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28)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28화(228/312)
집들이 (5)
네임드 NPC들의 살기는 일종의 상태이상기며 평범한 유저들은 감히 견딜 수 없는 힘이다.
아레스 커뮤니티에서 한 유저는 이러한 말을 했다.
전설과 조우했을 때, 그들이 발산하는 위압감만으로도 오금이 저려 오며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고.
이처럼 전설들이 뿜어내는 위압감은 어지간한 이들도 견디기 힘든 것이다.
그런데, 방금 전 세 명의 전설.
벤, 바라드, 아리아는 진짜 살기를 뿜어냈다.
그 이유는 본의 말에서 비롯된다.
‘너희 영주를 만나 다리 하나를 부러트리고 시작해야지?’
성녀 아리아.
그녀는 현수를 만난 기간이 짧다.
‘은인의 다리를 부러트린다고?’
그러나 그는 분명 아리아를 살린 은인이다.
‘허허, 우리 현수의 다리를 말인가?’
또 벤에게 그는 손자 같았고, 때론 친구 같은 존재였으며.
‘내 후예의 다리를……?’
바라드에겐 친우이나 장차 나라를 이끌어 갈 보배였다.
들끓어 오르는 그들의 살기.
한 명의 것도 평범한 인간이 견딜 수 없는 것이다.
“끄어어어…….”
“커허억.”
“어, 어어…….”
최정예 병력 1천은 감히 그 기운을 견딜 수 없었다.
숨통이 턱 막혀 왔으며 오금이 저려 전원이 쓰러졌다.
그리고 가장 당혹한 것은 본이었다.
‘이 무슨……?’
세 사람에게서 발산되는 기운에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본의 레벨은 약 470대.
그 역시 상식을 초월하는 강자였던 바.
그러나 정예병을 쓰러트린 살기는 본에게 집중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정예병들에게 바라드가 물었다.
“싸울 텐가?”
본은 곧 경악스러운 광경을 목격했다.
방금 전 그들 사이에 껴 있는 두 명의 불쌍해 보이는(?) 이들을 보며 어깨가 움츠러들고 사색이 되어 있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지금.
절레절레-!
최정예 1천 전원이 방금의 그들처럼 사색이 된 채 온 힘을 다해 고개를 젓고 있었다.
본은 참을 수 없는 치욕감을 느꼈다.
“뭣들 하는 거냐, 너희들이 누구인지 잊은 거냐!? 싸우지 않는다면 내가 너희를 베겠다!”
그의 치욕은 함께 전장을 누빈 최정예 병사들이 사기를 잃고 두려워한다는 것에 있었다.
본의 외침을 들은 그들이 두려움을 이겨 내고 거대한 강골 사내에게 달려들었다.
또 본 역시 사시나무처럼 온몸이 떨려 오고 있던 바.
그러나 본은 한때 전장을 호령했던 사령관.
그가 그 힘을 이겨 내고 자신의 창을 꽉 쥐었다.
그의 창끝에서 거대한 기운이 휘몰아친다. 오러 스피어의 발현이었다.
까드드드득-!
“도대체 무슨 요술을 부려 대는 것이냐!”
그러나 상대가 나빴다.
본은 오래도록 창을 사용해 온 인물이다.
하지만 그의 힘의 장기는 극대화되는 오러에 있지, 창술 실력이 아닌 바.
그가 창을 겨눈 존재.
두 번 다시 나오지 못할 거라는 천재라 불리어 창천이 된 자다.
“창은 그렇게 휘두르는 게 아니란다.”
비쩍 마른 노인이 가볍게 자신의 창으로 창극을 내리쳤다.
오러 스피어가 순식간에 힘을 잃고 소멸되었다.
“……!”
본은 본래라면 벤보다 한 수 아래 정도 실력자다.
그리고 지금의 벤은 성녀 아리아의 버프를 받은 상태다.
또 실력적으로는 본보다 몇 수 위였다.
그가 심사관이란 말을 떠올렸다.
‘죽여선 안 되겠지.’
하여 창극이 아닌 창대로 본의 머리를 내리쳤다.
“크허억!”
본의 눈앞이 아찔해졌다.
그다음부터는 비쩍 마른 노인이 창대를 이용해 그의 몸 곳곳을 가격해 대기 시작했다.
퍼, 퍼퍼퍼퍼, 퍼퍼퍼퍼퍼퍽-!
“참고로.”
노인이 말했다.
“공격은 네놈이 먼저 했고, 영주의 다리를 분지르겠다고 말한 것도 네놈이다.”
“……!?”
그래, 모든 시작은 본의 언행에서 비롯되었다.
이날, 본은 개처럼 두들겨 맞았다.
***
성자 하룬이 깨어난 이유는 본과 달랐다.
본의 경우 비정상적으로 높은 생명의 씨앗 획득에 의해, 정말 그 자격이 있는지 무력으로 확인하기 위해 깨어났다.
그와 다르게 성자 하룬은 그가 비정상적인 씨앗을 획득함으로써 자신이 보유했던 강력한 힘인 압도가 계승되자 그를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압도를 폭군의 후예가 가져간 거라면 큰일이다.’
폭군은 한때 성군인 하룬과 대립했던 인물로 호시탐탐 대영지 아틀라스를 노렸던 인물이다.
‘시간이 없다.’
본과 다르게 성자 하룬은 이곳에 오래 머무를 수 없었다.
생명의 씨앗은 하룬을 제외한 자들에게 적용되었다.
실제로 하룬은 드래곤을 죽이는 데 성공했으며, 아틀라스의 이들과 다른 날 안식을 맞이했다.
그리고 영주성 위에 있는 새로운 영주를 발견한 하룬이 감탄했다.
‘내가 남긴 기운이 흐르고 있다……?’
성자는 800년 전 아레스교를 찾아갔었다.
‘성자의 재목에게 이 가호를 내려 주십시오.’
그것은 당시의 성녀에게 전해졌고 지금까지 타고 내려왔을 터.
하룬은 안도했다.
‘그럼 내 스텟을 얻어 낸 건 내 후예의 길을 걷기 때문이며, 그의 뛰어남 덕이었던가?’
더불어.
“걱정 마라, 너희가 오래도록 지켜 왔던 아틀라스다. 내가 너희의 아틀라스를 기필코 일깨워 주마.”
800년 동안 이곳을 지켜 온 영지민들에게 영주가 한 말이다.
영지민들이 두려워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자신들이 깨어나길 기다렸던 자들과 당대 아틀라스의 주인이 충돌하려 했으니.
영지민들을 살피는 하룬은 작은 웃음을 지었다.
좋은 영주로 보인다.
‘심사 결과가 궁금해지는군.’
안타깝게도 하룬은 심사 결과는 보지 못할 것이었다.
그의 몸이 흐릿해졌다, 또렷해졌다를 반복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각을 마친 하룬은 몸을 돌렸다.
그런 하룬은 당황하고야 말았다.
“망망!”
자신의 앞을 막은 작고 귀여운 한 마리 강아지. 그리고 그 위에 타고 있는 작은 본드래곤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검은색 코에서 콧물을 찔찔 흘리며 늠름하게 서 있는 녀석과 마주한 순간 흐릿해지던 그의 몸이 본래대로 돌아왔다.
‘내가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도 자신이 꾸린 영토 아틀라스에서 깨어난 것은 그의 영혼 조각이 이곳에 남아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곧 다시 죽은 자가 되어야만 했던 하룬에게는 다소 믿기지 않는 일이다.
또한.
“마앙!”
“……?”
녀석이 자신을 바라보며 꼬리를 흔드는 것에서 하룬은 눈치챘다.
‘일부러……?’
그래, 이 신비한 힘을 가진 강아지를 마주하여 발현된 힘이 아니다.
저 강아지가 일부러 자신을 소멸되지 않게 도와주는 거다.
그때.
하룬은 감히 저항할 수 없는 거대한 힘을 느꼈다.
‘내 손이 왜……?’
그의 손이 절로 분홍분홍한 녀석의 배로 향했다.
배를 쓰다듬는 순간 하룬은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느꼈다.
“하아아…….”
또 소멸되지 않던 몸은 완전하진 않은 것이었다.
그러나 만진 순간 소멸이 완전하게 멈춰 버렸다.
그 강아지가 목줄을 물어 자신의 손에 쥐여 주었다.
“널 산책시키라고? 이것이 대가란 말이냐?”
너무도 가벼운 대가였다.
그리고 하룬은 몇 가지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이 강아지의 주인은 새로운 영주다.
영주에게 해가 되는 행동을 할 시 소멸은 다시 진행될 것이다.
또한.
‘사라지는 걸 막은 존재다. 어쩌면 내가 다시 깨어날 수 있는 방법도 알고 있을지 모른다.’
다시 깨어난다.
물론 추측일 뿐이지만 가능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하룬은 녀석에게서 느껴지는 성스러운 기운과 마음을 느꼈다.
“……네 주인을 지키기 위함이냐?”
“망, 망!”
“뀨뀨!”
그래, 이것은 이 존재와 자신의 거래.
하룬이 아틀라스의 새 영주를 보고 놀란 이유 중 하나로 초라하기 짝이 없는 병력에 있었다.
‘너는 영주를 지키고 나는 깨어날 방법을 찾는다.’
아주 좋은 거래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실도 느꼈다.
“그르으……!”
“이 영지를 뺏으려고 하면 바로 소멸시켜 버리겠다고? 걱정 마라. 지금의 내겐 그 정도 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으니.”
실제로 지금의 성자는 많이 약화된 것이 사실이며 그에겐 꼭 해야만 하는 다른 일이 있었다.
그러던 중 하룬이 홱 하고 고개를 돌렸다.
그는 당황했다.
그는 심사관 본이 지금 어딨는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모른다.
다만 현 영주가 생명의 씨앗을 얼마나 얻으려 하는지 예측할 순 있었다.
자신이 남긴 힘 중 무엇이 그에게 계승되려 하는지를 통해서다.
하룬은 숲을 보며 심각해졌다.
‘본,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기에 극의가 반응하는 거냐.’
극의(極意).
성자 하룬이 가졌던 최강의 패시브.
그러나 아직 확정 단계는 아닌 듯싶었다.
성자가 영주가 있던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또 한 번 놀랐다.
‘영주는 어디 갔지?’
그가 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
본은 이해할 수 없었다.
자신을 개 패듯이 패 대던 노인.
본은 자신이 두들겨 맞아 죽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그러던 중 노인이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이 정도면 대강 맞춰졌겠군.’
‘동감이다, 창쟁이.’
그러곤 사라져 버렸다.
‘뭐지?’
본은 어이가 없었다.
그리고 처참한 자신의 몰골과 정예병들을 보았다.
정예병들 중 딱 절반이 재로 흩어졌다.
그리고 본이 유저였다면 이런 알림을 들었을 터다.
[HP가 5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딱 절반 정도. 그 정도 피해를 입었다.
그리고 본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누구였지? 새로운 영주의 수하들인가?’
그것은 자신으로선 알 수 없는 일이다.
확실한 건 신하든 아니든 그의 다리를 부러트린다는 말에 그만큼 분노했던 것 자체가 새 영주의 힘이다.
그리고 심사관 본의 본질은 영주의 힘을 보는 것도 있었으며 심사 결과를 알려 줘야 하기도 했다.
하여 남은 정예를 이끌고 아틀라스로 향했다.
한 정예병이 질문했다.
“영주도 저들처럼 강할까요?”
본은 고개를 저었다.
“아닐 거다. 만약 저들이 수하라고 가정한다면 말이야.”
본이 그렇게 생각하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모든 영주라 하여 강한 건 아니다. 또 저들처럼 강한 수하를 두었다는 건 그만큼 저들을 성장시키는 힘이 특화되었다는 거겠지, 한데 영주조차 강하다면 그것은 이치에 어긋나는 것일 터다.”
그렇다. 이치. 힘이란 균등한 법이다.
모든 것을 잡을 수 있는 강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아니, 그래야만 한다.’
본은 스스로 합리화했다. 모든 것을 잡은 존재는 있어선 안 된다고 말이다.
그때. 본의 눈이 부릅뜨였다.
“……!?”
쿠그그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염력의 힘이 자신과 정예병 전원을 억누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우리 전원을……?’
당황했던 그들에게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으기.”
본이 눈을 한 번 감았다 뜬 순간이었다.
500여 명에 이르는 자신들이 한 사내 앞에 밀집되어 있었다.
갈색 코트를 입은 사내의 키는 본보다 훌쩍 컸다.
심지어 그 안에 갖춰 입은 것이나 부츠와 같은 것들은 검기만 하다.
본은 살면서 저러한 아티팩트들을 응집하여 무장한 존재는 처음 보는 바.
또 흑빛 머리카락을 가진 사내는 귀공자를 보듯 잘생기기까지 하다.
그가 입을 열었다.
“반갑다, 아틀라스의 새로운 영주 현수다.”
본은 자신의 예상이 철저히 깨졌음을 느꼈다.
갑자기 나타난 새로운 영주.
오른발로 지면을 딛고 쌍룡검이라 적힌 검을 뒤로 힘껏 끌어간 자.
그의 검에서 상식을 초월하는 강한 힘이 꿈틀대고 있었다.
한편.
이 모습을 두 전설이 바라봤다.
두 사람은 심사관의 등장이 집들이로 인해 벌어진 해프닝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문제는 그 해프닝에 의해 현수에게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이 내려졌다는 거다.
‘우리의 실수다.’
‘현수에게 피해를 줄 뻔했구나.’
물론 그들의 집들이 선물 마련은 현수를 아끼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또 그들은 심사라는 것의 본질을 이해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백날 천날, 그들을 두들겨 패고 없앤다 한들, 진짜 현수가 인정받는 것이 가장 크게 인정받는다는 걸 안 거다.
그렇기에 자신들이 벌인 만큼 현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 주었다.
그래, 이제 저들은 현수가 감당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는 거다.
즉.
“이제부터 현수의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