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70)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70화(270/312)
악마 소환 (2)
며칠 전.
파리온 제국 최정예인 5만의 혈귀대와 몬스터가 배를 타고 아스간 대륙에 당도했다.
그를 따라 콜로드 요새로 고야드의 뛰어난 병력과 유저들이 집결했다.
NPC들은 전략적 요충지인 콜로드 요새를 지키기 위해, 유저들은 퀘스트의 보상을 받기 위함이다.
한국 서버에서 처음으로 발발된 대륙전쟁이었기에 언론의 관심도 뜨거웠다.
-보이십니까? 우리 한국 유저들이 NPC들과 함께 고야드를 지키기 위해 집결했습니다.
-총지휘를 맡은 건 고야드 유일의 대마법사이자 백작, 발라딘이군요.
-콜로드 요새에 집결한 NPC의 숫자 8만에, 유저도 3만에 이릅니다.
-중국 서버인 파리온 제국에서 보낸 군대는 5만에 불과합니다.
“승리를 위해!”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대마법사 발라딘의 외침과 함께 병사들의 사기가 큰 폭으로 올랐습니다.
-수적 우세를 가졌다는 건 그만한 힘을 실어 주기 충분하죠.
-발라딘을 주축으로 만들어진 고야드 왕국 수호 연합은 레벨 380 이하는 받지 않은 정예입니다. 이 정도라면 파라온 제국 최정예라는 혈귀대와도 해볼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혈귀대는 정확히 어떤 존재입니까?
-아직 정확한 내용 자체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는 건 황제 볼론드가 대륙전쟁의 발발을 예견하고 비밀리에 키워 온 정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고야드 왕국 측도 한 사람도 들이지 않겠다는 뜻으로 전국 각지의 실력 있는 병력 8만을 전략적 요충지인 콜로드에 채워 냈죠.
-기사들의 레벨도 390대에 이릅니다.
-NPC도 함께 성장해 나간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죠.
둥, 둥, 둥-!
-혈귀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요새 위의 고야드군이 함성 지르기를 멈추고 집중합니다.
발라딘.
그는 자신만만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는 이번 침공전을 통해 고야드의 유일한 대마법사인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할 생각이었다.
또 자신이 일군 마법사 부대의 활약도 보여, 고야드가 검만 뛰어난 나라라는 편견을 부수고 도약하고자 했다.
하지만 곧 드러난 것에 발라딘이 당황했다.
‘이게 무슨……?’
체고 10m. 어지간한 성벽 높이의 존재.
잿빛과 같은 털 색깔과 지금의 한국 유저들이 한 번도 사냥해 보지 못한 네임드 몬스터.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의 출현!]“아우우우우!”
한 번의 하울링에 요새 위 병력이 당황한다.
[늑대왕의 하울링.] [상태이상 사기저하에 걸리셨습니다.] [상태이상 공포에 걸리셨습니다.] [공격력과 방어력이 9% 하락합니다.] [움직임이 둔화되어 이동속도 및 공격 속도 10%가 하락합니다.]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 Lv.493]그에 따라 거대한 펜리르의 뜀박질이 시작됐다.
“마법사들, 가장 강한 마법을 준비하라!”
당황했던 발라딘이 웃었다.
태산만큼 크다는 것은 그만큼 적중률이 높다는 것.
이 자리엔 자신이 육성한 마법사 부대 300명, 나아가 한국 최고 마법사 유저들이 집결해 있는 바.
자그마치 5에서 6클래스 마법들이 동시 발동되었다.
“파이어윌.”
먼저 발라딘의 6클래스 마법.
화염 벽이 높이 11m로 치솟아 올랐다.
해설자들이 감탄했다.
-11m 높이……!?
-엄청나군요. 고야드 유일의 대마법사의 위력입니다!
그 무엇도 뚫고 들어올 수 없는 거대 장벽.
몸이 불에 닿는 순간 발라딘의 높은 마법 공격력에 의해 뼈만 남고 녹아 버린다.
그러나 발라딘이 당황했다.
타아아앗-
뒷발에 힘을 실은 펜리르가 15m 높이를 날아 곧바로 요새로 진격했다.
그제야 발라딘과 해설자들은 펜리르가 온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국 서버에도 펜리르의 조각은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는 과거 수십 개 영지를 함락시킨 괴물로 유명합니다.
-그 이유는 펜리르의 힘 대부분이 성벽을 무너뜨리고 요새의 장점을 무너트리는 데 특화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동시에.
“프로즌.”
“파이어 스톰.”
“익스플로전.”
펜리르에 수백 개의 마법이 꽂혔다.
그를 직격시킨 마법사들이 희열 어린 표정을 지으려다 뇌정지가 왔다.
땅에 추락해 순식간에 몸을 일으킨 펜리르.
[펜리르의 HP가 94% 미만으로 하락합니다.]고작 6% 딜량밖에 입히지 못했다.
그들의 시야에 번들거리는 잿빛 털이 들어온다.
-또 펜리르의 방어력은 일반 네임드 몬스터보다 50% 더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와 함께 펜리르가 성문을 향해 돌진한다.
콰하아아아아아앙-
-태산처럼 거대한 만큼 녀석은 성벽을 너무도 쉽게 무너트릴 수 있다는 겁니다.
-요새가 유리한 이유는 공성 무기와 스킬 등을 발현하고 무너지지 않는 성벽 뒤에서 재사용 대기 시간을 채우기를 반복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기 때문입니다.
-보통의 성문은 최소 1시간은 버텨 내고 길면 4시간 이상도 버팁니다.
쩌, 저저저적-!
하지만 펜리르의 힘은 너무도 강대했다.
그의 고작 몇 번의 부딪침에 요새 문과 벽에 균열이 일어나며.
“내, 내려가라. 무너진다!”
고작 20회 만에 성문이 부서지고 유저들이 떨어져 내렸다.
또한, 완전히 부서져 버린 문 너머.
땅에 떨어졌던 대마법사 발라딘은 당황했다.
정말 태산과 같은 높이의 펜리르 뒤로, 파리온 제국 최정예 5만, 혈귀대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어서였다.
혈귀대. 그들은 이름처럼 피와 같이 붉은 갑옷에 뿔투구, 핏빛 검을 들고 있던 바.
-혈귀대 퍽스 Lv.401
“……?”
발라딘이 당혹했다.
한 명 한 명이 고야드의 뛰어난 기사들만큼의 레벨이다.
5만이지만 50만의 힘을 내는 자들이다.
수적 우세에 있다고 자만해선 안 되었다.
또한, 펜리르는 인간만큼의 고지능을 가진 존재였다.
쩌어어억-
콰자아아악-
땅에 떨어졌던 발라딘과 마법사들이 이빨에 짓이겨진다.
참담한 해설자의 목소리가 퍼진다.
-5시간 만에 요새가 함락되었습니다.
속보가 퍼진다.
-속보. 11만 병력 전원 전멸.
-파리온 제국의 피해 고작 3천 명으로 추정.
-속보.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의 등장. 파리온 제국, 봉인된 펜리르를 통해 고야드 장악에 나서다.
속보는 시간이 흐를수록 갱신되었다.
-속보. 두 번째 요새 칼람드 함락.
-속보. 수도로 가기 전 마지막 연합군. 백작 칼람드의 성 무너져…….
너무 빠른 함락은 한국 시청자들을 강타했다.
강남 전광판에 재생되는 함락 장면과 전문가들이 나와 현 상황을 설명한다.
-이미 세계 곳곳에 대륙전쟁은 발발되어 있던 상태이고 한국은 뒤늦게 발발된 거죠.
-세계 여러 국가들은 힘겨루기에서 팽팽하게 겨루고 있으나 우리 한국만큼은 빠른 속도로 고야드 수도로의 진격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시나요?
-이벤트식 대륙전쟁과 진짜 대륙전쟁이 얼마나 차원이 다른지를 보여 주는 결과입니다. 아직 NPC들이 이끄는 세상에 우리는 살아가고 있으며, 이벤트식 대륙전쟁은 유저들의 축제였던 바 있습니다.
-반대로 지금의 대륙전쟁은 NPC들의 강함이 모든 것을 좌지우지하며, 파리온 제국은 중국 서버란 것과 동일하게 그 규모 자체가 10배를 넘습니다.
-진행자님, 인해전술에 대해서 아십니까?
-수적으로 압도하여 돌파, 포위, 침투하는 전투법이죠. 하지만 파리온 제국 병력은 5만밖에 되지 안 되지 않나요?
-그렇긴 하지만 아니기도 합니다. 100만 명의 사람들과 1,300만의 사람들 사이에서 어떠한 곳이 더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겠습니까?
-……1,300만이겠죠.
-맞습니다. 수적으로 이미 너무 압도적이기에 더 많은 인재를 보유하고 있고 그 인재의 숫자가 아득히 고야드의 강자들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물론 고야드에도 혈귀대 같은 인재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고야드가 보유한 최정예가 3천이라면 저들은 5만으로 오고 있는 겁니다. 또 고야드가 모든 병력을 끌어모아 바라드의 지휘하에 혈귀대와 싸운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습니다.
-정말인가요? 그럼 우리에게도 희망이…….
-하지만, 펜리르는 막을 수 없으며, 혈귀대를 막은 고야드군은 막대한 피해를 입었기에 함락은 피할 수 없습니다.
-……아예 방법이 없는 건가요?
-하나의 방법이 존재합니다.
-그 방법이 뭐죠?
전광판을 보는 이들.
또는 자율주행을 켜 놓고 차에서 TV를 시청하는 이들이 주목했다.
방법이 있다니?
-압도적 힘을 가진 개인이 바꿀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고작 개인이 바꿀 수 있다니요? 전문가님, 이해가 안 되는데요.
-아레스를 이해하는 시청자분들은 아실 거라 생각합니다. 놀랍게도 바라드는 홀로 1만 이상의 혈귀대를 벨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은 충분히 공감했다.
-펜리르만 없었다면 이 전투는 쉬운 것이었고 압도적 강함을 가진 펜리르가 있었기에 어려워진 겁니다.
-또 강함은 상대적입니다. 한 명의 강자는 수천의 적을 떨게 하고, 한 명의 강자는 지휘관 수백을 베는 힘을 가졌죠, 그들 개인은 지휘 체계를 붕괴시킬 수 있습니다.
그에 MC의 표정이 환해졌다.
-우리나라엔 명장 현수가 있잖습니까?
이미 고레벨의 시청자들은 눈치챘다.
-가장 최근 확인된 현수의 레벨이 몇인지 아십니까?
그는 불과 1개월 전이다.
-330대였습니다.
-…….
-서버통합 후 어떤 사냥터에서도 모습을 드러내지 아니했고, 얼마 전 새로운 초월을 만들었다는 월드 메시지가 있었죠. 명장 현수는, 지금 아티팩트만 제작하고 있는 겁니다.
-혼자 수백 명의 하이랭커를 벤 현수 유저라면…….
-이야기가 완전 다릅니다. 그들은 유저였고 지금의 적은 NPC들이며 아레스의 주인들입니다.
더불어 서버통합 후 2개월이 지나는 시점이다.
-유저 현수는 새로 부여받은 영지에서 병력 강화, 아티팩트 제작에만 힘쓴 것이 사실이며, 레벨은 2개월 전 그대로 정체되어 있을 겁니다.
-그 2개월 동안 한국 랭커들은 미친 듯이 사냥했고 그러한 자들이 집결했으나 안 되었다는 겁니다.
전문가의 말처럼, 모든 이들은 기대를 내려놨다.
그리고.
-수도 바르크나 함락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백성들의 비명이 하늘을 찌릅니다.
-……파리온 제국은 민간인이 피신할 시간조차 주지 않은 겁니다.
-어쩌면, 이틀 내로 함락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기사들이 부족합니다. 얼마 전, 검공 로만은 후예 현수를 끌어내리기 위해 반란을 일으켰다 왕 바라드에게 숙청당한 사실이 알려져 있죠.
-가담한 기사들 4천, 거기에 검공 로만까지. 대항할 수단 하나를 잃은 셈입니다.
-곳곳에서 절망 어린 고야드의 주역들이 비춰집니다.
전문가의 말대로였다.
수도 바르크나의 북문을 지휘하는 발로 후작, 그는 3시간 넘게 이어지는 전투에서 절망했다.
“……북문을 지키는 아군 40%가 전멸했습니다. 적의 피해, 고작 5%밖에 되지 않습니다.”
또 동문을 지키는 룩부르크 후작, 그는 이해했다.
“5만의 군대이나, 그 5만은 파리온의 전부가 담겨 있었다.”
검황 볼론드가 고작 5만을 내세운 이유.
“그 5만으로, 한 나라를 멸했다는 위대함을 알리기 위함이며 고야드의 이름을 추락시키고 굴복시키기 위함이다.”
룩부르크는 눈을 감고야 말았다.
그 방증.
“5천의 병사들을 이끄는 자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본디 천부장급들이어야 맞건만, 10만의 군을 이끄는 사령관급들이 5천의 병사들을 이끌고 있다.”
그 사령관급들, 개인의 레벨 450에 이른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고작 5천을 지휘하는데, 450레벨 지휘관급들을 붙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니까.
또 다른 곳.
왕국을 이끄는 명문 가문.
검공 로만과 함께 양대 산맥이라 불리는 노인, 검공 라이센.
그가 휩쓸리는 기사들을 보며 절망한다.
“가주님, 전하께서 펜리르와 싸우다 큰 상처를 입고 후퇴하셨다고 합니다.”
“……상처는 깊은가?”
“예.”
라이센은 하늘을 바라봤다.
이런 생각을 한다.
“허허, 왕자님…… 반 왕자님…….”
반 왕자.
불세출의 천재였던 그는, 검왕을 넘어서는 제목을 가진 자였다.
이 자리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반이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면 그는 검왕과 견주는 인물이 되었을 수도 있다고.
강함은 상대적인 것.
반 왕자 한 분만 계셨어도 이 전쟁은 이토록 허망하지 아니했을 터.
애초부터 희망이란 없던 국가일지도 모른다.
순수한 혈통을 이은 왕자는 없고, 오직 바라드 전하만이 지키시는 고야드뿐이었으니.
주르르륵-
검공 라이센의 눈에서 끝없이 눈물이 흘렀다.
그러던 때, 그의 눈에 이채가 서렸다.
왕의 후예, 현수가 나타난 것이다.
라이센은 서둘러 눈물을 훔쳤다.
비록 그가 반 왕자의 재능을 이을 강자는 아니나, 꽤 도움은 되리라.
다가온 현수에게 라이센이 말했다.
“든든하네, 자네는 남쪽을 맡도록 하게, 남쪽은 8백의 혈귀대만 있으니, 충분히 맡을 수 있겠지.”
“아뇨.”
그 대답에 라이센의 표정이 구겨졌다.
라이센은 지금, 여러 감정에 섞여 침착함을 찾기 힘들었다.
곧 현수의 옆에 아무도 없는 걸 보고 분노했다.
8백의 혈귀대를 막으라 한 이유는 그의 영지에 병력이 꽤 있어서다.
“남쪽이 제일 중요한 것은 아니나 수도로 들어가는 길일세, 자네의 병사들은 어딨는…….”
말을 잇던 중, 라이센은 곧 한 병사의 보고를 들었다.
“……남쪽의 혈귀대 8백을 누군가 궤멸시켰습니다!!!!”
곧 라이센의 눈이 커다래졌으며 현수가 말을 이었다.
“남쪽은 이미 처리하고 왔기에 갈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라이센은 이제야 느꼈다.
그가 왕위 계승의 길을 걷기 시작했음을.
또.
하나의 등불이, 절망의 고야드를 비추고 있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