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4)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4화(24/312)
오크 토벌대 (3)
전황을 살피던 현수는 빠르게 흐름을 읽어냈다.
‘오크 전사 한 마리가 추가로 난입하면 토벌대는 전멸한다.’
한스와 격렬한 전투를 치르는 오크 전사에게 화살을 쏴 봄으로써 한 가지를 확신했다.
‘내 광명으로도, 물소 뿔의 활로도 절대 저 갑옷은 뚫을 수 없어.’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갔다.
특히나 토벌대장 한스가 위태로워 보였다.
물론 자신이 광명과 물소 뿔의 활을 들고 함께 오크 전사를 상대하면 상황이 좀 더 나아지겠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저 두꺼운 갑옷 때문에 오크 전사를 죽일 순 없을 것 같다는 확신을 했다.
그러다 현수의 머릿속에 하나의 화살이 스쳐 지나갔다.
‘엽총만큼 빠르고 엽총만큼 강한 관통력을 가진 화살.’
현수는 수작업 대장장이로서 습관 하나를 가지고 있다.
길을 걷다 보이는 자연의 모든 것을 대장장이 재료와 대입한다는 거다.
실제로 수작업으로 만들어 내는 많은 것들은 자연의 재료를 사용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 토벌대에 걸음하면서 본 게 있다.
‘대나무…….’
대나무는 그 화살에 꼭 필요한 재료로 쓰인다.
한스와 오크 전사가 치열한 전투를 치를 때 그가 서둘러 내달렸다.
그리고 빠른 속도로 대나무를 잘랐다.
그다음 인벤토리에서 ‘초보자용 화살’을 꺼냈다.
두 개의 재료를 쥔 현수는 그것을 막 손질하려 했다.
“결국, 뚫을 수 없던 건가…….”
그때 들려온 한스 토벌대장의 목소리.
현수에겐 필요했다.
자신이 이 화살을 만들 시간 동안 버텨 줄 강인한 자가.
“뚫을 수 있습니다.”
현수의 목소리는 확신에 차 있었다.
한스가 떨리는 눈으로 현수를 바라봤다.
“1분. 1분만 버텨 주십시오!”
“우오오오오오!”
자신의 말을 들은 한스 토벌대장이 전의를 불태웠다.
이제 현수가 할 수 있는 일은 자신을 믿어 준 한스에게 보답하는 것이다.
대나무와 초보자용 화살을 바닥에 펼친 그가 곧바로 단검을 이용해 빠르게 손질을 시작했다.
***
특별유저관리팀.
김태석 팀장과 이지희 사원의 표정이 긴장감에 물들어 있다.
“오크 전사의 갑옷이 뚫릴 리가 없지.”
특별유저관리팀은 몬스터에 대한 이해도 역시 높았다.
오크 토벌대의 보스 몬스터로 분류되는 오크 전사는 육체적인 능력은 약 30레벨에 불과하다.
그러나 녀석이 입고 있는 갑옷과 뿔투구에 의해 50레벨로 설정되었다.
몬스터의 레벨은 보통 모든 것들이 합쳐져 표시되는 바.
그만큼 놈이 입고 있는 갑옷이 뚫을 수 없을 정도로 단단하고 대단하다는 거다.
그런 두 사람은 곧 현수가 하는 이해할 수 없는 작업을 보며 고개를 갸웃했다.
“뚫을 수 있다니?”
김태석 팀장이 보기엔 불가능해 보였다.
그의 물소 뿔의 활이 아무리 뛰어나도 그뿐이었다.
그런 현수 유저가 대나무와 화살을 이용해서 만들어 가는 걸 유심히 지켜봤다.
그때 사극 영화 광팬인 김태석 팀장의 머릿속에 한 화살이 스치고 지나갔다.
“……헉!”
“왜요?”
김태석 팀장의 경악어린 목소리에 이지희 사원이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곧 김태석 팀장이 키보드를 타닥, 두들겼다.
[편전] [일반적인 화살보다 길이가 매우 짧은 화살을 뜻한다. 편전은 우리말로 애기살이라고 불린다.] [편전은 반으로 쪼갠 대나무통인 통아에 넣어 쏘아 보내는 것이 특징이며 조선의 최종병기라 불렸다.] [놀랍게도 엽총과 맞먹는 위력을 가졌으며 갑옷을 뚫는 관통력 역시 갖춰졌다고 알려진다.]“……지금 이걸 만드는 거야?”
김태석 팀장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어느새 모니터 속 현수가 반으로 쪼개진 대나무 안에 짧게 깎인 화살을 집어넣고 있었다.
***
애기살.
각궁과 찰떡궁합인 이 애기살은 현수가 아주 많이 만들어 봤다.
쓸모없어진 화살대와 대나무 통만 있을 때면 말이다.
선조들은 엽총을 쏴대는 적들에게 이 애기살로 대응했다.
적들이 입은 갑옷을 관통했으며.
일반적인 화살을 쏘아 보내면 적들이 갈라내거나 혹은 그를 주워 자신들에게 쏘아 냈다.
그러나 애기살은 전혀 달랐다.
가를 수도 막을 수도 없는 화살.
조선의 최종병기라 불렸던 화살.
[뛰어난 솜씨로 빠르게 화살을 제작하셨습니다.] [등급이 측정됩니다.] [레어 등급입니다.] [앞으로 같은 방식으로 제작된 모든 화살이 같은 등급을 측정받습니다.]완성해 낸 현수가 새롭게 제작된 화살을 확인해 봤다.
(애기살)
등급: 레어
내구도: 100/100
공격력: 95
제한: 제작자는 제한 없음. 레벨 5 이상.
특수능력:
·관통력 70% 상승.
·화살 속도 60% 상승.
설명: 화살대가 짧아 그 어떤 화살보다 빠르게 날아가며 강한 파괴력을 가져 바위마저 부술지도 모른다.
‘역시…….’
아레스란 게임이 좋은 점은 모든 것이 수치화되어서 보인다는 점이다.
현실에서 현수는 애기살이 일반 화살보다 훨씬 뛰어나다는 건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직접 만들어 확인해 보자 그 차이가 확연히 나타났다.
‘방금 전까지 사용했던 초보자용 화살의 공격력은 22에 명중률은 5% 상승.’
그와 다르게 애기살은.
‘관통력 70% 상승, 거기에 화살 속도 60% 상승!’
또 잊지 말아야 할 것.
현수는 그의 레벨대에서 그 어떤 유저도 가질 수 없는 물소 뿔의 활도 가진 바.
활의 데미지는 활+화살이다.
어느새 확인을 끝마친 현수가 재빠르게 반쪽짜리 대나무통 안에 애기살을 집어넣었다.
[각궁과 애기살이 세트 효과를 냅니다.] [화살의 공격력이 5% 상승하고 관통력이 10% 상승합니다.]오크 전사의 우악스러운 손에 목이 붙잡힌 한스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있었다.
“대, 대장님……!”
“한스 대장니이이임!”
병사들의 울음소리와 절망이 가득 채워져 간다.
막 한스의 목이 꺾이기 일보 직전에.
[백발백중] [70% 확률로 맞히고자 하는 부위를 정확히 맞힙니다.]대장장이 일을 하면서 한번씩 현수는 느낀다.
지금 내가 만드는 이 작품이 어느 정도가 될지.
아주 찰나에 스쳐가는 확신이나 감이라는 게 존재한다.
그리고 현수는 지금 마치 뛰어난 실력의 양궁선수처럼 활시위를 놓는 순간 눈치챘다.
“끝.”
오크 전사의 머리를 애기살이 관통할 것이라는 걸!
쐐에에에에엑-!
콰자아아악-
거친 파공음을 내며 날아가던 화살이 오크 전사의 머리를 관통했다.
퍼서억-
뒤쪽에 위치한 나무까지 패이게 한 애기살의 위력.
스르르르-
“커허억!”
한스의 숨통이 트이며 오크 전사가 잿더미가 되어 흩어졌다.
[보스 몬스터 오크 전사를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 1,560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34골드를 획득합니다.] [오크 전사의 낡은 대검을 획득합니다.] [오크 전사의 판금 갑옷을 획득합니다.] [기여도 65%를 달성합니다.]단숨에 4레벨 업을 함으로써 10이 되었다.
평범한 오크 전사가 경험치를 약 75~85를 준 것을 감안하면 18배 가까운 경험치량을 획득한 셈이다.
더 놀라운 건 바로 기여도였다.
30% 미만이었던 기여도가 한순간에 37%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아직 현수는 목말랐다.
아직 현수에겐 더 필요했다.
“자, 자네…….”
밴이 경이로운 자를 보는 시선으로 현수를 보았다.
한 걸음.
두 걸음.
현수가 걸음을 뗄 때마다 그를 보고 있던 병사들이 길을 터 줬다.
딸각-
현수가 또 한 발의 애기살을 통아에 끼웠다.
“크르르르르!”
흉포한 울음소리를 토하는 두 번째 오크 전사가 어느새 지척에 이르렀다.
가장 앞으로 나온 현수에게로 놈이 대검을 뒤로 젖히며 날아올랐다.
후우우우-
현수의 호흡이 일순 멎는다.
이번엔 물소 뿔의 활에 붙어 있는 백발백중의 효과도 없었다.
그러나 몇 번의 활시위 퉁김질이 어느덧 그의 손에 익었다.
“크라아아아아!”
놈의 대검이 바로 머리 위까지 다가왔다.
현수가 한 발 더 빨랐다.
투우웅-
활시위를 놓자 애기살이 정확히 놈의 가슴팍에 날아갔다.
퍼어어어어억-!
커다란 굉음과 함께 놈의 단단했던 갑옷을 관통하며 그 충격에 오크 전사가 1m가량 날아올랐다.
“쿠헤에에에에엑!”
하늘로 떠올랐던 오크 전사가 거추장스럽게 땅에 떨어졌다.
쿠우웅-!
오크 전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놈은 몬스터였으나 자신의 갑옷이 얼마나 대단하고 단단한지를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인간들 틈에서 이를 입고 위용 떨치는 걸 즐겼다.
그런데 완전히 관통되어 버린 갑옷.
“크라아아아!”
그를 부정하고자 거칠게 몸을 일으켜 대검을 들고 달려들려 했다.
그러나 이미 그는 또 한 발의 애기살을 각궁에 걸고 쏘아 내고 있었다.
퍼어어어어엇-!
그의 화살이 정확히 오크 전사의 미간을 감춘 투구를 꿰뚫고 날아갔다.
스르르르-
오크 전사가 본 마지막 시야는 자신을 무미건조한 시선으로 보던 인간이 몸을 돌리는 장면이었다.
***
정적이 전장을 채웠다.
몸을 돌려 활을 등 뒤에 건 현수를 병사들과 토벌대장 한스가 넋 놓고 바라만 봤다.
두 마리의 오크 전사의 등장에 사기가 하늘을 찌를 듯 높았던 오크들도 단숨에 사라진 두 마리의 우두머리를 보며 두려움에 질린 표정이다.
“취, 취이이이익……!”
“괴물이다…….”
“취이익, 도망, 도망가야 한다!”
“취이이익, 취이이이이익!”
정적이 오크들의 비명 소리에 깨졌다.
서둘러 정신을 차린 토벌대장 한스가 명령했다.
“이번에야말로 모든 오크들을 싸그리 몰아내겠다. 한 놈도 놓치지 마라.”
“네!”
현수는 들려오는 알림을 들었다.
[보스 몬스터 오크 전사를 사냥하셨습니다.] [경험치 1,600를 획득합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하셨습니다.] [레벨 업……] [38골드를 획득합니다.] [기여도 92%를 달성합니다.] [칭호 오크 학살자를 획득합니다.](오크 학살자)
유일칭호
등급: A
특수능력:
·오크에 대한 공격력 및 방어력 15% 상승.
·오크들이 당신을 만났을 시 상태이상 두려움에 빠짐.
이번엔 3레벨 업을 해냈으며 아쉽게도 아티팩트는 드랍되지 않았다.
‘기여도가 92%라.’
현수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검의 대장장이의 탑장 댕은 기여도 70%를 달성하고만 와도 남들이 걷지 못한 특별한 길을 안내하겠다고 했다.
그런 현수가 지금 달성해 낸 기여도는 자그마치 92%인 바.
‘나도 이제 전설 클래스가 될 수 있는 건가?’
띠링!
[새로운 에피소드를 경이로운 성과로 완료하셨습니다.] [경이로운 성과에 따른 보상을 토벌대장 한스가 내립니다.]현수가 주변을 둘러보자 오크들 대부분이 소탕되어 있었다.
토벌대장 한스가 현수에게 걸어왔다.
현수는 자신이 해낸 일이 꽤 대단하다는 걸 직감하고 있었다.
‘토벌대장이면 굉장히 높은 직책 아닌가?’
물론 한스는 고작해야 레벨 48의 토벌대장이다.
하지만 그 보상과 NPC의 지위란 유저 레벨에서 보기 나름이다.
그래 봤자 이제 레벨 13밖에 되지 않은 현수에게 토벌대장 한스는 무척 높은 자였다.
그 증명으로 그는 당장에 50여 명의 병사들을 이끌고 있지 않은가?
더불어 보통 이 오크 토벌대를 완료하면 유저는 1골드의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안다.
곧 현수 앞에 선 토벌대장 한스가 그의 앞에 고개를 숙여 보이며 예의를 갖췄다.
“고맙네, 이방인이여. 아니, 한 명의 전사여.”
[토벌대장 한스가 당신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그의 직위를 생각하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현수는 직감했다. 엄청난 보상을 얻게 되리라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