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7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72화(272/312)
악마 소환 (4)
프레이 백작은 중요한 임무를 맡았다.
허술한 남문. 그곳을 뚫고 왕실로 진격해 그 안에 있는 모든 이들을 죽이는 것이 프레이 백작의 역할이었다.
프레이 백작은 딱히 강하거나 한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그는 한낱 백작치고 황제 볼론드의 신임을 얻고 있는 자다.
프레이 백작은 변수에 매우 강한 인물이었다.
실제로 이제껏 일어난 매우 많은 전투에서의 변수를 뛰어난 두뇌로 역으로 이용해 왔던 바.
뚝, 뚝-
그러나 지금 프레이 백작은 바짓가랑이를 타고 내리는 축축한 것조차 자각 못 했다.
앞에 있는 사내 때문이었다.
‘고작 1분여가 지났을 뿐이다.’
그 시간 동안 사내는 홀로 8백의 혈귀대를 무너트린 바 있다.
그래 놓고 방금 전 태연하게 말했다.
한 대도 안 맞았다고.
허풍인가?
아니, 그 모든 장면을 직접 본 인물이 바로 프레이 백작이었다.
그는 실제로 한 대도 맞지 않았다.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든다.
‘파리온 제국에 저런 인재들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자그마치 수억이 넘는 인구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가장 크게 놀라는 건 이 괴물이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사실이었다.
일전에 다른 곳으로 간 사내가 머릿속에 스친다.
프레이는 출정 전에 황제 볼론드의 연설을 떠올렸다.
‘너무도 쉬운 출정이 될 것이다.’
실제로 누가 봐도 그러한 싸움이 될 거라 여겼었다. 그 생각이 일변한다.
‘폐하, 쉽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프레이 백작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았다.
그것은 정체불명의 강자 둘이 있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모든 혈귀대는 승리를 장담하고 방심하고 있었으니까.
“모두……!”
그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서거억-
그것을 눈치챈 사내가 프레이 백작의 목을 빠르게 벴기 때문이었다.
‘있어선 안 될 존재들이, 어떤 변수를 만들지 모른다…….’
그것이 프레이 백작이 한 마지막 생각이었다.
한편.
동문을 지키는 룩부르크 후작의 군사들 틈.
끝없이 밀고 들어오는 혈귀대를 힘겹게 막아 내는 한 명의 젊은 기사가 있었다.
그의 이름 룩크이며 룩부르크 후작의 아들이자 현수의 가신이다.
그는 혈귀대의 강함을 직접 목격하며 절망하고 있었다.
‘고작 병사들의 힘이 이 정도란 말인가?’
너무도 뛰어났다. 일개 병사들의 레벨이 기사급에 이를 지경이었다.
하지만 룩크가 힘껏 검을 쥔다.
이 나라는 자신의 아비 룩부르크가 최선을 다해 지키고자 했던 나라다.
“으오오오오!”
룩크가 혈귀대 한 명을 또 베어 냈다. 그런 그를 바라보는 한 명의 사내가 있었다.
그의 이름 자바르.
파리온 제국에서 영웅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기사다.
레벨 440대에 이르는 자바르는 룩크를 흥미롭게 보았다.
“룩부르크 후작의 아들 룩크가 저놈인가?”
굉장한 실력이다.
기사가 된 지 1년이 지났다 알고 있는 인물이 혈귀대를 압도한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레벨이 같다 해도 룩크는 반네임드 NPC에 달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
감상은 딱 그뿐이다.
파리온 제국 지휘관들은 고야드 왕국의 뿌리까지 무너트릴 방법을 연구해 온 바.
그들의 무너지지 않는 정신마저 붕괴시켜 완전한 승리를 하기 위해 철저히 조사했다.
“저놈을 죽여 5m 꼬챙이에 머리를 꽂아 하늘 높이 들어라, 그럼 동문은 무너질 것이다.”
자바르는 영악한 자이다.
영악하고 잔인하게, 나라의 영웅으로 군림한 인물.
동문의 수장 룩부르크 아들의 머리가 하늘 높이 올라간다면 지휘관도, 병사들의 정신도 무너지게 되리라.
그와 함께 혈귀대들이 룩크를 향해 달려들기 시작했다.
‘뭐지?’
자신에게 집중된 공격에 룩크가 당황했다.
곧 여러 병장기들이 그의 몸 곳곳을 그어 대고.
스가악, 카락, 푸푹-
“크학!”
룩크가 입에서 각혈을 토해 내며 쓰러졌다.
곧 룩크가 먼 곳에 있는 자바르의 음흉한 미소를 볼 수 있었다.
룩크는 눈치챘다.
‘아버지……!’
일찍 어미를 여읜 자신을 위해 목숨마저 버리실 수 있는 아버지!
비록 냉혈한과 같은 귀족이라 불리나 아들에게만큼은 따사로우신 분이다.
‘내 잘린 목을, 아버지가 보신단 말인가?’
룩크는 휘둘러지는 병장기에 절망하고 또 절망했다.
그때.
스가각, 푸푹, 푸욱-, 콱-!
룩크를 공격하던 혈귀대 다섯이 도륙됐다.
그 검날을 목도한 룩크는 이채를 띠었다.
‘저건……?’
지존도다.
나의 영주 현수 님께서 쥐고 계신 무기!
고개를 돌렸던 룩크는 당황했다.
‘누구지?’
호리호리한 체형의 거지꼴의 사내다.
머리조차 제대로 정돈되지 않은 그.
“비키거라.”
그러나 누구인지가 중요한 게 아니었다.
따스한 목소리로 말한 그.
분명한 것은, 그가 누가 봐도 아군이라는 사실이었다.
룩크는 감탄했다.
방금 전의 그 따스한 목소리.
“…….”
그는 뒤를 돌아봤다.
수십 혈귀대가 쓰러져 있었다.
영주님께서 보낸 강자가, 나를 구하기 위해 달려왔구나!?
한데 아니었다.
“아니, 비키라니까, 네가 막고 있어서 못 가지 않냐.”
“……?”
룩크는 당황했다.
멀뚱멀뚱 사내를 보는 머리를 스윽, 민 그가 귀찮다는 듯 그를 지나쳐 가며 중얼거렸다.
“……23번째인가?”
룩크는 고개를 갸웃했다.
23번째라니?
곧 호흡을 한 번 뱉은 사내가 수백 명의 혈귀대를 도륙하며 안쪽으로 뛰어 들어갔다.
“……!?”
경악하는 룩크 뒤로.
“호오, 재밌는 놈이구나.”
자바르가 룩시우 앞에 나타났다.
“이번 전쟁은 너무 시시하다 여겼는데, 고야드에 너 같은 인재가 있었을 줄이야.”
자바르. 그가 검황 볼론드로부터 계승받은 기사들의 검술을 발현한다.
그의 몸에서 뜨거운 오러가 넘실거린다.
“짐은, 백번의 영웅이라 불리는 자바르라고 한다. 오늘 네게 나의 이름을…….”
서거억-
“……?”
곧 자바르는 당황했다.
검격을 주고받기도 전이었다.
너무 빠른 일검, 또 치명타가 단숨에 자바르의 가슴에서 피가 솟구치게 했다.
푸욱-
그리고 심장을 한 번 찌른 후, 뽑아낸 룩시우가 심드렁한 표정을 지었다.
“……무슨 영웅이 세 번 만에 죽어?”
“……!?”
자바르의 머리가 하얘졌다.
그는 분명 이곳까지 혈귀대를 물리치는 것을 보며 많은 것을 계산했던 바.
그러다 검을 들어 올리는 그를 보며 깨친다.
‘……내가 계산한 것이, 아니다. 상대가 계산하게 유도한 것이다.’
고작 세 번의 휘두름에.
서거어억-
영웅 자바르의 머리가 땅에 떨어졌다.
다시 룩크 쪽을 지나쳐 가는 룩시우가 중얼거렸다.
“이제 24번째군. 최소 50명은 채워야 내가 쫄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수 있으려나?”
룩시우가 사라졌다.
자리에 남은 룩크는 그제야 깨달을 수 있었다.
“24명…….”
그가 벤 ‘지휘관’들의 숫자였다.
또 한 번 주위를 둘러본 룩크가 감탄했다.
퉁명스럽고 무심한 듯했지만, 그는 룩크가 무사히 도망칠 수 있게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도륙하고 사라진 것이다.
또 그로 인해 일어나는 파장은 컸다.
“겐 지휘관님이 전사하셨다……?”
“카튼 지휘관님도 전사하셨다.”
“천 명의 힘을 낸다는 기사 보우스 경이 전사하셨다!”
“누구지!?”
“누구냐!?”
“소리 없이 다가온 누군가가 지휘관님을 죽이고 사라졌습니다!”
혈귀대가 혼란에 빠졌다.
아무리 강한 군대라고 할지라도 지휘관을 잃으면 체계가 무너지기 마련이다.
또 그것이 한둘이 아니라 스무 명, 또 서른 명이라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로 인해 단단하기만 했던 혈귀대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지휘관을 잃은 혈귀대와 싸우는 게 고야드군에게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고를 들은 혈귀대의 총사령관 픽은 실소했다.
“……벨라라고 했던가?”
검왕이 아꼈던 기사.
지금은 왕의 곁을 떠나 다른 이를 섬기고 있다고 한다.
그녀가 이 전장에 몰래 숨어들어 적을 도륙하고 있다 착각했다.
“……대단한 인재임은 사실이구나.”
그러나 쉬웠던 전투가, 조금 힘에 부쳐졌을 뿐이니 달라지는 건 없다.
‘1만 5천을 잃었는가?’
벨라의 난입에 지휘관을 잃은 자들이 빠르게 붕괴되어 순식간에 수천을 잃었다.
하지만 고야드의 피해가 더 컸다.
아무리 지휘관들을 죽여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총공격을 가한다.”
아직 3만 5천의 혈귀대가 남았다.
반대로 고야드군은 지쳐 가고 있었다.
둥, 둥, 둥, 둥-!
“죽음을 각오하라!”
픽이 생각을 바꿨다.
본래 가장 적은 피해로, 가장 큰 승리를 거두려 했던 바.
곧 3만 5천의 혈귀대가 두려움 없이 고야드군을 밀어 버리기 시작했다.
“커헉!”
“크헉!”
“으, 으어억!”
“으아아악!”
총공격이 가해지자 고야드군이 쓸려 나간다.
동문과 서문, 북문과 남문.
몰아치는 혈귀대들에 의해 간신히 버티고 있던 자들이 추풍낙엽처럼 휩쓸린다.
순식간에 전투 양상이 바뀌자 고야드군이 겁에 질려 더 빠르게 무너진다.
“크학, 크하하하학!”
그것을 보며 웃고 있던 픽은 황당해졌다.
‘아무리 소국일지라도 이렇게 쉬울 줄이야?’
자신의 생각보다 총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고야드군이 너무 쉽게 무너지고 있었다.
또 그를 더 광소하게 만드는 건 도망치듯 성으로 후퇴하는 자들의 모습이었다.
***
‘이렇게 쉽게 무너진다고……?’
현의 대장간.
서문 쪽에서 참전하고 있던 넬의 얼굴이 절망으로 얼룩진다.
‘고야드가 이토록 약했던가?’
그녀의 생각보다도 너무 약했다. 누군가 일부러 물리기라도 하는 듯.
하지만 안쪽에서 들리는 백성들의 울음소리가 지금 완패하고 있음을 알리는 듯하다.
“아, 아아……!”
“우리의 병사들이 이토록 무너지는가!”
“우린 꼼짝없이 죽었구나!”
“흑, 흐흑!”
“왕이시여!”
백성들의 울부짖음이 절망이 되어 퍼진다.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에는 비명들도 넘쳐 났다.
넬의 가슴이 지끈거린다.
‘아무리 NPC들이라도 함락당하면 저들 모두가 죽는다는 거잖아…….’
또 넬은 알고 있었다.
‘고야드가 무너진다면 현의 대장간은, 아틀라스는 어떻게 되는 거지?’
현수는 왕이 될 수 없다.
고야드는 파리온의 속국이 될 것이며 백성들은 노예로 전락할 거다.
또한.
‘기사와 병사 들은, 전쟁의 도구로 쓰일 것이다…….’
넬은 눈앞이 깜깜해졌다.
어느새 모든 고야드군이 수도 안으로 들어가자 3만 5천의 대군이 성벽 장악을 시작했다.
‘무너진다. 고야드가…….’
바로 그때.
넬은 더 충격적인 상황을 보고야 말았다.
바라드와 전투 후, 모든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던 펜리르.
“크하아아아악!”
놈이 하늘 높이 도약해 올랐다.
펜리르는 늑대이나 특성으로 특이한 마법을 부리는 힘을 가진 존재인 바.
펜리르가 룩부르크, 발로, 콘스티누 후작들에게 마법을 발한 순간.
“……!?”
“……!?”
“……!?”
고야드의 주축들이 당황했다.
마치 현수의 ‘모으기’처럼 펜리르 앞으로 그들이 저항할 수 없는 힘에 끌어당겨지고 있었다.
쩌어어억-!
펜리르, 그가 하얗게 질린 셋의 후작들을 향해 입을 벌린다.
넬.
그녀는 알게 되었다.
셋의 후작.
룩부르크, 발로, 콘스티누. 이 셋이 무너지면 완패다.
그때.
“소환.”
‘어……?’
넬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자신과 그리 멀지 않은 곳. 자신이 아는 익숙한 사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환이라니, 무엇을?’
곧.
“그레모리.”
“……!!!?”
넬은 현 상황을 잠깐 이해하지 못했다.
갑자기 하늘에 강림한 악마.
하필이면 그 악마는 펜리르와 후작들 사이에서 나타났으며.
번쩍-
검은 기류와 함께 그 사이에서 나타난 그레모리가 흉흉한 안광으로 펜리르를 벌레 보듯 바라봤다.
“뭐냐, 이 잡종은.”
그리고 눈치를 보던 펜리르.
전설의 몬스터 중 하나로 불리는 펜리르는, 잔인함과 흉포함의 전설로 불리기까지 할 정도이다.
그런 놈이, 슬그머니 입을 다물곤.
“깨갱…….”
어색하게 웃어 보이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