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9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94화(194/312)
대륙전쟁 (6)
세계 랭킹 15위 코우는 언데드들 틈에 숨어 200여 명의 흑빛 갑주를 입은 기사들과 돌진해 왔다.
그는 언데드들이 전부 소멸됨으로써 한국 유저들과 전면전을 펼치게 되었다.
계획이 어긋나는 건 당혹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막상 싸워 본 결과 해볼 만했다.
약 1시간 동안 싸웠는데, 한국 유저들은 50여 명의 중국 유저들밖에 로그아웃시키지 못한 거다.
특히 이환과의 전투가 인상 깊었다.
한국의 유일한 50위권 내의 랭커인 이환.
그는 분명 뛰어난 유저다. 하지만 왕강은 그와의 전투에서 로그아웃당하지 않았다.
되레 그가 성안으로 도망치게 만들었다.
지금의 이환을 표현하자면 이러했다.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
대도를 주로 다루는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맞는 아티팩트를 찾지 못한 듯싶었다.
그럴 수밖에.
한국에 있는 전설 아티팩트의 개수는 중국에 비해 1/30 수준이었다.
또한 대장장이들이 만들어 내는 아티팩트는 그가 꼭 원하는 효과가 깃들지 않는 법이다.
안타까운 유저다, 잘못된 조국을 만나 이환은 제대로 된 무기조차 쥐지 못했다.
코우는 쯔, 혀를 찼다.
그런데…….
“또 왔다.”
코우는 비식 웃음 지었다.
비록 이환이 자신보다 레벨이 높았지만 두렵지 않다.
그런데 아까완 다른 게 있었다.
이환이 대도를 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코우가 가볍게 달려들었다.
콰아아앙-!
칼을 맞댄 코우가 당황했다.
‘뭐지?’
그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고작 한 번의 검격 교환에 온몸이 찌르르, 울렸다.
코우도 무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대도는 휘두르기 어렵고 느리다.
일반 장검이 3회를 휘두를 때, 대도는 1회를 휘두를 수 있다.
그런데 방금 속도는 장검 3회를 휘두를 때 2회는 휘두를 수 있을 정도로 빨랐다.
“내가 일반 소드 마스터리는 상급 6인데, 대도 마스터리는 최상급 7이거든. 또 이 쌍룡검이란 명검은 일반 대도보다 40% 더 가벼운 효과를 가졌다.”
코우는 당황했다.
“세상에 그런 무기가 어딨나?”
“여기.”
콰아아앙-!
진짜였다.
이환이 휘두르는 쌍룡검의 속도는 일반 대도의 상식을 벗어났다.
더 충격적인 건 파괴력에 있었다.
속도는 어느 정도 유지되면서 그 파괴력은 장검의 몇 배였다.
콰아아앙-!
심지어 갑옷에 직격하는 순간 코우의 전설과 가장 가까운 갑옷이 깨져 나갔다.
“이거 대장장이 현이 만든 건데, 너희는 현 없지?”
코우는 두 번 당황했다. 이환의 그 표정이 새로 얻은 훌륭한 무언가를 자랑하는 어린아이 같아서였기 때문이다.
이환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드루와! 드루와!”
“니들은 현 없제!?”
“우리 현이 만든 아티팩트가 을매나 좋게요!”
전장의 판도가 바뀌어 있었다.
그리고 이환은 코우를 압도해 나가면서도 실감하기 어려웠다.
‘어떻게 이런 완벽한 아티팩트를…….’
대도의 장점은 극대화시키고, 단점을 최대한 보완시켰다.
원래 아티팩트란 불필요한 기능이 포함되는 바.
또한 화랑 길드 마스터 이환은 꾸준히 현에게 영입 제안 쪽지를 보내왔으나 씹혀 왔다.
그로 인해 현에게 조금 삐뚤어진(?) 마음에 구독을 누르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대륙전쟁 끝나자마자 구독 누른다.’
문득 이환은 소름이 돋았다.
“푸하하하, 니들은 현 없제에에에!”
“이, 이 새끼들이 미쳤나!”
현의 대장간은 무기들을 시세보다 약 40% 비싼 값에 팔았지만 그것이 한국에 날개를 달아 줬다.
또한 자신조차 현의 대장간을 구독 누르겠다고 마음먹어 버렸다.
그럼…….
‘시청자들은……?’
마른침을 삼킨다.
하나 자신도 인정할 건 인정했다.
‘현 만세.’
불현듯 자신의 무기 사용 시간이 떠올랐다.
‘1시간 32분.’
1시간 32분 동안 대여료 3천만 원이 타올랐다.
“으오오오오오!”
이환은 뽕을 뽑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
전장을 살피는 넬은 8시간이 지난 걸 볼 수 있었다.
‘밀리기 시작한다.’
본격적 충돌 이후 밀고 당기는 팽팽한 싸움이 이어졌다.
하이랭커급들 간의 전투는 생각보다 오랜 시간 지속되는 바.
세계 전문가들의 추측보다 몇 시간을 더 버텼다.
또 의외로 한국 유저들도 꽤 강했다.
하지만 넬은 현실을 직시했다.
한국 유저는 514명, 중국 유저는 631명이 생존해 있다.
갈수록 중국 유저의 숫자보다 한국 유저의 숫자가 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양극화가 시작된 거다.
‘이 양극화는 어느 순간 무너지는 댐처럼 급격히 빨라진다.’
넬은 상황을 냉정히 봤다.
‘우린 잘했어.’
최고였다.
그 누구에게 물어도 극찬을 아끼지 않을 거다.
실제로 현의 대장간 길드원들 자체는 이곳에서 활약하기 힘들다.
그들은 한국에선 강자 축에 속하나 이곳엔 그런 이들이 넘쳐 나니까.
‘모두 만족…….’
곧 넬은 현의 대장간 이들의 표정을 보고 자신이 아둔했음을 알았다.
“한 놈만 더! 한 놈만 더어어!”
이안이 이를 아득 물고 활을 쏘고 있으며, 바크가 유저 다섯 명에게 방패를 휘두르며 안간힘을 쓴다.
벨리아가 끝없이 기도하고 태훈과 한울이 이미 과부하 된 육체로 싸운다.
“…….”
넬은 자신이 안일했음을 깨달았다.
그들의 호승심은 아직 불타고 있었다.
자신은 싸우지 않기에 알지 못했던 것.
“으아아아아아!”
밀리기 시작함에도 밀리지 않기 위해 발악하는 그들.
넬은 그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게 없다는 것에 주먹을 쥐고 부르르 떨었다.
그들의 슬픔이 느껴진다.
현수의 활약 뒤로 숨은 열등감, 질투, 욕망.
어쩔 수 없다.
누구든 스타가 되고자 했다.
하지만 지금 저들은 1,000명 중 1명에 불과한 것이다.
……따아아아
……따아아아앙
그때 시끄러운 전장의 틈을 파고드는 소리가 오직 넬에게만 들려왔다.
그 소리는 그 어떤 때보다 더 뜨거웠다.
‘……현수 님.’
그런 마음을 현수도 알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때, 넬의 눈이 흔들렸다.
‘폰드, 리우…….’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
폰드와 리우는 한국 유저들이 지치길 기다렸다.
비록 폰드가 계략에 말렸었으나 그 정도 머리는 있었다.
이제 양극화를 극에 달하게 할 시간이었다.
쿠르르르르-
하늘로 초록색의 검은 구가 튀어 올랐다.
독왕 리우는 이런 말이 있는 유저다.
아레스 최고의 디버프를 걸 수 있는 자.
하늘로 떠오른 그 초록색 검은 구가 한국 진영에 비처럼 떨어져 폭죽처럼 터져 나갔다.
퍼퍼퍼퍼퍼펑-
촤아아악-!
[나락의 독에 걸리셨습니다.] [저항할 수 없습니다.] [모든 스텟 20%가 하락합니다.] [구토와 오한, 어지러움이 일어납니다.]흡사 네임드 NPC급에 달하는 힘이다.
리우의 궁극기는 말 그대로 재앙이었다.
갈수록 심화되는 양극화에 불을 지피기 충분했다.
“으, 으아아아악!”
“커허억!”
“이 X바, 방금까지 내가 이기고 있었는데……!”
“야, 니네 왜 두 명이서 다구리…… 크학!”
양극화가 더 가팔라지는 이유는 한국의 숫자가 줄고, 중국의 숫자는 그대로면 한국 유저들이 더 많은 숫자를 상대해야 해서다.
리우의 독은 그를 가속화시켰다.
“으, 으아아악!”
“크허억!”
“미친…….”
성문 앞에서 팽팽하게 붙던 한국 유저들이 밀린다.
그곳에 또 다른 자가 떨어졌다.
스가악-
폰드였다.
그의 검이 단숨에 한국 유저 셋의 목을 쳐 버렸다.
땅에 내려앉은 그가 빠르게 발도한다.
스가아아아악-!
그 순간 450%의 절삭력으로 한국 유저 스무 명이 양단됐다.
폰드가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이제 학살이 시작되는구나!’
폰드가 손을 들어 올린 순간 중국인 유저들이 스킬을 난사했다.
퍼퍼퍼퍼퍼퍼펑-
코르르르르르르륵-
흔적도 없이 흩어지는 한국인들을 보며 비웃었다.
어느새 중국 유저들에 의해 한국 유저 약 100여 명이 쓰러졌다.
일부러 만들어 낸 모습은 아니다.
단지, 그들이 맥없이 쓰러진 거다.
“아, 님들 자비 좀.”
“공개처형, 너무하네!!!!”
“스킬 씁니까?”
“사령관님, 스킬 쓰겠습니다.”
리우는 고개를 저었다.
“평타로 죽여라, 아직 가야 할 곳이 많다.”
핑계다.
가야 할 곳 때문이 아니라 평타로 죽이는 걸 생중계하기 위함이다.
하지만 가야 할 곳이 멀다는 말이 명분을 심어 준다.
곧 끔찍한 참상이 펼쳐졌다.
콰지익, 푸욱, 콰악
누군가는 화살을 쏘아 한국 유저를 로그아웃시켰다.
누군가는 머리를 쳐 로그아웃시켰고 또 누군가는 미친 듯이 베고 다녔다.
기하급수적으로 그 숫자가 빠르게 준다.
드디어 문이 열렸다.
끼이익-
부서진 문을 향해 폰드와 리우, 중국 유저 500여 명이 넘어서려 한다.
그때 폰드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스가아아악-!
어디선가 무언가 솟구쳐 올랐다.
‘대장간?’
너무 빨라 그를 찾지 못했다.
반짝-
하늘에서 그것을 찾았을 때 폰드는 눈을 찌푸려 그것을 제대로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확인되지 않았다.
그 순간 그것이 급하강했다.
성안으로 그 정체 모를 것이 꽂혔다.
쩌어어어억-
3척을 넘는 거대한 대도에 붉은색으로 문양이 새겨지고 있었다.
[금신전선(今臣戰船)] [아직도 신에게는.] [상유십이(尙有十二)] [열두 척의 배가 남았습니다.]“키, 키햐하하하학, 크하하하하학!”
폰드는 웃었다.
제갈은 현의 쌍룡검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금신전선 상유십이.
이것이 가지는 힘은 한 대상에게 대장장이 현의 힘을 깃들게 하는 거다.
이안을 잠시나마 전설에 닿을 수 있게 한 것처럼.
“고작 한 명으로 뭘 하겠다고!”
그래, 누군가 죽일 수는 있겠지. 하지만 그 한 명으로 어쩌겠다고?
그때.
[흑야(黑夜)]또 한 번 세상에 어둠이 내려앉았다.
인간은 익숙해지는 동물이다.
한 번 겪었던 일에 대한 두려움은 두 번째에서 하찮아진다.
어둠에 삼켜진 상태에서도 폰드는 웃었다.
그리고 어느새 다시 세상이 타악, 하고 밝아졌다.
‘……어?’
곧 폰드의 웃음기가 걷혔다.
바크, 리셀, 벨리아, 혜지, 태훈, 한울, 이안.
그들이 쌍룡검을 중심으로 손을 얹었다.
누군가는 날에 누군가는 그립에, 또 누군가는 면에.
-뭐, 뭐죠?
-현의 대장간 이들이 쌍룡검 앞에 집약되어 있습니다.
-무, 무슨 일이 벌어지려고 하는 겁니까!
온 세상에 그들의 모습이 클로즈업되고 있었다.
***
‘대표님, 요새 좋아 보이십니다.’
따분했던 일상, 부동산 재벌 바크는 새로운 삶을 찾은 것 같다.
‘……대륙전쟁에 참여한다고? 활약하리라 믿는다.’
한성 그룹 막내 리셀은 회장 이태성의 기대를 받았다.
‘천재 3인방? 그래도 대륙전쟁에선 뭐…….’
혜지, 태훈, 한울.
그들에겐 아직도 깊은 트라우마가 남아 있어 대중의 시선이 두렵다.
‘무서워…….’
벨리아, 싸우는 것이 싫었지만 그녀는 길드원들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모두 제각각의 이유, 공통된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무력해…….’
‘내가 이렇게 별 볼 일 없었다니.’
‘X발…….’
절망의 연속이었다.
흔한 사람들의 난 특별하다는 말처럼 자신들의 활약을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의 활약은 크지 않았다.
그저 1천 명의 참가자 중 한 명.
그런데 어둠 속에서 현수의 길드채팅이 보였다.
[현수: 쌍룡검의 진짜 의미를 넣었습니다.]어둠 속에서도 빛나는 그 검에 홀린 듯 다가갔다.
‘쌍룡검의 진짜 의미……?’
‘그게 뭐지?’
[현수: 열두 척의 배가 되어 주세요.]열두 척의 배.
이곳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우리가?
어느새 쌍룡검 검 앞에 모두가 모였다.
[현수: 이번에 넣은 힘은 이안 님께 넣었던 힘과 다릅니다. 얼마 전 제가 얻었던 불꽃에서 영감을 얻었어요.]바크가 먼저 손을 뻗고 다른 이들도 하나둘 쌍룡검에 손을 뻗어 쥔다.
쌍룡검이 거대한 공명을 터뜨린다.
[가장 완벽한 열두 척의 배가 완성됩니다.]우리는 그처럼 대단한 사람들은 아니다.
바크는 많은 것을 가져 오히려 매일 밤 공허함에 빠졌다.
리셀은 ‘도련님이 요새 게임을 하신다며?’라는 임원들의 손가락질을 받고 있다.
올림픽 3인방은 ‘걔네 요새 옛날에 벌어 둔 걸로 먹고산다매?’라며 흔하디흔한 질투심을 견디며 살아가고 있다.
[현수: 지켜 줘요.]그도, 우리도 같은 마음이다.
애국심이 아닌 이기적인 사람들에 불과했다.
스포트라이트 속 환호를 원하며 어제보다 나은 현의 대장간을 추구한다.
하지만 쌍룡검이 본 그들은 아니다.
[나라를 구한 설화가 반응합니다.]쌍룡검은 질문한다.
어째서 이 배에 올랐는가.
이 거북선에 오르면 그대들은 죽을지도 모른다. 앞의 저 성문을 넘는 500여 명의 중국 유저들에게.
대답은 간단했다.
‘올라야만 했으니까.’
이 바다를 지켜야만 했으니까.
아니. 이 성을 넘지 못하게 해야만 하니까.
비로소 쌍룡검에서 번지는 불길이 그들을 집어삼킨다.
[가장 뜨겁게 타오릅니다.]그들이 열두 척의 배가 되어 500여 척의 배와 충돌했다.
[역사에 기록됩니다.]정신을 차렸을 때 그들은 아레스에 새로운 획을 그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설화(說話). 올라야만 했던 자들이 기록됩니다.]그날, 조선은 배에 올라야만 했었던 걸지도 모른다.
마치 우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