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는 그들이 광소했다.
“미친놈!”
“그렇게 기고만장하더니, 겨우 10초도 안 되어서 이런 꼴이 나다니!”
4인방은 미친 듯이 웃어 재낄 수밖에 없었다.
그래, 고작 10초란 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
그가 자신들을 유인했다는 듯이 기고만장하게 발언한 것이 말이다.
그들은 더욱더 거리를 좁히고 들어갔다.
1.5m.
그 거리까지 좁히고 들어간 둔은 기대했다.
‘죽어 가는 놈의 얼굴을 떠올리니, 기분이 좋군.’
특히 둔은 그를 최대한 고통스럽게 죽이리라 다짐했던 사람이다.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는 그가 몬스터들 틈을 헤치고 드디어 놈과 마주했다.
“이 빌어먹을 새…… 어?”
키가 큰 몬스터들 때문에 그를 보지 못했던 둔과 일행은 당황하고야 말았다.
온몸이 만신창이인 현수는 죽어 가고 있었다.
아니, 그의 머리 위에 떠 있는 HP바만 봐도 죽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몬스터들 틈에서 집단 린치를 당하는 현수는 견고히 견디고 서 있었다.
특히 그의 오싹한 눈빛이 둔을 움츠러들게 만들었다.
‘뭐, 뭐야……?’
그래 봤자, 놈은 죽기 직전 아니었던가?
그런데 곧 코앞에 이른 자신들을 보며 그가 말했다.
“고맙다.”
현수는 오래전부터 어떠한 알림을 기다리고 있었다.
50레벨부터 지금까지.
그 오랜 기간 기다려 왔던 알림이 이 순간 들려왔다.
***
최근 바라드와 현수가 만난 건 그를 준남작에서 자작으로 만들었을 때다.
현수는 작위를 수여받은 후 바라드와 함께 그간의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한 이야기들 중 벨라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었다.
벨라는 두 사람의 대화를 회상했다.
‘전하께서 전수해 주신 검왕의 검술요, 엄청난 검술이긴 한데, 이상하게도 성장이 더딥니다. 원래 이런 건가요?’
바라드는 쓴웃음을 지으며 답했었다.
‘네가 자격이 부족해서다.’
현수의 말에 따르면 그는 이제껏 단 한 번도 검왕의 검술이 레벨 업을 한 적이 없다는 것이니까.
왕국 병사, 기사 들이 쓰는 검술들은 대개 레벨 30을 달성할 때마다 하나씩은 올라간다.
아무리 늦어도 50레벨마다 스킬 레벨 업을 한 번쯤은 한다.
그런데 현수는 레벨 50대에서 배워 250을 훌쩍 넘는 동안 레벨 업을 하지 못했다고 하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었다.
“전하, 뭣 좀 물어봐도 됩니까?”
“무엇을 말이냐.”
“어째서 현수 자작의 검왕의 검술은 성장하지 못하는 건가요?”
바라드는 빙긋 웃었다.
‘벨라는 남의 일에 관심 가질 아이가 아니지.’
한데, 현에게만은 유독 관심을 가졌다.
바라드는 현수에게 했던 말을 똑같이 했다.
“부족해서지, 당시의 현수는 너무도 나약한 존재였다.”
실제로 고작 레벨 50대에 불과한 이방인이었다.
이제 막 걸음마를 뗀 수준.
“설령 성장한 상태에서 그 힘이 더 뛰어나졌다고 한들, 육체가 견디지 못했을 거다.”
평균적인 수치대로 레벨 업하면 100레벨.
100레벨에서도 이미 검왕의 검술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상식을 어긋나는 일.
“검술은 갈고닦을수록, 나 자신이 더 증진할수록 뛰어나지는 법. 그런데 최근에 본 현수를 보며 이리 느꼈다.”
바라드는 그때의 현수를 생각하며 웃었다.
“……멋진 무인이 되었구나.”
그것은 현수가 성장하고 있음을 의미했다.
더불어 검왕의 검술이 성장할 때가 다가왔음을 의미한다.
“현수의 말처럼, 검왕의 검술의 성장은 터무니없이 느리게 느껴졌을 거다.”
평범한 수치로만 따져도 다른 유저들은 검술 레벨을 5 이상 올렸을 터.
“재밌는 건 그 한 번이 이제까지의 모든 성장을 보여 줄 거란 거다.”
“……!”
벨라는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비록 남들보다 턱없이 느렸지만 한 번 성장하면 다른 스킬의 5레벨 성장보다 나을 거라는 것.
벨라는 알게 되었다.
‘이것이 검왕의 검술의 진짜 묘리…….’
검술의 성장은 유한하다.
9레벨의 검술을 만들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하고 새로운 검술을 배워야 한다.
그런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한데, 느리지만 한 번 성장하면 5레벨의 성장을 아우르는 그 힘은 일반적인 검술보다 더 오래, 더 강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벨라는 문득 궁금해졌다.
‘고작 한 번.’
그 한 번의 성장이 어느 정도의 힘을 낼지 말이다.
***
현수에겐 오래도록 기다려 왔던 순간이었다.
[검왕의 검술이 레벨 업 합니다.]극악으로 오르던 숙련도는 300레벨을 달성하는 순간 기이할 정도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또 몬스터들 틈에 싸인 현수는 죽어 가던 게 아니었다.
99.1%에 이르던 검왕의 검술의 숙련도를 채우기 위함이었다.
굳이 채우는 것은 아니었다.
‘몬스터들의 범위가 반경 20m를 아득히 넘는다.’
현수는 한 번에 놈들을 잡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했다.
[아스늄을 보유 중이십니다.] [HP가 10% 미만으로 하락하였습니다.] [HP가 15%까지 회복됩니다.]그랬기에 살을 주고 뼈를 취하는 전략으로 기다렸던 거다.
250레벨.
그 아득한 레벨을 올릴 동안 고작 1레벨 업을 한 검왕의 스킬을 보며 희열했다.
자신의 만족을 넘어, 경이로울 정도였기 때문이다.
몬스터들 틈으로 산지기 둔이 얼굴을 들이밀었다.
“고맙다.”
“……?”
둔은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다.
무엇이 고맙다는 거지?
“죽여!”
키이이이이잉-
감각을 마비시키는 청아한 울음.
검의 울음의 묘리는 무차별적인 난도질에 있는 바.
[50% 더 빠르게 적들을 베어 냅니다.] [적으로 인식된 모든 적을 230%의 추가 데미지로 무차별적으로 베어 냅니다.] [직접 베지 않아도 반경 30m 내라면 베이며 모든 방어력을 무시합니다.]더 빨라진다는 건 평소보다 50%는 많은 딜을 넣을 수 있다는 의미다.
더불어 평소의 검의 울음은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다.
여러 동작을 거쳐야 한다는 거였다.
무릎을 낮추고 작게 호흡하며, 검집에 넣은 검을 꺼내야 했다.
‘이젠 아니다.’
네 사람이 현수에게 찌르거나 스킬을 사용하는 자세로 지척에 이르러 스턴에 빠졌다.
그리고 현수가 610% 이상 강화된 지존도를 올려 쳤다.
펄러억-
본래 검의 울음의 가격 소리는 ‘콰콰콱’이었다.
그 소리가 변화했다.
쿠르르르르르륵, 콰자자자자작-!
수백 개 이상의 칼날이 휘둘러지는 소리.
둔은 이해할 수 없었다.
‘……뭐야?’
눈 내린 설산.
현수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몬스터가 도륙되어 쓰러지고 있었다.
‘내가 도대체 뭘 보는 거야……?’
자신의 동료들이 재로 화하고 있다.
수십 갈래로 나뉜 몬스터들도 마찬가지다.
풀썩-
‘도대체 이놈은 뭐야아아!’
그 목에 검을 겨누는 현수는 차갑게 웃었다.
그가 둔에게 고맙다고 한 명확한 이유가 지금 눈앞에 드러나서다.
[경험치 3배, 드랍률 3배가 적용됩니다.]60여 마리의 몬스터, 그리고 4인방에게 적용된 것.
상식을 벗어나는 알림이 그를 강타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