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4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45화(245/312)
바빌론 (2)
“아레스는 신이 실존하는 세상이다.”
사제의 길을 걷는 유명한 유저가 한 말이다.
“또 나는 알고 있다. 신이 존재하기에 언젠간 간접적으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간접적으로 만난다?
사람들은 그 말은 이해하지 못했다.
일개 평범한 유저들은 신을 만날 수 없을 거다.
아니, 최고의 하이랭커들 역시 그런 일은 쉽지 않을 거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10년 이상이 흐른 후일 터.
그에 유저는 말했다.
“내가 말한 간접적이란 알현이 아니다. 신이 있기에 존재할 수 있는 것. 성배(聖杯)나 혹은 신이 남긴 어떠한 것. 또는 신이 입었던 무구와 같은 것들까지. 그것들을 통해 우리는 신의 위대함을 목도할 수 있을 거다.”
유저들은 이해했고 공감했다.
신이 지상에 뿌린 어떠한 것.
신이 가졌던 무언가, 또는 신이 보유했던 어떠한 힘 등을 알게 될 것이다.
“그 어떠한 것의 가치는 전례에 없던 엄청난 것이 될 것이다.”
누구도 부정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알았다.
정말 그것의 가치는 천문학적일 거라고.
현수 역시 마찬가지다.
‘이 아레스에 신의 재료 역시 존재할 것이다.’
그리 확신하고 있었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생각이 같았다.
그러한 것들은 몇 년 후 혹은 느리면 10년이 지나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아레스는 밸런스를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이다.’
현수는 작금에는 그를 기대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지금 현수는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캐릭터 정보를 숨긴 정체불명의 미남자.
그가 쥔 흑빛의, 녹아 버린 검을 보자 들려오는 알림을.
[신의 광물이 느껴집니다.]또 현수는 신의 후예였기에 일부 관조할 수 있는 특혜가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신의 광물과 나는 어떠한 연관성이 존재한다.’
현수가 생각하기에 모든 알림에는 ‘이유’가 존재한다.
다른 유저들은 저 검에서 신의 광물을 느끼지 못할 터.
한데 자신만이 느꼈다는 것.
여러 가지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확실한 건 있다.
‘저것을 직접 만져 보기만 해도 내게 도움이 된다는 거다.’
현수는 대장장이다.
신화 등급 광물, 그것도 앞으로 몇 년 후에나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광물을 보게 된 것은 천운이라 할 수 있다.
또 저 광물을 만지면 예상외의 다양한 상황들이 일어날 수 있었으며 그것은 분명 현수의 성장에 도움이 될 터.
‘아니, 그런 것들이 없어도 신의 광물을 보고 느끼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된다.’
문제는 자신에게 저 검을 만질 수 있는 권한이 허락되는가다.
‘잠깐 만져 보기 가능?’
이런 말을 하면 미친놈처럼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의 유저들은 자신의 아티팩트를 남이 만지는 것을 꺼려 한다.
유저 중 손만 가져다 대도 아티팩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극소수의 자들이 있어서다.
“당신은 누구지?”
현수가 질문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이 검의 복원을 의뢰하러 왔다.”
그가 녹아내린 검 바빌론을 내밀었다.
원하던 순간이다.
***
“정보꾼 카벨의 소개로 왔다.”
무명의 친우가 누구인지 알게 된 현수다.
또 카벨 덕분에 현수는 반란군도, 중국 유저들도 일망타진했다.
그 모든 과정을 만드는 건 카벨에게도 쉽지 않았던 일.
그런 일을 해 준 카벨이 보내온 자.
카벨이 누구인지 알게 된 후.
그의 정보는 정확하며 그의 일 처리도 완벽하다는 걸 알게 됐다.
‘내게 해가 된다고 판단했으면 보내지 않았을 거다.’
그 확신을 가진 현수가 그를 아틀라스의 대장간으로 이끌었다.
‘어차피 아틀라스 인근에 이미 당도한 상태이기도 했고.’
현수가 쓴웃음 지었다.
본의 아니게 그는 최초로 아틀라스에 발을 들인 외부인이 된 거다.
대장간에 도착하자 바할라가 본론을 꺼냈다.
“이 검은 아직 감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얻은 정보에 따르면…….”
‘초월 등급이라고?’
그는 작게 감탄했다.
더불어 그가 알고 있다는 이 검이 가진 힘.
‘악마의 HP를 단숨에 70%를 날려? 미쳤잖아?’
현수는 악마 그라우트를 사냥한 적 있다.
하지만 악마 그라우트는 평소보다 크게 약화된 상태였다.
거기에 악마 그라우트는 이름을 갖지 못했다.
그건 그가 악마라 불리지만 72악마라 불리는 게 아니란 거다.
물론 그라우트 역시 강하다.
하지만 72악마라 불리는 종자들의 경우 그 수준 자체가 상식을 불허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데, 이 검 바빌론은 그런 72악마들의 HP도 70% 날려 버릴 수 있다.
‘지금의 아레스에서 유일하게 악마를 잡을 수 있는 힘을 가진 검이라니.’
물론 복원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만져 봐도 되나?”
바할라가 바빌론을 내밀었다.
현수는 쓴웃음을 지었다.
‘엄청난 자신감이다.’
본래 유저는 아티팩트를 함부로 넘기지 않는다.
먹튀가 많아서다.
하지만 바할라는 먹튀할 시에 어떤 일이 벌어지게 할 수 있는지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리고 현수는 신의 광물로 이루어진 이 바빌론을 단순히 만져 볼 생각이었다.
그런데.
[당신의 클래스가 반응합니다.] [바빌론을 감정할 수 있습니다.]현수는 감정이 가능했다.
그리고 언급했듯, 모든 알림엔 이유가 있다.
일전의 광물을 느낀 것은 그 초석.
퀘스트의 전조일지 모른다.
‘감정한다.’
정보가 열람됐다.
띠링!
(바빌론)
등급: 전설 위의 전설
내구도: 50/50
공격력: 679
제한: 레벨 450 이상 검사.
특수능력:
·모든 스텟 0.5% 상승.
·절삭력 130% 상승.
·악(惡)에 대한 공격력 160% 상승.
·패시브 스킬 악마 사냥.
·패시브 스킬 심판자.
·액티브 스킬 멸악(滅惡).
·소모성 아티팩트입니다.
·멸악(滅惡) 사용 가능 횟수 3/3
·사용 가능 횟수를 모두 사용 시 소멸됩니다.
설명: 악마를 사냥하기 위해 제작된 전설 속의 검 바빌론입니다. 마계와 적대하는 신에 의해 신의 광물 100g이 사용되었고 그 외 평범한 재료가 쓰였습니다.
멸악(滅惡) 3회 사용 시 소멸되며, 악마들이 지옥불에 던져 녹아 버렸습니다.
(멸악)
액티브 스킬
소요마력: 3,300
사용 시 페널티: HP 및 MP 50%
재사용 대기 시간: 한 달에 한 번.
사용 가능 횟수: 3/3
효과:
·악으로 판단되는 모든 종의 HP 양을 40%까지 삭제시킵니다.
정보를 확인한 현수는 어이가 없었다.
‘신의 광물 100g이요? 삼겹살도 100g이면 몇 조각 안 되는데요?’
검의 무게는 1~10kg 사이까지 다양하다.
1kg대의 검은 최소치에 가까운 수준이며, 보통 검 하나를 만들기 위해 몇 kg의 광물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 바빌론이란 검엔 신의 광물 100g이 섞여 있단다.
‘쉽게 신의 광물을 허락할 리 없지.’
즉, 현수가 이것을 녹이면 얻을 수 있는 신의 광물은 고작 100g.
그러다 현수는 경악했다.
‘……잠깐만, 고작 100g 섞여 있는데, 이런 검이라고?’
새삼 신의 광물이 가진 힘이 어느 정도인지 상상되지 않았다.
‘한 자루 검을, 온전한 신의 광물로 만들면 어떤 힘을 가지는 거지?’
현수가 상상했던 신화 등급 검의 힘 말이다.
일단 이건 뒤로했다. 가장 중요한 것들을 짚어야 했다.
앞의 사내는 아직 이 검을 감정하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감정이 가능하던데? 아마 명장이어서인 것 같다.”
“사실인가?”
바할라가 크게 관심을 보였다.
소문만 들었고 얻고서도 제대로 보지 못한 검이었으니.
하지만 현수는 그 기대를 깼다.
“이 검에는 당신이 생각하는 힘이 없다.”
바할라는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현수는 이 바빌론에 대해 짚어 나갔다.
“첫 번째. 내구도가 50이다. 50의 내구도 자체가 말이 안 돼. 내구도가 어느 정도 밑으로 떨어지면 사용이 불가능해질 것을 알 거다. 이 바빌론은 몇 회만 누군가를 가격해도 다시 쓸 수 없는 지경까지 간다. 특히 멸악이 있긴 하지만 50의 내구도의 검이 힘의 발현을 견딜 수 없을 거라고 판단한다.”
“두 번째. 내가 들었던 멸악(滅惡)과 다르다. 내용은 같으나 그 %가 70%가 아닌 40%다.”
“세 번째. 바빌론은 초월의 힘을 내는 검이 맞다. 하지만 전설 위의 전설로 명시된다. 그 이유는 바빌론은 현재 소모성 아티팩트이며, 소모성 아티팩트는 등급 자체가 한 등급 낮아서다.”
바할라는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자신이 알던 정보와 기대가 모조리 날아갔다.
일단 멸악이 40%만의 HP를 깎는 점.
“이는 3회 사용 가능하다. 문제는 1회 사용 시 한 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걸린다. 물론 내구도 때문에 1회 사용도 못 하겠지만.”
바할라는 느끼고 있었다.
‘복원되어도 악마를 잡지 못한다……?’
바할라가 겪어 본 그놈은 HP 40%를 깎는 수준으로는 어쩌지 못한다.
70%를 깎아도 될까 말까란 거다.
“직접 확인해 봐라.”
현수가 스크린샷을 찍어 정보를 공유했다.
그를 확인한 바할라는 부정하여 스스로를 희망고문했다.
“……뛰어난 대장장이는 때론 아티팩트를 상향시켜 복원할 수 있다고 들었다. 이걸 영구적으로 바꾸며, 되레 멸악(滅惡)을 극대화시킬 수 있나?”
영구적인 걸 원하는 이유는 해당 악마의 HP를 멸악으로 70% 깎았다는 가정하에도 여러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현수가 고개를 주억였다.
“반은 가능하고 반은 불가능하다. 애초에 소모성 아티팩트를 영구성으로 바꾸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실력만이 아니다.”
바할라가 팩폭을 맞기 시작했다.
“지금 필요한 건 재료다. 그만큼 재료가 더 쓰여야만 소모성을 영구성으로 바꿀 수 있는 거다. 심지어 그대는 말하고 있다.”
현수가 눈을 좁혔다.
“소모성의 전설 위의 전설 등급을 가져와 놓고, 그대는 실력이 뛰어난 대장장이이니, 이것을 영구적으로 바꿔 주고 멸악의 효과까지 올려 달라. 즉, 이 소모성을 나보고 초월 등급까지 끌어올려 달라는 거다. 이게 지금 상식적으로 가능하다고 보는가?”
바할라는 고개를 저을 뻔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불가능한 일이었다.
“재료가 부족해서란 뜻이군.”
“다양한 요소가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그렇게 판단된다.”
“어느 정도 있으면 상향될 수 있지?”
“소모성을 만든 데 사용된 만큼.”
바할라도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처음으로 이것이 신의 광물 100g이 쓰인 걸 알게 되었다.
신의 광물 100g?
1g도 구할 수 없다.
지금의 아레스는 그랬다.
현수는 복원을 맡게 된 입장으로서 말했다.
“당신이 말한 모든 것들이 가능해진다면…….”
“보수는 원하는 만큼 주겠다.”
물론 바할라는 지푸라기라도 잡을 뿐이다.
애초에 바빌론이 소모성이어도 악마를 못 잡고, 멸악이 저 상태여도 못 잡는다.
또 전설 등급을 그는 초월로 만들어 달라고 하고 있는 바.
그리고 바할라는 잠시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의 금액을 측정하는 그를 보았다.
말도 안 되는 일을 해냈을 때의 의뢰금은 얼마인가?
“복원금으로 40억을 부르겠다.”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하지만 터무니없지 않다.
지금의 바할라가 원하는 조건의 검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다.
‘쌍룡검을 빚었을 때보다 어려울 것이다. 아니, 쌍룡검은 재료가 있어 제작이 가능했지만 저건 상향시켜 복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재료가 없으니까.’
바할라도 최고의 1인이었기에 알 수 있었다.
이 아레스엔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이 있기 마련이다.
물론 40억 자체는 검 가치 대비 과하다.
하지만 현수의 의도가 그 정도로 불가능함을 시사한다.
“그래도 복원할까?”
하지만 그래도 복원을 맡기긴 해야 했다.
“부탁한다. 보수는 넉넉히 쳐주마.”
“게임 시간으로 1주일 정도 걸릴 거다.”
바할라는 검을 맡긴 후 로그아웃했다.
로그아웃한 바할라는 상실감에 빠졌다.
그는 신의 광물 혹은 또 다른 악마를 사냥할 방편을 사들이려 했다.
그가 얻을 수 있는 정보 등급은 최상급.
그러나 그 어디에도 없었다.
신의 광물도, 그 정보도.
‘……반년의 시간을 잃었다.’
그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직업 퀘스트: 검신의 길을 클리어하지 못하면 당분간 검신의 길 걷기는 중단된다.
인간은 모두 똑같다.
정점에 섰다 한들,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면 좌절하기 마련이다.
1주일 동안 어떤 정보도 찾을 수 없었던 바할라는 씁쓸했다.
‘약속된 시간이군.’
그가 접속했다.
‘멸악이 60%의 힘까지만 올라갔어도 좋겠군. 내구도도 보충되고.’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러다 현의 대장간에 접속한 그가 당황했다.
“……?”
바할라는 눈앞에 있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
완전해진 바빌론은 멋졌다.
흑빛으로 이루어진 장검.
악마를 연상케 하는 기운.
또 악마의 머리가 포효하는 형상의 그립.
그러나 바할라가 놀라는 건 멋진 외형이 아니다.
‘두 자루……? 왜 바빌론이 두 자루인 거지?’
그랬다. 현수는 양손에 똑같은 모양의 바빌론을 들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를 복제한 것처럼.
고개를 돌린 현수.
명장(名匠). 그 자체의 자신감 있는 표정으로 말했다.
“40억, 준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