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6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62화(162/312)
아르테의 염원 (3)
이세진 대표의 집무실로 김태석 팀장이 찾아왔다.
“뭐? 또 한 번의 스토리가 발발해?”
세진은 놀랐다.
가상현실 게임 아레스엔 ‘새로운 스토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 새로운 스토리는, 남들보다 더 잘 클리어한 유저들을 위한 전유물이다.
또 가끔씩 클리어율이 높아 발동되는 하나의 보상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이 새로운 스토리는 등급이 나뉘어 있다.
7등급의 일반적인 새로운 스토리.
6등급은 당신을 위한 스토리와 또 한 번의 스토리였다.
이 또 한 번의 스토리는 보통 연계 퀘스트 발동이지만 더 특별한 묘리도 담고 있다.
“등급이 계속 상승할 수 있다는 건가.”
또 한 번의 스토리는 등급이 추가 상승할 수 있다.
6등급의 것이 5등급, 4등급, 3등급으로 계단식 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거다.
“악마 그라우트와 연계된 퀘스트라…….”
악마 그라우트였기에 이세진은 그것이 어느 정도까지 올라갈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또 한 번의 스토리가 발동되었고 한 등급 상승한다면 스토리율이 적용되기 시작하겠어.”
“맞습니다.”
스토리율은 등급이 상승할 때마다, 또 하나의 스토리가 시작될 때마다 얻게 될 터였다.
그리고 스테이지처럼 그것을 클리어해 나갈 때마다 올라간다.
또 놀라운 성과로, 경이적인 일로 해내면 터무니없이 올라가며 끝에 이르러 모두 완수했을 때, 종합되어 보상을 내린다.
“만약 또 한 번의 스토리가 재차 발발된다면 깰 수 있긴 한 건가?”
이세진은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자신의 상식 선에선 판단하기 힘들었다. 자그마치 악마 그라우트와 연계된 퀘스트였기 때문이었다.
“저도 모르겠습니다.”
태석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다 세진은 흥미로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만약 깬다면 그는 무엇을 얻어 갈까.”
스토리의 끝을 보았을 때 도대체 어떤 보상이 내려질 것인가.
그 모든 건 현수 유저가 해내는 것에 달렸으리라.
***
그라우트가 웃었다.
한낱 인간 대장장이가 쏘아 보낼 화살.
인간들을 벌레처럼 가지고 노는 그라우트에게는 우스운 일이었다.
악마.
전투 종족이라는 마족 중에서도 최고의 반열에 오른 이들로 마족들을 다스리는 귀족들이다.
그라우트는 그런 악마들 중 최하위권에 속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강했다.
완전한 힘을 발휘하는 본체 그라우트는 레벨 700대의 힘을 가진다.
이제껏 아레스에서 한 번도 등장한 적 없는 기이한 레벨대다.
물론 아레스 게임은 철저히 밸런스를 맞춘다.
700레벨의 본체 그라우트는 함부로 강림할 수 없다.
그 강림을 하려면 본인에게도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
그래서 그라우트는 조각의 힘을 빌려 현현했다.
조각 상태인 그라우트는 평소의 50% 힘도 채 발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400레벨 이상의 힘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한낱 벌레가 쏘아 보낸 한 발의 화살이 그라우트에겐 우습기만 하다.
그때.
그라우트의 기감이 거대한 힘을 느꼈다.
“……?”
피이이이이잉-!
기이할 정도로 빠른 움직임이었다.
그라우트가 본능적으로 오각형의 실드를 형성시켰다.
그 순간.
빛의 속도로 날아온 화살이 실드와 충돌을 일으켰다.
꽈르르르륵-!
대부분의 실드란 것들은 사용자의 총방어력에 따라 내구성이 결정된다.
악마 그라우트의 방어력은 인간들이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범위에 있었다.
아무리 그가 50% 이상 약화되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그러나.
콰자아아악-
실드를 꿰뚫은 화살이 그라우트의 가슴에 박혔다.
[61,313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그라우트의 육체가 뒤로 밀려난다.
“크하아악!”
15m가량을 날아가는 그라우트는 당황했다.
‘이, 이건……?’
곧 그라우트는 깨달았다.
분명 화살의 힘은 자신을 관통하고도 남았다.
그런데 자신의 가슴에 박혀 있다.
불길한 표정으로 그 화살을 내려다보자 붉게 가열되고 있었다.
천재 대장장이는 만약의 수를 준비했다.
한 발의 화살을 빚으면서도, 조각조차 부수지 못할지도 모른다 판단했다.
그래서 넣은 하나의 힘.
확률적 발동의 그 힘이 이 순간 그의 의지처럼 기지를 드러낸다.
[네 번의 화살.]입었던 데미지를 4회 연속 추가로 밀어 넣는다.
한 번.
“크하아아아악!”
[53,313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두 번.
“커흐윽!”
[54,075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세 번.
“캬하악!”
[44,317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네 번.
“크으읍!”
[57,976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그라우트의 HP가 4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한 번에 급격한 데미지를 입었습니다.] [상태이상 실신이 발동합니다.] [2초 동안 기절합니다.]그라우트의 현재 HP양은 평소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그 절반도 되지 않는 총량은 HP바에서는 100%로 채워져 있었고 이 한 발의 화살이 60%가량을 깎아 냈다.
그라우트는 이러한 고통을 수백 년 만에 느꼈다.
심지어 그는 너무도 강렬한 고통에 허공에서 잠깐 기절까지 했다.
정신을 차린 그의 고귀한 얼굴이 일그러졌다.
“죽여 버리겠다아아아악!”
한낱 벌레다.
그러한 벌레가 입힌 치욕을 그라우트는 기필코 갚아 줄 생각이었다.
그때.
오소소-
현자의 탑으로 날아가려던 그라우트가 등 뒤로 느껴지는 스산함을 느꼈다.
고개를 돌린 그라우트는 놀랐다. 하늘을 지면 삼듯 현수가 서 있었기 때문이다.
***
(가장 강력한 한 발을 만든 자)
유일칭호
등급: A
특수능력:
·기존의 가장 강력한 한 번의 공격을 넘어서는 공격을 또 한 번 만들어 낼 시 2배의 데미지가 적용됩니다.
방금 전 현수가 쏘아 보낸 화살은 아레스에서 손꼽히는 한 방의 데미지다.
최상위 하이랭커들의 레벨대가 360에서 370 사이다.
세계 랭킹 1위조차 400레벨대로 알려져 있다.
현수는 자신한다.
만약 이 화살이 적중한 이가 360~370레벨의 하이랭커였다면 직업군에 따라 강제 로그아웃 혹은 90% 이상의 HP를 깎아 냈을 거다.
“……해 주시면 될 거 같습니다.”
그리고 쏘자마자 현수는 아르테와 대화를 나눴다.
대화를 끝낸 현수가 창틀을 밟았다.
그때.
[당신은 피의 악마 그라우트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혔습니다.]현수가 놀랐다. 이해되지 않아서였다.
‘난 이미 퀘스트를 받았는데, 또 왜……?’
[또 한 번의 스토리가 시작됩니다.]“……!?”
아르테에게 연계 퀘스트: 새장을 받기 전 이미 들었던 알림이다.
대체로 새로운 스토리의 알림의 시작은 난이도 상승과 더불어 보상의 극대화에 있었다.
‘2연속으로 이런 알림이 들릴 수도 있었나……?’
애초에 또 한 번의 스토리는 처음 받아 보는 내용이었고 모르는 시스템이 숨겨져 있을 수 있었다.
띠링!
[연계 퀘스트: 피의 악마 그라우트의 조각]등급: S
제한: 새로운 에피소드를 발동시킨 자
보상: 스토리율 25% 획득, 경험치 및 드랍률 X2
실패 시 페널티: 아르테의 사망.
설명: 당신의 쏘아 낸 한 발의 화살이 피의 악마 그라우트를 자극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의 조각을 처단하라.
퀘스트 내용엔 스토리율이란 것도 있었다.
그리고 이 또 한 번의 스토리의 이점을 알 수 있었다.
‘경험치 획득량과 드랍률 2배……?’
조각이라고 할지라도 보스급이다. 그것도 400레벨이란 어마어마한 레벨을 가졌다.
그러한 네임드 보스급의 2배의 경험치 적용률은 상상도 할 수 없다.
‘이제껏 난 많은 네임드들을 이겨 왔어.’
하지만 그러한 놈들보다 조각은 훨씬 레벨이 높았고 그만큼 많은 경험치를 준다는 거다.
2배 보상으로 얼마만큼의 경험치 획득량이 오를지도 상상되지 않는다.
“가겠습니다.”
재앙의 도약.
현수는 단숨에 놈의 등 뒤로 이동했다.
그를 발견한 그라우트는 놀랐다.
‘이자가 대장장이라고?’
그라우트가 아는 대장장이라는 벌레들은 대장간 안에서 아티팩트나 만드는 작자들이었다.
병사나 기사보다 더 바닥의 삶을 사는 존재들.
그라우트는 이상하다고 느꼈다.
그는 수백 년 전, 어떠한 전설과 싸운 적 있다.
사내에게서 일순 그 전설의 기백이 느껴지고 있다.
‘하지만…….’
그라우트의 눈빛이 차가워졌다. 대단했던 한 발의 화살로 인해 본질을 보지 못했다.
들여다본 그의 육체는 그 전설에 비해 보잘것없는 것이었다.
또 자신이 본 인간들 중에서도 가장 하찮고 보잘것없었다.
그라우트가 웃었다.
“고작 이 한 번을 몰아붙였다고 기고만장한 꼴이라니.”
그라우트와 현수가 움직였다.
그라우트의 검날과 같은 날카로운 팔과 현수의 검이 쉴 새 없이 충돌했다.
까라라라랑-!
현수는 감탄했다. 그라우트의 속도가 자신을 월등히 압도해서다.
또 실력이라고 하기 뭐하나 비상식적으로 느껴지는 움직임이었다.
‘무술을 배운 것도, 싸우는 법을 익힌 것도 아니다.’
태생(胎生).
그들은 날 때부터 축복받은 유전자를 받은 거였다.
공격을 허용한 현수의 얼굴이 급격히 일그러진다.
스가아악-
[HP가 9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8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81%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이제껏 만났던 어떠한 적보다 더 강한 데미지였다.
“그거 아는가?”
그라우트가 비웃었다.
“이것이 내 힘의 원천이 아님을.”
곳곳을 베인 현수의 몸에서 흘러내린 피들이 방울을 이룬다.
현수의 주변으로 두둥실 떠 있는 방울들이 곧 날카로운 송곳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푸푸푸푸푸푸푸푹-
[HP가 7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71% 미만으로 하락합니다.] [HP가 5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현수의 HP가 기하급수적으로 하락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는 말 그대로 피를 주 무기로 사용하는 악마였다.
전투술 자체는 그저 보조에 불과했던 거다.
현수가 다급히 발동한다. 검왕의 묘리, 급소를 공격하면 추가 데미지를 입히는 격랑의 검.
그 순간.
화아악-
[무효화됩니다.]“……!?”
현수가 당황했다.
단 한 번의 손짓에 그의 모든 것이 가로막힌다.
“피폭발.”
콰아아앙-
현수가 흘린 피가 그의 밑에서 폭발해 HP를 단숨에 20% 미만으로 떨어트린다.
“크흡!”
그라우트는 재밌는 상상을 했다.
“네게 저주를 걸어, 내 악마성으로 데려갈 것이다.”
그라우트의 안광이 번뜩인다.
“네가 만든 화살과 같은 작품을, 나와 내 군대를 위해 평생 만들어야 할 거다.”
NPC들의 자유도는 터무니없다. 그들의 속박을 유저는 풀 수 없고 ㈜푸름도 참견할 수 없다.
유저의 대단함에 침범하지 않듯, 유저의 나락에도 침범할 수 없다.
“너 역시 새장에 가두어 바라볼 것이다.”
[HP가 12%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고작, 이거였더냐! 응!? 크하하하하!”
그라우트는 기뻐 미칠 것 같았다. 이렇게 또 하나의 장난감을 얻었다는 것이 그를 희열케 했다.
그때 현수의 표정이 일변했다.
“고작 이거겠냐?”
그가 등진 현자의 탑 안의 아르테가 보였다.
현자 아르테.
그는 강한 사내는 아니었다.
그러나 일시적 스킬 창조의 힘이 있었다.
현수는 그라우트에게 날아오기 전 말했다.
‘아르테, 되돌려줍시다. 당신이 받았던 고통.’
아르테가 일시적으로 창조한 힘.
“그라우트으으으으으!!!!”
[통한의 검격] [지정한 한 사내에게 깃들며 그가 가진 하나의 스킬의 레벨을 3 극적으로 끌어올립니다.] [분노와 원한의 집약체입니다. 고통이 7배 증가하여, 적의 이지를 마비시킵니다.]그라우트의 눈이 떨렸다. 방금까지 한없이 나약했던 사내가 일변하여 폭주한다.
[폭주하는 검.] [10% 확률에 의해 검의 기본 공격력이 401% 상승합니다.] [15초간 지속됩니다.]거기에 깃들어진다.
현자 아르테와 명장(名匠) 현의 합작.
[통한의 검격이 귀신걸음에 적용됩니다.] [귀신걸음의 레벨이 3 상승합니다.] [귀신걸음의 데미지가 각 회당 180% 증가하며 3초로 상향됩니다.] [한 번의 공격이 7배의 고통을 일으킵니다.]현수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아마 아르테는 더 고통스러웠을 거다.”
물론 아르테와 현수는 만난 지 얼마 안 된 작은 인연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것은 공감이란 힘을 가진다.
그 어떤 사람도 작은 방 안에 300년 동안 갇혀 있는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내 가족, 내 연인, 나의 집, 세상. 그 모든 것을 잃은 채 아르테는 끝없이 그 안에서 절규해 왔다.
“너 역시 고통스러워해라.”
아르테가 다진 길을 현수가 걷는다.
“귀신걸음.”
이제 그라우트가 절규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