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298)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298화(298/312)
대아틀라스전 (상) (4)
시청자들이 눈을 의심했다.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지?’
동문.
복면을 쓴 한 명의 기사.
신이 있다면 저리 움직일까?
신위를 펼친 사내의 이검(二劍)에 아가레스의 군단장 팽을 비롯, 마인화된 400여 명이 한 줌 재가 되었다.
-정체불명의 사내는 악(惡)에 대한 비상식적 공격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사내의 검 역시 악(惡)에게 최고의 효율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이는군요.
들려오는 이야기를 귀에 담으며 넘긴다.
서문.
아수라 카벨.
그가 펼친 지옥도(地獄道)에 400명의 최강의 마법사 길드가 허우적거린다.
대마법사 룬드와 최고의 마법사들이 마법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지옥군에 삼켜지는 모습은 경이로웠다.
-상성이 좋지 않았습니다.
-400명의 최고의 마법사 군단이 있었다고 한들, 그 한 명은 최고의 암살자이자 살인귀 아수라였으니까요.
북문.
한 사내를 비웃던 폰드가 ‘쫄?’이라고 했다가 강제 로그아웃당한 바.
경악하던 시청자들의 앞으로 사내가 직격으로 세운 검에서, 빛이 뿜어진다.
그 빛은 어둠 속에서 비추기 시작하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여명(黎明).”
여명의 빛에 시청자들은 홀려 들어갔다.
어둠으로 번지는 빛 사이로 퍼지는 수백 개의 검기 가닥이 정확히 600명으로 구성된 강군을 휩쓴다.
사내에겐 멸악(滅惡) 같은 악에 대한 필살기가 없었고.
아수라의 지옥도 같은 장점도 없었다.
그러나.
스가아악-
푸화아아악-
푸푸푸푸푹, 푸푹-!
콰자악
콰르르륵-
쿠우우우웅-!
그에게 딱 하나의 우월한 것이 있었다.
미친 듯한 강함이었다.
-…….
-…….
-……누굽니까.
-누구죠?
-도대체 누굽니까!
동문의 사내가 악(惡)을 죽이기 최적화됐다.
서문의 사내 카벨과 마법사들의 상성이 좋지 않았다.
여러 것들을 갖다 붙이던 전 세계 시청자들이 질문을 던진다.
그 질문은 이제 하나가 되어 던져진다.
-도대체 왜입니까!!!!
-왜 저 대단한 자들이 유저 현수의 곁에 있는 겁니까!
전 세계 시청자들의 가슴이 뜨겁게 타오른다.
마지막 북문.
드래곤 피어.
뼈로 이루어진 아기 새가 토한 한 번의 울음에 700 몬스터와 400 테이머 들이 경직된다.
드래곤 피어의 힘은 대단했다.
1분 스턴에서 그치지 않았다.
[시스템이 인정하는 저항력을 갖지 않은 이상 피어에 당한 자는 10분 이상 공포와 두통이 동반됩니다!]상태이상 저항력이 낮은 테이머들은 여전히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다.
또 테이머는 몬스터가 없으면 MP 없는 마법사와 다를 바 없다.
그들이 등장한 사내의 거침없는 일 검, 일 검에 사로잡힌다.
사람들은 현수를 보며 말했다.
-딱 봐도 개노잼 ㅇㅈ?
-ㅆㅇㅈ
비난하고 꼬집고, 네티즌이란 이름 뒤로 숨어 있었다.
-현이 누군데 씹덕아!
-ㅂㅅ이지, 뭐임.
-대아틀라스전 발발한 이유 알아?
-뭔데?
우리는 갖지 못했기에 현수 역시 아무것도 갖지 못했으면 하여 말했다.
-도망치는 거임.
-아……?
-당장 랭커들과 맞붙을 자신 없으니까, 아틀라스라는 쥐구멍으로 숨어든 것.
-이게 맞다니까 ㅋㅋㅋ
그는 겁쟁이라고.
그러나 모든 적을 베어 내고 카메라를 눈에 담는 그.
겁쟁이라 믿었던 이리.
꽁무니가 빠지게 도망치고 있다고 생각한 지친 짐승.
차가운 시선으로 수백 대의 카메라를 바라보며 코트에 묻은 피를 툭, 툭 털어 내며 어깨에 쌍룡검을 비스듬히 세운다.
그 눈빛이 말한다.
‘어서 오라.’
그는 알았고, 우리도 알았다.
1군은 잔챙이들밖에 되지 않는다.
그들을 이끈 자들.
아가레스의 군단장 팽.
골든 메이지의 대마법사 룬드.
중국 지존 폰드.
테이머의 왕 렐리.
이들을 제외한 자들 전원이 레벨 400은 넘으나 하이랭커는 아닌 어중간한 자들이었던 것.
펄러억-
몸을 돌리는 그를 보며 진정 느낀다.
그는 도망친 겁쟁이 이리가 아니다.
날카로운 발톱을 숨긴 채 오늘만 기다렸던 존재.
지치지 않으며, 물러섬을 모르는 맹수.
비로소 그의 아틀라스로 천천히 걸어 들어간다.
그의 사라진 뒷모습을 한참이나 여운 어린 눈빛으로 보던 시청자들.
화면은 그가 사라진 자리만을 비춘다.
[아틀라스가 시작된 지 11분 32초 지났습니다.] [1군 1,800명이 전멸했습니다.]해설자들은 떠오른 알림에 말문을 잃는다.
휩쓰는 고요한 세상 속.
어떠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쿵, 쿵, 쿵, 쿵-
그것은 고요 속에서나 느낄 법한 시청자들의 심장 소리다.
미치도록 펌프질하는 심장, 축축하게 젖은 손.
그를 보며 시청자들은 대부분 같은 생각을 한다.
이 ‘대아틀라스전’에서 그들이 딱 필요로 하던 그것.
‘재밌다.’
이는 지금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느끼는 감정.
또 시청자들에게 ‘재밌다’가 아니면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 재밌다는 감정이 현에 대한 감탄, 경외, 즐거움, 환호로 뒤바뀐다.
아틀라스전 시작 12분이 지나가던 시각.
세계로 뻗어 가는 속보의 파도가 새로운 시청자들을 유입시킨다.
“야, 너 그 이야기 들었어?”
“뭔데?”
“아틀라스전에서 12분도 안 돼서 1군이 궤멸당했대.”
“뭐!!!?”
속보는 전 세계를 장식한다.
-군주, 현수. 숨겨 두었던 무언가.
-굶주렸던 이리, 이빨을 드러내다.
-누가 먹잇감인가.
소문은 빠르게 번진다.
사람들은 계속 질문한다.
“그러니까 왜……!”
“뭐가?”
“왜 저런 엄청난 자들이 현(現)을 위해 모였는데!”
“잠깐 영입한 거 아닐까?”
누군가의 날카로운 질문에, 또 다른 날카로운 답변이 이어진다.
“야, 저걸 영입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되잖아!”
“현……!”
“도대체 그가 가진 힘이 뭐길래!”
“나 방송 보러 간다!”
㈜푸름 역시 감탄했다.
이세진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대아틀라스전 주최팀’으로부터 이런 보고를 들었었다.
“세계 시청률 4.3%입니다.”
한마디로 쫄딱 망했습니다라는 것이 팀장의 표정이다.
그러나 세진은 이런 표정이었다.
과연 그럴까?
고작 20분이 지나간 현재.
급히 달려 들어온 주최팀 팀장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대, 대표님, 현재 전 세계 시청률이 15%까지 올랐습니다…….”
시청자들만큼이나 세진의 가슴도 크게 뛰기 시작한다.
사실 협력을 요청받았던 전 세계 방송사들의 반응은 시큰둥했었다.
‘송출해 드리겠습니다만, 더 이상은 바라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이는 인터넷 방송사들도 다 같은 반응이었다.
왜?
어차피 연합군이 이길 것이고,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시청자들에 의거해 높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그들이 생중계 송출을 허락한 이유는 단지 ㈜푸름과 사이가 틀어져서 좋을 게 없어서다.
지금은 변했다.
“……바, 방송사들이 앞다퉈 생중계 송출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생중계만 하겠다던 방송사들이 광고를 띄우기 시작했습니다.”
“즐투버들이 미친 듯이 떠들어 대기 시작했어요!”
“시청률, 올라갑니다.”
“대표님, 시청률 더 올라갑니다.”
“세계 최고의 즐투버들이 송출을 시작합니다!”
“시청률 23% 돌파.”
“시청률 25% 돌파.”
“속도 굉장히 빠릅니다.”
“슈퍼컴퓨터 아레스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대아틀라스전 시작 전에 세계에 퍼진 기사의 개수가 1,161개였던 것 대비 현재 대아틀라스전 관련 기사가 16,314개에 달하고 있습니다! 기사와 속보의 숫자, 기하급수적으로 오릅니다! 특히 아틀라스와 명장 현의 키워드 검색량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전 세계 대부분의 포털 사이트가 현과 대아틀라스전에 관련된 키워드로 1위에서 10위까지 채워지고 있습니다!”
“…….”
보고를 듣는 세진이 웃는다.
자신의 생각보다도 훨씬 큰 파급력이다.
이로 인해 ㈜푸름은 막대한 이익을 얻을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세진은 알고 있었다.
이는, ㈜푸름보다 현의 대장간에 압도적인 이득이었다.
“현이 보여 준 하이라이트가 전 세계를 달구고 있습니다!”
주최팀 팀장의 달아오른 얼굴에 세진은 고개를 갸웃했다.
“하이라이트라니?”
“……예?”
“아직, 진짜 하이라이트는 시작하지 않았네.”
고작 네다섯으로 1군을 궤멸시켰음에도 아직 하이라이트가 시작되지 않았다니?
그럼 시청자들이 더 궁금해하고 즐거워할 법한 이야기가 남아 있다는 건가?
“…….”
모니터를 보던 주최팀 팀장이 깨달았다.
1군이 전멸했기에 텅 비어 버린 화면이 송출되고 있었다.
이 순간 주최팀 팀장은 궁금해졌다.
‘……저 안에 도대체 뭐가 있는 거야?’
그리고 알게 되었다.
전 세계 시청자들도 같은 궁금증을 던지고 있을 거라고.
***
“도대체 저 안에는…….”
세계 정점 중 하나.
베트남의 미오가 중얼거렸다.
바깥이 소란스럽다.
정점들은 ㈜푸름이 마련해 준 장소에서 접속을 준비 중이었다.
기자들이 지금의 심정을 담고 싶어 소란스럽게 하는 것이다.
평소 같았다면, 칼리는 밖에 나가 오만한 미소를 띠고 지껄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딸깍-
그가 문을 잠갔다.
“……전부 집중합시다.”
소꿉장난인 줄 알았던 것이 자신들을 위협하고 있다.
그들은 각 나라를 대표하는 최강자들.
폰드 역시 중국 정점이나 이 자리에 낄 수 없다.
그 정도로 이 자리에 모인 이들은 강했다.
최소한 1군보다 2군이 몇 배는 강하다는 말에 그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을 정도로.
그들이 짧은 시간 동안 몰입하여, 분석해 나간다.
“일단 카벨은 지쳐 있는 상태이기에…….”
“북문에선 더 이상 드래곤 피어가 발동될 수 없으며…….”
“분산되기보단 한 곳을 집중적으로 뚫고 들어가는 것이…….”
그 어떤 전문가들도 이 정도로 완벽할 순 없다.
세계 최정상들이 머리를 맞대어 나오는 결과물.
‘이게 만약 패배하면……?’
작전 회의를 종료하고 서로가 눈을 맞췄다.
‘이 자리 전원이 재산의 반 이상을 잃는다…….’
식은땀이 흐른다.
칼리가 사나운 얼굴로 말했다.
“……우린 현수에게 놀아나는 겁니다. 아틀라스 안은 텅 비어 있을 겁니다. 그것을 우리가 증명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제 고작 서버통합한 지 4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어요.”
“저 넷이 다였던 것. 설령 있다 해도 고작 1천의 군세일 터.”
그들이 접속한다.
잠깐의 틈.
시청률 32%를 찍어 대폭 늘어난 시청자들이 그들을 담는다.
역시나 북문의 강아지와 아기 새는 사라졌다.
연합군은 역발상을 했다.
오직 북문을 향해 1천2백 명이 전원이 나아간다.
북문을 집중하는 1천2백 명 군을 맞이하는 복면의 기사, 카벨, 쌍룡검을 쥔 장수.
“카벨부터!”
이건 사람이 아니다.
HP가 20%밖에 되지 않는 아수라가, 1,200명 하이랭커들 틈새에서 80명을 도륙한다.
[아수라 카벨이 전사합니다.]이놈은 더 미쳤다.
콰르르륵-
푹, 푸푸푹, 콰자자자자자작-
콰아아아앙-
신위를 보는 것 같다.
무신이 있다면 딱 이런 모습일까?
검 한 자루 든 그가 닥치는 대로 베고 또 베고, 또 벤다.
1 : 1로 싸우면 정점들도 삼킬 호랑이.
아니, 호랑이들의 왕 백호와 싸우는 것 같다.
그는 혼자서 140명을 죽인 후 사라졌다.
그리고 버프형 쌍룡검을 쥔 자.
일격 한 번, 한 번이 아군을 휩쓸고.
진영을 무너트리고, 정점이라 불리는 자들을 도망치게 만들며.
“너희였구나, 내 주인 현수를 그토록 핍박했던 자들이. 뼈까지 씹어 먹어 주마.”
“…….”
그는 제일 처절했고, 강인했고, 흉포했다.
더 믿기지 않는 건 그가 말한 ‘주인’이란 단어다.
주인을 지키기 위해 무엇도 할 것 같은 기사는, 홀로 180을 베고 장렬히 전사했다.
“…….”
모든 정점들이 경악했다.
셋을 죽이는데, 400이 전사했다.
칼리가 눈앞에 있는 성문을 향해 움직인다.
정점들이 생각한다.
‘얼마나 돈을 처발랐길래 저런 자들을 고용할 수 있었던 거냐!’
비상식적 아티팩트를 만드는 게 현수다.
몇백억이라면 잠깐 저들을 고용하는 게 가능했을 테지.
드디어 아틀라스의 문이 칼리의 손에 의해 열린다.
끼이이익-
‘현…… 너의 가면을 낱낱이 벗겨 주마.’
사냥감 따위다.
자신들은 그를 쫓고 그는 도망치는.
또 사냥감이기에 ‘20개의 아티팩트 제작권’을 내밀 수밖에 없는.
끼이이익-
만천하에 공개된다.
시청자들이 숨을 죽이고, 해설자들이 ‘문이 열리고 있습니다!’ 외치는 소리 사이.
칼리가 환희했다.
‘너는 고작 1천 남짓의 군세를 보일…….’
칼리는 말을 끝맺지 못했다.
쿠우웅-
활짝 열린 문 너머.
진짜 아틀라스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
-…….
시청자, 해설자 들이 말문을 잃었으며 정점들은 뒷걸음질로 물러난다.
이 순간 모든 카메라가 먼 곳에 선 현수만을 비춘다.
“어서 와라, 나의 아틀라스에.”
오만하고 위대한 미소로 맞이하는 아틀라스의 주인, 현수를 보며 칼리가 깨닫는다.
‘우리가 사냥꾼인 줄 알았으나…….’
그의 먹잇감이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