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6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62화(262/312)
지존들의 파티 (3)
“내게, 당신의 충성을.”
룩시우는 커다란 손을 바라봤다.
충성이란 의미. 진심으로 그를 섬기고 존중함을 뜻한다.
지지 않는 기사 룩시우는 자신이 지켰던 왕에게 버림받은 인물이다.
또 룩시우는 사내가 손을 내민 순간 강력한 충동을 느끼고 있었다.
그 충동은 손을 잡고자 하는 끌림이다.
내당충에 적혀 있는 설명 일부.
‘당신이 먼저 누군가에게 신하가 되길 권유할 시 그 누군가의 이야기 외에 다양한 것에 따라 당신에게 더 높은 존경심과 충성심 등의 감정을 일으켜 신하가 되게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를 가진 자에게 내당충은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지금의 룩시우가 현수에게 충성할 이유는 충분하다 못해 넘친다.
현수 덕에 로브스가 죽었으며 악마화되어 가던 그가 인간이 되었다.
그러나 룩시우는 질문을 던진다.
‘나는, 이 손을 잡으면 복수할 수 있는가.’
소악마일 때의 룩시우와 지금의 룩시우의 차이는 크다.
소악마일 땐 600레벨이었던 그가 지금은 457에 불과했을 정도다.
반대로 악마 그레모리가 얼마나 강력한 존재인지 룩시우는 알고 있었다.
이처럼 사내는 그런 가능성을 만들어 줄 수 있는가란 질문을 던질 때.
“……그런 검으로 그 정도 공격력을 냈던 건가? 미쳤네.”
사내의 시선이 한편에 놓인 부러지기 직전의 검에 닿았다.
그레모리와 로브스는 룩시우를 한낱 도구 취급하였고 악마로 만드는 것 외엔 관심 없었다.
그가 쥐고 있던 검. 평범한 인간 병사들이 쥐는 하찮은 검이었으며 녹슬어 있기까지 하다.
그 순간 룩시우가 악마를 벨 수 있는 또 한 번의 가능성이 제시된다.
“빌려줄게, 그레모리를 베.”
그가 건넨 것은 흑빛으로 이루어진 장검, 지존도였다.
지존도는 쌍룡검 이전 아레스 최고의 명검이다.
룩시우 역시 여러 검을 쥐어 본 적이 있는 바. 지존도를 받아 든 룩시우는 경악했다.
[지지 않는 기사와 위대한 명검이 만납니다.] [경이로운 조합입니다.] [최고의 시너지를 일으킵니다.] [룩시우의 레벨이 갱신됩니다.]띠링!
[룩시우 Lv.486]그는 새로운 검을 쥔 것만으로도 몸속 힘이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
또 룩시우란 인물 자체가 한 왕국을 대표하던 검사다.
최고의 검사와 최고의 명검이 만나는 시너지는 상식을 벗어난다.
‘……가능성이 열렸다.’
한 자루 날붙이를 건넨 것만으로도 이러한 가능성을 열었다는 것에.
또 강한 힘을 가진 이 앞의 사내가 어찌 이런 명검을 가지고 있었는가 궁금하기도 했다.
사내가 빙긋 웃었다.
“……나중에 갑옷 만들어 줄게.”
“……?”
이 순간 룩시우는 깨닫고야 말았다.
그가 쥔 거대한 대도.
그가 입은 악(惡)의 기운이 느껴지는 갈색 코트와 아티팩트들.
그 외에 이 자리에 선 백색 갑옷을 입고 바빌론을 쥔 사내와 단검을 쥔 아수라의 사내마저.
‘모두 이 사내의 제작을 받았다.’
다시 한번 내밀어진 손.
꽈아악-
룩시우가 그 손을 힘껏 쥔다.
함께 싸우겠다는 의미였으며, 전투가 끝난 후 그를 따라가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 손을 쥔 순간 현수의 가능성도 열리고 있었다.
***
[돌발 퀘스트: 봉인]등급: SSS
제한: 그레모리를 강림시킨 자
보상: 그레모리를 죽인 것과 같은 경험치 및 아티팩트 드랍.
실패 시 페널티: 아틀라스의 멸망.
설명: 바빌론의 제작자인 당신에게 그레모리는 영원히 지울 수 없는 낙인을 새겼다.
낙인이 새겨진 자는 그레모리가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며 머릿속을 들여다봐 여러 것들을 엿보는 것이 가능하다.
당신이 군주이며 아틀라스의 주인인 것을 알게 된 그레모리는 소악마 룩시우를 만들었던 때보다 더 큰 욕망을 느끼고 있다.
지금, 그녀를 봉인시키지 못한다면 그레모리는 아틀라스를 멸망시키고 당신을 수족으로 부릴 것이다.
낙인이 새겨지고 현수에게 발발된 퀘스트다.
이 퀘스트를 본 순간 현수의 머리는 하얘졌다.
자신 그리고 바할라만으로 악마를 봉인하는 것이 가능할 리 없었다.
또 이것은 연계적인 피해로 번진다.
그레모리가 22군단을 이끌고 강림한 순간 고야드 왕국은 그녀를 저지하기 위해 싸울 것이다.
현수가 아끼는 바라드, 그가 스쳤던 모든 것들이 소멸될 수 있는 일이다.
또.
‘그녀는 나를 상대할 가치조차 느끼지 않았다.’
그녀가 느낀 감정은 어떠한 도구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것에 불과했다.
하여 숭배자를 소환하여 자신을 끝내려 했다.
또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무력감, 절망감을 심어 굴복시키고자 함도 있었으리라.
하지만 상황이 변하고 있었다.
미간에 강력한 충격을 받은 그레모리가 움직이지 못하는 잠깐의 틈.
그 변해 가는 상황에서 현수는 그 가능성을 더 높여야 한다고 판단을 한다.
일전에 이미 주군의 은혜와 내당충이 증명한 것처럼.
지존도를 건넨 후, 현수가 내민 손을 룩시우가 힘껏 쥔다.
[내게, 당신의 충성을] [룩시우가 당신을 따라나설 것입니다.]내당충은 내당가의 상위 호환이다.
내당가로 얻는 것은 고작 가호밖에 없다.
하지만 내당충은 다르다.
발동에 성공한 순간, ‘내게 당신의 가호를’처럼 상대방이 승인하고 현수의 손을 맞잡으면 신하와 함께 가호를 내린다.
또 그 가호란.
‘내 손을 맞잡은 대상이 어떤 잠재력을 가졌으며, 어떠한 힘을 품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궁금하다.
룩시우는 원하든, 원치 않았든 악마로서의 잠재력을 가지게 되었던 바.
비록 인간이 되었다 한들 그 잠재력은 퇴색되는가?
[시대를 이끌 신하를 얻으셨습니다.]아니었다.
지금 여기서 현수는 또 한 번 성장한다.
비록 내당가의 50%에 불과한 가호일지라도.
[소드 마스터리가 2 상승합니다.] [검 공격력이 10% 상승합니다.] [검과 관련한 스킬 공격력이 15% 상승합니다.] [HP와 MP 총량이 6% 상승합니다.] [모든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이 5% 단축됩니다.] [보너스 스텟 30개를 획득하여 골고루 적용됩니다.]한 걸음 더 나아간다.
현수와 룩시우, 바할라와 카벨이 한곳을 향해 걷는다.
그들이 모인 곳에 미간이 회복되어 가고 있는 그레모리가 있었다.
여전히 그들은 악마 봉인에 확신을 갖진 못한다.
[현수: 님들 왜 전부 개피……?] [바할라: ……] [카벨: ……]룩시우도 포함된다.
“…….”
룩시우는 죽었다가 인간으로 깨어난 상황이었다.
현수의 눈에 보이는 그의 HP 양은 고작 5% 미만에 불과했다.
문제는 바할라와 카벨, 현수의 상황도 크게 다를 바가 없었다.
바할라나 현수도 그레모리와의 전투로 HP가 10% 미만으로 하락해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바할라가 새로운 힘을 깨쳤다 한들 대부분의 마력을 이미 소진한 상태였으며 상당수 스킬의 재사용 대기 시간이 돌아오지 않았다.
카벨도 마찬가지다.
방금 전까지 아수라와 치열한 전투를 하였으며 죽기 직전까지 갔었던 바.
[현수: 그레모리가 막타 치기 딱 좋은 듯? 우리 황금 고블린 된 거냐?] [바할라: ……] [카벨: ……]룩시우.
“…….”
모두가 현실을 직시했다.
그러던 때, 현수는 자신의 품에서 뿜어지는 찬란한 빛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빛은, 떠나기 전 만났던 어떤 존재가 준 것에서 비롯된다.
***
이세진 대표는 다급히 대표실로 왔다.
‘……미쳤군.’
이세진 대표도 결국 사람이며 한 명의 시청자가 되기도 한다.
그는 이 재밌는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이는 그라우트를 사냥했던 때와 달랐다.
그때는 NPC들이 주가 되어 악마를 무너트렸다면 지금은 유저들이 주가 되었다.
하지만 이세진도 현실을 자각했다.
“……상태들이 왜 이래?”
그들이 각성하여 강해진 것은 알겠다.
문제는 그들이 반쪽짜리에 불과하다는 거였다.
또 슈퍼컴퓨터 아레스가 보내는 봉인 성공 확률.
[봉인에 성공할 확률 24%.]정체되어 올라가지 않았다.
그때.
[봉인에 성공할 확률이 갱신됩니다.]확률이 기하급수적 상승을 이뤘다.
곧 그 이유를 찾아낸 이세진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서고야 말았다.
“……녀석은 자리에 없지만, 함께 싸우는 건가?”
네 명의 멤버 외.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 주는 존재가 있었다.
***
“복덩아, 집에 가지 않고.”
“벌써 몇 시간째 여기 있는 거냐.”
아틀라스.
입구 앞에 선 채 콧물을 찔찔 흘리는 한 강아지가 주인이 있을 곳을 바라봤다.
“끼잉, 낑…….”
앉은 자세에서 낑낑대는 복덩이는 얼마 전 자신의 주인과 바할라가 악마를 사냥하러 간다는 말을 들었다.
복덩이는 그게 아주 위험한 일임을 알고 있었다.
따라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다.
지금의 자신은 방해가 될 정도로 약했기에.
하지만 복덩이는 자신이 곧 또 다른 존재로 변화하게 될 것을 알게 되었다.
또 한편으로 자신이 오래도록 간직했던 무언가에 특별한 힘이 깃들게 할 수 있다는 것도.
현수가 떠나는 날.
복덩이는 자신이 가장 아끼고 좋아하는 것을 그에게 주었다.
“왈, 왈왈!”
복덩이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뿜어져 하늘로 솟구친다.
그 빛은 번개보다 빠른 속도로 자신이 건넸던 그 물건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
그레모리는 한 번에 80%의 HP가 삭제되었다.
그 충격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미간에 꽂힌 단검은 혼란과 함께 정신을 흐릿하게 했다.
불과 몇십 초에 불과했으나 그녀는 머리를 세차게 흔들며 곳곳에서 강한 힘들을 느꼈다.
‘이 힘들은 뭐지……?’
너무도 강력한 힘들이다.
과거 악마들로부터 대륙을 수호했던 검신.
악마들은 검신의 기운에 두려움을 품었다 한다.
악마 그레모리는 검신의 기운이라기엔 미약하지만 인간이 낼 수 없는 강한 힘을 내는 여러 가지 힘들의 규합에 떨었다.
그러나 현실을 자각했다.
그들이 어떠한 것에 의해 강해졌다 한들, 그레모리는 안다.
‘놈들은 꺼져 가는 불씨다.’
그 불씨가 아무리 타오르려 해 봤자, 장작이 없다면 피어나지 못한다.
꿰뚫린 미간이 완전히 회복되고 비상식적 속도로 25%의 HP까지 회복한 그레모리.
“하찮은 벌레 새끼들이, 모인다 한들 무엇이 달라…….”
그 말을 끝맺지 못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빛.
그리고 바빌론 제작자의 품에서 빠져나와 허공에 두둥실 떠오른 것.
어처구니없는 물건에 불과했다.
한 작은 강아지가 군데군데 물어뜯어 곳곳이 헤진 바비큐 인형.
그러나 초월종이란 존재는 하찮은 종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볼 수도 있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빛과 하찮은 인형이 만난다.
푸화아아악-!
그 안에 숨은 진짜 존재가 시야에 투영된다.
체고 7m.
백색의 윤기 나는 털.
크고 광폭한 맹수의 눈.
오직 그레모리에게만 보이는 그 거대한 존재가 포효한다.
“크하아아아아아아아!”
움찔-!
남들은 보지 못하는 것을 봐 버린 그녀가 물러난다.
한낱 초월종이 감히 눈을 마주할 수도 없는 거대한 존재가 그녀를 당혹하게 한다.
그리고.
스르르르-
그것은 한낱 신기루에 불과했던 것처럼 흩어지고 다른 것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복덩이는 어떤 존재일까?”
“확실한 건 너를 지켜 왔다는 것. 그리고 오늘, 우리를 지킨다는 것이다. 참 사랑스러운 강아지다.”
“……주인은 나거든?”
거룩한 존재가 사라지고 마침내 모습을 드러내는 자들.
꺼져 가던 불꽃이 아니다.
[복덩이의 자애가 내립니다.] [아군으로 판정되는 모든 대상의 HP와 MP를 100% 회복시킵니다.] [모든 스킬 재사용 대기 시간이 초기화됩니다.]악마의 모든 마기를 삼킬 정도로 터뜨려지는 화마의 인물들이다.
또 시스템조차 알고 있었다.
[강자란, 규합되기 힘든 존재들입니다.]보통의 경우 그렇다.
바라드와 벤이 으르렁거렸던 것처럼.
[전례에도, 앞으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자들이 힘을 규합하여 파티를 형성합니다.]룩시우를 제외한 모두에게 울리는 이 알림.
그들도 서로가 알았다.
이제부터 자신들이 누구에게 등을 맡기고 싸우게 될지.
[검신의 후예 바할라 Lv.487]“내가 좌를 맡겠다.”
[아수라 카벨 Lv.468]“나는, 우를 맡도록 하지.”
[지지 않는 기사. 룩시우 Lv.486]“나는, 정면을 맡으면 되겠군.”
세 사람이 동시에 한 사람을 바라봤다.
쌍룡검을 쥔 갈색 코트를 입은 사내.
[명장 현수 Lv.372]현수가 그들의 시선을 받으며 그레모리를 겨눈다.
“나는, 그냥 줘 팰래.”
모두 좋은 생각이라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또 그들이 동감할 만한 알림이 들려왔다.
[히든피스. 가장 뛰어난 자들의 파티 결성 완료.] [칭호 지존들의 파티를 획득합니다.]또 현수는 느끼고 있었다.
악마라는 초월종.
그에 의해 한낱 사냥감으로 전락했던 자신들이었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식은땀을 흘리는 그레모리의 표정이 알려 준다.
“악마 봉인을 시작한다.”
이제 악마가, 우리들의 먹잇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