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6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67화(167/312)
아르테의 염원 (8)
악마들이 본체 강림을 하지 않는 대표적 이유는 아레스교에 있다.
신성력을 주 무기로 하는 아레스교는 악(惡)이라고 할 수 있는 악마에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이건 사람들의 추측과 예상에 의해 알려진 거다.
물론 악마들은 아레스교가 두려워 본체 강림을 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
인간들 중에 전설이란 이름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그들은 강했다.
오래전, 인마대전에서 쉽게 인간계를 정복할 거라 믿었던 악마들이 점령에 실패한 것이 방증이다.
인간은 나약하다.
그러나 전설은 아니다.
또 그라우트는 알고 있다.
‘인간이란 족속은 급에 따라 어울린다.’
강자끼리 친구가 되고 약자끼리 뭉친다.
현수는 어디쯤인가?
강자도, 약자도 아니다.
그라우트는 이런 생각을 했다.
‘혹여라도 그의 친우란 것들이 온다면…….’
갈가리 찢어발길 거다.
벌레들에게 자신의 힘을 보여 줄 것이다.
모기를 손가락 하나로 찍어 누르는 인간처럼, 그리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부르르-
그라우트의 몸이 떨렸다.
[검왕의 살기] [검왕이 뿜어내는 살기가 전장을 장악합니다.] [상태이상 공포에 걸리셨습니다.]현수의 옆에 서서 그를 부축하는 첫 번째 전설을 보며 현 상황을 의심했다.
[창천의 분노] [창의 분노가 드러납니다. 거대한 위압감이 적들의 숨통을 조릅니다.] [상태이상 호흡곤란에 걸리셨습니다.]두 번째 전설을 보았을 때 그는 한 걸음 물러서며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이건 말도 안 돼…….’
요약하자면 이러했다.
마족의 평균 레벨은 400~450 사이다.
반대로 마계의 악마들은 평균 레벨이 700~800대다.
지금 이 상황은 마족이 친구야, 부탁해!를 외치며 악마를 부른 격이다.
그리고 악마들은 한낱 마족을 지키기 위해 달려왔다.
“네놈이냐? 내 친우, 현수를 이리 만든 놈이?”
창천이란 자의 말에 그라우트는 이리 답할 뻔했다.
‘아니요?’
부정과 외면, 또 도망칠 뻔했다.
악마로서 치욕이다. 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검왕 바라드 Lv.478] [창천 벤 Lv.488]본체로 강림한 그라우트는 레벨 500대이다.
호랑이 기운에 의한 효과는 이미 해지되었다.
‘내가 저들의 기세에 눌린단 말인가?’
상태이상을 저항하지 못했음이 방증이다.
전설들의 상태이상기는 아레스에서 가장 뛰어났고, 악마의 상태이상 저항력은 본체 강림에 의한 약화로 낮아졌다.
긴장하여 숨을 죽인다.
드디어 검왕 바라드가 움직였다.
그라우트는 분노로 일그러진 그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순수하게 질문했다.
‘왜?’
고작 저놈 하나 때문에 이럴 수가 있단 말인가?
또한, 강자와 약자는 명확한 차이가 존재한다.
약자는 분노와 흥분으로 전투를 망치고, 강자는 그것을 매개체로 삼아 더 침착하게 싸운다는 거였다.
그라우트는 대비하려 했다.
그때.
스가아악-
이미 바라드가 그라우트를 베고 지나쳤다.
[33,301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일전의 현수가 입혔던 데미지는 1만에서 1만 7천대였다.
평균 약 1만에서 1만 2천 사이였고 치명타가 터졌을 때 1만 7천까지 올라갔다.
그런데 바라드는 달랐다. 한 번의 평타 공격으로 3만 3천에 달하는 피해량을 입혔다.
쟁점은 이거다.
당시 현수는 폭주하는 검의 묘리에 의해 검 공격력이 200%대로 상승했다는 점.
그리고 NPC들에겐 수련의 개념이고, 유저들에겐 스킬의 개념인 이것.
[검왕의 소드 마스터리 Lv.7]검사들은 소드 마스터리를 보유한다.
초급, 중급, 상급, 최상급.
유저 중 아직 최상급을 넘은 자들은 없다.
그러나 넘는다 해도 그들은 검왕의 소드 마스터리는 가지지 못한다.
검왕의 소드 마스터리는 일단 최상급을 한 단계 넘은 등급이다.
더불어 평범한 소드 마스터리가 검 공격력, 절삭력 등을 3%씩 상승시킨다면 바라드는 이제껏 4.5%씩 상승시켜 왔다는 것.
일반적인 검사를 아득히 초월하는, 아레스 제일의 검사.
콰자아악-
그가 그라우트를 올려 쳤다.
하늘로 솟구쳐 오른 그라우트는 대응을 준비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보다 높은 곳에 있었다.
“검왕의 검술.”
쿠르르르-!
붉은색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검왕의 검술에 있는 힘 중 하나.
격랑의 검.
최근 현수는 검왕의 검술을 1회 레벨 업했다.
그로 인해 현수의 검왕의 검술 중 격랑의 검은 150% 추가 데미지. 급소 공격 성공 시 200%의 추가 데미지로 변화해 더 강해졌다.
그런데.
[공격 시 400%의 추가 데미지를 내며 급소 공격 성공 시 600%의 추가 데미지가 적용됩니다.]바라드의 것은 그를 아득히 초월했다.
그라우트는 본능적으로 급소를 방어하려 했다.
그러나 가장 뛰어난 검사의 검은 막고 싶어도 막을 수 있는 게 아니었다.
푸우욱-!
[157,875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크하아아악, 으아아아악!”
그라우트는 살갗을 파고드는 감촉을 느꼈다. 본능적으로 검을 양손으로 잡고 비명을 질러 댔다.
상식을 초월하는 딜량.
“……감히 누구의 검을 잡는가.”
그리고 감히(?) 검왕의 검을 잡은 대가로 허공에서 난도질됐다.
스가가가가가각-
초당 3회 이상의 쾌검이 그라우트를 벤다.
[36,313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47,971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31,041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물론 그라우트가 당하기만 하는 건 아니다.
솟구치는 그라우트의 끈적한 피가 바라드의 몸 곳곳에 튀었다.
피는 그라우트에게 있어 힘의 원천이다.
비록 검술 실력으로 그를 따라가진 못하나 이것으론 압도할 수 있었다.
바라드의 몸 곳곳에 뿌려진 피가 연쇄 폭발을 일으켰다.
콰아아아앙-
쾅, 콰콰콰, 콰쾅-!
[바라드의 HP가 7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바라드보다 한 수 높은 데미지를 낼 수 있는 게 그라우트였다.
허공에서 연쇄 폭발에 휩싸이는 바라드의 입에서 신음이 흐른다.
“크흡…….”
그 와중에.
스가가가가가각-!
‘이 미친 인간이……!’
폭발을 견디며 그라우트를 베고 있었다.
그때.
쯔쯔쯧…….
노인의 혀 차는 소리가 들렸다.
“이래서 검쟁이 놈들은 안 돼, 겉만 번지르르하고 실속은 없어.”
검쟁이?
그라우트는 귀를 의심했다. 이런 강자에게 저런 말을 하다니?
곧 솟구쳐 오른 정체불명의 무언가가 바라드의 팔을 잡고 땅에 내던졌다.
“좀 쉬거라.”
검쟁이라 말했지만 그 목소리엔 애정이 있다.
백발이 무성한 노인이 한 자루 창을 들고 그라우트를 본다.
그리고, 그가 말했던 실속이 드러난다.
푹-!
[45,031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찰나에 그라우트를 찌른 창.
그 창의 평타 데미지가 일전의 바라드를 압도적으로 초월했다.
사람들이 검을 주로 쓰는 이유는 가장 다루기 편한 무기여서다.
사정거리는 적당했으며 그저 휘두르기만 해도 적에게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창은 다르다.
창은 사정거리가 길기에 공격에 소요되는 시간이 검보다 30%는 더 걸리며 그렇기에 쉽게 다룰 수 있는 무기는 아니다.
하지만 창은 적과 일정 거리를 두고 싸울 수 있으며 급소를 찌르는 데 효율적이다.
물론 그 급소란 찌르는 데 성공해야 장점을 발하나 창천의 눈엔 모두 보였다.
인간이 가진 수백 개의 급소.
악마도 결국 인간과 같은 신체 구조를 가진 바.
푸, 푸푸푸푸푸, 푸푸푸푸푸푹-!
쉴 새 없이 찔러지는 급소에 대한 공격.
그로 인해 기하급수적 상승을 일으키는 치명타 데미지.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64,805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치명타가 터졌습니다.] [56,319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그의 말처럼 벤은 창을 실속 있게 만드는 인물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그의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다는 거였다.
“극창.”
지금의 창천을 만든 힘.
귀신걸음을 만들기 전부터 가지고 있던 비기.
창천의 모든 스텟과 공격력이 가히 초월적으로 상승한다.
쿠호오오오오-
노인의 무성한 백발이 흩날리며, 비로소 사방팔방에서 공격이 휘몰아쳤다.
[74,805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68,319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그라우트는 실감할 수 없었다.
전투가 시작된 지 고작 30초.
그 시간 동안 그의 HP가 말도 안 되게 하락해 있어서다.
그라우트는 끝없이 튀어 오르는 자신의 피를 보며 고통스러워했다.
곧 그에게서 튀어 오른 수천 개의 피의 방울이 응집되었다.
벤의 밑에서 응집된 그것이 곧 강대한 힘을 발했다.
[피폭풍]콰르르르르르륵-
주변의 모든 것을 휩쓰는 그것이 창천마저 빨아들였다.
그런데…….
덥썩-
폭풍 안에 빨려 들어가는 노인이 자신의 멱살을 잡았다.
피폭풍의 시전자는 피해를 입지 않는다.
까르르르륵-
폭풍 안에 들어가 온몸이 갈기갈기 찢기는 노인의 목소리는 태연했다.
“호오, 제법?”
“……!?”
노인은 고도의 정신력을 보여 준다, 그 상태로 추락하며 끝없이 자신을 찌른다.
푸푸푸푸, 푸푸푹-!
[그라우트의 HP가 4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그리고 땅으로 둘이 함께 추락했다.
쿠우우웅-!
“내가 늙긴 했군, 이 정도로 힘이 들다니.”
벤이 피를 흘리는 자신의 몸을 훑었다.
그는 잠깐 어지러움을 느껴 휘청였다.
그라우트는 이것이 기회라고 여겼다.
벤과 바라드, 둘이 동시에 덤벼들면 자신이 버티기 힘들다.
그런 판단하에 움직이려던 그라우트의 입에 실소가 그려졌다.
“……?”
보잘것없다 판단한 벌레들이 어느새 자신을 포위하고 있었다.
조무래기 이방인들이라 생각했다.
그 순간.
화르르르르륵-
“절정의 화살.”
이안이 쥔 주몽의 각궁이 뜨거운 화염을 빨아들이며.
“용의 울음.”
꿈틀꿈틀-
용기사 리셀이 쥔 용광검 속의 용이 움직인다.
“서리의 파도.”
무엇이든 얼릴 냉기가 한 방패에서 흘러나와 그라우트를 엄습하고.
“철혈의 화살.”
“철혈의 검격.”
“철혈각.”
한울, 혜지, 태훈. 세 명의 천재가 아지랑이를 태운다.
그리고 일제히.
피유융
콰자자작-
쿵
쩌저저저저적-
키헤에에에에에엑!
[73,319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화살이 자신을 관통한 순간 그라우트의 머리가 하얘졌다.
보잘것없다 생각했던 자들.
그들의 한 번의 공격은 상식을 불허해 검왕 같았고, 창천 같았다.
[71,001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63,578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 [58,010의 데미지를 입으셨습니다.]사방팔방에서 몰아치는 공격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퍼, 퍼퍼퍼펏-
그리고 태훈의 발 차기가 꽂히며 주르륵, 밀려났다.
[그라우트의 HP가 15%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그라우트는 공포를 느꼈다. 자신의 HP가 이 정도로 깎인 전례는 없다.
물론 개개인으로 따져 보면 그라우트가 이긴다.
그러나 유독 특별한(?) 현수의 친구들이 가진 힘이 자신을 압박한다.
하나 곧 그라우트는 냉정해졌다.
네임드 NPC들이 그러한 것처럼.
악마들도 특성을 가지고 있다.
72악마들을 대표하는 특성은 강인하고 경이롭다.
그 특성 덕에 마족에서 악마가 되었다 해도 될 정도.
그 특성이 드러난다.
[피의 악마]수후우우우웅-
주변에 흩뿌려진 피.
자신의 피, 적들의 피를 가리지 않고 그 작은 방울의 피들이 그라우트의 몸에 흡수되었다.
[주변에 피가 있을 시 계속 회복할 수 있습니다.] [HP가 15% 회복됩니다.] [HP가 13% 회복됩니다.] [HP가 16% 회복됩니다.] [그라우트의 HP가 75%까지 회복됩니다.]이것이 피의 악마의 특성.
바로 무한 재생이었다.
치이이이익-
꾸물거리는 상처가 회복된 그라우트는 상쾌한 호흡을 들이켰다.
“하아아, 다 했느냐?”
상태이상 공포에 걸려 잊고 있었다.
자신이 누구이며, 자신이 어떤 힘을 가졌는지.
그리고 느낀다. 저들이 자신의 상식을 어기는 힘에 경악하고 두려워할 거라고.
하지만 틀렸다.
“호오? 잘됐군.”
“……너도 같은 생각이군, 창쟁이.”
어느새 기운을 차린 바라드와 벤이 대화를 나눴다.
“근래 적수를 만나지 못해, 전력을 다하는 내가 적에게 얼마만큼의 피해를 입히는지 궁금했거든.”
“나 역시 마찬가지다.”
“지금 저 말은 계속 줘 패도 된다는 말 아닌가?”
“맞아, 계속 줘 패도 된다는 거다. 바로 죽이긴 아쉬웠어. 더 줘 패고 싶었거든.”
“…….”
그라우트는 당황했다.
그들의 표정에 거짓 아닌 진심이 있어서다.
또 그를 증명하는 실력을 가져서다.
‘내가…… 악마인 내가……!’
악마 그라우트는 딜 측정기가 되어 있었다.
그것도 성능 좋은.
한편.
벨리아의 치료를 받는 현수는 알았다.
‘위험해…….’
바라드, 벤, 길드 광명.
이들 모두를 합치면 그라우트를 압도하는 게 가능하다.
문제는 그라우트의 재생은 무한하고 그들의 힘은 유한하다는 것이다.
유저도 NPC도 스킬은 1회를 사용하면 재사용 대기 시간이 걸린다.
더불어 그라우트의 무한 재생은 지치지 않게 하나, 인간들은 지친다.
‘방법은 하나다.’
회복할 틈 없이 죽이는 거다.
문제는 이거였다.
방금 전의 그 특성 개방을 본 현수는 두려움을 가졌다.
‘너무 빨라.’
단지 피를 흡수하자마자 2초도 안 되어 회복됐다는 것.
가장 강력한 힘들이 단숨에 그라우트를 무너트려야 했다.
이때에 현수는 검왕 바라드, 창천 벤에 버금가는 데미지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내겐 그 정도 힘을 발하는…….’
그때.
[스킬 창조가 완료됩니다.]친구야, 도와줘의 영감을 주었던 맞춤 스킬.
그것을 열람한 현수가 경악했다.
‘공격 스킬…….’
현수가 감탄했다.
이 힘이면 잠시나마 검왕처럼, 창천처럼 강해질 수 있었다.
현수의 가슴이 뜨거워졌다.
“저도 합류할게요.”
스스로의 손으로 악마를 죽였을 때의 보상이 상상만 해도 가슴을 뜨겁게 만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