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01)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301화(301/312)
대아틀라스전 (하) (3)
‘확신, 자만, 믿음.’
살아남은 랭커들이 가진 마음가짐일 거다.
어떻게든 이 전쟁은 이길 거라는 확신.
자신들은 누구보다 강하다는 자만.
또 다섯 정점에 대한 강력한 믿음.
현수가 이용할 수 있는 것들은 이것밖에 없었고 전력 차이가 너무 컸다.
그러나 확신, 자만, 믿음에 의해 무조건 승리한다 믿는 그들이었기에 온 절호의 기회다.
현수는 눈치채고 있었다.
어지간한 자들이라면 펜리르 돌진의 공격 범위에서 도망칠 수 없다.
‘스플래시 데미지를 입는 순간 상태이상에 걸리니까.’
하지만 하이랭커들에겐 그를 무시할 수 있는 힘 하나쯤이 있을 수 있을 터.
실제로 하이랭커들의 움직임은 놀라웠다.
누군가는 빠른 보폭을 보이거나 빛의 속도로 내리찍는 발의 위치와 스플래시 범위를 계산해 벗어났다.
또 어떠한 자는 ‘부서지지 않는 방패’라는 탱커 스킬을 사용하여 벗어났으며.
또 누군가는 마법을 발휘했고 또 누군가는 그저 엄청난 힘을 이용해서 범위를 벗어났다.
그리고 현수는, 이 기회를 놓칠 생각이 없었다.
쩌어어어어어엉-
“야이 X새끼야아아아아!!!!”
무방비해진 일본 정점 무사시가 힘겹게 빠져나와 다시 범위 안으로 날아간다.
그의 종착지.
스으으으윽-
또다시 짓밟기 위해 올라간 펜리르의 발밑이다.
쿠우우우웅-
완전히 짓밟힌 무사시에게 충격과 스플래시 데미지가 꽂혔다.
쿠콰콰쾅-!
무사시가 어떤 인물인가?
‘무사시의 딜량은 카벨과 동급이다.’
닌자의 왕.
그것이 무사시였다. 단 강한 공격에 당했을 때 가장 큰 충격을 입는 자이기도 했다.
그런 가장 큰 위협 요소였던 무사시가.
[적장 중 하나인 무사시가 로그아웃됩니다.]펜리르의 발길질에 별다른 활약도 하지 못하고 흩어진다.
연합군이 첫 번째 하늘을 잃는 순간이었다.
그치지 않는다.
다양한 방식으로 가까스로 빠져나온 적들.
“…….”
“…….”
“…….”
딸깍-
통아에 애기살을 끼워 넣고 활시위를 당기는 1천5백의 병력을 조우한다.
애기살의 장점은 엄청난 파괴력에 있었다.
콰아아아앙-
애기살에 직격당한 이들이 또다시 스플래시 데미지 범위로 빠진다.
“크하아아악!”
“으, 으아아아아악!”
“크흐으으윽!”
“이런 제기랄!”
[7초.]연합장 칼리는 이 무지막지한 데미지를 견뎌 내며 충혈된 눈으로 현수를 노려봤다.
‘이게 끝나면, 넌 죽는다!’
무사시는 닌자였기에 쉽게 죽은 거다.
지금도 1천5백 명의 병력이 계속 애기살을 쏴 대고 있었지만 쉽사리 죽는 자들은 없었다.
원체 높은 방어력과 HP 총량을 보유하고 있어서다.
또 이게 기사, 병사 들의 약점이기도 했다.
병사들은 애초에 발할 수 있는 스킬 자체가 거의 없는 편.
또 기사들은 있다 해도 대부분이 어떠한 ‘검술’에 의해 의존하며 큰 파급력을 낼 수 없었다.
[8초.] [펜리르 돌진이 종료됩니다.] [HP가 50% 미만으로 하락합니다.]펜리르가 사라진 순간, 칼리는 참혹한 광경을 마주했다.
500여 명에 이르는 하이랭커들 전부가 만신창이다.
[방어력이 급격히 하락합니다.] [공격력이 급격히 하락합니다.]무기와 방어구 들이 부서져 있었고 뼈 마디마디가 비명을 지르는 듯했다.
그러나 전사자는 다행히도 50여 명이 채 되지 않는다.
그리고 칼리는 현수의 다음 수를 읽었다.
“모으기.”
쫘아아아아악-
커다란 치명상을 입은 유저 전원이 한 곳에 갇힌다.
그보다 칼리가 더 빨랐다.
칼리가 던진 단검이 정확히 현수의 복부에 박힌다.
푹-
[스킬 사용에 실패합니다.]고작 단검 하나로, 일도양단의 묘리를 막는다.
현수의 표정, 당혹스러움에 물든다.
“네가 믿었던 마지막 수. 그게 통할 거라 생각했느냐!?”
그 한 번으로 이 자리의 절반 이상을 로그아웃시키려는 생각이었겠지.
하지만 하이랭커들은 대륙전쟁 영상을 몇십 번을 더 돌려보고 분석했다.
더 이상 자신들을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스킬이 그들에겐 없다.
아니, 현수에겐 있을 수도 있겠지.
단, 있다 해도 이 정도 숫자를 모두 죽일 수 없다.
그는 놓쳐 버렸다.
“크하하하하학!”
칼리는 광소했다.
자신들의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줄일 수 있었던 마지막 기회가 사라진 것이다.
440명이 생존한 상황.
아무리 이들이 지쳤어도 1천5백 명의 병사와 강한 랭커 한 명쯤 충분히 잡는다고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수의 표정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왜 이 영지가, 나 혼자 일군 거라고 생각하지?”
칼리의 웃음이 그쳤다.
그 순간.
병사들 틈에서 로브를 눌러쓰고 있던 어떠한 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색의 망토에 사인검과 묠니르가 교차된 그림이 수놓여 있다.
한 사내는 후드를 벗어 던진 순간 이미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사내, 이안이 그 말을 받는다.
“……우릴 위험 대상에도 끼워 넣지 않아서였을 거다.”
세계 최정상급 하이랭커들에게 한국의 작은 랭커들은 눈에 차지도 않았다.
확신, 자만, 믿음의 사이에서 자신들의 적수는 오직 현수밖에 없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다.
또 그들은 일개 유저다.
현의 이름에 묻혔기에 그들은 위험 대상이 아니었다.
그러나 그 위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인물들.
그들도 몇 개월 동안 놀고만 있지 않았다.
그들은 개개인의 힘들을 단련해 왔다.
이안.
딸깍-
그는 현수처럼 강하지도 위대하지도 않다.
그러나.
화르르르르륵-
그 역시 대아틀라스전을 기다려 왔던 인물.
이 아레스란 게임에서 가장 높은 각궁 마스터리 보유자인 그다.
그와 지금 주몽의 각궁이 만났다.
그뿐인가?
그는 신궁 바네카의 후예다. 그녀를 통해 한 퀘스트를 진행하며 마침내 한 발의 화살을 손에 넣었다.
주몽의 각궁은 한때 전설 위의 전설로 최강의 활이었다.
하나, 제2의 아레스가 시작되고 하나둘씩 초월 아티팩트가 풀리며 그는 잊혀 갔다.
하지만 이는 달랐다.
붉게 타오르는 것처럼 붉기만 한 한 발의 화살.
[바네카의 불꽃]불꽃이라 명명된 화살이 높은 화속성 공격력을 가진 주몽의 각궁과 마주한다.
화르르르르르르르륵-
이안을 중심으로 솟구쳐 오르는 화마.
전 세계 수억 시청자들이 보는 앞.
[두 개의 전설 위의 전설이 만납니다.] [시너지를 일으킵니다.]그리고 더 뜨겁게 타오르는 바네카의 불꽃.
“…….”
칼리의 식은땀이 땅에 떨어진 순간.
타아아아앗-
[염화유도샷]한 번에 50명의 유저를 무조건 적중시키는 불꽃이 쏘아진다.
화르르르르르륵-
퍼서어어어억-
한 명, 두 명, 세 명, 네 명.
열 명, 열다섯 명, 스무 명.
서른 명, 마흔 명, 오십 명!
그들의 HP는 대부분 50% 미만으로 하락해 있던 상태.
고작 0.6초의 시간 동안 퍼퍼퍼퍼퍼퍼펏, 소리를 전장에 울린 그 화살이 주인에게 돌아간다.
처어어억-
이안이 손을 들어 올린 순간 손에 바네카의 불꽃이 감겨 들어가며.
화아아아아아아악-
50명의 유저가 동시에 잿더미가 되어 화했다.
“…….”
잠깐의 충격에 빠져 모두가 말문을 잃지 못하는 그 순간 이번엔 한 여인이 한 발의 화살을 걸었다.
[적중의 화살]칼리도 아는 익숙한 얼굴이다.
한국은 인구 감소를 맞이했고 이제 5천만조차 되지 않았다.
그 작은 나라에서 탄생한 최고의 스타.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혜지.
그녀가 한 걸음씩 앞으로 옮길 때마다 화살 한 발씩을 쏜다.
문제는.
퍼어어억-
퍼어어억-
퍼어어억-
퍼어어억-
오직, 유저들의 미간만을 100% 적중시키며 무조건 ‘치명타’를 터뜨리고 있었다.
‘저건 스킬인가?’
아니, 실력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한 자루 검만을 들고 지친 랭커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한 명의 사내.
이 역시 검도에서 금메달을 딴 천재라 명명된 인물이다.
실력으로 그가 모두를 압살한다.
그 뒤를 쫓아 달리는 사내의 발길질.
뻐어어엉-!
“크하아악!”
뻐어엉, 뻐어엉, 뻐어어어엉-!
“크하아악.”
“으, 으아아아아악!”
태권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태훈이었다.
그의 일격, 일격에 카메라 속에서 높이 떠오르는 유저들이 클로즈업된다.
당황했던 유저들이 서둘러 정신을 차린다.
그들의 틈에 껴 있던 가장 뛰어난 사제가 유저들을 위한 거대한 방어막을 형성한다.
“테레사의 보호!!!!”
아레스 사제 랭킹 2위가 빚어낸 거대한 방어막.
[테레사의 보호] [보호막 안에서 자연 치유력이 10배 상승합니다!]랭커들이 안도의 한숨을 쉰다.
그래, 변수가 있었지만 우리에겐 이 아레스를 주름잡는 랭커들의 힘이 있었다.
또 테레사의 보호는 시전자의 방어력 4,000%의 효과를 발휘하여 절대 깨지지 않는다.
다이아몬드처럼 번쩍거리고 반투명한 힘이 그들을 지킨다.
그때.
크하아아아아아악-!
모든 카메라가 하늘로 향한다.
동시에 랭커들의 시선도 하늘로 올라갔다.
-용입니다!
-용광검(龍光劍)의 주인!
한국의 작은 신화.
해모수에게서 비롯된 용광검의 전설에 선 남자가 검을 양손으로 쥐고 있다.
용이 없던 제1의 아레스.
현수 덕에 용을 얻어 낸 기사.
가속하여 떨어지는 그의 검 끝에서 초록 피부를 가진 한 마리 용이 꿈틀거리며 완전한 모습을 드러낸다.
크헤에에에에에엑-!
용과 떨어지는 그를 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넋 나간다.
그러나 그 사내.
[용기사 리셀 Lv.445]지금의 하이랭커들의 입가에 실소가 흐를 정도로 낮은 레벨이었다.
또 그의 용은 고작 ‘아티팩트에 기생’하는 것에 불과하니, 진짜 용이 아닐지어다.
아니, 그리 믿었다.
떨어지는 리셀의 입가에 웃음이 만개한다.
제1의 아레스에 용은 없었다.
그러나 용기사 클래스는 존재했다.
이 용기사는 본래 제2의 아레스에서 빚어졌어야 한다.
그를 무시하고 1의 아레스에서 얻었다.
그리고 제2의 아레스가 시작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리셀의 왼손에서 또 다른 용의 울음이 토해진다.
크하아아아아악-!
[전설의 용이 강림합니다!]왼손에서 머리부터 드러내기 시작한 흑룡.
거대한 불꽃에 휩싸이며 용광검에서 빚어진 초록 용과 함께 추락하며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용광검(龍光劍)에 두 마리 용이 깃듭니다!]한 자루 검에 두 마리 용이 빨려 들어갔다.
지금의 리셀, 진짜 용군주가 되진 못했다.
그러나.
[850%의 추가 데미지를 냅니다.]첫 번째 용이 내는 힘.
[1,530%의 추가 데미지를 냅니다.]두 번째 용이 내는 힘.
용광검에 초록 아지랑이와 흑빛 아지랑이가 흩날린다.
[두 마리 용이 용광검에 깃듭니다!] [2,841%의 추가 데미지를 일으킵니다!]그 힘으로 떨어진 리셀의 검과 테레사의 보호가 격돌한다.
콰르르르르르르륵-!
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방어력을 4,000% 올려 주는 절대무적의 뚫리지 않던 보호막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쩌저저저적-
랭커들은 알고 있었다.
“…….”
테레사의 보호에 의해 한곳에 밀집된 자신들이다.
저 보호막이 무너지고 공격에 직격당하면 일어날 일을.
콰장차차차차창-!
곧바로 두 마리 용이 수백 하이랭커들 틈에 떨어졌다.
콰하아아아아앙-
자욱한 흙먼지와 함께 거대한 폭발이 아틀라스 내를 크게 울린다.
수백 대 카메라의 시야로 뿌연 흙먼지들이 차오르고 곧 드러난 모습에 온 세계가 감탄한다.
그 시각.
벌떡-
태성 그룹 이태성 회장이 몸을 일으켰다.
태하가 아틀라스전에 참여하기 전, 태성은 그룹 내의 아레스 전문가들을 모아 승산을 물었다.
모두 미친 짓이라고 했다.
그런데 지금, 화면의 흙먼지가 걷히며 놀라운 광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440명 생존한 이들 중, 246명이 흩어지고 있다.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었건만…….’
태성은 떠올렸다.
태하가 나서기 전 했던 말을.
‘우리가 이긴다면 현수 님은 선언할 겁니다.’
태성은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그 말.
‘첫 번째 왕이 되겠다고요.’
그것이 실현되려 하고 있었다.
또 태성은 자신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렸다.
새롭게 선포될 왕국.
그들, ‘모두가 일군’ 왕국이 될 것이며, 어쩌면 대태성 그룹보다 더 거대해질 수도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