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6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64화(164/312)
아르테의 염원 (5)
산사태는 양날의 검이다.
몬스터들을 단숨에 쓸어버릴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저 거대한 산사태가 우리조차 삼킬 수도 있었다.
지금도 엄청난 속도로 내려오는 산사태가 가까워지고 있었다.
쿠드드드드드
현수가 아르테를 안고 재앙의 도약을 펼쳐 날아오른다.
끼에에에에에-!
산사태의 발생으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던 비행형 몬스터들이 현수와 아르테를 향해 몸을 틀었다.
[설산 그리폰 Lv.343]수백 마리의 그리폰 떼.
지상에 내려가면 해일에 휩쓸리며 재앙의 도약 상태에서 아르테를 안고 싸울 수도 없다.
[위기의 순간입니다.]현수는 철저한 계획을 확립시키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사람이었다.
불현듯 아버지와의 대화를 떠올린다.
‘아빠, 오늘은 또 어디로 가요?’
‘오늘은 여수란다.’
우리나라 보물로 지정된 제야의 종, 보신각종을 만들었던 것처럼.
사인검, 칠지도, 용광검을 복원했던 것처럼.
오직 수제작 대장장이들만이 제작할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전라남도 여수.
경상남도 통영.
경상남도 사천.
하동 금남면.
그 외 전국 곳곳.
사람들은 갈수록 현대화되어 가는 세상 속에서 옛것들을 좋아했다.
“아르테, 스킬 레벨 상승 가능하다고 했죠?”
아르테의 힘은 대부분 버프에 치중되어 있다.
“그 힘을 제게 주세요.”
아르테는 묘책이 있나 의문을 품었다.
[아르테의 축복] [스킬 레벨 2를 지정하여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그 힘을 현수는 신의 긴급제작에 적용시켰다.
사실 현수는 아티팩트가 아닌 것에 긴급제작을 사용해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러나 아티팩트든 이것이든 그 이치는 같다.
신의 긴급제작은 재료가 없을 시엔 임시로 부여된 재료를 사용한다.
임시적 재료는 보통 가장 별 볼 일 없는 재료들이다.
그러나 이 산에는 그것의 주재료가 되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았다.
[신의 긴급제작을 시작합니다.]스킬을 발동시키며 현수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의 머릿속에 설계도가 펼쳐진다.
복잡하고 어려운 재료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가장 완벽한 이것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현수란 대장장이는 수백 번, 수천 번도 더 이것의 설계도를 이해하고 외워 왔다.
번쩍-
비로소 시작된다.
이것의 주재료가 되는 것들.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자리 잡은 베레스산맥의 나무들이 기둥째 뽑힌다.
그것들이 빠르게 깎이며 수백 개의 각기 다른 모양의 재료가 된다.
현자를 가뒀던 현자의 탑.
그 현자의 탑이었던 것들이 일그러져 허공으로 솟구쳐 오른다.
솟구쳐 오른 그것들이 붉게 가열되어 용암처럼 녹는다.
그리고 천재 대장장이의 지식 안에서 이음새의 재료가 되어 준다.
허공에 떠 있는 수백 개의 이음을 위한 철붙이들. 나사, 못과 같은 것들이었다.
비로소 수백 개의 나무 재료들이 제각각의 위치로 간다.
나사와 못과 같은 철붙이 재료들도 마찬가지다.
그것들이 하나로 합해지며 끝없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따다다다다다다당-
쿠쿠쿠쿠쿠쿠쿠쿵-!
긴급제작의 묘리는 횟수를 입력하면 그에 걸맞게 두들겨진다.
현수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그것들을 입력해 나갔다.
그리고 서서히 완성되어 가는 그 자태.
아르테의 눈이 흔들렸다.
“어, 어찌 이런 것을 이리 순식간에…….”
총길이 20m.
거인형 몬스터들을 훌쩍 뛰어넘는 높이.
가장 앞쪽에 자리 잡은 용의 머리 모양.
[가장 완벽한 제작법일 겁니다.]효과 적용률이란 것은 가장 완벽하게 제작했을 때 빛을 발한다.
[효과 적용률 98%입니다.]아르테는 그것을 눈에 담으며 물었다.
“도대체 저건 뭔가?”
너무도 기이한 생김새였기 때문이다.
현수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금신전선(今臣戰船)]“고작 열두 척이었습니다.”
[상유십이(尙有十二)]“그 열두 척의 배로 적선 330척을 무찌르고 나라를 구한 배.”
[가장 완벽한 제작품입니다.]“거북선입니다.”
[일곱 번째 전설이 쓰여집니다.] [부러질지언정]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 돌파구를 찾아내셨습니다.] [완성된 배의 효과가 8% 더 뛰어나집니다.]아르테가 감탄했다. 배에서 느껴지는 광폭한 기운은 상식을 초월하고 있었다.
키에에에에에-
그리고 그리폰 떼가 지척에 이르렀다.
허공에 띄워진 거북선.
완성된 그것이 거칠게 쏟아지고 있는 산의 해일로 내려앉는다.
아르테와 함께 거북선에 탄 현수가 말했다.
“꽉 잡으십시오.”
비로소, 거대한 함선이 눈 위에 착지한다.
쿠그그그그그-
일곱 번째 전설의 묘리가 드러난다.
[일반 배의 3배에 달하는 방어력이 적용됩니다.] [그 어떠한 물리적 충격도 이 배를 부수기 쉽지 않을 것입니다.]경이로운 수준이다.
일반 배의 3배의 방어력.
현실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그러나 가장 완벽한 무언가를 만들어 내면 아레스는 보상을 내린다.
더불어 그 보상의 내용을 써 내려가는 현수의 맞춤제작의 힘이다.
‘왜 꽉 잡으라는 거지?’
아르테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 말과 다르게 이 배 자체가 너무도 완벽하여 흔들림이 없었다.
여기서 두 번째 묘리가 드러난다.
[거북선 가속] [거북선이 2배의 속도로 나아갑니다.]화아아아아악-!
돛이 펼쳐진다.
거센 바람은 남쪽으로 불고 있었으며 그것은 바로 밑쪽이었다.
팽패팽-!
끼에에에에에-
그리폰들이 두 사람을 공격하려 했다.
그러나 돛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가속화된 거북선이 튀어 나갔다.
쿠그그그그그그그-!
아르테는 거칠게 흔들리며 밑으로 내리꽂히는 배를 느꼈다.
주위의 풍경이 빠르게 지나친다.
그러다 눈을 휘둥그레 떴다.
눈앞에 펼쳐진 수십 그루의 나무들과 돌무더기들은 이미 지나친 산사태에도 견고히 버티고 있었다.
“으, 으아아악!”
아르테가 서둘러 얼굴을 보호하는 제스처를 취했다. 배의 반파를 예상했다.
하지만 현수는 산의 모든 것을 보았다.
배의 방어력을 극도로 높이는 맞춤제작을 넣은 이유가 여기서 드러난다.
콰지지지지직-!
나무와 바위 들마저 깨부수며, 거북선은 나아가고 있었다.
더불어 하늘을 나는 비행형 몬스터들은 감히 이 거북선의 속도를 쫓지도 못하고 있었다.
또 산에서 쏟아져 내리는 산사태의 힘은 밑으로 내려갈수록 약해지기 마련이다.
그 모든 것을 계산한 현수에 의해 거북선이 크게 진동했다.
쿠그그그그그그그-
[거북선 두 번째 가속] [거북선이 3배의 속도로 나아갑니다.]콰아아아아아-!
스스로 추진력을 내어 거북선이 속도를 늦추지 않고 더 빠르게 내려간다.
아르테는 경이로웠다.
300년간 갇혀 있던 베레스산맥.
그런데 이 한 척의 배가 눈 깜짝할 사이에 자신을 새로운 세상으로 인도하고 있었다.
레벨 업한 긴급제작의 시간은 50초.
고작 20초 만에 베레스산맥의 절반 가까이를 내려왔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는 것. 탑 근처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아르테는 행복을 느꼈다.
비로소 하나의 결심을 내렸다.
현수는 가장 앞에 서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었다.
아르테의 손이 그의 등 뒤에 닿았다.
[당신을 위한 스킬 창조가 시작됩니다.]***
현수가 의아한 표정으로 뒤를 돌아보려 했다.
“돌아보지 말게, 좀 민망하니.”
아르테의 목소리가 부드럽다. 처음 만났을 때와 확연히 달라진 음성이다.
“원래라면 내가 완전히 탈출해야만 자네에게 주었을 걸세.”
아직 두 사람은 이곳을 탈출한 게 아니다.
“사실 난 괴짜 아르테라고도 불리지.”
괴짜 아르테라고 불리는 이유.
“그거 아는가? 난 스킬 창조를 해 주겠다고 했지, 어떤 등급의 것을 창조해 준다고 한 적은 없다네.”
“…….”
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아르테는 어쩌면 레어 등급의 스킬 하나 정도만 떡 하고 던져 주려 했을지도 모른다.
“스킬 창조는 내가 가진 특성이지만 무분별하게 제작할 수는 없네.”
만약 그렇게 무분별하게 찍어 낼 수 있다면 아르테는 신이라고 불렸어야 한다.
그 정도로 스킬 창조는 대단하고 위대한 힘이다.
“평생 100개의 레어를 만들 수 있고, 30개의 에픽을 만들 수 있으며 5개의 유니크를 제작할 수 있지. 그리고.”
아르테의 손끝에서 따스함이 느껴진다.
“10년을 주기로 딱 두 번 전설 스킬을 빚을 수도 있지.”
현수에게 들려온다.
[전설의 힘이 당신의 몸에 깃듭니다.]“……!?”
현수는 놀랐다. 아르테가 이 순간 가장 소중한 전설을 자신에게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기운이 자네에 대한 정보를 읽을 것이고 가장 적합한 힘을 부여해 줄 것일세.”
맞춤제작과 비슷한 이치의 스킬 창조.
“명심하시게, 자네가 가진 힘은 아직 미약하네.”
레벨을 뜻한다.
“검왕의 것이 그러했던 것처럼, 창천의 것이 그러했던 것처럼. 이 역시 성장을 거듭해야 할지도 모르네.”
곧바로 추가적인 힘이 깃든다.
[당신을 위한 일시적 스킬 창조 3회가 깃듭니다.]“이건 딱 1회만 발할 수 있는 소모성 스킬이네, 자네의 몸속에 깃들어 있으니 필요할 때 사용하시게, 이는 적합한 규율 안에서 유니크의 힘들을 발휘해 줄 거네.”
즉, 소모성 스킬 세 개를 현수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음을 뜻한다.
“참, 전설의 스킬 창조는 시간이 좀 걸릴 걸세.”
현수는 느꼈다.
천천히 아르테의 손이 자신의 등을 부드러이 쓰다듬고 있다.
“처음 자네가 산을 오른다고 했을 땐 의심하고 부정했네, 자네가 눈보라를 뚫고 왔을 땐 진심으로 감탄했고, 내 탈모를 치료해 줬을 때는 기뻤으며, 그라우트에게 되돌려주자며 한 발의 화살을 쐈을 땐 고마웠네.”
현수는 작은 웃음을 지었다. 짧은 시간이었으나 그와 자신이 가까워졌고 아르테는 이제 자신을 인정해 주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네는 정말 최선을 다해 줬지, 그 이유를 물어도 되겠는가?”
현수는 입속에서 까끌거리는 것을 말했다.
“……당신이 어머니의 무덤을 가길 바랐습니다.”
물론 가장 큰 이유는 보상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사실이다.
현수는 자신과 아버지의 이야기를 해 줬다.
“저는 눈앞에 있어도 아버지와 대화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신은 300년 전 영문도 모른 채 어머니와 헤어져야 했죠.”
그리고 아르테는 평생 그녀를 걱정해 왔겠지.
이러한 이야기는 공감이란 하나의 힘을 가지게 해 준다.
아르테가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고마웠네, 자네가 있어 걱정 없겠어, 자리 하나가 공석이 되어도 말이야.”
현수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아르테는 곧 떠날 사람처럼 말하고 있었다.
그리고 등 뒤에 닿은 그의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전설이 되게, 나는 여기서 물러나니.”
“……?”
고개를 돌린 현수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아르테의 등 뒤를 한 자루의 검이 관통하고 있었다.
그를 그대로 들어 올린 이가 마치 벌레를 보듯 아르테를 내동댕이쳤다.
“쿨럭……!”
그곳에 검은 기류로 형상을 갖추어 가는 놈이 있었다.
[악마 그라우트가 강림합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 Lv.745] [본체의 강림입니다.] [한 줌의 마기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가 약화됩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가 약화됩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가 약화됩니다.]악마들은 절대 본체로 지상에 오지 않는다.
마기가 없는 지상에 오면 크게 약화되기 때문이다.
그들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내려오지 않는 거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내가 본체로 오게 만들다니.”
한 사내에 의해 평생 느껴 본 적 없는 고통을 그라우트는 느끼게 되었다.
분노와 한에 의해 그 위험마저 무릅쓰게 한 거다.
그리고 현수가 거북선에 속도를 높이는 기능을 넣은 이유는 놈이 오기 전에 산을 벗어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놈은 미리 강림을 한 채 기다리고 있던 것.
비로소 약화된 그라우트가 완전한 힘을 드러냈다.
[피의 악마 그라우트 Lv.501]상식을 불허하는 레벨대, 그를 본 현수가 다급히 아르테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아르테의 HP가 13% 미만으로 하락합니다.]“쿨럭!”
피를 토하는 아르테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간다.
현수가 지면을 박차 그라우트에게 달려들었다.
그런 현수에게서 아르테가 남긴 거대한 힘 하나가 꿈틀대고 있었다.
[스킬 탐색을 완료합니다.] [창조에는 시간이 소요됩니다.] [스킬 인연(因緣)의 창조를 시작합니다.]이땐 몰랐다.
하나의 스킬이 이 전투의 판도를 바꾸리라는 걸.
그리고 들려온다.
[마지막 스토리가 시작됩니다.]이 에피소드의 끝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