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19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197화(197/312)
재회 (1)
대륙전쟁은 두 개 국가의 뛰어난 유저들이 겨루는 곳이다.
그리고 ㈜푸름은 중국의 르아그 대륙이 아스간 대륙을 침공하였다는 설정을 잡았다.
대륙전쟁이 펼쳐지는 곳은 아스간 대륙과 멀지 않은 작은 섬에서 진행되었다.
이 섬은 실존하는 섬이었으며 요새나 다리 등만이 이벤트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리고 유저들은 대륙전쟁이 개최되는 곳에 마음만 먹으면 올 수 있기도 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오지 않았다.
운영진이 바보인가?
대륙전쟁이 실제 존재하는 섬에서 진행되는 이유는 현실성을 주기 위함이었다.
이 섬은 아스간 대륙의 전략적 요충지가 되고 르아그 대륙은 침공하여 지나쳐야 타 대륙에 들어갈 수 있다는 설정이었다.
더불어 아주 강력한 결계가 형성되어 있으며 내부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또 혹시라도 오는 유저들을 대비해 ㈜푸름은 공지로 못 박았다.
[대륙전쟁이 주최되는 곳은 최고의 랭커들도 깨부술 수 없는 강력한 결계가 형성되어 있습니다. 더불어 이 섬의 위치는 대륙전쟁이 끝난 후 오픈될 예정입니다.]섬은 실존했으나 위치를 아는 자들은 없었고, 도착해도 결계를 부술 수 없다.
여기서 그를 알고 있는 두 인물이 있었다.
바로 아스간 대륙의 두 명의 절대자 벤과 바라드다.
길만 알면 작은 배를 타고 순식간에 도달할 수 있는 섬.
마치 한국의 제주도와 비슷했다.
그곳에 벤과 바라드, 강현태. 세 사람이 당도했다.
“……제겐 시간이 없습니다.”
결계에 가로막혀 내부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또 강현태는 스스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일전에 주치의 진섭이 와서 중얼거렸던 말이 있다.
‘강현태 환자님에게도 하루의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군요.’
잠깐 깨어나게 하는 그 기적.
짧으면 6시간, 길면 2일 정도다.
현실 시간이었기에 게임상에서는 그나마 더 긴 편인 바.
그리고 벤과 바라드는 침착함을 유지하던 현태가 조급해하는 것을 보았다.
당연한 일이었다.
그 누구라고 할지라도 그럴 수밖에 없었다.
“검쟁아, 부술 수 있겠느냐?”
바라드는 잠시 그 결계를 바라봤다.
너무도 견고하고 단단하다. 자신조차도 혼자서 부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재생의 힘이 깃들어 있어 부순다 한들 또다시 닫히게 될 터.
고개를 저은 바라드가 웃었다.
“뭐, 별 볼 일 없는 창쟁이와 힘을 보태면 될 것도 같군.”
그래, 두 사람이 함께하면 할 수 있을지도 몰랐다.
“동시에 하자.”
현태는 두 사람이 왕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현태가 놀란 듯 두 사람을 바라보자 벤이 웃었다.
“내게 친한 친우가 한 명 있네, 그 친우에게 귀가 닳도록 들은 아버지란 사람이 있어, 그 이야기를 눈시울을 붉히며, 웃으며 늘어놓곤 했지.”
“나도 마찬가지네, 나 역시 친한 친우가 얼마나 귀찮게 그 이야기를 떠드는지.”
누구든 같을 거다.
친한 친우의 식물인간이었던 아버지가 깨어났다.
그러곤 아들을 만나고 싶다고 친구들에게 전화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누구든 발 벗고 나설 것이다.
단지, 그 두 사람이 좀 유별났을 뿐이다.
“우리가 열어 놓은 틈으로 빨리 들어가야 할 거야.”
두 사람이 집약시킨 거대한 힘이 결계를 강타하기 시작했으며 거대한 진동이 경기장 내에 울려 퍼졌다.
한편.
이미 그 모습을 ㈜푸름 이세진 대표는 보고 있었으며 모든 세계 지부장들도 마찬가지다.
미국 지부장 존이 길길이 날뛰었다.
-이세진 대표님, 경기장에 외부인이 난입한다니요? 이를 어떻게 책임지실 겁니까? 또 유저가 만들어 낸 일이다, 우리는 관여할 수 없다고 하실 겁니까?
이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변수다.
그러나 이세진은 단호했다.
“예.”
-무슨……!
미국 지부장 존은 미간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세진은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현수 유저 외에 두 명의 전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저를 아는 사람 있습니까?”
-…….
-…….
-…….
지부장들이 침묵했다. 두 명?
두 명은 고사하고 한 명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유저조차 없다.
“아레스는 높은 자유도를 추구합니다. 또한, 대륙전쟁에 쓰일 공간을 아레스에서 실존하는 곳으로 사용한 후 전쟁이 끝나면 그 안에서 퀘스트를 할 수 있게 진행하자 먼저 제안한 것은 존 지부장이셨습니다.”
명백한 팩트였다.
이세진은 만약을 대비하는 사람이었다.
물론 이러한 것은 예상치 못했지만 만약을 위해 완전한 가상의 공간으로 하는 것이 어떻겠냐 제안했다.
하나 미국 지부장 존의 제안에 많은 동의가 있었다.
이세진이 대표라 할지라도 미국 지부장 존이 먼저 내세운 내용이었고 많은 표를 받았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참가국인 중국과 한국이었다.
가만히 듣고 있던 중국 지부장 타오가 말했다.
-대륙전쟁에 변수가 된다는 생각 자체가 들지 않는군요. 레벨 1의 유저가 대륙전쟁에 난입했다 한들 그가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화면 너머 주체할 수 없는 그의 입꼬리가 보인다.
이세진은 그 얄팍한 수를 눈치챘다.
‘대륙전쟁에서 승리를 거머쥔 후, 이러한 해프닝이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 중국은 승리했다는 스토리를 계획하고 있군.’
이미 중국은 승리를 확신하는 바.
다른 지부장들이 말했다.
-중국 지부장께서 괜찮으시다는데 더 이상 할 이야기는 없는 것 같군요.
-맞습니다. 1레벨 유저이지 않습니까?
-경기장에 있는 힘이 몇 분 후 다시 그를 내보낼 테니까요.
이세진은 꼼꼼한 인물이었다.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올릴 예정이며 지금부터 유저 현수를 비추던 모든 카메라를 중국 유저들 쪽으로 비추도록 하죠.”
그에 중국 지부장 타오가 말했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차피 카메라는 이제 결계를 부수는 중국 유저들에게 돌아갈 테니까요.
승리를 확실시하는 발언이었다.
화상통화가 종료된 후 이세진은 휴대폰으로 빠르게 지시를 내렸다.
그가 화상통화를 진행했던 화면이 다시 대륙전쟁을 비췄다.
-㈜푸름에서 방금 전 일어난 일에 대해 공식적인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첫 번째 대륙전쟁이었던 만큼 대륙전쟁 개최에 조금 미흡했던 부분이 있던 것 같습니다.
-(주)푸름에서 공시한 내용에 따르면 안에 입장한 유저는 레벨 1의 유저로서 대회에 전혀 관여할 수 없는 힘을 가진…….
-대륙전쟁에 일어난 아주 작은 버그 중 하나로 보시면…….
사람들은 순식간에 그를 잊었다. 전쟁의 끝이 오고 있어서다.
-이환과 살아남은 유저들이 마지막으로 치열한 접전을…….
-중국 유저들이 착용한 전설 아티팩트들의 힘이 매섭습니다!
-이변을 일으키지 못하고 빠른 속도로 강제 로그아웃되어 갑니다.
-결계의 내구도가 큰 폭으로 하락…….
이세진은 부서져 가는 결계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
강현태는 4년간 현수의 이야기를 들어 왔다.
들어라, 들어야만 한다.
세상에 홀로 남은 내 아들의 이야기를 들어야만 한다란 생각으로.
물론 그 이야기들은 현수가 해 준 이야기의 극소수밖에 되지 않았다.
그 목소리는 희미하게 가끔씩만 들려왔으니까.
1년, 2년, 3년.
현수의 절망 섞인 목소리.
대장간을 팔아야 할 것 같다, 화상 때문에 일하는 게 쉽지 않다.
자신이 너무 보고 싶다.
그 말을 들으며 누워 있을 수밖에 없는 지옥 속에서 그는 살아왔다.
그런데 현수가 변하기 시작했다.
‘아레스란 게임을 시작했어.’
녀석의 목소리에 웃음이 생기기 시작한 거다.
‘대단하대, 아빠가 가르쳐 준 이 대장장이 기술들이 말이야.’
‘오늘은 처음으로 전설 아티팩트를 만들었어.’
‘아빠! 들어 봐, 드디어 다시 대장간을 되찾았어!’
‘……아빠, 내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어.’
그 이야기들을 들으며 현태는 기뻤다.
대륙전쟁이 진행되는 TV 소리를 듣고 깨어난 날, 어떤 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아들이 보고 싶다.’
그에 달려왔다. 하지만 오면서 막상 두려움에 빠졌다.
4년 동안 그를 혼자 뒀던 그에게 자신이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는 염치가 없는 것이 아닐까.
그러나 자신은 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다.
누구보다 자신의 아들을 알았다.
또 아들이 닿고자 하는 곳이 어디인지도 알았다.
그랬기에 말했다.
“현수야, 일어나라.”
또 자신의 기우였던 것처럼, 아무것도 해 준 게 없는 자신에게 현수는 힘껏 안겨 왔다.
와락-
그를 끌어안은 현수의 정신이 온전히 돌아오기 시작한다.
수년 동안 바랐던 이 순간에 온 힘을 다해 그를 끌어안는다.
“흑, 크흑, 아빠아…….”
현수는 간질이는 말이 목 끝에 걸렸다.
나 너무 힘들었다는 말이. 하지만 내뱉지 않았다.
현태가 울고 있는 현수의 뺨을 감쌌다.
그리고 상처 가득한 현수의 손을 쥐었다.
어느새 작았던 손은 자신보다 훨씬 커져 있었다.
뜨거운 몇 마디가 오고 갔다.
[20초 후 강제 로그아웃됩니다.]현태가 말했다.
“난 다시 잠들 거란다, 하지만 걱정 말거라. 난 내가 꼭 깨어날 거란 확신이 있단다.”
현수의 표정은 혼란에 물들어 있었고 현태가 자신이 그려 낸 것을 건넸다.
“쌍룡검의 제작법이란다.”
그러나 지금의 현수에게 그 이야기는 들어오지 않았다.
그 어떤 것보다 지금은 앞에 있는 아버지만을 담는다.
[5초 후 강제 로그아웃됩니다.] [4초 후 강제 로그아웃됩니다.]현태가 다급히 말했다.
“제작법을 본 것만으로도 만들 수 있는 이들은 세상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사람 중에 딱 한 명.”
현태가 빙긋 웃었다.
“너만은 가능하겠지.”
꽈아아악-
다시 한번 현수가 현태에게 안겼다.
스르르, 빛이 되어 흩어지는 아버지를 품에 끌어안았다.
품속에서 흩어지는 그를 느낄 때.
현태는 누구보다 현수를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마지막 말을 한다.
이어진 마지막 말이 현수의 정신을 일깨웠다.
환하게 웃는 현태가 현수의 품 안에서 완전히 흩어졌다.
어느새 상태이상 혼미의 지속시간이 끝났다.
현수가 한 걸음씩 성을 향해 걸음을 옮기기 시작한다.
-2분 후면 결계가 부서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 유저들, 참으로 잘 싸워 줬는데요!
-이번 MVP는 아무래도 중국 유저인 폰드가 거머쥘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년 만에 만난 아버지는 평소와 같으셨다.
아버지가 사라지기 전 했던 마지막 말이 현수의 마음을 굳게 바로잡아 준다.
어느새 아버지가 건네준 제작법을 눈에 담았다.
고작 한 번, 단 한 번 눈에 담는 것이면 차고 넘친다.
현수는 확신한다.
‘나는, 이 세상의 마지막 명장(名匠).’
이제 현수는 왕이 되어 보고자 한다.
하늘 위로 설화석이 솟구쳐 올랐다.
대륙전쟁에는 수백 개의 카메라가 가동되고 있는 바.
그 카메라들이 현수의 행동을 좇기 시작한다.
-저 광물은 뭐죠?
-미친루키입니다. 그는 많은 전문가들이 웨폰 마스터로 추측하고 있죠, 그가 또 다른 무기를 소환하려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어떠한 무기를 소환한다 한들, 달라질 것은 없는 것 같은데요.
-미친루키에게도 참 잘했다는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는 것과 다르다.
치이이이이익-
하늘에서 제련, 정제를 마치고 비로소 드러난 대도의 검날.
붉게 가열된 주홍빛의 날붙이.
버프형 쌍룡검과 엇비슷해 보일 수 있으나 면이 더 단단하고 날카로우며 더 특별했다.
[설화(說話)가 가장 완벽한 제작법에 반응합니다.] [몇 차례의 제작 끝에 스스로의 한계를 아득히 넘어섭니다.]그 밑으로 일반 장검보다 3배는 기다란 검은색 그립이 모습을 드러낸다.
비로소 하늘에서 고작 날붙이와 한낱 그립이 만나 가장 강력한 완벽한 검이 결합을 시작한다.
철커억-
주홍빛에서 가장 밝은 철색으로 식어 버린 도면에 새겨지는 문양들이 검게 빛난다.
쿠그그그그그그-
격동하는 대지를 따라 시청자들이 보는 화면이 흔들린다.
잠깐의 재회의 기쁨과 슬픔 뒤로 사라지기 전 아버지가 깊게 새긴 말.
“현수야, 왕이 되거라.”
언제나처럼 무너지지 말고 나아가라는 그 뜻이었음을 현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에 증명한다.
[진정한 초월이 쓰여집니다.]아레스란 게임에 새로운 역사로 각인되며 아버지의 말처럼 그는 왕이 된다.
[축하드립니다.] [세계 최초로 전설에 오르셨습니다.]그 왕의 이름, 명장 현(現)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