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85)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85화(285/312)
100만 대군 (2)
아수라 카벨.
그는 최근 아틀라스와 지옥을 넘나들며 활약하고 있었다.
그는 아수라를 따르던 추종자들이 자신을 따를 수 있게 하기 위해 강자들을 꺾고 있는 중이다.
푸욱-!
또 다른 강자를 꺾은 카벨이 미간을 찌푸렸다.
[가신 룩시우가, 현의 대장간을 떠납니다.]카벨은 소악마였던 룩시우와 함께 그레모리를 봉인시킨 당사자다.
또 그가 자신과 함께 아틀라스로 간 것 역시 알고 있었으며, 최근 현수에게로부터 ‘룩시우’에 대한 정보를 찾아 줄 것을 부탁받은 적도 있었다.
강자를 꺾은 후, 룩시우에 대한 정보를 찾으려고 했던 그다.
그는 현수의 귓속말을 받을 수 있었다.
[현수: 혈왕에 대해 알고 있어?]알다마다.
[카벨: 혈왕(血王)은 오래전에 존재했던 에냐라는 왕국의 왕이었고 당시에도 혈왕 브라드는 살아가고 있었지.] [카벨: 재밌는 사실은 혈왕 브라드는 본래 병약한 인물이었다는 거다.] [카벨: 한데, 악마 그레모리의 침공 이후, 혈왕은 병약한 육체에서 벗어나고 거대한 힘을 거머쥐게 되었지, 그리고 웬일인지 백성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카벨: 철저히 비밀을 통제하고 있기에 어째서 인구가 빠른 속도로 줄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지금에 이르러선 100만 백성밖에 없는, 왕국이라고 부를 수 없는 곳을 다스리고 있다.] [카벨: 또 왕국 에냐는 자취를 감추어 사라져 버렸고 혈왕의 위치도 묘연해졌다고 할 수 있다.] [카벨: 왕국과 제국 등은 굳이 에냐를 건드리지 않아. 첫 번째 이유는 현시대의 가장 강력한 왕 중 하나라 불리는 혈왕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그런 비상식적인 왕국과 굳이 접촉도, 충돌도 하지 않기 위함이라는 거다.]설명을 끝내자 현수에게 답장이 왔다.
[현수: 결론은 줘 패도 된다는 거잖아?]“???”
카벨은 당황했다.
현수는 어지간해서는 과격한 표현을 잘 쓰지 않는다. 곧 자초지종을 듣게 되었다.
‘……큰일이군.’
상황을 들어 보면 혈왕은 현수에게 모욕감을 주었다.
현수로서도 눈에 띄게 분노하고 이성을 잡기 힘든 것이 사실인 바.
카벨이 말하는 큰일은 그게 아니다.
‘현수는 이성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다.’
하여, 그는 가능할 때만 덤빈다. 현수 판단으로 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거다.
그가 생각하는 큰일.
그건 에냐 왕국이 큰일 났다는 거다.
[현수: 룩시우가 살던 곳에 친구들 모아서 집들이 갈 건데, 너도 올래?]사실 정보꾼인 카벨조차도 모르겠다.
현수가 친구들을 모으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는지.
대체 얼만큼의 강자들을 모을 수 있는지.
그리고 현수의 질문에 대한 답.
[카벨: 그냥 오라는 거잖아.] [현수: 응.]한숨 쉰 카벨이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현수였기에 좋았다.
[카벨: 선물은 무엇으로 준비해서 가면 되지?]현수의 대답은 간단했다.
[현수: 많은 병력.]귓속말을 종료한 카벨이 준비를 시작했다.
강자들을 꺾음으로써 기존 아수라의 세력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만들고 있던 카벨.
[지옥전사 Lv.389] [지옥기사 Lv.443]그 앞에 지옥 병력 5천이 집결해 있었다. 지옥문을 넘는 카벨은 생각했다.
‘내가 가장 적을 것 같은데?’
그는, 얼만큼의 병력이 모일지 기대했다.
한편.
고야드 왕국 수도.
검왕 바라드와 후작들, 또 검공 라이센이 복구 작업에 한창인 이들을 보았다.
바라드가 지나갈 때마다 백성들이 그의 이름을 부르며 절을 올렸다.
고야드 함락전 이후, 백성들과 왕, 귀족들은 돈독해졌다.
본래라면 아니었어야 했다.
백성들은 무능했던 왕을 탓해야 함이 맞으며, 새로운 왕이 될 현수를 치켜세워야 했다.
하지만 현수는 이곳이 우리의 땅임을 명시하였다.
더불어 그 일 이후, 은밀하게 자신의 영지를 꾸리는 것에만 힘 쏟고 있었다.
그 의중을 바라드와 세 명의 귀족들은 눈치채고 있었다.
“……현수가 독립국가를 만들려고 하는 것 같네.”
후작들의 입가에 알 수 없는 미소가 깃든다.
검공 라이센도 고개를 주억인다.
“……전하를 위함이겠지요.”
“그대도 이제 현수를 좋아하는군?”
“허허, 그 덕분이지 않습니까.”
검공 라이센이 복원되어 가는 수도를 보았다.
만약 현수가 없었다면 수도는 함락되었을 것이고 피바다가 되었을 것이다.
더불어, 현수가 독립국가를 만들고자 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전쟁과 반란은 지긋지긋합니다.”
검공 라이센은 또 내부에서 반란과 전쟁이 끊이지 않고 발발되었을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 지금의 고야드. 평화로울 수 있는 이유, 오직 현수의 배려 덕분이다.
‘현수야.’
바라드는 작은 웃음을 머금었다.
자신의 친우가 만들어 가는 기적들.
그리고 앞으로의 기적들이 기대된다.
그때.
삐이이이이이-
한 마리의 매가 빠른 속도로 당도했다.
‘매?’
매는 비둘기와 달랐다.
긴급 상황임을 나타낸다 할 수 있었다. 곧 서신을 읽은 바라드의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일이십니까, 전하?”
바라드가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그에 귀족들과 검공 라이센이 거대한 분노를 일으켰다.
그 분노는 현수가 그토록 치욕을 당해서인가?
물론 그 역시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에는 엄청난 명분이 있었다.
이건 단순한 도움 요청 혹은 친분에 의한 일이 아니다.
검공 라이센이 눈매를 좁혔다.
“전하, 어찌 다른 대륙. 그것도 다른 나라의 왕이 그 나라에 승인도 받지 않고 들어온다는 말입니까.”
그래, 왕국과 왕국의 전투에는 명분이 필요하다.
파리온 제국조차도 명분이 없자 억지로 만들어 내었을 정도로 중요한 것이다.
물론, 고야드가 어떠한 나라와 함부로 싸울 만큼 엄청난 나라는 아니다.
하나.
“혈왕에 대해서는 들어 본 적이 있나이다. 그는 왕이지만 왕이 아닌 자나 마찬가지지요.”
혈왕의 국가는 특별하다.
어떠한 나라와도 교류하지 않는다.
더불어 한때 진짜 왕국이었다 한들, 지금은 왕국이 맞는가란 의구심이 드는 곳이다.
그래, 왕국이라 불리지만 왕국이 아닌 곳.
하여 고야드는 마음만 먹는다면 혈왕을 감당할 수 있었다.
바라드 역시 그를 알고 있었다.
더불어 이 정도는 자신이 움직일 만한 일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그러나 현수는 장차 이 나라를 이끌 사내가 될지도 모르는바.
검공 라이센이 무릎 꿇으며 청한다.
“전하, 어찌 나라의 영웅이 그런 수모를 겪었는데, 이 라이센이 가만히 있을 수 있겠습니까, 제게 병사를 내어주십시오. 출정하겠습니다.”
언젠간 현수를 위해 살아갈 노장의 바람.
“윤허한다.”
그가 지휘하여 고야드의 대규모 병력이 출정한다.
한편.
창천 벤은 더 크고 웅장해진 작은 세계수를 보았다.
프라함 왕국의 성을 모조리 태울 뻔했던 이 나무가, 이젠 만백성이 배고프지 않게 열매를 맺어 주고 있다.
“전하에 대한 민심이 너무 좋습니다.”
“전하가 있는 프라함에 만백성이 기뻐하고 있습니다.”
“배고프지 않은 나라라고 세계 곳곳에서 말하고 있습니다.”
벤은 근래 감수성이 풍부해지고 있다.
배고프지 않은 나라.
어떤 나라를 가도 배고픈 자들이 넘쳐 나기 마련이다.
화려한 왕국 뒤로 고통스러운 아사(餓死)라는 죽음을 당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러나 프라함은 아니다.
벤은 현수를 떠올린다.
‘요새 바쁜가 보구나.’
벤도 최근의 이야기들을 들었다.
벤 역시 고야드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고 싶었다.
그러나 파리온 제국은 그를 염두에 두고 신하를 보내어 군대를 움직일 시 강경 대응 하겠다 밝혔었다.
그러던 때 날아든 서신.
벤은 그것을 받아 읽어 내려갔다.
그러나 안타까운 일이 있었다.
‘현수야.’
친우라고 할지라도 함부로 도와줄 수 없다.
그것이 벤과 바라드라는 왕이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 이유다.
이렇게 한 번, 두 번, 세 번 도와준다면 그것은 그의 힘이 아니게 된다.
곧 답장으로 ‘불가능하다’고 보내려던 벤이 멈칫했다.
“……허허, 이럼 이야기가 달라지는데.”
벤은 작은 세계수를 바라봤다.
“무엇이 너를 이토록 화나게 만들었느냐.”
벤은 서신 끝에 적혀 있는 내용을 재차 확인했다.
[진짜 세계수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제게 있습니다. 이를 얻게 된다면 벤 전하께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작은 세계수만으로도, 이 나라는 풍족해졌다.
그런데 진짜 세계수를 확인하게 될 계기다.
그랬다.
진짜 세계수를 통해 현수는 협상의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었으며, 이것은 벤의 힘이 아닌 현수의 힘이다.
실제로 벤 역시 진짜 세계수에 대한 탐욕에 들끓는다.
“군사들을 모으게.”
“……알겠습니다. 한데, 사령관으로 누굴 임명하면 되겠습니까?”
벤 역시 이러한 사안에 자신이 직접 나설 필요는 없다고 판단하고 있었다.
하여, 현수에 의해 다시 눈을 뜨고 세상을 보게 된 자신의 제자를 떠올린다.
그는 창천의 후예 프락이었다.
프락과 대군이 출정을 시작한다.
***
에냐 왕국.
한때는 어떤 왕국보다 멋지고 아름다웠던 왕국이나 이젠 아니다.
관리되지 않은 성벽은 무너지기 일보 직전이었고 곳곳에 거미줄이 처져 있다.
흡사 임모탈의 왕국이 이러할까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처참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에냐 왕국을 타 왕국, 제국 등은 넘보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그 위치를 정확히 알지 못해서, 두 번째 이유는 얻어 갈 것이 없어서.
세 번째 이유는, 혈왕(血王)은 분명 강한 왕이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주변국들은 에냐가 딱히 피해를 주지 않았고 또 괜히 건드리면 부스럼이 생기기에 건들지 않는 것.
즉,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무서워서 피하는 것은 아니다.
이러한 에냐 왕국도 기사들이 지키고 있다.
쿠우우웅-
알현실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린다.
룩시우와 혈왕이 오랜 회포를 풀기 위해 들어간 거다.
이때 에냐 왕국의 기사단장 선이 밤의 성벽 위를 기사들과 지킨다.
“몇 해째의 밤인지도 알 수 없구나.”
선은 오랜 시간을 살아왔다.
모두 혈왕 덕분이었다.
또 그의 힘을 받아들임으로써 평범한 왕국 기사단장이었던 그가, 어지간한 전설들과 겨룰 만한 힘을 갖추게 되었다.
다른 기사들도 마찬가지다.
레벨 460대를 넘나드는 기사들은 강인한 힘을 가졌다.
불현듯 선의 입가에 실소가 흐른다.
“X신 머저리 새끼.”
두려움에 옴짝달싹 못 했던 소국의 영주가 떠올라서다.
“고작 백작 따위가, 룩시우 경을 품을 수 있다고 믿다니.”
또 다른 기사들과 병사들 역시 그 영주를 한심하다며 욕지거리를 해 대고 있다.
그때, 어둠 속에서 정체 모를 등불 하나가 피워졌다.
화아아악-!
“……?”
어둠 속에서 홀로 피워진 등불은 꽤 환하게 느껴진다.
등불 뒤로 익숙한 얼굴이 드러났다.
“……일전의 그놈이군?”
단장 선은 실소했다.
자신이 강하다고 믿는 어리석은 자가, 굴복과 좌절당했다는 생각에 그 분함을 견디지 못하고 온 것이 분명했다.
현수가 말했다.
“문 열어.”
그에 선은 배를 잡고 웃었다.
“푸학, 크하하하하학!”
성벽을 채운 병사와 기사 들의 비웃음 소리가 하늘로 번져 간다.
“으하하하하하!”
“저놈이 뭐라고 지껄이는 겁니까?”
“미치겠군!”
“야이, 이 X신 같은 귀족아, 여긴 왕국이다. 영지 따위와 다르다는 걸 모른단 말이냐? 어딜 끽해야 1천 병사나 거느렸을 법한 놈이!”
당장 성벽을 지키는 병사들의 숫자가 5만에 이를 지경이다.
“혼자 와서 무엇을 하겠다는 거냐? 거 고슴도치가 되기 싫다면 꺼지거라, 룩시우 경 얼굴을 봐서 참는 것이니.”
쫘아아아아악-
선의 눈짓에 기사와 병사 5만이 활시위를 당기며 그를 위협했고 한 병사가 화살을 쏘았다.
푸우우욱-
“이크, 미끄러졌네?”
화살이 현수 앞에 꽂혔다.
꺼지라는 조롱이다. 그때 사내가 알 수 없는 말을 했다.
“……공격은 너희가 먼저 했다.”
선이 고개를 갸웃했다.
어둠 속에서 노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백작 현수가 공격당했다. 전군 공격을 준비하라.”
하나의 등불이 켜지며 검공 라이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를 시작으로 등불들이 끝없이 불을 밝히기 시작한다.
둥!
둥!
둥!
둥!
“…….”
선이 한 걸음 물러섰다.
‘20만? 아니, 50만? 아니 100만……!?’
그 숫자를 헤아릴 수 없는 등불을 키우는 대군(大軍).
그 대군의 행렬이 에냐 왕국을 향해 진격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