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ius Blacksmith’s Game RAW novel - Chapter (302)
천재 대장장이의 게임-302화(302/312)
대아틀라스전 (하) (4)
저릿저릿-
칼리의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
뿌연 흙먼지로 인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던 전황.
“끄으으…….”
“으, 으으으…….”
“이게 뭐야?”
아군의 신음이 전장을 채운다.
내로라하는 자들 중 246명이 두 마리 용에 강타당해 강제 로그아웃당했다.
‘이제 200명도 남지 않았다…….’
믿을 수 없다.
3천의 참가자 중 1천 명도 죽이지 못할 것 같았던 자들이 2,800명을 죽였다.
‘압도적 힘의 차이도 아니다.’
조금씩 우리들을 갉아먹었다.
우습다.
별 볼 일 없다 믿었던 약자가 강자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
이제 흙먼지 틈으로 움직이는 인영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퍼서어억-
퍼어억-
콰아악-
아틀라스군도 곧 전투의 끝이 다가옴을 느낀 듯 처절하게 벤다.
또 그 틈에서.
푸우우욱-
푸푸푸푸, 푸푸푹-!
거대한 대도가 휘둘러지는 게 보인다.
흙먼지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으나 그가 한 걸음을 뗄 때마다 랭커들의 움찔거림이 느껴진다.
또 칼리는 이제야 알았다.
‘네놈, 설마…….’
대아틀라스전은 만천하에 송출되었다.
또 질 거라 확신했던 상황에서 반전의 연출.
또 유저 중 가장 독보적인 영토 확립.
‘왕이 되려는 거냐?’
칼리의 숨이 가빠진다.
한국은 작은 나라다.
또 한국은 아레스에서 강대국의 반열에조차 들지 못한다.
반대로 자신의 조국 미국은 아레스 최강대국이다.
자신이 아닌 작은 나라의 존재가 왕이 된다?
“일어나라.”
칼리의 말에 랭커들도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알게 된 듯하다.
콰드드드득-
칼리의 육체가 변화한다.
그가 진짜 숨기고 있었던 본모습이 드러난다.
“이게 진짜 모습이었습니까?”
옆에 있던 베트남의 미오가 헛웃었다.
[맹수화됩니다.] [백호의 기운이 꿈틀댑니다.]2.5m 높이의 백호는 때론 이족보행으로 때론 사족보행으로 적을 압살한다.
극소수의 유저들에게만 허락된 맹수화.
그중 최상위 포식자이며 전설 백호.
이때의 칼리는 어지간한 랭커들을 몇 격에 때려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강하다.
언젠간 바할라를 꺾기 위해 준비해 뒀던 비장의 수다.
“우리도 전력을 다해야겠습니다.”
베트남의 미오.
세계 궁수 랭킹 1위.
한국이란 나라의 궁수 랭킹 1위와는 격이 다른 인물이다.
또 세상은 몰랐지만 최근 그녀는 이 세상에 ‘궁신(弓信)’이 존재함을 알게 해 준 존재다.
피유우웅
퍼어어억-
피유우웅
퍼어어억-
미오.
그녀가 이안과 혜지의 화살에 흙먼지 틈에서 로그아웃되는 유저들을 본다.
“전부 쓸어버리죠.”
러시아의 정점, 카산드라.
악마 단탈리온의 대리인이라고 알려진 그녀 역시 특별하다.
아가레스의 군단장 팽과는 격이 달랐다.
군단장은 결국 부하이나 카산드라는 단탈리온의 힘을 빌릴 수 있는 인물.
또 프랑스의 프랭크.
그는 그래플러란 특별한 직업군 보유자다.
그래플러는 강력한 딜러이면서 강력한 탱커이기도 했다.
네 명의 정점이 전투를 준비하자 아수라장 속에 남은 200의 랭커들이 흙먼지를 뚫고 들어오는 아틀라스군을 본다.
이윽고 그들이 움직인다.
[연합장 칼리: 아군 100명이 살아남기라도 하면 우리가 이긴다. 숫자를 최대한 줄여!]1천5백의 아틀라스군을 모조리 죽이고 100명 이상의 랭커들이 살아남으면 자신들이 이길 수밖에 없다.
흙먼지를 뚫고 랭커들의 반격이 시작된다.
까아아아앙-!
신궁 미오의 화살이 흙먼지를 가르고 수십 명을 죽인다.
백호화한 칼리가 사방팔방을 뛰어다닐 때마다 아틀라스군의 몸에 이빨 자국이 남으며 몸이 뜯긴다.
“크하아아악!”
“크흐으으으읍!”
수백 아틀라스군 앞에 선 카산드라의 몸에서 마기가 들끓는다.
“단탈리안의 세뇌.”
[상태이상에 걸립니다.] [아군을 공격합니다!]아틀라스군이 아군을 공격하기 시작한다.
푸, 푸푸푸푹, 푸푸푸푹-
[아틀라스군 41명이 전사합니다.] [아틀라스군 165명이 전사합니다.] [아틀라스군 213명이 전사합니다.]빠른 속도로 재가 되어 사라지는 그들 사이.
뻐어어어엉-!
아틀라스군 한 명을 끌어안은 프랭크가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적군 한 명을 끌어안은 상태에서 높이 날아오른 프랭크가 역으로 떨어진다.
콰아아아아앙-
그 충격파에 휩쓸린 아틀라스군이 빠른 속도로 소멸되어 간다.
신궁 이안을 비롯.
현의 대장간 길드원들이 이에 대응하며 그들도 랭커들의 숫자 줄이기에 혈안이 된다.
서로가 느낀다.
아틀라스군은 랭커의 숫자를 대폭 줄이지 못하면 패배함을 느낀다.
또 랭커 측은 자신들의 생존 숫자가 많을수록 이길 확률이 높음을 느낀다.
치열하게 맞붙는 그 그룹에서, 압도적 전력 차이를 보이기 시작한 건 랭커 측이다.
1천5백의 아틀라스군 진영이 순식간에 무너지고 빠른 속도로 전멸을 향해 치달아 간다.
이제 남은 아틀라스군 고작 200.
이때 랭커들은 아직 150명이나 남아 있다.
어린아이 200명이 남은 것과 성인 150명이 남은 것은 하늘과 땅의 격차라 할 수 있는 바.
승기를 잡은 넷의 정점들.
퍼서어어억-
[적장 중 하나인 이안이 로그아웃됩니다.]신궁 미오의 화살에 꿰뚫린 이안이 스르르 소멸되어 사라진다.
두 마리 용을 휘둘러 대며 랭커들 열다섯을 죽인 리셀이 칼리의 손톱에 갈라진다.
[적장 중 하나인 리셀이 로그아웃됩니다.]칼리는 빠른 속도로 로그아웃되는 그들을 보며 진심으로 칭찬한다.
‘그래, 여기까지 버틴 것만으로도 대단하다.’
하나 이제 끝이다.
모든 랭커들은 충돌이 불필요하다 판단한다.
150명의 랭커들이 뿜어내는 스킬의 힘이 남은 아틀라스군을 향해 뻗어진다.
그에 삼켜진 200 아틀라스군이 모조리 흩어지고 있었다.
‘이겼다……!’
칼리는 환희에 빠졌다.
모든 아틀라스군이 죽음을 맞이한 순간이다.
홀로 남은 현에게 모든 공격이 집중된다.
서로가 엉켜 만들어진 또 하나의 흙먼지 틈.
150명의 랭커들이 빚어낸 힘들이 또 한 번 하늘을 채운다.
그러던 때 칼리는 흙먼지 너머로 견고히 서 있는 현수의 눈을 마주했다.
“…….”
그 눈은 여전히 견고히 빛나고 있었다.
홀로 남았음에도 타오르고 있는 눈은 그가 아직 패하지 않았음을 알린다.
‘어떻게?’
150명의 유저들의 집약체를 보면서 저런 눈빛을 지을 수 있지?
이 순간만을 기다린 아틀라스의 방패가 있었다.
“탱커란 어떤 존재인지 아는가?”
흙먼지 틈새에서 파고드는 음성.
탱커란, 어떠한 순간에도 파티원을 지키는 방패다.
바크가 현수를 지나쳐 아이기스를 내세우며 달린다.
바크 역시 마찬가지였다.
제2의 아레스가 열린 후 손가락만 빨며 현수가 모든 걸 해 주길 바라지 않았다.
절대방패 페야.
그를 만나는 퀘스트를 진행하였다.
[성장하는 자 바크 Lv.475]비록 그의 레벨은 150명의 유저들과 비슷하다.
이 자리에서 특별날 것 하나 없는 존재에 불과하다. 하나, 페야를 통해 그의 비기를 익혔다.
-뭐죠?
-홀로 저 힘의 집약체와 맞서겠다는 겁니까?
세상이 어처구니없어 웃는다.
고작 하나의 방패를 들고 내달리는 그의 모습 때문이다.
그러나, 곧 방패를 위로 힘껏 치켜든 바크가 외친다.
“절대방패!”
[페야의 힘을 빌려옵니다.] [절대방패가 발현됩니다.] [페널티를 받습니다.] [페널티로 인해 사용 후 HP가 1%밖에 남지 않습니다.]그가 온 힘을 다해 땅에 방패를 꽂는 순간.
콰르르르르르르르르륵-
세상은 엄청난 장관을 맞이한다.
그의 방패가 거대해지며 철옹성과 같은 거대한 벽을 이룬다.
[절대방패는 무너지지 않습니다!]콰콰콰콰콰콰콰콰콰쾅-!
고작 유저 한 명이 만들어 낸 철옹성.
높이 8m에 이르며 길이 12m인 그것은 흔들림조차 없다.
또, 이는 바크의 현수를 위한 마지막 수.
‘현수야, 나아가라.’
[공격당한 힘 일부를 육체에 축적합니다!]이는 현수의 스킬 ‘축적’과 비슷한 이치다.
방패에 직격당한 힘들이 바크의 힘이 되어 축적된다.
자그마치 150명의 힘이 담긴 데미지.
그를 담은 바크가 벽 뒤에 선 랭커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칼리가 위험을 감지하고 바크를 베어 냈다.
[절대방패 상태에선 죽지 않습니다.]그러나 바크는 모든 것을 무시하고 있었다.
일정 시간 동안 모든 공격을 무시하는 힘.
그리고 칼리는 곧 그가 있는 곳을 볼 수 있었다.
홀로 150명의 공격을 막아 낸 그는, 자신들의 틈에 서 있었다.
이윽고 그가 자신들의 위로 뛰어올라 방패를 내리친 순간.
[절대방패에 30초 동안 집약된 힘이 적들을 강타합니다.] [아이기스의 서리의 꽃과 융합됩니다.]쩌저저저저저저적-
바크를 중심으로 유저들 전원의 몸이 빠른 속도로 얼어붙었다.
그 집약된 힘에 얼어붙은 유저들은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이는 칼리를 비롯해 생존한 정점들도 마찬가지다.
[상태이상 동상에 걸립니다.]오들오들 떨며, 정신이 혼미해져 가는 칼리는 가까스로 자신 앞에 선 바크를 백호의 손으로 후려쳤다.
퍼서어어억-
“…….”
[적장 중 하나인 바크가 로그아웃됩니다.]잿더미가 되어 화하는 바크는 웃고 있었다.
그리고 칼리의 눈에 비친다.
이 공격에 의해 120여 명의 랭커들이 얼음조각이 되어 부서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로그아웃되지 않은 자들.
서거어억-
푸우우욱
푸푸푹, 푸푸푹-
[아틀라스군이 전멸하였습니다.] [군주 현수만이 생존해 있습니다.]단 한 명 남은 존재가 그 얼음 동상들을 부숴 대고 있었다.
그리고 칼리는 볼 수 있었다.
“으으으……!”
높은 상태이상 저항력으로 버티고 있던 러시아의 카산드라.
“단탈리안의 포ㅎ…….”
스킬을 발현해 다가오는 현을 죽이기 전에 먼저.
와장창창-
현의 쌍룡검에 직격당해 유리잔처럼 산산조각 난다.
[적장 카산드라가 로그아웃됩니다.]또 프랑스의 정점, 그래플러인 프랭크.
상태이상 저항력이 그나마 높은 그가 누구보다 빠르게 빙속성의 힘에서 벗어나 현에게 덤벼든다.
그러나.
[움직임이 둔화됩니다.] [공격 속도가 둔화됩니다.] [육체가 얼어붙은 상태이기에 입는 데미지가 높아집니다.]얼어붙은 대상은 더 큰 피해를 입기 마련이다. 쉽게 부서지고 쉽게 죽으니까.
서거어어억-
[적장 프랭크가 로그아웃됩니다.]“으으…….”
칼리의 바로 옆에 있던 신궁 미오.
그녀가 얼어붙은 손끝으로 현수를 향해 한 발의 화살을 당기려 했다.
그때.
휘리리리리릭-
날아온 쌍룡검이 미오의 몸에 직격한다.
쩌, 쩌저저적-
얼어붙던 몸에 균열이 일어난다.
미오가 당황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황당하게…….”
와장창창-
칼리의 눈이 흔들린다.
서서히 얼어붙었던 몸이 녹아내리며 흐릿했던 정신이 돌아오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를 칼리는 뒤늦게 알게 된다.
그들은 아틀라스를 지키고자 하는 하나의 목표를 세워 두고 있다.
자신들은 반대다.
개개인의 욕심에 의거해 오직 현의 아티팩트 제작만을 받겠다는 집념으로 전투에 참전했다.
지키고자 하는 것이 확실한 자들은 때론 더 강한 의지와 긍지의 힘을 내는 법.
그 모든 것을 보지 못하고 달려온 것이 지금의 이유다.
그리고.
[상태이상이 해지됩니다.]번쩍-
칼리가 완전히 정신을 차렸다.
정신을 차린, 칼리는 슬로우모션처럼 비춰졌던 속도가 다시 본래로 돌아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칼리에게는 이것이 수 분 이상의 긴 시간처럼 느껴졌지만 아니다.
이는 찰나에 일어난 일들.
고작 2~5초 사이.
현수는 귀신걸음을 비롯, 여러 힘들을 이용해 남아 있던 모든 적을 깨부쉈다.
그리고 이제야 보인다.
화아아아아아아악-!
탱커 바크에 의해 120명의 유저들이 재가 되어 화한다.
또 현수에 의해 생존해 있던 이들도 깨부서져 재가 되고 있었다.
칼리가 긴장한다.
툭, 툭-
현수는 코트에 묻은 흙먼지를 가볍게 털어 내며 그를 향해 걷는다.
자신 앞엔 수백 개의 넘기 힘든 산이 있었다.
그러나 자신을 믿고 따라와 준 현의 대장간 길드원들, 아틀라스군 덕에 이곳까지 설 수 있었다.
‘불가능이다.’
‘못 한다.’
‘질 것이다.’
만인의 비웃음 사이에서.
‘미쳤다!’
‘현의 대장간은 개쩐다!’
‘현의 대장간, 대바아아아악!’
이젠 환호의 틈에 자신이 서 있음을 느낀다.
힘을 짜내 칼리를 향해 쌍룡검을 천천히 겨눈다.
조롱, 비웃음, 질타, 비난 속에 섰던 작았던 사내.
화상을 입고 떨어진 한 송이 꽃.
꽃잎이 씨앗이 되어 흐드러지게 핀 순간을 온 세상이 마주한다.
세상 앞에서 현수는 칼리를 베어 내고 선언할 것이다.
“이제 그만 끝내자.”
이 땅의 첫 번째 왕이 되겠노라.