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83)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83화(283/312)
협상 (2)
㈜푸름은 유저들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컨텐츠를 제공해야 할 의무를 가진다.
물론 컨텐츠들은 지금의 상황에 가장 적합하고 많은 유저들의 이목을 받을 수 있으면 좋다.
서버통합 후 몇 개월이 지난 시점.
㈜푸름은 그러한 컨텐츠가 또 있을까 고민했지만, 쉽게 나오지 않았다.
이때, 유저 현수가 공식적으로 대아틀라스전을 시작할 것을 명시했다.
대아틀라스전은 가상의 성안에 진짜 현수의 병력을 채워 넣고 지키는 공성전이다.
또 연합군들은 각 나라 정점급 유저들과 세계 랭커들이 주축을 이룬다.
이는,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곳곳에서 진행한 ‘대륙전쟁’보다 더 많은 자들이 밀집된다.
또 이는 본래라면 세계인들이 꽤 관심을 가져야 했지만 기대도가 너무 낮다.
양측의 전력 차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그건 세계인들이 추측하는 전력이다.’
이세진 대표는 양측 전력이 큰 차이가 나는 건 맞지만 그 정도로 비상식적인 것은 아니라 판단한다.
‘최소한 그들이 보는 것보다 현의 대장간이 강하긴 하다는 거지.’
하여, 이는 거대한 반전을 야기할 수 있다.
물론 이 반전보다 더 재밌는 극적 반전을 일으킬지는 유저 현수에게 달렸다.
세진이 회견장에 온 이유는 하나다.
“이세진 대표다!”
“왜 이세진 대표가 여기에?”
회견장에 들어서자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그리고 현수와 칼리, 그리고 양측 대표 뒤에 서 있던 자들도 놀라기는 매한가지였다.
이세진 대표는 회견장으로 가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잠시 쉬었다 가는 게 어떻습니까?”
현수와 칼리는 그가 자신들에게 제안할 것이 있음을 느꼈다.
대화가 잠시 중단됐다.
***
회견장 뒤쪽에 위치한 대기실.
기다란 테이블이 놓였고 중앙에 이세진이, 좌측에 현의 대장간의 현수와 혜인이.
우측에 칼리와 각 나라 정점 유저들이 앉았다.
세진이 흥미로운 제안을 꺼냈다.
“현의 대장간이 시작한 이 이벤트를, 공식적으로 우리 ㈜푸름이 주최하고자 방문했습니다.”
세진의 등장과 함께 이는 일부 예견된 수순이었다.
현수는 얼굴을 일그러트렸으나 연합 측은 즐거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의 승리가 확정된 때다. 이때 세계적 송출이 이뤄진다면 현의 대장간이 허무하게 몰락하는 걸 모두에게 내보일 수 있으며, 우리의 이름값은 더 드높아진다.’
최근 전설의 몬스터 펜리르를 사냥한 현수다.
그런 그를 쉽게 무너트리는 모습은 연합군에게 이로운 작용을 한다.
혜인이 고개를 저었다.
“전 세계 게임 방송 채널에 대아틀스전을 송출한다는 말이군요.”
㈜푸름이 이벤트를 주최한다고 밝히면 전 세계 방송사를 섭외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연합 측에만 좋은 일이고, 현의 대장간엔 불리할 수 있다.
물론.
‘……우리의 반전에 현의 이름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지금의 반전만으로도 대단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혜인은 반대표를 던지려 했고 세진은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눈치챘다.
“오면서 접한 보고에 따르면 연합 측은 1주일을 제시하였죠. 저는 3주를 제안합니다.”
혜인과 현수가 감탄했다.
그는 자신들의 속내를 보는 듯했다.
우리에게 1주일은 너무 짧았고 한 달은 저들에게 과분했기에, 3주로 결정짓고자 하는 것.
이는 연합군이 부정한다.
“……더 이상 편의를 봐주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가 왜 그래야 합니까?”
“편의라…… 뛰어난 한 명을 무수히 많은 강자들이 모여 무너트리려고 해서, 현의 대장간이 어쩔 수 없이 아틀라스전을 발발시키게 한 것이 편의를 봐줬다고 할 수 있는 일입니까?”
움찔-
명백한 팩트였으며 이세진이었기에 할 수 있는 발언이다.
아무리 한 나라 최고의 유저이며 꽤 부자들이라 한들.
이세진은 급이 다른 인물이다.
그 재산이 100조 이상에 도달했다는 세계 최고의 재벌.
세진은 현의 대장간의 편을 들고자 하는 건 아니다.
“연합 측도 생각해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1주일 후 아틀라스전이 발발된 후, 예상처럼 쉽게 진행된다면 사람들이 환호할까요? 아닙니다. 강자들이 모여 고작 한 명을 끌어내린 것이라고 지적당할 확률이 높죠, 하지만 우리 ㈜푸름을 통해 3주의 충분한 기간을 주었다고 하면 이는 달라지게 됩니다.”
이 또한 사실이었다.
현수가 날카롭게 꼬집었다.
“그러한 것들을 이유로 우리가 ㈜푸름의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있나요?”
물론 현수는 3주의 기간을 벌어서 좋다.
하지만 언급했듯 전 세계 송출이 부담된다. 이는 연합 측도 동감한다.
전 세계 송출은 좋지만, 굳이?
“예, 있습니다.”
하지만 세진은 준비가 철저한 사람이다.
“보상을 준비했거든요.”
그 말에 가장 크게 반응한 건 현수와 혜인이다.
‘현의 대장간엔 보상이 없다.’
‘그런데 이걸 ㈜푸름이 지정한다면?’
“먼저 연합군 측이 승리할 시 모든 스텟 5를 올려 주는 엘릭서를 얻게 될 겁니다.”
“……엘릭서!”
엘릭서란 말에 연합 측이 감탄했다.
엘릭서는 돈을 주고도 구매하기 힘든 물건이다.
정점들은 자신들의 밑의 사람들과 이벤트에 참가한다.
한데, 자신들만이 현의 아티팩트 제작권을 독점하게 된 상황에서 부하들에 대한 미안함과 부담감이 공존한 게 사실이다.
“현의 대장간이 이긴다면 알쏭달쏭 엘릭서를 모두에게 지급합니다.”
현수는 처음 들어 보는 엘릭서에 갸웃했다.
“알쏭달쏭 엘릭서는 기본적으로 모든 스텟 5를 올려 줍니다. 하지만 현의 대장간이 이 아틀라스전에서 불리한 것이 사실입니다. 하여 관객의 호응도, 혹은 얼마나 피해를 입고 승리했는가 등 다양한 것에 따라 알쏭달쏭 엘릭서는 5 이상의 스텟을 주기도 합니다.”
반전이 일어난다는 가정하에 좋은 엘릭서다.
세진이 연합 측을 바라봤다.
더 이상의 이의는 없었다.
‘연합은 유리한 상황이다. 현의 대장간 보상이 더 좋게 측정되는 게 당연한 것.’
그러나 현의 대장간은 보상이 부족하다 느꼈고 세진은 이를 채워 줄 수 있었다.
“현수 님에겐 개인 보상이 주어질 예정입니다.”
“……개인 보상이요?”
그는 계속 아쉬워하고 속 쓰려 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어떻게든 승리해도 얻는 것이 그리 크지 않았으니까.
세진의 입에 집중했다.
그가 자신에게 지급할 개인 보상은 무어란 말인가?
“바로 신수의 재료입니다.”
“……!?”
“……!?”
“……!?”
대기실 내가 술렁였다.
아레스에 존재하는 신수에 대해 모르는 이들은 없다.
신수란, 생각보다 엄청난 존재들이다.
아직 이 세상에 완전한 신이 등장하지 않은 이때.
세계인들은 아레스에 실제 ‘신’이 존재할 거라 확신한다.
신수들이 그 방증이다.
신수란 몬스터들의 신과 같은 존재들.
하여 신수의 재료란, 신 등급에 가까울지도 모르는 힘을 가진 재료란 뜻이다.
현수의 가슴이 두근거린다.
‘미친…….’
예상외의 세진의 등장이 자신에게 보상을 선사코자 하고 목표를 세우게 한다.
대장장이로서 신수의 재료는 드래곤, 악마보다도 더 만져 보고자 하는 재료다.
일전에 이미 100g의 신의 광물이 깃든 바빌론을 본 적 있는 현수이기도 하다.
그의 입이 바짝 타들어 간다.
일본의 무사시가 이의를 제기했다.
“왜 말도 안 되는 재료를 지급하십니까? 같은 한국인이라고 편애하는 겁니까?”
칼리가 슬그머니 그의 소매 깃을 쥐었지만 무사시가 씩씩거렸다.
무사시는 다소 다혈질적인 성격이며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않는다.
세진이 날카로운 눈으로 무사시를 보았다.
“유저 현수의 경우 최소 20개의 전설 아티팩트를 제작하여 패배 시 연합군 측에 보상을 주기로 결정지었습니다. 20개의 전설 이상의 값어치를 가져가면서 그런 발언은 다소 이해할 수 없군요.”
이세진 대표에게서 넘볼 수 없는 카리스마가 보인다.
“또 20개의 아티팩트를 제작하기 위해 1년 이상이 소요됩니다. 그런데 과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까? 양측이 합당한 보상을 가져가지 않는다면 이게 합당한 ‘이벤트’가 성립된다 볼 수 있습니까?”
세진이 정확한 팩트를 꽂았다.
“제가 봤을 땐 여러 명이 모여 한 명을 핍박해 그저 빼앗기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데요?”
“…….”
무사시의 얼굴이 붉어졌고 미오가 중재했다.
“인정합니다. 유저 현수가 승리할 시 신수의 재료를 얻기 충분하다 판단합니다.”
칼리가 작은 웃음을 지었다.
“무사시 님께서 실수를 범했군요, 저도 인정합니다. 또 신수의 재료라고 해 봤자…….”
랭커들은 남들보다 더 빠른 계산을 한다.
“당장 가지고 있어도 쓸 수 없는 재료 따위 얻어 봤자 뭐 합니까?”
재료는 등급이 높을수록 제작 제한이 존재한다.
“650레벨은 되어야 쓸 수 있잖아요.”
“푸흡.”
물론 그들이 현수의 진가가 실력임을 몰라서 그러는 것이다.
“어떤 재료일지는 유저 현수 님에게만 전달될 예정입니다.”
모두가 동의했다. 그 정도 편의는 봐 줄 수 있었다.
“양측 모두 ㈜푸름이 주최하는 것에 동의하십니까?”
“예.”
“좋습니다.”
“그럼, 기사를 내고 이벤트 내용과 룰을 정한 후, 3주 후에 진행합니다.”
회견장의 이들이 빠르게 해산한다.
연합군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1주나 3주나 우리에겐 다를 게 없다.’
그들은 승리를 확신하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벤틀리 차량에 오른 이세진은 생각했다.
그는 슈퍼컴퓨터를 통해 아틀라스전의 승률을 보았다.
그는 절대 편애하지 않았다.
단지.
현재로서의 승률, 현의 대장간이 너무도 저조한 편에 불과했다.
이세진은 생각한다.
대아틀라스전이 재밌어지냐 마느냐는, 모두 유저 현수의 손에 달려 있음을.
‘그는, 집에 가자마자 알림부터 보겠군.’
또 그 재료를 얻어 내냐 마냐 역시도 현수에게 달렸다.
***
현수가 아레스에 접속한다.
‘보상이 생겼다…….’
그것만으로도 큰 의욕이 샘솟는다.
‘누구 거지?’
선(善)을 나타내는 아레스교의 신수 피닉스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화염을 일으킨다고 안다.
‘히드라라면?’
절대악(惡) 히드라는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독을 가진 무기를 만들 수 있게 한다.
그러다 현수는 쌍룡검을 본다.
‘난 이미 이 쌍룡검도 충분한데?’
접속한 현수가 감탄했다.
오직 현수만이 알게 된 신수의 정체.
[수호신 현무에 대해 알게 됩니다.]수호란, 지키고 보호한다는 뜻.
[대아틀라스전에서 승리할 시 현무의 등껍질을 획득할 수 있습니다.]그를 확인한 현수가 경악했다.
현무의 등껍질.
‘아레스에 현존하는 최고의 재료다.’
어떤 최고의 재료인가?
바로 갑옷이었다.
그 시각.
혈왕(血王) 브라드.
그가 고야드 함락전에서의 특이점을 보고받는다.
“……그레모리가 강림했었다?”
또 다른 흥미를 유발하는 보고도 있다.
“……정체불명의 자가 50명 이상의 지휘관을 살해했다라.”
그 인상착의를 듣는 브라드의 눈이 휘둥그레진다.
“……룩시우구나. 녀석이 다시 인간이 된 것이다!”
신하가 물었다.
“데려오면 되겠습니까?”
브라드가 고개를 저었다.
“직접 가겠다.”
한편.
룩시우는 쓰게 웃었다.
‘피해 되지 않게 떠나겠다.’
그는 고작 며칠을 머문 영지 아틀라스를 둘러봤다.
그는, 알고 있었다.
그가 섬겼던 왕은 눈치챌 것이고 곧 자신을 만나러 올 거라는 걸.
대아틀라스전.
그것에 참가하지 않은 건 명분도 없어서도 사실이지만, 자신은 곧 떠나야 할 것도 알아서다.
그 채비를 하는, 룩시우에게 작은 강아지가 다가왔다.
“마앙……?”
이 강아지는 특별했다.
어떤 일이 생길지 눈치채고 있기라도 한 듯 걱정스러운 눈으로 자신을 본다.
“……너의 영주를 지키거라. 내가 떠나니 괜찮을 거다.”
룩시우는 녀석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지금의 현수는 절대 혈왕(血王)을 이길 수 없다.
“망, 망!”
영지를 나서는 룩시우를 보며 복덩이가 짖는다.
그리고, 복덩이에겐 힘이 있다.
그의 냄새, 그의 채취.
그가 어디에 있든 복덩이는 그를 쫓아갈 수 있었다.
그리고 복덩이는 알고 있었다.
그가 돌아온다면, 그는 현수를 지키기 위해 살아갈 거라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