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6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61화(261/312)
지존들의 파티 (2)
㈜푸름 회의실.
이번 회의는 화상채팅으로 각국 지부 역시 참여했다.
첫 번째 주제는 현수의 손끝에서 제작된 바빌론이다.
“바할라는 본래 소악마 사냥이 불가능했던 인물입니다. 애초에 이번 악마 사냥 퀘스트는 실패하여야 했고 다른 식으로 새로운 퀘스트가 전개되며 바할라가 검신의 길을 걷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 예측이 완전히 깨졌다.
바할라가 현수를 만나면서다.
물론 현수를 만났을 당시에도 ㈜푸름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명장이라고 할지라도 당시 바빌론은 절대적으로 ‘복원 불가’한 아티팩트였으니까.
하지만 복제의 망치라는 이점을 이용, 200g의 신의 광물을 이용해 현수는 새로운 바빌론을 정립시켰다.
두 번째.
“벌써 악마와 조우하다니, 놀라운 일입니다.”
세진이 고개를 주억였고 스토리팀 팀장이 말을 잇는다.
“물론 그레모리는 현 악마 중 최약체의 상태입니다.”
사실이었다.
제물강림을 통해 깨어난 그녀는 무수히 많은 것들의 제약을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녀의 본질적인 힘은 상식을 초월하는 군단에 있음이다.
군주로서 독보적인 인물.
자그마치 22개의 군단을 거느리고 있다.
하여 그녀 자체는 여느 악마들과 비교하면 최약체였다.
하나, 명심해야 할 것은 그녀는 독보적 군주.
군대만 있다면 그 어떤 악마들도 함부로 하지 못한다.
-다행이군요.
화면 너머 미국 지부장 존이 말했다.
-이로써 바할라는 본래의 스토리대로 직업 퀘스트를 깨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중국 지부장 타오가 말을 잇는다.
-그레모리는 유저 바할라, 현수에게 알림으로 들린 것보다 훨씬 많은 제약 상태에 빠져 있죠, 본래 재생력도 저것보다 두 배는 빨라야 하며 HP와 MP 총량 역시 50%는 더 많아야 하고 근접 공격력이나 마법 공격력도 30%는 더 높아야 하죠. 하지만 이런 상황의 그레모리라고 해도, 또 고작 봉인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고 해도 레이드 가능성 자체가 없어 보입니다.
-맞습니다. 비록 바빌론이 HP 80%를 깎아 냈다 한들 바할라와 현수는 20%의 HP마저 깎을 수 없죠.
러시아 지부장 펀이 거든다.
-실제로 유저 현수가 연계를 이용해 일도양단했지만 고작 2%의 HP를 깎는 게 다이기도 하니까요.
이는 세진도 동감하는 바였다.
‘가능성 0%. 부정할 수 없음이다.’
그러던 때, 그레모리가 공포를 딛고 낙인을 새겼다.
낙인은 상대방의 기억을 읽고 그를 쫓을 수 있게 한다.
“…….”
세진의 눈이 흔들렸다.
어쩌면 유저 현수가 바빌론을 휘두르고 제작자인 것을 밝힌 것은 실수였던 걸지도 모른다.
악마 그레모리가 탐욕을 드러내게 만들었으니.
또 세진은 현수가 일군 모든 것이 무너질지도 모른다 판단했다.
‘……너무 강한 힘을 거머쥐었기에 일어나는 부작용.’
세진은 가슴이 쓰렸다.
한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전설이, 거대한 부작용과 마주하고 있었기에.
반대로.
-흐음.
-이런…….
-안타까운 일이군요.
지부장들은 언행불일치를 보인다.
그들의 얼굴은 상기되어 있었다.
자국 유저들이 빛나길 바라는 그들에게 유저 현수는 눈엣가시 같은 자.
반대로 세진은 씁쓸하기만 한 표정으로 팀원들을 모두 내보냈다.
그때.
그레모리가 숭배자를 소환하기 시작했다.
-숭배자요?
-악마 그레모리의 숭배자 중 가장 강력한 존재라면 지옥을 다스리는 아수라이지 않습니까?
-역시 군단장의 악마 그레모리답군요, 아수라를 군단장으로 소환하다니, 끝났습니다.
세진의 뇌리에 무언가 스쳤다.
‘아수라라고?’
세진은 회의에 참여하기 전 특별유저관리팀 김 팀장으로부터 보고받은 게 있다.
‘카벨이 아수라와의 전투를 시작했습니다.’
유저 카벨은 지부장들은 몰랐으나 유저 현수의 무명의 친우였던 바.
아수라가 지옥문을 넘는 순간 지부장들은 깨달았다.
-뭐죠?
-아수라의 상태가 왜 저렇죠?
-마치 누군가와 전투를 한 듯한…….
-곳곳이 상처투성이…….
곧 기이한 일이 벌어졌다.
또 다른 자가 지옥문을 넘으면서 아수라를 양단했으며, 곧바로 한 사내를 바라봤다.
그가 눈에 담는 건 무릎 꿇은 현수였다.
그는 빛처럼 움직여 날아오른 그레모리의 미간을 찍었다.
그와 함께.
[월드 메시지가 울립니다.] [두 번째 전설이 쓰여집니다.]-……!?
-……!?
-……!?
-……!?
지부장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으며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다.
-왜, 왜…….
-이 무슨…….
-이게…… 지금…….
방금 벌어진 일. 새로운 아수라는 굳이 악마와 대적할 이유가 없었다.
되레 기존 아수라의 뜻을 이어 그레모리의 개가 되어야 함이 맞건만.
-내가 선봉에 서겠다.
그가 그레모리에게 단검을 겨누고 있었다.
그를 보는 세진의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한다.
더불어 슈퍼컴퓨터 아레스는 세진의 휴대폰과 연동되어 있으며 세진은 질문을 던졌었다.
봉인의 가능성이 존재하는가?
당연히 0%였다.
그 0%는 멸악이 발동되었을 때도 동일했다.
휴대폰을 확인한 세진이 놀랐다.
[봉인에 성공할 확률 6%.]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믿을 수가 없군.’
유저 현수는 방금 전까지 모든 걸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던 바.
그러나 한때 쌓은 무명의 친우와의 인연으로 하여금 그 위기에서 벗어날 방법을 스스로 만들어 냈다.
세진이 감탄했다.
‘전례 없는, 아니 앞으로도 없을 악마 봉인 파티가 만들어지고 있다.’
아직 가능성 상승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
전 세계인들은 말했다.
-두 번째 전설이 탄생한다면 그는 첫 번째 전설을 아득히 넘는 강함을 가지고 있을 거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명장 현수는 결국 제작자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사람들이 주목하는 것은 이거였다.
-두 번째 전설이 어떠한 전설이 되는가에 따라, 바할라의 자리 역시 위험해진다.
전설이라고 다 같은 전설이 아니었다.
최고의 하이랭커들의 추측.
-지금의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유저를 꼽으라면 바할라 다음으로 정보꾼 카벨을 꼽는다.
비상식적인 정보력에 있었으며, 강함 부문으로 꼽은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평했던 그때는 예전이었으며 지금은 그들 생각보다 훨씬 강해진 게 그다.
현수가 만들어 준 ‘악인의 단검’에 의해서다.
악인의 단검은 성장형 아티팩트이지만 결국 초월까지 성장하는 힘을 가졌다.
또 단검이 인지하는 강자를 죽일 때마다 더 뛰어나진다.
어느새 완전해진 초월 등급 악인의 단검을 쥔 카벨은, 아수라에게 도전하던 중이었다.
‘음?’
아수라와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지고 있던 때.
카벨은 아수라를 베기 힘겨워하고 있었다.
치명타만 입히면 놈을 잡을 수 있을 것 같았건만 쉽지 않았다.
그러던 때 아수라가 강제적으로 어딘가로 빨려 들어갔다.
말 그대로 반강제적이었고 그 틈에 카벨은 빨려 들어가는 아수라를 미친 듯이 벴다.
아수라가 한 감옥으로 강림했을 때, 카벨은 마지막 일격으로 놈을 완전히 베어 냈다.
그 순간, 드디어 깨쳤고 온 세상에 울렸다.
[두 번째 전설이 쓰여집니다.] [그는 지옥왕 아수라를 단신으로 처단함으로써 새로운 지옥왕의 자리에 올랐습니다.]온 세상이 충격에 빠질 메시지.
그러나 카벨은 이 월드 메시지를 익명으로 설정했던 바.
전 세계는 속보를 토해 낸다.
-속보. 바할라의 자리 위태로워지다.
-속보. 두 번째 전설 그는 누구?
-속보. 새로운 전설 아수라. 명장의 뒤를 잇다.
-그는 현을 아득히 초월하는 강함을 지녔을 것으로 추측.
그 주인공이 된 아수라 카벨은 알림에 취할 새도 없었다.
어떠한 일이 벌어졌는지 눈대중으로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는 날아오르는 그레모리를 단검으로 찍어 버린 후, 자신의 친우의 곁에 섰다.
카벨은 확신한다.
‘이 단검이 없었다면 아수라를 이기지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유일한 친우가 만들어 낸 일이었다.
또 폭주하기 시작하는 계승 알림.
[축하드립니다. 두 번째 전설이 되셨습니다.] [전설 중 하나. 살인귀 아수라로 전직하셨습니다.]현수 때와 달랐다.
현수는 대장장이에서 명장이 된 것이고, 아수라의 경우 암살자 클래스에서 새로운 클래스로 변경된 케이스다.
[칭호 두 번째 전설을 획득합니다.] [모든 마스터리가 5 상승합니다.] [단검 마스터리가 살인귀 마스터리로 변경됩니다.] [모든 공격력이 40% 상승합니다.] [모든 방어력이 15% 상승합니다.] [총 450개의 보너스 포인트가 아수라 클래스에 맞게 골고루 배치됩니다.] [아수라의 스킬들을 계승받습니다.]넘치는 힘이 알려 준다.
지금의 카벨. 일전보다 최소 두 배가량 강해졌다고.
지금, 자신에게 적수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또 각인시킨다.
아수라 카벨이 세상에 지키고자 하는 것은 단 두 명밖에 없었다.
첫 번째 존재는 애정, 사랑, 보듬, 정을 느끼게 해 준 복덩이.
두 번째는.
‘내 유일한 친구다.’
그것 아는가?
지키고자 하는 것이 적은 자는.
그 적은 것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거다.
“내가 선봉에 서겠다.”
그러나 아수라 카벨이 있음에도 그 가능성은 고작 6%에 불과했다.
한편.
또 다른 가능성을 가진 자.
그레모리의 힘에 퉁겨 나갔던 한 사내가 바빌론을 꽉 쥔다.
꽈아악-
창피하고 수치스럽고, 울분이 차오른다.
동료에게 도망치라는 말을 듣고 바할라는 그조차 성공시키지 못했다.
이 순간 한 존재의 등장이 그 가능성을 열어 준다.
단검에 찔린 그레모리가 땅에 추락해 찰나 몇 초의 시간을 벌 수 있게 되었다.
바빌론을 양손으로 꽉 쥔 바할라.
그의 가슴이 빠르게 뛴다.
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여전히 기절한 상태의 소악마 룩시우.
그를 통해 자신 역시 새로운 힘을 깨침을.
푸우우우욱-!
바할라의 검이 비로소 소악마 룩시우의 심장에 박힌다.
애초에 2% 미만의 HP 양만이 남아 있었기에 죽이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 순간.
[소악마 룩시우를 처단하는 데 성공하셨습니다.] [직업 퀘스트: 검신의 길 완료] [검신의 새로운 힘을 개방합니다.]감옥 한편.
하늘에서 내려선 빛의 기둥이 떨어져 그를 감싼다.
[검신이 정의(定意)합니다.] [당신만이 진짜 검신의 길을 걸을 수 있습니다.] [소드 마스터리 최상급이 검신 마스터리로 변경됩니다.] [모든 검 스킬 관련 공격력이 15% 상승하며 재사용 대기 시간이 20% 단축됩니다.] [보너스 포인트 100여 개가 현재의 상황에 맞게 골고루 투자됩니다.] [새로운 검신의 스킬을 계승받습니다.]또 한 번, 검신의 길을 깨친 바할라가 더 높은 곳에 올라 현수와 카벨 쪽으로 걷는다.
그리고 바할라는 자체적으로 확률을 알 수 있는 인물이었던 바.
그 확률은 전체적인 상황을 고려해 나타낸다.
[승리할 확률 17%입니다.]또 한 번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었다.
바할라가 방금까지 있던 곳.
가장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자가 정신을 차리고 있었다.
스르르르르-
그의 몸에 깃들어 있던 마기가 솟구쳐 흩어진다.
그 존재.
악마 그레모리에게 납치되어 원치 않음에도 모든 감정과 이성이 삭제당한 채 악마화되어 가던 존재다.
“…….”
그의 눈에서 끝없이 눈물이 흘렀다.
악마가 될 바에 죽는 게 낫다고 여겼다.
그런데 의외였다.
악마로서 죽은 그는 완전히 죽지 아니하고 인간으로 돌아왔다.
죽는 것이 두려운 자는 이 세상에 없는 바.
꽈아악-
이 순간, 무패의 기사였던 자의 눈이 붉게 충혈된다.
그의 눈에 보이고 있다. 자신을 이렇게 만든 존재!
‘너는, 내 도구다.’
자신을 한낱 도구로 만들려던 자.
‘너 따위에게 감정은 사치다.’
자신을 우롱하고 비웃었던 악마.
그러나 검을 쥐려던 그는 눈치챈다.
인간인 자신은 소악마일 때보다 훨씬 약하다.
고작 자신이 악마 그레모리를 벨 수 있을 리 없었다.
‘아니,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 생각이 일변한다.
룩시우의 기억 속 한 존재가 있다.
그 존재는 자신을 짓밟고 괴롭혔던 로브스를 일검에 베어 낸 존재.
코트를 두르고 피에 절었으나 그 눈빛만큼은 여전히 식지 않은 자.
그자가 커다란 손을 내밀며 말한다.
“내게, 당신의 충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