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7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71화(171/312)
아르테의 염원 (12)
죽어 가던 아르테는 벨리아에 의해 살아날 수 있었다.
‘어떻게 일개 대장장이 한 명이…….’
검왕과 창천이 페널티를 무릅쓰고 강림하게 할 수 있단 말인가?
또 대장장이가 거느리기엔 그의 길드원들은 너무도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가장 놀란 건 그가 마지막에 보여 준 기지다.
그는 놀라운 무위로 적과 싸우는가 했더니 마지막엔 명장(名匠)의 모습으로 그라우트라는 악마를 처단했다.
“…….”
아르테는 한참이나 현수의 등을 바라봤다.
떡 벌어진 강골에서 알 수 없는 힘을 느꼈다.
‘성군의 재목이다…….’
아르테는 생각했다.
역사상 많은 왕들이 좇았던 하나의 거대한 이름.
검왕, 창천, 길드원.
오직 걸어온 길 하나로 그들을 집약시킬 수 있는 인물이 현수가 아니면 누가 있겠는가?
그리고 아르테는 몰랐다.
일전에 아르테처럼 성녀 아리아 역시 현수가 성군의 재목임을 본 적이 있음을.
그리고 그로 인해 현수에게 특별한 무언가가 쌓여 가고 있었음을.
아무튼, 그 모습을 바라보던 아르테는 그에게 다가갔다.
그가 자신이 이루어 낸 엄청난 성과에 가슴을 추스른다고 생각했다.
“자네…….”
아르테는 그의 어깨에 손을 올리려 했다.
그보다 먼저.
풀썩.
빠르게 기절했다.
“???”
아르테는 얼마 전 현자의 탑에서 벤과 바라드의 태연했던 말이 떠올랐다.
‘자주 저러네.’
‘원래 우리 애가 좀 빈약해.’
그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아르테는 깨닫게 되었다.
‘극한까지 계속, 계속…….’
쓰러지지 않으며 물러서지 않고 싸운 거다.
그리고 또현기. 또 현수가 기절했다는 생각보다 큰 힘을 품는다.
그 누군가라도 자신을 위해, 혹은 자신과 관련된 일을 위해 달려 준 사람이 모든 일을 해내고 기절해 버리면 고마움을 비롯한 여러 감정을 느끼게 한다.
아르테는 그렇게 기절한 현수를 한참이나 바라봤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하나의 보상이 있다.
그러나 그것을 실현하는 게 현자로서 맞는가 하는 의심이 스친다.
그를 잠시 집어넣고 현수의 팔을 어깨에 둘러 부축했다.
그리고 아르테는 현수와 함께 얼마 남지 않은 거리를 내려갔다.
아르테의 가슴이 벅차올랐다.
300년 동안 갇혀 있던 베레스라는 산맥.
[아르테가 베레스산맥을 벗어나는 데 성공합니다.] [당신은 오래도록 닫혀 있던 새장의 문을 열어 새를 훨훨 날아가게 하는 데 성공하였습니다.]기절한 현수에게로 들려오는 알림이었다.
마침내 새로운 세상을 보게 된 아르테는 하늘을 보며 활짝 웃었다.
그리고 산 밑엔 길드 광명의 이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또 기절했나요?”
“저 정도면 가장 기절 잘하는 애로 상 줘야 하는 거 아닌가?”
지칠 대로 지친 아르테 역시 곧 쓰러졌다.
현수와 아르테가 나란히 발라스 영지로 이송되었다.
***
현수는 기절하기 전 정신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다.
아직 그가 받은 아르테의 새장 퀘스트는 완전히 끝난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의 마음과는 다르게 시스템은 현수의 육체가 한계에 달했다고 판단해 그를 기절시켰다.
깨어난 현수는 앉아 있는 넬을 볼 수 있었다.
“일어났어요?”
“아르테는요?”
“아르테 님도 옆방에 잠들어 계세요. 현수 님도 로그아웃하신 후 좀 더 쉬다 오시는 게 어때요?”
“그래야죠, 그 전에 찾아 주셨으면 하는 게 있습니다.”
“찾아 줬으면 하는 거요?”
넬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그녀가 로그아웃을 권유한 이유는 바깥 상황을 보여 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어떠한 파장이 일어나고 있는지.
하지만 곧 그 찾아 달라는 것을 알게 된 넬은 빙긋 웃음 지었다.
‘현수 님답네요.’
속으로 생각한다.
때론 감정적이면서 때론 누구보다 계산적인 사람이 현수였다.
‘그런 현수 님이기에 우리를 모을 수 있었겠죠.’
그런 현수가 넬은 좋았다.
“최대한 빠르게 찾아내겠습니다.”
얼마 후, 넬은 빠르게 정보를 찾아왔다.
현수는 곧바로 움직였다.
그가 도착한 곳.
다름 아닌 300년 전 아르테의 어머니가 살았던 작은 마을이었다.
아르테가 산에서 내려가고 싶었던 결정적 이유는 어머니의 무덤에 가고 싶기 때문이었다.
‘찾을 수 있을까?’
현수는 걱정했다.
자그마치 3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다.
그분에 대한 정보를 여기서 찾는 게 쉽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의외의 일이 벌어졌다.
“현자의 어머니 말인가? 당연히 알고 있네, 우리 마을에 대대로 내려온 비극이네.”
그 이야기를 듣는 현수는 말문을 잃고야 말았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현자 아르테가 갑자기 사라진 후, 그녀의 어머니는 그가 베레스산맥의 현자의 탑에 있다는 걸 알게 되었지. 그녀는 매일 같은 시간에 베레스산맥의 입구로 갔네. 올라가진 못했어. 악마의 힘이 올라가는 걸 막았으니까.”
이야기를 전하는 주민은 쓴웃음을 지었다.
“현자의 어머니는 죽기 전까지 매일매일, 아들 아르테가 만나고 싶어 베레스산맥 입구로 갔던 거야, 그리고 어느 날부터 마을에서 보이지 않았지. 그녀는 베레스산맥 근처에서 죽음을 맞이한 걸세. 시체? 무덤? 그런 게 있을 턱이 있는가.”
“…….”
현자 아르테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던 것처럼 그녀의 어머니도 그를 그리워했다.
현수는 곧 이곳에 아르테가 올 것을 알았다.
“부탁이 있어요.”
금화 한 잎을 꺼내며 주민에게 말했다.
마을 곳곳을 돌며 그 이야기를 아는 이들에게 금화를 건넸다.
그리고 모든 말을 전한 현수가 양팔을 걷어붙였다.
마지막으로 무언가를 만든 현수는 발라스 영지로 돌아갔다.
***
아르테는 일어나자마자 현수에 대한 이야기부터 물었다.
“영주님이요? 옆방에서 주무시고 계세요.”
그리고 곧장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살던 마을로 향했다.
‘알지 않는가…….’
300년 전의 묘비가 존재할 리 없다.
더불어 그녀의 무덤을 만들어 줄 사람도 없었다.
어쩌면 어머니의 묘비에 가겠다는 건 아르테가 부여잡은 희망의 끈에 불과했던 걸지도 모른다.
그런데…….
“당연히 있고말고.”
아르테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는 사람들의 안내를 받으며 걸었다.
이상한 일이다.
있을 수가 없는 것.
오래된 것처럼 보이기 위해 흉내 낸 듯 보이나, 결코 감출 수 없는 것.
[현자의 어머니, 이곳에 잠들다.]“…….”
그 묘비가 있었다.
아르테는 사실 베레스산맥에서 보았다.
자신을 산 밑에서 애타게 기다리며 울고 있는 어머니를.
그리고 끝내, 그렇게 기다리시다 얼어 죽어 버린 어머니의 모습을.
악마 그라우트의 저주는 끔찍했던 거다.
“사람의 입은 가볍고, 그것이 좋은 이야기라면 더 가벼워지기 마련이지.”
한 주민이 나타났다.
그는 금화 한 잎을 준 이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현자의 어머니가 기다리다 얼어 죽었단 말도 하지 말아 줄 것이며, 묘비가 원래 있었다고 말해 달라.
아르테는 그가 왜 이런 일을 한 건지 알고 있었다.
현수는 말했다.
자신의 아버지는 가까우나 대화하지 못한다고.
그것은 두 사람의 공감에서 비롯된다.
“300년이었습니다.”
아르테는 어머니의 묘비에 말하다 정정했다.
“아니, 산에 갇히기 전부터였지요.”
아르테는 세상에서 가장 오만한 자였다.
세상의 모든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은 그를 그리 만들기 충분했다.
그랬기에 정확히 376년. 모두가 가졌다는 친구 하나 만들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 한 명 생겼습니다. 아주 좋은 친구가요.”
그는 무덤 앞에서 하루를 보냈다.
“제 친우에게 줄 선물을 정했습니다.”
아르테는 걸음을 옮겼다.
***
한편.
훌쩍훌쩍.
태석은 눈시울을 붉히는 이지희 사원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이미 경이적인 스토리율에 따른 보상은 정해져 있었다.
알림이 그를 증명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현자 아르테는 유저 현수의 영지에 머무를 것입니다.]그러나 경이적인 스토리율도 추가 보상은 예측할 수 없었다.
또 경이적인 스토리율은 하나의 허락이 되기도 한다.
그 허락이란 슈퍼컴퓨터 아레스가 보상을 주려 해도 제지하지 않는 것에 있다.
무덤 앞에서 아르테가 한 말에 대해 태석은 궁금해했다.
“그에게 줄 선물을 정했다니. 그게 뭐지?”
현자 아르테는 분명 고민했을 거다.
무언가를 줄까 말까.
사실 현자 아르테가 현수 유저의 영지에 머무는 것만으로도 터무니없는 보상이다.
그리고 이미 그는 보상인 전설 등급 스킬 창조를 현수에게 건넸다.
사실상 아무것도 주지 않아도 되었다.
그 질문에 코를 패애앵, 하고 푼 지희가 말했다.
“……현자 아르테니까, 현수 유저에게 가장 필요한 걸 주지 않을까요?”
태석의 머리가 빠르게 회전했다.
‘지금의 현수 유저에게 가장 필요한 것?’
곧 그것을 떠올린 태석은 놀라고야 말았다.
***
대마법사 루원과 절대방패 페야.
10대 전설인 두 사람을 현자 아르테가 찾아왔다.
두 사람은 이제껏 아르테에게 무수히 많은 도움을 받아 왔던 바.
“……그런 사연으로 계속 현자의 탑에 있었던 거군.”
모든 이야기를 들은 두 사람이 주억였다.
“자네들에게 내가 이제껏 주었던 지식들. 그에 대한 보답을 이번 한 번으로 해 주시게.”
“……현자 아르테가 그렇게까지 말하다니, 알겠다.”
“이번 한 번만 그대를 위해 싸워 주지.”
자그마치 두 명의 전설을 이끌고 아르테는 그것을 찾아 움직였다.
그것은 지금의 현수가 어디 있는지도 알지 못하며, 안다고 해도 결코 얻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두 명의 전설과 함께라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아레스에서 가장 극악의 사냥터로 알려진 심해의 무덤.
그 안에서 아르테는 그것을 얻어 냈다.
그리고 두 명의 전설과 헤어졌다.
그것을 간직한 아르테는 현수를 만나기 위해 발라스 영지로 향했다.
***
‘왜 안 오는 거지?’
현수는 여러 잡념에 휩싸였다.
어머니의 마을로 간 아르테가 며칠째 돌아오지 않고 있어서였다.
현수가 그러한 행동을 한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자신이 맡은 퀘스트를 완벽하게 해내고자 함이었다.
두 번째는 아르테에게서 느낀 공감의 힘 때문이었다.
‘이렇게 아르테와의 인연이 끝나나? 아르테는 이제 세상을 유람하려는 걸까?’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300년 동안 갇혀 있던 아르테이니 세상을 돌아보고 싶으리라.
그때.
“영주님, 현자님이 오셨습니다.”
현수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얼마 후 아르테가 들어왔다.
들어온 그가 말했다.
“자네 덕에 어머니의 묘비에 인사를 드릴 수 있었네.”
현수는 자신의 행동이 들켰음을 알았다.
아르테는 한참이나 그 까끌거리고 민망한 말을 삼키다 말했다.
“이곳에 머물고자 하네.”
“……!”
현수에겐 굉장히 놀라운 이야기였다.
전설 아르테가 이곳에 머문다.
무척 좋은 이야기다.
문제는 이거다.
‘아르테와 나의 관계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아르테가 말했다.
“정확히 376년. 내가 살아온 삶을 되돌아봤네, 그동안 나는 단 한 명도 없더군.”
현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친우라는 것 말일세.”
아르테는 처음엔 벤과 바라드를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은 그 누구보다 그들을 이해했다.
처음 현수와 친우가 되고 싶다고 한 것은 바라드였다.
두 번째로 벤과 친우가 되고 싶어 했던 건 현수였다.
그리고 지금 현수와 친우가 되고 싶은 사람은 현자 아르테다.
“친우가 되어 주겠나?”
현수가 하얀 이를 드러내 웃었다.
“물론입니다.”
[현자 아르테가 발라스 영지에 머무릅니다.] [아르테는 영지 발전에 무수히 많은 도움을 줄 것입니다.]“이건 친우에게 주는 내 선물일세.”
그것을 건네받은 현수는 경악한 시선으로 아르테를 볼 수밖에 없었다.
‘이건…….’
현수는 아르테에게 두 번의 질문 기회에서 물었다.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광물을 알려 달라고.
그것을 물었던 이유는, 전설이 되기 위해 자신에게 꼭 필요한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전설의 광물. 설화석(說話石)을 획득합니다.]지금, 그것을 얻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