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6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61화(161/312)
아르테의 염원 (2)
새로운 스토리는 무엇인가?
남들은 해내지 못할 일을 해내어 스토리를 훌륭하게 이끄는 자들의 전유물이다.
그들은 더 극대화된 보상을 얻을 수 있다.
단, 더 어려워진 시련을 해내야 한다.
현수는 새로운 스토리를 숱하게 이겨 왔으며, 얼마 전 당신을 위한 스토리를 클리어한 적도 있다.
당신을 위한 스토리는 새로운 스토리보다 한 급 위였다.
대신 그만큼 더 어려웠다.
그리고 들려온 알림.
[또 한 번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또 한 번의 스토리는 새로운 스토리보다 훨씬 극대화된 보상을 줄 것입니다.]그리고 이 또 한 번의 스토리라는 것을 아르테의 행동에서 눈치챌 수 있었다.
새로운 스토리가 산을 넘는 것처럼, 여러 산을 넘어 발발하는 연계 퀘스트라는 걸.
아르테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나는 300년 동안 베레스산맥 안 현자의 탑에 있었네.”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남들은 모르는 비밀 하나가 있지, 나는 이곳에 갇혀 있는 걸세.”
“갇혀요?”
“피의 악마 그라우트.”
아레스의 세계관은 방대하다.
그리고 마계에 살아가는 악마들도 존재했다.
“그가 나를 이곳에 가두었지.”
아르테의 눈에 슬픔이 깃들었다.
“300년 전의 나는 굉장했지. 제국의 황제, 성녀, 교황, 전설 들. 모두가 나를 만나고 싶어 했지, 그런 어느 날 한 사내가 날 찾아왔어.”
“그가 그라우트였군요.”
아르테는 고개만 주억였다.
“평범한 인간의 모습으로 날 찾아온 그는 대뜸 말하더군, 자신과 지식 대결을 펼쳐 보자고.”
아르테는 쓴웃음을 지었다.
“그는 대단했지, 세상에 이러한 정보들을 알고 있으며 똑똑한 자도 있구나 했어. 하지만 나한테 비할 바는 아니었네, 그 순간 진짜 모습을 드러내더군.”
그는 그때를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는 표정이다.
“악마가 때론 인간의 모습으로 내려온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 그는 내게 말했네. ‘내 지식을 아득히 넘는 그대는 벌을 받아야겠구나.’”
“…….”
현수는 슬픈 눈빛의 아르테를 보았다.
인간을 그저 유희 삼아 가지고 논다는 악마들의 이야기.
그 이야기 속에 아르테가 있었던 거다.
“그는 지식의 악마라고도 불리지, 놈은 나를 시기한 거였어. 내가 이겼든 졌든, 그는 나를 가뒀을 거야. 그렇게 이 베레스산맥에 갇히게 되었네.”
현수가 궁금한 것을 물었다.
“나가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베레스산맥엔 정말이지 많은 몬스터들이 살고 있지, 내가 나가는 순간 모든 몬스터들이 내게 달려들 것이네.”
현수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임을 눈치챘다.
‘이곳의 모든 몬스터가 아르테를 죽이기 위해 달려든다라…….’
그리고 현수는 몸서리쳤다.
300년.
‘그 긴 시간 동안 이 안에 갇혀 세상에 나가지 못했다고……?’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었다. 그리고 그저 인간을 재미 삼아 가지고 노는 악마에 대한 환멸이 들었다.
“아름다운 새에 대해 아는가?”
아르테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새를 좋아했네, 어느 날 그들은 더 가까이서 새를 보고 싶어 녀석을 잡아 새장 안에 가뒀지.”
“그리고 새가 날지 못해 너무도 아프고 힘들다는 사실도 모른 채 ‘아름다운 새다.’ ‘저 녀석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라고 말하지.”
그래, 지금의 아르테. 그는 새장 안에 갇혀 있었다.
“그리고 나 역시 가족이 있었네, 비록 어머니뿐이었고 이미 그분께서 돌아가신 것을 아네.”
현수는 불현듯 자신의 아버지를 떠올렸다.
만나고 싶어도 만날 수 없다는 슬픔에 공감한다.
“그런 나를 이 새장 밖으로 꺼내 주겠는가?”
[연계 퀘스트: 새장]등급: S
제한: 아르테의 제안을 받은 자
보상: 당신을 위한 스킬 창조
실패 시 페널티: 아르테의 사망
설명: 아르테는 300년 동안 현자의 탑 안에 갇혀 살아왔다. 그가 자유로워질 수 있게 도와준다면 그의 특성에 의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퀘스트의 등급은 S였다.
그리고 현수에게 당신을 위한 스킬 창조는 너무도 매력적인 것이다.
‘오직 나만을 위한 스킬.’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고맙네, 이제 우리가 함께 이 탑을 나갈 수 있는 방법을…….”
바로 그때.
창문이 저절로 열리며 그 안에서 쏘아진 흑빛 화살 한 발이 아르테에게 적중했다.
그 화살은 적중하는 순간 관통하거나 박히지 않고 그대로 아르테의 몸에 스며들었다.
[고통의 화살] [어떠한 물리적 피해도 입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력한 고통이 지속됩니다.]그에 적중당한 아르테가 비명을 질렀다.
“끄으으윽, 으그그극, 크하아아악!”
현수는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으, 으아아악, 크하아아악!”
그리고 사람의 것이 아닌 이질적인 목소리가 들려왔다.
***
피의 악마 그라우트.
그는 지식의 악마라고도 불린다.
먼 옛날,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난 그라우트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들었다.
세상의 모든 것을 안다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였다.
한낱 인간 따위에게 그런 이름이 붙은 것.
그라우트는 곧장 그 인간을 찾아가 대결을 펼치자 했다.
결과는 완패.
그라우트는 아르테를 시샘했다.
천 년 이상을 살아온 악마.
그런 자신보다 뛰어난 지식을 가진 인간.
질투하고 시샘한 그라우트는 그를 가두어 버렸다.
그리고 평생을 가지고 놀기로 했다.
이유?
그저 유희에 불과하다. 벌레 같은 한낱 인간이 자신보다 뛰어났던 것에 대한 대가.
평생을 새장에 넣어 두고 괴롭히리라.
그리고 그라우트는 악랄한 악마였다.
그가 희망을 품을 것을 알았다.
언젠간 이곳을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실제로 그라우트가 그를 가둔 것 자체도 완벽한 건 아니다.
악마의 지상 강림은 막대한 페널티를 입히며, 힘의 손실을 일으킨다.
아르테는 그 현자의 머리로 알아낸 거다.
베레스산맥을 벗어나면 더 이상 자신이 그를 가둘 수 없다는 걸.
하지만 상관없었다.
그가 가지는 그 희망!
그것을 무너트려 왔다.
그가 나가고자 하는 생각을 품을 때마다, 새장 안에 손을 넣어 조물딱거리며 가지고 논 거다.
그때마다 새는 발버둥 쳤고 그라우트는 웃었다.
“불경하다. 아르테, 내 너를 생각하여 세상에서 가장 고귀하고 아름다운 존재로 만들어 주었건만.”
현자의 탑을 만든 이는 그라우트였다.
“고통 속에서 생각해 봐라, 고귀함이란 것이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는…….”
그때.
“……이 화살 돌려주마.”
그라우트는 탑 안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들었다.
‘호오?’
그들을 감시하던 그라우트는 아르테가 탈출을 위해 영입한 자가 고작 대장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르테가 그를 선택한 이유 역시 알았다.
전설들에게 부탁하여도,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그들은 감히 악마와 싸우려고 하지 않을 테니까.
그런데 저 이방인 사내는 죽어도 되살아나니, 아르테가 걸어 볼 유일한 희망이었던 거다.
그라우트는 흥미를 머금었다.
두 개의 뿔.
검은색 피부였지만 한없이 아름다운 미남자.
눈 끝은 날카롭게 올라가 있고 쭉 찢어져 있다.
날카롭게 솟은 콧대와 매끄러운 턱선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악마는 강하다.
그랬기에 그는 그 특유의 여유로움을 가지고 있었다.
팔짱을 낀 그라우트가 웃었다.
‘대장장이가 쏜 화살? 어이가 없군. 이것은 인간들의 객기인가?’
인간이란 우습다.
감정에 사로잡혀 한 치 앞도 제대로 보지 못한다.
“기대하고 있으마.”
그라우트가 웃었다.
***
[피의 악마 그라우트의 출현!] [피의 악마 그라우트 Lv.401] [악마는 지상에 온전한 모습으로 강림할 수 없습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는 50% 이상 약화된 상태이며 조각의 상태입니다.] [조각 상태의 그라우트는 평소 절반의 HP 총량만을 보유하고 있습니다.]아르테는 눈이 까뒤집어지는 고통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그때 현수가 그를 안아 벽 쪽으로 걸어갔다.
그 고통 속에서도 아르테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부끄러웠다.
“몇 번 있던…… 크흡, 일이네, 놈은 이렇게 내가 나가고자 하면 벌을 주곤 했지.”
현수는 아무 말 하지 않았다.
천천히 벽 앞에 내려놔 등을 기대게 했다.
그리고, 메마른 입술로 첫마디를 뗐다.
“……여러 번 그랬던 거군요.”
“그래, 그러니 너무 걱정하진 말게. 그라우트가 나를 감시하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겠군.”
식은땀을 흘리며 고통에 익숙해져 가는 아르테가 웃었다.
“고통을 멈추게 하는 방법은 뭔가요?”
“……놈도 지상의 강림은 부담을 주네, 자신이 흩뿌린 조각을 통해 강림한 것이지, 저 조각을 없앤다면 멈추게 할 수 있네.”
아르테는 알고 있었다.
조각 따위여도, 약화되었어도 그라우트는 너무도 강했다.
“자네는 돌아가시게, 괜히 악마의 눈에 들지 말고.”
아르테는 이 순간 현수를 걱정했다.
“우리의 이야기는 없던 걸로 하지.”
[연계 퀘스트: 새장이 아르테의 결정하에 종료되려 합니다.] [아르테가 포기하면 페널티가 발생하지 않습니다.]“허허, 난 걱정 말게, 300년이란 시간 동안 익숙해졌으니.”
아르테는 최대한 활짝 웃었다.
그와 자신이 만난 시간은 짧았다.
“나중에 자네가 더 강해진다면 그때 와 주게.”
그러면서 되레 현수의 어깨를 두들겼다.
“난 아무렇지도 않네.”
그때 아르테는 현수와 눈이 마주쳤다.
빨려들 것 같은 흑안.
입가에 그려진 씁쓸한 미소.
“정말 괜찮나요?”
“…….”
아르테는 더 이상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그가 복받친 감정을 토해 냈다.
“크흐흑, 괜찮을 리 없지 않은가……!”
자그마치 300년이란 시간이었다. 그 시간 동안 아르테는 이 탑 안에 갇혀 지냈다.
하루에도 수십 번 창밖을 보며 바깥세상을 그리워했다.
“……믿습니다, 아르테 님은 절 위해 가장 좋은 스킬을 창조해 줄 거란 걸요.”
현수가 작은 웃음을 지어 줬다.
그를 등 뒤로 한 현수가 창가로 걸어갔다.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 화살 돌려주마.”
현수의 주변으로 반(反)이 발동되었다.
확률에 따라 두 개의 아티팩트 제작이 가능해졌다.
“그, 그게 무슨…… 지금 저 악마를 잡겠다는…….”
아르테는 볼 수 있었다.
광물과 나무줄기가 솟구쳐 올랐다.
하나의 나무줄기가 만들어 내는 그 활을 현수가 쥐었다.
[주몽의 각궁]현수가 오른팔을 들어 올려 완성된 건틀렛을 착용했다.
철컥-
[힘의 건틀렛]또 하나의 힘.
신의 긴급제작.
솟구쳐 오르는 나무줄기와 일전에 사용하고 남은 최상급 오리하르콘.
그것들이 한 발의 화살을 만들어 나간다.
이 화살은 지존도에서 영감을 얻어 냈다.
지존도의 폭주하는 검은 확률에 따라 15초 동안의 데미지가 결정된다.
적게는 200%에서 많게는 600%까지 공격력이 더 높아진다는 거였다.
그 영감으로 제작된 애기살.
[효과 적용률 86%가 적용됩니다.] [에픽 등급입니다.] [당신은 이 화살을 만들면서 그 누구보다 몰입했습니다.] [당신은 아르테의 슬픔과 분노, 그 모든 것에 공감하였습니다.] [대장장이의 혼이 발동됩니다.] [유니크 등급으로 상향됩니다.] [폭주하는 애기살이 한 단계 뛰어나집니다.]아르테는 그에게서 느껴지는 힘을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가 애기살을 활시위에 걸었다.
[절정의 화살이 적용됩니다.] [한 발의 화살의 데미지가 360% 상승합니다. 중첩 가능합니다.]주몽의 각궁의 묘리.
[힘 121이 상승합니다.] [힘의 상승에 따라 관통력이 32%, 물리 공격력 15%, 스킬 데미지 22%가 상승합니다.]힘의 건틀렛의 묘리.
[폭주하는 화살] [2% 확률에 의해 검의 기본 공격력이 401% 상승합니다.] [15초간 지속됩니다.]일곱 번째 전설의 묘리.
아르테는 그를 넋 놓고 바라봤다.
갈색 코트를 입은 현수가 온 힘을 다해 애기살을 건 뒤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아르테는 소리를 들었다.
끼이이익-
그것은 누군가 닫혀 있던 새장의 문을 여는 소리였다.
새장을 열어 준 그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갑시다.”
그가 활시위를 놓은 순간.
[가장 완벽한 삼위일체(三位一體)입니다.] [10%의 추가 공격력이 깃듭니다.] [역대 화살 중 가장 강력한 한 발의 화살일 것입니다.] [칭호 가장 강력한 한 발을 만든 자가 생성됩니다.]비로소 한 발의 화살이 쏘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