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0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07화(207/312)
재회 (11)
1년 전.
전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그 충격은 처음 바할라라는 유저가 등장하여 1년 동안 총 4회의 월드 메시지를 울렸을 때만큼 컸다.
그 이유는 3년이 지나는 동안 누구도 깨지 못한 것이 깨져서다.
바로 목각인형 부수기다.
목각인형 부수기 업적은 바할라의 등장 못지않다.
그 이유는 ㈜푸름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월드 메시지를 울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인들이 모두 도전했다.
아니, 도전할 수밖에 없었다.
초보존에 가면 목각인형 두들기기는 당연히 거쳐야만 했으니까!
또 실제로 전 세계인이 가격해 봤기에 그들은 알고 있었다.
‘(주)푸름 X놈들…….’
‘이걸 어떻게 깨?’
‘와, 내구도 20%밖에 안 다는 거 실화냐?’
인간은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 봐야 아는 습성을 가졌다.
그들은 찍어 먹어 봤기에 이게 얼마나 대단한 업적인지 알고 있었다.
최초로 해내서 울리는 월드 메시지는 언젠간 누군가 해낼 것임이 분명했음이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전 세계인들은 20년이 지나도 이건 깨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크리티컬을 터뜨려도 안 된다.
뛰어난 컨트롤을 가졌어도 안 된다.
초보존의 아티팩트들을 모으고 모아도 안 된다.
레벨 1짜리들에게 이만큼 상식을 불허하는 난이도의 것은 없었다.
그런데 누군가 당당히 목각인형을 부숴 놓고 월드 메시지를 올린 후 익명으로 하였다.
사람들은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
‘아, 그게 누군데!!’
‘도대체 어떤 방법이었는데!’
세계에서 뛰어난 랭커 중 한 명은 이러한 말을 했다.
“목각인형을 부순 유저요? 그 유저는 될성부른 떡잎입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지금, 될성부른 떡잎이 세상에 드러났다.
***
-지원군! 지원군은 없는가!? 빨리 무전 쳐!
-으윽, 적들이 너무 많습니다. 준장님!
-ㅋㅋㅋㅋㅋㅋ상황극 X같네.
-준장이 전쟁터에 왜 나가냐 ㅂㅅ들아ㅋㅋ
-미필 티 내지 마랔ㅋ
-준장이 분대원 이끄는 거 아니었음? 준위랑 헷갈렸노 아, 아무튼 지원 좀……!!
-준위랰ㅋㅋ 엌ㅋㅋㅋ
-중사도 아니고 준윜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국 아레스 커뮤니티 유저들은 너무 많은 중국 사람들 때문에 당황하고 있었다.
그때.
-대박사건, 대바악사거어언!(스샷).
단 한 장의 스샷이 모든 판도를 뒤바꿨다. 해당 스크린샷은 현의 대장간을 통해 올라왔다.
그들이 서둘러 해당 스크린샷을 클릭했다.
-어, 어케 했냐……?
-중국인 개쉐키들아, 이제 세 번이라고 우기던 것도 네 번 됐다, 우얄래!
-이게 현이었어?
중국인들이 눈앞에 있는 해당 스크린샷에 당황했다.
[축하드립니다.] [유저 최초로 목각인형 부수기에 성공하셨습니다.] [월드 메시지.] [전 세계 유저들에게 당신의 업적에 대해 알려집니다.] [익명의 누군가. 최초로 목각인형 부수기에 성공하였습니다.]대장장이 현이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달성한 0티어급 월드 메시지.
25억 명의 유저가 실패했지만 현만이 성공한 유일무이한 메시지!
한국 유저들이 말했다.
-마! 우리 현이 아레스 1인 맞나, 안 맞나!?
-사과해라, 자식들아!!!
-어데서 의심질이고!
당황한 중국인들이 반응했다.
-지, 진짜 현이 목각인형을 부쉈다는 겁니까?
-이럴 수가.
중국인들은 더 이상 현을 부정할 수 없었다.
특히 중국인들이 목각인형 부수기를 인정하는 이유도 있었다.
그건 중국의 대부호가 중국인들에게 장난스럽게 즐투브로 글을 올린 적 있어서다.
목각인형 부수기에 성공한 자에게 20억 원을 주겠다.
인생역전의 기회!
중국인 상당수가 혈안이 되어 시도했지만 실패했었기 때문이다.
한국 커뮤니티 유저들은 환호했다.
-중국 애들 도망간다. ㅋㅋㅋ
-코리완 넘버완! 코리안 넘버완!
심지어 중국 커뮤니티에선 이 정도면 바할라보다 올해 현이 더 뛰어났음을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다.
한 커뮤니티의 한국 유저는 이러한 상황을 한 줄로 요약했으며 모든 이들의 공감을 샀다.
-될성부른 떡잎이 세계수가 되어 버렸다……?
해당 글은 추천 수 1만 개가 박히며 베스트 글로 단숨에 올라섰다.
한편.
한나에게 무례한 질문을 했던 기자 유환은 중국을 패배로 이끌었던 현이 아니꼬웠다.
또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흔들어 현의 1인을 반납하게 만들고자 하는 열정을 품었었다.
그가 가장 앞장서 월드 아레스와 현을 꼬집는 기사를 써내려갔던 바.
-월드 아레스의 부국장 한나와 한국 지부의 연관성…….
-부국장 한나. 현의 연인임을 의심하다.
-현(現). 그는 바할라에 비할 수 없다.
그리고 유환은 이리 말했던 바 있다.
‘어차피 대중은 신문사의 말을 믿기 마련입니다. 현이 3회를 울렸고 바할라가 4회를 울린 건 변함없는 사실이죠, 진실이요? 그게 중요합니까? 사실인 것처럼 만들면 되죠!’
그래, 그는 사실이든 아니든 의심이나 추측성 발언들로 중국인들을 흔들고 있었다.
문제는 현의 대장간에 올라온 월드 메시지 한 줄이 모든 판도를 뒤바꿨다는 거다.
중국 내에서도 이젠 현을 인정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압도적인 바.
또한, 홀린 듯 움직였던 중국인들에겐 원망의 대상이 필요했다.
국장실에 끌려가자마자 유환은 날아오는 재떨이에 맞았다.
“야이 개 같은^@!#!#!#!$%!$”
유환은 그날 저녁 자신의 오래된 친구와 만나기로 했다.
그에게 하소연이라도 털어놓고자 한 것이다.
먼저 술집에 와 있던 유환은 슬픈 표정으로 사직서를 품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 자신의 친구가 들어왔다.
친구의 몰골은 말이 아니었다.
머리카락이 헝클어져 있었고 참담한 표정이었다.
“……?”
유환은 당황했다.
그랬다, 그의 친구.
바로 중국 지부의 대륙전쟁 보상설정팀 진초였다.
유환은 슬그머니 사직서를 내보였다.
책임지고 떠나라는 국장의 말 때문이다.
그런데 웬걸?
“너도?”
진초 역시 슬그머니 사직서를 꺼내며 엄지를 치켜세우며 웃었다.
“…….”
“…….”
그러곤 함께 울부짖기 시작했다.
“으, 으아아아아악!”
“사실상 해고라고!”
“둘 다 해고됐어어어!”
“이력 때문에 이제 취업도 못 해에에에에!”
“우리 인생은 끝났어어어!”
그들은 다짐했다. 두 번 다시 현을 건드리지 않기로.
물론 두 번 다시 건드릴 수 있는 힘 자체도 없어지게 되었지만.
그리고 친구는 끼리끼리라는 말이 있다.
두 사람은 끼리끼리 X되어 버린 것이다.
그 시각.
정체 모를 누군가 현이 일구어 낸 것들을 보고 있다.
뉴스에서 앵커들이 떠든다.
-오늘도 현의 이야기만이 가득합니다.
-명장 현(現)이란 단어가 모든 포털 사이트를 점령했군요.
-실시간 검색어 2위는 ‘목각인형을 부순 자’입니다.
-현의 대장간의 구독자 수가 말도 안 되게 폭증하고 있습니다.
-점차 느려지고 있던 증가가 다시 가팔라지기 시작했는데요.
-대륙전쟁에 참가했던 많은 중국 유저들도, 현이 목각인형을 부순 유저라는 사실에 놀라워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랭커 바할라도 해내지 못한 업적이었기 때문에…….
-세계인들은 장난스럽게 말하고 있습니다. 아마 바할라도 구독 눌렀을걸? 이라고요. 하하. 저 역시 동감하는 바입니다.
-대륙전쟁 이전의 현의 대장간 구독자 수가 400만 명이 안 되는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지금의 구독자 수는 정말이지 말도 안 될 정도로…….
곧 그 정체 모를 누군가가 아레스 대장간에 접속했다.
그는 다소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클릭하여 현의 대장간에 입장했다.
곧 그의 눈앞에 하나의 수치가 떠올랐다.
그 수치를 보는 그 누군가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현의 대장간 구독자 수 12,606,013명.]“고작 1년 만에 이 정도까지 올라왔다는 건가?”
***
현수는 일어나자마자 현의 대장간에 스크린샷을 올린 후 병원에 갔다.
그의 감회가 새로워졌다. 병원 사람들이 자신의 일인 것처럼 기뻐해 줬다.
특히 그가 가장 놀란 부분은 병원장이 헐레벌떡 뛰어와 악수를 하자고 한 부분이다.
‘월드컵에서 골 넣은 선수와 악수하고 싶은 심정인 건가?’
쓴웃음을 지은 현수다.
꽉 악수해 준 병원장은 이런 말을 하시기도 했다.
“아버님에 대한 정보는 나가지 않게 최선을 다해 막아 주겠네.”
환자 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었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들이 자네를 세계수라고 하던데?”
세계수? 무슨 소리지?
아무튼 현수는 아버지가 계신 VVIP병실로 향했다.
현수는 아버지가 하셨던 말을 상기했다.
‘왕이 되거라.’
현수는 아버지의 그 말뜻을 알았다.
무너지지 말고 계속, 계속 나아가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이 말뜻엔 다른 의미 역시 숨어 있었다.
“……일단 한 걸음 더 다가갔어.”
주치의 진섭에게 하루의 기적에 대해 듣고 온 현수다.
아버지가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깨어날 가능성이 일전보다 월등히 높아졌음도.
때마침 현수에게로 혜인의 전화가 왔다.
-현의 대장간 길드가 1위를 차지하였기에 영지를 받으러 가야 해요, 그리고 현수 님. 고생하셨으니, 조금 쉬셔도 될 것 같아요.
혜인의 배려가 느껴지는 말이다.
실제로 현수는 고작 1년 만에 말도 안 되는 길을 달려왔으니까.
“쉬지 않아도 괜찮아요, 해야 할 일이 있으니까요.”
-해야 할 일이라…… 제가 생각하는 그게 맞겠죠?
“네, 이제 박차를 가해 볼까 합니다.”
-왕이 되는 것에 박차를 가하신다는 거군요. 알겠습니다. 힘껏 밀겠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전화를 끊은 현수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더 빠르게 한번 달려 볼까 했다.
물론 충분히 높이 올라왔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장거리달리기를 떠올린다.
어느 순간 달리다가 힘이 부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때에 포기하면 되레 더 지치게 된다.
그러나 계속 달리게 되면 몸에서 분출되는 아드레날린 등에 의해 어느 순간 호흡이 안정을 되찾게 된다.
물론 꼭 그러한 이유 때문만은 아니다.
현수가 아버지의 손을 꽉 쥔 자신의 손을 보았다.
두 사람의 손에는 아직 완전히 지워지지 않은 흉터가 흐릿하게 남아 있었다.
아버지가 왕이 되라고 하셨을 때. 그전에 아버지가 하셨던 말이 있었다.
그 말은 현수의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다.
현수의 눈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자신이 전설이 되었다는 뜨거움을 가라앉히고, 차분함 속에서 껴안았던 아버지가 하셨던 말을 곱씹는다.
당시 아버지는 귓가에 속삭이듯 말씀하셨다. 그것은 굉장히 조심스러운 행동이었다.
그것은 방송을 통해 누군가 들을까 봐서다.
실제로 다른 이들에겐 들리지 않았지만 현수에게는 똑똑히 들렸다.
‘현수야.’
당시 그 말을 듣고 현수는 커다란 충격에 빠졌다.
지난 5년이란 시간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갔다.
사경을 헤매는 아버지는 새까맣게 그을려 응급실로 들어갔다.
자신 역시 몸의 절반이 화상에 뒤덮였었으며 대장장이로서 가장 중요한 오른손을 못 쓰게 되었었다.
그다음부턴 지옥 같은 나날들이 이어졌다.
아버지는 심폐소생술을 통해 겨우 살아나신 후 식물인간 판정을 받았다.
자신은 가지고 있는 재산을 처분하며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할 수밖에 없었다.
즉, 지옥 같은 날들이 이어졌었으며 비로소 현수는 진실의 일부를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수년간의 지옥은.
‘그날, 대장간에 누군가 있었단다.’
누군가 만들어 낸 지옥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