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40)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40화(240/312)
황금 고블린 (2)
“크케케케케케!”
네크로맨서 웨이가 소환한 500기의 언데드들이 수적 열세를 상쇄시킨다.
두려움을 모르는 언데드들은 거침없이 기사들에게 달려들었다.
웨이는 그날의 치욕을 잊지 못한다.
중국 네크로맨서들과 함께 수천의 언데드들을 소환, 지휘하여 한국인들을 압도하던 날.
흑야가 세상을 뒤덮고 하늘에 떠 있던 현수는 한 자루 쌍룡검으로 모든 네크로맨서를 소멸시켰다.
그중 한 명으로 자신도 포함되었다.
‘죽은 자의 왕.’
‘세계에서 가장 대단한 네크로맨서.’
‘임모탈과 비견되는 자.’
일전에 네크로맨서 웨이가 불리던 수식언이다.
하지만 전 세계는 이제 네크로맨서 웨이를 이리 불렀다.
‘쌍룡검에 몰살당했던 네크로맨서 중 한 명?’
‘그 소환 많이 하는 애?’
대륙전쟁은 많은 랭커들의 잔치였다.
오래 살아남고 오래 활약할수록 전 세계인들 앞에서 입지를 보여 줄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대륙전쟁 시작 30분도 안 되어 로그아웃당한 웨이는 추락할 수밖에 없었다.
‘빌어먹을 현!!!!!’
웨이는 죽어 버린 현의 대장간 길드원 및 영지민들을 언데드로 만든 후 현의 눈앞에 보여 줄 생각이었다.
또 그를 위해 대륙전쟁 때보다 더 많은 아티팩트와 엘릭서를 포식함으로써 강해졌다.
오직 하나의 이유다.
명장 현에게 잊지 못할 치욕을 선사하고 무릎 꿇은 그의 모습을 세계에 송출시키며 영광을 되찾기 위함이다.
그런데 만난 예상외의 복병들.
웨이는 물러서지 않고 맞섰다.
“전부 죽여 버려라.”
자신의 한층 더 강해진 언데드들이 그들을 몰아붙이고 있었으니까.
그는 알고 있을까?
“으, 으아아아악!”
“크하아아악!”
“무슨 언데드 떼들이 이렇게 많이…… 크흑!”
그가 더 강하게 밀어붙일수록 현에게 도움이 되고 있단 사실을 말이다.
그리고 이는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였다.
[용월: 기사들에게 치명적인 딜을 넣어 죽이기 쉽게 만들겠습니다. 여러분이 그들의 숨통을 끊어 주세요.]암살자 용월.
암살왕의 후임.
단도를 쥔 그녀가 복면을 눈 밑까지 끌어 올렸다.
그 주변에 함께하는 50여 명의 암살자들. 그녀의 부하들이었다.
그녀 역시 그날의 치욕을 잊지 못한다.
중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암살자 집단의 주인인 자신이다.
그런 용월 역시 말 그대로 고작 두 수에 죽음을 맞이했다.
용월뿐만이 아니다.
최고의 암살자들이 현수의 연계, 모으기, 일도양단의 삼위일체에 반으로 갈렸다.
용월은 분했다.
그녀 역시 재산의 절반을 처분해 모든 아티팩트를 더 좋게 맞추고, 함께 온 정예들까지 지원해 준 바.
그녀가 이를 악물고 암살자들과 기사들 사이를 누비기 시작했다.
나타났다, 사라졌다를 반복하는 암살자들.
그들의 칼날. 평소보다 더 날카롭고 감정이 실려 있다.
[용월: 현의 X새끼들을 모조리 죽여 우리의 힘을 보여 주자고요!]그녀 역시 웨이와 다를 바 없다.
그녀와 그녀의 수하들이 기사들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먹일수록.
현의 대장간에게 좋은 일이요, 황금 고블린을 만들어 주는 일이었다.
이들 중 가장 크게 활약하는 건 검황 폰드와 독왕 리우였다.
이미 기사들 상당수는 평소보다 20% 약화되었다.
전설의 몬스터 히드라. 놈이 뿜어낸 비상식적인 브레스가 염산처럼 그들의 몸에서 연기를 피어오르게 한다.
또 몸 곳곳에서 흐르는 피에 기사들은 되레 겁을 집어먹고 있다.
독왕 리우의 창이 기사 두 명을 단숨에 꿰뚫는다.
푸우우욱-
단숨에 뽑아낸 리우의 옆에서 검황 폰드의 검이 베이며 기사 다섯을 단숨에 눕힌다.
기사들의 평균 레벨은 370 정도.
상식을 불허하는 수준이었다.
[리우: 검술 실력이 이제껏 상대해 본 기사들과 격이 다릅니다. 마치 검황이 이끄는 기사단을 보는 것 같습니다.]리우의 솔직한 평가였다.
너무도 뛰어난 기사들이었다.
이러한 기사들 4천이 모일 수 있단 말인가?
솔직한 말로 현의 저력이 무섭기만 하다.
‘이러한 자들을 규합할 수 있는 힘을 가졌다니.’
그렇기에 독왕 리우는 기뻤다.
이들을 모조리 죽인 후, 현마저 잡으면 그 영광은 더 커질 테니까.
[독왕.] [3분 동안 당신에게 공격당한 이가 치명적인 독에 걸립니다.] [움직임이 30% 느려지며 다양한 상태이상에 빠집니다.]독왕 리우가 기사들 사이를 더 빠르게 누볐다.
그의 창에 스치거나 베이기만 해도 기사들은 중첩된 독에 걸려 댔다.
“크흑…….”
“어억…….”
독왕 리우 역시 현수의(?) 든든한 오른팔처럼 활약해 주고 있는 것이다.
스가아악-!
군계일학은 폰드다.
그가 몰려드는 기사 30명에게 발검한 순간 그들이 단숨에 썰려 나갔다.
“저자가 이들의 우두머리다.”
“저자부터 죽여야 할 것이다.”
검황 폰드, 그 역시 예상외의 상황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는 가슴의 피가 끓어오르는 걸 느꼈다.
‘그날 이후, 검도 새로 맞췄다.’
전설 위의 전설 등급.
그 빌어먹을 현이 최초로 만들어 냈던 전설 위의 전설 등급 이후, 세상에 몇 개의 이러한 아티팩트들이 풀렸다.
여전히 막대한 값어치를 치러야지만 살 수 있었고, 폰드는 많은 돈을 들여 구매했다.
‘너를 철저히 연구해 왔다.’
랭커들이 강한 이유 중 하나는 상대를 분석하는 능력이 특화되었음에 있다.
남들보다 비상하게 분석하기에 그들이 스킬을 발현하기 전에 먼저 대처할 수 있는 거다.
또한, 공격형 쌍룡검의 묘리 중 하나로 아티팩트를 부숴 버리는 것이 있다.
하지만 전설 위의 전설 등급은 부수기 쉽지 않을 터.
서거억-
또 하나의 기사를 베어 버린 폰드의 눈이 흔들렸다.
검공 로만.
그가 오러가 넘실거리는 검으로 유저들을 추풍낙엽처럼 쓸어 버리고 있다.
그 모습이 양 떼 사이에 들어온 늑대 같다.
또 폰드는 기사들의 처절함을 볼 수 있었다.
“물러서지 마라, 놈들을 모조리 죽여. 이 대륙이 어떤 곳인지 보여 줘라!”
[검공의 격노] [기사들의 사기가 들끓어 오릅니다.]“우오오오오!”
“명 받듭니다!”
“검공 로만 님을 위하여!”
“고야드 왕국을 위해!”
폰드가 놀라는 건 그들의 필사(必死)에 있었다.
‘마지막 전투처럼 싸운단 말인가?’
그랬다.
그들은 마치 이것이 정말 마지막 전투처럼 현수를 위해 싸우고 있다.
‘현수를 위한 칼춤을 춘다는 것인가!?’
폰드는 경악했다.
저들이 필사적으로 싸우게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존재. 검왕의 제자, 현수다.
폰드는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이 현수의(?) 무엇을 위해 이토록 처절하게 싸우는지.
하지만 폰드와 중국 유저들 역시 사활을 걸었다.
꽈악-
폰드가 검을 더 꽉 쥐었다.
그의 검이 기사들을 더 빠른 속도로 베어 낸다.
***
무엇이 검공 로만과 기사들을 처절하게 만드는가.
‘반란에 실패하면 모조리 죽는다.’
‘반란에 뜻을 함께했던 백성들은 우리를 외면한다.’
검공 로만과 명문 가문 기사들이 마지막 전투처럼 싸우는 이유다.
그들은 물러설 곳이 없었다.
반란이 시작된 순간 최선을 다해야만 했다.
“으오오오오오!”
그랬기에 검공 로만은 더 미친 듯이 칼춤을 췄다.
한데 놀랍게도 대륙을 넘어온 적군들도 마찬가지다.
“으라아아아!”
“하아압!”
“죽어라아!”
그들 역시 젖 먹던 힘을 다해 싸우고 있었다.
로만은 몰랐지만, 그들 역시 현수를 잡으러 와 놓고 패배해 돌아가면 더더욱 큰 비난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저놈이다.’
검공 로만의 시선이 폰드와 마주쳤다.
그 둘은 현수가 상대하기 매우 벅찬 인물들임이 사실이다.
한데.
“검을 좀 쓰는 자군!”
“내가 검황의 후예다!”
그 둘끼리 치열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채채채채채챙-!
검격이 부딪칠 때마다 치명상이 늘어난다.
“으오오오오!”
폰드는 현수에게 패했던 기억을 상기하며.
“으라아아아!”
검공 로만은 잘못된 후예 지목을 꼬집고 새로운 왕의 길을 걷기 위해.
까가가가가강-!
격렬한 스파크를 만들어 내며, 서로의 HP를 기하급수적으로 깎아 놓고 있다.
즉, 스스로들 괴멸하고 있는 것이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한 사내가 있었다.
‘아, 팝콘 땡긴다.’
그들은 현재 분노와 치열한 전투에 의해 현수가 숨어 있다는 걸 눈치 못 채고 있었다.
또 현수는 어이가 없고 우습기 짝이 없었다.
대륙전쟁의 승리?
‘당연한 일이었고 정당한 승부였다. 그런데 저 새끼들은 왜 내가 부도덕하게 이긴 것처럼 열등감에 찌들어서 난리야?’
왕의 후임 지목.
‘바라드 전하는 흔들리지 않는 고야드를 원하신다. 대장장이와 기사 들이 공존하는 나라. 그 나라가 견고할 것을 아시기에 후예로 지목하신 거다.’
그래, 대륙전쟁이든 후예 지목이든, 현수가 저들의 분노를 살 만한 일은 없다.
저들이 분노하고 현수를 짓밟으려는 이유.
‘탐욕이다.’
중국 유저들은 첫 번째 전설을 잡았다는 업적을 위해.
검공 로만과 기사들은 왕의 후임 자리를 빼앗고 부귀영화를 누리기 위해.
일말의 죄책감도 들지 아니한다.
되레, 빠른 속도로 하락하는 그들의 HP바를 보며 현수 역시 탐욕을 느낀다.
그들과 다르게 합당한 탐욕이었다.
나를 노리고, 나의 이름을 실추시켜 비상하려던 자들이었으니까.
현수가 몸을 돌렸다.
***
“크흡!”
“컵!”
로만은 실력으로, 폰드는 템빨과 레벨로 서로가 한 치도 밀리지 않는다.
절정에 이를수록 둘의 HP는 급락했다.
[HP가 30% 미만으로 하락하셨습니다.]또 그럴수록 두 사람의 분노는 절정에 달해 갔다.
두 사람의 입에서 동시에 욕지거리가 튀어나왔다.
“백작 현수의 졸개 놈!!!”
“네놈과 현수를 함께 묻어 주마!”
검을 젖혔던 두 사람의 눈이 커졌다. 두 사람이 눈을 굴렸다.
치열한 전투가 막바지에 이르며 기사들이 피를 흘리고 있었고, 유저들 상당수가 로그아웃 문턱까지 향하고 있다.
“대륙에서 넘어온 백작 현수의 친우 아니었는가?”
“뭔 개소리냐? 너야말로 검왕이 현수를 지키라고 보낸 졸개 새끼 아니더냐?”
두 사람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인지했다.
“모두 멈춰라!”
“공격 중단!”
지휘관 두 사람이 말하자 치열한 전투가 끝났다.
두 사람은 몇 마디 더 대화를 나눴고 목표가 같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전투할수록 서로에 대한 분노는 커졌었으나 서로가 알고 있었다.
‘한쪽이 전멸해야 끝난다.’
‘전멸시킨 쪽도 전멸 못지않은 피해를 입는다.’
유저인 폰드가 한 수 굽히며 융통성을 보였다.
“우리의 공적은 현수입니다. 우리가 손을 잡는 건 어떻습니까?”
“……좋은 생각이군.”
검공 로만이 동조했다.
“기필코 현수를 찢어 죽여야 성이 풀리겠습니다.”
또 되레 현수의 행위는 두 그룹을 끈끈하게 만들었다.
“신이 내린 영토에 대해서 아는가?”
“물론입니다. 하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평균은 고작 병력 400밖에 되지 않을 겁니다. 제가 같은 이방인이기에 잘 압니다.”
“400이라, 본래 보유한 200의 병력을 합치면 600이군.”
“푸하, 역시 현수의 병력은 합쳐 봤자 600밖에 되지 않았군요.”
NPC와 유저가 정보를 공유한다.
하여 이는 둘에게 확신을 심어 주고 있었다.
“6천의 군대다. 현수는 우리 손에 너무도 허무히 무너질 것이다.”
그때.
쿠그그그-
“……?”
두 사람이 땅의 진동을 느꼈다. 한 무리가 다가오고 있었다.
두 사람의 눈은 매서웠다.
“이번엔 어떤 수를 쓰는 거지?”
“발걸음 수를 극대화하는 능력이라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고작 600이 낼 수 있는 걸음 소리가 아니다.
두 사람이 헛웃음을 지으며 소리가 들린 곳에 시선을 둔다.
그 웃음기가 천천히 가라앉았다.
새하얀 상아. 그를 연상케 하는 것으로 만들어진 갑옷을 입은 기사들.
또 새하얀 상아로 만든 듯한 뿔 투구를 쓰고 있기까지 하다.
그 숫자가 백 명을 가뿐히 넘는다.
그 뒤론 미로를 가득 채울 정도의 병력이 ‘모루와 검’이 교차된 문양의 깃발을 들고 있다.
또 병사 한 명 흐트러지지 않고 절도 있는 동작으로, 왼발 오른발로 지면을 밟는다.
쿵, 쿵, 쿵, 쿵-
그 가장 앞에 선 자.
그는 스스로를 영주, 군주라 자칭하는 게 부끄러웠다.
스스로가 보유한 영지민과 병력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반갑다. 군주, 현수다.”
[상태이상 압도에 걸리셨습니다.]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에 경직됩니다.] [거대한 공포와 강한 위압감에 몸을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압도란 이름의 스텟이, 시기적절함을 보여 준다.
그들은 말 그대로 군주 현수의 등장에 압도되고 있었다.
또 군주의 우아한 손짓에 4천의 군대가 그에 대한 충심을 보여 주듯 애기살을 장전하고.
딸깍-
스아아아악-!
손을 내린 순간 4천의 애기살이 6천의 적군을 관통했다.
퍼퍼퍼퍼퍼퍼퍼퍼퍼퍼퍽-
고작 한 번에 몰살되는 그들의 밑으로 반짝이는 아티팩트 수십 개와 골드가 드랍된다.
또 4천의 아틀라스의 군대에게선 병사가 레벨 업 했다는 알림이 폭주하여 솟구친다.
6천의 황금 고블린, 그 자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