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47)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47화(247/312)
바빌론 (4)
[시스템이 반응합니다.] [경이로운 업적입니다.]용광로에 두 자루 바빌론을 넣자 들린 알림이다.
‘네가 생각해도 그렇지? 나도 그래.’
이 알림이 들려온 이유는 ‘검신, 그리고 대장장이의 신’ 퀘스트를 진행 중이어서다.
해당 퀘스트는 언급했듯 실패 시 페널티가 없다.
그만큼 퀘스트가 내려지긴 했지만 불가의 영역이라고 판단했던 거다.
하지만 이젠 바뀌었다.
‘퀘스트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상황에서 좋은 바빌론이 만들어지면 어떤 보상을 받을까.’
???의 보상.
일단 현수는 그 ???의 보상에 한 걸음 다가섰다.
그리고 이제 보여 줘 볼 생각이다.
보기 좋은 쓰레기가 아닌, 초월 자체의 힘을 내는 바빌론을.
어느새 바할라가 재접속했다.
“잔고는 충분하다.”
그가 걱정 어린 표정으로 말했다.
“안 쉬고 작업해도 괜찮나?”
안 쉬면 더 좋은 아티팩트를 못 만들지 않냐가 아니다. 진심으로 현수를 걱정하고 있는 거다.
“문제없어, 이런 고강도 작업은 익숙하거든, 그리고 꽤 시급하잖아?”
현수가 쓰게 웃었다.
“얼굴에 ‘시간이 얼마 안 남았어요.’ 써 있는데, 모를 수가 있겠어?”
바할라가 피식 웃고야 말았다.
“4~5일 정도 걸릴 거야, 어디라도 다녀와.”
“아니, 이 근방에 머물겠다.”
“따분할 텐데, 괜찮겠어?”
“괜찮다.”
바할라가 대장간 한편에 등을 기댔다.
그는 자신이 평소와 다르다고 느꼈다.
방금 전 자신은 그를 보며 피식 웃었다.
‘……내가 유저와 대화하며 웃어 봤던가?’
없다.
왜일까 생각해 보면 어떠한 유저와 조우했을 때 그는 항상 비슷한 시선을 받아 와서다.
‘님은 어떻게 그렇게 강한 거죠? 혹시 캐릭명이……?’
‘님 맞죠? 세계 랭킹 1위 바할라! 우와아아…….
‘바할라. 너를 찾는 게 쉽지 않더군.’
‘너를 오래도록 찾았다. 한번 싸워 보자.’
가장 높은 곳에 선다는 것은 그랬다.
그들과 바할라 사이에 벽이 있었다.
하지만 현수와 대화하며 알게 되었다.
‘벽이 없다.’
자신에게 보내는 동경의 시선도, 한마디 말이라도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언행도.
옷매무새를 추스르며 떡고물을 기다리는 표정도.
동등의 관계.
그것이 벽을 허물어트리는 것을 느낀다.
더불어.
화르르르르륵-
더 크게 화염을 터뜨리는 용광로 앞.
천재적 게임 센스로 세계 랭킹 1위의 길을 나아가는 바할라는 목도하고 있었다.
자신의 천재적 게임 센스를 어그러트리는 천재적 대장장이의 실력을.
“불필요한 것을 삭제하고 멸악을 극대화하며 악에 대한 공격력 상승을 높일 거야, 또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 또 다른 악을 상대할 스킬들 역시 있어야겠지, 대신 스텟 상승량, 소드 마스터리 상승량은 하락시켜 제작할 예정이다.”
그의 목소리에도, 움직임에도 거침이 없다.
잠깐도 주저하지 않고, 잠깐도 생각하여 멈추지 않는다.
그것은 그의 경험에서 나오는 본질적인 강한 힘.
“또 새로 얻게 된 100g의 신의 광물을 통해 내구도를 극적으로 끌어 올려 부러지지 않게 할 거다.”
그랬다.
바할라가 게임 센스로 많은 것을 굴복시킨다면.
현수는 이 대장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른다.
바할라는 그 흐르는 시간을 느끼지 못할 지경으로 매료된다.
한 번의 동작, 한 번의 망치질도 눈에 담고 잊지 않는다.
‘이것이 명장(名匠).’
존경, 경외, 시기, 부러움, 자격지심.
살면서 한 번도 가져 본 적이 없던 그 감정이 꿈틀거린다.
어떻게 저렇게 대장간을 지배할 수 있는가란 부러움.
나는 갖지 못한 것을 가진 것에 대한 자격지심.
집중하며, 또 되레 즐거워하는 자를 보며 느끼는 존경.
대장간 안에서만큼은 너무도 높게 선 자에게 느껴지는 경외.
두근-!
4년 만에 처음으로, 바할라가 격동을 느낀다.
가슴의 격동은 점차 변해 간다.
따아아앙-!
따아아앙-!
따아아아앙-!
그는 쉬지 않았다.
새벽닭의 울음을 들으면서도 용광로의 불을 밝힌다.
공기가 찬 새벽에도, 해가 뜨거워 내부가 달아오르는 낮에도.
다시 밤이 밝아 모두가 퇴근하는 그 시간에도.
그 반복의 과정에서 그는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를 위해서인가?’
아니, 새로운 광물을 만져 보는 것에 대한 즐거움.
더 나은 것을 만들어 내겠다는 집념과 욕심.
이것을 통해 더 나아간다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 과정의 끝은 결국…….
‘나를 위한 것이 존재한다.’
그래, 결국 저 검은 자신을 위한 검이다.
누군가를 위한 검에 저토록 열정을 쏟는다는 것이다.
어느새 몰입했던 현수의 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러 간다.
흑빛 검신에 새겨지는 ‘멸악(滅惡)’의 한자가 인상 깊다.
마침내 완성해 내었을 때.
현수가 완성된 바빌론을 내려다봤다. 그는 굉장히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가 허탈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하다, 바할라.”
바할라는 원하는 것의 제작에 실패했음을 인지했다.
또 검신의 길을 걷는 자로서 검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저 검은 꽤 괜찮은 검이나, 그저 그런 검에 불과했다.
그러나 바할라는 그에게서 진심을 보았다. 그는 최선을 다했다. 또 대단했던 실력이다.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오늘의 그가 운이 없었던 거다.’
결국 아티팩트의 제작 절반 이상이 운에 기여된다.
애초에 불가능했던 일이기도 했다.
복제시켜 그 가능성을 열어 준 것만으로도 기립박수를 쳐도 모자라다.
바할라는 기립박수를 칠 수 있는 성격은 아니다.
단지, 진심으로 제작한 명장을 위해 어떤 위로를 해야 할지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건네는 건 익숙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그 생각이 일변한다.
현수가 바할라와 시선을 맞추며 말했다.
“고작 40억으론 안 되겠어, 60억 줘.”
“???”
바할라는 그 말을 이해하지 못했다.
***
한 자루 바빌론이 결정짓는 게 많다.
‘불가능하다고 말했던 검신, 그리고 대장장이의 신 퀘스트의 ??? 보상.’
‘신화 등급 광물로 성공적으로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 얻어 낼 수 있는 것.’
‘정체된 내 실력이 더 나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는 가능성.’
‘40억이라는 거금.’
그 외 가장 중요한 것.
검신과의 연(緣).
이 복잡하고 다양한 것들이 고작 한 자루 검에 얽혀 있다.
그 때문이었다.
현수는 바빌론을 제작하는 동안 미친 듯이 열중했다.
또 즐거워했다.
‘아, 신의 광물은 이렇구나.’
‘미쳤어, 짜릿해! 고작 200g의 광물이 이런 힘을 낼 수 있단 말이야?’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완전한 신의 광물을 얻었을 때 그것으로 한 자루 완벽한 검을 만드는 게.’
그 끝에서 몰입하며 탐욕도 느낀다.
그 탐욕은 바할라란 인물에게서 비롯된다.
그것은 호승심.
3년간 1인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최강자.
그에게서 느껴지는 기운과 레벨만으로도 알 수 있다.
지금의 자신은 그를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자신의 강점이 무엇인지 보여 주고 싶었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 보는 기분이다.
그리고 검을 만들며 들려왔다.
[멸악(滅惡)의 기운이 갈수록 거대해집니다.] [걷잡을 수 없는 기운에 누군가 소유자를 노릴지도 모릅니다.]바빌론은 악마들이 지옥불에 던진 검이라고 한다.
고작 40%의 멸악만으로도 위험이 됐겠지.
하지만 지금의 바빌론은 다르다.
[멸악(滅惡)의 기운이 갈수록 거대해집니다.] [멸악(滅惡)의 기운이 폭주하듯 끓어오릅니다.] [멸악(滅惡)은 지옥불조차 견딜 것입니다.] [바빌론의 힘이 그들에게 느껴질지도 모릅니다.]그러나 현수의 신의 맞춤수리는 원하는 효과를 넣는다.
미칠 듯이 검에서 끓어오르는 그 기운을 자신의 방식으로 잠재웠다.
그리고 문양을 그리며 완성시킨 순간.
현수는 말문을 잃고야 말았다.
[가장 뛰어난 복원으로 정의(定意)됩니다.]이제껏 현수가 했던 모든 복원을 뛰어넘는다.
[기존의 제작자를 압도적으로 뛰어넘습니다.] [신조차 감탄할 만한 복원입니다.] [칭호 신이 감탄하는 복원자를 획득합니다.] [두 번째 초월이 쓰여집니다.]검을 확인하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이건 쌍룡검급이다…….’
아니, 악(惡)에게만큼은 쌍룡검이 비할 수가 없었다.
그는 이것을 돌려주는 게 맞는가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생각을 바로 했다.
‘이런 식으로 약속을 어기면 안 된다.’
의뢰로 약속한 것은 지켜져야 했다.
또 현수는 알고 있었다. 지금의 자신보다 바할라에게 필요하며, 이것을 쥐여 주었을 때 이 검을 판 것보다 더 값지게 돌아올 것임을.
그것이 강자의 명예며, 자존심이었으니까.
그렇기에 말했다.
“고작 40억으론 안 되겠어, 60억 줘.”
그래, 이 검의 가치는 60억은 된다.
뇌정지에서 풀려난 바할라는 그 검을 보았다.
외형은 이전보다 더 멋져졌고 검날은 날카로웠다.
그 어떤 검도 벨 수 있을 것같이 견고하다.
하지만 검신의 길을 걷는 바할라는 언급했듯 검의 기운을 느낀다.
‘평범하기 짝이 없는 기운만이 느껴지는데, 도대체…….’
도통 이해하지 못하던 바할라가 그 검을 받았다.
그 순간.
[대악마조차 두려워할 희대의 명검(名劍)입니다.]숨이 멎을 뻔했다.
알림이 지금 말하는 대악마라는 종.
소악마, 일반 악마와 비할 수 없다.
그런 대악마가 두려워한다?
그런데 어째서 느껴지지 않았던 것인가?
의문이 풀린다.
[거대한 멸악(滅惡)이 흐릅니다.] [어떤 악(惡)도 멸할 것입니다.] [악(惡)과 관련된 정체 모를 초월종들이 해당 검의 소유자를 쫓습니다.]바할라는 초월종들이 자신을 쫓는다는 사실에 머리가 새하얘졌다.
하지만.
[제작자가 검의 기운을 찾지 못하게 힘을 억압합니다.] [오직 소유자에게만 그 힘이 보입니다.]쿠그그그그그-
검에서 거대한 떨림이 느껴졌다.
그는 다급했다.
60억 가치의 바빌론을 확인했다.
(바빌론)
등급: 초월
내구도: 무한
공격력: 754
제한: 레벨 450 이상 검사.
특수능력:
·절삭력 165% 상승.
·치명타 확률 130% 상승.
·악(惡)에 대한 공격력 250% 상승.
·패시브 스킬 악마 사냥꾼.
·패시브 스킬 악의 심판자.
·액티브 스킬 한 자루 검 앞에.
·액티브 스킬 멸악(滅惡).
·멸악(滅惡)의 기운이 흘러나가지 않습니다.
설명: 신조차 감탄한 복원자가 바빌론을 새롭게 창조했습니다. 이 검을 쥔 자는 그 어떤 악(惡)도 두렵지 않습니다.
보이는 모든 효과가 일전의 것을 몇 단계 뛰어넘었다.
‘몇 번만 휘둘러도 부러질 듯했던 검의 내구도가 무한이 되었다…… 악에 대한 공격력이 100%가량 올랐으며, 절삭이 대폭 상승했어, 거기에 공격력이 100이나 올랐다.’
그가 떠올린다.
소모성 바빌론을 가지고 와 놓고 뛰어난 대장장이는 복원 후 등급을 상향시키지 않냐 말했던 자신의 모습이.
다시 생각하면 참 어리석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걸 실현시켰다고……?’
그리고 가장 주목해야 할 것.
바로 멸악(滅惡)이다.
(멸악)
액티브 스킬
소요마력: 5,500
사용 시 페널티: HP 및 MP 20%
재사용 대기 시간: 한 달에 한 번.
효과:
·악으로 판단되는 그 모든 종의 HP 양을 80%까지 단숨에 삭제시킵니다.
·멸악에 직격당한 이의 주변에 있는 악(惡)에게 반경 30m까지 추가 데미지 2,300%를 입힙니다.
‘70%의 HP를 날리는 멸악을 만들라고 했더니, 80%의 HP를 날린다고……?’
그것뿐만이 아니다.
‘악마의 주변에 있는 모든 악들에게까지 비상식적 데미지를 입혀?’
바할라의 기본 공격력에서 2,300%면 한 번에 쓸어버릴 수 있다.
바할라도 정의한다.
“나는, 앞으로 이런 검을 또 얻을 수 있을까?”
그런데, 곧 바할라는 소름이 돋았다.
“응, 나한테 오면.”
현수가 너무 태연하게 말해서였다.
그리고 바할라, 그는 결심하고 움직였다.
***
현수의 입이 근질거렸다.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말은 ‘악수할래?’라는 말이다.
현수는 느끼고 있었다.
바할라.
그에게 내게 당신의 가호를 적용한다면 현수는 많은 가호도와 엄청난 가호의 적용을 받게 될 거였다.
그때 바할라가 성큼 다가왔다.
그는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다.
그것은 앞으로도 없을 일이라고 자부한다.
그가 악수를 청했다.
“잊지 않겠다, 네가 해 준 노력을.”
현수는 그 손을 바라봤다.
자신보다 먼저, 그가 악수를 청한다는 것.
그것은 그가 내미는 인연의 시작.
대장장이 신과 검신의 이야기가 쓰여지고 있었음이다.
그리고 바할라의 손을 꽉 쥔 순간.
[시대를 이끄는 자입니다.] [전례에 없던 거대한 가호가 느껴집니다.]거대한 힘이 휘몰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